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의 꿈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 그 날에 이새의 뿌리에서 한 싹이 나서 만민의 기치로 설 것이요 열방이 그에게로 돌아오리니 그가 거한 곳이 영화로우리라 그 날에 주께서 다시 그의 손을 펴사 그의 남은 백성을 앗수르와 애굽과 바드로스와 구스와 엘람과 시날과 하맛과 바다 섬들에서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 여호와께서 열방을 향하여 기치를 세우시고 이스라엘의 쫓긴 자들을 모으시며 땅 사방에서 유다의 흩어진 자들을 모으시리니 에브라임의 질투는 없어지고 유다를 괴롭게 하던 자들은 끊어지며 에브라임은 유다를 질투하지 아니하며 유다는 에브라임을 괴롭게 하지 아니할 것이요 [이사야 11:6~13]

‘꿈꾸는 자가 아름답다’란 말이 있습니다. 아마 그런 책도 있을 것 같아요. 현실을 보면 암담하지만 장래의 소망을 가지고 있으면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어려운 현실에 좌절하지 아니하고 이겨나가는 방법 중의 하나가 장래의 꿈, 장래의 소망을 가지는 거죠. 그래서 좋은 꿈을 소망하고 사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꿈과 관련된 설교를 준비하다보니 마치 꿈속에 사는 것처럼 행복해지더라고요. 꿈은 우리를 참 행복하게 합니다. 좋은 꿈일수록... 모든 성도들이 좋은 꿈을 꾸면서, 그 꿈에 취해서, 현실은 어렵지만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면서 이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꿈을 생각하면 누구의 꿈이 생각나시나요? 요셉이 어릴 때 고향에서 꾸었던 그 꿈이 그의 평생을 지탱합니다. 그 꿈은 우리의 꿈과 비교하면 너무 거창하죠? 또 누구의 꿈이 생각나시나요? 저는 가장 최근에 알게 된 게 인순이의 꿈이 있더라고요. ‘거위의 꿈’ 아시나요? 노래 괜찮던데요. 조금 어려운가 봐요. 조만간에 거위의 꿈이 영화로 나온답니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영화예요. 희생된 아이 중의 하나가 장래 음악가를 꿈꾸면서 학교에서 불렀던 노래가 이 거위의 꿈이었대요. 그래서 영화제목이 그렇게 됐나 봐요. 괜찮은 노래더라고요. 불러보지는 않았는데 왠지 모르게 찡한 구석이 있는 그런 노래더라고요.

성경을 벗어나서 제일 유명한 꿈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올해가 그 분이 돌아가신지 40주년이 되는 해인데, 모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그 분의 유명한 연설, ‘내게는 꿈이 있어요!’ 영어 공부 좀 하는 애들은 그 연설의 전문을 거의 외웁니다. I have a dream 이라는 것. 그 분이 39세의 나이로 총에 죽었습니다. 그 꿈 때문에... ‘백인 어린아이와 흑인 어린아이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 세상, 나는 그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가 이 일을 위해서, 그 날을 꿈꾸며 살아야 합니다.’ 이런 연설문이거든요.

‘We shall over come, 우리 승리하리라’는 노래도 그 연설문에서 나온 건데, 그 분이 괴한의 총에 맞아서 돌아가신 지가 올해가 40주년이고 아마 거창한 행사를 한 것 같아요. 흑인과 백인이 피부 색깔에 관계없이 함께 손잡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꾸었는데 미국에 흑인 대통령이 나타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 것 같아요? 상상도 못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40년이 채 안돼서 흑인 대통령이 나타났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분의 꿈이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에요. 아직도 문제가아주 많아요.

그러나 그 어려운 가운데 ‘내겐 꿈이 있어요!’ 라는 이 연설문은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있으면서 꿈꾸는 자의 표본이 됐던 거죠. 여러분, 꿈 많이 꾸세요? 새벽기도 나오시는 분들은 꿈을 꿀 겨를이 없어서 잘 안 꾸죠. 저도 가끔 꿈을 꾸는데 제 꿈은 전부 개꿈이에요. 한 번도 돼지꿈이나 용꿈을 꾼 적이 없어요. 혹시 돼지꿈이나 용꿈을 더러 꾸시나요? 그래서 그 날은 남 몰래 복권이라도 한 장씩 사 보고 그러시나요? 더 안 물어볼게요.

