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와 부자 청년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사람들이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꾸짖거늘 예수께서 보시고 노하시어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고 그 어린 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새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 앉아 묻자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 하지 말라, 속여 빼앗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그가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켰나이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이르시되 네게 아직도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 그 사람은 재물이 많은 고로 이 말씀으로 인하여 슬픈 기색을 띠고 근심하며 가니라 [마가복음 10:13~22]

요즈음 입학시험도 전쟁이고 취업도 전쟁입니다. 취업에 성공한다는 것이 어쩌면 전쟁에서 살아남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입사 원서를 100장 정도는 쓸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하네요. 한 100장정도 쓰면 그 중에 ‘한 번 와 봐라’는 게 10장정도 된답니다. 그 쯤 돼야 그 중에 1, 2 군데 취업이 된다고 그래요. 원서 쓰는데 “자소서” 라길래 “그게 뭐야?” 했더니 ‘자기소개서’ 랍니다. 자기소개서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우면 서점에 책이 다 나와 있어요. 회사마다 자기소개서 쓰는 게 다르고 요구하는 게 다 달라요.

취업원서 한 번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답니다. 이걸 100통씩 쓸 작정을 하면 혼자서 감당해 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취업 동호회를 만들어서 회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모아서 공유하면서 그 회사 나름대로 특성에 맞게 소개서를 쓰곤 한답니다. 그렇지 않고는 그저 원서 몇 장 내보고 여기저기 한두 번 찔러 보았다가 되면 되고 아니면 말고? 이런 식으로 취업하는 시대는 지나간 것 같아요. 글자 그대로 취업전쟁이라고 할 만큼 어렵고 어렵답니다.

취업도 이런데, 만약에 천국에 입한 시험이 있다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무슨 과목을 시험 치시고 어떻게 채점을 할까? 이런 경우를 생각을 해 보세요. 만약에 천국을 시험 쳐서 아니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무슨 검사를 해서 천국에 보내려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오늘 두 본문을 본 것은 이 두 사람, 앞에는 어린 아이의 이야기이고 뒤에는 부자청년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 두 사람 중에서 천국에 들어가기는 누가 더 유리할까요? 우리가 대충 읽어본 바에 의하면 어린 아이가 유리해 보여요.

본문의 어린아이는 아무 능력도 없는, 본인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 아이가 천국엘 들어가는데 반해서 부자 청년, 예나 지금이나 돈 많다는 것은 굉장한 힘입니다, 이 돈 많은 청년이 못 들어간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보여요. 만약에 천국에 입학시험이 있다고 친다면, 예수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걸 보면서 도대체 어떤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는 데에 유리할지, 또 왜 그럴지?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어떤 시험이든 과목과 채점하는 기준을 모르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이 없어요. 특별히 음대나 체대 같은 경우에 실기 과목을 모르고 열심히 연습했다면 시험 치나 마나예요.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색깔을 구분하지 못하는 색맹이 미대나 약대, 의대에 원서를 낸다? 내나 마나입니다. 색맹이나 색약은 원서 낼 때 잘 살펴야 합니다. 원서 낼만한 곳의 절반 정도는 내나 마나 떨어집니다. 이 땅의 시험도 이런데 천국에 들어가려면 어떤 조건, 어떤 방식으로 뽑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 당시에 어린아이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예쁘고 귀여운 존재가 아닙니다. 제대로 된 인격체가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훈육하고 가르치고 잘 다듬어서 하나의 사람으로 완성해야 하는 미완성된 존재로 여겼죠. 그나마 유대에서는 나아요. 스파르타에서는 아이가 어릴 때 병약하면 제대로 키우지 않았습니다. 버렸습니다. 강한 놈들만 키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나 사람대접을 해 주지 않았어요. 어린아이들이 그렇게 천대받는 것을 보다 못해 어린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로 보아주자고 고안해 낸 말이 ‘어린이’라는 말이에요.

예전에 ‘～이’ 자는 높임말이었어요. 어린사람인데 조금 높여준 말이 ‘어린이’죠. 이것은 방정환 선생님이 연구해서 만든 말입니다. 그 말이 있기 전에 어린 아이들은 그냥 ‘애’들이지 아무 것도 아니에요. 옛날 약장수가 했던 말이 있잖아요. “애들은 가라.” 돈도 안 되는 것들이 와서 시끄럽게 굴고 있다. 이런 개념이 어른들의 개념이었는데 그걸 생각해 보면 지금부터 2,000년 전 예수님 당시에는 말할 것도 없어요.

