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백성이라고요?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백성이 모세가 산에서 내려옴이 더딤을 보고 모여 백성이 아론에게 이르러 말하되 일어나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아론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의 아내와 자녀의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내게로 가져오라 모든 백성이 그 귀에서 금 고리를 빼어 아론에게로 가져가매 아론이 그들의 손에서 금 고리를 받아 부어서 조각칼로 새겨 송아지 형상을 만드니 그들이 말하되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의 신이로다 하는지라 아론이 보고 그 앞에 제단을 쌓고 이에 아론이 공포하여 이르되 내일은 여호와의 절일이니라 하니 이튿날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 번제를 드리며 화목제를 드리고 백성이 앉아서 먹고 마시며 일어나서 뛰놀더라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내려가라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그들이 내가 그들에게 명령한 길을 속히 떠나 자기를 위하여 송아지를 부어 만들고 그것을 예배하며 그것에게 제물을 드리며 말하기를 이스라엘아 이는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라 하였도다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백성을 보니 목이 뻣뻣한 백성이로다 그런즉 내가 하는 대로 두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를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 모세가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구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어찌하여 그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에게 진노하시나이까 어찌하여 애굽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가 자기의 백성을 산에서 죽이고 지면에서 진멸하려는 악한 의도로 인도해 내었다고 말하게 하시려 하나이까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 화를 내리지 마옵소서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그들을 위하여 주를 가리켜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의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내가 허락한 이 온 땅을 너희의 자손에게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 여호와께서 뜻을 돌이키사 말씀하신 화를 그 백성에게 내리지 아니하시니라 [출애굽기 32:1~14]

명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원래 명절에 늘 집에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26~7년 만에 집을 나온 거예요. 작년에 처음으로, 올해는 추석까지 쳐서 두 번째로 집에 가 본겁니다. 아버님 연세가 많으셔요. 내년에 90이니까요. 참 강한 분이셨는데 요즈음 한 번씩 내려가 보면 몸이 좀 안 좋으셔서 그런지 많이 약해지셨어요. 다른 제수씨가 우리 집사람하고 앉아 있는데 시아버지 흉을 봐요. “아버님 약해지셔서 애기 같아.” 맏며느리인 우리 집사람이 등을 두드리면서 “아버님, 요즈음 힘드시죠?” 했더니 “으응, 그래 아파!” 이러는데 꼭 애기 같더라는 거죠. 평생을 큰소리치며 사셨던 분이 연세가 드시니 좀 약해지시는 듯한 모습을 보여요. 연세 드셨으니까 도리 없죠.

그런데 저는 우리 아버님 약한 모습을 중학교 1학년 때 한 번 봤습니다. 학원 선생님이 무엇을 도와 달라고 해서 저녁에 일을 거들러 갔었어요. 일을 하다 보니 밤이 너무 늦어졌고, 그 때는 통금이 있었고 전화도 귀하던 시절이라서 연락도 없이 외박을 한 거죠. 아침에 일찍 갔더니 우리 아버지가 노발대발을 하면서 “빨리 파출소에 가서 왔다고 신고해라!” 이러시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몰랐어요. 파출소에 왜 신고를 하냐고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밤늦게 애가 안 오니까 찾아 돌아다니시다가 결국 파출소에 신고를 했는데 포항 시내에 아이 찾는다고 파출소마다 신고가 돼 있는 겁니다.

아들 귀하다고 생각하시는 줄 전혀 몰랐는데 아들이 집에 안 들어오니까 안절부절 못해서 난리를 치는구나, 그 때 처음 봤어요. 겉으로는 재미가 하나도 없고, 말 곱게 안 하고, 아들 귀하다고 느끼지도 않은 듯하지만 ‘저것이 속마음이구나!’ 하는 것을 중학교 1학년 때 본 겁니다. 그 이후 아버지가 이러쿵저러쿵 하셔도 속마음은 이해가 되는 거예요. 겉모습과 전혀 다른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첫 번 사건이었고, 그게 아마 마지막이었을 겁니다. 어른이 될 때까지 아버지의 그런 약한 모습을 본 적이 없죠. 그 한 번이 아버지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 됐던 거죠.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약한 모습을 보이신다면 어떻게 이해하시겠어요? 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참 두렵고 무섭기만 합니까? 아니면 하나님의 약한 모습이 조금 보이십니까? 하나님께서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거예요. 이사야가 전해주는 표현을 빌린다면, 우리식으로 말을 바꾼다면 자기 백성을 향해 얼마나 답답하든지 “야, 이 짐승보다 못한 놈들아!”라고 고함을 지르는 것이 하나님의 속마음이더라는 거죠.

