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했는데 또?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너는 마땅히 매년에 토지 소산의 십일조를 드릴 것이며 네 하나님 여호와 앞 곧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의 십일조를 먹으며 또 네 우양의 처음 난 것을 먹고 네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항상 배울 것이니라 그러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 네게서 너무 멀고 행로가 어려워서 그 풍부히 주신 것을 가지고 갈 수 없거든 그것을 돈으로 바꾸어 그 돈을 싸서 가지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신 곳으로 가서 무릇 네 마음에 좋아하는 것을 그 돈으로 사되 우양이나 포도주나 독주 등 무릇 네 마음에 원하는 것을 구하고 거기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앞에서 너와 네 권속이 함께 먹고 즐거워할 것이며 네 성읍에 거하는 레위인은 너의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자니 또한 저버리지 말지니라 매 삼년 끝에 그 해 소산의 십분 일을 다 내어 네 성읍에 저축하여 너의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레위인과 네 성중에 우거하는 객과 및 고아와 과부들로 와서 먹어 배부르게 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 [개역, 신명기 14:22~29]

우리나라 옛날 선비들은 돈을 좀 천하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돈을 쓸 일이 있으면 아랫것들이 가지고 다니면서 계산했던 것 같아요. 본인들이 직접 계산하고 돈을 다루는 것을 천하게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선비는 살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것 같아요. 선비란 열심히 책을 읽고 학문만 닦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봐서 돈을 천하게 여긴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이 어쩌면 오늘 우리에게도 은연중에 남아 있지 않을까요? 목사는 돈에 대해서 유능해야 됩니까? 아니면 돈에 대해서 좀 무능해야 됩니까? 아무래도 목사가 돈에 대해서 무능하면 그래도 좀 신령해 보이고 돈에 대해서 너무 밝으면 느낌이 안 좋은 것 같죠?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은 옛날 선비들이 가지고 있던 그 개념들을 완전히 떨쳐 버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개국 초기에 일본과 통상조약을 맺으면서 돈과 관련된 조항들을 크게 안 따졌답니다. 그런 걸 하나하나 따지는 것은 선비답지 못하다고 해서 대강 얼버무리고 넘어갔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피해를 적잖게 보았답니다. 외국과의 협상이나 통상조약에서는 철저하게 따지고 계산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그런 것까지 다 세세하게 따지겠느냐 이렇게 넘어가면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엄청나게 피해를 보지요.

반면에 돈이라면 형제고 이웃이고 심지어 부모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있어서 돈은 인생 최고의 목표죠. 이런 사람들은 돈의 노예가 된 겁니다. 그저 돈이라면 눈이 빨개져서 설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보다야 차라리 선비들의 그런 태도가 훨씬 낫지요.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 두 가지 태도가 다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양쪽 다 반성해야 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의 관심은 하나님의 나라여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생각하고 그걸 소망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상 일에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쓸 필요없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지 제쳐 놓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면 되죠? 여러분, 우리가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에는 하늘만 바라보고 살 것이 아니고 우리가 디디고 있는 이 땅도 한 번씩 내려다보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시궁창인지 진흙 구덩이인지 보면서 하늘을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내세를 소망하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에는 현실도 조금씩 생각을 해야 합니다. 완전히 무시하고 살 수는 없는 겁니다. 신앙이 정말 좋다고 하는 분들은 정말 하늘만 쳐다봅니다. 발밑은 전혀 내려다보지 않습니다. 이런 신앙이 때로는 기초가 없는, 하늘에 붕 뜬 신앙이 되어서 때로는 힘을 잃어버릴 때도 없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일평생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나중에 아주 좋은 곳에 희사하고 가시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박수를 많이 받게 되지요. 어떤 사람은 한 푼이라도 더 긁어모으려다가 형제간의 우애를 다 상해 버리고 집안이 완전히 풍비박산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도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 할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돈 문제에 대해서 지혜롭게 처신하지 못해서 겪지 않아도 될 엉뚱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돈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본문을 잘 보시면 세 종류의 십일조가 나옵니다. 십일조 외에 또 다른 십일조가 있다면 어떻게 하죠? 22절 보세요. ‘너는 마땅히 매년에 토지소산의 십일조를 드릴 것이며...’ ‘드리는 십일조’가 있습니다. 그런데 23절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 곧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의 십일조를 먹으며’라고 말합니다. 이건 먹는 십일조입니다. 22절은 십일조를 ‘드리라’고 하고 23절은 십일조를 ‘먹으라’고 말합니다. 먹는 십일조가 있다는 말입니다.

