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도, 고자도, 쫓겨난 자도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공평을 지키며 의를 행하라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가 쉬 나타날 것임이라 하셨은즉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아니하며 그 손을 금하여 모든 악을 행치 아니하여야 하나니 이같이 행하는 사람, 이같이 굳이 잡는 인생은 복이 있느니라 여호와께 연합한 이방인은 여호와께서 나를 그 백성 중에서 반드시 갈라내시리라 말하지 말며 고자도 나는 마른 나무라 말하지 말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안식일을 지키며 나를 기뻐하는 일을 선택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잡는 고자들에게는 내가 내 집에서, 내 성안에서 자녀보다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주며 영영한 이름을 주어 끊치지 않게 할 것이며 또 나 여호와에게 연합하여 섬기며 나 여호와의 이름을 사랑하며 나의 종이 되며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아니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지키는 이방인마다 내가 그를 나의 성산으로 인도하여 기도하는 내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할 것이며 그들의 번제와 희생은 나의 단에서 기꺼이 받게 되리니 이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이 될 것임이라 이스라엘의 쫓겨난 자를 모으는 주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이미 모은 본 백성 외에 또 모아 그에게 속하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개역, 이사야 56:1~8]

어릴 적에 혹시 집에서 쫓겨나 본 적이 있습니까? 그 때는 몹시 서러웠겠지만 지나고나면 그냥 즐거운 추억일 겁니다. 제 친구 하나는 대학 다닐 때 돈이 없어서 하숙집에서 쫓겨났습니다. 잠간이긴 하지만 짐을 친구 하숙집에 맡겨놓고 역에 가서 대합실에서 잤습니다. 이 집, 저 집 그것도 하숙집 찾아다니면서 눈칫밥 얻어먹으면서 대학을 다녔습니다.

이미 30년이 지난 일인데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최근에 가끔 강원도에 있는데 처자식 데리고 나타납니다. 보는 것 자체로 참 감격스러워요. ‘저 친구 대학 다닐 때 참 고생 많이 했는데...’ 이러면서도 돌아보면 그게 젊을 때에 큰 약이 됐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요.

어릴 때나, 젊을 때는 그래도 좀 나은데 직장을 잘 다니고 있는데 어느 날 자기 책상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책상을 치워버렸는데도 꿋꿋하게 몇 년을 버틴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소문이 났더라구요. 책상을 치워버렸는데도 꿋꿋하게 출근하는 마음이 어떠하겠습니까? IMF가 한창일 때 집에서는 출근한다고 도시락 들고 나옵니다. 나와서 하루 종일 산을 헤매다가 퇴근 시간 맞추어서 집에 들어갑니다. 이런 사람의 마음이 어떠할지 상상해 보세요.

여자들은 이런 경우가 있을 겁니다. 절대 안된다고 반대하는 집에 부득부득 우기고 시집을 갔습니다. 가서 얼마 안 되어서 보따리 싸야 할 상황이 생깁니다. 보따리는 싼다고 용감하게 쌌는데 갈 곳이 없어요. 다른 데는 다 갈 수 있지만 친정에는 못갑니다. 그렇게 말리는데 우기고 우겨서 갔는데 어떻게 그런 꼴로 돌아가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우리 인생의 상처는 이것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하나님을 잃어버리고 그 좋던 에덴에서 쫓겨나서 이 땅에서 고생하며 사는 너무나 불쌍한 모습이 우리 인생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우리를 부르셔서 더 이상 서러움도 아픔도 없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시고 우리를 어떻게 부르셨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세례 요한도 예수님도 처음 선포한 말씀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는 이사야도 마찬가지입니다. 1절에,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는 공평을 외치며 의를 행하라’ 회개하라는 말입니다.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가 쉬 나타날 것임이라’ 나의 구원이 가까웠고 나의 의가 쉬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의를 행하고 공평을 행하라고 합니다. 천국이 가까이 왔기 때문에 회개하라는 말씀과 거의 동일합니다.

