세례 받으신 예수님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이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로부터 요단 강에 이르러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려 하시니 요한이 말려 이르되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시니 이에 요한이 허락하는지라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3:13~17]

영화제목 같습니다만 ‘조국을 위해 산화한 7인의 용사들’ 이러면 감동이 좀 될 것 같습니까? 아니면 세월호 사건이나 전에 있었던 천안함 사건 때 구조하기 위해서 잠수사들이 들어갔다가 희생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 한 쪽이 답답하기도 하고 저려 오기도 하고 그렇죠. 구하러 가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구하러 갔다가 본인들이 희생되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 안타깝고 ‘그럴 수밖에 없었나?’ 싶은 안타까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좀 짠하죠.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대요. 무슨 감동이 오거나, 마음이 짠하거나, 아니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그렇습니까? 아니면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아무렇지도 않죠? 제 생각에도 그럴 것 같아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바둑이나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제 동생 중의 하나는 집에만 오면 야구를 봅니다. 모친이 잔소리 합니다. “만날 똑같은 것 왜 보고 있냐?” 이러거든요. 여러분, 중계방송 하는 야구가 만날 똑같은 거예요? 옛날에는 야구장에 남자들만 득실거렸거든요. 여자들은 잘 안 갔어요. 야구 룰이 보통 복잡한 게 아닙니다. 룰을 알고 보면 참 재미있어요. 그런데 룰을 모르면 맨날 던지고 휘두르다가 맞는 것보다는 헛방이 더 많고... 똑같아 보여요. 그게 뭐가 재미있겠어요?

바둑은 더 하죠. 바둑 중계 방송하는 것 보셨어요? 하루 종일 똑같은 자세예요. 아무리 봐도 똑같은데 무얼 그리 들여다 보는지 모르겠어요. 룰을 모르면 그렇습니다. 룰을 알고 들여다 보면 가만히 앉아 있는 그 판에 치열한 싸움이 오고 가는 거죠. 피 터지는 싸움이 거기에 있는 거예요. 룰을 알면 그런데, 모르면 그저 똑같은 거예요.

성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죠. 하나님에 대해서도 좀 알면 감동이 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런데, 모르면 무슨 얘기가 나와도 별로 감동 없이 지나가는 거예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해서 천지개벽할 일입니다. 누가 제일 놀랐는지 아세요? 비유컨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하나님께서 너무 놀라서 맨발로 마당에 뛰어나와 끌어안은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도대체 왜 하나님께서 그렇게 놀라시며 기뻐하셔서 뛰어나올만한 일이 되는지 이해를 하고 있어야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어요!’ 하는 말이 감동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여러분, 부디 부탁을 드립니다. 알아야 재미가 있어요. 알아야 기뻐요. 알아야 은혜가 됩니다. 교회 왔다 갔다 하는 걸로 다 되는 게 아니고 알아야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 성경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지, 혹은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싶으면 깨달아 알 때까지 공부도 하고, 배우기도 하시기 바랍니다. 알고 나면 감동이요, 은혜요, 기쁨이 넘칩니다.

세례란 ‘씻는다’라는 뜻도 되고 ‘깨끗하게 한다’는 뜻도 되는데 기원을 모세의 율법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모세가 하나님께서 말씀하셔서 성소를 지었어요. 그리고 그 앞에 큰 물두멍, 거대한 세숫대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름이 약 10m 되는 거대한 세숫대야에 물을 가득 담아 놓고 성소에 출입하는 사람은 손과 발을 꼭 씻도록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자는 손발을 씻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위생상의 문제였겠어요? 하나님께서 위생에 그렇게 신경을 쓰셨을까요?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또, 레위기에 보면 시체에 접촉한 사람, 부정한 것에 접촉한 사람은 반드시 옷을 빨라고 명하셨어요. 부정하다는 것은 단순히 부정한 병균이 묻었다는 것이 아니고 그냥 개념상으로 부정하다는 거예요. 그렇게 된 사람도 반드시 옷을 빨라고 시켰습니다. 위생상의 문제는 씻는 걸로 해결되겠지만 종교적인 문제나 의식상의 부정이라는 것은 물로 씻는다고 깨끗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물로 씻으라고 말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기억을 하면 되겠죠.

