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깨고 하는 중에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또 가라사대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저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그 어떻게 된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니라 [개역, 마가복음 4:26~29]

술꾼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가 ‘너는 절대로 아버지 본을 받아서 저렇게 술 마시면 안된다’ 이런 교육을 단단히 받고 자라나면 이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에 술을 마실까요 안 마실까요? 어릴 때부터 술 때문에 가정이 엉망이 된 것을 보고 자란 아이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나는 절대 저런 아버지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어느 쪽이든 확률이 반반이 아닐까 생각하고 좀 물어봤더니 술 마실 가능성이 더 많답니다.

사람은 참 묘한 것이 가르치는 대로 배우는 게 아니고 본대로 배웁니다. 말로 가르치는 것보다 눈으로 본대로 닮아가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가르치는 것보다 잘 보여주는 것이 더 잘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매사에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너희 아버지가 이랬으니 너는 절대로 그러지 말아라” 해도 본 게 그것밖에 없으면 따라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사람이 하는 많은 일 중에 우리 뜻대로 되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저절로 자라는 겁니까, 아니면 부모님이 키우는 겁니까?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중요한 것은 전부 저절로 됩니다. 부모님들이 그렇게 고생하며 힘들게 키웠다고 하는 것은 전부 보조적인 역할일 뿐입니다. 그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데 진짜 중요한 일은 도울 수가 없습니다. 만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든다면, 겨우 말 배우고 있는 아이를 옆에서 지켜보면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다 할까?’ 감격스러울 때가 참 많죠? 대견스러울 때가 참 많습니다. 옆에서 지켜 보면 정말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부모가 잘 가르쳐서 그렇게 된 걸까요? 주위에 있는 어른들이 말을 잘 가르쳐서 그렇게 된 걸까요? 여러분들 중에 아이에게 정말 말을 잘 가르칠 능력이 있다고 자부하신다면 그 아이 말고 옆집 강아지 데려다 놓고 한번 해 보세요. 강아지나 고양이를 데려다 놓고는 아무리 해도 안됩니다. 왜 그렇습니까?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말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하나님께서 그 능력을 주신 겁니다. 대체로 그 능력이 열한 살이나 열두 살 정도 되면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그 이전에는 외국에 갖다 놓으면 외국말을 그대로 다 배웁니다. 말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두, 세 가지 언어를 쓰는 지역에 갖다 놓으면 두, 세 가지 언어도 한꺼번에 다 배웁니다. 누가 잘 가르쳐서가 아닙니다. 놔두면 저절로 배웁니다.

말을 배울 능력이 없는 짐승은 아무리 잘 가르치려고 노력해도 안됩니다. 그래서 아이가 기가 막히게 말을 배우는 것을 보고 ‘내가 잘 가르쳤다’ 이건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오히려 아이가 그런 말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날 수 있도록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아이가 자라나는 것을 가만히 보세요. 갓 태어난 아이가 겨우 고개를 가누는 것, 그 다음에 뒤집는 것, 기는 것, 그 다음에 걷는 것, 이런 것은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몇 개월 되면 기고 몇 개월 되면 일어서고...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하나님에 의해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습니다. 부모는 옆에서 도울 뿐이죠. 엄마가 연습을 열심히 시킨다고 해서 육 개월 가서 될 일이 삼 개월만에 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조금 당겨질 수야 있겠지만 서둘러서 연습시킨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또 때가 되면 자연히 하게 되는 일을 말린다고 해서 말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아이들 사춘기가 일찍 와서 반항을 일찍 한다고 합니다. 평소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자꾸 부모 말에 어긋나기 시작하고 반항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너무 놀랄 필요 없는 겁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부모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그 과정이 지나고 나면 또 어느 때부턴가 곱게 곱게 말을 잘 듣습니다.