꿈 어떻게 해석하세요? 반대로 해석하세요, 똑바로 해석하세요? 제가 들은 바로는 반대로 해석하는 게 좋다고 그러네요.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꿈을 해석하는 것을 보세요. 반대로 해석한 적이 있는가? 반대로 해석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왜 꿈을 반대로 해석을 해요? 보통 꿈은 흉한 게 많거든요. 그러니까 반대로 해석하면 흉한 꿈이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하니까 위로가 되잖아요. 그 대신에 좋은 꿈꾸면 반대로 해석 안 해요. 바로 해석해요.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면 돼요. 개꿈이든 용꿈이든 별 상관없어요 우리 그리스도인이 품어야 할 진짜 좋은 꿈이 따로 있기 때문이죠. 그 표본으로 이사야가 품었던 이사야의 꿈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이사야 어디에도 꿈이라는 단어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만 이사야서 전체에 이사야가 가슴에 품고 꾸었던 꿈이 보이는 듯합니다. 이사야 시대에 나라가 평온하지 않았습니다. 이러다가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겠다는 아픔을 품고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그를 위로하시고 그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그 사명의 핵심 내용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갈 메시야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 꿈을 품고 일평생을 헌신하였습니다. 하루 이틀 사역한 것이 아니라 정말 오랫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런 그의 가슴 속에는 잊을 수 없는 꿈 하나가 있었습니다.

이사야 시대에 앗수르가 신흥강국으로 떠오릅니다. 주변의 모든 나라를 점령합니다. 그런데 유다 북쪽에 있었던 동족 북 이스라엘이 심심하면 남쪽 유다를 쳐요. 살만 하면 남쪽 유다를 치고, 또 쿠데타가 너무 자주 일어나요. 왕이 죽고, 죽고 하더니 결국 앗수르에 망해 버립니다. 우리나라 상황과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열강들 사이에서 어떻게 나라를 살려가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이런 시대에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남쪽 유다만이라도 하나님을 잘 섬기고 나라가 튼튼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유다마저도 이 나라, 저 나라 눈치 보며 하나님의 말씀에 별로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유다 백성들을 향해서 이사야가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이사야가 처음 시작했던 유명한 메시지 있죠? ‘하늘이여 들으라 땅이여 귀를 기울이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자식을 양육하였거늘 그들이 나를 거역하였도다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그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이게 이사야가 메시지를 처음 선포할 때 했던 말입니다. 거의 비명 수준이에요. 누구의 비명입니까? 하나님의 비명이에요. 자식을 키워 놨더니 짐승보다 못하다? 짐승보다 못한 짓 하고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자식이 아버지를 몰라보고 망나니짓을 하면 어떻게 하나요? 매 맞아야죠!

이사야가 이렇게 외쳐서 백성들이 돌이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어떤 목사님이 아무리 설교를 해도 사람이 바뀌지 않더라고 그래요. 여러분, 한 번 생각을 해 보세요. 좋은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으면 좀 변하나요? 삶이 좀 달라지나요? 그대로인가요? 달라질 것이 하나도 없어서 달라지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나님 말씀 듣다보니까 좀 달라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설교 듣고 사람이 잘 달라지지 않습니다. 선지자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거나 말거나 선지자는 외쳐야 합니다. 목사도 마찬가지예요. ‘왜 이렇게 안 바뀌나?’ 싶어도 외쳐야 하는 거예요.

아이 키우는 엄마가 잔소리 몇 번 한다고 아이들이 바뀝디까? 안 바뀌죠. 그러면 잔소리 그만 둬야 하나요? 안 듣고 안 바뀌어도 잔소리는 계속해야죠? 그 잔소리 언제까지 해야 되죠? 시집가면 끝인가요?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절대로 끝나지 않고 더 골치 아픈 것 달고 나타나요. 여러분, 선지자도 목사도 엄마도 끝까지 외쳐야 합니다. 왜 엄마만 자꾸 이야기하고 아빠는 안 하나요? 잔소리의 주 임무는 엄마 몫이죠? 그래서 그런 겁니다. 언제까지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임할 때까지 우리는 잔소리를 해야 하고 말씀을 선포해야 하는 거예요. 쉽게 말해서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임하지 않고는 안 되는 거예요.

