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간이 싫다!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그 때에 여호와께서 자기의 땅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그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실 것이라 여호와께서 그들에게 응답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에게 곡식과 새 포도주와 기름을 주리니 너희가 이로 말미암아 흡족하리라 내가 다시는 너희가 나라들 가운데에서 욕을 당하지 않게 할 것이며 내가 북쪽 군대를 너희에게서 멀리 떠나게 하여 메마르고 적막한 땅으로 쫓아내리니 그 앞의 부대는 동해로, 그 뒤의 부대는 서해로 들어갈 것이라 상한 냄새가 일어나고 악취가 오르리니 이는 큰 일을 행하였음이니라 하시리라 땅이여 두려워하지 말고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여호와께서 큰 일을 행하셨음이로다 들짐승들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들의 풀이 싹이 나며 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가 다 힘을 내는도다 시온의 자녀들아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그가 너희를 위하여 비를 내리시되 이른 비를 너희에게 적당하게 주시리니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예전과 같을 것이라 마당에는 밀이 가득하고 독에는 새 포도주와 기름이 넘치리로다 내가 전에 너희에게 보낸 큰 군대 곧 메뚜기와 느치와 황충과 팥중이가 먹은 햇수대로 너희에게 갚아 주리니 너희는 먹되 풍족히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행하신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찬송할 것이라 내 백성이 영원히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 그런즉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있어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되고 다른 이가 없는 줄을 너희가 알 것이라 내 백성이 영원히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 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 내가 이적을 하늘과 땅에 베풀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 기둥이라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변하려니와 누구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니 이는 나 여호와의 말대로 시온 산과 예루살렘에서 피할 자가 있을 것임이요 남은 자 중에 나 여호와의 부름을 받을 자가 있을 것임이니라 [요엘 2:18~32]

여러분, 멋있는 이야기나 감동적인 이야기도 많이 있죠? 남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강재구 소령,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서 자기 한 몸을 희생시켰던 분도 있고, 주군을 살리기 위해서 자기 몸을 버렸던 신숭겸 장군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요즈음 특별히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침몰했던 타이타닉호의 선장 이야기입니다. 또, 영화에 나온 이야기이긴 하지만 집안을 살리기 위해서 장손인 형을 따라서 동생이 군에 입대해서 “형은 살아서 돌아가야 해.” 이러면서 전쟁에서 죽는 일에 앞장섰던 동생의 이야기 등입니다. 심지어, 여러 해 됐습니다만 일본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지하철에 뛰어들어 죽으려는 사람을 구해낸 한국 유학생 이야기는 일본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아름다운 이야기이죠.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우리를 감동시키는 좋은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이야기만 듣고 살면 우리가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요즈음은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있으면 우리 스스로가 정신병에 걸릴 것 같은, 그래서 계속 보고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저도 뉴스 안 본지는 꽤 오래 됐습니다. 보면 욕 나올 때가 더 많아요. 제가 욕 나올 정도 같으면 욕 좀 하는 사람들은 달아놓고 살아도 된다는 뜻이거든요. 뉴스를 잘 안 보던 제가 새벽기도 나오기 전에 ‘혹시 간밤에?’ 싶어서 잠깐, 5분 정도 보다가 나오기도 여러 번 했었는데 더 이상 못 보겠어요. 그러다가 제 머릿속에 꽉 들어오는 생각이 ‘아, 정말 인간이 싫다!’

여러분, 사람이 미워지면 어떻게 해요? 300명이 넘는 학생을 그대로 놔둔 채 승객들에게 “대피하라, 탈출하라.”는 말 한마디 없이 선원들이 먼저 도망을 쳐 버렸어요. 세상에 이런 선원들이 어디 있냐 말이에요! 그러고 보면 그 선장이나 그 선원들만 그런가? 교회를 들여다보면 이상한 목사가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몰라요. 신문을 자세히 잘 안 보고 제목만 보다가 (어떤 부분은 자세히 보기도 합니다만) 세상에, 자식을 버리거나 죽게 만드는 어미, 애비들은 왜 그렇게 많나요? 오락하는데 방해 된다고 우는 세 살짜리를 입을 막아서 죽게 만든 애비가 이게 인간이냐? 말이에요.