마태복음 6장 27절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나 더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우리가 염려하고 걱정한다고 키를 늘릴 수 있느냐 아니면 목숨을 연장할 수 있느냐?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우리가 행하는 많은 일 중에 하나님께서 그렇게 주셨기 때문에 가능하지 사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이 굉장히 많습니다. 사람들은 위대한 문명을 이루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참 놀랍기는 하죠. 좋은 장비들이 얼마나 많은지 참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 세상이 질서 정연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것을 이용해서 멋진 기계도 만들고 문명을 발달시켜 온 것이지 세상이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사물이 움직이고 자연이 돌아간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의 섭리를 인정하는 것이죠. 사람이 하고 있는 일도 이러한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이 땅에 이루시고자 하는 일이 사람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신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마가복음 4장에는 비유가 몇 개 연속되어 있습니다. 전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읽은 이 본문의 하나님 나라는 26절,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땅에 씨를 뿌림과 같다는 말입니다. 땅에 씨를 뿌리면 어떻게 되죠? 이 본문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저절로 자란다는 겁니다. 씨는 사람이 뿌리지만 자라는 것은 농부가 자라게 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자란다는 겁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씨는 저절로 자랄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27절에, ‘저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그러죠? ‘농부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이게 무슨 말입니까? 쉬운 말로 하면 ‘시간이 지나면’이란 뜻입니다. 씨를 뿌려 놓으면 시간이 되면 저절로 싹이 나고 자란다는 겁니다. 그 ‘저절로’라는 말을 28절 보시면,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라고 말합니다. 이 ‘스스로’라는 말이 땅이 저절로 씨를 맺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27절 끝에 보시면 ‘씨가 나서 자라되 그 어떻게 된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고 말합니다. 싹이 나서 자라고 이삭이 맺고 열매가 맺히는데 농부가 모른다는 것은 무슨 말입니까? 눈에 보이는 것은 씨가 나고 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자라나는지 그것을 농부가 모른다는 겁니다. 씨가 자라고 열매 맺는 것이 농부의 능력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열매를 맺는데는 농부의 능력보다 씨가 중요합니다.

씨는 뿌려 놓으면 설사 농부가 게으름을 피우고 돌보지 않아도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힙니다. 그렇게 씨를 뿌리고 물론 잘 돌봤겠지요. 그런데 열매가 많이 맺혔습니다. 그걸 보고 농부가 ‘내 능력이 대단하다’ 생각하면 어리석은 농부라는 겁니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농부의 노력에 대한 반대 개념입니다. 농부가 노력을 했다고 해서 열매 맺는 것이 아니고 땅에 뿌려진 씨로 인해서 열매가 저절로 맺혔다는 설명입니다.

농부의 노력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땅이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할 능력이 없다면, 씨가 스스로 자라날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농부의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농부가 아무리 유능하다고 해도 돌을 갖다가 심어놓고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닙니까? 아무리 유능한 농부라도 죽은 씨를 뿌려놓고 열매 맺히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유능한 농부라고 해서 팥을 심어놓고 콩이 맺히기를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농부가 씨를 뿌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싹이 터서 자라고 열매 맺는 것은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대로 갈 뿐입니다. 여기에 ‘저절로’라는 의미는 ‘농부가 게으름을 피우고 전혀 노력을 안 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농부의 그런 노력과는 관계없이 심겨진 씨에서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대로 자라나 열매를 맺게 된다’는 뜻입니다. 농부의 노력으로 인해서 팥을 심었는데 콩이 맺히는 경우는 절대로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팥을 심어놓고 콩이 맺히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소위 돌연변이 실험이 그런 겁니다. 제일 많이 실험한 것이 초파리인데, 초파리는 생의 주기가 짧기 때문에 많이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X-Ray를 쪼이기도 하고 다른 방사선을 써서 초파리 아닌 뭔가가 나올 것이라고 실험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실험을 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마리의 잠자리나 나비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크기와 모양은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다 초파리였습니다. 잠자리나 나비가 나오기를 기대해 보았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안되는 일을 억지로 하면 위험이 따릅니다. 유전자 변형식품이 많이 있는가 싶어서 찾아보았더니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콩의 80%가 유전자 변형이라고 합니다. 유전자를 조작해서 수확도 많이 하고 질병에도 튼튼한 콩으로 개량하는 거죠. 안전하냐고 묻는다면 현재까지의 답변은 ‘어떤 위험이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한다면 ‘이것이 사람에게 해로울지 어떨지 나타난 증거는 아직 없다’는 겁니다.

