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바퀴를 불사르는 혀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 받을 줄을 알고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우리가 말을 순종케 하려고 그 입에 재갈 먹여 온 몸을 어거하며 또 배를 보라 그렇게 크고 광풍에 밀려가는 것들을 지극히 작은 키로 사공의 뜻대로 운전하나니 이와 같이 혀도 작은 지체로되 큰 것을 자랑하도다 보라 어떻게 작은 불이 어떻게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불에서 나느니라 여러 종류의 짐승과 새며 벌레와 해물은 다 길들므로 사람에게 길들었거니와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으로 찬송과 저주가 나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샘이 한 구멍으로 어찌 단 물과 쓴 물을 내겠느뇨 내 형제들아 어찌 무화과나무가 감람열매를, 포도나무가 무화과를 맺겠느뇨 이와 같이 짠 물이 단 물을 내지 못하느니라 [개역, 야고보서 3:1~12]

이번 추석명절이 좀 길었습니다. 잘 다녀오셨습니까? 그런데 누구는 먼 길 다녀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오고 한쪽은 편치 못한 마음으로 왔다면 무슨 차이겠습니까? 원인은 아주 작은 차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말 한마디 차이일 수도 있을 겁니다. 피곤하고 힘든 것은 다 마찬가지일 수도 있지만 배려해주는 말 한마디 때문에 서로가 기분이 좋을 수도 있겠고 또는 그 한마디를 잘 못해서 며칠째 마음이 편치 못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 어떻게 하면 불편한 관계를 깨끗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한마디를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답을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런 말 한마디면 깨끗하게 다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있는데 문제는 이런 말 한마디가 어딘가 모르게 낯이 간지럽거나 아니면 체면 때문에 목구멍까지 나오는 말을 그냥 묻어두는 것이 결과적으로 부부 사이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 주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전에 교회 행사가 있을 때 안 나오려는 사람을 끌어당기면서 한 얘기 있죠? “한 사람만 구겨지면 온 성도들이 다 즐거운데요?” 그랬더니 “온 성도들을 즐겁게 하는데 한 사람만 구겨지면 된다면 기꺼이 구겨지겠습니다.” 하고 못 부르는 노래도 부르곤 했지요. 가정의 평화도 한 사람이 조금만 체면을 구겨 버리든지 조금만 낯간지러운 말 한마디만 하면 됩니다. 원래 부부라는 게 낯간지러운 소리를 해 가면서 사는 겁니다.

날마다 얼굴을 맞대며 사는 부부가 무슨 엄숙한 이야기를 하거나 또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토론하겠습니까? 남이 들으면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네’ 싶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사는 것이 부부이기도 합니다. 조금은 낯간지럽다 싶은 이야기를 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그 한마디를 뱉으면 세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말 한마디를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서 세상이 아주 밝아질 수도 있고 아주 어두운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번에 야고보서의 핵심은 행함으로 온전케 되는 믿음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야고보서는 행함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 행함은 믿음과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데 그것이 나중에 행함을 통해서 온전하게 이루어져 간다.’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믿음 없는 행함은 아예 태어나지도 않고 죽은 겁니다. 그렇게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으니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을 살자, 이미 우리가 예수를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그것에 걸맞는 행동을 하자는 것이 야고보서의 핵심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뭘 해야 하는 겁니까? 믿는 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여러 가지로 권면하는 가운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권면하고 있는 것이 언어생활인 것 같습니다. 믿는 성도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이 바로 혀라는 겁니다. 이 혀를 바로 쓰지 않으면 혀에서 시작하여 모든 것이 실패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겁니다. 특별히 말이 얼마나 위험한 도구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아주 유용한 도구도 자칫 잘못 쓰면 아주 위험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위험하다고 연필 깎는 칼을 주지 않습니다. 육각형으로 예쁘게 잘 깎아 놓으면 신기해합니다. 위험하다고 쓰지 않으면 손재주만 없어지는 겁니다. 좀 위험하더라도 쓰도록 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못 만지게 할런지 모르지만 언제가는 잘 쓰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컴퓨터가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이 컴퓨터로 온갖 나쁜 짓을 다 배웁니다. 그래서 컴퓨터선 다 끊어버려요? 끊어버릴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숙제를 못합니다. 잘 쓰면 아주 유용하지만 잘못 쓰면 골치 아픈 게 컴퓨터입니다. 아이들이 이걸 어떻게 사용하는지 부모들이 알고 계셔야 아이들이 함부로 엉뚱한 짓 하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얼마나 편리합니까? 편리하지만 사고 나면 큰 일 입니다. 부디 사고 안 내도록 조심하십시오. “위험하니까 당신은 만지지 마!” 이래서 아예 운전을 안 해 버리면 나중에 얼마나 불편하게 될는지 모릅니다. 위험하지만 조심하게 다뤄야 할 것들이 우리 주변에는 참으로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가장 요긴한 것이 본문에서 말하는 언어입니다.

