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아 들으라!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서기관이 이르되 선생님이여 옳소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그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이 참이니이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또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나으니이다 예수께서 그가 지혜 있게 대답함을 보시고 이르시되 네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도다 하시니 그 후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마가복음 12:28~34]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도전하는 무리들이 참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들이 유대인의 지도자들이었죠. 예수님께 도전하고 시비를 걸다가 말로써 안 되니 결국은 죽이는 데까지 갔죠. 그 중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은 사람들이 간혹 있었습니다. 니고데모가 그랬고 아리마대 요셉이 그랬습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이 서기관도 예수님의 말씀을 새겨들었던, 말귀를 잘 알아들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이 분이 예수님께서 다른 사람들과 논쟁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는데, 너무너무 말씀을 잘 하시는 것을 알고서는 예수님께 한 수 배우겠다는 심정으로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잘 알아듣는 것도 복입니다. 그래서 이 질문에 예수님께서 답변을 하셨더니 예수님의 말씀에 감격적으로 동의했고 예수님도 크게 칭찬을 했죠. 더 이상 예수님에게 질문하는 사람들이 없더라고 합니다. 조금 더 넘어가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백성들이 즐거이 듣더라고 합니다. 아마 이 서기관도 나름대로는 고민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진지한 자세를 갖추었던, 그리고 실력도 갖추었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본문을 조금 찬찬히 들여다보면 약간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28절에 ‘서기관 중 한 사람이 그들이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잘 대답하신 줄을 알고’ 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무엇을 어떻게 대답을 잘 하셨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에 보면 몇 가지 변론한 예가 나옵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만 한 가지 소개하죠. 예수님을 옭아 넣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가이사에게 세금을 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이것을 물었습니다. 질문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정말 기막히는 질문입니다. 가이사에게 세금을 내라고 하면 민족의 반역자가 되고, 유대민족에게 등 돌림을 당할 수 있죠, 가이사에게 세금을 내지 말라고 하면 가이사에게 반역이 되는 겁니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정말 기막히는 질문을 하나 던졌는데 예수님께서 기막힌 답변으로 빠져 나가는 거죠.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오라고 그래요. 요즘 말로 해서 지폐 큰 것 한 장 가져오라는 거죠. 유대인들은 이것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돈에 사람의 얼굴이 새겨져 있으니까 우상이라고 생각하고 유대인들은 이것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데나리온 하나 가져오라고 하니까 덜컥 내 놨죠. 그걸 지니고 있다는 자체가 유대인 자격이 없다는 뜻입니다. 만약 바리새인이 가지고 다녔다면 신앙없는 목사 정도 된 거죠.

예수님께서 “여기에 있는 글과 그림이 누구의 것이냐?” 물었더니 “가이사의 것입니다.” 그랬거든요. 예수님께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이렇게 말해 버린 거예요. 여러분, 이것이 얼마나 묘한 답변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옳은 답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동문서답이에요. 질문과 예수님의 답변은 영 엉뚱한 거예요.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신사임당이 그려진 지폐는 누구 것입니까? 내 주머니에 있으면 내 것이죠! ‘신사임당이 있는 지폐 내봐라. 이것이 누구냐? 신사임당입니다. 신사임당 것은 신사임당에게 줘라.’ 이게 말이 됩니까? 전혀 말이 안 되는 이런 방식으로 대적하는 사람들을 물리치신 거예요.

논리로 싸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주 탁월해야 이겨요. 그런데 예수님의 방법은? 이렇게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누가 연구해서 이름을 붙여 놓았나싶은 생각이 들긴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제가 붙인 이름은 ‘헛다리짚기’ 입니다. 소위 속임수죠. 축구 선수들 헛다리짚어 가면서 공 빼는 재주! 저는 성경을 보면서 예수님의 이런 수법을 잘 배웠나 봐요. 대학 다닐 때 술을 안 먹는다고 하도 친구 놈들이 공박을 해대니까 어느 날 작심을 하고 제일 나를 핍박하는 술꾼 친구를 넉다운 시켰습니다.