성경에 등장하는 어린아이가 가끔은 좋은 의미로도 쓰이지만 어떨 때는 무능력하고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를 의미한다는 것도 기억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도 교회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를 숫자에 넣지 않는 경우도 참 많아요. 전도 해오면 시상한다고 하면서 아이들은 숫자에 넣지 않더라고요. 예배시간에 아이들은 전부 다른 곳에 놀게 하고 어른들만 모여서 예배하는 이런 경우도 참 많습니다.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 아이들이 언제 하나님께 예배하는 법을 배우겠어요? 어린아이들도 우리와 동등하게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이 우리 교인들에게도 그렇게 쉽지 않은가 봐요.

아무리 어려도 하나님을 섬기는 독립된 인격체, 완성된 인격체라는 것을 기억해야 됩니다마는 지금도 이게 어려운데 옛날에 어떠했겠어요? 그런데 예수님께서 아주 충격적인 말씀을 하셔요. 15절 보세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되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해요. 15절의 ‘받들지’는 번역상의 실수입니다. 이 ‘받들지’라는 말은 ‘받아들이지’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어린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이렇게 번역을 해야 합니다.

천국에 들어가려면 어린 아이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라는 거죠. 요즈음은 워낙 영악해진 시대가 돼서 아이들이 어른들의 말을 잘 안 받아들여요. 그러나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비판 없이, 따지지 말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따질 것은 따지고 생각할 것은 생각해 가면서 들어야 되지, 어떻게 생각도 안하고 따지지도 말고 그것을 받아들이라는 말이냐? 이런 반발 심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따지지 말고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예” 하는 것이 잘 할 때가 참 많아요.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뭔가를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우리 아버지가 지금 제 정신인가, 아닌가?’ 이것 따지면서 “예” 해야 돼요? 아니면 부모님들이 하시는 것이면 따지지 않고 그냥 “예” 해야 돼요? 아이들에게 물어 보세요. 말이 맞으면 “예” 하고 말이 안 맞으면 순종 안 합니다. 아니, ‘말이 그럴듯해야 “예” 하죠.’ 그럽니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는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부모의 말씀에 “예” 하는 아이가 예쁩니다.

부모님 말씀이나 선생님 말씀을 생각해 보고 따져 보고 하는 것도 좋은 겁니다. 사실은 그렇게 생각하고 따져 보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따지고 생각 없이 그냥 “예” 하는 것이 부모나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예뻐 보이죠. 엄밀히 말하면 아버님이 하시는 말씀을 그렇게 따지는 게 아니에요. 설령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아버지라면 일단 “예” 하고 보는 게 바람직한 자세입니다.

부모님과 자식사이에도 그러하고 선생님과 제자사이에도 그러할 것 같으면 천지만물을 주관하시고 그 모든 만물을 주관하시는 그 분께서 우리에게 한 말씀하시면 우리는 토 달지 말고 생각할 것 없이 “예” 하는 것이 복이라는 말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하나님과 우리는 능력에서 너무너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따지는 것이 옳은 게 아닙니다. 그 분께서 하시는 말씀에 그대로 “예” 한다는 것은 그 하나님이 얼마나 크신 분이고 얼마나 위대하신 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참 재미있는 것은 성경이 하나님에 대해서 그렇게 자세히 설명을 하지 않아요. 창세기 1장 1절을 펴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러고 그냥 지나갑니다. 아니, 그 분이 어떤 분이시며 어디서 어떻게 오셔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이런 이야기를 안 하셔요. 하나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하나님 자신에 대해서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천지를 창조하셨다고만 말씀하셔요. 자, 이거 처음 보는 사람 어떻게 해요? 그 말을 믿고 그 다음으로 넘어 가든지 아니면 ‘말도 안 된다.’ 하고 거부하든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을 향해서 믿을래? 말래? 이런 식으로 말씀하셔요. 믿으면 영원한 천국이고 안 믿으면 지옥 가는데 하나님께서 뭐가 답답해서 너 믿어야 된다고 사정사정하시겠어요? 자기 자녀를 특별히 사랑하시기 때문에 답답해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시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하나님은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 겁니다. 성경이 그런 식으로 하나님에 대해서 우리에게 가르쳐 줘요.

