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면 종이지 벗이라니?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그러나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나의 택한 야곱아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 내가 땅 끝에서부터 너를 붙들며 땅 모퉁이에서부터 너를 부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나의 종이라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 버리지 아니하였다 하였노라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보라 네게 노하던 자들이 수치와 욕을 당할 것이요 너와 다투는 자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같이 될 것이며 멸망할 것이라 네가 찾아도 너와 싸우던 자들을 만나지 못할 것이요 너를 치는 자들은 아무 것도 아닌 것같이, 허무한 것같이 되리니 이는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네 오른손을 붙들고 네게 이르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할 것임이니라 지렁이 같은 너 야곱아, 너희 이스라엘 사람들아 두려워 말라 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너를 도울 것이라 네 구속자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니라 보라 내가 너로 이가 날카로운 새 타작 기계를 삼으리니 네가 산들을 쳐서 부스러기를 만들 것이며 작은 산들로 겨 같게 할 것이라 네가 그들을 까부른즉 바람이 그것을 날리겠고 회리바람이 그것을 흩어버릴 것이로되 너는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하겠고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로 인하여 자랑하리라 [개역, 이사야 41:8~16]

할머니들이 가끔 ‘아이고 귀여운 내 새끼!’ 이럽니다. 아이들이 그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어떨까요? 나쁠까요, 좋을까요? 하긴 그 말을 듣고 화내는 아이들을 본 적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똑똑하면 ‘짐승 보고 새끼라고 하는 거지 사람을 보고 새끼 하면 됩니까?’ 그런 말을 할만도 한데 그런 말 듣고 기분 나빠 하는 아이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제법 컸습니다. 대학교 다니는 아들에게 엄마가 ‘넌, 내 거야!’ 했거든요. 아들이 뭐라고 답했을까요? ‘엄마, 조금만 엄마 거야’ 이랬습니다. 30%만 엄마 거래요. 그러면 70%는 누구 것이라는 겁니까? 제가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저 자식이 벌써 장가갈 궁리하고 있구나!’ 어릴 때는 엄마 것일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엄마 게 아니라는 겁니다.

연애하는 아이들이 사이가 어느 정도 무르익어서 ‘넌, 내 거야!’ 했는데 ‘내가 물건이가?’ 이러면 아직 사랑이 덜 여문 겁니다. 아직도 자존심이 살아서 싸우는 관계죠. 그러다가 정말 좋아하게 되면 ‘넌, 내 거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들어도 기분이 괜찮은 겁니다. 이 말을 평생 한 번도 못 들어 보신 분이 더러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기분 좋은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향해서 ‘넌, 내 거야!’ 그러면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해서 8절에 ‘내 종’이라고 그럽니다.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나의 택한 야곱아’ 그러죠?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넌, 내 종이니라’고 말하는 것은 ‘넌, 내 거야!’라는 말과 별반 다를 게 없죠. 종이라고 했다가 또 ‘나의 택한 야곱아’ 하면 ‘넌, 내가 택한 택한 종’이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신 이유가 뭐죠? 종으로 부려 먹으려고요? 혹시 이 구절을 보면서 노예시장에 노예를 팔러간 주인처럼 생각하시면 정말 큰 오해입니다.

노예시장에 팔려고 내 놓은 노예들이 수북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 골라냅니다. 그게 택한 종입니까? 하나님께서 여기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절대로 아닙니다. 노예시장에 가서 노예를 고른다고 칩시다. 뭐부터 보시겠어요?