옛날에는 소주가 지방마다 상표가 달랐습니다. 대구, 경북 지방에는 ‘금복주’ 예요. 배가 불룩하게 나오고 귀가 축 쳐진 상표가 있었습니다. 술 안 먹는다고 제일 핍박하는 친구에게 물었어요. “너, 금복주 이마에 털이 몇 개인지 알아?” 모르겠대요. “그것도 모르는 게 뭘 까불고 있어?” 이 친구 다시는 저한테 술 문제로 시비를 안 걸었어요. 술 먹는 것과 금복주 아저씨 이마의 털이 몇 개인지 아는 것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거예요. 정답을 가르쳐 드릴까요? 털이 4가닥 있었어요. 대머리 같은 이마에 두 줄 씩 있었어요. 굵긴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4개예요.

술 안 먹는다고 핍박하는 사람에게 나는 왜 술을 안 먹어야 하며, 신앙인으로서... 이렇게 논리적으로 싸우는 것도 괜찮아요. 그렇게 피해 나가는 적도 많아요. 그런데 하도 심사가 고약한 인간들에게는 헛다리짚어서 빠져 나가는 거예요. 그 친구 참 웃겨요. 금복주 이마에 털이 몇 갠지 알아? 모르겠대요. 그것도 모르는 주제에 뭐 술 먹는다고 큰 소리냐? 그랬더니 다시는 저 앞에서 술 얘기 안하더라고요. 예수님에게 배운 셈이죠. 진지하게, 논리적으로 싸워서 이겨야 할 경우는 그렇게 싸워야 되지만, 굳이 싸울 필요 없이 옆으로 빠져나가야 할 때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는 예수님의 수법이 참 재미있습니다.