언어는 대단히 위험하면서도 아주 유용합니다. 얼마나 위험한지 3장 1절을 보시기 바랍니다. ‘내 형제들아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고 합니다. 언어의 위험성을 말합니다. 선생은 말을 많이 해야 하고 실수할 가능성도 참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르치는 자는 특별히 말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선생님의 한마디가 한 아이의 인생을 세워놓기도 하고 때로는 한 아이의 인생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러 아이들을 접해 보면 예쁘고 칭찬할 만한 아이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 반면에 야단치고 혼내야 할 아이는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기억하는 아이 중에 도무지 예쁜 구석이라곤 없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그 아이를 다 싫어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가 궁리하다가 이런 말을 했죠.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한다고 뽐내지 마라. 한 20년, 30년 후에 이런 애들이 동창회장 하더라. 공부 잘 하던 아이들은 겨우 회비나 내는데 어디서 본 적도 없는 녀석이 나와서 밥 값 척척 내고, 특별 회비도 내고 회장도 하더라. 쟤가 장차 동창회장 할 녀석이다. 너무 괄시하지 마라.” 그래 놓고 제가 그 애를 부를 때 동창회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천하 농땡이, 천하 밉생이를요. 그런데 그렇게 부르니까 이 애도 슬금슬금 괜찮아지고, 다른 아이들이 농담 삼아 부르는 게 반쯤 진담처럼 되어가더라구요.

어떻게든지 아이를 세워가야 합니다. 이것이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이거든요. 주일학교 아이들을 한번 보세요. 정말 잘한다고 칭찬할 만한 아이보다는 야단칠 아이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사고치고 아무리 말썽을 피워도 선생님은 절대 짜증을 내지 말고 야단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잘못하는데도 가만히 두라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짜증을 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원래 그런 법입니다. 원래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좀 더 나은 아이로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죠. 야단을 칠 때 치더라도 아이가 실망하지 않도록 지능적으로 야단을 쳐야 합니다. 야단칠 게 없으면 어른이게요. 아이들은 으레껏 야단맞을 짓을 합니다. 문제는 그런 아이들이 곱게 곱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어떻게 노력하느냐는 겁니다.

이 본문이 선생 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잘 가르치는 자를 배나 존경하라고 말합니다. 선생이 하는 일은 굉장히 귀한 일입니다. 문제는 선생 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지만 제대로 하는 선생이 되라는 것입니다. 교사 그만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이 구절을 인용합니다. 그건 잘 하는 것이 아닙니다. 혹시 그만 둘 때 두더라도 이 구절을 가지고 하지 마세요. 이것은 선생 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제대로 하라는 얘깁니다.

혹시 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려거든 그만두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 말 듣고 “예, 아버지, 그만두라고 했지요?” 하고 가방 집어 던지고 가면 잘못하다간 맞아 죽습니다. 진의는 그런 게 아닙니다. 선생노릇 제대로 하라는 겁니다. 공부 제대로 하라는 겁니다.

선생된 자는 더 큰 심판받는다는 말에 너무 주눅들지 마시기 바랍니다.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달란트 비유에서 계산할 날이 있다고 하십니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계산하는 장면을 보세요 얼마나 후하게 계산을 하는지 아십니까?