먹는 십일조는 구체적으로 24절, 25절, 26절까지 계속됩니다. 24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 너무 멀거든’ 소산을 전부 돈으로 바꾸어서 돈을 가지고 예루살렘까지 갑니다. 가서 25절, ‘그 돈을 싸서 가지고 네 하나님 여호와의 택하신 곳으로 가서’ 그 다음에 뭐하나 보세요. 마음에 드는 것 이것저것 사 가지고 26절 끝에 ‘거기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앞에서 너와 네 권속이 함께 먹고 즐거워 할 것이며’라고 하죠. 십일조를 가지고 좋은 것을 많이 싸서 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자기 식구들하고 먹으라는 겁니다.

22절의 십일조에 대한 것은 민수기 18장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이스라엘 열두지파 중에서 레위만 빼고 나머지 지파들은 땅을 다 분배해 주었습니다. 레위 지파에게만은 땅을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성전에서 봉사하게 하고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십일조를 레위의 기업으로 주셨습니다. 백성들을 대신해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맡는 대신에 레위 지파의 생계는 다른 지파가 책임을 지라는 것이죠. 그것이 22절에 나와 있는 십일조입니다.

23절의 ‘먹는 십일조’는 가족과 함께 하나님 앞에 나와서 즐기는 것입니다. 축제 비용으로 쓴 셈입니다. 23절 뒷부분에, ‘또 네 우양의 처음 난 것을 먹고 네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항상 배울 것이니라’ 하나님 앞에서 먹고 즐기면서 그 과정을 통해서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도록 했습니다. 이걸 흔히 제2의 십일조라고 합니다. 그러면 유대인들은 레위인들이 살아가도록 십일조를 드렸고 또 한 번은 자기와 가족들과 온 가족들이 함께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며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배우도록 하는 축제를 하는데 또 십일조를 드렸다는 겁니다. 그것만 하면 십의 이조가 되는데, 또 다른 십일조가 나옵니다.

28절 보세요. ‘매 삼년 끝에 그의 소산의 십분의 일을 다 내어’ 29절, ‘너희 중에 기업이나 분깃이 없는 레위인과 네 성중에 우거하는 객과 및 고아와 과부들로 와서 배부르게 하라’ 구제하는 데에 또 십일조를 썼다는 겁니다. 이것을 제 3의 십일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십일조는 ‘매 삼년 끝에’라고 말하죠? 삼년마다 한번씩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제2의 십일조와 제3의 십일조는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용도로 치면 세 가지인데 실제 드리는 걸로 생각하면 두 번입니다. 두 종류의 십일조가 있었습니다.

가끔 신앙이 참 좋은 사람은 하나님만 바라보고 전 재산을 교회에 전부 기부해 버리기도 합니다. 다미선교회 같은 경우는 아예 교인들에게 그렇게 요구해서 직장도 버리고 있는 것 다 바쳐버렸습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면 한번쯤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바와 다른 어떤 개인적인 욕심일 수가 많습니다. 초대교회에 은혜가 넘칠 때에 그런 일이 일시적으로 있었습니다만 그것이 계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장차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에 갔을 때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 가능하겠지만 적어도 범죄한 인생이 살고 있는 이 땅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렵습니다. 이 땅에는 하나님의 뜻이 온전하게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 그런 일이 있었다 해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재산을 다 바쳐버리겠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정말 특별한 경우에 그리고 특별하게 헌신해야 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그럴 수 있겠지만 평소에는 유대인들의 두 종류의 십일조를 기억하면서 그것을 하나의 모범으로 삼아서 우리가 받은 은혜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유대인들이 소득의 80%는 자기들을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20% 중에 10%는 기업이 없는 레위인을 위해 썼고 나머지 10%는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는 데에, 또 아이들에게 하나님 경외함을 가르치는데 썼습니다. 물론 그 10% 속에는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용한 것도 포함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십일조를 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르쳤던 것을 기억하면서 이 원리를 따라서 우리의 소득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거죠.