말라기서에 보면, 우리식으로 말해서, “이걸 선물이라고 가져 왔느냐?”고 야단을 치시는 모습이 보여요. “나, 이놈들 꼬락서니 보기 싫으니 문 좀 닫아걸어라!”고 하는 비명이 들려요. 명절이라고 자식들이 찾아오는데 부모가 얼마나 속이 상하면 “그것들 못 들어오게 문 닫아라.” 이럴까요? 하나님께서 오죽하시면 재물을 가지고 찾아오는 저 놈들 꼴 보기 싫으니까 “성전 문, 좀 닫아걸어라.”고 까지 말씀하셨느냐 말이에요.

여러분, 이런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말씀으로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모든 것을 다 주관하시고, 모든 것을 만드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실 수 있는 하나님께서 왜 이런 모습을 보이시느냐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너무너무 사랑하셨기 때문에 문득 문득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약한 모습, 어떻게 보면 비명 같은 이런 소리를 듣게 되는 거죠. 하나님의 모습이 때로는 자식 앞에 약해질 수밖에 없는 아버지처럼 보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 읽은 본문에서도 하나님의 이런 모습이 보입니다.

여러분에게는 하나님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완고한 아버지 같으세요? 옛날 우리 어른들, 자식 앞에서는 엄하기만 하던 그런 엄부처럼 보이십니까? 아니면 어떤 고약한 이단들이 말하는, 하나님은 훗날 이 땅에 온 세상을 심판하러 오실 그런 심판 주로만 보이느냐 말입니다. 오늘 본문뿐만 아니라, 성경 여러 군데를 보시면서 하나님의 약한 모습, 자식을 사랑해서 약해질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그런 모습을 보시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깊이 깨달을 수 있는 시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에서 일어난 사건, 잘 아시겠습니다만 간략하게 사건을 요약해 봅시다.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석 달 만에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대면하게 됩니다. 화염이 충천하고 천둥과 번개가 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강림하셔서 “너희가 정말 내 백성이 되겠느냐?”고 물으셔요. 백성들이 “예, 하나님 말씀대로 다 따르겠습니다.” 그랬을 때에 하나님께서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그러시면서 십계명을 주셔요. 하나님께서 친히 음성으로 그 십계명을 들려주시니까 백성들이 그 소리를 너무너무 두려워했습니다.

듣고 있다가는 죽을 것 만 같아서 “하나님, 이제 그만 말씀하시고 모세를 부르셔서 모세에게 말씀하시면, 모세가 전해주는 그 말을 우리가 듣겠습니다.” 이렇게 해요. 그래서 모세가 산으로 올라가죠. 모세가 산에 올라가서, 십계명 이후에 나오는 여러 가지 계명들을 전부 말씀하셔요. 모세가 그것을 전부 듣고 내려와서 백성들에게 전해 줍니다. 그런 후에 모세는 다시 장로 70명과 함께 산을 올라갑니다. 장로들과 모세가 제사장들하고 ‘하나님을 뵙고 거기서 먹고 마셨더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스런 모습 앞에서 먹고 마셨더라? 이 표현은 계약이 완전히 성립됐다는 뜻입니다. 계약을 다 맺은 후에 마지막 단계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 그 당시의 관습이었다고 보시면, 왜 이들이 올라가서 하나님 앞에서 먹고 마셔야 했는지가 이해가 됩니다.

