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와 모멸을 자초하신 하나님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블레셋 사람이 하나님의 궤를 빼앗아 가지고 에벤에셀에서부터 아스돗에 이르니라 블레셋 사람이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다곤의 당에 들어가서 다곤의 곁에 두었더니 아스돗 사람이 이튿날 일찌기 일어나 본즉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엎드러져 그 얼굴이 땅에 닿았는지라 그들이 다곤을 일으켜 다시 그 자리에 세웠더니 그 이튿날 아침에 그들이 일찌기 일어나 본즉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엎드러져 얼굴이 땅에 닿았고 그 머리와 두 손목은 끊어져 문지방에 있고 다곤의 몸둥이만 남았더라 그러므로 다곤의 제사장들이나 다곤의 당에 들어가는 자는 오늘까지 아스돗에 있는 다곤의 문지방을 밟지 아니하더라 여호와의 손이 아스돗 사람에게 엄중히 더하사 독종의 재앙으로 아스돗과 그 지경을 쳐서 망하게 하니 아스돗 사람들이 이를 보고 가로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와 함께 있게 못할지라 그 손이 우리와 우리 신 다곤을 친다 하고 이에 보내어 블레셋 사람의 모든 방백을 모으고 가로되 우리가 이스라엘 신의 궤를 어찌할꼬 그들이 대답하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가드로 옮겨가라 하므로 이스라엘 신의 궤를 옮겨 갔더니 그것을 옮겨간 후에 여호와의 손이 심히 큰 환난을 그 성에 더하사 성읍 사람의 작은 자와 큰 자를 다 쳐서 독종이 나게 하신지라 이에 그들이 하나님의 궤를 에그론으로 보내니라 하나님의 궤가 에그론에 이른즉 에그론 사람이 부르짖어 가로되 그들이 이스라엘 신의 궤를 우리에게로 가져다가 우리와 우리 백성을 죽이려 한다 하고 이에 보내어 블레셋 모든 방백을 모으고 가로되 이스라엘 신의 궤를 보내어 본처로 돌아가게 하고 우리와 우리 백성 죽임을 면케 하자 하니 이는 온 성이 사망의 환난을 당함이라 거기서 하나님의 손이 엄중하시므로 죽지 아니한 사람들은 독종으로 치심을 받아 성읍의 부르짖음이 하늘에 사무쳤더라 [개역, 사무엘상 5:1~12]

자식이 부모를 버리면 온갖 욕을 다 얻어먹게 됩니다. 옛날에는 제주도에 나이 많은 부모를 버리고 도망하는 자식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최근에는 아예 외국에까지 가서 버리는 모양입니다. 재산을 다 물려 받은 후에 필리핀에 가서 부모를 버린 자녀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뉴스에 나왔다고 하는데 사람이 악해도 악해도 이렇게까지 악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부모가 다 큰 자식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면 이건 어떻게 되겠습니까? 드문 경우지만 과거에 이런 예가 더러 있었습니다. 함흥차사 아시죠? 이성계가 자식들 하는 꼴이 보기 싫어서 함흥으로 가 버렸습니다. 아들이, 돌아오시라고 심부름꾼을 여럿 보냈습니다. 그 심부름꾼을 차사라고 하는데 이성계가 차사를 다 죽여 버렸습니다. 몇 번을 보냈는데도 소식이 없으니 그런 연유로 생긴 말이 함흥차사입니다.

왕으로 있던 아버지가 자식들을 다 버려두고 멀리 가서 보기도 싫다고 할 때 그 아버지의 마음이 도대체 어떠했을지 생각해 보세요. 아마 자식들에게 환멸을 느꼈으니 그렇게 하지 않았겠습니까? 이성계만 그렇습니까? 견원 왕도 그랬던 모양입니다. 말년에 자식에게 유폐되어 있다가 탈출해서 왕건에게 갔습니다. 평생 원수처럼 싸우던 적국의 왕에게 몸을 의탁하러 가는 그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자식이 부모에게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다 생깁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런 부모들처럼 자기 자식을 버려두고 집을 나가버렸다면 하나님께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웠을까를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고통을 겪으셔야 했는지 오늘 이 본문을 통해서 살펴보기를 원합니다.

때는 사사시대 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조금 더 되는 때입니다. 사사시대 말기에 이스라엘과 블레셋이 전쟁을 벌였습니다. 블레셋은 지금말로 팔레스타인입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끈질기게 싸우고 있는 겁니다. 3000년 전에도 싸웠고 그 전에도 싸웠고 앞으로도 계속 싸울 겁니다마는 이스라엘이 불리해졌습니다.

