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하는 종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인간에 세운 모든 제도를 주를 위하여 순복하되 혹은 위에 있는 왕이나 혹은 악행하는 자를 징벌하고 선행하는 자를 포장하기 위하여 그의 보낸 방백에게 하라 곧 선행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의 무식한 말을 막으시는 것이라 자유하나 그 자유로 악을 가리우는 데 쓰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 뭇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왕을 공경하라 사환들아 범사에 두려워함으로 주인들에게 순복하되 선하고 관용하는 자들에게만 아니라 또한 까다로운 자들에게도 그리하라 애매히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오직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 [베드로전서 2:13~21]

16절 말씀에 ‘너희는 자유가 있으나 그 자유로 악을 가리는 데에 쓰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자유인이긴 하지만 종처럼 살아라’는 말씀이죠. 자유인인데 어떻게 종처럼 삽니까? 혹 어떤 사람은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지 어디 사람의 종이냐?”고 하지만 이 문맥은 분명히 종처럼 살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 뒤쪽에 우리가 순복해야 할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에 하나님께만 종노릇하고 사람들에게 종노릇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사람들에게도 종노릇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는데 왜 종처럼 살아야 합니까?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자유가 어떤 것인가를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가를 하는 문제를 함께 나눠보기를 원합니다.

여러분, 자유가 뭡니까? 이런저런 구속이나 제약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이게 자유 아니겠습니까? 이 개념이 원래 우리나라에 없었던 모양입니다. 미군들이 들어오고, 자유라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다보니 오해를 하는 거죠. 어릴 때 이런 장난을 많이 쳤습니다. 멀쩡하게 옆에 있는 아이를 쿡 쥐어박습니다. “왜 때려?!” 그러면, “내 자유인데” 이러죠.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벌어졌던 거죠.

우리 모두가 그렇게 자유롭다면 인간은 동물과 하등 다를 바가 없어집니다. 결국은 힘센 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현상이 생기죠. 동물의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이 약육강식입니다. 힘센 놈이 약한 놈 잡아먹는 것은 자연의 법칙입니다. 사람도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힘센 자가 약한 자를 갈취하고 잡아먹어도 전혀 문제 될 게 없어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자유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일단 그건 자유가 아닙니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자유가 무엇이길래 죽음보다 더 소중한 것일까요? 인류 역사는 자유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투쟁했던 기록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는 영국의 마그나카르타부터 시작합니다. 대헌장이라고 번역하는데, 13세기 초의 일입니다. 왕으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한 투쟁의 시작이죠. 그 다음으로 프랑스혁명인데, 왕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시민 혁명입니다.

자유를 찾아서 사람들이 미국 땅으로 건너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도 자유가 없었습니다. 영국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거기에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얘기까지 나왔죠. 그래서 인류의 역사는 이런 자유를 찾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태어난 이 시대는 이런 자유를 많이 누리고 있는 시대입니다.

자유를 찾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그렇게 자유를 찾아서 그걸 가지고 뭘 합니까? 이미 오래된 이야기입니다만 자유를 찾아놓으니 이제는 버거운 것입니다.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드니까 근대에 와서는 오히려 자유를 반납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유 반납 시대라고 하니까 좀 이상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셔요, 우리 주변에도 그런 일이 많습니다.

지방자치가 되고 시민들의 힘이 세지니까 시장이 못 견디는 겁니다. 자기 동네 뭐 하나 하려고 하면 “우-” 하고 몰려와서 난리를 칩니다. 덕 볼만한 일은 ‘왜 안 해주냐?’고 난리고. 좀 손해 될 만하면 ‘왜 우리 동네에서 이런 걸 하느냐?’고 난리를 치니까 시장인들 어떡합니까? 말하자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이런 형국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나라 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의 영이 서질 않는 겁니다. 이게 심해지면 도무지 일이 안 되는 겁니다. 헌법을 만들 때는 삼권을 균등하게 분립시켜놨다가 차츰차츰 정부쪽에 권한이 비대해지고 커집니다. 행정부 수반의 권력이 더 세지 않고는 아무 것도 되는 게 없더라, 그래서 백성들이 가진 자유를 일부 대통령에게 넘기고 있는 겁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이거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을 때, 흔히 선생님들이 “알아서 해라”고 합니다. 능력 있는 아이들은 선생님이 ‘알아서 해’라고 하면 참 좋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능력이 없어요. 알아서 할 만한 능력이 없는데도 ‘알아서 해라’ 그러면, 머리가 아픈 겁니다.