그런 다음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다시 올라 오라고 그러셔요. 올라와서 40주야를 그 산에 머무르게 합니다. 십계명도 주시고, 돌판 십계명은 나중에 주어진 겁니다, 거기에서 성막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하게 일러 주셔요. 출애굽기를 읽다가 이 부분에 오면 우리는 읽기가 싫어서 건너뜁니다. 무슨 말인지도 몰라서 그래요. 성막 만드는 법을 하나님께서 자세히 알려 주셔요. 이제 내 백성이 됐으니 하나님께서 내 백성 가운데 거하실 준비를 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으로 삼으시고 그 가운데 거하실 처소 만드실 준비를 모세에게 시키고 있는 동안에 산 아래 백성들은 엉뚱한 짓을 하고 있는 거죠.

산에 올라간 모세가, 20일이 지났는지 30일이 지났는지? 시간이 지나니까 모세가 산에서 아직까지 살아있을 리는 없다. 그래서 모세는 죽은 것 같고, 그렇다면 우리가 섬길 하나님을 우리가 만들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산 밑에서 금송아지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지를 상상해 보세요. 애굽에서 나와서 시내산까지 올 때까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와 기적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 모든 것을 다 체험하고도 겨우 30일, 40일을 못 견뎌서, 모세는 죽었고 하나님은 어찌 됐는지 모르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금송아지 만들고 있는 백성이에요.

하나님은 위에서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에 거하실 준비를 하고 계시는데, 이스라엘은 자기가 섬길 하나님을 자기가 만들고 있는 겁니다. 한 마디로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너무너무 모르고 있는 거죠. 이스라엘이 이런 비극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한 마디로 무지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잘못 알고 있는 거예요. 참 안타깝지만 그들은 애굽에서 자기들을 인도해서 여기까지 나온 것은 모세가 인도해 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것 아닌가요? 이 백성들 생각에는 모세가 우리를 인도해 냈고, 그 모세가 하나님을 부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 거죠.

교회 오래 다녀도 하나님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꽤나 있습니다. 왜 그래요? 고의적으로 안 믿는 게 아니에요. 하나님을 잘 몰라서 그런 거예요.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움직여서 자기들을 인도해 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고, 모세가 하나님이라는 신을 부려서 우리를 인도해 냈다고 생각하는데 그 모세가 죽어 버린 거예요. 그러니 이제 우리가 섬길 하나님을 만들자는 거예요. 이 사람들이 나쁘다고 말해야 될는지, 안 믿었다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이스라엘은 모르고 있다는 게 정확한 답일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왜 이렇게 생각했느냐는 것은, 그 옛날 사람들이 신을 그렇게 생각했던 겁니다. 이웃나라에 쳐들어가면서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내서 싸우게 했다. 이렇게 말하지만 실제 생각은 뭐냐? 우리가 싸우는 거예요. 단지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상을 등에 업고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애굽에서 신이란 것을 보고 들은 것이 다 그런 방식이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주관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신을 부리고, 만들고,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죠.

천지만물을 만드신 하나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은 여전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그런 분들이 없으시겠지만 능력 있는 목사가 하나님 위에 있는 그런 경우가 적지 않게 보입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주로 사이비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을 자기가 부리는 종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성령 받아라!” 자기가 성령을 부리는 사람인가요? 반드시 그런 의미가 아닐 수 있지만 가끔 그런 모습을 보면 ‘아, 참 무섭다’란 생각이 들어요.