그래서 오늘 우리가 행하는 세례도 물 자체에 너무 관심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세례가 맞느냐? 침례가 맞느냐? 그런 것 가지고 너무 왈가왈부 할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단지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너무 심하죠. 물이 없으면 절대로 세례가 안 된다. 다급하게 죽어가는 사람에게도 세례를 주어야만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정 물이 없으면 침을 발라서라도 세례를 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글쎄, 물에 너무 그렇게 무게를 둘 것은 아닙니다.

세례 요한이 등장해서 백성들에게 세례를 베풀기 시작합니다. 요한이 베푸는 세례는 단순한 정결의식이라기보다는 다른 의미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3장 11절에 ‘나는 너희로 회개하게 하기 위하여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합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내 뒤에 오시는 분은 성령으로 너희에게 세례를 주실 것이다.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분이 지금 오신다. 그 분이 오시기 전에 나는 하나의 모형이요 준비 동작으로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고 있다고 말하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요한이 세례를 베푸는 것은 뒤에 오시는 성령 세례 주시는 분의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요한은 자기 세례가 그렇게 효력이 있거나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베푸는 세례를 통해서 곧 오실 메시야를 준비하라. 그런 뜻에서 세례를 베풀고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세례를 베풀고 있는데 어느 날 진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그 분이 찾아와서 “나에게 세례를 베풀라.” 그러는 거죠. 요한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생각을 해 보세요.

저희들 어릴 때 교과서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기억이 나요. 초등학교 교과서였는지, 중학교 교과서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녀석이 청소하는 날, 창턱에 걸터앉아서 열심히 유리를 닦았어요. 깨끗하게 참 잘 닦인 것 같았어요. 혼잣말로 선생님 흉내를 낸 거예요. “오늘 청소는 만점이야, 이제 가도 좋아!” 그런데 느낌이 이상해서 돌아보니까 뒤에 선생님이 서 계시는 거예요. 그 선생님이 뭐라고 그러시는지 아세요? 평소에 하던 말이에요. “오늘 청소는 만점이야. 이제 가도 좋아!” 이러는 거예요.

선생님 흉내 내다가 들켰으니 느낌이 어땠을 것 같아요? 요한은 그저 뒤에 오실 그 분의 흉내를 냈는데 그 분이 찾아 오셔서 “내게도 세례를 달라.” 이러시는 거예요. 요한의 입장에서는 정말 황송해서 ‘어떻게 제가 세례를 받아야지, 어떻게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되는 거죠. 그래서 요한이 사양을 하는데도 예수님께서 기어코 “네가 세례를 베풀어야 된다.” 그래서 세례를 받게 됩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는 것은 오늘 우리가 세례를 받는 것 하고는 전혀 의미가 다릅니다.

왜 우리에게 세례가 필요합니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죄라는 것이 물로 씻는다고 씻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게 상징이라는 거죠. 우리의 더러운 심령을 물로 씻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세례를 받습니다마는 예수님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예수님은 씻어야 할 죄가 없는 분이잖아요. 그러니 그 분은 세례를 받으셔야 할 이유가 없단 말이에요. 그러니 그 분이 받으신 세례는 우리가 받는 세례와는 전혀 다른 거예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받으신 이 세례의 의미를 찾아보면 첫째, 예수님 스스로 낮아지심의 의미가 있어요.