우리가 하나님께 십일조를 드린 후에 나머지 90%는 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마는 그중에서도 우리가 이 원리를 따라서 사용할 10%를 생각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입니다. 그 10% 말하자면 제 2의 십일조 안에 여러 가지 헌금, 구제, 선교, 성도간의 교제, 전도를 위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우리가 얻은 소득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지출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시면서 십일조를 하시기 바랍니다.

잘 하고 계시겠지만 이런 저런 생각 없이 함부로 쓰다가 나중에 보니까 어디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잘 모른 채 쓰는 것은 그렇게 현명한 처사가 되지 못합니다. 집집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때로는 아이들 과외비로 목돈이 들어가는 수가 있겠고 어떤 집은 자동차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는 수가 있고 또 어떤 집은 집을 사고 유지하는데 무리할 정도의 많은 돈이 들어갈 수도 있긴 합니다.

당장의 현실보다는 장차 큰 목돈이 들어갈 때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얻은 소득 중에 어느 부분에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할지 미리 배정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그렇게 나누어 보시라는 뜻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제2의 십일조는 비율이 더 올라갈 수도 있고 더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나누면서 제2의 십일조를 미리 확보해 두자는 뜻입니다. 어디다가 쓸려고요?

예수 믿는 우리는 각종 헌금도 많고, 선교비, 구제비 또 믿지 않는 우리 이웃, 믿지 않는 형제들 아니면 또 우리 아이들이 교회생활을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이 정도는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자는 겁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쓰다보면 돈은 항상 모자라기 마련입니다. 만날 모자라는데 돈이 있어야 뭘 하긴 할 것 아닙니까?

정말 모자라서 안 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걸 생각하면서 계획을 잘 세우면 많든 적든 이런 비율로 나눌 수가 있다는 거죠. 아주 지혜롭게 소득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있으면 주고 없으면 말고 이런 식이 되어서는 항상 모자라기 마련이라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얻은 소득을 바르게 잘 사용하려면 중요한 원칙 하나가 대가를 충분히 지불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공짜는 절대 바라지 말자라는 겁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이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한국 사람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하지 않습니까? 양잿물이 어릴 때 듣긴 들었습니다마는 뭔지 몰랐습니다. 양잿물이 뭐예요? 양잿물을 마시면 어떻게 되지요?

그리스도인들은 공짜를 바라지 않아야 합니다. 가끔 사기 당하는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난리를 치지만 공짜 좋아하는 사람이 사기꾼에게 걸려듭니다. 공짜를 전혀 바라지 않으면 사기에 잘 걸려들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사기꾼들에게 잘 걸리는 사람은 자기도 그만한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좀 과한 표현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저는 공짜를 바라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책을 빌려보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책을 빌려 봅니까? 왜 못 빌려보는지 아세요? 여러분들이 만약 책을 한권 쓴다면 그게 얼마나 어려울 건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떤 책은 한 사람의 평생의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책 한권을 쓰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그 책을 어떻게 공짜로 보겠느냐 그 말입니다.

그래서 ‘책은 제 값을 주고 산다’ 이게 제 원칙입니다. 가끔 어디 가다보면 좋은 책 보지 않습니까? 남의 책이라도 정말 좋은 책을 보면 서점에 가서 책을 사다가 그냥 꽂아 놓습니다. 이 책을 쓴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생각해야 될 부분이 참 많습니다.

노래를 만든 사람들은 뭘 먹고 삽니까? 노래 부른 사람은 뭘 먹고 삽니까? 듣는 사람이, 사용하는 사람이 어쨌든 값을 지불하려고 노력하는 게 맞습니다. 제가 대구에서 공부할 때에 가령 오페라 같은 것을 공짜로 보러 갈 기회가 더러 있었습니다.