사람이 하나님을 부리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은 지금 하나님을 그 정도로 기억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신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무어라고 하셨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인도해 가시는지, 하나님이 주인이시라는 사실을 모르니까 자기들 스스로 하나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오늘날 교회에 부지런히 다니는 분들 중에서도 “이 하나님이나, 저 절에서 섬기는 그 분이나, 그 분이 그 분이지.” 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무지입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많은 기적을 보고도 하나님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자기 생각대로 하나님을 섬기는 이스라엘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게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그러니까요. 우리의 뜻이나 우리의 생각보다는 하나님의 뜻이 중요하고 하나님의 방식이 중요합니다. 내가 어떤 존재냐를 제대로 알려고 하면 하나님을 먼저 알아야 되죠.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나님을 섬겨야 이런 불행한 일을 반복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부디 하나님에 대해서 잘 깨닫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내 생각, 내 기분, 내 고집, 이런 것을 빨리 꺾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훈련이 우리에게 필요한 겁니다. 그것이 가장 이 땅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이 땅의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나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들 가운데에 처소를 마련하고 있는 중인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를 인도하여 내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모르고 지금 엉뚱한 금송아지를 만들어서 ‘이것이 우리를 인도하여 낸 하나님이라’ 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얼마나 기가 막히겠어요? 저 놈들이 내 백성이 되리라고 약속한지가 며칠 지났는데? 하나님의 그 음성을 듣고 두려워 떨며 “백성의 대표를 내 보낼 테니까 말씀하시면 우리가 듣겠습니다.”라고 했던 때가 며칠 지났는데요? 하나님께서 그럽니다. “모세야, 빨리 내려 가봐라.” 그 다음 말씀이 너무 기가 막히는 말씀입니다. 7절에, ‘너는 내려가라 네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이럽니다. 모세가 이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을지 생각을 좀 해 보셔요.

이 백성을 누가 인도해 냈죠? 내가 인도해 냈다고요? 지금 하나님께서 뭐라고 얘기하시느냐 하면 ‘네가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라고 말합니다. ‘이게 내 백성이라고요?’ 모세가 여기에서 얼마만큼 충격을 받았을지 우리는 상상이 안 됩니다. “하나님, 이게 어떻게 해서 내 백성입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분명하게 말하셔요. ‘네가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으니 빨리 내려가라’고 하는 거죠. 이 말이 얼마나 이해하기가 어려웠으면 지금 우리가 쓰는 이 성경은 고쳐져 있습니다마는 혹 예전 성경을 가지고 계시는 분은 이 부분을 가리키는 신명기를 찾아보시면 거기에 글자가 틀려 있습니다.

출애굽기에는 ‘네가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도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전 성경 신명기에 찾아보면 ‘네가 인도하여 낸 내 백성이 부패하였도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신명기는 오역입니다. 틀린 거예요. 왜 틀렸겠어요? 그것을 번역하는 사람들도 설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보고 ‘야, 모세야 이거 네 백성이라고 했겠나?’라고 생각을 한 거겠죠. 그거 분명히 오역이었는데 개정 성경에는 그것을 바로 잡아 놓았어요.

여기나 신명기나 둘 다 모세를 향해서 ‘네가 인도하여 낸 네 백성이 부패하였다, 내려가거라’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모세가 이 말을 들으면서 “하나님, 이게 내 백성이라고요?” 아니면 “내가 인도해 냈다고요? 내가 안 하려고 그만큼 발버둥 칠 때 하나님께서 가라, 가라 해서, 하나님께서 모든 기적을 베푸셔서 인도해놓고 지금 말 안 듣는다고 내 백성이라고요?” 뭐 이런 얘기가 안 되겠어요? 10절 보세요. ‘그런즉 내가 하는 대로 두라’ 내가 하는 대로 두라? 쉬운 말로 바꾸면 “말리지 마라!” 이런 뜻입니다. 여러분, “말리지 마라!” 이럴 때 말려야 되요? 그냥 둬야 되요? 말려야 됩니다!

“붙잡지 마라!” 그럴 때 붙잡아야 되요? 놔둬요? “지가 나가면 얼마나 나갈 건데, 들어오겠지, 뭐.” 이러지 마세요. “붙잡지 마라!” 이럴 때 붙잡아야 됩니다. 진짜 나갈 사람은 말없이 나갑니다. 말없이 나가는 게 진짜 나가는 거예요. “붙잡지 마라!” 이 말은 붙잡아 달라는 말이에요. 그 때 붙잡지 않으면 아이들 말로 진짜 삐지는 거예요. 안 나가려고 붙잡아 주기를 바라면서 “나, 붙잡지 마라!” 그러는데 안 붙잡으면 진짜 나가서 안 돌아오는 수가 있는 겁니다. 혹시 집에서 싸우시더라도 붙잡으세요. “말리지 마라!” 하고 팔 걷으면 못 이긴척하고 말려 주세요. 여러분, 이게 얼마나 마음 상했을 때 나오는 말인지 잘 아시잖아요.