사람이 능력이 있다고 이리저리 뒤틀고 애를 쓰지만 대체로 사람의 그런 능력들은 불완전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노새 아닙니까? 말과 당나귀를 교배시켜 만든 짐승인데 힘도 세고 튼튼해서 좋습니다. 단점은 후손이 없는 겁니다. 호랑이와 사자하고 교배시킨 라이거도 마찬가지고 씨 없는 수박도 그 다음 세대가 문제입니다. 안되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서 좋다고 해도 이게 장차 어떤 큰 결함을 나타낼지 그걸 알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자연 그대로가 가장 좋은 겁니다.

아이들 키울 때도 무리하게 용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키우는 것이 맞습니다. 천재라고 해서 월반 시키지 않고 같이 키우는 것이 잘 하는 겁니다. 워낙 수학을 잘 해서 중학생 나이에 대학에 입학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성공한 케이스가 제가 아는 한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 때에 우리나라에 대단한 천재가 있었죠. 옛날에 대단했던 천재들의 현주소를 기자들이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곳이 어딘지를 알 수 없도록 쭉쭉 그어버리고 사진을 올렸는데 제가 아는 사무실이었습니다. 무가지를 찍어내는 여기 조그마한 신문사입니다. 옛날에 그렇게 유명했던 그 분께서 거기에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대단한 천재라고 난리를 쳤는데 보통 평범한 사람보다 나을 것이 없이 살고 있더라는 겁니다.

그 덕분에 친구가 있습니까? 친구라는 것은 어릴 때부터 부대끼며 같이 커야 친구입니다. 그런데 중학생밖에 안되는 녀석이 대학에 들어갔으니 어디 친구가 제대로 생깁니까? 특별히 우리 아이가 뛰어나고 다른 아이보다 좀 나아보여도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크도록 키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계획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사람을 신뢰하고 사람의 능력을 믿는 것은 당장에 큰 효과가 있는듯 싶어도 어떤 어려움이 나타날지 장담 못합니다.

우리 은표가 초등학교 때에 편도선이 하도 많이 부어서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결국 의사가 수술을 해 주라고 했습니다. 안 하려고 버티다가 버티다가 의사가 그 정도 같으면 하는 게 옳다고 말을 하고 주변에서도 그런 예를 하도 많이 봐서 할 수 없이 여름방학 때 대구 동산병원에 수술을 하려고 갔더니 방학 때 편도선 수술하는 아이가 얼마나 많은지 방학 동안에 예약이 불가능했습니다. 방학 끄트머리 쯤에 간신히 날짜를 잡아서 예약을 해 놓고 왔습니다.

수술 전날에 올라가서 수술 준비를 다 했습니다. 혈액까지 뽑았는데 병실에 앉아있다가 제가 그랬습니다. “은표야 집에 가자.” 수술이 겁이 나서가 아닙니다. 저도 갈비 한 짝이 없습니다. 제가 걱정이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편도선을 만들어 놓았을 때는 이유가 있어서 만든 건데 문제가 된다고 해서 떼어내 버리면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무슨 문제가 될지 현재 의학으로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날 밤에 보따리 싸서 내려와 버렸습니다.