예수님께서 뭐라고 하면서 세례를 달라고 하시죠? 15절,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말이 조금 어려워서, 우리가 쓰는 말투하고 달라서 ‘이게 무슨 말이냐?’ 싶지만 굳이 의역을 한다면 “이렇게 해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거야.” 그러니까 허락하라. 그래서 요한이 기꺼이 세례를 베푸는 거죠.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 분이 인간으로 낮아져서 이 인간 세상에 온 겁니다. 여기 와서 인간이 져야 할 모든 죄를 자신이 대신 진다는 의미에서 ‘나도 세례를 받아야겠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예수님께서는 우리 대신에, 우리의 죄를 대신 속하기 위한 속죄제물이 되셨는데, 세례를 받는다는 것이 바로 그 첫 관문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나도 너희와 똑같은 죄 많은 인생이 되었다.”라고 선언하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낮아지셨느냐에 대해서는 늘 묵상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 분은 우리와 같이 이 땅에 거할 분도 아니요, 우리처럼 세례를 받고 죄 사함 받아야 하는 분이 전혀 아닙니다마는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스스로 낮아지셨습니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싸우고 피 흘리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옛날 전쟁 이야기를 보면 저런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감사하다 싶을 만큼 사람 목숨이 아무 것도 아니에요.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모릅니다. 이 땅에서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피를 뿌리고야 나라를 세워갔는데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자신을 낮춤으로서 세워갑니다. 아까 부른 찬송 기억하시죠? “만왕의 왕 내 주께서 왜 고초 당했나?” 답이 뭐예요? 만왕의 왕? 세상의 모든 왕들 중에 뛰어난 그 분이 왜 그 고초를 당했나? 답이 뭐예요? “이 벌레 같은 날 위해 보혈을 흘리셨다” 고 우리가 고백을 하잖아요.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지 늘 묵상을 하셔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든 왕이든 그 분이 날 위해서 돈 한 푼 쓸 것 같습니까? 그럴 가능성 없죠? 그런데 만왕의 왕이신 그 분이 날 위해서 보혈을 흘렸다? 이게 어떻게 말이 되느냐 말이에요. 그 일을 이루실 첫 관문이 죄 없으신 그 분이 죄인이 되어서 세례를 받는 것이며, 이렇게 되도록 낮아지셨다는 것이 이 세례의 의미입니다. 만왕의 왕이신 그 분이 나를 위해서 나와 같은 죄인이 되셨습니다. 이게 얼마나 황송하고 황당하고, 이런 일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졌다면 우리는 평생에 감격에, 감격을 더하고, 평생 눈물 흘리며 감사하며 살아야 할 지 모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의미입니다.

이걸 안다면 우리도 그 예수님을 따라서 많이 낮아져야 되지 않겠습니까마는 교회 안에 낮은 사람이 많아요? 높은 사람이 많아요? 모두가 낮아져야 되리라 생각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예수님께서 낮아지셨다는 것을 기억을 한다면 이 교회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일까요?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 내가 이 교회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하나님께서 큰 일을 맡기셨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부 낮아져야 하는 거예요. 그러면 결과적으로 제일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여러분, 교회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초신자예요. 하나님을 제일 모르는 사람이 제일 높은 사람이에요. 조금이라도 하나님을 알고 예수님의 은혜를 안다면 모두가 낮아질 수밖에 없어요. 이 벌레 같은 나를 위해서 만왕의 왕이신 그 분이 이렇게 낮아지셨다는 것을 우리가 안다면... 새 신자 한 사람이 왔어요. 하나님께서 이 한 사람을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안다면 그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내가 낮아져야 하죠. 교회의 직분자나 이 교회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일 먼저 낮아져서 우리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따라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사건이 있죠? 세족식을 할 때마다 예수님께서 당부하신 말 중에 잊지 말아야 하는 말이 ‘내가 스승으로서 너희 발을 씻겼으니’ 입니다. 내가 스승이기 때문에 제자의 발을 씻긴다, 이게 천국의 원리다. 이걸 잊지 말라는 거예요.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 내가 사랑을 베풀어야 될 사람의 발을 씻기는 것은 세족식의 진정한 의미는 아니에요. 섬김의 기본은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낮추는 것, 내가 이 교회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새로 찾아온 교인을 향해서 몸을 낮추는 것이 예수님을 따르는 모습입니다.

여름이 되면 성경학교나 수련회 한다고 다들 바빠요. 권사님, 집사님들이 가서 수고하고 도와주는 것을 보면 참 감동이 돼요. 그 일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간에 스스로 자신을 낮추어서 섬기는 모습이 참 귀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여러분, 이 표본을 예수님께서 참 잘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이렇게 낮추게 되면 당연히 타인의 것을 인정하게 돼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중요한 이유 중의 첫째는 자신을 낮추는 것이고, 둘째는 요한의 사역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시기 6개월 전 요한이 이 땅에 태어납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셨어요. 예수님께서 보내셨다는 것입니다. 요한은 그것을 잘 알았어요. 그래서 자기 뒤에 오시는 그 분을 가리켜서 자기 스스로 “나는 그 분의 신발도 들 수 없는 천한 종입니다.” 그렇게 표현하죠. 그런 그가 물로 세례를 줍니다. 비평을 한다면 이런 거예요. 물로 죄가 씻겨 지나요? 검은 피부는 아무리 씻어도 검은 거예요. 예레미야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변하지 않는 죄성을 지적할 때 이렇게 표현합니다. “표범의 검은 반점을 너희가 변하게 할 수 있겠느냐?”