도저히 이길 수 없겠다 싶었는데 조상들의 이야기를 생각해 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옛날에 여리고를 침공할 때나 요단을 건너갈 때, 그 이후 적들과 싸울 때에 하나님의 궤를 앞장 세우고 싸웠다더라. 그래서 ‘그 궤를 모셔오자. 하나님의 궤를 모셔오면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다’ 해서 그 궤를 가져온 겁니다. 이스라엘 군대가 사기가 충천해서 땅이 흔들렸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알아보았더니 하나님의 신이 이스라엘 진에 들어왔다는 겁니다. 블레셋 사람들도 하나님의 그 놀라운 소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4장 8절에 보면, ‘우리에게 화로다 누가 우리를 이 능한 신의 손에서 건지리요 그들은 광야에서 여러 가지 재앙으로 애굽인을 친 신들이니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애굽에 재앙을 내렸던 일을 알고 있는 겁니다. 그 하나님이 진에 들어왔으니 ‘이제 우리는 죽었다.’ 하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스라엘에 다 종노릇해야 될 것 아니냐?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마찬가지니까 살아서 종노릇하는 것보다 싸우다 죽자’ 이래서 쳐들어 와버린 겁니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달려들었는데 뜻밖에도 블레셋이 이겨버렸습니다. 이길 것이라고 덤벼든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종살이 할 바에는 차라리 싸우다 죽자’ 그래서 붙었는데, 세상에! 온 세상을 호령한다던 그 하나님이 자기들에게 진 겁니다. 블레셋 군사들이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릅니다.

5장 1절을 보겠습니다. ‘블레셋 사람이 하나님의 궤를 빼앗아서 에벤에셀에서부터 아스돗에 이르니라’고 합니다. 블레셋이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때 하나님의 궤가 머물러 있던 실로가 완전히 파괴된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거할 때 중심되는 도시가 실로였습니다. 하나님의 궤가 거기 있었습니다. 그 실로가 완전히 파괴되었으니 지금 식으로 말하면 서울이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 이후 실로는 회복이 안됩니다. 그럴 정도로 이스라엘이 철저하게 당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궤를 블레셋 사람들이 아스돗으로 가져갔습니다. 블레셋은 다섯 개의 도시들이 연합하여 있는 연합체였습니다. 하나님의 궤를, 그러니까 이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면 하나님을 사로잡아서 끌고 가는 겁니다. 사람을 잡아 왔다면 왕궁으로 가서 노예로 부려먹었겠지요. 하나님의 궤를 잡아 왔으니 이걸 어디에 잡아 놓습니까?

2절 보세요. ‘블레셋 사람이 하나님의 궤를 가지고 다곤의 당에 들어가서 다곤의 곁에 두었더니’라고 합니다. 왜 다곤 우상 앞에 갖다 놨습니까? 이스라엘의 신을 잡아다가 왜 자기들의 신 앞에 갖다 놓았겠습니까? 뻔 하잖아요? ‘위대한 다곤 신이시여 이스라엘의 신을 잡아왔나이다’ 이러고 거기다가 놓아두지 않았겠어요?

아마 다곤을 섬기는 블레셋 사람들이, ‘이 위대한 다곤보다 더 위대한 신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기고만장하지 않았겠습니까?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무서운 이스라엘의 신, 전쟁터에서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 때는 두려워 떨었던 신입니다. 그 신을 잡아서 자기들의 신상 앞에 갖다 놨으니 얼마나 신이 났겠느냐 말입니다.

다곤은 블레셋 사람이 섬기던 신인데 머리는 사람의 모양이고 몸통은 물고기를 닮은 신입니다. 온 세상을 창조하셨고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이 우상 앞에 포로처럼 잡혀 가 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너무나 신이 났습니다.

3절 보세요. 문제가 터집니다. ‘아스돗 사람이 일찍이 일어나 본즉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 엎드려져 그 얼굴이 땅에 닿았느니라 그들이 다시 세웠더니’ 그러죠? 아마 첫날은 그 앞에 엎어져 있으니까 ‘이거 다른 사람들이 알면 안된다.’ 그래서 급하게 다시 세워 놔 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뗀 겁니다.