천국이 멀리 있는데 회개하면? 멀리 있다는 것은 천국 문이 꼭 닫혔다는 뜻이며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천국이 그런 상태라면 우리가 회개를 해도 소용없습니다. 이스라엘이 공평을 지키며 의를 행하여야 할 이유는 하나님의 구원과 의가 가깝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구원을 바로 가까이에 갖다 놓고 계시기 때문에 의를 행하고 공평을 행하라고 합니다. 마치 ‘주려고 할 때 받아라’는 말씀과 거의 흡사합니다.

하나님께서 가까이 오셔서 구원과 의를 베풀지 않으시면 인간의 회개가 아무 소용이 없고 이스라엘이 공평을 행하고 의를 행하는 것이 소용이 없습니다. 비유컨대 지하수를 찾는 사람이 땅을 열심히 팝니다. 열심히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파도 그 밑에 물이 없으면 그 열심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땅 파는 이 열심이 우리의 회개이고 우리의 선한 행실입니다. 그 속에 있는 물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구원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회개하고 노력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 저런 일에 전문가들이 많이 있지만 그 분들이 전문가 행세를 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이 일정한 법칙 하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법칙을 먼저 알아내고 그걸 잘 활용하는 사람이 전문가가 되는 거죠. 사람들이 로켓트를 쏘아 올려서 달나라도 가고 먼 별에까지 로켓을 띄워 보냅니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별들이 정확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몇 년 후의 별의 위치를 확인하고 거기에 정확하게 로켓을 쏘아 올리는 사람의 능력, 대단합니다. 그러나 그 별들이 그렇게 규칙적으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위대하다’고 말할 때 사람들이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 세상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도록 잘 만들어 주신 그 분에 대한 경외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세상이 제멋대로 움직인다면, 따라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면 우린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곁에 가까이 오셔서 우리를 찾으시고 우리에게 구원을 베푸시기 때문에 우리의 노력, 우리의 회개가 다 효력이 있는 겁니다. 내가 내 힘으로 고백하고 내가 내 힘으로 교회를 다녔다고 할지라도 내 힘과 내 능력으로 구원을 얻은 것처럼 자랑하지도 말고 생각하지도 말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의가 쉬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공평을 행하고 의를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 나타날 의는 로마서 3장 21절에,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고 합니다. 쉬 나타날 하나님의 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사랑이라 말하지 않고 왜 하나님의 의라고 말할까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의로우신 요구를 다 이루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를 따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 했으니 죽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없었던 일로 하고 용서하면 안될까요?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성품 때문에 그게 안됩니다. 한번 죽으리라 했으면 죽어야 합니다. 그 죽음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신 죽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가리켜서 하나님의 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의가 쉬 나타날 거라는 겁니다. 곧 나타날 건데 굳이 이스라엘이 공평과 의를 행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하나님의 의가 우리와 상관없이 우리 곁에 다가 왔다 하더라도 그 하나님의 의가 나의 의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고백과 나의 순종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도 반드시 사람을 통해서 이루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그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는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천지창조 이후에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꼭 사람을 통해서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그 사람들에 통해서 일을 이루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의를, 하나님의 구원을 우리 곁에 갖다 놓으시고도 공평과 의를 행하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람의 도움이나 사람의 순종 없이도 하나님께서 다 하실 수 있는 일인데도 언약이라는 형식으로 우리에게 약속을 주셨습니다. 이런 이런 일을 하면 이런 이런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겁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다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는 ‘이것을 행하라 그리하면 이런 복을 주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꼭 조건부처럼 말씀하셨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하셨던 그 약속을 이제 이룰 테니 받을 준비를 하라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믿었고 내가 공평과 의를 행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나의 의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몇 번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식사 한 끼에 백 원씩 내라. 왜요? 밥값으로 100원 내라고 한 겁니다. 그렇지만 한 끼에 100원이 밥값이냐 말입니다. 그걸 밥값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이죠. 100원은 밥값이 될 수 없습니다. 거저먹는 것이 좀 부끄럽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체면상 밥값을 내는 시늉이라도 하라는 거죠. 엄밀히 말하면 밥값이라기보다는 체면 유지비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맞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에게 행하라고 하는 공평과 의는 구원의 전제조건이 아닙니다. 구원은 하나님께서 거저 주시는 거예요. 거저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받는 사람의 체면에 문제가 좀 있을 듯 하니 체면상 100원 내라는 것이 이스라엘이 행하는 공평과 의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입으로 고백했고 우리가 열심히 섬겼고 믿지 않았느냐고 할 때 이게 전부 체면상 내는 100원짜리에 불과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걸 꼭 받아야 됩니까? 돈 되지도 않을 것을?

