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개와 눈 먼 양떼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들의 짐승들아 삼림 중의 짐승들아 다 와서 삼키라 그 파숫군들은 소경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라 능히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요 누운 자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니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요 그들은 몰각한 목자들이라 다 자기 길로 돌이키며 어디 있는 자이든지 자기 이만 도모하며 피차 이르기를 오라 내가 포도주를 가져오리라 우리가 독주를 잔뜩 먹자 내일도 오늘같이 또 크게 넘치리라 하느니라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자비한 자들이 취하여 감을 입을지라도 그 의인은 화액 전에 취하여 감을 입은 것인 줄로 깨닫는 자가 없도다 그는 평안에 들어갔나니 무릇 정로로 행하는 자는 자기들의 침상에서 편히 쉬느니라 무녀의 자식, 간음자와 음녀의 씨 너희는 가까이 오라 너희가 누구를 희롱하느냐 누구를 향하여 입을 크게 벌리며 혀를 내미느냐 너희는 패역의 자식, 궤휼의 종류가 아니냐 너희가 상수리나무 사이, 모든 푸른 나무 아래서 음욕을 피우며 골짜기 가운데 바위 틈에서 자녀를 죽이는도다 골짜기 가운데 매끄러운 돌 중에 너희 소득이 있으니 그것이 곧 너희가 제비 뽑아 얻은 것이라 너희가 전제와 예물을 그것들에게 드리니 내가 어찌 이를 용인하겠느냐 네가 높고 높은 산 위에 네 침상을 베풀었고 네가 또 그리로 올라가서 제사를 드렸으며 네가 또 네 기념표를 문과 문 설주 뒤에 두었으며 네가 나를 배반하고 다른 자를 위하여 몸을 드러내고 올라가며 네 침상을 넓히고 그들과 언약하며 또 그들의 침상을 사랑하여 그 처소를 예비하였으며 네가 기름을 가지고 몰렉에게 나아가되 향품을 더욱 더하였으며 네가 또 사신을 원방에 보내고 음부까지 스스로 낮추었으며 네가 길이 멀어서 피곤할지라도 헛되다 아니함은 네 힘이 소성되었으므로 쇠약하여 가지 아니함이니라 네가 누구를 두려워하며 누구로 하여 놀랐기에 거짓을 말하며 나를 생각지 아니하며 이를 마음에 두지 아니하였느냐 네가 나를 경외치 아니함은 내가 오래 동안 잠잠함을 인함이 아니냐 너의 의를 내가 보이리라 너의 소위가 네게 무익하니라 네가 부르짖을 때에 네가 모은 우상으로 너를 구원하게 하라 그것은 다 바람에 떠 가겠고 기운에 불려갈 것이로되 나를 의뢰하는 자는 땅을 차지하겠고 나의 거룩한 산을 기업으로 얻으리라 [개역, 이사야 56:9~57:13]

이 본문의 전후 문맥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최근에 드렸던 설교 제목을 불러 드릴 테니까 기억이 나시는가 생각해 보세요. ‘아버지의 소원을 이룬 아들의 수고’, ‘살다보니 이런 날도’, ‘와서 먹고 마시고 즐겨라’, 가장 최근의 것이 ‘아름다운 튤립’이었습니다. 연결해 보면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그 소원을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온갖 고난을 다 당하시고 겪으실 것을 53장에서 이야기 했습니다.

그 결과가 자식도 없고 남편도 없고 전혀 소망이 없던 과부에게 최고의 남편과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자녀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붙인 제목이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는가! 그런 날이 되면 할 일이 와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겁니다. 아름다운 튤립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그 아름다움을 칼빈의 말을 빌려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것이 그렇게 아름다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53장 이전부터 시작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놀라운 구원을 베푸셨고 구원을 받은 우리가 얼마나 감격스러운지를 쭉 이야기해 온 겁니다. 이스라엘의 회복은 곧 우리를 향한 구원인데 이 아름다운 노래를 쭉 불러오다가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진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왜 그럽니까? 놀라운 복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더니 왜 갑자기 야단을 치실까요?