그래서 설교 제목을 ‘아! 인간이 싫다!’고 해놓고도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많이 망설였어요. 그러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하나님도 그러셨는데, 뭐.’였습니다. 꼭 그 말씀을 하시진 않았지만 가만히 보면 하나님도 얼마든지 그 말을 하셨을 만한 일을 인간들이 저질렀더라고요. 그래서 이 제목을 그대로 쓰기로 마음을 굳힌 겁니다. 제가 인간이 싫다고 말해봤자 아무런 능력이 없잖아요? 인간 세상에 악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은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별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그런데 만약에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이 싫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요?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온 땅을 뒤덮는 홍수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보고 정말 싫다고 그러면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완전히 멸하시지는 않았어요. 노아를 통해서 보존하셨어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시면서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이 민족을 전부 멸하시고 새로운 민족을 만들겠다’고 모세에게 말했어요. 모세가 억지로 뜯어 말렸거든요.

하나님께서 그러시지 않으셨을까요? “내가 만든 인간이지만 정말 싫다!” 저야 아무런 능력이 없으니 ‘인간이 싫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모든 능력을 가지신 하나님께서 인간이 싫다고 하시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질는지 생각을 해 봐야 합니다. 정말 인간이 싫어질 때 어떻게 해야 될지, 정말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을 두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셨는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너무나 귀한 존재로 창조하셨어요. 단순한 피조물이 아닌 자녀처럼 만드셨어요.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하더니 점점 더 악해져 가기만 하는 거예요. 창세기는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죽음의 이야기로 끝나는 책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를 하셨고 인간을 만드셨고 거기에서 하나님을 반역한 인간이 점점 멀어져 가더니 마지막에는 죽는 이야기로 끝을 내고 있어요.

창세기 마지막 장을 보세요. ‘야곱도 죽고 요셉도 죽었더라.’ 이걸로 끝내는 책이 창세기입니다. 창세기를 여러 가지 각도에서 설명도 하지만 큰 테두리만 놓고 보면 그렇게 되는 책이에요. 우리에게 창세기만 있다면 우리 인생이 얼마나 슬픈지 모릅니다. 그런데 창세기 뒤에 한 권을 더 붙여 주셨어요. 물론 그 뒤에도 많이 있지만요. 출애굽기를 바로 붙여 주셨어요. 출애굽기 때문에 사실은 희망이 있는 거예요.

죽음이나 다름없는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 찾아 오셔서 그 노예생활에서 구해 주셔요. 광야 40년의 생활을 하긴 했지만 그 광야 4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끝내 하나님은 인도해 가셔요. 출애굽기의 마지막 장면, 이거 기억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왜 그러냐면 출애굽기를 읽다가 보면 저 뒤편은 정말 읽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거기서 포기해버리거나, 다음 책으로 건너가거나 해서 출애굽기의 뒤쪽에 무슨 이야기가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 읽기 싫은 부분이 성막 만드는 부분입니다. 임시로 쓸 조립식 하나님의 집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그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재미가 없기는 해요. 마지막에 그 하나님의 집이 완성되었더니 ‘거기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났더라’ 하면서 출애굽기가 끝을 맺어요.

