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많다고요?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여룹바알이라 하는 기드온과 그를 따르는 모든 백성이 일찍이 일어나 하롯 샘 곁에 진을 쳤고 미디안의 진영은 그들의 북쪽이요 모레 산 앞 골짜기에 있었더라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따르는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넘겨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이제 너는 백성의 귀에 외쳐 이르기를 누구든지 두려워 떠는 자는 길르앗 산을 떠나 돌아가라 하라 하시니 이에 돌아간 백성이 이만 이천 명이요 남은 자가 만 명이었더라 여호와께서 또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아직도 많으니 그들을 인도하여 물 가로 내려가라 거기서 내가 너를 위하여 그들을 시험하리라 내가 누구를 가리켜 네게 이르기를 이 사람이 너와 함께 가리라 하면 그는 너와 함께 갈 것이요 내가 누구를 가리켜 네게 이르기를 이 사람은 너와 함께 가지 말 것이니라 하면 그는 가지 말 것이니라 하신지라 이에 백성을 인도하여 물 가에 내려가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개가 핥는 것 같이 혀로 물을 핥는 자들을 너는 따로 세우고 또 누구든지 무릎을 꿇고 마시는 자들도 그와 같이 하라 하시더니 손으로 움켜 입에 대고 핥는 자의 수는 삼백 명이요 그 외의 백성은 다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지라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물을 핥아 먹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안을 네 손에 넘겨 주리니 남은 백성은 각각 자기의 처소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 이에 백성이 양식과 나팔을 손에 든지라 기드온이 이스라엘 모든 백성을 각각 그의 장막으로 돌려보내고 그 삼백 명은 머물게 하니라 미디안 진영은 그 아래 골짜기 가운데에 있었더라 [사사기 7:1~8]

믿음이 좋다는 것이 무슨 뜻이죠? 어떤 분은 ‘믿고 일을 확 저질러 버려?’ 그런 게 아주 믿음이 좋다고 여깁니다. 또 어떤 분은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니까 믿고 조용하게 기다려 봐”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일을 저지르는 사람과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니 조용히 기다리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사람 중에 어느 사람이 믿음이 더 좋은 걸까요? 아마 둘 다 맞을 수도 있고 둘 다 신앙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무식하고 용감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 보여요. 저게 진짜 믿음일까? 하고 의심스러울 때가 적잖게 있습니다. 아무 계획도 없고 준비도 없이 그냥 확 일 저지르는 것이 진짜 믿음이 좋은 걸까요? 어쩌면 그렇게 해야 할 때도 있을 수 있습니다마는 어떨 때는 하나님을 믿고 꼼짝하지 말아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성경이 두 가지 경우를 다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 14장 14절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앞에 막혀 우리는 다 죽었다고 발버둥을 치고 있을 때 모세가 그럽니다. “가만히 서서 오늘 너희를 위해서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기만 하라.” 하나님을 믿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주 신앙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는 그 반대입니다. 바울이 아시아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가려고 하는데 성령이 막았다고 그래요. 성령이 막으면 그만 둬야 되지 않겠어요? 아니, 복음을 전하러 가려는데 성령이 왜 자꾸 막으시는지 모르겠어요. 바울은 여기 못 가게 하시면 빙 둘러서 다른 곳으로 가서 복음을 전했어요. 성령이 막으셔도 바울은 복음 전하는 것을 그만 두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3차 전도 여행에서 돌아올 때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면 체포될 것이라는 사실을 성령님께서 바울에게 알려 주었고 주변의 많은 선지자들에게도 가르쳐 주었어요. 그래서 바울을 만나는 사람마다 예루살렘에 가지 말라고 말렸으나 바울은 부득부득 갑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체포되더라도 나는 가야 한다.”고 갑니다. 하나님을 믿고 가만히 있는 것과 하나님께서 막는 것 같은데도 그 길을 가는 사람, 도대체 어느 쪽이 믿음이 좋은 쪽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의 신앙을 판단하기는 더더욱 어렵지만 그것이 본인에게 해당되는 것이라면 ‘이 일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 라고 판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열심보다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나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해보고 싶고 정말 무엇인가 저질러 보고 싶어도 하나님께서 가만히 있으라고 하시면 가만히 있어야 된다는 뜻이죠. 하나님께서 가만히 있으라는데 내가 열심 내어 쳐들어가서 공격하고 일 저지르는 것은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믿는 사람이 가만히 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런 점을 오늘 기드온의 경우를 보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린 기드온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죠. 300명밖에 안 되는 용사를 거느리고 미디안족을 쳐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킨 위대한 사사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드온과 그 300명의 용사를 들어서 어떻게 사용하셨는지를 유심히 봐둘 필요가 있습니다. 기드온 당시에는 미디인족속의 압제를 받고 살았습니다. 미디안족만 쳐들어온 게 아니고 아말렉족, 동방족속 등 다 올라와서 이스라엘을 괴롭혔습니다. 6장 3절에 보니, ‘이스라엘이 파종할 때면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 사람들이 치러 올라와서 진을 치고 가사에 이르도록 토지 소산을 멸하여’라고 합니다. 씨 뿌려 놓으면 그 때부터 올라와서 아예 죽치고 앉아서 다 털어 먹었다는 이야기죠.