우리 옆에 있는 포스텍에 정말 수재들만 몰려있습니다. 그 중에 한 10% 정도는 어영부영하다가 한 학년을 그냥 날려버린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이 미주알고주알 다 가르쳐줬는데, 여기 오니까 아무도 안 가르쳐주는 거예요. 알아서 해야 됩니다. 하다못해 수강신청도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안 한다고 누가 와서 왜 안 하느냐고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잘 모르면 옆의 사람한테 물어봐서 해야 하는데, 멍하게 앉아 있다가 지나가 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앉아 있다가 뭐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1년을 날려버리는 학생이 꽤 된다고 합니다. 능력 없는 아이들에게 ‘알아서 해라’고 자유를 주는 것은 본인에게 있어서 머리 아픈 일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능력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자유를 많이 주는 것은 방임이 될 수도 있고, 무책임한 행동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부모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분명한 생각이 없이, 선생님한테 맡겨놓고, ‘선생님 알아서 하이소’ 하면 무책임할 수도 있는 행위라는 사실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무조건하고 마음대로 해라, 알아서 해라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래서 무조건 벗어나는 것만이 자유가 아닙니다. 자유를 찾아서 뛰쳐나가려고 하는 것은 영화로도 많이 나오잖아요?

아주 옛날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이 높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겁니다. 끝없는 바다 한 가운데로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말 안 하니 모릅니다. 그렇게 빠져나가면 그 다음에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어쩌면 감옥 안보다도 더 힘들지도 모르는데,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걸로 끝입니다. 감옥을 탈출하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감옥에서 빠져나온 걸로 마무리가 됩니다. 이야기니까 그렇지 실제 삶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참 좋은 답을 줍니다. 이스라엘이 노예 생활하던 애굽에서 탈출해서 나왔습니다. 끝났습니까? 학대받던 곳에서 탈출해서 나왔으면 끝입니까? 우리가 아는 대로 그건 겨우 시작입니다. 자유를 찾아서 애굽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언제 그 이야기가 끝이 납니까?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끝납니까? 40년을 광야에서 돌고 돌아 겨우 가나안 땅에 들어갑니다. 들어가서도 전투가 계속됩니다. 7년 전투가 끝난 다음에 땅을 다 나누어 가졌습니다, 끝났습니까? 이민족에게 끊임없이 시달립니다.

자유를 찾아서 애굽을 떠나왔는데, 어디서 그들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까? 가나안 땅에 와서도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성경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고난의 역사는 결국 예수님에게로 이어져갑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 속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도중에 광야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앉혀놓고 조목조목 가르쳤습니다. ‘너희가 이제 내 백성이 되었다,’ 자유인이라는 말입니다. 너희가 이 자유를 진정으로 누리려 한다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그러면서 주신 말씀이 레위기, 신명기입니다. 너희가 이 말씀대로 살면, 내가 주는 땅에서 영원히 행복을 누리며 살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 때에 거기에 진정한 자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애굽에서 탈출하는 걸로 자유에 돌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애굽에서 나오는 것은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하나님의 말씀에 매여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영화 얘기하고 성경 얘기는 얼마나 다릅니까?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의 말씀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그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매였을 때에, 하나님의 말씀에 단단히 매여서 그 말씀대로 살 때에 누리게 되는데, 이스라엘은 애굽 땅에서 나와서 그렇게 교육을 받고 신신당부하는 말씀을 들었음에도 가나안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지 못했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하나님의 말씀에 매였을 때에, 하나님의 말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아니할 때만 누릴 수 있습니다. 자유란, 어떤 구속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 다음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새 주인을 만나서 거기에 매였을 때에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북한 땅을 탈출해서 남한으로 내려온 귀순 동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억압받던 땅에서 자유로운 남한으로 내려왔으니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시죠? 잘 살고 있는 분은 드뭅니다. 이 따뜻한 남쪽 나라에 와서 얼마나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죽하면, 다시 북으로 도망간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왜 그렇습니까?