서기관이 옆에서 이 문제와 다음에 나오는 부활 논쟁을 보니까 너무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예수님, 진짜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에게 한 수 배우겠다고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계명 중 첫째가 무엇입니까?” 29절, 30절을 봅시다. 예수님의 답변이 조금 이상한 구석이 있으니까 한 번 보세요.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첫째 되는 계명이 무엇이냐? 고 물으니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왜 이러시나요? 서기관이 물었는데 왜 “이스라엘아 들으라” 이러시나요? 뭔가 이상한데? 이러면 정상이고, 이게 무슨 말인지 금방 아시면 상당한 실력을 갖춘 분이십니다. 이상한 게 없는데요? 이런 분이면 성경을 좀 천천히 읽으시면서 생각을 좀 하셔요. 이 부분이 왜 이상하게 보이느냐 하면 예수님의 말씀은 ‘자네가 지금 나한테 물은 그 질문의 답은 바로 구약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지 않느냐?’ 하고 인용하시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에 있는 이 구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고 하는 이 말씀이 바로 가장 첫째 되는 계명이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얼핏 생각하면 제일 첫째 되는 계명이 ‘십계명’ 이라고 대답을 하거나 아니면 그 중에서도 첫째 계명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은데 예수님은 구약 성경 구절 하나를 인용하신 겁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는 겁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248개의 해야 할 규정과 365가지의 금지 규정이 있었습니다. 합치면 600개도 넘어요.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계명을 주셨는데 이것을 잘 지키기 위해서 계명을 더 자세하게 만든 거예요. 그렇게 많은 계명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합니까? 하고 예수님께 물었더니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고 하신 겁니다. 신명기 6장 4절~5절입니다. 이것을 인용해서 모든 계명의 근본정신이 하나님 사랑하는 것, 이웃 사랑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준거죠.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많은 계명을 하나하나 외우고 그것을 다 지키려고 온 힘을 썼는데 예수님께서 그 모든 계명을 한마디로 딱 요약을 해 버렸습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계명을 다 지켰다 해도 하나님을 사랑한 게 아니고 이웃을 사랑한 게 아니라면 그게 계명을 지킨 게 아니라는 뜻이 되고, 계명을 하나도 몰라도 진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한다면 그 계명을 다 지킨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간단하게 요약해 준 거죠. 신명기 본문에 보면 세 가지로 되어있습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라’ 고 되어있는데 예수님께서 여기에서 ‘목숨을 다하고’ 라는 것을 하나 더 넣어 놨어요. 의미상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의미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왜 그것이 첫째 되는 계명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제일 처음에 ‘하나님을 사랑하되 마음을 다 하고~’ 라고 말합니다. 마음을 다 한다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이나 겉모습만 하나님을 섬기듯이 흉내내지 말고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이죠. 그래서 하나님을 사랑하려면 제일 처음 할 것이 마음을 드리는 것입니다. 여러분, 헌금할 때 좀 아까우세요? 기쁘세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정말 기쁘고 감사하면 이것은 헌금을 드리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쓸 데도 많은데 세금하고 재료비하고 이런 저런 것 감안해서 조금 줄였으면 좋겠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 아까운 거잖아요? 이러면 헌금은 드렸을지언정 하나님께 마음을 드린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마음을 드리면 돈을 많이 쓰는데도 참 기뻐요. 돈을 많이 주거나 쓰는데도 기분이 좋을 경우가 있었나요? 생돈 나가는데도 기분 좋은 경우가 있었나요? 그런 경험이 전혀 없었다면 참 불행한 사람입니다. 쉽게 말해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 정말 좋아 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어떤 분이 딸 시집보낼 혼수품 산다고 돈을 많이 썼대요. 물어 봤어요. “집사님, 돈 몇 천만 원 쓰고 안 아까우세요?” 그랬더니 “세상에 돈 쓰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줄 몰랐대요.” 너무너무 기분이 좋대요.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면 아무리 많은 것을 드리고도 드리는 그 자체가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목숨을 다하고~’ 그랬죠. 어쩌면 마지막의 ‘힘을 다하여~’ 라는 의미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적당하게 시늉만 내거나, 하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의 노력을 다 하란 뜻입니다. 여러분, 새벽기도 꼭 가야 돼요? 그 시각에 일어나서 집에서 기도하면 안 됩니까? 회사 퇴근시간 맞춰서 교회 가려면 밥도 못 먹고 바쁘게 뛰어가야 하는데 꼭 예배를 예배당에 가서 드려야 해요? 집에서 인터넷 보면서 예배드리면 안 되나요? 집에서 인터넷으로 드리면 넥타이 매고 정자세로 드려요? 아니면 의지에 비스듬하게 누워서 드려도 되나요? 예배나 하나님 섬김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힘을 쓰라는 겁니다. 몸을 드리라는 겁니다.

오늘날 우리 세대는 몸 쓰는 것을 좋아 하지 않습니다. 웬만한 일은 돈으로 때워 버리려고 합니다. 요즈음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있었던 동네에서는 반상회에 안 나오면 벌금을 매겼습니다. “아이, 귀찮은데 벌금 내고 말지 뭐~” 교회에서도 안 나오면 벌금을 매기면 마음 편하게 빠집니다. 벌금이 없으면 마음이 불편하게 빠지는데 벌금제도 만들어 놓으면 마음 편하게 빠집니다. 오늘 우리 세대가 그런 세대인데 하나님은 몸을 요구하셔요. 하나님 섬길 때 힘쓰라는 거예요.