일제시대 때 쌀을 공출해 간 얘기를 들은 바에 의하면 추수할 때 와서 뺏어가는 게 아니고 벼가 자라기 시작하면 벼 줄기에 낱알이 몇 개 열리는지 미리 조사해서 뺏어 갔다고 합니다. 농사짓는 사람이 남겨서 먹든지 말든지 그건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이게 압제입니다. 이 미디안 사람들과 동방 사람들이 올라와서 죽치고 있으면서 다 빼앗아 가는 이유가 뭐냐고 하면 앞의 성경을 보면 땅을 멸하려고 했다는 거예요. 목표가 빼앗아 가고 다음에 또 빼앗아 가고 이게 아니에요. 이 땅을 멸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왜 이 모양이 되었을까요? 하나님께서 온갖 기적을 다 보여주시면서 가나안의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이 땅을 주셨는데 사사시대에 특히 기드온 시대에 왜 이 모양이 됩니까? 본문은 말합니다, 자기들을 애굽에서 구원해서 가나안 땅에 심어 놓은 이 하나님을 이스라엘이 잊었다는 거예요.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가나안 사람들의 우상을 섬겼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이런 고통을 당하는 거죠. 이스라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오늘 우리 성도들 중에도 이런 분들이 적지 않아요. 먹고 살 만하면 하나님을 잊어 버려요. 이게 참 불행이죠. 그리고 그렇게 끔찍한 고통을 겪게 되면 그제서야 하나님을 찾아요. 아예 하나님을 모르는 것보다는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고통스러움을 당한 뒤에라도 하나님을 찾는 것이 복은 복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집 나간 탕자, 재산을 가지고 집을 나갔지만 사실은 다 잃어버렸어요. 돼지가 먹는 쥐엄열매 그것도 못 얻어먹었어요. 회개하고 돌아온 것 아닙니다. “우리 아버지 집에는 먹을 것이 많이 있는데...” 라는 이 생각이 그로 하여금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하는 겁니다. 아들로서 돌아올 자격이 없습니다. ‘내가 아버지 집에 가서 차라리 돼지를 치면 먹을 것은 얻어먹을 수 있겠다. 종노릇이라도 해야겠다.’ 하고 돌아왔는데 아버지가 그를 아들로 다시 받아준 겁니다. 멀리 떠나가서 모든 것 다 잃어버리고 가진 것 하나 없고 심지어 돼지보다 못한 처지에 놓였다 하더라도 아버지 집을 기억하는 것이 탕자에게는 복의 근원이 되는 겁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잘 먹고 잘 살 때 하나님 잊어버리고 모든 것 다 잃어버리고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다시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는 것 이게 복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냉정하게 따지면 베드로나 가룟 유다나 별반 차이 없어 보입니다. 예수를 팔아먹은 가룟 유다도 정말 나쁘지만 그렇게 된다고 미리미리 경고를 했음에도 끝내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베드로도 가룟 유다 못지않습니다.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한 사람은 돌아왔고 다른 한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도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이렇게 징계를 당하다가 너무너무 고통스러우면 하나님을 찾아요. 뭐 제대로 회개하고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왜 이 모양이 됐느냐?” 이 생각만 가져도 하나님께서 사사를 세워서 그들을 구원해 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런 형편에 처해 있을 때 하나님께서 기드온을 찾아오십니다. 기드온이 포도밭에 몰래 숨어서 밀을 타작하고 있었습니다. 밀 타작 하는 것 들키면 다 빼앗기니까 포도원 밑에 숨어서 포도주 틀에서 밀을 타작하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찾아오십니다.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 이런 인사를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있긴 어디 있어요? 하나님이 있다면 우리가 이 모양이 될 수가 있습니까?” “네가 이스라엘을 구원해 내라.”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해요? 미디안 족속이 무서워서 숨어서 밀타작하는 내가 어떻게 우리 민족을 구원해 낸단 말입니까?” “내가 너로 하여금 반드시 승리를 얻도록 해 주겠다. 나를 믿고 민족을 구원해 내라.” “진짜 당신이 하나님 맞긴 맞나요?”