오페라 공짜 보는 방법 중에 제일 쉬운 방법은 이런 겁니다. 저녁 몇 시에 공연하게 되면 틀림없이 오후 몇 시간 전에 리허설을 합니다. 리허설 할 때 정문은 다 닫혀 있지만 옆문은 트여 있습니다. 거기에 담당자들이 들락날락 하는 문이 트여 있거든요. 조금 일찍 들어가서 옆문으로 쓱 들어가면 아무도 안 말립니다. 거기 앉아서 보고 있으면 실제보다 더 재미있는 장면도 참 많습니다.

그런 방법을 빤히 알면서도 저렇게 고생하는 사람들의 저 수고를 어떻게 공짜로 보고 있냐. 그래서 표를 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값을 지불해야 하는데 값을 지불하지 않고 그냥 가려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마는 그리스도인들은 이거 일찌감치 포기해야 합니다.

경주 최부자 이야기가 얼마 전에 책으로 나왔습니다마는 그 책이 나오기 이전에 신문에 나온 이야기를 보면서 참 놀랐습니다. 엄청난 부자 아닙니까? 그 집안에 내려오는 내력 중에 가령 ‘파장에 물건 사지 마라’ 여러분, 파장에 물건 사면 이점이 많지요? 흔히 말하면 떨이 아닙니까? 털고 가야죠. 싸다는 거죠. 그런데 파장에 물건을 사지 말라는 거예요. 살 물건이 있으면 일찍이 가서 제 값을 주고 사오라는 겁니다.

같은 원리가 ‘흉년에 땅 사지 마라’ 여러분,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합니다.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의 것을 빼앗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사회인데 경주 최부자라는 분은 가난한 사람들의 수고에 대해서 정당한 값을 주려고 애를 썼다는 얘깁니다. 얼마나 놀라운 얘기였는지 모릅니다.

철저하게 아끼면서도 쓸데는 쓸 줄을 아는 사람이 올바로 재물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거꾸로 가는 사람 있죠? 쓸데는 안 쓰고 안 쓸데는 펑펑 쓰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게 남의 얘기라고 칩시다. 우리 얘기 합시다. 교회에서 재정을 타올 때 주의하셔야 합니다.

안 믿는 사람들이 혹은 교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교회는 거저먹으려고 한다는 얘기를 참 많이 합니다. 교회에서 무슨 일을 시키거나 사람을 불렀을 때 아는 사람이니까 또 자기도 다른 교회지만 믿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인건비나 재료비를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안 믿는 사람들 혹은 말은 안 하지만 교인들이 ‘교회를 상대로 장사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런 얘기를 적지 않게 합니다.

교회 재정을 아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습니다. 정말 아껴야 합니다. 어떤 돈인데요? 성도들이 고생하면서 하나님께 바친 돈인데 이걸 함부로 쓸 수는 없죠. 소중한 돈이지만 마땅히 지불해야 할 비용은 후하게 지불해야 합니다. 서양 속담에 학교 쥐와 교회 쥐가 제일 불쌍하다고 그래요. 왜요? 먹을 게 없다는 말입니다. 하기야 쥐가 교회 쫓아와 봐야 먹을 게 뭐 있겠습니까? 실제로는 교회가 그렇게 제대로 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는 겁니다.

우리 교회는 쥐가 없어서 이 말이 안 맞는 것 같아요. 쥐는 없는데 대신에 고양이가 많더라구요. 우리 교회 고양이 삐쩍 말랐습니까? 포동포동 살이 쪘습니까? 포동포동이 아니고 피둥피둥 쪘더라구요.

교회가 재정을 관리하고 지불을 해야 할 때에 정당하게 지불해야 할 것은 충분하게 지불해야 한다. 공짜나 거저를 너무 바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교회나 우리 개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돈은 아껴야 합니다. 좋은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좋은 말은 잘 써야 합니다. 마땅히 써야 할 곳에는 써야 합니다. 잘 쓰기 위해서 이런 돈을 벌어야 하고 또 지출할 돈은 확보해야 하는 겁니다.

부모님 용돈, 때로는 형제나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있을 때 표시하는 게 맞습니다. 여러분, 형제간에 돈 주고 받으면서 이자 꼭 받아야 됩니까? 기본적으로 주셔야 합니다. 장모님 돈 빌려가지고 이자 갚아야 합니까?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장모님 돈은 원금까지도 잘 안 갚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고 그러더라구요. 장모님의 원금도 꼭 갚으셔요. 이자까지 갚으시면 더 좋겠지만...