이스라엘이 포로로 잡혀 갔다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입어서 돌아옵니다. 돌아와서 잘 살아야 되지요? 돌아와서 얼마쯤 지나면 또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노엽게 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그 때를 염두에 두고 부디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고 떨어지지 않도록 당부하는 얘기가 이 본문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사야 전체 내용을 세 부분으로 구분을 한다면 1장부터 39장까지는 이스라엘이 포로로 잡혀 갈 것을 예언하면서 그 속에 초림과 재림의 예수에 대해서 많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 이후에 40장부터 오늘 우리가 읽은 이 본문 직전까지 그러니까 56장 8절까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 간 것을 전제로 하고 다시 돌아오게 될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이 본문에 나타나는 예수님은 거의 초림의 예수를 언급합니다.

그런데 56장 9절부터는 다시 이 땅에 돌아온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됩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거의 재림의 예수님에 대해서 언급을 합니다. 이 본문부터 앞의 내용과 확실하게 구별되기 때문에, 어떤 학자들은 여기를 제3이사야, 중간 부분을 제2이사야라고 말합니다마는 우리는 이사야가 다 기록한 걸로 인정합니다. 내용상 이렇게 구분해 놓고 여기에 느닷없이 나오는 이 책망이 누구에 대한 책망인지 살펴보십시다.

9절에, ‘들의 짐승들아 삼림 중의 짐승들아 다 와서 삼키라’ 들짐승도 오고 산짐승도 와서 다 삼키라는 겁니다. 왜 그렇죠? 10절에, ‘파수꾼은 소경이요’ 아무 소용없는 겁니다. ‘다 무지하며’ 소경은 아예 보지 못하지만 무지라는 것은 봐도 알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벙어리 개라’ 보고 알아도 소리를 안 지른답니다. 말도 못한다는 거죠. ‘능히 짖지 못하며’ 짖지 못한다는 것은 적이 쳐들어 와서 짐승을 잡아먹어도 아예 대들지도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을 지키고 백성들을 인도하는 지도자들이 자신의 일에 무관심하거나 무능력한 상태라는 겁니다. 파수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멀리서 다가오는 적을 발견해 내는 눈입니다. 적군인지 아군인지, 인원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판단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에 나팔을 불든지 말을 전하든지 경고를 해야 합니다. 온 백성들이, 온 양떼가 편하게 자고 있을 때 눈을 부릅뜨고 이런 일을 해야 하는데 본문에 등장하는 이 파수꾼은 보지도 못하고 봐도 소용이 없고 알아도 짖지 않는 겁니다.

오래 전에 울진 삼척 지역에 무장공비가 들어온 것 아시죠? 언제 일인가 싶어서 찾아봤더니 68년도 사건입니다. 그 날 무장공비들이 자그마치 120명이 올라온 겁니다. 그런데 올라오는 걸 보초를 서는 사람이 발견했습니다. 부대로 연락을 하든지 아니면 자기 혼자서 방아쇠라도 당겨 보았으면 일이 그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연락도 안 하고 당겨보지도 못하고 도망을 가버린 겁니다. 그래서 밤중에 120명이나 되는 무장공비들이 다 올라온 겁니다. 그 120명 다 잡는데 두 달 걸렸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을 당하고 고통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그 때 유명해진 아이가 지금도 진짜냐 가짜냐 하고 떠들고 있는 이승복 어린이입니다. 한 사람이 정신 차리고 잘 했으면 초반에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단 말입니다. 보초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전방에서 밤중에 보초 서는데 뭔가 기어 올라옵니다. 일찌감치 발견하고 부대에 연락을 했습니다. 아주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한 부대가 거기에 집중적으로 화력을 퍼부었습니다. 잠잠해졌는데 날이 새고 확인해 보니까 노루가 한 마리 죽어 있더랍니다.

노루를 간첩으로 신고해서 한 부대가 난리가 났는데 그 병사는 나중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군에 갔다 오신 분들 잘 알아요. 포상휴가입니다. 잘 지켰다는 겁니다. 파수꾼이 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어떤 적이 쳐들어오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내야죠. 앞으로 될 일을 예측하고 짐작해서라도 지켜야 하는데 이스라엘의 파수꾼은 보지 못하는 소경이요 짖지 못하는 개와 같습니다. 이스라엘의 개니까 다행이지 한국에서 이런 개 같으면 벌써 보신탕감입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이렇게 무능한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을 하고 있는 겁니다.