모세가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 도무지 말도 안 되는 명령을 하셔요. “가서 애굽에서 내 백성을 인도해 내라.” 모세가 생각하기에 ‘당신, 하나님 맞기나 맞아요? 그리고 내가 지금 어떻게 인도해 낸단 말입니까? 내가 이 일을 정말 해 낼 수 있다는 증거라도 하나 보여 주세요.’ 말하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런 답변을 하셔요. “가라. 내가 분명히 내 백성 이스라엘을 인도해서 이 산에서 다시 나를 만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너를 보낸 증거니라.” 증거치고는 참 이상해요. 증거라고 하면 태산이 쪼개질 만한 이적을 보여줘야 ‘아, 하나님 맞는가보다.’ 이럴 터인데 그냥 가보라는 거예요. 내 말대로 되나, 안 되나? 가보라는 거예요. ‘너 결국은 내 백성 이끌고 다시 여기 오게 될 거다. 그게 바로 내가 너를 보낸 증거다.’ 이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증거하고는 달라요.

마치 이것과 비슷합니다. “엄마, 진짜 날 낳은 엄마 맞아?” 이럴 때 엄마가 내가 너를 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자료를 동원하면 이상하잖아요? 빙긋이 한 마디 합니다. “자라나 보렴, 저절로 알게 될 거야.” 이런 식이죠. 모세가 하나님께 어떤 증거를 요구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이런저런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이 제가 보기에 참 하나님다운 방법 같아요.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크나큰 간격이 있으니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하면 하나님나라에 갈 수 있다. 믿을래? 말래? 이러시는 거예요.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예” 하는 것, 이것을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십니다. 가만히 보세요, 이치가 맞지. 이유 없이 믿으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때, 이유 없이 믿으라는 거죠. 이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시험 과목이고 채점방식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잘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것 외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얼 요구하셔야 그럴듯하겠는가? 이것 외에 하나님께서 다른 걸 요구하시면 우리는 가능성이 없습니다. 하늘의 별을 따오라고 하면 어떡하실 거예요?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큼 돈을 가져오라고 하면 어떡하실 거예요? 우리하고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나 우리에게 뭔가를 내 놓으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나 우리와 너무 격차가 크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런 것을 요구하시지 않아요. “내 이 말 믿겠느냐?” “예.” 그럼 그것으로 끝낸다는 것이죠. 이래서 어린아이처럼 받아들이는 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느니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어린아이가 말씀을 받아들이는 장면과 아주 대조적인 장면이 그 밑에 나오는 부자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부자 청년이 예수님 앞에 꿇어 엎드려 어떻게 해야 영생을 얻을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여러분, 이 청년 참 귀한 청년입니다. 제일 좋은 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부자라는 점이래요. 예나 지금이나 부자라는 것은 참 좋은 겁니다. 이 부자 청년이 더군다나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계명을 다 지켰대요. 어릴 때부터! 부잣집 아들이 착실하기까지 하면? 참 드문 일이잖아요. 착실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 와서 ‘어떻게 해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라고 물은 겁니다. 이 말은, 뒤집어 보면 참 신앙도 좋은 거예요.

영원한 삶에 대해서, 영혼에 대해서, 그렇게 진지한 청년들이 별로 없어요. 어릴 때부터 집에서 그렇게 착하게 큰 청년도 많지 않아요. 더구나 부잣집에서? 이런 청년이 만약에 우리교회에 등록을 했다고 쳐 보세요. 당장에 소문이 날 겁니다. 얼마나 귀한 청년이냔 말이죠.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예수님에게 찾아와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 사람들 중에 이 질문은 굉장히 좋은 질문이에요. 정말 질문 같지 않은, 되지도 않은 질문을 예수님에게 던졌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청년의 질문은 굉장히 좋은 질문이거든요.

그런데 예수님의 답변이 참 재미있어요. 네가 계명을 알지 않느냐?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여러 가지 계명을 죽 이야기합니다. 그랬더니 이 청년이 어릴 때부터 다 잘 지켰다고 그러는 거예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예수님께서 이 청년에게 물은 이 계명이 십계명과는 조금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이 계명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십계명의 내용과 유사합니다만 십계명에서 진짜 중요한 하나님에 대한 계명은 다 빠져있어요. 그런데 이 청년이 나머지 계명들은 어릴 때부터 잘 지켰다고 하는 거예요.