오늘 낮에 우리 김동빈 형제 이삿짐 남은 것, 농 한짝, 세탁기 하나 날라 주려고 갔는데 저도 힘이라면 어지간히 썼는데 이젠 안되는구나 싶었어요. 공부 열심히 하는 중국 친구하고 힘도 못 쓰는 저하고 셋이서 그걸 못 옮겨서 옆구리 깨어먹고서야 간신히 올려주고 집에 오니까 얼굴이 노랗더군요. ‘나도 어디 팔려 가면 값이 나가기는 글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노예시장에 가서 노예를 고르듯이 하나님께서 고르신다면 우린 이미 시세가 다 없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너는 내 종이요 나의 택한 자’라고 말할 때 그런 장면을 염두에 두는 것은 절대로 오해입니다. 왜 그게 오해냐 하면 야곱이 그리 잘난 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야곱이 어떤 인간이죠? 흔히 하는 말로 잔머리의 대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나는 너의 하나님이니라 네가 어디를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하며 너를 끝까지 돌봐 주겠다’고 말씀하셨는데도 야곱은 끝까지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다급한 상황이 되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하나님, 전에 내게 이런 약속을 하셨잖아요?’ 매달립니다마는 조금 살만 하면 하나님을 찾지 않습니다. 신체 좋고 일 잘 하니까, 써 먹을 때 많으니까 부르신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이스라엘은 얼마나 신실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들었기에 하나님께서 그를 택하셔서 백성 삼았겠습니까? 안 들어도, 안 들어도 이렇게 말 안 듣는 인간들이 없을 것 같아요. 출애굽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얼마나 많은 이적을 베푸셨습니까? 애굽 전역에 재앙이 내려도 이스라엘이 살던 고센 땅에는 아무런 재앙이 없었습니다. 애굽이 저렇게 고난 가운데 고통당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잘 지켜주셨다는 것을 봤잖아요? 그런데 돌아서면 불평 불만입니다.

홍해? ‘우리는 다 죽었다’고 할 때 하나님께서 홍해를 걸어서 통과시켰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럽습니까? 우리가 이런 감격 한번 누리면 평생 안 갈까요? 이스라엘은 며칠 안 갑니다. 날마다 날마다 기적 속에 살았으면서도 하나님을 원망하고 반항하고 그러다가 열흘이면 갈만한 그 길을 40년이나 돌지 않습니까? 그 후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말 안 듣고 버티다가 결국은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스라엘의 역사입니다. 종으로 부려먹을만 하니까 부르신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또 하나 기억할 것은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누구의 종이 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으십니다. 이스라엘에도 종이 있었습니다마는 말이 종이지 종이 아닙니다. 레위기 25장 39절에, ‘네 동족이 빈한하게 되어 네게 몸이 팔리거든 너는 그를 종으로 부리지 말고 픔꾼이나 우거하는 자와 같이 너와 함께 있게 하여 희년까지 너를 섬기게 하라’ 혹시 가난해서 몸이 팔리거든 종으로 쓰지 말고 품꾼처럼 여기라고 하십니다.

신명기 15장 12절부터 15절입니다. ‘네 동족 히브리 남자나 히브리 여자가 네게 팔렸다 하자 만일 육년을 너를 섬겼거든 제 칠년에 너는 그를 놓아 자유하게 할 것이요 그를 놓아 자유하게 할 때는 공수로 가게 하지 말고 네 양 무리중에서 타작마당에서와 포도즙틀에서 그에게 후히 줄찌니 곧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대로 그에게 줄찌니라 너는 애굽땅에서 종 되었던 것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속하셨음을 기억하라 그를 인하여 내가 오늘날 이같이 명하노라’

종으로 삼지 말고 품꾼처럼 데리고 있다가 내보낼 때 그동안의 품삯을 후하게 쳐서 보내라는 거예요. 이게 무슨 종입니까? 이스라엘의 종은 종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러시지 말라고 하십니다. 내가 여기다 데려다 놓은 사람을 네가 종으로 삼지 말라는 뜻입니다. 종되는 것을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십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종으로 부려 먹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그러나 유일하게 종으로 삼을 기회도 있습니다. 후하게 줘서 나가 살도록 했는데 이 종이 ‘주인님, 안 나가겠습니다. 그냥 이 집에서 종으로 살겠습니다.’ 이러거든 내 보내지 말고 평생 종으로 두라고 합니다. 나가서 살 수 있는 돈을 다 줘서 나가라고 하는데 왜 안 나가요? 종살이 오래 하다보니 이골이 나서 그냥 사는 것이 편하다 싶어서 그런가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주인을 너무 사랑해서요.