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찾아와서 사정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기드온에게 제물을 준비하라고 하시고 제물에 지팡이를 댔더니 거기서 불이 나서 제물을 다 태워버렸습니다. 그걸 보고 기드온이 놀라서 “어, 하나님 맞네! 그럼 난 진짜 죽었네.” “너 죽지 않는다. 하나님 봤다고 해서 죽을 것 같으면 내가 나타났겠느냐? 내 말대로 네가 앞장서서 백성들을 인도해 내라.” 그날 밤에 기드온이 자기 집안에 있던 바알과 우상들을 다 때려 부숴버려요. 하나님께서 찾아오신 기드온의 집안에도 우상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이스라엘이 얼마나 우상숭배에 빠졌고 왜 이렇게 고난을 당하고 있는지 짐작이 갑니다.

기드온이 마을 사람이 무서워서 낮에 못하고 밤중에 다 때려 부숴버린 겁니다. 마을 사람들이 섬기던 신이 모두 박살나 버렸으니까 “누가 그랬느냐?” 하고 찾아보니 기드온이 그랬던 겁니다. “당장 기드온을 찾아 죽여라!” 그랬더니 기드온의 아버지가 “바알이 진짜 신이라면 바알이 알아서 이 죄인을 처치하지 않겠느냐? 바알이 싸울 테니까 그냥 놔두고 기다려보자.” 바알이 싸울 것이다. 바알이 다툴 것이다. 그래서 기드온의 이름을 ‘여룹바알’이라고 한 겁니다. 우리식으로 바꾸면 ‘바알에게 맞아 죽을 놈이다’ 그런 뜻입니다.

그랬던 기드온이 나팔을 불어 군대를 소집했습니다. 그래서 모인 군인의 숫자가 32,000 명입니다. 이게 많은 숫자입니까? 출애굽 할 때에 60만 명이었습니다. 이들이 40년 광야를 지내고 가나안에 들어와서 전쟁을 할 때도 60만 명이었습니다. 지금 세월이 얼마나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기드온이 집합을 시켰더니 겨우 32,000명 모였습니다. 쪼그라들어도 보통 쪼그라든 게 아닙니다. 이 숫자로는 아무 것도 못합니다. 기드온이 싸우러 가기 전에 정말 하나님께서 나로 하여금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합니다.

“내가 마당에 양털을 놔 둘 테니 이 양털에 이슬이 잔뜩 묻혀 있게 하시고 나머지 땅은 바짝 마르게 해 주세요.” 그랬더니 그날 그렇게 됐어요. “하나님 한 번만 더 해 주세요. 오늘은 양털은 바짝 말랐는데 지면에 이슬이 잔뜩 맺히도록 해 주세요.” 하나님께서 들어 주셨습니다. 두 가지 기적을 보고 난 후에야 출전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드온의 기도를 어떻게 이렇게 잘 들어주셨을까? 부러워하지 마세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기드온의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시원찮았으면 하나님께서 이런 증거까지 다 보여줘야 했을까요?