표범의 그 얼룩덜룩한 무늬는 무슨 수를 써도 변하지 않더라. 이스라엘아, 너희 죄 많은 인생이 꼭 그 모양이더라. 그렇게 말씀했거든요. 그런데 물로 뿌리든지, 물로 담근다고 그 죄가 씻겨지나요? 요한은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그 분의 흉내를 내고 있었을 뿐인데도 예수님은 요한의 그 사역을 아주 귀하게 여기시는 거예요. 내게 세례를 베풀라고 하는 것은 요한의 사역을 귀하게 여기신다는 뜻입니다. 세례 요한은 광야의 외치는 소리에 불과했고, 예수님은 말씀이었잖아요? 그래도 예수님은 이 세례 요한을 여자가 낳은 자 중에 가장 귀한 자라고 말씀하셨고 그의 사역을 실제로 굉장히 높게 평가를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신 것은 자신을 낮추신 것이지만 동시에 세례 요한의 사역을 인정해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겁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우리의 동역자, 동료, 혹은 아랫사람, 내보다 한참 후배인 우리 성도들이 교회에서 무슨 직분을 맡았거나 무슨 일을 맡았을 때 우리가 어떻게 평가를 하는지를 우리 자신을 유심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 안에 직분자도 많고 사역자들도 많고 팀을 맡아서 일을 맡은 분들이 많이 있잖아요? 순장도 있고, 그런 분들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에 여러 가지 일을 맡아 있는 사람들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참 많을 거예요. ‘아이고, 순장이 저래 가지고?’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정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하느냐고요? 우리 교회 목사님들이 대체로 젊은 목사님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인생의 단 맛, 쓴 맛 다 보신 분들이 보시면 목사님들이 아직도 새파랗잖아요. 그런 시각으로 보면 ‘목사님이 저래 가지고 되겠나?’ 싶은 생각이 드실 겁니다. 어떡해요?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의 사역을 인정하고 그 사역을 귀하게 여기셔서 그에게 세례를 받은 것처럼 우리도 우리 주변에 교회일 맡아서 사역하는 분들의 그 사역을 귀하게 여길 줄도 알고, 그 분들을 세워서 어떻게든지 뒤에서 밀어주고 세워서, 좋은 사역자로 만들어 가는, 이런 노력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기억을 하시면 좋을 듯해요. 반면에 사람만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 일 자체를 그 사역 자체를 인정하고 동참하는 것 필요합니다.

가끔 이런 분들 더러 계셔요. ‘아, 기도 언제든지 하면 되지. 꼭 새벽기도 나와야 되나?’ 여러분, 꼭 교회 와서 새벽에 기도해야 합니까? 저녁에 하면 안 됩니까? 괜찮아요. 다 맞아요. 그런데 왜 꼭 새벽에 나와야 되나? 못 나올 수도 있는 거죠. 안 나오면 되죠. 그런데 가끔 그렇게 묻긴 해요. “예배를 꼭 교회 와서 드려야 되나?” 집에서 단정히 옷 입고 예배드릴 수 있죠. 이 더운 여름에. 헌금은? 송금하면 되죠. 이럴 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대답이 “예수님께서 꼭 세례를 받으셔야 했나?” 이 질문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의 사역, 부정적으로 보면 그게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마는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안 받으셔도 되는 그 세례를 기꺼이 받으시는 것을 보면 우리도 교회가 지금까지 가지고 왔던 선한 전통, 잘 하자고 만들어 놓은 일들, 이런 것들은 우리가 인정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좋아요. 형편이 어렵고, 나오기 어려워서 안 나올 수도 있죠. 그러나 교회가 지금까지 잘 하자고 만들어 놓은 그 전통은 우리가 인정하고 동참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 좋은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자신을 낮춤과 동시에 다른 사람의 사역, 혹은 그 사람을 인정해 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예수님의 세례는 십자가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마가복음 10장 38절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그렇게 물으셔요. 여기에 ‘내가 받을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고 말씀하실 때 이 세례는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실 것을 의미합니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데 원래 예수님은 죽음과 아무 상관이 없는 분이십니다. 죽을 수도 없고, 죽어야 할 이유도 없는 그 분이 우리를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거예요.