한 달란트 가지고 두 달란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럼 이 두 달란트는 누구 겁니까? 한 달란트는 주인 것이고 새로 생긴 것은 자기 것이죠? 어림없는 소리 마세요. 전부 주인 겁니다. 다섯 달란트를 가지고 다섯 달란트를 남겨도 열 달란트가 다 주인 것입니다. 주인이 뭐라고 하지요? 주인의 잔치에 참예하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후하게 계산하는 분이십니다. 후하게 주시는 그 분을 알지 못한 채 ‘계산할 날이 있단다’ 하고 겁을 내서 땅에 묻어둔다? 선생 못 하겠다? 큰 오해입니다. 비록 실수도 있고 잘못할 때도 있기도 하겠지만 잘 하라는 겁니다.

6절로 넘어가십시다.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의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고 합니다. 혀는 곧 불이라고 합니다. 작은 불을 가지고 장난을 하다가 어찌하다 산을 홀랑 태운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혀는 이런 불이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작은 불입니다. 감당할 수 있는 불이지만 이 불이 커지면 감당할 수 없는 겁니다. 큰 산불도 시작될 때는 작은 담배꽁초 하나나 겨우 동네 들판이나 조금 태우다가 꺼지겠지 하다가 온 산을 다 태우기도 합니다.

아마 옛날에 아이들이 장난을 하다가 노적가리를 다 태운 적도 있었나 봐요. 속담에, ‘노적가리 다 태우고 박상 주워 먹는다’는 말을 어릴 때 들었거든요. 아이들이 추우니까 한쪽 귀퉁이에서 불을 조금 피웠다가 이게 어떻게 잘못되어서 일 년 농사지은 것을 한꺼번에 다 태워버리는 겁니다. 불은 이처럼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혀가 그렇다는 겁니다.

소련에서 수 많은 사람을 학살한 스탈린도 주일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도 주일학교를 다녔다고 그래요. 어떻게 해서 안 다니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안타까운 것은 그 때 어느 선생님이 잘 붙들어서 잘 가르쳤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안타까운 일이죠. 혹은 그 때 어느 선생님이 무슨 말 한마디 실수를 해서 이 아이가 교회 안 나오게 했다면 그 선생님의 그 한마디는 온 세상을 불태운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혀는 불이라고 말해 놓고 불의의 세계라고 말합니다. 의롭지 못한 세계라는 거죠. 우리 혀는 우리의 생각과 똑같이 놀지 않습니다. 머릿속에는 딴 생각을 하는데 혀는 전혀 다른 말을 할 때가 더러 있습니다. 가령 부부사이에 서로 툭탁 거리다가 안 좋게 헤어졌습니다. 저녁에 만날 때 ‘여보 미안해요’라고 좋은 말 한 마디 해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딩동 하기에 문을 열어주면서 툭 튀어나온 말은 엉뚱한 말일 수 있습니다. 아주 흔합니다. 생각하는 대로 말이 똑같이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웃자고 한마디 했는데 이게 어떻게 잘못이 되어서 싸움이 되기도 합니다.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 생각과는 관계없는 말이 튀어나오거나 나는 이런 생각으로 했는데 상대방이 잘 못 받아줘서 큰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 흔하기 때문에 어쩌면 혀는 불의의 세계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혀이기 때문에 야고보는 특별히 재갈을 먹이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6절 끝에 보시면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하는 말은 자신도 지옥 불에서 살라지리라는 말입니다.

7절 보십시다. ‘여러 종류의 짐승과 새며 벌레와 해물은 다 길들므로 사람에게 길들었거니와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 혀는 길들여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짐승들은 한번 길들여 놓으면 가만히 두어도 길들여놓은 대로 합니다. 그런데 혀는 길들여 놓았다고 그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언제든지 제멋대로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한번 길들이면 다 된 것이 아니고 계속해서 제어하고 길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유리 상자에 벼룩을 넣어 놓고 뛸 수 있는 최대치의 3분의 2나 절반 정도로 천정을 낮추어 버리면 몇 번 뛰다가 전력으로 안 뛴답니다. 천정 높이만큼만 뛴대요. 그럴 때 천정을 제거해 버려도 벼룩은 더 이상 높이 안 뛴대요. 어쨌든 짐승은 한번 길들여지면 그대로 갑니다. 그런데 혀는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혀는 늘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혀가 위험투성이면 평생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입을 꾹 다물고 살렵니까? 그런데 그럴 수 없는 것이 혀가 이렇게 위험한 요소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반면에 좋은 점들도 많이 있습니다.