무능한 지도자라고 범사에 무능하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보지 못하고 생각 없고 말도 못한다고 해서 다른 일도 못할까요?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는 말처럼 정작 해야 할 일은 하나도 못하면서도 10절 뒤편에 보면 잘 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꿈꾸는 자요 누운 자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 누워 잠자면서 꿈꾸는 것은 잘 합니다. 무슨 꿈을 꾸겠습니까? 영락없이 개 꿈일 테죠.

11절,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요 그들은 몰각한 목자들이라 다 자기 길로 돌이키며 어디 있는 자이든지’ ‘어디 있는 자이든지’ 하는 말은 높은 자든지 낮은 자든지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기 이만 도모하며 피차 이르기를’ 그 다음에 잘 하는 것 또 하나 나옵니다. ‘오라 내가 포도주를 가져오리라’ 술 먹는 일에는 손이 참 큽니다.

남 돕는데 인색하고 생활비 내는데도 인색한 분이 나가서 술 먹을 때는 펑펑 쓰는 사람이 의외로 참 많습니다. 이 말을 우리나라의 술꾼들 표현으로 바꾸면 “오늘은 내가 한턱 낼께, 크게 한턱 낼께” 이런 이야기입니다. 남 돕는 일에는 이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술 먹으러 갈 때에는 호걸 행세합니다. 자기가 큰 소리 쳐 가면서 그어댑니다. 할 일은 못하지만 이런 일은 정말 잘 합니다.

그 다음에, ‘우리가 독주를 잔뜩 먹자 오늘도 내일같이 또 크게 넘치리라 하느니라’ 대구지방이 현 정부에 하도 비판적이어서 건배할 때 험악해요. 제가 듣고는 그렇게까지 말할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웬 공직자가 술자리에서 함께 건배한 모양인데 결국은 문화예술부에 제법 높은 분이었는데 잘렸던 것을 기억합니다. 지도자들이 술을 먹을 때 건배하는 소리가 12절 끝에, ‘내일도 오늘같이’ 이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IMF로 고생 많이 할 때 모여 앉아서 건배하면서 뭐라고 했을까요? ‘이대로’ 했답니다. 좋다는 거죠. 없는 사람은 죽을 지경이겠지만 있는 사람들은 좋더라는 겁니다.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뛰니까 평소에는 길이 꽉꽉 막히더니만 IMF터지고 나니까 길이 조용하더래요. 있는 사람은 ‘이 정도는 되어야 다니는 맛이 나는 거지’ 하고 신나게 달리는 겁니다. 없는 사람은 이자 낸다고 허리가 휘청거리지만 돈 많이 저금해 놓고 있는 사람은 엄청나게 남으니까요. 그게 좋다고 ‘이대로’ 외치고 다녔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전혀 돌아보지 아니하는 풍토가 되면 나라가 얼마나 위태로워지는지 모릅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으면서 앉아서 술 먹을 때만 큰소리 치고 ‘내일도 오늘같이’ 이러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이런 모습으로 비난을 받고 책망을 듣고 있는 것을 보면 무슨 생각이 납니까? 아니 누구 생각이 납니까? 우리나라 꼴하고 혹시 비슷하다 그런 생각이 드십니까?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하나님의 말씀이 나 자신을 향한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어디 민족의 지도자냐? 내가 어디 지위가 높으냐? 그런 관계를 따지기 전에 여기서 지적하고 책망하는 말씀이 나를 향한 말씀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내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내가 누구에게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는지?

꼭 주일학교 선생님만이 아닙니다. 가정에서도 내가 가르치고 복음을 전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내가 지도자 노릇을 해야 됩니다. 가정에서, 이웃에서, 직장에서 아니면 교회 내에서 내가 말씀을 전해주고 내가 본을 보여 줘야 할 위치에 있다고 하면 이 말씀의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내가 벙어리 개인지 아니면 해야 할 말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지도자들이 볼 것을 보지 못하고 외칠 것을 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하기 전에 내가 볼 것을 제대로 보고, 해야 할 말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를 살펴보셔야 합니다.

지도자들이 이럴 때 백성들은 어떤 모습으로 사는지 57장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도자가 이러면 백성도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봐야겠지요! 1절에,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자비한 자들이 취하여 감을 입을지라도 깨닫는 자가 없도다’고 합니다. 의인이 죽든지 자비한 자들이 사라지든지 간에 그 의미를 깨닫는 자가 전혀 없더라는 겁니다. 그것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관심을 어디에 쏟고 있습니까?