인간이 죄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있을 수 없는 죽음이라는 것이, 죄를 범한 이후에 이 땅에 들어왔고 그래서 죽어야 하는 것은 인간이지, 하나님 자신은 아니었습니다. 죽음과 아무 상관이 없는 그 분이 우리를 위해서 죽으려고 이 땅에 오셨다. 이것을 성경은 여러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하나 되셨다고 표현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하나 되셨다는 것은 우리와 같은 죄인이 되셨다는 거죠. 죄 없이, 죄 있는 인간이 되셨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대통령 취임식 때 멀리 가서 대통령 보고 온 것만도 자랑이죠. 자랑 아니에요? 가서 무얼 했어요? 보기를 했나요? 악수를 했나요? 아니오, 보기만 해도 자랑이에요. 내 앞에는 얼마 없고 내 뒤에는 굉장히 많네? 이거 큰 자랑이죠. 그런데 그 대통령이 나를 보고 친구라면서 찾아오면 어떻게 돼요? 우리와 별 관계없는 일이라서 감동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상상은 해 보셔요. 이 많은 사람 중에 대통령이 “내 친구 여기 있는데?” 하면서 찾아온다면 이거 보통 사건이겠느냐 말이에요.

창조주이셨던 그 분이 ‘여기 내 친구가 있는데?’ 하면서 찾아오셨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셨다는 것은 이렇게 우리를 찾아 오셨다는 겁니다. 그냥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내가 너와 함께 친구가 되겠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오늘 1~4부 예배 때 담임 목사님께서 친구 되라는 설교하셨잖아요. “친구를 사귀라.” 그 친구가 누구예요? 예수님 자신이 내가 너희에게 친구가 되려고 왔으니 너희가 나의 친구가 되자. 그 말씀이거든요. 이것이 우리 인생에게 얼마나 감격스럽고 놀라운 사실인지 기억하실 필요가 있어요.

여러분,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건져내려고 한 사람이 뛰어 듭니다. 그걸 봤다면 아니, 그런 얘기를 들었다면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그 사람이 존경스럽게 보이겠어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때문이 아니고 온 인류를 위해서 물속에 뛰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게 얼마나 큰 사건이고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설명을 하기는 해야 되는데 아무리 설명을 해도 방법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무슨 광고 할 때 “좋긴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라는 광고 있었죠? 그 사람 심정이 제가 조금 이해가 돼요. 창조주이신 그 분이 이 땅에 찾아오셔서 우리에게 친구가 되려하신다는 이것,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셨다는 말 속에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깊이깊이 묵상을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하나 되기 위해서 우리를 찾아왔다면 우리 역시도 하나 되기 위한 노력에 참 힘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부가 하나 되라고 하셨죠? 믿는 성도가 하나라고 말씀하셨죠? 정말 노력해야 됩니다. 우리 교회는 전부 하나일까요? 아니면 여러 덩어리로 쪼개져 있을까요? 이 땅에 교회가 완전한 하나가 되기는 정말 어려운지 몰라요. 어려울는지 모르지만 정말 우리는 하나 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됩니다. “아, 부부 지간에도 안 되는데요?” 이런 분들 정말 많더라고요. 안 된다고 하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고 노력해봐야 됩니다.