3장 2절을 보십시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온전한 자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말만 실수하지 않으면, 다른 말로 하면, 말만 잘 통제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말만 잘 조절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으면 그 사람은 온전한 사람입니다. 대단한 칭찬입니다.

3절 보세요. ‘우리가 말을 순종케 하려고 그 입에 재갈을 먹여 온 몸을 제어하며 또 배를 보라 그렇게 크고 광풍에 밀려가는 것들을 지극히 작은 키로 사공의 뜻대로 운전하나니’라고 말합니다. 혀는 말을 제어하는 재갈과 같고 큰 배를 움직이는 키와 같다는 겁니다. 배가 잘 가다가 키가 부러졌거나 키가 빠져서 도망가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방향을 어떻게 틉니까? 키 하나가 얼마나 유용하냐 말입니다. 위험하다고 이 키를 뽑아버려요? 굉장히 유용한 겁니다. 혀를 잘만 쓰면 조그마한 노력에 비해서 엄청난 것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데요! 천 냥이 요즘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천만원만 되어도 말 한마디에 천만원이나 되는 빚을 날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치 혀로 나라를 구한 사람도 있다고 그럽니다.

한국 처녀가 미국사람하고 결혼해서 미국에서 살았습니다. 첫 아이가 태어난 후에 아무 생각 없이 시아버지에게 “아버님, 애 이름 하나 지어 주세요.” 이랬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지요. 어떻게 본다면 실수입니다. 그런데 미국 시아버지가 감격을 해 버린 겁니다. 아이 이름을 지어 주고는 자기 전 재산을, 아들한테도 안 물려주는 재산을 손자에게 다 물려줘 버렸답니다. 우리야 아들 낳고 난 다음에 “아버님, 아이 이름 뭐라 할까요?” 흔한 일 아닙니까? 서양에는 그런 일이 없나 봐요. 그 한마디에 그렇게 감격을 했다는 거예요. 실수였는데 실수 한마디가 사람을 얼마나 감동시킬 수 있느냐는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젊은 시절에 신랑이 한 말 한마디 때문에 지금까지 생고생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신랑이 여러분을 꼬실 때 돈 많다, 직장 좋다, 이런 것으로 꼬셨습니까? 아니면 아무 것도 없는 주제에 입만 가지고 했습니까? 입만 가지고도 꼬시켜서 이렇게 고생하시는 분들이 여기 많이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혀는 중요한 겁니다. 어떻게 잘 쓰느냐에 따라서 세울 수도 있고 또 멀쩡한 사람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람을 세우는 말은 많이 해야 합니다. 잘 가려서 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엄청난 복이 바로 이 혀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정확한 말을 해야 합니다. 대충 짐작하거나 남의 뭐라 한다고 함부로 하는 말은 위험할 때가 굉장히 많습니다. 아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말이어야 하지만 그건 기본으로 하고 감사하는 이야기, 남을 칭찬하는 말, 격려하는 말, 이런 것들은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언어의 기능에 대한 것입니다. 언어는 정보를 전달하거나 의사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그것보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더 중요한 기능이 하나 더 있을 것입니다. 친교적 기능이라는 게 있습니다. 말이라는 것이 사람을 굉장히 친밀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령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낯선 사람이 있습니다. 그 좁은 공간에서 입을 꾹 다물고 있거나 다른 데를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불편한가.

그 때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 한마디만 툭 던지면 관계가 아주 부드러워집니다. 그럴 때 무슨 말을 해요? 심각한 얘기를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세계평화를, 민족의 평화를? 이런 건 건드릴 필요 없습니다. “오늘 덥죠?” 이것 한마디면 됩니다. 진짜 모자란 사람은 “니나 덥지 난 안 덥다 와?” 혹은 “더운데 왜?” 이런 사람 없습니다. 이 말 한마디면 분위기가 싹 달라집니다. 인사라는 것이 그런 겁니다. 거기에 무슨 대단한 정보가 실린 것은 아닙니다.