5절로 넘어갑니다. ‘너희가 상수리나무 사이 모든 푸른 나무 아래에서 음욕을 피우며 골짜기 가운데 바위틈에서 자녀를 죽이는도다’ 의인이 죽고 자비한 자가 사라져도 전혀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이 백성들이 음욕, 음란에 빠져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음욕과 음란은 우상숭배와 거의 동의어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혹시 공부 잘 하던 아이들이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거나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특히 남자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혹시 우리 아이가 이런 음란한 곳에 빠져 있지 않은지 꼭 살펴보셔야 합니다. 알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인터넷을 다룰 줄 알고 컴퓨터도 다룰 줄 아셔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자주 가는 곳이 어디인지 뭘 하고 있는지, 공부하는 척 하고 있는데 잠시만 눈 돌리면 왔다 갔다 하는 것, 일도 아닙니다. 아이들도 이런 일에 빠져 있으면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고 행동에 아주 큰 변화가 나타납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배반한 것을 자기 남편을 버려두고 다른 남자를 위해서 침상을 준비하는 것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침상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7절에, ‘네가 높고 높은 산 위에 네 침상을 베풀었고’ 어디 침상을 펼 때가 없으면 높은 산 위에다 폅니까? 공개적인 장소 아닙니까?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는 곳 아닙니까? 도무지 부끄러움도 없고 수치심도 없다는 말입니다. 자랑스럽게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네가 또 그리로 올라가서 제사를 드렸으며’ 8절, ‘네가 또 기념 표를 문과 문설주에 두었으며 네가 나를 배반하고 다른 자를 위하여 몸을 드러내고’ 높은 산에다 침상을 펴고 그 다음 하는 짓이 ‘몸을 드러내고 올라가며 네 침상을 넓히고 그들과 언약하며 또 그들의 침상을 사랑하여 그 처소를 예비하였으며’ 성경에서 언약은 굉장히 중요한 단어입니다마는 음란에 빠져 다른 남편을 위해서 침상을 준비해 놓고 거기서 하는 언약이라면 무슨 언약이겠습니까? 기껏해야 돈 얘기 아니면 시시껄렁한 사랑타령 아닐까요?

9절에, ‘향품을 더욱 더하였으며 온갖 정성을 다 쏟는다’고 말합니다. 10절, ‘네가 길이 멀어서 피곤할지라도 헛되다 아니함은 네 힘이 소생되었음으로 쇠약하여 가지 아니함이니라’ 지칠 줄 모르는 겁니다.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남편에게는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하면서 남편 아닌 다른 남자를 위해서 이렇게 열심을 내고 정성을 다하고 지치지도 않는 이 꼴을 한번 상상을 해 보라는 겁니다. 이스라엘이 그렇다는 얘기죠.

하나님의 뜻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아니하고 우상숭배에 빠져 있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두 가지가 더 있는 것 같습니다. 6절을 다시 보십시다. ‘골짜기 가운데 매끄러운 돌 중에 너희 소득이 있으니 그것이 곧 너희가 제비뽑아 얻은 것이라’ 여기에 ‘제비뽑아 얻은 것’이란 여호수아가 가나안 전쟁을 다 끝내고 땅을 분배한 것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땅을 주셨으니 그것을 기업으로 삼고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그걸 버린 겁니다. 너희가 제비뽑아서 즉,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준 그 땅이 너희 소득이 되어야 하는데 골짜기 가운데 매끄러운 돌 중에 너희 소득이 있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을 버리고 그 돌 속에서 너희가 소득을 찾아내고 있다는 겁니다. 그 돌은 우상을 섬기는 제단 혹은 우상 그 자체일 수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그들의 기업을 버리고 이 우상을 자기의 기업으로 여기고 산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제 손가락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보시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안타까워 하시겠습니까? 애굽에서 가나안 땅까지 이끌고 와서 그 가나안 땅을 기업이라고 주었더니 이걸 버리고 우상에게 매달려서 살고 있더라. 이게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또 한 가지는 8절에 보시면 ‘네 기념 표를 문과 문설주 뒤에 두었으며’라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문과 문설주는 굉장한 장소, 반드시 기념할 곳입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올 때 장자가 죽는 그 무서운 심판을 벗어나는 방법이 문인방과 설주에 피를 바르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양의 피를 바르고 살아났으니 그 곳은 이스라엘이 가장 중요하게 기념할 만한 곳입니다.