하나님의 그 답답한 심정을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그렇게 외쳐대고 있는데 이사야가 믿었던 왕이 죽었어요. 웃시야 왕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으로 꼽히지만 적국인 앗수르에서도 지중해 연안 국가의 우두머리 왕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나라를 부강하게 이끌었던 왕입니다. 그런데 그 왕이 죽은 거예요. 이사야가 사역하고 있던 동안에요. 앗수르가 강대국으로 일어나서 지금 온 세상을 점령해 가고 있는데 믿었던 왕이 죽었으니 이사야가 얼마나 고민이 됐겠어요? 가뜩이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이 백성들을 두고 이 나라가 장차 어떻게 될까? 하고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할 때에 하나님의 위로가 임합니다.

하나님께서 높은 보좌에 앉으셔서 그에게 그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 준 것이죠. “이사야야, 네가 진짜 믿고 의지해야 할 왕은 웃시야가 아니다.” 누구란 말이죠? “나, 여호와가 네가 정말 믿고 바라야할 왕이니라.” 이런 뜻입니다. 나라를 걱정하며 성전에서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께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셨는데 이사야의 생각은 ‘정말 이러다가 나라가 다 망하는 것 아니야? 이스라엘 백성들 다 죽어야 되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이었는데 하나님을 뵙고 나니까 이사야가 깨달은 게 ‘죽어야 할 인간이 바로 나였구나!’라는 겁니다.

그래서 유명한 사건이 이사야 6장에 나오죠? 숯불로 입술을 정하게 하는 그 대목 말이에요. 자기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내 말을 들어야 이 백성들이 사는데...’ 하고 ‘이 백성들 이러다가 다 죽는데...’ 라고 했지만 정작 하나님을 뵈옵고 나더니 ‘정작 죽어야 할 인간은 나더라.’ 이걸 깨닫게 되는 거죠.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사야를 정결케 하시고 사명을 줍니다. 그런데 다시 백성들에게 가서 외치라고 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정말 이상해요. ‘백성의 마음으로 둔하게 하며 그 귀가 막히고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컨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서 고침을 받을 까 하노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서 외치라는 거예요. 눈이 감기고, 귀가 닫히도록 하라는 거예요. 눈 감고, 하나님의 말씀을 보지 않으면, 죽으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나라가 어떻게 될까?’ 하고 고민해서 기도하는 그에게 정결케 하시고 주시는 메시지는 심판의 메시지였어요. 이사야가 기대했던 것하고는 너무나 달랐죠. “하나님, 이 백성 살려 주셔야 합니다.” 그랬더니 하나님의 답변은 “맞아 죽어야 정신 차릴 거야.” 이런 답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백성들을 심판하기로 작정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을 원망하실 필요가 없어요. 하나님의 입장을 좀 헤아려 봐야 합니다. 모세와 여호수아를 불러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으로 들이실 때에 우상 섬기지 말고 하나님만 섬기라고 얼마나 많이 당부하셨는지 몰라요. 그게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잖아요? 그렇게 신신당부 했음에도 사사시대를 거치고 왕정시대를 거쳐 오는 동안 이스라엘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때가 거의 없었어요. 많은 선지자들을 보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어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치 않았더라는 거예요. 이제는 하나님께서 정말 심판을 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어야 할 정도까지 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인내하고 참으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사야가 깨달은 것은 진정한 회복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생명의 탄생은 산모의 끔찍한 고통을 딛고서야 이루어지는 겁니다. 하나님의 회복도 철저한 심판을 통하여 회복시키실 것이라는 것을 이사야가 알았던 겁니다. 심판의 메시지 속에 회복의 약속이 은근슬쩍 묻어 있었습니다. 거대한 나무가 잘려져 나가도 그 그루터기에 있는 거룩한 씨가 자라나서 거대한 나라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유다를 베어 버려도 그루터기에 새 싹을 남기는 것, 이것이 회복의 시작이고, 이 약속을 믿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로부터 새로운 회복을 시작하시겠다는 것이죠.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싶은데 그 절망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조그만 희망을 하나 보여주셨습니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다시 회복시켜 주실 그 나라를 꿈꾸며 한평생 하나님 앞에 헌신했습니다. 이사야가 깨닫게 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 중에 첫째가 이 꿈을 이룰 한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사야 9장에서 이 아이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히 이를 이루시리라’

이사야의 눈에 한 아기가 보였는데, 이 아기의 이름이 참 대단하죠? 이런 아이가 태어날 거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이 아이가 태어나서 이 땅에 이루어갈 하나님의 나라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입니다. 11장 1절에 보시면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라고 합니다. 다윗의 후손으로 이 아이가 태어날 거라고 말했죠. 그런데 이 아이가 이루어 나갈 그 하나님의 나라가 어떤 나라입니까? 6절부터 보시면 나오죠.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이렇게 표현합니다.