주인을 사랑해서 안 나가겠다고 하면 종으로 그냥 두라는 겁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해서 ‘너는 나의 택한 종’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종살이 시키려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실은 하나님에게 종은 필요 없어요. 말씀으로 모든 것을 다 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그 분에게 무슨 종이 필요합니까?

선택이라는 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발로 교회를 찾아왔고 내 스스로가 교회를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분이 혹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하나님은 ‘내가 너를 선택하고 내가 너를 불렀다.’고 하십니다.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겁니다. 이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한번 생각해 보셔요.

지금 모르긴 몰라도 ‘내로라’ 하는 사람 중에는 불려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어디 들어가려고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맞나요? 거기에 불려봐야 기껏 두 달밖에 안되지 않습니까? 그러나 거기에 불려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영광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이 나를 불렀다?’ 우리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까 신경을 안 쓰죠. 그냥 상상해 보세요. 불렸다는 자체가 얼마나 영광인지! 그런데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택하여 불렀다.’고 말하는데 우리는 덤덤합니다. 흔히 듣던 말이라서 그런지...

부려먹기 위해서 부르신 것이 아니라면 왜 하나님께서 ‘너는 나의 택한 종’이라고 말씀하십니까? 왜 그럴까요? 8절 다시 봅시다,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나의 택한 야곱아’ 그 다음에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 이러잖아요? 쉬운 말로 하면 하나님께서 친구하려고 택하여 불렀다는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뭐죠? 제 생각으로는 정말 비밀이 없는 사이가 친구입니다. 속에 뭔가를 감추어 놓을 수 없는 그런 관계가 친구 아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벗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도저히 비밀로 할 수 없어서 털어 놓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이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이 소돔, 고모라의 멸망 사건이죠. ‘내가 아브라함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그러면서 말씀을 하셨는데 일종의 천기누설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 비밀을 왜 아브라함에게 감추지 못합니까? 벗이기 때문이죠. 그 하나님께서 ‘야곱아 내 종 야곱아 내가 택한 이스라엘아’ ‘내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 그리고 9절을 다시 보시겠습니다, ‘내가 땅 끝에서부터 너를 붙들며 땅 모퉁이에서부터 너를 부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나의 종이라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버리지 아니하였다 하였노라’

택한 종이라고 해 놓고 ‘내가 너를 싫어버리지 아니하였다’고 그러죠? 싫어할 수 없다는 겁니다. 네가 어떤 징계 어떤 고난 가운데에 있다고 할지라도 내가 너를 싫어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왜 싫어하지 못합니까? 보통 벗 이상의 벗이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향해서 ‘종’이라고 했다가 ‘벗’이라고 했다가 ‘나의 싫어버림을 받지 아니한 자’라고 하는 이 모든 경우를 다 포괄할 수 있는 게 어떤 관계입니까? 이건 애인 관계입니다.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사랑으로 맺어졌기 때문에 이렇게 부를 수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사야 43장 1절에, ‘너는 내 것이라’고 하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부르는 이름이 여러 가지입니다. 호칭이 다양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한 두 마디로 설명될 수 없는 복잡한 관계라는 겁니다.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는 어떤 관계입니까? 성경이 여러 가지 관계를 말합니다. 정답은 정답인데 제일 점수 낮은 정답이 ‘하나님은 창조주시요 우리는 피조물’이라는 겁니다.

조금 나은 것이 ‘하나님은 주인이시요 우리는 종’ 이것도 맞는 말입니다. 맞는 말인데도 오해받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썩 좋은 답이라고 못하겠습니다. 또 무슨 관계라고 합니까? 우리는 하나님을 뭐라고 부르죠? 아버지라고 부르죠? 그러면 부자관계죠. 아이들 키워보시면 부자지간이라는 것이 참 묘하고 묘한 관계입니다.