그래서 하나 된 부부, 하나 된 형제, 그리고 하나 된 교회,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인데 이걸 상상하면서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부부간에 흉보는 일이나 쪼개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고, 성도 간에 흉보는 이야기를 절대 안 하시도록 부탁합니다. 사람들은 다 그렇게 흠이 있어요. 흠 없는 사람은 없어요. 그럼에도 예수님께서 우리와 하나님과 하나 되게 하기 위해서 이 낮은 자리로 찾아 오셨다는 것을 기억하면 우리는 그 흉내라도 내야 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되어 가리라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신 장면에 이런 의미가 있어서 이 장면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뛰어 나오신 겁니다. 에덴에서 우리 인생이 하나님에게서 쫓겨난 이후에 우리 인생은 하나님과 직접 대면할 수 없는 관계가 돼버렸어요. 그래서 하나님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어요. 이런 하나님에 대해서 이사야는 “스스로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우리 사이에 어떤 문제가 발생을 해도 하나님은 숨어 계셔요. 우리에게 못 나타나셔요. 아니, 나타날 수가 없어요.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그런 간격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들의 귀에 음성을 들려주신다는 것은, 나타나실 수 없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최대한 가까운 데까지 접근하셔서 음성을 들려주시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간혹 있어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에 음성을 들려주셨어요. 정말 특별한 예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고 나오시는 그 장면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음성을 드러내시는 거예요. 나타나신 거예요.

17절에,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신 그 일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너무너무 감격하셔서 그냥 숨어 계셔야 할 그 분이 숨어 있을 수 없어서 나와서 한 말씀 하셨습니다. 이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놀라운 일인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죠. 이 장면을 가만히 보시면 삼위 하나님께서 한꺼번에 활동하고 계시는 것을 볼 수 있어요. 성자 예수님은 물에서 세례 받고 나오시죠, 성령이 거기 임하시죠, 하나님은 뒤에서 음성을 들려 주셨어요! 삼위 하나님께서 한꺼번에 나타나시거나, 한꺼번에 뭔가 일을 하시는 장면들이 성경에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 장면이 얼마나 귀하고 놀라운 장면인가를 보여주시죠.

세 분 하나님께서 한꺼번에 일을 하신 것은 인간을 만드실 때 그 장면을 볼 수 있어요.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실 때 이렇게 표현해요.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들고’ 거기에 ‘우리가’ 라고 되어있죠. 사람을 만드실 때에 서로 의논을 해서 뜻을 맞추어서 사람을 만드셨어요. 이것을 우리는 첫 창조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만든 사람을 보고 ‘심히 좋았더라’고 그랬죠. 그렇게 좋았던 그 인간이 하나님을 배신하고 하나님을 떠나 버렸어요.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셔서 떠나버린 그 인간들을 하나님께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여신 거예요. 이것을 우리는 흔히 제 2의 창조라고 말합니다. 제 2의 창조,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하는 이 일을 예수님께서 막 시작하시려는데 그 첫 단계가 세례를 받으시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하나님 아버지를 기쁘시게 하셨던지 다시 삼위 하나님께서 한 자리에 모이셔서 이 일을 기뻐하고 계시는 거죠. 이만하면 예수님께서 세례 받으신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짐작은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삼위 하나님께서 너무너무 기뻐하시면서 감격해 하고 있는 장면인데 우리 예수 믿는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 장면을 봐도 그냥 덤덤해요.

하나님께서 그렇게 기뻐하신 일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덤덤하나요? 하나님의 그 마음과 예수님께서 하시려고 하는 이 일이 우리에게 얼마나 크고 놀라운 일인가를 우리가 스스로 잘 깨닫고 우리도 하나님과 더불어 이 일을 기뻐할 수 있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세례를 행할 때 우리 형제가 세례를 받는 이 일도 하나님께서 참 기뻐하셔요. 하늘나라에서 회개할 것 없는 의인 99명으로 인한 것보다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신다고 말씀하셔요. 그 세례조차도 하나님께서 참 기뻐하시니까 우리도 누구 한 사람 세례를 받는다, 그러면 정말 기뻐하고 축하해 주어야 할 일이죠.

그런데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은 그것과는 전혀 의미가 다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기뻐하고 즐거워했으니 우리도 이 일을 생각하면서 항상 기뻐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이런 은혜를 받았다는 것을 늘 묵상하면서 우리도 예수님을 따라서 우리 자신을 낮추고 우리 형제들이 하는 일을 인정하고 그를 일으켜 세우면서 예수님의 희생에 대한 감사 속에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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