또 하나님의 말씀을 적어두라고 했던 바로 그 문과 문설주에 기념 표를 갖다 두었다는 겁니다. 이 기념 표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것이 아닙니다. 우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어린 양의 피를 바름으로써 죽음에서 벗어났던 그 숭고한 장소에 우상을 갖다 놓았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는 그 곳이 우상을 기념하는 장소가 되어버렸다는 거예요.

이스라엘의 지도자도 책망을 받아 마땅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 가지로 요약한다면 하나님께서 정말 좋은 남편을 주었는데도 외간 남자를 따라가서 거기에 온갖 정성을 다 쏟아붓고 있죠. 정말 소득 좋은 직장을 구해줬는데 이거 갖다 버리고 엉뚱한 짓을 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아름다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념품을 줬는데 이걸 갖다버리고 우상숭배하는 겁니다. 세 가지로 표현하고 있지만 한 가지로 말하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고 있다는 책망입니다.

과거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머나먼 나라에 포로로 잡혀 갔습니다. 오랜 세월 후에 다시 데려와서 하나님만 잘 섬기라고 했더니 세월이 지나니까 또 그러더라는 겁니다. 이런 이스라엘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대우하실 것 같습니까?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버릴 때마다 하나님도 이스라엘을 버린다면 하루에도 열두 번이나 더 갖다버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이러하지만 하나님은 이런 백성을 끝까지 사랑하고 계십니다.

선지자가 무섭게 징계를 이야기해도 결국 하고 싶은 얘기는 ‘그래도 하나님은 너희를 이렇게 사랑하고 계신다’는 겁니다. 57장 1절을 다시 봅시다.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자비한 자들이 취하여 감을 입을지라도 그 의인은 화액 전에 취하여 감을 입은 것인 줄로 깨닫는 자가 없도다’ 의인이 어떻게 저렇게 억울하게 죽을 수 있습니까 할 때 사실은 그가 더 어려운 고난을 당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데려가신 줄을 아무도 모르더라는 겁니다.

2절, ‘그는 평안에 들어갔나니 무릇 정로로 행하는 자는 자기들의 침상에 편히 쉬느니라’ 이들이 먼저 죽었다고 해서 불쌍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당할 엄청난 고난을 당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미리 데려가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더라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의 범죄로 인해서 하나님께서 무서운 징계를 가하실 때에 이런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미리 빼돌려 놓으셨더라는 겁니다.

열왕기상 14장에 보시면 여로보암의 집에 무서운 징계가 임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도 없이 다 죽게 될 것이며 그들 중에 제대로 장례가 치러질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로 그 때 어린아이 하나가 먼저 죽었습니다. 선지자가 그럽니다. ‘이 아이가 가장 복된 아이다 이 아이만 장례를 제대로 치르게 될 것이다. 다른 남자는 아무도 장례 치러질 자가 없다’고 말합니다. 먼저 죽은 것이 불쌍한 것이 아니고 먼저 죽은 것이 오히려 복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정말 하나님께서 돌보아야 할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먼저 데려가는데도 그것이 복인 줄도 알지 못한다는 겁니다. 말을 뒤집으면 그것이 복이 될 만큼 끔찍한 심판이 닥쳐온다는 뜻입니다.

군대에서도 힘든 훈련을 하다보면 가끔 비슷한 일이 있습니다. 훈련병들이 죽자고 고생을 하고 기고 있는데 혹시 훈련시키는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야, 이놈 봐라! 너 이리 나와” 그러면서 아주 무섭게 끌고 나갑니다. 끌고 갈 때는 야단났다 싶을만큼 고함치며 끌고 가더니 뒤에 가서는 쉬게 하는 겁니다. 가끔 고함만 지르죠. 아는 사람을 힘든 훈련에서 좀 쉬게 해주겠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하나님을 의뢰하는 자는 진짜 징계가 임할 때 그렇게 따로 빼놓겠다는 겁니다.