옛날에는 아버지가 센 것 같은데 요즘은 아버지가 셉니까, 아들이 셉니까? 집집마다 차이가 있지만 요즘은 아이들이 참 세졌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과 우리 관계가 부자지간이라고 그러는데 누가 셀까요? 하나님이 셉니까? 어느 권사님의 간증에 ‘내가 하나님께 간구하면 하나님께서 어쩌지 못해서 안달을 하시는 것 같애’ 그런 소리를 하는 분도 계십니다. 부자지간이란 반드시 아버지가 센 관계가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좀 더 넘어가 볼까요?

성경은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심지어 부부관계에 비교합니다. 찬송가에도 더러 있죠? 교회 처음 나온 사람들이 찬송가를 들으면 참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찬송가도 더러 있습니다. ‘신랑되신 예수께서 다시 오실 때...’ 안 믿는 사람이 이 찬송 부르는 여집사를 보고 뭐라고 그러겠어요? ‘야가 정신 있나? 저그 신랑 집에 있는데?’ 호세아서는 바람난 아내의 남편을 하나님에게 비유합니다. 누가 답답합니까? 바람나서 집 나간 아내가 답답합니까? 아니면 그 사람을 찾아다니는 남편이 답답합니까?

하나님과 우리 관계를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가 부부관계를 잘 이해하는 것입니다. 부부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정말 아름답게 살아갈 때에 그 관계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흔히 하는 말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여러 개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대체로 에로스는 육체적인 사랑, 필레오는 친구의 우정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아가페는 무조건적으로 베푸는 부모의 사랑,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부부간의 사랑은 이 셋 중에 어느 겁니까? 부부관계라는 게 참 묘하게도 이 세 가지 관계가 다 녹아 있는 관계입니다. 그 중에 하나만 있어서 될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왜 여러 가지 표현을 쓰시느냐 하면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한 두 마디로 표현될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을 부르는 호칭이 몇 가지입니까? 많아야 합니다. 부부 사이에 부르는 호칭은 어떤 것은 남이 들어도 되지만 어떤 것은 남이 들으면 안되는 호칭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 있어야 정상입니다. 정말 깊은 사랑으로 잘 맺어질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사랑에 빠져 있을 때는 종노릇 하는 것도 행복입니다.

종노릇하는 행복을 아세요? 모르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입니다. 왕노릇 하는 행복 크지만 사랑 때문에 종노릇 한다면 그 종노릇이 얼마나 행복한지 아십니까? 남편과 아내 사이에 이렇게 돼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되니까 부모와 자식간의 예를 들면 쉬워요. 엄마나 아빠가 자식들에게 상전노릇을 합니까, 종노릇을 합니까? 종노릇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왕노릇 하는 즐거움보다 종노릇 하는 즐거움이 큽니다. 진정한 사랑으로 맺어져 있을 때 그렇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종노릇 하는 것이나 왕노릇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향해서 ‘내 종 이스라엘아’ 하시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잘 이해한다면 ‘내 종, 나의 택한 야곱아’라는 이 표현이 얼마나 감사한 말씀인지 모릅니다.

그러니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하시는 거죠. 종이라고 하셔놓고 왜 이러시는 거죠? 사랑하는 자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10절은 그냥 외우고 다니세요.

현재 이스라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있습니다. 포로로 잡혀 있는 이스라엘에게 ‘내 종 나의 택한 자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아 내가 너를 지켜주리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치 아니하고 우상을 섬기다가 수도 없이 맞았습니다. 정말 수도 없이 맞았습니다. 매를 들다가 들다가 도저히 안되니 하나님께서 바벨론으로 포로로 끌려가게 만들어 버린 겁니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아버지 손으로 끌고 가서 파출소에 집어넣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냥 들으면 ‘어떻게 아버지가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사정을 들어보면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죽했으면 이웃나라에 포로로 보내버릴까요?