우리가 우리의 소득을 이렇게 비율을 잘 나눠서 쓰리라고 작정을 하고 난 후에 어떻게 쓸 것이냐는 원칙에서 공짜를 바라지 말고 대가를 충분하게 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무조건 아끼고 안 쓰는 게 잘 하는 게 아니고 적절하게 잘 지출하는 것이 더 잘 쓰는 것입니다. 이렇게 잘 쓰는 사람이 부자입니다. 부자가 뭐예요? 재산 많은 사람이 부자입니까? 재산 많은 사람 중에 부자 아닌 사람이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부동산 부자 있지요?

부동산 부자는 참 가난한 사람입니다. 쓸 돈이 없어요. 부동산 중에 돈이 좀 나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부동산은 재산은 엄청나게 많지만 늘 가난합니다. 세금도 제대로 못 내서 남에게 빌리러 다니거나 한쪽 귀퉁이 팔아야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부동산 부자는 절대로 부자가 아닙니다. 좋은 사람 따로 있겠지요? 써야 하는 곳에 적절하게 잘 쓰는 사람이 진짜 부자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그렇게 부자로 살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하늘나라를 소망하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을 좀 알아야 합니다. 제가 군에 있을 때 어찌 하다보니까 타자 교육을 두 달 받으러 갔습니다. 타자교육을 열심히 시키면서 무슨 재주를 또 하나 가르쳐 주느냐 하면 나중에 자대에 가서 근무하다가 어디 하루쯤 휴가 받아서 나가고 싶거든 타자기를 이렇게 뒤집어 놓고 ‘이 쪽에 있는 핀 하나 이렇게 밀어버려라’ 그러면 타자기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안한대요. 그래서 타자기 수리하러 간다고 들고 나오라는 거예요. 요런 꾀를 가르쳐 주는 게 우리 사회입니다.

제가 그런 얘기를 했더니 자동차 정비 배우고 온 친구가 그래요. 그 때만 해도 차가 그리 많지 않고 운전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던 시절인데 그 친구도 웃으면서 한다는 얘기가 운전하고 다니다가도 나가고 싶으면 은근 슬쩍 안 움직이게 해놓고 고친다고 핑계대고 나가는 법을 가르쳐 주더라는 거죠. 그리 했다가 그런 재주 알고 있는 장교 만나면 군대 말로 박살나는 거죠. 그런데 세상은 잔재주, 꾀부리는 것, 이런 걸 가르치는 동네거든요.

세상은 이렇게 잔꾀 부리며 사는 것을 서로서로 가르쳐 주고 그걸 무슨 재주인양 여깁니다. 세상이 이런 곳입니다. 이런 곳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으면 당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돈을 어떻게 버는지, 또 어떻게 해야 잘 버는지도 좀 알아야 합니다. 사용하는 법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돈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만 하고 있으면 큰 일입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라는 말씀 때문이지요? 그래서 예배시간이나 설교시간에 돈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돈이 그렇게 나쁘다면 예수님께서 뭣 때문에 너희 재물을 어디다 쌓아두라고요? 하늘에 그 나쁜 것을 왜 하늘에 쌓아요?

성경은 어디에도 재물, 돈 자체를 나쁘게 말하지 않습니다. 가령 아담이 범죄한 이후에 땀을 흘려야 먹고 살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만약에 돈이 나쁘다면 땀 열심히 흘려서 소득을 많이 거둬들였습니다. 그 다음 어떻게 하지요? 돈으로 바꾸면 절대 안 되지요? 그렇게 땀 흘려 얻은 것을 나쁜 돈으로 바꾸면 안 되지요?

우리 생활에서 돈을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가진 돈이 우리가 정말 땀 흘린 수고의 결과라면 굉장히 귀중한 것입니다. 성경은 돈 자체를 악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돈이 악한 것이 아니고 돈을 사랑하는 그 사람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돈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거나 돈이 주인이 되어버렸을 때에 그것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말하는 것이죠. 어떻게든지 우리는 돈의 종이 되지는 말아야 합니다.