탈출해나온 것만으로 모든 게 다 해결되는 거 아닙니다. 여기에서 다시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 배워야 합니다. 남쪽에 왔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능력이 없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많은 정착금이 주어졌지만, 고약한 사람들이 이리저리 다 빼먹고 사기치고..., 사기에 넘어가는 것이 정상일지 모릅니다. 능력 이상의 자유가 주어지면 그걸 감당하지 못해서 파멸로 갑니다.

학생들에게도 과도하게 자유를 주면 안 됩니다. 쉬운 예로 “오늘부터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과목만 공부해라”고 한다면 훌륭한 학생들이 되겠죠? 여러분들은 어느 과목을 공부하러 가겠습니까? 수학시간 제일 안 갈 것이고, 영어 선생님도 아마 밥 먹기 어려울 겁니다. 체육이나 부지런히 할려나? 아이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들은 잘 몰라요. 선생님들이 알고, 부모님들이 알아서 아이들을 가르쳐 가야 하는 것이지, 과도하게 자유를 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바람을 타고 높이 날고 있는 연을 보시면 불쌍해 보입니까, 아주 여유로워 보입니까? 혹시 불쌍하다는 느낌 안 드세요? 실에 매여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참 불쌍하다? 혹시 그렇게 보이십니까? 실에 꼭 매였기 때문에 연이 저 높은 하늘에서 여유롭게 날고 있는 겁니다. 매였기 때문에 자유로운 겁니다. 왜 저렇게 불쌍하게 묶여있냐고, 그래서 실을 끊으면 자유로운 존재가 됩니까? 그런 것을 자유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자동차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면 참 무섭습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아주 아주 예전에 자전거를 타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경험이 있습니다. 언덕을 내려오는데 브레이크는 고장이 났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뛰어내리든지 몸을 길바닥에 갈아붙여야 합니다. 브레이크가 끌어당기고 잡는 역할을 하는데 이게 있어야 합니다. 이거 없이 잘 나가기만 한다면 자유가 아니고 무서운 일입니다.

부모의 간섭이나 잔소리가 전혀 없으면 자녀들이 얼마나 행복할까? 아이들은 가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그건 절대로 자유가 아닙니다. 내가 진정으로 자유롭고자 하면 나를 제어하고 나를 당겨주고 나를 묶어놓는 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어딘가에 매여 있을 때 가능한 것이지, 아무도 없는 세상에서 한 번 마음 놓고 살아봤으면 좋겠다? 행복할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결혼생활이라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 이렇게 매여서 자유로운 것입니다. 어디에 매여서 삽니까? 잘못 매이면 평생 괴롭습니다. 잘 매여야 합니다. 사랑에 매여서 종노릇하는 것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결혼생활의 원리입니다. 오늘날, 결혼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내 마음대로 하고 살고 싶은데 결혼하면 귀찮아서 안 되겠다고 합니다. 매여서 얼마나 행복해 질 수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매여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고, 사랑의 매여서 사는 사람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데에 매이지 아니하고 엉뚱한 데 매이면, 아무리 애를 애를 써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끈에 매여서 삽니다. 돈에 매여서 살면,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봐야 돈의 노예일 뿐입니다. 권력에 매여 있는 사람?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해봐도, 그건 허상을 쫓는 사람에 지나지 않는 겁니다. 하나님도 우리가 이런 엉뚱한 것에 매여서 종노릇하고 있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근본적으로 종이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종으로 팔렸다고 하더라도 7년 째에는 내보내야 합니다. 영원한 종은 없습니다. 16절에, ‘하나님의 종같이 하라’는 말은 하나님의 종처럼 자유하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표현은 ‘자유하라’지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하나님에게 매여있으라는 말입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자유 할 수 있고, 그래야 사람에게 순복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나님께 매인 자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순복할 수 있는 겁니다.