하나님께서 기도 잘 들어주신다고 함부로 자랑하지 마세요.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기도를 잘 들어 주시지 않은 예가 더러 있습니다. 다윗이 아들을 살려 달라고 일주일간 금식하고 매달렸지만 하나님께서 데려 가버렸습니다. 바울이 무슨 병인지 모르겠지만 자기 몸의 병 고쳐 달라고 그렇게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그런 기도는 그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기도를 안 들어주거나 혹시 다른 방법으로 들어주더라도 다윗이나 바울의 신앙은 흔들림이 없으니까 하나님께서 마음 놓고 “그런 기도 하지 마, 그런 기도 안 들어줘!” 하시는 것은 그들의 믿음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회 처음 나와서 뭐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기도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보시니까 “저 기도 안 들어 주었다간 저 녀석 다시는 교회도 안 나오겠다” 싶으시면 하나님께서 기도 잘 들어 주십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철없는 애가 무조건 ‘앵앵’ 거리고 울고 있으면 부모님들이 들어줄 것이 아닌데도 들어주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런 기도를 열심히 하고서 내 기도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다고 하는 것은 별로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드온이 전쟁을 하러 나가기 전에 하나님께서 이런 증거들을 잘 보여 주셨느냐 하면 지금 이스라엘의 형편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어쨌든 그렇게 해서 기드온이 용기를 내서 32,000 명을 데리고 싸우러 갔는데 적군이 너무 많아요. 기드온이 보기에는 적군이 너무 많은데, 나중에 전쟁 끝나고 난 뒤에 보니 적군의 숫자가 135,000명이라는 기록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너무 속 터지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기드온아, 군사가 너무 많다.” 옛날 전쟁은 오늘날처럼 무기가 좋거나 작전을 잘 쓰면 이기거나 하는 전쟁이 아니에요. 옛날 전쟁은 백병전이었어요. 숫자 많으면 이기는 전쟁이었단 말입니다. 그런 전쟁에 135,000 대 32,000 이면 거의 4 : 1 이잖아요. 그걸 어떻게 많다고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하나님께서 왜 많다고 하시는지 7장 2절의 후반을 보면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슬러 스스로 자랑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 만약에 32,000 명이 전쟁에 나가서 이기고 나면 “우리가 잘 해서 이겼다!”고 말할까 싶어서 너무 많다고 하시는 겁니다. 적군에 비하면 32,000 명이 절대로 많은 게 아닌데 하나님은 그런 숫자에 별 관심이 없어요. 다만 얘들이 전쟁에 이기고 난 다음에, 자기들이 잘나서 이긴 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기게 해 주실 것이 분명하지만, 우리 힘으로 이겼다 할 것 같아서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서워 떠는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더니 22,000 명이 돌아가고 10,000 명만 남았습니다. 그러면 13.5 : 1입니다. 맨 몸으로 혼자서 13명과 싸워야 되는 겁니다.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하나님은 10,000 명도 너무 많다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2차로 다시 선발합니다.

물 먹는 자세에 따라서 두 패로 나누라 하십니다. 개처럼 엎드려 물에 입을 대고 핥아 먹은 사람 따로, 꿇어서 손으로 물을 떠서 먹은 사람으로 나눕니다. 손으로 물을 떠서 먹은 사람이 300 명입니다. 여러분, 물을 어떻게 먹는 것이 성경적인가요? 성경은 우리에게 물을 어떻게 먹으라고 가르치는 책이 아닙니다. 까짓것 물이야 손으로 먹던지 입으로 핥아 먹던지 그게 중요한 것 아닙니다. 하나님의 목표는 물을 어떻게 떠먹는가가 아니라 사람의 숫자를 줄이는 겁니다. 어쨌든 그렇게 갈라 보니까 두 손으로 물을 떠먹는 사람 숫자가 300명이더래요. 하나님께서 이 300명 데리고 가거라 나머지 97,000 명 집으로 보내라. 그렇게 된 겁니다.

하나님 군대에 선발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첫째, 용기가 있어야 한다. 둘째, 물 먹을 때 손으로 떠서 먹어야 한다. 그렇게 은혜 받으시면 안 됩니다. 군인이 물을 떠서 먹으면서 언제든지 싸울 자세가 되어 사방을 살펴야 군인다운 것이 아니냐? 지금 하나님께서 그런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하나님의 군대라도 싸우러 나가는 데에는 용기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쟁을 치르는 데에 사방을 경계하면서 주도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은 맞아요. 그러나 여기서 하나님의 주목적은 그게 아니더라는 사실입니다.