얼마 전에 샘물교회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일 때문에 한국교회가 얼마나 많이 욕을 얻어먹었는지 모릅니다. 엄청난 욕을 얻어먹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한국교회를 향한 매라고 생각합니다. 그대로 뒀다간 한국교회가 다 허물어질지 모른다 싶어서 하나님께서 매를 드시는 겁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욕을 얻어먹을 짓을 많이 했습니다. 그 욕을 한 교회가 다 얻어먹는 겁니다. 그 욕 얻어먹는 교회가 샘물교회였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아십니까?

몇 년 전에 MBC PD수첩에 한국교회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에 저는 마음이 아플까 싶어서 안 봤습니다. 물론 정확하지 않은 표현도 있지만 전혀 근거없이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한국에 이렇게 좋은 교회도 있지 않느냐?’ 하면서 예로 든 교회가 샘물교회였습니다. 한국교회가 덮어써야 할 그 많은 욕을 들어 먹으면서도 견딜 수 있었던 교회였기에 하나님께서 샘물교회에 그 힘든 매를 드셨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지탄을 받은 샘물교회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요즘도 그 앞에 마이크를 설치해 놓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가면서 교회를 비판하는 무리들이 있답니다. 이제는 기자들이 다 철수해 버려서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교회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00년 전 한국에 성령을 쏟아 부으셨던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다시 성령을 부으신다면 샘물교회가 아닐까?’라는 느낌을 받는답니다. 그렇게 은혜가 넘친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 안 듣는 이스라엘을 이렇게 징계하셔서 이스라엘이 고난 가운데 처해 있지만 징계의 기간이 끝나면 회복시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는 내 종이요 나의 택한 자요 나의 벗’이라고 하시는 겁니다. 그렇게 될 것이니 비록 고난 가운데 있다고 할지라도 두려워말고 믿으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이스라엘 백성들을 괴롭혔던 그 원수들은 어떻게 됩니까? 11절, ‘보라 네게 노하던 자들이 수치와 욕을 당할 것이요 너와 다투는 자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이 될 것이며 멸망할 것이라 네가 찾아도 너와 싸우던 자를 만나지 못할 것이요 너를 치는 자들은 아무 것도 아닌 것같이 허무한 것같이 되리니 이는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이 네 오른손을 붙들고 네게 이르기를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 할 것임이니라’

하나님께서 나서시면 그렇게 핍박하고 괴롭히던 그 무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믿는 성도들이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이런 저런 핍박을 받고 욕을 얻어먹을 수 있습니다. 사실은 그런 욕을 좀 먹고 살아야 합니다. 이기적이고 마음이 너그럽지 못해서 욕을 먹는 것은 절대로 안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그런 욕을 먹어서는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믿는다는 것 때문에, 정말 열심히 일하고 헌신적으로 일하는데 믿는다는 것 때문에 욕을 먹고 수치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한다면 정말 기뻐하실 이유가 있습니다.

제철에서 명퇴 바람이 불고 난 다음에 우리교회에 어느 분이 한 말이 귀에 쟁쟁합니다. ‘믿는다는 것 때문에 우리 남편 괴롭히던 상사들 중에 아직 회사에 남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박해나 괴롭힘 속에서도 꿋꿋하게 믿음을 지킨 분이 언젠가 그런 노래를 부르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다는 얘기죠. 원수들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처리할 것입니다. 반면에 이스라엘은 어떻게 하십니까?

14절, ‘지렁이 같은 너 야곱아’ 합니다. 앞에서 ‘나의 종 나의 벗’ 이러더니 하필이면 왜 지렁이라고 합니까? 포로로 잡혀가서 바벨론에서 고된 생활을 하고 있던 이스라엘을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지렁이라고 표현해도 별반 다를 것 없을지 모릅니다. 우리 인생은 아무리 잘 나가는 집이라도 들여다 보면 고통이 있고 힘든 일이 있습니다. 우리 삶 자체가 지렁이일지 모릅니다.