마르틴 루터 킹 목사가 이 땅에서 ‘내겐 꿈이 있어요’ 그러면서 했던 꿈이 무엇입니까? 백인 어린아이와 흑인 어린 아이가 함께 손잡고 피부색과 관계없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이사야의 꿈은 그보다 더 하죠?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이것이 이사야가 꿈꾸었던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이 오시기 500여 년 전에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실 이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었던 겁니다.

어린아이가 이리와 함께 뒹굴며 어린아이가 독사 굴에서 놀아도 아무런 해가 없는 세상! 이게 이사야의 꿈이었는데 엄밀히 말하면 하나님의 꿈이기도 합니다. 아담이 범죄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에 하나님께서는 새롭게 이들을 회복시키시기를 원하시면서 이루시려고 하셨던 그 나라, 이게 하나님의 꿈이에요. 그걸 이사야가 본 겁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 교회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가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사실 좀 다르죠. 교회의 어린 양은 사자나 표범을 만나면 두려워요. 괜히 말 한번 잘못 했다가 찍힐까 싶어서 말도 잘 못하는 게 교회의 어린 양입니다. 앞장서서 일하다가는 칭찬듣기보다 실망하기 일쑤입니다. 교회일도 너무 앞장서서 하지 말라고 은근히 권고합니다. 교회와 조금 떨어져서, 조금만, 하는 척, 하는 게 좋다. 이런 충고를 하기도 하죠. 교회 안의 사자는 사자끼리, 이리는 이리끼리 서로 경계하면서 지내고 있는 겁니다. 만나면 웃고는 있는데 속으로는 비난하기도 합니다. 교인들이 대체로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성도들 가운데는 하나님보다 더 무서운 분들도 적지 않게 있어요. 이게 교회의 아픈 현실입니다.

옛날에 어떤 교회의 장로님이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질러서 치리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 분이 1년 동안 자숙하고 결국은 당회에서 해벌이 됐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후에 그 장로님이 이런 말이 했어요. 하나님의 용서는 바로 받았는데 교회의 용서를 받는 데는 1년이 걸렸대요. 그런데 성도들의 용서를 받는 데는 10년이 걸렸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가죠? 이 교회에 오래 계셨던 분들에게 부탁합니다. ‘저 사람이 10년 전에 어떻게 했지?’ ‘저 사람이 20년 전에 이랬지?’ 이러지 마세요. 기억만 하고 있으면 괜찮은데 그게 결국은 용서가 안 되더라는 겁니다.

겉으로는 다 웃고 있는 듯 한데 속으로 이러고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마는 제가 보아온 대부분의 교회 모습들이 좀 그렇더라는 사실입니다. 참 안타까운 거예요. 이사야가 꿈꾸었던 이 아름다운 세상은, 사실은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야 이루어질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이 땅에서도 비슷한 흉내라도 낼 수 있는 교회가 이루어 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소망을 품어 봅니다.

그러려면 물지 않는 사자가 많아야 해요. 사자는 사자인데 물지를 않아요. 호랑이는 호랑이인데 무섭지가 않아요. 귀여워요! 교회 안에 귀여운 호랑이가 많아야 해요. 독사인데 독이 없어요.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어린 송아지와 곰이 함께 뒹굴고 있어요. 곰인데? 힘으로나, 뭐로나 엄청 무서워야 되는데 이 곰이 어린 송아지를 데리고 놀고 있어요. 이사야가 꾼 꿈이 이런 겁니다.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나는 이 교회의 어린 양인가, 아니면 곰인가? 독사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다른 형제들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면 독을 품고 있는 독사란 거죠. 내가 분명히 호랑이이고 사자인데 사람들이 겁을 안 내요? 사자나 호랑이가 어린 양과 함께 뒹굴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나라가 이루어지는지 이사야는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 줍니다. 오늘 보셨던 말씀 중에서 9절을 보세요, ‘내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 이러죠?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충만할 때에 이런 세상은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느라고 평생 헌신을 했습니다. 여러 왕을 거쳐 가면서 말씀을 전했으니까 굉장히 오래토록 말씀을 전했죠.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 악한 왕 므낫세의 시대에 톱에 잘려서 죽었답니다.