아이들 수련회 갈 때 찬조금을 조금씩 내밀면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고마운 일은 그 먼 곳까지 따라 가서 고생하면서 며칠씩 밥 해주며 함께 땀 흘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섬길 때 그렇게 힘들게 땀 흘려 가면서 섬기라는 것이죠. 이번 토요일 교회 청소입니다. “아, 내가 교회에 충분히 헌금하고 했으면 용역을 사서 하면 되지, 꼭 내가 가서 걸레질 하며 땀 흘려서 해야 되나?” 그 말도 맞을는지는 모르겠는데 하나님의 답은 간단해요. “몸을 드려라!” 그래서 땀 흘려 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때 “아, 하나님께서 기회 주시는구나!” 생각하고 뛰어 갈 수 있는 자세가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는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비가 오면 물이 세나요? 이 서울 한복판에서 비가 오면 물이 센다고요? 여러분, 비가 오면 우리 교회 물이 센다는 것을 아시면 “비가 오네! 교회 한 번 가봐야겠다.” 이런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있던 모교회에서는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세요. 물론 집이 먼 것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제가 제일 먼저 도착했습니다. 전도사로 있던 시절에 그 교회도 비가 잘 셌어요. 비가 오기에 혹시나 해서 또 뛰어 갔죠. 세상에! 그 날은 앰프 위에 직통으로 비가 떨어졌습니다. 스위치 전부 못쓰도록 다 막았습니다. 비닐로 다 덮어 버렸습니다.

비가 센다는 것을 알면 비가 오면 뛰어갈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서 몸을 드리라고 하셨거든요. 새벽에 교회 오는 것 힘든 겁니다. 힘들게 왔더니 잠밖에 안 와요. 실컷 졸다가 기도하다 갔는지 졸다가 갔는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내가 하나님께 몸을 드리려고 노력 했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리라 믿어요. 하나님을 섬길 때 마음을 드려라, 몸을 드려라고 말씀하셨다는 것 잊지 마세요.

또 한 가지는 ‘뜻을 다하고~’ 라고 말씀하셨죠. 말을 바꾸면 ‘머리를 드려라’ 입니다. 머리를 드려라 하면 이상해서 ‘머리를 써라’고 합시다. 하나님을 섬길 때는 머리를 쓰라는 겁니다. 무거운 머리 왜 이고 다닙니까? 목사님한테 가셔서 “목사님, 이것 어떻게 할까요? 목사님 하라는 대로 할게요.” 철없을 때는 그래도 좋은데 하나님께서 뭐라고 하시는지 아세요? “너 그럴 때 쓰라고 준 머리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하나님을 잘 섬길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애 써야 합니다. 그런데 머리 쓰다가 잘못 하면 어떻게 돼요?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우리가 머리를 쓴다고 생각에 생각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잘못 되었다칩시다. 그것이 순수한 동기인지 아닌지는 하나님께서 다 아십니다.

어떤 어린 아이가 아빠 도와준다고 열심히 구두를 닦았어요. 바닥까지 약칠해 가면서 싹싹 다 닦았어요. 열심히 지나쳐서 구두 속까지 다 닦아 버렸어요. 남자 구두는 속까지 다 닦아 버리면 버려야 해요. 그러나 그 아버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하는 이쁜 자식이 저지른 사건으로 남아요. 구두 한 켤레 버렸다는 생각보다는 “이 녀석이 아빠 좋다고, 아빠 기쁘게 해주려고 구두 닦았다고!” 그러다가 구두 한 켤레 버렸지만, 구두 망친 생각보다는 아이가 아빠 생각하는 그 마음이 훨씬 더 강하게 남아요. 혹시 여러분들이 하나님 기쁘게 하려고 머리 쓴다고 많이 고민했는데 이게 혹시 잘못되면 어떨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의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설령 그렇게 잘못 되었다 하면 우리가 인용할 구절이 또 있어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하나님께서 그것을 그렇게 갚아 주세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떻게 하나님을 섬긴다고요? 마음을 드리세요. 몸을 드리세요. 그리고, 머리도 드리세요. 그래서 신명기 6장 말씀에서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그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만약에 이 셋 중에 한 두 개가 빠지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가령, 회심하기 전의 사울을 보세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뜨거운 열심은 있었어요. 정말 하나님께 마음도 드렸는데 지혜가 잘못 된 거죠. 머리로 잘못 생각한 거예요. 그러니까 몸도 마음도 하나님께 드렸는데 머리를 안 드렸더니 초대 교회에 엄청난 피해를 입혀 버렸더라는 거예요.