5학년 때인가 6학년 때인가 그랬는데 그 직후에 고치는 약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괜찮습니다. 저번에 말씀드렸는데 뭐가 약인지 아세요? 고추잠자리가 약이었습니다. 정말 뜻밖이었는데 고추잠자리를 바짝 볶아서 가루를 만들어 뿜어주었더니 가라앉았습니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하나님께서는 답을 주셨는데 우리의 얄팍한 지식으로 떼어내 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편도선을 떼어낸 아이가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요즘은 안 그러지만 옛날에는 맹장 떼어내는 게 유행 아니었습니까? 멀쩡한 맹장 어릴 때부터 떼어 버렸습니다. 지금은 안 그러잖아요? 하나님께서 만드셨으면 이유가 있어서 만들었을 것이라고 믿는 것, 이게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가는 겁니다. 우리가 씨를 뿌릴 수는 있어도 싹이 나고 자라서 열매 맺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걸 알면서 열심히 김도 매고 물도 줘야 하는 거죠. 하나님은 그것을 잊어버리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십니다.

신명기 8장 17절입니다. ‘또 두렵건대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네 능과 네 손의 힘으로 네가 이 재물을 얻었다 할까 하노라 네 하나님을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을 주셨음이라’ 혹시 잘 먹고 잘 살게 되거나 참, 내가 참 대단한 일을 했구나 싶을 때 내가 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복을 주셨다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3장 6절에서 ‘나는 씨를 뿌렸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지만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라고 말합니다. 바울이 교회를 세워놓고 씨를 뿌렸다고 말합니다. 아볼로는 거기에다 물을 주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라고 합니다. 뿌린 사람이 중요합니까? 물 준 사람이 중요합니까? 자라게 하는 사람이 중요합니까? 당연히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이 중요합니다. 자라게 하시는 분이 중요하지 씨 뿌리고 물 준 사람이 뭐 그리 대단하냐? 그러니 나는 아볼로파다, 나는 바울파다 그딴 소리 하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가 뭔가를 이뤄 놓고도 내가 뭔가 했다라고 하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내가 애쓰고 노력했지만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 주셨다, 내가 행한 수고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런 열매를 주셨다라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게 먼저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 주셨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내 수고, 내 능력만 자랑하는 것을 하나님은 대단히 싫어하십니다.

기드온이 적군과 싸우러 갈 때 군사를 모집했더니 삼만이천 명이 모였습니다. 적군은 십사만 명이 넘습니다. 십사만 명이 넘는 군대를 어떻게 삼만이천이 가서 싸워 이깁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많다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겁나는 사람 돌아가라 그러죠. 그래서 만명 남았습니다. 십사 대 일 아닙니까? 그것도 하나님께서는 많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다 돌려보내고 결국은 삼백 명만 데리고 십사만과 싸우러 가라는 겁니다. 왜 그러십니까?

삼만이천 명이 가서 싸우면 그 자체로 싸워 이길 확률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기면 우리가 잘 해서 이겼다 할까 그게 싫어서 많이 가지 말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기게 해 주십니다. 싸움에 이겼을 때라도 ‘우리 능력으로 이겼다’라고 절대 말하지 못하도록 삼백 명만 데리고 싸우러 가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신명기 17장 16절에 보면 ‘왕된 자는 말을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말을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말 것이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말, 요즘 말로 하면 최신식 무기입니다. 왕이 나라를 지키고 다른 나라와 싸우려면 무기가 많아야 되고 군사가 많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스라엘의 왕은 말을 많이 가지지 말라고 합니다. 그 명령에 따라서 여호수아는 적군과 싸워서 전차를 노획해도 전부 불살라 버립니다. 하다못해 요즘 같으면 고철로라도 팔지요? 또 말의 뒷발 힘줄을 다 끊어버립니다. 하나님께서 이기게 하신다는 것을 확실하게 믿으라는 겁니다.

‘아브라함의 위대함을 본 받읍시다’ 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더 잘 하는 것은 이런 아브라함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어 갔느냐를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았고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 내가 잘 해서 된 것이라는 생각은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유를 내 속에서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내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만드셨다라는 이 믿음, 이 감사가 항상 먼저 있어야 됩니다.