그런 말을 주고받음으로써 관계가 부드러워집니다. 인사라는 것이 그런 겁니다. 옛날에 우리 어른들은 이상해요. “진지 드셨습니까?” 하면 대답해 줘야 할 것 아니에요? 먹었으면 먹었다, 안 먹었으면 안 먹었다 이렇게 대답을 해 줘야 할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렇게 대답 안 하고 그냥 가도 괜찮은 겁니다. 왜? 꼭 식사했는지를 알고 싶어서 한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많이 써야 합니다.

아무런 정보가 실리지 않은 이야기,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관계가 부드러워지는데 말에 이런 기능이 있습니다. 이런 의미 없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은 굉장한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아무도 그런 말을 할 줄 모른다고 쳐 보세요. 작은 홀에 사람이 쭉 앉았는데 전부 입을 꼭 다물고 맹숭맹숭하게 쳐다만 보고 있어 보세요. 얼마나 분위기 어색합니까? 거기에 무슨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에요. 그저 날씨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한마디 툭툭 던지면 분위기가 훨씬 아름다워지는 겁니다.

‘나는 쓸데없는 이야기는 안 해,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입 꼭 다물고 있는 사람은 혼자 살아야 합니다.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가까워지게 하는 기능이 언어에 있습니다. 언어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여가시간에 별 의미 없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옆에 앉아서 ‘시시껄렁한 이야기나 하고 앉았다’ 이러지 마세요. 시시껄렁한 소리가 사람을 친밀하게 만듭니다.

최근에 신 장로님께서 우스갯소리를 하나 했습니다. “맨입에 두부 한 모 먹을 수 있나 내기 할래?” 누군가가 ‘한 모 정도는 먹을 수 있다’ 그랬던가 봅니다. 그랬더니 그 다음 말씀이 “노끈 갖고 오너라”고 합니다. 지금도 아이큐 순서대로 웃습니다. 여기에 무슨 심각하거나 중요한 정보가 담겨져 있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밥 먹고 있다가 그 말 한마디에 다들 웃고 말았죠! 맨입? 맨 입?

입을 꽁꽁 묶어 놓았는데 두부를 먹을 수 있냐는 거지요? 이런 얘기가 대단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여 앉아서 환담도 하고 웃고, 구겨져야 할 때는 구겨질 줄도 알아야지 ‘그거 말도 안 된다’ 하고 인상 찡그리고 있는 사람은 머리가 나쁜 사람입니다. 언어에 그런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심각해야 할 때도 있지만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렇게 혀는 한편으로는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잘 쓰면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그럼 이 혀를 어떻게 할 것인지 3장 9절을 보십시다.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으로 찬송과 저주가 나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샘이 한 구멍으로 어찌 단물과 쓴물을 내겠느뇨 내 형제들아 어찌 무화과나무가 감람열매를, 감람나무가 무화과를 맺겠느뇨 이와 같이 짠물이 단물을 내지 못하느니라’ 짠물에서 단물이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하나님의 자녀 입에서 어떻게 찬송이 나오고 형제를 저주하는 말이 나올 수 있느냐?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혀를 제어하라는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면 혀를 제어해서 그런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 그리스도인의 입에서는 저주나 시기나 다툼을 일으키는 말이 나올 수 없다는 선언입니다. 만약에 그래도 그런 경우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한 샘물이 한 쪽에서는 단물이 나오고 한 쪽에서는 짠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해야 돼요? 구멍을 반쯤 막아요? 샘 자체가 변해야 합니다. 한 나무에 감람나무 열매도 열리고 무화과도 열리고 이건 있을 수 없습니다. 베어 버리고 다시 심어야 합니다. 아니면 아주 덮어버리든지요. 근본적인 변화가 있지 않으면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시절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고 그런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면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어야 된다는 그런 뜻입니다. 샘이 통째로 변해 버려야 합니다. 나무가 완전히 달라져 버려야 합니다. 야고보서가 행위를 강조하지만 바탕에는 믿음으로 변화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가 되었으니 우리에게는 이런 일들이 있을 수 없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1장 19절을 보십시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의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니라’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말은 천천히 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화는 내지 말고요. 여러분, 각오를 단단히 하셔서 평생 교회 안에서 화는 안 낸다고 각오하고 사십시오.