우리 교회 어느 집사님 이야기입니다. 오래 전 교수아파트를 지나가면서 ‘저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렇게 생각했더랍니다. 이 분이 교수 아파트에 파출부로 갔는지 일을 도와주려고 갔는지 갔는데 ‘거기서 얼마동안 살림을 맡아 일해준 것이 자기에게 얼마나 큰 유익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다 천국에 사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우리하고 똑같네요.’ 하더군요. 거기도 아픔이 있고 고민이 있고 고통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나니까 더 이상 부럽지 않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게 되었는데 이게 자기에게 큰 소득이었다고 말하는 겁니다.

교수님 부부는 부부싸움을 안 하는 것 같죠? 일주일에 한 번씩 공부를 하니까 부부싸움 해서 집 나가 버리면 바로 들통이 나는 겁니다. 어느 부인은 집 나가서 친정 서울에 가 버렸습니다. 서울에 가서 며칠 있다 하니까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자기가 성경공부 하자고 해 놓고 보이지 않으면 ‘세상에 이게 무슨 망신이냐?’ 그래서 집 나간지 며칠만에 성경공부 시간에 맞추어서 기를 쓰고 내려온 겁니다.

또 한 분은 공부 시간에 안 왔기에 물어 보았습니다. 부인에게 ‘어디 갔어요?’ 했더니 모르겠대요. ‘부인이 왜 모르는데?’ ‘며칠째 소식이 없습니다.’ 남자들도 집 잘 나갑니다. 잘 좀 챙겨주세요. 대학교수님이신 남편이 집을 나가서 며칠째 연락이 안되는 거예요. 그러자 다른 친구분이 ‘가 봐야 어디 갈데 있나? 가만히 있어봐라, 몇 군데 전화해 보면 찾을기라’ 하더니 찾아냈습니다. ‘빨리 안 오나?’ 하고 불렀더니 왔습니다. 부인 때문에는 안 오겠지만 공부하는 팀들이 ‘안 오면 영영 못 볼 줄 알아?’ 하고 공갈을 치니 온 겁니다.

그래서 그 날은 ‘오늘 성경공부 안 한다. 이 집 부부 청문회 해 보자.’ 이래서 얘기 다 듣고 난 다음에 제가 결론을 내리고 다른 분들이 다 동의를 했습니다. ‘부인이 고슴도치네!’ 부인이 고슴도치처럼 남편을 수도 없이 찔렀다는 겁니다. ‘부인이 고슴도치짓 했으니까 잘못했다 해라’ 그 부인이 그날 충격을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상상도 못한 결론이었으니까요.

편안하게 잘 사는 집이 별로 없더라구요. 그게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대학교 잘 갔으면...’ 해서 걱정을 얼마나 합니까? 그래서 들어가죠. 그러면 걱정이 끝납니까? 졸업할 때 되면 취직 걱정이죠? 취직만 하면 끝이 납니까? 결혼만 시켜버리면 끝이 난다고요? 죽을 때 되면 끝날까요? 우리 모두는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에 조금 낫고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고달픈 삶을 살고 있는 겁니다.

그런 우리에게 유일한 희망은 하나님께서 이런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과 이런 우리를 반드시 회복시키실 것이라고 믿는 이것이 힘든 세상을 살아갈 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 외에 우리를 위로하고 힘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지렁이 같은 너를 붙들어 세우리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지렁이를 붙들어 세우면 뭐가 되겠어요? 15절, ‘보라 너로 이가 날카로운 새 타작기계를 삼으리니 네가 산들을 쳐서 부스러기를 만들 것이며’ 지렁이가 뭐가 된다는 겁니까? 날카로운 타작기계로 만드는 겁니다. 옛날 타작기계 아시죠? 돌리면서 거기다가 볏단을 올리면 낱알이 다 떨어져 나가지 않습니까? 볏단 털어내는 기계 정도가 아니고 산을 쳐서 부스러기를 만들어 버릴 정도로 이가 날카로운 기계로 만들어 주겠다는 겁니다.