하나님께서 모세를 향해서 ‘말리지 마라’ 뭐 하시려고요?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를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 이스라엘을 전부 멸해 버리고 새로운 민족을 만들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말리지 마라’ 이러시는 거예요. 모세가 얼마나 놀랐을까요? 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신다는 것은 너무너무 화가 나신 게 틀림없죠. 말려야 돼요? 말아야 돼요? 당연히 말려야죠. 여러분, 하나님께서 ‘말리지 마라’ 그러면 말리지 말야죠? ‘하나님께서 하시는데 내가 어떻게 말려요?’ 그러는 겁니까? 말려야 합니다. 모세가 정말 잘한 것은 하나님께서 ‘말리지 마라’ 하셨는데도 말린 것입니다.

11절 보세요. ‘모세가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구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어찌하여 그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애굽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에게 진노하시나이까’ 이러죠? 어느 글자를 가장 강하게 소리를 냈을 것 같아요? ‘주의 백성’이겠죠! 왜요? 하나님, 이게 어떻게 해서 내 백성입니까? 누구 백성이요? 주의 백성이죠! 아마 이걸 굉장히 강조했을 것 같아요. 12절 뒤편에도 가보시면 그 표현이 나와요.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 화를 내리지 마옵소서’ 이러는 거예요.

하나님은 ‘네 백성’이라 그러고, 모세는 ‘주의 백성’이라고 우기는 거예요. 이게 어떻게 내 백성입니까? 주의 백성이지요! 이 말을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모세가 잘 하고 있는 겁니다. 12절을 다시 봅시다, ‘어찌하여 애굽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가 자기의 백성을 산에서 죽이고 지면에서 진멸하려는 악한 의도로 인도해 내었다고 말하게 하시려 하나이까’ 쉬운 말로 하면 ‘애굽 사람들이 하나님을 향해서 얼마나 비웃겠습니까?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말리는 거죠.

말리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13절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그들을 위하여 주를 가리켜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의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내가 허락한 이 온 땅을 너희의 자손에게 주어 영원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그 말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하나님이 약속을 어길 수 있습니까? 이러는 거죠.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돌이키셔서 말씀하신 그 화를 백성들에게 내리시지 않으셨더라는 겁니다.

아무리 모세의 말이 맞지만, 하나님께서 하겠다는걸 모세가 말리니까 못 이긴 척 하고 안 하셨다고요? 하나님께서 왜 이랬다 저랬다 하시는 걸까요? 아니, 하나님께서 한 번 말씀하셨으면 그것으로 끝내야지, 말린다고 못 이긴 척하고 그러면 됩니까? 앞에서 모세에게 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이, 본심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모세는 하나님께서 진심으로 하시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들었어요. 그러니까 ‘말리지 마라’ 해도 말렸던 겁니다.

가령,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이스라엘을 진멸하고 모세로 하여금 새로운 민족을 만들겠다고 하셨을 때 모세가 “아, 예 하나님. 생각 잘 하셨습니다. 나도 이 백성들 인도하는데 지긋지긋합니다. 하나님 생각 잘 하셨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죠? 하나님하고 모세하고 아이들 말로 한꺼번에 가는 거예요. 형제가 여럿 있는데 동생 하나를 아버지가 쫓아내 버렸어요. 형이 ‘아버지가 쫓아냈는데 내가 어떻게 하겠냐?’ 하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슬그머니 나가서 동생 잡아서 데려와야 해요. 동생을 어떻게든 타일러서 데려오든지 멱살 잡고라도 “잘못했다고 해라, 이놈아.” 해야 됩니다.