겨우 300명 남겨 놓고 하나님께서 그러십니다. 여기 그런 표현은 없습니다만 “딱 맞다. 딱 알맞다!” 그러시면서 싸우러 가라는 겁니다. 자, 하나님께서 이 300명을 가지고 ‘딱 알맞다’고 하실 때 뭐가 알맞은 겁니까? 32,000명? 너무 많다. 10,000명도 너무 많다. 300명 딱 됐다. 뭐 하기에 딱 맞을까요? 본인들 스스로 생각해도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숫자로서 딱 맞는다는 겁니다. 이스라엘의 어느 누구도 이 300 명이 135,000 명을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 못할 거다. 그러니 내가 이기게 해 주어도 아무도 우리가 잘 싸워서 이겼다고 안 할 거다. 그러기에 이 숫자가 딱 알맞다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죽어도, 싸워서 이길 수 없는 숫자 그게 300명입니다. 좀 표현을 바꾸면 설령 전쟁에서 이겼다 해도 우리가 잘해서 이겼다고 절대로 말하지 않을 숫자라는 겁니다. 그게 300이란 뜻입니다. 기드온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제일 싫어하시는 것이 무엇인가가 금방 드러나죠? 사사시대라는 긴 시대를 보면 이 민족이 이렇게 고통당하는 이유가 우상숭배입니다.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우상을 숭배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것이죠.

그러면 기드온에게 군사 300명만 데리고 싸우라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이기게 해 주셨음에도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자신들이 잘해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신다는 겁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자만’입니다. ‘자만’도 하나님을 잊어버린다는 점에서는 우상숭배나 거의 비슷한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려고 하셔도 그렇게 될까 싶어서 이렇게 고민하고 노심초사 하시고 계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복을 주려고 할 때 제일 걱정 되는 게 뭐예요? 신명기 8장 12~13절입니다, ‘네가 먹어서 배부르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거주하게 되며 또 네 소와 양이 번성하며 네 은금이 증식되며 네 소유가 다 풍부하게 될 때에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염려하노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이 잘 먹고 잘 살게 해 주면서도 걱정인 것이 ‘얘들이 그렇게 되면 나를 잊어버릴 건데...’ 그게 하나님의 걱정이에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시켜주면 자기가 잘나서 그렇게 된 건데 하면서 또 우상숭배로 돌아간다는 거예요. 이것이 오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약점 중에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성품이 안 좋을 때가  참 많아요. 어디 가서 시험에 붙고 좋은 성적내면 마음 한 구석에 자기가 잘 나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서 선생님에게 그렇게 감사 잘 안 해요. 부모에게도 감사하는 경우도 드물어요. 사람이 뭔가 잘 났을 때는 항상 자기가 잘 나서 그렇게 된 줄 알고 진짜 감사해야 할 분에게 제대로 감사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아요. 신명기 17장 16절에 보면, ‘이스라엘의 왕된 자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 이스라엘의 왕은 말을 많이 두지 말랍니다. 왜요? 말은 고대의 군사력입니다. 그런데 그런 군사를 많이 두고 그걸 믿고 나라를 다스릴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믿으라는 뜻입니다.

다윗이 나라가 강성해지고 난 다음에 인구 조사를 합니다. 군대 장관인 요압에게 시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께 엄청난 벌을 받습니다. 인구조사가 무슨 큰 죄일까요? 다윗이 왜 인구조사를 했는지 아십니까? 내가 거느리고 있는 군사가 얼마며 전쟁이 났을 때 동원할 수 있는 군사가 얼마 되는지 이게 알고 싶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징계 받는 겁니다. 성경 읽으면 그 대목이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야단 안 맞고 인구 조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인구 조사를 군대 장관에게 시켰기 때문에 문제예요. 본래 이스라엘의 인구조사는 군대 장관이 하는 게 아니고 제사장이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헤아리는 거니까 그 임무는 제사장이 하면 됩니다. 제사장이 하나님의 백성의 숫자를 조사하는 거예요. 그런데 다윗이 군대장관에게 그 일을 맡겼다는 것은 자기가 거느릴 수 있는 군대의 숫자를 파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하나님께 징계를 받는 겁니다.