우리 입으로 하나님을 고백한다고, 예수님을 믿노라고 하는 그것이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 하나님 편에서 보면 아무런 소용이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편에서 보시면 인간을 사랑하셔서 인간에게 모든 걸 다 주셨습니다. 모든 걸 주신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내 건 마지막 자존심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독생자까지 다 주셨습니다. 다 주시면서 “너 이것 하나만이라도 내 놓으라” 그 얘기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 주셨으면서도 우리의 믿음 때문에, ‘너희의 이 행함 때문에 내가 이 복을 줬노라’고 말을 하시기 위해서 그것 하나 요구하신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우리의 구원, 우리의 믿음은 전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우리가 공평과 의를 행하거나 우리가 회개할 때 이것이 효력이 있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천국을 우리 곁에다 갖다 두셨습니다. 하나님은 천국을 우리 곁에 갖다 놓으시고 천국이 가까웠으니 회개하라고 말합니다. 회개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갖다 놓으신 이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땅에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를 이루시면서 하시는 첫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입니다. 두 번째는 뭘까요? 하나님께서 천국을 다 준비해 놓고 회개하라고 하셨으니 그 다음에 하신 말씀이 뭘까요? 혹시 예쁜 사람만 오라? 아니면 돈 많은 사람만 오라? 그런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천국을 여기까지 갖다 놔 놓고 회개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누구보고 오라고 하셨나요?

누가복음 14장 21절에 ‘종이 돌아와 주인에게 그대로 고하니 이에 집주인이 노하여 그 종에게 이르되 빨리 시내의 거리와 골목으로 나가서 가난한 자들과 병신들과 소경들과 저는 자들을 데려오라 하니라’ 마태복음 22장 9절에도, ‘사거리에 가서 사람을 만나는 대로 혼인잔치에 청하여 오너라 한대 종들이 길에 나가 악한 자나 선한 자나 만나는 대로 모두 데려오니 혼인자리에 손이 가득한지라’

하나님께서 잔치를 벌여놓고 사람을 부르고 계십니다. 어떤 사람을 부르시나요? 잘 생기고, 돈 많고, 명예로운 사람? 직위가 높은 사람? 그런 사람들을 불렀다면 오늘 우리에게 이런 복이 임하기란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을 부르셨습니까? 약한 자, 악한 자, 선한 자... 아무나!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복음서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오늘 이 본문에서는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살펴보세요.

이 본문에서는 누구를 부르고 계십니까? 3절에 ‘여호와께 연합한 이방인은 여호와께서 나를 위해서 반드시 갈라내시리라 말하지 말라’ 내가 이방인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에 도저히 포함될 수 없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방인을 하나님께서 내 백성으로 부르신다는 뜻입니다. 6절 뒤편에도 보시면 ‘언약을 굳게 지키는 이방인마다 내가 그를 나의 성산으로 인도하리라’ 말씀하십니다. 이방인을 부르고 계시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3절 뒤편에 ‘고자도 나는 마른나무라 말하지 말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안식일을 지키며 나를 기뻐하는 일을 선택하며 나의 의를 굳게 잡는 고자들에게 내가 내 집에서, 내 성산에서 자녀보다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주며 영영한 이름을 주어 끊치지 않게 할 것이며...’ 누굴 부르고 계십니까? 하나님께서 고자를 부르고 계십니다. 8절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쫓겨난 자를 모으시는 하나님이라고 말합니다.