창세기가 하나님으로부터 점점 멀어져가서 결국은 죽음으로 끝났다고 한다면 출애굽기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노예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께서 찾아오신 겁니다. 인생이 하나님을 떠나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께서 포기하시지 않으시더라는 겁니다. 창세기 6장 3절에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악해져서 도저히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더라. 그래서 하나님께서 떠나셨어요. 그랬더니 이 땅에 엄청난 홍수가 일어난 거죠.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이 구절은 하나님의 엄청난 실망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사람을 만드셨을 때 생령으로 만드셨다고 그래요. 하나님께서 영을 불어 넣으셨더니 생령이 된지라. 생령, 살아있는 영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이 좀 어렵고 논쟁이 되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아주 쉽게 얘기해서 육체가 있는 영혼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근거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그런 모습을 보여 줍니다.

제자들이 문을 잠그고 있는데 예수님께서 문도 안 열고 나타나셨어요. 제자들이 “귀신이다!” 했더니 예수님께서 “먹을 것 없냐?” 해서 드렸더니 잡수시더라. 만져보니까 만져지더라는 거예요. 몸이 있어요. 그런데 가실 때는 또 문을 안 여시고 그냥 가시는 거예요. 몸이 있는데도 자유로운 영,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 주셨는데 아마 하나님께서 처음 사람을 만드셨을 때의 생령, 살아있는 영이라는 것이 그런 비슷한 모습 아닐까 여겨집니다.

처음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셨을 때 영적인 존재로 만드셨어요. 그런데 이 영적인 존재가 범죄하고 하나님을 떠나더니 결국은 육체만 남더라는 거예요. 우리는 다 육체를 가졌기 때문에 그 표현이 어느 정도로 나쁜 것인지 이해가 잘 안돼요.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인간인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이거 짐승이더라! 이런 느낌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하나님께서 자녀로 삼고, 함께 교제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었는데 범죄해서 도저히 함께 교제할 수 없는 질 낮은 육체가 되어 버렸더라. 그래서 하나님께서 떠나버렸어요. 다시는 하나님의 영이 사람과 함께 하지 않겠노라 하시며 떠나 버렸단 말이에요. 영영 떠나셨을까요?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을까요? 연인들이 연애를 열심히 하다가 헤어집니다. 헤어지고나면 그 사람의 근황이나 그 사람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살살 알아보나요, 완전히 관심 끝나요? 관심 없으세요?

완전히 관계 청산을 했다가도 몰래 몰래 살펴보고 있답니다. 왜요? ‘나 없이 잘 지내는가 어디 보자.’ 이러거나 ‘날 차 놓고 도대체 어떤 인간 좋아하는가 한 번 보자.’ 이렇게 살피고 있답니다. 그러다가 나보다 훨씬 못한 인간하고 교제하는 것을 보면 성질이 굉장히 난다네요. 하나님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손 떼신 후에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셨을까요, 안 가지셨을까요? 홍수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다 죽었어도 노아를 살리신 이유가 있잖아요.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을 버리시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또 다시 번성했지만 바벨탑 사건 때문에 온 세상에 흩어져 버렸어요. 하나님께서는 그 중에 한 사람을 또 부르시는 거예요.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이삭을 부르시고, 야곱을 통해서 약속을 주셔요. 이들을 통해 이스라엘을 구원해 내시잖아요. 한 민족을 선택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실 방법을 여전히 찾고 계시는 겁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불러내셨는데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 마음에 쏙 드는 인간들을 꼽아 보라고 한다면 한 손에 다 꼽혀져요.

하나님 마음에 기쁘게 순종했던 사람은 정말 몇 안 됩니다. 하나님을 정말 힘들게 한 것을 찾아보면 끝도 없어요. 이스라엘의 왕이 40명입니다. 그 중에 북 이스라엘의 19명 중에 선하다고 평가를 받은 왕이 하나도 없어요. 다윗을 표준으로 삼아서 다윗만큼이나 하나님 말씀에 순종했더라는 왕이 유다에 겨우 셋입니다. 나머지 왕들은 얼마나 하나님을 힘들게 하고 악행을 저질렀는지는 말을 다 못합니다.