아이를 키우면 자랑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아이 키우는 사람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거짓말 한다고 하지 않아요? 변하거든요 자라거든요. 얼마나 감격스럽습니까? 누가 대단한 겁니까? 그렇게 잘 키우는 엄마가 대단한 겁니까? 아니면 그렇게 대단한 아이를 낳게 해준 아버지가 대단한 겁니까?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를 앉혀 놓고 늘 싸우잖아요? 정답은 씨도 아니요 밭도 아닙니다. 그 밭은 누가 만들고 그 씨는 누가 만들었는데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영리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서 주시지 않으면 우리가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매사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고, 좋은 일, 슬픈 일,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답을 하나님에게서 찾아내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이만큼 했으니, 또 내가 이 정도 능력이 있으니 이 정도 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목에서 힘을 빼고 어깨에서 힘을 좀 빼야 합니다. 좋은 직장을 얻었고 소득이 많아지면 누구 탓입니까? 하나님께서 나로 하여금 이런 직장, 이런 소득을 얻게 하셨다는 감사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런 감사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월급이 많아도 많다고 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재산이 늘어갈수록 또 교회가 커갈수록 우리 스스로 힘을 빼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도 모른 사이에 우쭐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 죄인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씨는 저절로 자랍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자라게 하십니다. 그러면 농부의 수고는 쓸모없는 겁니까? 농부는 농부대로 일이 있습니다. 좋은 밭을 만들고 거기에 좋은 씨를 골라서 뿌려야 하고 김도 매고 물도 주면서 잘 키워야 합니다. 이 비유는 농부가 그런 노력을 안 해도 된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게 아닙니다. 이 비유는 하나님 나라에서는 하나님께서 심고 하나님께서 키우신다는 말씀만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겁니다. 그럼 농부가 뭐해야 되느냐? 그건 다른 구절에서 말씀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실 때 내가 아무 것도 않고 방에서 빈둥빈둥 놀고 있는데도 복 주신다고 성경이 말합니까? 신명기에서 거듭거듭 강조하는 말씀은 ‘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일을 안 하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려고 해도 주실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이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 합니다. 열심히 하면 그 행하는 손에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번성하기도 하고 재산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그렇게 되도록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낳을 수는 있어도 우리가 자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비록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느라 수고를 했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아이가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자라게 하시는 이는 따로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의 노력을 소홀히 여겨도 된다는 뜻은 절대로 아닙니다. 왜 그러느냐 하면 우리의 이런 노력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붙여놓은 ‘하나님은 치료하시고 우리는 봉사한다’ 그 구절 보고 ‘그러면 치료비 안 내도 되겠네?’ 참 머리 나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치료비는 안 받더라도 봉사료는 받아야 되죠? 의사들이 정말 수고해서 고쳐 놓잖아요? 그런데 그 분들의 고백은 우리의 이런 노력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의사들의 노력도 중요한 것입니다.

씨를 뿌리고 김 매고 물 주고 또 열심히 기도해서 자라게 하는 것은 우리에게 맡겨진 일입니다. 열심히 해야 합니다. 자라게 하는 건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잘 해야 하는 겁니다. 정작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시고 키우셨지만 추수하는 기쁨은 농부의 것이라고 하십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져 가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나의 노력을 통해서 그 일을 이루어 가시면서 맺힌 열매에 대해서 ‘네가 잘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겁니다. 교회가 성장하고 자라가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겁니다. 누가 어떻게 했든 하나님께서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누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역사하실까요? 하나님께서 교회를 성장시키고 자라게 하신다는 믿음으로 순종하고 헌신하는 그 분을 통해서 하나님은 역사를 이루어가십니다.

우리가 할 일이 뭡니까? 기도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키워 주셔야, 하나님께서 돌봐 주셔야 되는 겁니다!’ 그렇게 열심히 기도하고 평안하십시오. 하나님의 나라는 씨 뿌려 놓은 것과 같다고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씨가 저절로 자라고 큽니다. 싹이 저절로 나서 자랍니다. 그런데 농부가 그게 어떻게 되는지 모릅니다. 열심히 기도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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