신약성경에서는 길거리에 나가서 악한 자나 선한 자나 저는 자나 가난한 자나 병든 자나 소경이나 다 데리고 오라고 하셨는데 여기서는 이방인, 고자, 쫓겨난 자들을 다 불러 오라고 하십니다. 같은 얘기입니다. 아무나 오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아름다운 나라를 이루어 놓고 아무나 다 오라는 겁니다. 특별히 이사야에서 말하는 이 세 종류의 사람들 이방인, 고자, 쫓겨난 자들의 공통점은 성전에 들어갈 수 없었던 자들입니다. 말하자면 하나님 앞으로 나아올 수 없었던 자들입니다. 이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전부 부르시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를 석녀라고 합니다. 그럼 애기를 낳지 못하는 남자를 뭐라고 그랬나요? 우리나라에 그런 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애기를 못 낳으면 전부 여자 책임이었지 남자 책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히브리 사람은 아기 못 낳는 남자를 가리켜서 마른나무라고 불렀던 것 같습니다. 이 마른나무 같은 고자를 왜 하나님께서 특별히 여기서 언급을 하실까요?

신명기 23장 1절에 ‘신낭이 상한 자나 신을 베인 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자는 성전에 못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하나님께서 부르고 있다는 것은 이제는 그 율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는 누구나 하나님의 성전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걸 선언하고 있는 겁니다. 예전 같으면 유대인 남자만 성전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성전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성전에 아무나 출입할 수 없었습니다. 특별히 지성소에는 대제사장도 함부로 출입할 수 없었습니다. 1년에 단 한 차례만 들어갔습니다. 성소나 제단의 뜰에 제사장이 들어갈 수 있고 이스라엘의 뜰에 이스라엘의 남자들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 바깥쪽에 여인의 뜰이 있었습니다. 여인들은 거기까지는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방인은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 당시는 성전에 이런 비문이 있었답니다. ‘타국인은 성전 둘레의 난간과 경내 안에 들어올 수 없다. 체포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하며 사형이 집행될 것이다.’

이방인들은 성전 안에 못 들어가는 것과 우리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옛날에 경주 시내를 지나가다 보면 공군부대가 하나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습니다. 그 부대 담벼락에 빨간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최근에 지나면서 혹시나 싶어서 봤더니 없어졌어요. 옛날에는 아주 기분이 나뻤습니다. 빨간 딱지에 ‘접근하면 발포함’ 이렇게 적혀 있었거든요. 그게 왠지 기분이 안 좋대요. 지나가면서 접근할 수 있는 거지!

길가의 담벼락인데 거기에 무슨 ‘접근하면 발포함’? 제가 거기 들어갈 일도 없고 담 타 넘을 일도 없고 가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그런데 왠지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지금은 없는 것 같아요. 성전에 ‘이방인은 절대로 들어갈 수 없다, 들어가면 사형이다’ 이렇게 써 붙여 놓았는데 그렇게 거기에 들어갈 수 없는 게 사실은 우리 처지입니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께 나아가야 살 수 있는데 들어올 수 없다는 딱지가 담벼락에 딱 붙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방인이나 고자나 쫓겨난 자들은 하나님 앞에 나아올 수 없는 자들인데 하나님께서 이루어가시는 그 아름다운 나라에서는 이들을 다 불러들이겠다는 얘깁니다. 예수님 시대에 좋은 예가 하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을 하셨죠. 사람들이 ‘호산나’ 하고 얼마나 많이 따라갔는지 모릅니다. 그 여세를 몰아서 예수님께서 그대로 성전까지 들어가셨습니다. 그 다음은 성전 청결 사건이 있는 걸 잘 아시죠? 그런데 대제사장들이나 성전 지키는 사람들이 볼 때는 기겁을 한 겁니다. 거기에 평소 같으면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소경, 저는 자, 아이들까지 다 들어와 버린 겁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나귀 새끼를 타고 들어갈 때 그렇게 들어가 버린 것은 바로 여기에 있는 이 말씀, 하나님께 나아올 수 없던 이들이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다는 이 말씀을 예수님께서 한번 실현시킨 셈이지요. 물론 그 후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해서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지만 예수님 살아 계실 때 그 사건은 이 예언을 실현시켜 준 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7절의 이 유명한 구절을 한 번 더 보십시다. ‘내가 그를 나의 성산으로 인도하여’ 여기서 ‘그’는 앞에 나왔던 고자들이나 성전에 들어갈 수 없었던 이방인으로 보시면 됩니다. ‘내가 그들을 나의 성산으로 인도하여 기도하는 내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할 것이며 그들의 번제와 희생은 나의 단에서 기꺼이 받게 되리니 이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이 될 것임이라’