이들을 책망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임무를 맡겼던 선지자들이 많이 등장해요. 이 선지자들이 하는 말을 한 번 보세요. 이사야가 처음 메시지를 시작할 때에 ‘소도 제 주인을 알고 나귀도 제 구유를 알건만 내 백성은 자기 주인을 모른다.’고 말해요. 말이 부드러워서 그렇지 우리식으로 하면 “이, 짐승만도 못한 놈들아!” 이런 거잖아요. ‘에브라임아, 야곱아. 내가 더 이상 너한테 뭘 어쩌란 말이냐?’ 이런 구절이 성경에 많이 나옵니다. 특별히 호세아서 보세요. 도무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느라고 호세아가 얼마나 고생을 해요. 그것은 호세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이야기입니다.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을 하나님께서 사랑한다고 고생하시는 것이 성경전체의 이야기예요. 이것을 이해하시는 분이 하나님을 제대로 알고 있는 분이고, 하나님은 툭하면 심판하시고 징계하시는 분 아니냐? 이건 성경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분이예요. 내가 사람과 함께 거하지 아니 하겠다고 떠나신 그 하나님이시지만 영영 떠나시지는 못해요. 떠나시지 못하고 한쪽 귀퉁이에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시고 그 후손들을 불러내셔서 어떻게 해 보려고 애를 썼는데 그렇게 애를 써도 안 되더라는 거예요. 그래도 버리지 않으신 분이예요. 그래도 온전히 버리지 못하셨더라. 그게 성경 전체의 이야기입니다.

오늘 읽은 본문이 그 이야기 중의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18절을 보세요, ‘그 때에 여호와께서 자기의 땅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그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실 것이라’ 여기에 ‘그 때에’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그 때에 사랑하신대요. 그게 언제일까요? 요엘서 1, 2장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심판 후를 가리킵니다. 심판하신 날이 다 지나가면 그 때에 하나님께서 사랑하실 것이라. 심판을 다 행하신 후에요.

요엘서 앞장에 그 유명한 메뚜기 이야기가 나오죠? 메뚜기가 1차, 2차, 3차, 4차까지 덤빕니다. 흔히 하는 말에 산불보다 홍수가 더 무섭다고 그래요. 산불이 지나가면 그래도 먹을 것이 남아요. 홍수가 지나가면 먹을 게 없어요. 먹을 게 없지만 그래도 파릇파릇 풀이 좀 남아요. 그런데 메뚜기가 지나가면 그것마저 없어져요. 메뚜기는 모조리 갉아 버린대요.

중동지역에서는 메뚜기 떼가 덮치면 나무란 나무, 풀이란 풀은 모조리 갉아 버린대요. 그래서 메뚜기 떼가 지나가면 멀쩡했던 집이 사라져 버려요. 다 갉아버리니... 메뚜기 떼가 한 번만 지나가도 이 모양인데 요엘서에서는 1차, 2차, 3차, 4차 이렇게 덤빈다는 거예요. 메뚜기만 덤비는 게 아니에요. 외적들도 그렇게 덤벼요. 외적들이 모든 것을 다 털어 버린다는 거예요. 그렇게 된 후에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극진히 사랑하신다고 이야기를 하셔요.

자기 백성들이 얼마나 반항하고 말 안 듣고 하나님을 힘들게 했으면 하나님께서 내가 너희를 이렇게 심판을 하겠다고 얘기를 하시느냐 말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심판을 예고하시면서 오늘 본문 조금 앞으로 가 보세요. 2장 12절을 보세요,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앞으로 이런 재앙이 닥칠 것인데 그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지금이라도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라고 외치시는 거예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은 척을 안 해요. 그래서 그런 재앙을 다 당하게 되면 하나님께서 지금이라도 회개하고 돌아서면 메뚜기가 먹어 치운 것, 외적이 쳐들어와서 빼앗아 버린 것을 다 보상해 주겠다고 하셔요. 25절에, ‘내가 전에 너희에게 보낸 큰 군대 곧 메뚜기와 느치와 황충과 팥중이가 먹은 햇수대로 너희에게 갚아 주리니 너희는 먹되 풍족히 먹고 너희에게 놀라운 일을 행하신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찬송할 것이라’ 징계 받을 때에 빼앗겼던 것을 하나님께서 다 갚아 주시겠다고 하셔요. 그러니 빨리 회개하고 돌아서라는 겁니다. 젖 먹는 어린아이까지, 심지어 골방에 들어가 있는 신혼부부까지도 하나님께 다 나와서 회개하라고 합니다.