그래서 끌고 들어오면 아버지께서 데리고 오는 형을 나무랍니다. “쫓아 낸 놈을 왜 데리고 오느냐?” 고 난리를 칩니다. 그래도 “잘못했다 해라 이놈아.” 해서 아버지한테 꿇어 앉혀야 돼요. 찾으러 안 나가고 옆에 멍하니 앉아 있으면 “너는 동생이 집을 나갔는데 형이라 하는 게 뭐하고 있노?” 쫓겨 나갑니다. 쫓겨 나가서 끌고 들어오면 또 형을 꾸중하거든요. 머리 나쁜 형이라면, ‘나가 데리고 오라 할 때는 언제고, 또 데리고 오면 야단치는 것은 언제고?’ 이것은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는 형이 하는 소리입니다.

부자의 인연을 끊겠다고 노발대발하는데 형이란 사람이 옆에 앉아서 “아이고, 아버지, 나도 속 시끄러우니까 잘 했습니다. 쫓아내 버리십시오.” 이러면 같이 쫓겨나갑니다. “아이고, 저걸 맏이라고 내가!” 이렇게 되는 거죠. 맏이는, 아버지가 화가 나서 본심이 아닌 말을 하고 있을 때 그 사이에 끼여서 잘 조정하고 동생을 끌고 와야 하는데 모세가 바로 이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겁니다.

아버지가 화를 내서 형제 하나를 쫓아 낼 때는 사실은 다른 아이나 부인이 있을 때 쫓아내는 거예요. 내가 이놈을 쫓아내는데 데리고 올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안 쫓아냅니다. 아니오, 못 쫓아냅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내 백성 아니라고 하면서 전부 멸하겠다고 말씀하시느냐? 사실은 옆에 모세가 있기 때문에 믿고 그러는 거예요. 내가 이렇게 말하면 모세가 말려 줄 거라고 생각하고 이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모세에게 은근히 기대면서 그 아픈 마음을 드러내고 있는 거예요.

하나님은 아픔도, 슬픔도, 기쁨도 없는, 냉혈 인간 같은 분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하나님도 기쁠 때 기뻐하시고, 슬플 때 힘들어 하시고 분노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면 너무너무 기뻐 하셔요. 우리가 하나님을 슬프게 하면 하나님도 너무너무 슬퍼하셔요. 때로는 화가 몹시 나셔서 본심이 아닌 말씀도 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내가 이렇게 화가 나서 말할 때 모세야 네가 적당히 좀 말려 주라.’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있죠? 기댈 언덕을 봐 가면서 기댄다고요