그런데 4절에, ‘그 이튿날 아침에 그들이 일찍이 일어나’ 그 날은 일찍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괜찮나 싶어서 가 보았겠지요. ‘다곤이 여호와의 궤 앞에서 엎드려져 얼굴이 땅에 닿았고 그 머리와 손은 끊어져 문지방에 있고 다곤의 몸뚱이만 남았더라’ 머리도 떨어지고 팔도 떨어지고 몸뚱이만 남은 겁니다. ‘세상에 다곤보다 센 신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이틀 연속으로 이러는 것을 보면 다곤보다 하나님이 더 위대한 신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를 챘어야 옳은 거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포로로 잡아 왔다고 생각하고 거기다 갖다 놨지만 자기들이 믿는 신을 이렇게 여지없이 치고 들어가는 이 신을 어떻게 해야 됩니까?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빨리 힘 못 쓰는 다곤 신을 버리고 하나님을 섬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게 그렇지 않은가 봐요. 다곤보다 이스라엘의 신이 더 위대한 신이라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으면 빨리 자기 신을 버리고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 것이 옳을 것 같은데 왜 그게 안될까요?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것을 많이 봅니다.

점치거나 굿하는데 예수 믿는 사람이 그 옆에 있으면 잘 안된다고 합니다. 귀신들이 그걸 잘 안다네요. 그래서 예수 믿는 사람은 좀 나가달라고 그런데요. 왜요? 귀신이 오지 못하니, 아니 그런 걸 무당들이 잘 알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빨리 자기가 믿고 자기가 섬기는 귀신을 버리고 제일 센 예수를 믿든지 하나님을 따라가야 옳을 텐데 사람들이 참 어리석어요.

가장 위대한 하나님, 가장 위대한 신이 어느 분인지를 알면서도 그 분을 섬기지 않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고집이고 어떻게 보면 어리석음이요 어떻게 보면 오만입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분명히 인정하면서도 그 하나님에 대해서 알려고 애쓰지 않고 믿으려고도 하지 않는 것은 참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 알지 못해서 그런다면 우리 성도들은 어떻게 하든 하나님에 대해서 가르쳐 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참 답답합니다. 도대체 들으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참 어리석기 짝이 없는 고집인데 사람들이 그렇다는 걸 인정하고 아는 우리가 참아야지요. 싸울 일이 생기면 나이 많은 사람이 참아야 하고, 또 싸울 일이 생기면 그래도 좀 낫게 사는 내가 참아야 하고, 그런 것 아닙니까?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큰 사랑을 받은 우리가 참고 베풀어야 합니다. 어떤 면에서 우리도 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고집스러운 인간임에 틀림없을 텐데도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믿는 자체가 참 감사한 일입니다.

다곤이 그렇게 엎어지는 것을 제사장들이 보고도 하나님을 두려워하거나 하나님을 섬길 생각은 않고 그들은 그저 목이 날아가고 팔 다리가 떨어진 다곤을 빨리 제자리에 표 안 나게 세워 놓는 일이나 열심히 하고 있는 겁니다. 틀림없이 하나님께서 치셨을 것이라는 심증은 가지만 한편으로는 아마 우연일 거라고 생각하고 표나지 않게 세워두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행한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문지방을 밟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5절에, ‘그러므로 다곤의 제사장들이나 다곤의 당에 들어가는 자는 오늘까지 다곤의 문지방을 밟지 아니하더라’고 합니다. 만약에 후손들이나 혹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문지방을 밟으면 제사장들이 뭐라고 야단을 쳤겠습니까? ‘밟으면 안된다’ 그랬을 것 아니에요? ‘왜 밟으면 안되냐?’고 물으면, ‘옛날 하나님의 신을 잡아다 여기 두었는데 우리 신이 목이 떨어져서 여기에 떨어졌거든. 우리가 섬기는 저 위대한 신의 목이 떨어졌던 곳이니까 밟으면 안돼.’ 이런 말은 절대 안 하겠죠? 그러면 뭐라고 그러겠어요?

다른 이유를 내세웠을 겁니다. 어쩌면 ‘문지방을 밟으면 복 나간다’ 이런 식으로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사람들이 하는 행위가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보라는 겁니다. 이 엄청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응급조치만 해 놓고 모른 척 하는, 이런 짓을 하지 말고 하나님께 돌아섰어야 하는 게 옳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어리석습니다. 이렇게 능력 없는 다곤 신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그들의 불행이기도 합니다.