오늘 본문의 핵심 내용은 ‘순복하라’는 겁니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 매인 자, 진정으로 자유로운 자만인 그럴 수 있습니다. 왕이나 방백은 물론이고 까다로운 주인에게도 순복하라고 하는데, 까다로운 주인이란 억울한 소리를 하는 주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주인에게도 순복하라고 합니다. 순종하라, 순복하라는 표현은 그렇게 매력적인 말은 아닙니다. 인간사회에서 순종하라는 말보다는 저항하라는 말이 더 매력적이죠? 이것이 결국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심성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학생회장 선거 할 때 “여러분이 저에게 표를 주신다면,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과 협력해서 좋은 학교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이러면 표가 잘 안 나와요. 어느 여학생이 그랬답니다. 군화같은 것을 신고 와서 “우리가 이런 신발을 신으면 왜 안 됩니까?” 하고 탁상을 빵 두들기고 난 다음에, “제가 학생회장이 된다면 학생 주임 선생님하고 싸워가지고 이 머리카락 왜 우리 멋대로 기르면 안 되냐고 한 번 해보겠습니다!” 걔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옆에 있던 선생님한테 물어봤죠, “저 애가 원래 그런 애입니까?” 아니래요. 얌전한 애래요. 그래서 나중에 따로 불러서, “얘, 너 그거 어디서 배운 수법이냐?” 그랬더니 빙긋이 웃으면서 자기 오빠가 옆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회장인데 그렇게 하라고 하더랍니다. 그렇게 표를 얻어서 학생회장이 된 다음부터는 다시 얌전해졌어요. 사람들은 그렇게 저항하고 과격해야 표를 몰아주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러나 진정한 힘은 저항하거나 반항하는데서 나오는 게 아니고, 순종하는데서 나오는 겁니다. 로마 황제가 교회를 핍박하고 박해하는데 어떻게 순종합니까? 그러나, 거기에 순종하라고 한 이 말씀이 결국은, 로마를 점령했습니다. 아마, 이 시절에 로마에 항거하고 대항하라고 가르쳤다면 인기가 훨씬 더 높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종자가, 열혈 추종자가 훨씬 더 많아졌을지도 모르겠는데 베드로는 그렇게 멋있게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정말 종처럼 순종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런 교회가 로마를 이겼습니다.

오늘날도 교회가 엉뚱한 힘을 너무 가지면 안 됩니다. 교인들이 몰려가서, 교회 이름으로 데모하면 그래서 뭐 하나 얻을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렇게 해서 뭘 하나 얻었다 하더라도 이긴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지을 수 없는 건물을 짓거나 허가 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허가를 받아 올 수 있을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 진정으로 교회가 해야할 일들은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박해 받을 때에, 죽음을 각오하고 순종하는 거죠. 그래서 한 사람이 죽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죽어나가면 교회가 없어질 줄 알았는데, 그들이 그렇게 순복하면서 죽는 걸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이 한 사람이 죽으면, 두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는 거지요. 이런 역사가 꾸준하게 이어져 나가니, 교회가 그 오랜 세월동안 박해를 받아가면서 오히려 더 커가는 거죠.