이 구절에서 제일 중요한 단어는 ‘만민의’라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이 들어와서 기도하는 집이 될 것이다 그 얘깁니다. 이전 같으면 도저히 성전에 나아올 수 없었던 이방인들, 고자들도 다 하나님의 집에 나와서 기도하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구절을 예수님께서는 성전 청결 사건을 치를 때는 기도하는 집에 초점을 맞추셨습니다마는 여기 이 본문에서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 나아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자에게 만약에 선물이 있다면, 아마 자식이 없는 고자에게 선물이라면 자식이 가장 귀한 선물이 아닐까 싶은데 하나님께서는 자식보다 더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무슨 선물이겠습니까? 자녀를 두는 것보다 하나님께 나아올 수 없는 자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서 하나님의 집에 마음대로 출입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시는 복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교회시대에 가장 큰 특징은 이스라엘과 이방인을 구별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도 기꺼이 이방인과 성전에 나아오지 못했던 이들의 제물과 제사를 기꺼이 받으시겠다고 말합니다.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기절초풍할 일입니다. 어떻게 이들이 하나님의 전에 나와서 그들이 하나님께 예물을 드릴 수 있단 말이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사야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시기 몇 백 년 전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들이 다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다. 하나님께 나아와서 이들이 하나님께 예물을 드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방인과 고자가 누구입니까? 엄밀히 말하면 과거의 우리 모습입니다. 에덴에서 쫓겨난 인류가 바로 하나님께 나아올 수 없는 이방인이요 고자란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하나님께 나아오도록 하시겠다는 겁니다. 우리가 원래 그런 모습이었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막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과거 처지가 그랬다는 것을 항상 기억을 하자는 뜻입니다.

열심히 뛰어다니는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기억하면 뛰어다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감히 나아올 수 없는 그런 형편에 처해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길을 열어주셨다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가 예수 믿는다는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이겠느냐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셨고 히브리인들을 택해서 자기 백성으로 삼으셨을 그때에도 우리는 이방인으로서 하나님께 나아올 길이 없었습니다. 우리 처지가 그랬는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열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면서 우리 모두를 불러주셨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잊지 말고 삽시다. 이미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온 백성이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하셨고 만약에 그러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처지가 어떻게 되었을 것인지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동의보감 허준의 이야기가 나올 때 텔레비전 열심히 보셨죠? 허준이라는 사람이 의술을 배우기 위해서 온갖 수모를 다 겪어가면서 고생고생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렇게 수모를 겪어가면서 의술을 배운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제가 가끔 물어보았는데 다들 모르시더라고요. 모르는 그 분들은 드라마를 열심히 본 사람들인데, 묻는 저는 책을 보았거든요. ‘면천’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어요?

허준이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면서 힘든 걸 다 참아나가는 것은 내가 이것을 배움으로 면천할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서자의 자식이니까 천민이죠. 그 천민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는 이 말, 면천, 이 한마디에 그 모진 고난을 다 이겨냅니다. 드라마에 그 단어가 안 나온 모양이에요. 옛날 조선시대 때 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이 천한 신분을 면하고 양반이 될 수 있다면 무슨 짓을 했겠느냐는 걸 생각해 보시라는 얘깁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도저히 나아올 수 없는 천한 신분이었는데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이게 얼마나 감격스럽고 이게 사람의 노력으로 될 일이냐 그 말입니다. 이 감격을 누리고 있으면 온갖 어려움과 아픔도 얼마든지 이겨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부르셨다는 감격이 여러분들에게 지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해서 하나님께 나아올 수 없었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까? 정말 하나님은 아무나 다 부르셔서 전부 다 그렇게 만드셨습니까? 사거리에 나가서 악한 사람, 선한 사람 다 불러오라고 했지만 불려온 그 사람들이 전원 잔치에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불려온 사람 중에서도 거부당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 놓으시고 다 오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조건을 달기는 달았습니다. 여기 이방인과 고자들 이야기하면서 반복되는 말씀 중에 유심히 보시면 ‘안식일을 지키며’라는 표현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2절,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아니하며 그 손을 금하여 모든 악을 행치 아니하여야 하나니’ 그 다음에 나오는 ‘이같이 굳이 잡는 인생은’이라는 말은 ‘이것을 굳게 지키는 사람은’이란 뜻입니다.