능력 없는 자기들의 신 앞에 무시무시한 하나님의 궤를 갖다 놓아서 이런 일이 생기니 빨리 치우는 수밖에 방법이 없죠. 그래서 블레셋 사람들은 흔히 오락게임에 나오는 시한폭탄 돌리기 게임을 하는 겁니다. 내 손에서 터지기 전에 빨리 옆 사람에게 넘겨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궤가 가까운 세 도시를 뱅뱅 돌면서 6장에 보면 일곱 달을 거기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일곱 달 동안 블레셋은 완전히 쑥대밭이 되는 겁니다. 질병이 돌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니까 울부짖으며 ‘이거 빨리 치워라, 우리 못 살겠다’ 그래서 옆 지방으로 옮기고 옮기면서 일곱 달을 지냈습니다. 영락없이 시한폭탄 돌리기입니다.

이 하나님의 궤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아무런 효력이 없었잖아요? 블레셋과 싸울 때 이 궤만 들어오면 이길 것이라고 했는데 져버렸잖아요? 그러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아무런 효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궤가 블레셋에 들어가서는 엄청난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의 잘못은 하나님을 믿은 것이 아니고 그 궤만 믿은 겁니다. 진짜 이스라엘 백성들이 믿고 순종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은 잊어버리고 궤가 능력이 있는 줄 알고 들고 온 겁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이 궤가 아무런 능력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하나님을 버린 채 하나님을 상징하는 궤가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겁니까?

우리가 믿어야 하고 순종해야 할 분은 하나님이시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을 잊어버린 채 교회만 들락날락 한다고 구원을 받습니까? 그 하나님을 기억하지 않고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막말로 이 교회 건물이 무슨 영험한 효력이 있는 장소입니까? 여기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을 기억하기 때문에 이 장소가 귀한 것입니다.

만약에 하나님께서 떠나시면 이 건물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왜 그 놀라운 하나님의 궤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아무런 능력이 없었습니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요 하나님의 말씀이지 그 궤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블레셋 사람들은 그 궤를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나님이라고 생각하고 모독을 하는 겁니다. 어쨌거나 그걸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니 하나님께서 분노하셔서 징계를 가하시는 거죠.

이스라엘이 이 궤를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주신 것이라고 믿고 하나님을 따랐더라면 큰 복이 있었을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하나님의 대적인 블레셋이 이 궤를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겁니다. 블레셋이 그것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도 다곤을 숭배하고 있었으니 그들에게 저주가 닥쳐오는 거죠. 이 비슷한 현상이 오늘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지 한번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성경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우리 모두가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니 이 책이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세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고 그 말씀대로 순종하는 사람에게는 그 말씀이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고 순종하는 자에게는 이 말씀이 세계를 뒤집어 놓았고 놀라운 하나님의 기적으로 나타났습니다마는 이 말씀을 꼭 끌어안고 있거나 옆구리에 끼고만 다니는 사람에게는 효력이 없습니다.

이 책이 하나님의 말씀이니 베고 자면 두통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요? 믿음 아닙니다. 공부를 잘 안 하는 어떤 학생이 잠 잘 때마다 시험치를 책을 베고 잤답니다. 나름대로 원칙이 있었다네요. 제일 위에는 1교시에 치르는 과목 두 번째는 2교시에 치르는 과목... 반드시 순서를 맞추어서 베고 잤답니다. 공부는 안 하면서요. 훌륭한 학생이죠?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면, 이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지켜 행할 때 효력이 나는 겁니다. 가만히 덮어놓고 있으면 아니 그 안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모르면 이건 하나님에 대한 믿음없이 전쟁터에 끌고 갔던 하나님의 궤나 다를 바 없는 겁니다. 많은 믿는 사람들이 믿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것도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믿는 대로 되리라’ 여러분, 뭘 믿어야 합니까? 믿는 대로 되리라고 하셨는데 뭘 믿어야 합니까?

‘능치 못함이 없느니라,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느니라’ 그것만 갖고 따지면 누가 믿음이 좋은지 아십니까? 할 수 있다 하면 다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 우리나라 해병대가 제일 믿음이 좋을 겁니다. 해병대요? 무조건 할 수 있답니다. 그 분들이 뭘 믿어요?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런 식으로 믿는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하자! 하자! 믿으면 된다! 뭘 믿어요?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해라, 하면 된다? 정말 다 됩니까? 능력이 안되면 아무리 용을 써도 안되는 법입니다.