이 꿈을 품고, 이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죠. 전한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그는 어떤 책과 비교할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다운 책, 이사야서를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이사야서가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책인지 꼭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너무너무 아름다운 책이에요. 하나님의 말씀이 온 땅에 가득할 때에 이 땅에 이 아름다운 세상은 이루어진다고 믿었기에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에, 이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는 데에 한 평생을 바쳤고, 이 귀한 책을 우리에게 넘겨 준 겁니다.

이사야의 이 꿈이 사도, 선지자들에게 전해집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사도 바울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스도의 풍성을 이방인에게!’ 이 말씀을 가슴에 품고 온 세상을 누볐습니다. 지도를 펴 놓고 사도바울이 다녔던 전도 여행을 보면 유럽의 한쪽인 것처럼 보일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당시 사도바울의 눈에는 그것이 모든 세상이었습니다. 온 세상을 발로 걸어 다니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왜 그렇죠? 이사야가 꿈꾸었던 이 아름다운 세상, 사도 바울은 말씀을 전함으로 이 땅에 이 아름다운 세상이 이루어질 것을 믿으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의 뒤를 이은 많은 믿음의 선조들은 땅 끝까지, 지구 구석구석까지, 그러다가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오게 되는 거죠. 선교사들의 눈에 도무지 희망이 없는 이 나라에까지 복음을 들고 찾아왔던 겁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면서요. 이 아름다운 꿈을 받아들였던 우리 선조들 덕분에 우리도 이 꿈을 가지게 된 것이고 부족한 저에게까지도 이 꿈이 살아 있는 겁니다.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학교를 그만 두면서 가장 아쉬운 것이 방학이었습니다. 방학만 되면 친구들을 놀렸습니다. “이번 방학에 뭘 할까? 너희 직장에 가서 놀아줄까?” 이러는 거죠. 일을 도와주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남들은 땀 뻘뻘 흘려가며 일하는데 옆에서 놀아주겠다는 것은 놀리는 거죠. 말을 뒤집으면 ‘방학도 없는 그런 직장 어떻게 다니느냐?’ 그런 얘기잖아요. 그런데 신학교 가려고 생각을 해 보니까, 목사가 되면 방학? 없어요! 방학이 없는 세상, 출퇴근도 없잖아요? 그걸 생각하니까 가슴 한 쪽이 답답해 오는 거예요. 뜻밖일는지 모르겠지만 ‘방학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사나?’ 이런 느낌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쓸데없는 생각이었던지 지금 생각해 보면 방학이 뭐예요? 저는 서울 올라오고 난 다음에 1주일에 2~3번씩 새벽에 도시락을 싸서 나옵니다. 새벽기도 왔다가 집에 왔다 갔다 할 겨를이 어디 있어요? 한 자라도 더 봐야 되고, 조금이라도 더 살펴야 그 다음 공부할 준비를 하는데요. 저녁에도 집에 일찍 가는 날이 별로 없어요. 아니, 방학이 그렇게 아깝던 사람이 밤낮이 따로 없고 세상에, 밤낮으로도 부족해서 새벽에도 공부 반 만들어서 공부하자고 왜 이러나요?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가르치고, 전하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고,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지 알고 나면 방학을 맞아서 빈둥빈둥 거리고 놀고 있는 것보다 이게 더 복되고 기쁜 일이라는 것이 확 와 닿아 버리니까 방학? 잊어버렸어요. 그냥 교회에서 살아요. 왜요? 이게 행복이기도 해요.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배우고, 가르치고, 열심히 전하는 이것이 우리 교회를 복된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 가는 비결이기도 하고, 우리 이웃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사야가 꿈꾸었던 이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어 나가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가 얼마나 복된 교회인지 잘 알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주일 낮 예배뿐만 아니라 새벽기도 시간을 통해서, 또 작은 예배를 통해서, 성경 말씀을 마음껏 배울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참 복된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없이 열심히 충성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휘청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말씀에 발을 굳건히 디디고 서서, 말씀에 근거해서 열심히 충성할 때, 이것이 온전한 하나님의 나라로 이루어져 가는 것입니다. 시민교회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온전하게 세워져서 정말 아름다운 교회로 성장해 가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을 그렇게 변화시킵니다. 말씀에 순종할 때만 이 아름다운 나라는 가능해 집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나 자신을 내려놓는 훈련이 우리에겐 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항복합시다. 말씀 따로, 행동 따로, 이건 있을 수가 없는 거죠. 아브라함에게 어느 날 하나님의 말씀이 임합니다. ‘고향을 떠나라’ 여러분, 이게 가능한 말씀 입니까? 우리 모두에게 이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 길을 떠나죠.