지렁이로 있을 때는 밟으면 터지고 모처럼 비가 많이 나와서 밖에 나왔다가 갑자기 말라 버리면, 아스팔트 위에서 말라 버리면 아무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 인생, 이런 지렁이를 하나님께서 이가 날카로운 타작기계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전에 지렁이라고 밟고 다닌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지렁이 같은, 만물의 밑바닥에 굴러다니는 이 지렁이를 산을 밀어 버릴 수 있는 날카로운 기계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스라엘이 어떻게 됩니까?

16절 뒷부분을 보세요, ‘너는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하겠고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로 인하여 자랑하리라’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하겠고 하나님을 자랑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이 땅에서 우리가 잘 먹고 잘 산다고 해서 이렇게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베푸셔서 이런 날을 주실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어려움들을 이길 수 있는 가장 즐거운 답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왜 만드셨어요?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에 관한 것이 소교리 문답 1번인데 너무너무 멋진 답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당연하죠. 그런데 그 뒤가 더 좋은 걸 어떻게 합니까?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 여러분, 하나님 생각하시면 즐겁습니까? 조용히 누워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토록 사랑하셨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즐겁습니까? 성탄절 지나면서 몸이 얼마나 피곤합니까? 피곤해서 누워 있으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다는 그 사랑 때문에 웃을 수 있고 감격할 수 있는 게 그리스도인입니다.

하나님 때문에 즐거워하라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친구 삼으려고 하나님께서 너를, 우리를 택하셨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성도는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자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열심히 자랑하고 다니는 것은 누구의 복일까요? 자랑하는 사람의 복입니다. 남편 자랑 열심히 하고 다니는 것은 남편 복입니까, 아내 복입니까? 그건 자기 복입니다. 부인이 남편을 열심히 자랑하고 다닐 때 남편은 뼈 빠지게 일하고 있죠.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아느냐?’고 자랑하고 다닐 때 그 자랑이 그냥 온 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자기의 가장 사랑하는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서 이런 고난의 길을 걷게 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을 그렇게 자랑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복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종입니다. 하나님의 최고의 사랑을 받은 종입니다. 하나님은 이 종을 위해서 자식을 희생시키신 분입니다. 세상에 이런 종이 어디 있어요?

자식을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는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서 ‘내 종아’라고 부르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그 사랑에 감격해서 한평생을 살아야 된다는 의미에서 하나님의 종입니다. 나라를 위해서 자기 자식을 죽음으로 내 몬 지도자는 지도자 자격이 있죠? ‘다른 자식은 나가 죽더라도 내 자식은 죽으면 안된다’ 이래서 군대 안 보낸 사람이 지도자로 나서면 표가 안 나오죠?

선생님들 중에 모택동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못 됐다’ 하고 모택동 하고 발음이 비슷하니까 그런 의미로 선생님을 모택동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우리와 이해관계를 떠나면 모택동이 위대한 지도자라는 걸 우린 잘 모릅니다. 그 모택동이 자기 아들을 한국전에 참전시켰고 결국 죽었습니다. 절대적인 권력을 지닌 사람이 그 험한 전쟁터에 자기 아들을 꼭 보냈어야 했겠습니까? 글쎄요, 우리나라 어떤 지도자 같으면 절대 안 보냈을 겁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아들을 전쟁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무 말을 안 했다고 그럽니다. 종이만 꼬깃꼬깃 구겨 가지고 버렸다고 그랬던가? 말을 하지 않더랍니다. 중국 대륙을 다스릴만한 지도력이 그것 하나만으로 드러나는 겁니다. 이 많은 백성들을 인도할 지도자라면 내 자식을 보호하기보다 국가를 위해서 희생시킬 각오를 하고 전쟁터에 내 보내더라는 겁니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위대하신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이런 험한 삶을 살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해야 할까요? 현실적으로 다 힘들고 다 어렵습니다. 이 세상이 주는 복에 겨워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런 행복이 아니라, 우리를 이토록 사랑하신 하나님의 그 사랑에 감격해서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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