천지만물을 주관하신 위대하신 하나님과 오늘 본문의 이런 아픔을 모세에게 토로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가만히 비교해 보세요. 하나님께서 때로는 아픈 마음을 이렇게 드러낼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이런 모세가 옆에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도 몰라요. 사실은 모세가 이런 인물이 아니었어요. 처음 시내산에 모세를 불러가지고 ‘너 가서 내 백성을 인도해 내라’고 했을 때 모세가 말을 지독하게 안 들었습니다. ‘가라, 가라’고 해도 한사코 못 간다고 버티던 그 모세가 억지로 말씀에 순종해서 백성들을 인도해 내면서 많이 자란 겁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내고 있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셔도 그게 본심이 아니구나. 이런 것을 알아듣고 하나님을 말리는 거죠. 모세가 그렇게 변한 것처럼 우리도 예수 믿은 지 하루 이틀이 아닌데 하나님의 마음을 읽으면서 하나님께서 힘들어 하고 어려워할 때 그 하나님을 위로하며 하나님에게 기댈 언덕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된 성도가 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겁니다. 우리가 뭔데? 이런 생각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기댈 언덕이 필요할 때에 여러분,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우리가 하나님에게 그런 기댈 언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하나님께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캄캄하고 어두운 밤에 유치원 다니는 조그마한 꼬마가 옆에 있으면 무서움을 들어내는데 도움이 될까요, 안 될까요? 확실히 됩니다! 하다못해 강도가 나타나면 얘가 도움이 될까요? 방해 밖에 안 될 거예요. 그럼에도 외롭고 두려울 때는 이 조그만 아이 손잡고 갈 때는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됩니다. 얘가 뭐하는데요? 무얼 해서가 아니고 그냥 옆에 있기만 해도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만 있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시면서 위로가 되고 힘이 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욥의 예를 들면, 안 좋은 예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욥을 보시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는가? 라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훌륭하게 되지 마세요. 욥이 그렇게 고난을 당한 것은 하나님께서 욥을 보시고 괜히 자랑하셔서... 우리는 자랑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저쪽 교회 어느 놈보다 너를 쳐다보니 그래도 마음이 놓인다. 이 정도는 돼야 되지 않겠나 생각을 해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 중에 가장 귀한 것이 순종입니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이러죠? 순종하는 아들이 예뻐요. 제사 지낸다고 그러지 말고 제발 말 좀 들어라. 이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이런 거잖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나은 아들이 있는 거예요.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순종하지 않아야 할 때는 순종하지 않는 아들이 다 큰 아들이에요. ‘아,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는 본심이 아니구나.’ 그것을 알고 ‘말리지 마라’ 하는데도 기어코 말리는 모세가 순종 잘하는 아들보다 더 훌륭한 아들이라는 거예요. 모세가 왜 그럴 수 있었습니까? 하나님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내는 작업이에요.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면 성경 읽은 것 아닙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하나님을 생각하면 두렵고 떨리는 분 계신가요? 내일 당장 하나님께서 오신다고 하면 오늘 밤에 난리가 났다고 걱정을 하실 겁니까? 평안히 주무세요. 내일 오신다고 해도요. 아니, 가슴이 설레어서 잠이 안 온다고 하면 그건 괜찮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은 사고뭉치 아들을 두고서 너무너무 힘들어 하고 있는 아버지와 흡사합니다. 때로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면서 화를 내지만 끝내 자기 자식을 버리지 않는 아버지와 같은 겁니다. “나가라!”고 고함을 질러도 실제 나가라는 뜻 아니에요.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면 어떻게 하라는 뜻입니까? “빨리 엎드려서 잘못했다 해라.” 이런 뜻이잖아요.

제 발로 나간 자식도 버려두지 않고 기다리시는 분이 하나님 아버지시더라,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셨죠? 재산 들고 제 발로 나갔잖아요. 그래도 ‘저거 언젠가 다 털어먹고 돌아 올 거다.’ 그걸 기다리시는 분이 아버지시더라, 그게 하나님 우리 아버지시더라, 그 얘기죠. 그런 아버지라고 해서 우리가 꼭 사고뭉치일 필요는 없죠. 아들 딸들이 다 속을 썩인다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제가 만난 아이들 중에는 때로는 과분한 아들을 둔 집도 더러더러 있더라고요. 어떤 엄마가 그러대요. “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어떻게 내 배에서 저런 자식이 나왔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너무너무 잘 난 아들이 가끔은 있더라는 겁니다.

우리가 그 정도는 아니라도 하나님께서 보실 때 그런 마음이 들수 있는 자식이 되면 안 될까요? 1번은 욥이 차지했습니다. 우리도 그런 자리 한번 차지하면 안 되겠나 싶어요. 때로는 하나님도 힘들어 하시며 기대고 싶어 하실 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그럴 때에 작게라도, 그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어린 아이가 옆에 있어만 주더라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런 자녀가 되기를 바랍니다.

옆에 계시는 분 쳐다보셔요. 말씀은 하지 마시고 쳐다만 보세요. ‘하나님, 이 인간 때문에 마음이 참 아프시죠? 제가 조금 더 수고를 하겠습니다.’ 속으로만 말하시고 한 번 쳐다보세요. 그 인간이 내 옆의 인간일 수도 있고, 우리 집에 있는 저 땡땡이 일 수도 있고, 우리 자식일 수도 있는 겁니다. “하나님, 이 자식 때문에 참 힘드시죠? 제가 조금 더 수고하겠습니다. 아버지 마음 아는 제가 조금 더 기도하고 조금 더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귀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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