2장 16절을 봅시다, ‘백성을 모아 그 모임을 거룩하게 하고 장로들을 모으며 어린이와 젖 먹는 자를 모으며 신랑을 그 방에서 나오게 하며 신부도 그 신방에서 나오게 하고...’ 갓 결혼한 신랑은 1년 동안 군대에도 보내지 말고, 결혼한 신부를 기쁘게 해 주라고 하죠! 그런 신랑 신부마저 골방에 있지 말고 다 나오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하나님 앞에 나와서 회개해라. 그래야 하나님의 이 심판을 피해 갈 수 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설령 심판했던 것까지도 다 갚아 주겠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그 이스라엘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힘들게 바라보고 계시는지, 아니면 그들이 돌아서서 하나님께로 나아오기를 얼마나 간절히 소망하고 계시는지 이 구절들을 보면 참 잘 알 수 있어요.

이런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소원 하나가 27절에 나타나 있습니다, ‘그런즉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있어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되고 다른 이가 없는 줄을 너희가 알 것이라’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간절한 소원이 하나 있다면 하나님을 아는 거예요. “우리 하나님이시구나. 우리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주관하고 계시는구나!” 이것을 좀 알아 달라는 거예요.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 후손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고 지금까지 돌보아 온 것도 이 소원 ‘하나님께서 우리 아버지가 되시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고 계신다는 것’ 이것 좀 알아 달라는 거예요. 그런데 세상에, 그것을 아는 인간이 없다는 거예요.

출애굽한 이후에 이스라엘이 얼마나 불평하며, 하지 말라고 하는 우상숭배를 얼마나 많이 합니까? 그럴 때마다 매를 맞아요. 매 맞은 것만 해도 수도 없이 많아요. 사사시대? 그렇게 매맞아가며 지나가잖아요. 왕정시대? 얼마나 매 맞고 가는지 모릅니다. 이런 인간을 자기 백성이라고 돌보고 있는 하나님께서 정말 지긋지긋하지 않을까요? 혹시 집안에 이런 자녀 있으면, 물론 절대 없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한 번 쯤 헤아려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감사하세요. 하나님은 이보다 훨씬 더 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어요.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정말 놀라운 은혜의 말씀을 하고 계셔요. 28절을 보세요,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 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겠다고 합니다. 누구에게요? 만민에게! 모든 사람에게! 이 구절 잘 아시는 거죠? 아니면 어디서 많이 본 구절이죠?