어느 날 하나님께서 모세를 불러서 ‘내 백성을 구해내라.’ 이럽니다. 모세 생각에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일이기나 한 겁니까? 하나님, 지금 제 나이가 80입니다. 그런 일을 맡기시려면 제 나이 40일 적에 애굽의 왕자로 있을 때 맡기셔야지 지금 이게 뭡니까?’ 이런 심정이 있었지 않았을까요? 못한다고 그렇게 사양을 해도 하나님께서 “가라.” 결국 가죠! 못한다고 그렇게 발버둥을 쳤지만 그가 정작 하나님 말씀 따라 해 보니까 너무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저는 모세에게 훗날 병이 하나쯤 생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상이에요.

모세에게 생긴 병이 무엇일까요? 물만 보면 두드려 보고 싶은 병! 왜요? 홍해 바다에 지팡이 들고 내 밀었더니 바다가 갈라졌어요. 병 안 생길까요? 물만 보면 한번 안 해 보고 싶겠어요? 전 생겼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나 더 생겼어요. 바위만 보면? 바위를 쳤더니 물이 나왔는데, 광야에서 200만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물을 먹이려고 한다면 물이 어떻게 나와야 먹이겠어요? 그냥 쫄쫄 나왔다가는 흐르지도 않아요. 시내가 강처럼 돼서 흘러 가 주지 않으면 200만이나 되는 식구들에게 어떻게 물을 먹여요? 그렇다면 바위가 갈라져서 폭포수 같이 쏟아져야 먹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바위만 보면 ‘내 이거 한 번 때려볼까?’ 싶은 생각 안 들까요? 못한다고 발버둥 쳤던 그가 억지로 하나님 말씀에 밀려서 해 봤더니 세상에, 이만큼 재미있는 일이 없는 거예요. 여러분들에게 이런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나, 이건 안 돼!’ 이게 일반적인 우리 태도잖아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려면 내가 죽어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내 성질 죽이고, 내 생각 버리고, 하나님 말씀 따르기가 쉬운 건 아니에요. 어렵습니다만 그렇다고 매 번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그게 어떤 맛인지, 그 재미가 어떤 것인지, 체험하고 나면 쉬워져요. 모세도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때리라면 때리고, 내 밀라면 내 밀었더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는 하나님처럼 되었어요.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다 나 죽는 거 아닐까?’ 그런 아픔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순종했더니 ‘아, 하나님께서 이런 은혜를 주시더라!’ 그 다음부터는 내가 바뀔 수밖에 없어요. 그런 나에게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져 가는 것이죠.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그 위로와 사랑에 감격해서 헌신하는 성도들로 가득한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말씀을 맺으려 합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참 답답해요. 요즈음엔 축구 때문에 답답한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우리가 진짜 답답해야 할 것은 지도자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에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갈 지도자가 이렇게 없나? 이 무지몽매한 백성들을 이끌어 갈 기독교 지도자들이 이렇게 없나? 이 백성들을 이끌어갈 아름다운 교회가 이렇게 없나? 이게 진짜 아픔이에요. 축구 때문에 너무 아파하지 마세요. 어느 목사님이 가르쳐 주데요. 브라질에 난리 났다고요. 아니, 축구 좀 지면 어떤데요? 축구에 생명 걸지 마시고, 먹고 사는 것보다, 진짜 우리가 힘들어하고 걱정해야 할 곳이 따로 있다는 거죠.

이 세상을 바라보면 ‘희망이 없다’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사야는 이 현실을 넘어 하나님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그 나라를 바라보면서 용기를 냈죠. 저도 이 하나님 나라에 나사못 하나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이루어 나가실 아름다운 나라 건설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밤낮으로 성경을 가르치고 있는 겁니다. 그 말씀 따라 살면서 그 말씀이 주는 위로가 너무너무 크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든 성도들이 그 하나님께서 주신 그 꿈에 젖어, 우리 교회를 그렇게 만들어 가고, 우리 가정을 그렇게 만들어 가고...

우리 때문에 온 세상이 그렇게 된다는 것은 사실 좀 어렵잖아요? 그러나 우리 가정만이라도, 우리 순 만이라도, 조금 넓혀서 우리 교회만이라도 그런 교회를 만들어 가야 되겠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꿈꾸는 자가 진짜 행복한 사람입니다. 현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란 정말 어려워요. 그런 꿈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서서 그런 행복한 삶을 다 누리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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