3절 보세요. ‘무녀의 자식, 간음자와 음녀의 씨 너희는 가까이 오라’ 뭐 부를 일이 없어서 이런 사람을 부릅니까? 도무지 하나님께서 부를 것 같지 않은 이런 사람도 하나님께 나아오라고 합니다. 아무리 더럽고 추한 죄인이라도 하나님께 나아오라, 이게 하나님의 부름이라는 거죠! 언뜻 보면 3절에는 하나님께 나아오라 해 놓고 4, 5, 6, 7, 8, 9절까지 아주 책망하는 듯이 보입니다. 연결을 잘 해서 읽으셔야 합니다.

3절을 13절 중간쯤과 연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나를 의뢰하는 자는 땅을 차지하겠고 나의 거룩한 산을 기업으로 얻으리라’ 누가요? 하나님께 나아와서 나를 의뢰하는 자는! 그럼 중간에 있는 것은 뭡니까? ‘이렇게 죄를 많이 지은 너희라도’ 하나님께 나아와서 하나님을 의뢰하게 되면 땅을 얻게 되리라는 말씀입니다. 3절 말씀은 그 뒤의 긴 이야기를 한 절로 요약한 겁니다. 너희가 이렇게 하나님을 버리고 악한 짓을 하고 있지 않느냐? 그래도 하나님을 의뢰하고 신뢰하는 자는 땅을 기업으로 얻으리라. 그런 너희라도 하나님께 나아오라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22장에 왕의 잔치에 사람들을 초청하는 이야기가 나오죠? 왕이 초청했는데 사람들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오지 않습니다. 신하들을 내보내서 사거리로 나가서 눈에 띄는 대로 다 불러오라고 합니다. 다 불러옵니다. 그걸 3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 불러왔는데 불려 온 사람이 그 잔치에 다 들어가지 않죠? 예복을 안 입은 사람은 쫓겨납니다. 거기 온 사람들에게 예복을 다 준비해 줍니다. 준 예복 입고 들어가면 됩니다. 그런데 거기까지 와서 주는 예복을 안 입은 것은 뭐냐는 말입니다. 그래서 쫓겨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누구든지 다 오라고 말씀합니다. 사거리에 나가서 다 데려오라는 거예요. 무녀의 자식, 간음자와 음녀의 씨 다 오라는 거예요. 나아와서, 13절 중간쯤에 보세요. ‘나를 의뢰하는 자는’ 그러죠. 그렇게 나아와서 하나님을 의뢰하면 하나님께서 준비한 복을 다 주신다는 겁니다. 믿는다고 고백하면 하나님께서 다 주신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하나님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고 또 대적자를 향하여 짖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지도자도 그렇고 백성도 그렇고... 또 하나님을 잊어버린다는 겁니다. 성경을 읽다보면 하나님께 그만큼 은혜를 받고도 이럴 수 있는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말씀이 아닌지 우리 자신을 꼭 되돌아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만 하면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병 말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는 어떻게든 기도하고 매달립니다. 문제가 해결되고 여유가 있어지면 좀 느긋해집니다. 범죄한 이후에 우리 인생이 다 이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로 존경할 만한 사람은 잘 먹고 잘 살면서 하나님을 더 잘 섬기는 사람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바라건대 우리 성도님들은 다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많은 복을 주셨을 때 더 잘 섬기고 더 간절히 기도하고 말씀을 사모하는 모습으로 한평생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지도자 탓하고 남 탓하고 있으면 절대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지도자 탓도 아니고 또 이 백성들 탓도 아니고 무조건 내 탓입니다.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으로 되었다고 말하기 이전에 내 탓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서 있는 자리에서 정확하게 세워지지 아니하면 방법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속에 역사해서 나 한 사람이 바르게 세워지는 것이 우리 개인적으로도 살 길이요 교회가 튼튼하게 서는 길이요 나라가 바르게 나아가는 길입니다.

온 세상이 벙어리 개와 눈 먼 양떼로 가득 차 있다고 하더라도 오늘 우리 성도만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해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다 그렇게 흘러간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은 ‘나를 의뢰하는 자는 땅을 기업으로 얻으리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시대는 오지 않습니다. 믿는 성도들 모두가 하나님을 잘 섬긴다면 참 아름다울 것이지만 나 하나만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밝은 성도가 되어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시고 주시고자 하는 복을 받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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