옛날에 어떤 할머니가 버스를 탔습니다. 운전기사가 “할머니 차비 내셔야죠?” 했더니 이 믿음 좋은 할머니가 “우리 아버지 차 탔는데 내가 왜 차비를 내?” 이랬답니다. 운전기사가 뭐라고 그랬겠어요? “세상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이가 내 아버지이신데 내가 왜 차비를 내? 하나님의 아들인 내가 말이야.” 뭐가 없는 거예요? 이 할머니는 하나님을 섬기는데 몸도 드리지 않았고 머리도 드리지 않았어요. 가슴은요? 마음은? 마음은 반쯤 드린 것 같아요. 이쯤 되면 훌륭한 신앙인이 아니고 그 운전기사가 보면 무식한 할매입니다.

이 세 가지를 다 드려서 하나님을 섬기라고 하는데 한 두 개 빠뜨리면 하나님 영광 드러내는 게 아니고 하나님께 욕이 돌아가도록 해버리는 결과가 나옵니다. 뜻을 다하지 아니하고 열심만 내는 것을 가리켜서 우리는 ‘맹신’ 이라고 그럽니다. 무조건 ‘아멘’, 무조건 ‘예스’, 굉장히 위험합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어요. 이런 사람을 가리켜서 ‘무례한 그리스도인’ 이라고 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무례하다는 거예요.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열심만 내버리면 자기 의는 드러낼 수 있지만 하나님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참 많아요.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은 하나님만 그렇게 섬기는 게 아니고 이웃도 그렇게 섬기라고 했어요. 그 이웃이 누구입니까? 나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 누구예요? 배우자이거나 우리 집 아이들이에요. 배우자나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어떻게 사랑하느냐? 몸과 마음과 뜻을 다하여! 마음으로, 몸으로, 머리로 그렇게 사랑해야 되는 거예요. 이것 참 쉽지 않습니다. 남편이 부인을 사랑하긴 하죠. 그런데 무엇으로 사랑해요? 몸으로 사랑하는 게 쉽지는 않은가 봐요. “여보, 이것 좀 해 주라.” “응, 알았어. 조금 있다가...” 이러다가 영영 안 할 수도 있고요. “내가 마음은 얼마나 당신 사랑하는지 알잖아? 그런데 입이 잘 안 되가지고....” 마음은 있는데 몸이 말을 안 듣고, 경우에 따라서는 몸도 마음도 다 있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요.

자녀를 사랑하고 부부간에 서로 사랑하고 이웃을 돌본다고 할 때 마음도 가야하고, 몸으로 섬겨야 하고, 생각도 해야 합니다. “이것이 과연 저 사람을 제대로 돕는 것일까?” 하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되 이렇게 사랑하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이것이 첫째 되는 계명,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는 거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만약 게으르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안 믿는 사람과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게으를 수가 없어요. 그런데 열심은 있는데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이것도 참 문제가 됩니다. 열심도 있고, 이웃에 대한 배려도 있는데, 생각도, 생각한다는 말은 고민을 한다는 겁니다, 많이 해야, 제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겁니다.

하나님도 그렇게 섬기고 이웃도 그렇게 섬기려면 참 힘들겠다 싶은데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예요. 이유가 29절을 한 번 더 보세요. 우리가 그렇게 해야 되는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고 말해요. 하나님 한 분이신 줄은 잘 아시죠. ‘하나님은 한 분이시다’ 그 말이 의미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여기서는 이렇게 하나님과 이웃을 섬겨야 할 이유가 “하나님은 한 분이시기 때문에 그렇다.” 라고 하는 것은 좀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병을 고치는 방법이 딱 한 가지 밖에 없다면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아무리 먹기 싫어도 먹어야 되죠. 그것 외에 방법이 없다면... ‘어혈’이라는 것 있죠? 찾아보니 ‘피떡’이라고 번역되어 있기도 했어요. 옛날 어른들에게 들은바에 의하면 ‘죽은 피’ 라고 해요. 교통사고 같은 충격을 당하면 우리 몸 안에 죽은피가 많이 들어 있답니다. 그런 것을 빼야 한답니다. 이걸 ‘어혈’이라고 한답니다. 옛날 해방 된지 얼마 되지 않아 공비들이 날뛸 때 밤에는 공비들한테 두들겨 맞고 낮에는 경찰서에 가서 두들겨 맞은 사람들이 몸이 성치 않아요. 그렇게 두들겨 맞은 사람들의 몸에 어혈이 많다고 그래요.