여기 좋은 악기들 많잖아요? 하면 된다! 하면 될까요? 죄송한 말씀이지만 여기 있는 많은 분들은 거저 줘도 절대로 안됩니다. 아무나 하면 되는 것 아닙니다. 덮어놓고 하면 된다, 하면 된다? 자신을 믿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뭘 믿는 겁니까?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서 4:13)’이 구절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능력 주실 때’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뭘 믿는 겁니까? 하나님을 믿는 겁니다. 내가 하나님을 바르게 섬길 때에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능력을 주셔서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아십니까? 아무리 비천하고 아무리 고생을 해도 아무리 돈이 없더라도 어떠한 경우에서도 하나님이 내게 능력을 주셔서 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 말씀을 오해하는 분이 참 많습니다. 자기 욕심을 따라서, 자기 이익을 따라서 할 수 있다고 함부로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은 해병대에 가서 배우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철저하게 순종한다는 뜻입니다. 그리할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능력이 되어서 우리에게 나타나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서 성경은 참으로 위대한 책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소리입니다.

여러분, 컴퓨터 좋은 것이죠? 대단한 능력이 있죠? 대단한 능력을 지닌 것이 컴퓨터입니다마는 아끼면 무용지물입니다. 컴퓨터는 아끼는 게 아닙니다. 부서지도록 돌리고 두들겨야 합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컴퓨터가 보급되어 나올 때 함부로 못 만지게 했습니다. 비싸고 귀한 것이니까 함부로 못 만지게 하고 어떤 것은 포장도 안 뜯고 잘 모셔 놓았습니다. 3년만 지나면 폐품입니다.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열심히 만지고 열심히 돌려야 됩니다. 키보드 많이 만지면 망가진다고 조심해서 만지라고 하는데 그거 아무리 두들겨도 고장 잘 안 납니다. 고장나봐야 바꾸면 됩니다. 고장이 날 만큼 만지고 두들겨야 그 컴퓨터가 좋은 것이지 가만히 모셔 놓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정말 귀하고 은혜로운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면서 읽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고 결국은 실천도 안 하면 이거 좋은 책이 아닙니다. 서점가서 몇 만원 주면 되는 것이고, 정 안되면 교회 와서 들고 가면 되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정말 능력있는 말씀이라고 믿는다면 우리가 그 말씀에 순종할야 합니다. 어쨌든 블레셋에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 능력의 하나님께서 왜 블레셋에 잡혀 가셨을까요?

이스라엘이 이 하나님의 궤를 얼마나 소중하게 다루었는지 모릅니다. 제사장 이외에는 손도 못 댔습니다. 반드시 이동할 때는 제사장이 메고 운반한 겁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걸 제대로 알았겠습니까? 어떻게 가져갔는지 모르겠어요. 금으로 입힌 것이니까 함부로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마는 수레에 실어서 덜덜 끌고 갔을는지도 모르죠. 이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모욕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 그렇게 블레셋에 잡혀 가셨느냐 말입니다.

정답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나가시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다 큰 자식이 집에 있는데 왜 부모가 집을 나갑니까? 답이 뻔하잖아요? 자식들이 부모 속을 얼마나 썩였으면 나갔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블레셋에 잡혀 가신 것은 능력이 없으셨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떠나가게 했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사사기의 내용입니다.

오늘 내용이 사무엘상에 기록되어 있지만 사무엘상 앞부분은 사사기와 닿아있는 사사시대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셔서 온갖 은혜를 다 베푸셨습니다. 애굽에서 구해내서 가나안 땅에 불러들여서 평안하게 살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먹고 살만하면 하나님을 버렸습니다. 그런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 징계를 가하십니다. 이민족들이 쳐들어옵니다. 도저히 못살겠다고 울부짖고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사사를 보내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해서 평안하게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먹고 살만하면 또 하나님을 버립니다. 똑같은 짓을 사사기에 일곱 번이나 반복합니다.

하나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똑같은 짓을 일곱 번 반복합니다. 사사기 뒤편에 보면 부록이 두 편 있습니다. 그 이야기 역시도 참 마음 아픈 이야기입니다. 성경에 이런 이야기가 다 기록이 되었나 싶을 정도로 못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건 이스라엘이 얼마나 하나님 보시기에 부도덕하게 살았느냐 아니면 얼마나 제멋대로 살았느냐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이 이 모양이니 하나님께서 결국은 보기 싫다고 나가셨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배반에 배반을 거듭하는 이런 집안에서 어른 노릇하기 지쳤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떠나셨다는 겁니다. 선생님들 중에도 목소리 크고 함부로 욕을 해대는 선생님이 계시면 아이들이 무서워합니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선생님은 따로 있습니다. 평소에 조용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운 선생님이십니다. 그런데 냉철한 생각, 냉철한 판단으로 ‘이런 애들은 혼을 내야겠다’ 생각하고 흥분 안 하고 정색하고 매를 드는 선생님은 참 무서운 선생님입니다. 이런 선생님은 매를 들어도 흥분하거나 광분하지 않습니다.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매를 드는 선생님은 참 무서운 선생님입니다.