4절에,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안식일을 지키며 나를 기뻐하는 일을 선택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잡는 고자들에게는’ 여기에도 안식일이 등장합니다. 6절 보세요. ‘또 나 여호와께 연합하여 섬기며 나 여호와의 이름을 사랑하며 나의 종이 되며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아니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지키는 이방인’이라고 말합니다. 항목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마는 하나로 모은다면 ‘안식일을 지켜 행하는 자’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다 나아오라고 하시면서 그 사람들 중에 안식일을 지켜 행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이리 인도하시겠다고 말씀하시죠. 안식일이 도대체 뭐기에 하나님께서 이렇게 안식일을 이야기하시냐 말이에요. 구약시대 같으면 ‘율법을 다 지켜 행하는 자를 부르겠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정상인 것 같은데 여기서는 안식일을 지켜 행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불러 모으시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긴 설명이 필요합니다마는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천지를 다 창조하신 후에 이레 되던 날에 안식하셨습니다. 피곤해서 쉬셨습니까? 하나님은 우리처럼 피곤해서 쉬어야 하는 분이 아닙니다. 피곤해서 일 안하고 가만히 쉬었다? 그런 것은 맞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하나님은 전부 말씀으로 하셨잖아요? 누가 그래요 “말하는 것도 얼마나 힘든지 아십니까?” 하나님께서 말씀을 그렇게 많이 하시지도 않았는데요?

하나님의 안식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보시며 특별히 그 중심에 사람을 보시면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고 했지요? 레위기에 일하지 말라는 말과 성회로 모이라는 말이 똑같이 나옵니다. 하나님 앞에 성회로 모이기 위해서 일하지 말라는 겁니다. 안식일은 하나님 앞에 나와서 하나님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안식일이 확대되면 안식년이 되고, 안식년이 확대가 되면 희년이 됩니다. 희년의 ‘희’ 자가 기쁠 ‘희’ 자입니다. 전국에서 나팔을 불며 기쁨이 넘쳐서 환호하는 해입니다. 종으로 팔렸던 사람이 전부 놓여납니다. 팔아먹었던 땅이 전부 원주인에게로 돌아갑니다. 원래대로 회복되는 날 그날이 희년입니다. 하나님의 안식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던 그 모든 것과 더불어 온전한 창조가 이루어진 후에 사람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을 기뻐하라는 말입니다.

구약에서는 주로 율법을 이야기해야 되는데 굳이 안식일을 지키는 자라고 말하는 것은 안식의 의미를 이해하고 하나님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자들을 전부 불러서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시고 도저히 하나님께 나아올 수 없었던 이들을 다 부르셔서 자기 백성으로 삼겠다고 말씀하시며 그들이 드리는 제물을 기꺼이 받겠다고 말합니다.

이사야 시대에만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 날을 하나님께서 만드시겠다고 약속하셨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늘 우리는 이렇게 완성된 나라에 머물러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희생하시고 우리를 하나님 앞에 나아올 수 있게 길을 열었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 늘 묵상하고 기억하면서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 눈에는 이런 감격보다는 생활의 여러 가지 어려움들, 고민스럽고 걱정되는 일이 훨씬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묵상하며 성령께 우리를 맡기며 이 감격을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요 특권이요 사명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왜 그렇게 심각합니까? 왜 그렇게 사는 것이 힘이 드십니까? 하나님을 기억하시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가 어떤 것인지를 한시도 잊지 않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행복하고 즐겁게 기뻐하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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