귀는 두 개인데 입은 하나인 이유는 듣는 것은 배로 하고 말은 반만 하라고 그랬답니다. 1장 26절 보세요.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먹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 혀를 재갈 먹이지 아니하고 나오는 대로 말하는 사람은 절대로 경건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나님 앞에 거룩한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3장 2절입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의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3절, ‘우리가 말을 순종케 하려고 그 입에 재갈 먹여 온 몸을 제어하며’라고 말합니다. 혀에 재갈을 물리라는 얘깁니다. 8절에 혀를 길들일 사람이 없다고 그랬지 않습니까? 계속해서 관리해야 하고 주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해서 온 몸을 굴레 씌우면 온전한 삶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야고보가 혀에 대해서 두 가지를 말했는데 제가 두 가지를 더 추가시켜 보려고 합니다. 제가 언젠가 말한 적이 있는데요, ‘사랑이 아니면 말하지 말라’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면 말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것만 기억하면 될 것 같아요. 사랑으로 말하면 곧 공경하는 말, 긍정적인 말, 칭찬, 격려하는 말이 될 겁니다. 그렇게 애쓰고 노력해도 억울한 말을 들을 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억울한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합니까? 좋은 표본이 다윗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울이 자기를 죽이려고 추격해 옵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한 일입니다. 그래도 다윗이 사울을 죽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설령 내가 억울하게 당한다 해도 하나님께서 아시고 하나님께서 갚으실 것이기 때문에 억울함을 직접 갚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훗날 다윗이 도망을 갈 때 시므이라는 사람이 따라오면서 욕을 욕을 합니다. 사실 억울한 겁니다. 몹시 억울하지만 시므이를 죽이지 않습니다. 그때 다윗이 남긴 감동적인 말은 “내가 저 시므이에게 억울하게 욕을 먹으면 하나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길지도 모르지 않느냐? 난 차라리 하나님께 불쌍히 여김을 받고 싶다.” 그래서 원수를 갚지 않습니다. 다윗의 위대함이 여기 있는 겁니다.

때로는 억울한 일, 애꿎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때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요, 하나님께서 나를 보고 계신다는 것만 확실히 믿으면 웬만한 억울한 말도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유다서 1장 9절에, ‘천사장 미가엘이 모세의 시체에 대해서 마귀와 다투어 변론할 때에 감히 훼방하는 판결을 쓰지 못하고 다만 말하되 주께서 너를 꾸짖으시기를 원하노라 하였거늘’ 천사장이라도 마귀를 향하여서 ‘주께서 너를 꾸짖으시기를 원하노라’ 그 말밖에 못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너희가 감히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믿는 우리가 그것보다 더 센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를 향해서 혹은 이웃을 향해서 용감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또 한 가지는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지만 행위로 의롭게 되기까지는 적잖게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의롭게 되는 것은 믿음으로 됩니다. 그 믿음에 행위가 따라오기까지는 아브라함의 경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몇 십 년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믿노라고 하면서도 부족함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우리가 노력하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할 부분이 바로 언어생활입니다. 연습이 많이 필요합니다.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추켜 세워주고 격려하는 말을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상대로 이런 말을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낯선 사람이 등장하면 그 사람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야 합니까? 우리가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합니까? 낯선 사람 보거든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한마디쯤 해서 손해될 것 없습니다. 그것이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하고 얘기 다 해도 저 사람하곤 얘기하기 싫어? 그래도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가벼운 얘기를 툭툭 던져 보세요. 생의 바퀴를 불사르는 혀라고 말했지만 잘 쓰면 엄청난 복이 되기도 하는 것이 혀입니다. 혀에 실수가 없으면 온전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혀를 잘 관리하셔서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세워질 수 있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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