다시 정돈합니다. 하나님께서 전쟁을 하러 나갈 군인들을 선발하는 기준이 뭐냐? 겁나는 사람 돌아가라 했으니 용감한 사람들이에요. 세상에, 전쟁이 났는데 돌아가라 하면 남아 있을 사람 별로 없을 텐데요. 그리고 물 먹는 자세를 보면 용의주도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그것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하나님께서 진실로 필요한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이겼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시는 분은 진짜 능력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 재주 있는 사람, 잘난 사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는 말씀입니다. 어떻게 이겼건 어떤 좋은 일을 이루었건 간에 “하나님의 은혜로 이 일을 할 수 있었다” 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을 하나님께서 찾으십니다.

여러분, 열심히 사셔요. 그래서 이 땅에서도 잘 살기를 바랍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꼭 거지 같이 살라는 법 없습니다. 성경에 부자들 많이 나옵니다. 복 받은 부자 아브라함, 이삭 그리고 나중에 보면 야곱도 거대한 부를 거느립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많은 복을 받아 누리면서도 내가 잘나서 된 것 아니고 “하나님께서 내게 복을 부어 주셔서 이렇게 되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마음 놓고 복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 아니면 얼마나 열심히 기도하느냐? 그렇게 하지 말라는 말 아닙니다, 그것도 분명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보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살아왔다고 고백하는 사람, 그 사람을 하나님께서 불러서 일에 쓰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바울이 딱 그런 예입니다. 얼마나 열심히 복음 전했습니까? 바울만큼 열심히 복음 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만큼 효과적으로 복음을 널리 널리 전한 사람이 없어요. 그런 바울이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라고 고백하지 않습니까? 내가 잘나서 복음 전한 것이 아니고 “이런 나를 불러서 이 일에 쓰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이런 사람을 들어서 하나님께서 큰일에 쓰신다는 겁니다.

믿음이 좋다는 것은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해서 큰일을 이루어 놓느냐? 얼마나 열심히 뛰느냐? 이런 게 아니고 “하나님의 마음을 그만큼 잘 알아서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하게 움직이는 자” 이 사람이 믿음이 좋은 겁니다. 노력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서 다 해주시길 바라고 기도만 하는 사람, 참 많이 잘못된 사람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이상하지만 무당하고 비슷합니다. 자기는 아무 노력도 안 합니다. 하나님께서 다 하실 것인데 뭐... 전도하러 나가자 하면,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사람은 하나님께서 다 부르실 건데 뭐 그렇게 나가서 할 필요가 있냐? 이런 식으로 자기는 아무 것도 안 합니다. 진짜 무당 비슷한 신앙입니다. 이런 생각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제가 처음에 말씀 드렸던, 모세가 “가만히 서서 하나님께서 구원을 어떻게 베푸시는지 보기만 하라.” 이것은 무슨 얘기냐? 여러분,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앞에는 바다, 뒤에는 애굽 군사들이 추격해 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딱 1개, 모세를 원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 밖에 할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향해 마구 원망을 쏟아내니까 모세가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는 겁니다. 표현을 바꾸면 모세를 원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고 “아, 모르겠다. 적의 손에 죽느니 우리스스로 죽자” 하고 홍해 바다에 스스로 빠져 죽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로서는 애쓰고 노력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이럴 때에 좌절하거나 실망하거나 엉뚱한 사고치지 말고 기다리라는 것이지 노력할 수 있는 데도 노력 안 해도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 한 가지, 자기 노력이나 자기 능력으로 일을 다 이루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교회에서 배운 것은 있으니까, 말로는 “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된 겁니다” 하는 것은 일종의 위선입니다. 결국 우리 성도들의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애쓰고 노력하며 최선을 다 하고도, 최선을 다 하거나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많이 주셔서 이렇게 수고 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은혜 주셔서 이렇게 된 겁니다. 하나님께서 은혜 주셨기 때문에 제가 일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십니다. 이런 성도들에게 안심하고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마음껏 복을 주어도 될 만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 땅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마음껏 누리면서 사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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