오순절 사건 때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갑자기 술 취한 사람처럼 열심히 복음을 전합니다. 사람들이 “대낮에 술 취했다.” 이렇게 말해요. 그런데 “우리가 술 취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요엘서를 통해 말씀하셨던 그 예언이 오늘날 우리에게 임하셨다. 하나님께서 만민에게, 모든 육체에게 성령을 부어주시는 그 은혜의 날이 이르렀다.” 그렇게 외칠 때 이 구절을 인용한 거예요. 여기는 ‘모든 만민에게’로 되어있는데 사도행전에 보시면 ‘모든 육체에게’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온 이야기인가 하면, 노아 홍수 이전에 하나님께서 육체가 되어버린 인간에게 더 이상 함께 거할 수 없겠노라 해서 떠나 가셨던 그 하나님께서 모든 육체에게 돌아오신다는 뜻입니다. 내 영을 육체에게 부어 주시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모든 육체와 함께 거하시겠다는 뜻이에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선택했고 유대인을 선택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셨다는 얘기가 유대인만을 선택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여기에서 잘 보여 줍니다. 분명히 모든 육체예요. 모든 만민에게요.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주시겠다는 말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남자, 여자도 구분 안 하고 나이 많고 적고도 구분 안 해요. 이스라엘은 사실은 종이 없어요. 영원한 종이 없어요. 이스라엘에 종이 있다면 거의 대부분 이방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유대인, 이방인 구분하지 아니하고, 남자, 여자 구분하지 아니하고, 어린아이, 노인 구분하지 아니하고, 모든 육체에 하나님의 영을 쏟아 부어 주시겠다고 하는 것은 육체가 되어버린 그 인간을 하나님께서 떠나셨다가 이제 다시 돌아오시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약속은 너무너무 놀라운 약속입니다.

예수님께서 고난을 당하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후에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이게 얼마만큼 놀라운 약속이냐? 하는 것을 우리가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에게 실망하시고 도저히 하나님이 함께 교제하기에는 너무너무 더러워진 인간을 떠나셨던 하나님께서 완전히 떠나시지 아니하시고 한쪽에 몇 명을 불러 모아서 이 몇 명을 통해서 무엇을 해 보겠다고 하면서도 너무너무 실망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실망하시면서 야단치셨던 그 말씀 속에 내가 다시 돌아와서 이 모든 육체들, 인간들을 전부 품겠다고 약속하시는 거예요.

그 약속이 하나님의 아들 되신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 대신 돌아가시고 난 후에 하나님께서 그 약속을 이루셨다는 거죠. 아브라함을 불러내서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으로 삼으시고 그렇게까지 힘들게 인도하신 그 이야기는 어떻게 본다면 온 인류를 구하기 위한 하나님의 준비 운동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뜻입니다. 노래 가사에 보면 ‘간다고 아주 가나?’ 이런 거 있죠? 하나님에게도 그게 맞는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자녀로, 너무너무 귀한 존재로 만들어 놓으셨으니 내가 도저히 너희와 함께 거할 수 없어서 가겠노라고 떠나셨어도 하나님의 마음은 그런 거예요. “내가 간다고 아주 가는 것은 아니다.”

아브라함을 불러내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해서 다시 회복하는 그 기회를, 그렇게 모질게 힘든 아픈 고난을 다 견디어 내셨는데, 마치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사라져 버린 것과 같은 하나님, 그 하나님은 마치 숨어서 살짝살짝 관찰하시고 도우시고 그러시던 분이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통해서 모든 인간에게 돌아오시겠다는 선언이 이 구절이라는 거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할 건덕지가 없는 인생, 아무리 봐도 미워할 수밖에 없는 이 인생들을 떠나셨던 하나님께서 다시 돌아오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이에요.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떠나셨던 이야기가 여러 번 나와요. 그런데 이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를 상대로 떠나가셨던 하나님께서 다시 돌아오신다는 이야기입니다.

자녀들이 너무너무 아버지를 힘들게 해서 가끔은 아들이 가출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가출을 해요. 나이 많은 아버지가 가출을 해 버리면 어떻게 해요? 세상에, 이런 망신도 없잖아요. “죽어도 너희한테는 안 간다.” 아, 이거 얼마나 망신이에요. 요즈음은 그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옛날에 있었잖아요. 가출한 아버지, 누구예요? 아무리 돌아오시라고 해도 안 돌아와요. 그래서 생긴 말이 ‘함흥차사’ 이성계가, 아들들끼리 싸워서 칼부림이 나고, 형제들끼리 싸우는 꼴이 보기 싫어서 함흥에 가 계셨어요. 이방원이 “아버님, 돌아오세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아무리 돌아오시라고 해도 안 와. 왕이 심부름을 보냈어요. 왕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을 뭐라고 그래요? ‘차사’라고 그러잖아요. 함흥으로 가는 차사, 그게 ‘함흥차사’예요.