15절에 ‘선행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의 무식한 말을 막으시는 것이라’ 여러분, 안 믿는 사람들에게 전도를 해보면 참 무식한 소리 많이 합니다. 우리가 보기엔 무식하지만 그 사람들도 나름대로 똑똑합니다. 그 분들 생각에는 우리가 무식하지요. 그러니 아무리 싸워도 답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싸워서 이겨도 별 소득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보여줘야할 것은 우리의 선행이고, 그 선행이라는 것이 순복하는 것, 순종하는 것이란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순종하는 것을 가르치고 순복하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들이 선생님들 이름 함부로 부르는 것은 예삽니다. 이름 뒤에 그 새끼, 저 새끼 하지 않으면 잘 하는 겁니다. 지난해, 스승의 날에 어떤 선생님이 신문에 쓴 글을 하나 읽었는데 지금도 가슴이 아프고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느 나이 좀 많은 여선생님이 자기 제자들에게 편지를 하나 돌렸습니다. 그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좋다, 이름을 불러도 좋다, 제발 그 x라고만 부르지 말아다오.’ 도대체 선생님이고 부모님이고 어른들이고 존경하고 순종해야 된다는 걸 배운 적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우리 아이들만이라도 순종하며 순복함으로써 어리석은 자의 입을 막을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18절에 ‘까다로운 자들에게도 그리하라’는 것은 주인에게 순복해야 할 근거가, 주인의 성품이 좋기 때문에 순종하라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혹은 부모에게 순복해야 하는 근거도 그 분들의 하시는 말씀이 옳기 때문은 아닙니다. 까다롭다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 틀렸거나 말이 안 되는 데에도 순복하라는 얘깁니다. 우선 순복하고,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을 생각해야 되는 거죠.

고약한 주인에게 애매하게 고난을 받으면, 억울하게 싫은 소리를 들으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19절 ‘애매히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라고 합니다. 하나님을 생각하므로 참으란 얘기지요. 왜 그렇습니까? 주인에게 받지 못하는 은혜를 하나님께 받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좋은 예가 얼마나 많습니까?

다윗이 피난갈 때, 따라오면서 근거없는 비난을 퍼부은 시므이가 있었습니다. 옆에 있던 장수가, “저 놈 한 칼에 죽여버릴까요?” 다윗이, “놔두라” 그럽니다. 그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내 몸에서 난 내 자식도 저러는데, 사울 집안의 저 녀석이 저러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만, 저는 제일 감동적인 것이 “내가 이 억울함을 참으면, 하나님께서 나를 불쌍하게 여기실지 모르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유없이 옥에 갇혔던 요셉도 있고 억울하게 두들겨 맞고 옥에 갇혔던 바울과 실라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생각하며 아픔을 참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억울해도 순복하라는 거죠. 그러나 진짜 중요한 이유는, 20절, 21절에 있습니다. 21절에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입었으니 그리스도도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 예수님께서 본을 보여주셨으니, 너희도 그 예수님을 따라서 순복하고 인내하고 참으라는 거죠.