이 청년이 예수님에게 와서 이렇게 물을 때에 그 바탕에는 ‘내가 내 능력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이 모습을 분명히 예수님께서도 칭찬하실 것이고 그만하면 됐다는 말씀을 들을 것이다.’ 라는 자부심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뭐라고 물었느냐 하면 “내가 무엇을 하여야?” 라고 하죠.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니, 지금까지 이렇게 해 왔던 것, 이거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이렇게 묻는 거예요.

예수님께서는 이 청년이 자부심을 가지고고 대답 할 수 있는 그 계명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 청년이 그 말씀을 들을 때에 정말 됐다! 싶었을 겁니다. 너무너무 감사해서 그 계명을 잘 지켰다고 답변하는 거죠. 예수님의 이 질문은 청년의 자부심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한 거예요. 그런 다음에 바늘로 콕 찌르는 말씀을 하나 던집니다. 그대로 터져 버리는 거죠.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이 청년이 자신감에 부풀어 올랐던 거기에 딱 하나 걸리는 게 가진 것을 팔아서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는 거예요. 치명타입니다. 예수님은 이 청년의 무엇이 문제인가를 아신다는 거예요. 이 청년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곧 재물이었단 말입니다. 재물을 하나님같이 섬겼기 때문에 그걸 버리라고 말하는 것이고 그렇게 부풀어 올랐던 자부심, 자만심이 완전히 깨어져 버리는 거죠.

한 가지 생각해 보고 지나갑시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재산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줘야 합니까? 재산을 지니고 있거나 돈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되나요? 이 구절 하나만 보면서 이거 집을 팔아야 되나? 어떻게 되나? 이렇게 사는 것이 잘못이 아닐까?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어떤 문제를 성경 한 구절이나 한 소절을 가지고 답을 내려 하지 마시고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성경전체가 뭐라고 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성경에 부자들이 많이 있죠? 특히 신명기에 보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을 하실 때 그 복이 은, 금이 많아지고 재산이 늘어나고 젖과 꿀이 흐르고 이런 것 전부 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히 재물도 복이라고 말합니다. 함부로 갖다 버려야 하는 일이 아닙니다. 재물을 하나님처럼 섬긴 이 청년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지 재물을 갖다 버리라는 것은 아닙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돈을 사랑하는 것이 문제라고 성경은 말을 하잖아요? 돈이 일만 악의 뿌리가 아닙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사랑한다는 말은 돈의 종이 된다는 뜻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종이 된다는 것입니다. 누구를 사랑하긴 하는데 종은 안 되던데요? 사랑을 제대로 안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 즉 돈의 종이 되어서 돈에 끌려가는 것을 성경이 경고하는 것이니 우리 그리스도인은 돈의 주인이 되면 됩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불신자들이 돈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그리스도인이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나아요. 더 좋은 곳에 쓸 수 있잖아요. 성경에도 부자가 많이 있습니다. 부자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한 일에 잘 쓰려면 그리스도인이 부자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아리마대 요셉을 보세요. 그가 부자였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예수님에게 새 무덤을 제공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좋은 일에 쓰기 위해서, 좋은 일을 잘 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벌고 아끼고 저축을 해야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이 청년의 문제는 재물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재물을 하나님으로 알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 능력이 있다고 믿었고, 그걸로 인해서 내가 영생을 얻을 만한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은, 그것이 잘못되었고 예수님께서 그것을 찔렀다는 것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제자들도 이 말씀을 듣고 굉장히 놀랐던 것 같아요. 저런 부자가? 저렇게 잘 살아온 청년이 천국에 못 가게 되면 우리는 뭐야? 이렇게 되는 거죠. 굉장한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예수님께서 하나님은 사람이 못하는 일을 하나님께서는 하신다. 하나님께서 천국으로 인도하실 거다. 이 말에 제자들이 마음을 놓습니다. 희망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제자들이 “예수님, 우리는 집도 버리고 가족도 버리고 많이 버렸는데요? 그래서 천국에 가면 상급이 많겠죠?” 간단하게 말하면 “이만하면 됐죠?” 그런 얘기예요. 오늘 우리도 교회를 열심히 섬기고 열심히 헌신하고 이럴 때 가끔은 ‘이만하면 됐지 않겠느냐?’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여러분, 그렇게 사신 것 참 축하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아주 기뻐하시리라 믿어요.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적어도 하나님 앞에 나와서 “하나님, 저 이 만큼 살았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살아야 돼요. 그렇게 살고, 더 잘하는 것은 그 말을 안 하는 것이 잘하는 거예요. “하나님, 저 이만하면 됐지 않겠습니까?” 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렇게 살고 그 말은 하지 마세요.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만하면 됐지 않습니까? 했을 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31절을 보세요. ‘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 한 마디로 방심하지 말고 조심해라. 잘 했다고, 잘 살아왔다고 방심하지 말고 조심해라. 그런 뜻으로 말씀하시는 거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 되는 것은 참 쉬워요. 정말 쉬워요! “믿습니다.” 라는 고백만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아 주셨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는 것 때문에 너무 방심하고 너무 함부로 사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됐으니, 우리보다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수 있으니, 천국은 그런 곳이니 조심하고 주의해야 된다. 그런 얘기잖아요.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받았다고 하는 것은 갓난아이가 태어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태어났으면 자라나야 되잖아요? 태어난 아이가 사흘이 지나도록 엄마 젖을 안 빤다면 큰일입니다. 우리 서 목사님 지금 정신이 없어요. 애기가 엄마 젖을 안 빠니까요. 그래서 건대 병원에 신생아 중환자실로 들어갔답니다. 링거를 놔야 된다는 거죠. 태어났으면 빨고 먹고 싸고 고함지르고 이러면서 자라야 되는데 자랄 생각은 안 하고 이만하면 됐죠? 하는 순간에 그건 위험하다. 예수님께서 그런 충고를 주고 계시는 겁니다.