요즈음은 여기에 적합한 약이 많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옛날에 약도 흔치 않던 시절에 이렇게 맞아서 몸에 피멍이 많이 들고 몸이 말을 잘 듣지 않는 분들에게 가장 좋은 약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연세 많으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설교시간에 민망합니다만 ‘똥물’이에요. 옛날 재래식 화장실에 대나무를 꽂아 놓아요. 대나무 마디 안에 노란 물이 차요. 쉽게 말하면 똥물이에요. 그것이 어혈에 좋다고 해서 약으로 만들어서 썼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에게 마시라고 하면 마실까요? 죽으면 죽었지 그것을 어떻게 먹느냐? 아무리 못 먹는다고 버텨도 이것 외에 약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먹을 수밖에 없어요.

아직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4~5년 전까지 경주에 그것을 만드는 집을 제가 알고 있었어요. ‘똥소주’ 라고 그래요. 이걸 만들어서 파는 분이 있었어요. 꿀보다 비쌉니다. 꿀 1되에 3만원 할 때 냄새 좀 나는 똥소주 3만원, 냄새 좀 적게 나는 똥소주는 5만원 했어요. 그런데 그것을 사겠다고 사람들이 얼마나 몰려드는지 물건이 없어서 못 팔았다고 그래요. 아직도 그 집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병을 고치겠다고 그 냄새나는 것을 어떻게든 콧구멍을 틀어막고 김치를 둘둘 싸서 삼켜야 되지 어떡하겠어요? 방법이 없다면요.

먹기 고약한 약이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저히 먹을 수 없는데도 이것 외에는 약이 없다면 아무리 문제가 되더라도 먹어야죠. 요즈음은 그런 사건이 잘 안 보입니다만 옛날에 갱도가 무너졌거나 건물이 무너져서 여러 날 깔려 있을 경우에 물이 없잖아요. 버텨야 합니다. 무엇을 먹고 버티나요? 물이 없는 곳에서? ‘소변’ 자기 소변을 받아먹으면서까지 버텼어요.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죽으면 죽었지 안 먹는답니다. 그러나 살아날 방법이 그것 밖에 없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살아나야죠. 체면이 중요한지 사는 것이 중요한지 고민을 좀 하긴 해야 할 것 같아요.

‘하나님은 한 분이시다’ 는 말은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며 우리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분 밖에 없다.” 는 뜻이에요. 그러니 이런 하나님을 이렇게 섬겨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유대인들은 아침저녁으로 묵상하고 손목에 경문을 써서 붙여 놓고, 심지어 이마에 붙이기도 하고, 집 안팎에 여기 저기 붙여 놓고 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것은 신명기 6장 4절~5절인데 제가 6절부터 읽어 보겠습니다.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 기록할지니라’

기억해야 할 말씀이 4절 5절입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란 이 말씀! 예수님께서 마가복음에서 인용한 이 말씀을 손목에, 이마에, 문설주에, 그렇게 해서 밤낮으로 아이들을 가르쳐라고 했단 말씀입니다. 지금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집에 들어가면 방 한쪽 문에 매미 같은 것이 달려 있어요. ‘메주자’ 라고 합니다. 그 안에 성경 구절이 들어 있어요. 제일 많이 인용되는 성경구절이 바로 이 말씀입니다. 지금도 문마다, 심지어 호텔 문에도 있어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렇게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이 말씀에 이름이 붙어 있어요. 첫 글자를 따서 ‘쉐마’ 라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말씀을 적어놓고 외우고 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예수님께서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셨다는 말씀이라는 것은 잊지 맙시다. 써 붙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 말씀을 기억하고 그 말씀을 따라서 하나님을 사랑하되 어떻게요? 마음을 드리고, 몸을 드리고, 머리를 드려서 하나님을 사랑해야 된다. 왜?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고 계시는 유일한 분이 그 분이시다. 그 분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굉장히 중요한 구절이죠.