이성계가 멀리서 보고 자기를 부르러 오는 차사를 활을 쏘아 다 죽여 버렸어요. 소식이 없으니 이방원이가 또 보내니 또 죽여 버려요. 함흥에 아무리 보내도 돌아오지 않아요. 거기서 생긴 말이 ‘함흥차사’입니다. 자식 꼴이 보기 싫어서 아버지가 집을 나갔는데 그도 한 때 왕이었잖아요. 세상에 이런 창피가 어디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왕이 집을 나간 적이 또 있네요. 임금님이 집을 나가면 가출이라고 안 그럽니다. 임금님이 집 나간 것을 뭐라고 그러시는지 아세요? 조금 어려워요. ‘파천’이라고 그래요. 선조는 왜적에게 쫓겨서 파천을 갑니다. 신의주까지 갑니다. 심지어 국경을 넘어서 중국까지, 명나라인지 당나라인지 잘 모르겠는데 임진왜란이니까 명나라겠네요. 이런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왕이 집을 나간 것을 파천이라고 그래요. 창피한 일이잖아요.

그보다 더 창피한 이야기는 ‘아관파천’이라는 일이 있었죠? 임금님이 자기 궁을 버리고 러시아 공사관에 가버린 거예요. 말이 어려워서 그렇지, 집 나가신 거예요. 임금님이 집을 나가 버렸어요. 세상에, 이렇게 창피한 일이 어디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나갔던 임금님이 만약에 돌아오시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얼마나 기쁘게 맞이했겠습니까, 그죠? 만약에 함흥에 갔던 이성계가 마음을 돌이키고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해라.” 하고 돌아왔다면 어떻게 환영행사를 했겠어요? 그냥 상상만 해 봅시다.

하나님께서 오늘 이 본문에 말씀하시는 것은 그렇게 해서 떠나셨던 하나님께서 모든 육체에게로 돌아오시겠다고 약속을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도대체 어떤 일일지를 마음껏 상상도 해 보시고 누려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현실만 바라보면 인간이 미워질 수밖에 없어요. 내가 잘하면 자기가 감동을 받겠지? 그것도 잘 안될 때가 많아요. 내가 솔선수범하면 되겠지? 솔선수범했는데도 안 될 때가 많아요. 기대하면 실망할 때가 많은 게 우리 인간 세상인 것 같아요.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하나님도 다 그걸 아시고 느끼셨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인간을 미워하시지만은 않으셨어요. 구제불능에 가까운 인생을 하나님께서는 자기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구원하시려고 하신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다는 것은 하나님 자기 자신이 희생하셨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인간이 싫다’는 느낌이 들어도 어떡합니까? 하나님께서 인생을 이렇게 귀하게 여기시는데요. 우리가 인생을 귀하게 여겨야 할 이유는 그 인생 때문이 아니에요. 어떡해요? 이런 인생, 저런 인생을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니 우리도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혹시 여러분 주변에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혹 있다면 아니, 없을 수가 없어요! 그런 인간이 눈에 뜨이거나, 들리거나, 보일 때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합시다. 선장이 승객을 버리고 아비가 자식을 버려도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시지 않으셨습니다. 인간세상은 우리를 슬프게 할 수밖에 없는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으니 우리도 포기할 이유가 없는 거죠.

하나님께서 얼마나 힘들어 하셨는지를 성경을 통해서 잘 깨달으실 수 있기 바랍니다. 우리보다 훨씬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다 겪으면서도 자신을 희생해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하나님을 기억하면 그래도 우리가 실망스러운 인간들을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을 미워할 수 없고 인간을 미워할 수 없는 진정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사랑 속에 더 적극적으로 가족을 돌보며 이웃을 돌보며 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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