말씀을 이렇게 정돈해 보려고 합니다. 어디 취업 공고가 났습니다. 월급 한 달에 400만원, 할 일 없음, 와서 놀기만 하면 됩니다. 여러분, 그 회사에 원서 한 번 내 볼랍니까? 말랍니까? 내는 사람이 바보죠. 누가 낼까요? 우리 교회는 가능성이 많아요. 원서 낼 사람이 많아요. 저 위의 5층(발달장애인 학교가 있음)에서 원서 낼 가능성이 많고, 어린아이들이 낼 가능성이 많지 않겠어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은 이것보다 더해요. 믿기만 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 천국에 들어간다. 이것은 ‘월급 400만원 준다. 와서 놀아라.’ 하는 것보다 더 심한 거예요. 너무너무 쉽고, 너무너무 간단한 문제니까 사람들이 그걸 우습게 여기는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어린아이들처럼 그 말을 받아 들여라. 이유 없이 믿으라.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왜 하나님께서 이런 방법으로 우리를 부르실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를 구원할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뭔가를 해야 되지 않겠나? 이건 사람들의 생각이에요. 그래서 이단들이 ‘이렇게 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면 빠져 들어가는 거예요. 잘 빠져듭니다. 심지어 집을 바쳐라, 헌신해라, 너 일생을 하나님께 바쳐라, 그래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 오히려 이 말이 솔깃해 보여요. 그게 진짜처럼 보이는 거예요.

아무 것도 필요 없다. 하나님 말씀 그대로 믿기만 하면 된다. 이건 어딘가 사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여러분, 우리의 능력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그 어떤 것을 하나님께 드린다 해도 그것이 하나님께 아무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에요. 그걸 요구하는 것은 사람들이 하는 겁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탐내지 않아요. 그렇게 해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보니 너무너무 감사하고 감격하고 그래서 하나님께 뭔가를 돌려 드리기 위해서 힘쓰고 애쓰고 그러는 것이죠. 우리가 받은 구원이나 우리의 믿음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 온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에 대한 감사뿐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보다 늦게 교회를 찾아온 초신자들, 우리보다 뭔가 하는 짓이 서툰 저 정신 나간 형제들을 우습게 여기지 말라는 겁니다. 오히려 ‘아, 하나님께서 이런 방법으로 우리를 부르셨구나!’ 깨달아야죠. 아무런 능력이 없는, 존재가치도 없는 이런 어린 아이가 누굽니까? 우리 자신이 그런 어린 아이예요. 나 혼자서 뭔가 좀 이룰 만하고 뭔가 좀 될 만한듯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시면 정말 아무런 능력 없는 어린 아이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이런 우리를 그렇게 쉬운 방법으로 부르셨다는 사실을 감사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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