하나님을 사랑할 때도 그렇게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할 때도 그렇게 사랑해야 된다. “아, 그런데 먹고 살기도 바쁜 이런 세상에서 언제 그렇게 사랑하고, 언제 그렇게 마음 드리고 몸 드리고 머리 드려야 되겠냐?” 고민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여러분, 의외로 이건 쉬울 수도 있어요. 우리 선조들이 외웠던 ‘코람데오’ 란 말 있죠?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지 하나님 앞에 있다는 의식만 분명하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이렇게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카톨릭에서 교회를 개혁하겠다고 나왔던 종교개혁자들이 큰 공헌을 끼쳤는데 그 큰 공헌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직업, 우리가 맡아서 해야 하는 이 일이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라고 한 겁니다.

목사만 소중하고 직장일이나 가정을 돌보는 가정일은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 생각은 종교개혁자들이 그것도 다 중요한 일이라고 가르쳤어요. 몇 백 년 전 이야기이며 지난 일인데 아직도 거기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참 문제가 많은 거예요. 목사는 교회를 중심으로 교인들을 돌보는 거룩한 소명을 받았어요. 직장인은 직장을 통해서 내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야 할 거룩한 소명을 받았어요. 가정을 돌보는 일도 거기 역시도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거룩한 사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게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이라 여기고 거기에 최선을 다해서 애쓰고 노력하면서 하나님을 섬겨야 합니다.

이런 의식만 분명하다면 몸과 마음과 머리 다 드려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맡겼기 때문에, 이 사명을 맡겼기 때문에 내가 이 일을 한다.”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 돌보고, 밥 짓고, 직장 다니고, 돈 벌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게 열심히 사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면 지혜롭게, 열심히 해야 된다는 것은 너무 분명해요. 너무너무 열심히 하다가 일찍 돌아가시는 분이 많아요. 우리 교단 목사님 같은데 일찍 소천하시면서 후배들에게 “책 사지 말고 밥 사먹어라.” 고 그랬어요. 돈이 생기면 우선 책부터 다 샀어요. 책이 있어야 공부를 하고 그렇게 해서 설교를 하고 가르쳤어요. 책이 더 소중했습니다, 밥보다. 그렇게 사시다 보니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일찍이 돌아가셨어요. 그 분 정말 충성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충성에 무엇이 부족했느냐 하면 머리를 드리는 일에 약간 부족한 겁니다.

우리가 교회를 섬기되 하루 이틀 섬기다 말 일이 아니죠. 내일 당장 주님 오신다면 오늘 모든 것 집어 치우고 여기 매달리고 오늘 집에 가지 말아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러지 말라고 “내가 언제 올지 나도 모른다.” 이러시는 거예요. 여러분에게 주어진 일상을 정말 열심히 사시되 육체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먹을 때는 먹고, 쉴 때는 쉬고, 일 할 때는 열심히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다운 바른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명기의 이 말씀을 예수님께서 너무너무 귀하게 여기셔서 “이것이 첫째 되는 계명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계명을 지키며 이 계명대로 사는 사람의 복을 신명기 6장 3절이 말해 줍니다. 신명기 6장 3절을 읽고 오늘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아 듣고 삼가 그것을 행하라 그리하면 네가 복을 받고 네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허락하심 같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네가 크게 번성하리라’ 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비단 이 땅에서의 삶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복을 받아 누릴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통칭하는 뜻이겠는데 “이 말씀을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크게 번성하리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혹시 다른 말씀 다 잊어버리시더라도 예수님께서 이게 첫째 되는 계명이라고 그러셨으니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시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이 복을 다 받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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