온 천지에 불이 붙고 천둥번개가 치는 그런 가운데 하나님이 무섭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시면 온 백성이 두려워 떨겠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기 백성을 징계하기 위해서 자기 이름이 모독을 받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정말로 무서운 분입니다. 우리야 늘 욕을 얻어먹으니까 남에게 욕을 얻어먹어도 별로 모욕스럽지 않을는지 몰라도 하나님은 그 이름이 만홀히 여기심을 받을 분이 아닙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모독을 받으실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이 블레셋 사람들에게 온갖 모독을 다 받으면서 포로로 잡혀 간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자식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서 아무런 잘못이 없는 아버지가 묵묵히 모욕을 견디는 모습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제가 참 존경하는 분이 자기 아이들이 옆집 유리창을 깨버렸습니다. 저녁에 아버지가 돌아와서 그 얘기를 듣고 아버지가 아이들을 데리고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가서 그 집 주인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유리 값을 다 물어주고 아이들에게 잘못했다고 시키고 돌아오면서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이 말을 딱 한마디 했답니다. ‘너희들이 잘못하면 아빠가 저기 가서 이렇게 빌어야 한다.’

여러분의 아이가 옆집의 유리창을 깨고 돌아왔습니다. 뭐라고 하십니까? 고함지르지 마세요. ‘못 산다 못 살아, 네가 지금 한 장 두 장 깼나?’ 이러지 마세요. 교육이 안됩니다. 야단법석을 피우는 엄마보다 더 무서운 아버지는 그 아이 손잡고 가서 ‘네가 잘못하면 아빠가 이렇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하는 아버지입니다. 말은 부드럽지만 무서운 말입니다. 자식의 잘못을 징계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이 수치와 모멸을 묵묵히 견디고 블레셋으로 잡혀 가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그 수치와 모멸을 다 뒤집어 쓰셨습니다. 자기 백성들을 징계해서라도 고쳐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애굽에서 불러내어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셔서 그들이 평안하게 살기를 바라셨지만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버렸습니다. 이걸 크게 본다면 하나님께서 온 만물을, 하늘과 땅을 다 창조하시고 인간을 자기 형상대로 만드셔서 이 땅에 하나님의 대리자로 세우셨습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을 닮은 우리 인간들과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애틋한 마음을 인간들이 걷어차 버린 겁니다.

왜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셨나요? 사랑하셔서요! 아름다운 교제를 위해서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곳곳에 하나님과 우리 관계를 설명할 때 부부처럼 설명합니다. 연애하는 애인관계처럼 묘사를 합니다. 때로는 친구사이로 묘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정말 사랑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사랑을 걷어차 버린 겁니다.

이성계가 자식들을 꼴 보기 싫다고 떠나서 함흥에서 칩거한 것은 자신의 잘못도 큽니다. 견원 왕도 자기가 잘못한 측면이 제법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버려두고 블레셋에 잡혀 가는 그 이면을 가만히 보세요. 하나님께서 뭘 잘못하셨는데요? 유일한 잘못이라면 끝없이 끝없이 자기 백성을 사랑한 죄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자기 백성을 사랑했기 때문에 이런 모독과 수치를 겪게 되신 겁니다.

하나님 보시기에는, 정말 죄송스러운 표현이지만 하나님에게 죄가 있다면 인간을 사랑한 죄밖에,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인간을 사랑한 죄밖에는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사랑을 걷어차 버린 이 인간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 하나님 스스로 수치와 모독을 다 덮어쓰셨다는 겁니다. 이들을 위해서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셔서 온갖 수치와 모독을 다 겪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그토록 사랑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깨닫고 그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서 살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하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가르쳐 주셨습니다. 감히 하나님 앞에 나와서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셨습니다.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서 이제 하나님께 제대로 된 자식 노릇을 좀 해야 되지 않을까요? 우리라도 아버지를 기쁘시게 하는 자녀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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