군대에서 고참이 청소하는데 그 옆에 있던 졸병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고참이 빗자루 잡고 있는데, 졸병이 그냥 먼 산 보고 앉아있거나, 딴 짓하고 있다면 흔히 하는 말로 박살나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본을 보이셨는데, 우리가 안 따라가면 간이 커도 보통 큰 간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고난을 당하시면서 우리에게 본을 보여주셨는데, 믿는다는 우리가 먼 산 보고 모른 척하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이런 비유를 하셨어요, 어떤 신하가 왕에게 빚을 졌는데, 1만 달란트 빚을 졌습니다. 도저히 갚을 길이 없어서 임금님이 그걸 탕감시켜 버렸습니다. 이 신하가 나가면서 자기에게 빚진 졸병을 하나 만납니다. ‘갚아 임마’ 못 갚는다고 감옥에 넣어버렸습니다. 그 사람이 진 빚이 얼마입니까? 탕감받은 빚은 일만 달란트인데, 이 사람이 못 갚은 금액은 백 데나리온입니다. 백 데나리온은 백 일 동안 일해서 받은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으면 되는 돈입니다. 지금 식으로 하면 천만원 정도 될 겁니다. 내 돈 천만원 떼어먹은 놈 잡아넣어야 되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임금님이 나에게 탕감시켜준 돈이 얼마인지를 알아야 되는 겁니다. 1만 달란트입니다. 한 달란트가 한 4억 정도가 됩니다. 정확한 계산은 아닙니다. 대충 계산한 겁니다. 그러면 1만 달란트는 얼마가 되나요? 임금님이 내 빚을 탕감해 준 내 빚은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계산이 잘 안 되는 돈이에요. 그런데 나한테 빚진 것은 달랑 천 만원입니다. 예수님께서 왜 이 얘기를 하셨겠어요?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시면서 이 땅에 오셔서 고난을 당하신 것을 일만 달란트에 비유하고 나한테 잘못한 이웃 인간들의 잘못을 백 데나리온에 비유해놓은 겁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만지는 돈 단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해서 예수님은 1만 달란트를 언급합니까? 그 당시 이스라엘 일년 세수 총액이 8백달란트 였답니다. 예수님은 통이 얼마나 크길래 1만 달란트 얘기를 하십니까?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얼마만큼 큰 희생을 치르셨는가를 보여주시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이만한 빚을 탕감시켜줬는데, 너희가 이 작은 빚을 탕감해주지 못하겠느냐는 말씀입니다. 왜 우리가 부당한 상사, 그 까다로운 주인에게, 말도 안 되는 사람에게 왜 순복해야하느냐? 예수님께서 우리의 이 큰 빚을 탕감해 주셨기 때문에, 그 예수님의 본을 따라서 그리하라는 겁니다.

여러분, 진정한 자유는 억압이나 구속에서 탈출해 나가는 것으로 온전하지 않습니다. 감옥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닙니다. 탈출해서 나가면 또 얼마나 어려운 삶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벗어나되, 새로운 주인을 만나야만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새로운 주인이 누굽니까? 예수님이고 하나님이시죠? 그 하나님의 사랑에 사로잡혀야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땅은 어차피 불합리하고 이상한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야 하는 상사, 이웃들이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녹아들지 아니하면 순복하는 삶을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억울하기도 하고 고난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순복하면서 종노릇하다시피 살면서 사람들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 이게 그리스도인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방법입니다.

교회에서 새로운 직분을 받으면 행복할까요? 부담스러울까요?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듯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사람을 쳐다보면 자유로울 수 없어요, ‘집사가 되어서 저럴 수 있나?’ 그런 소리가 들려옵니다. ‘권사가 되어서 저럴 수가 있나?’ 사람을 쳐다보면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매여서,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해 있을 때에만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고 진정으로 충성할 수 있는 겁니다.

종노릇하는 사람들 중에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아마 어머니들 아닐까요? 자녀에게 종노릇하는 엄마가 얼마나 행복합니까? 모든 것을 다 주고도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 엄마의 행복 아니에요? 어느 집사님이 딸 시집보낸다면서 돈을 많이 썼더라고요. “집사님, 아깝지 않으세요?” 했더니 “세상에 그렇게 기분이 좋더라”는 데요? 그렇게 기분이 좋더랍니다. 자기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이 더 기쁘더라던데요? 내 입에 들어가는 행복보다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행복이 더 크더라던데요?

하나님의 사랑에 매여있는 사람이 누리는 행복이 이런 것입니다. 예수 믿는 일이 결코 쉽거나 편안한 일만은 아닐 겁니다. 제약이 아주 많을 겁니다. 그러나, 진정한 자유는 그런 제약 가운데서 누리는 것입니다. 진정한 행복과 진정한 자유는 그 안에 있습니다. 그런 사랑을 누리는 사람만이 세상에서 들려오는 수 많은 애꿎은 소리, 힘든 소리를 참고 견디면서 순복할 수 있는 겁니다. 진정한 자유는 벗어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매이고 묶이는 것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진정한 자유입니다. 자유하지만 종처럼 살라고 하신 이 베드로의 권면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typed by Sungsae Cho in New York,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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