돈의 종이 된다는 것은 돈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돈 때문에 하나님도 포기하고 부모형제도 버리면 돈의 종이 되는 겁니다.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만 아니면 되는 게 아니고 반대쪽으로 가서 돈에 대해서 무능해서도 안 됩니다. 돈에 대해서 무능하다는 게 뭡니까? 벌 줄도 모르고 쓸 줄도 모르는 겁니다. 돈 못 벌면 어떻게 해요? 처자식 뭘 먹여 살려요? 돈을 버는 방법과 돈을 쓰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돈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잘 벌어서 잘 써야 하는 거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일조 얘기를 하시면서 24절 끝에쯤 보시면, ‘그 풍부히 주신 것을 가지고’라고 말합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애쓰는 자기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풍부히 주신다는 겁니다. 풍부히 주시고 거기에서 십일조를 레위인에게 드리고 또 2의 십일조를 가지고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고 여호와 경외함을 항상 배우라고 말씀하십니다. 열심히 일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소득을 받아야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벌고 잘 써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잘 쓰면 29절 중간쯤에,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이렇게 잘 쓰면 하나님께서 범사에 복을 주시리라고 말합니다. 행복이 돈에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반대로 돈이 많다고 해서 덜 쪼들리고 돈이 적다고 해서 그만큼 더 쪼들리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누리는 자가 진정으로 풍족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이 복을 어떻게 잘 누리고 있느냐?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 원리대로 잘 쓰고 있느냐? 이것이 복이라는 얘깁니다.

오늘 오후에 바닷가에 잠시 다녀오다가 우리 집사람하고 이성자 집사님하고 한 차에 타고는 열심히 하던 얘기를 그대로 좀 옮겨보겠습니다. 결혼 전에 우리 집사람이 장모님께 용돈을 드리던 것을 결혼하고 난 이후에도 그대로 부치면서 제 이름으로 부쳤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통장이라는 게 잘 없어서 우편환으로 보냈습니다. 우체부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정한 날짜에 꼬박꼬박 배달을 하면서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할머니, 이 사람이 누굽니까?” “포항에 있는 우리 막내 사위입니다.” 그 우체부가 칭찬을 얼마나 했겠습니까?

제가 직접 들은 바는 아니지만 집사람 표현을 빌리면 “우체부 생활 20년을 했지만 사위가 매달 이러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러면서 우체부가 동네에 자랑을 다 해버리는 겁니다. 우체부가 온 동네 다니며 소문을 내버리더라는 겁니다. 그것 뿐은 아니겠지만 어쨌거나 제가 처갓집에서 점수를 많이 땄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돌아가셨습니다마는 제가 처가에 가서 전도를 제대로 잘 못했습니다. 워낙 교회하고는 담쌓은 집안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얼마 전에 그 얘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우리 처가가 교회하고 철저하게 담 쌓은 집안인데 그 다음 세대에 가니까 믿는 아이들이 집집마다 생기거나 들어왔습니다. 심지어 제가 거의 보살이라고 불렀던 처형이 어느 날 “우리 집에도 하나 들어온다.”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그 집에 믿는 사람이 들어오는데 괜찮겠습니까?” 하니 “어쩌겠나, 지그들 좋다는데 놔두지 뭐” 그래서 보살 집에 예수쟁이가 들어왔네요. 그러니까 제게는 처조카 며느리인 셈이죠. 저한테 메일이 옵니다. 제가 그걸 보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렇게 한 집 들어오고 두 집 들어오고 집집마다 다 생겼대요.

한세대 밑에서는 완전히 변해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녀이남의 끝에 둘이만 교회 다닙니다. 어쨌거나 이 끝의 둘이 점수를 많이 딴 결과로 다른 집안에 예수 믿는 아이가 생기거나 예수 믿는 며느리가 들어오는 것을 안 막더라는 얘깁니다. 제가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저희 처가 식구 중에는 평생에 예배당 두 번 나온 분들이 참 많습니다. 왜 두 번인지 아십니까? 한번은 제 결혼식입니다. 결혼식 때 교회에서 드리니까 와야지 어쩌겠습니까? 그로부터 이십 수년이 지난 다음에 또 한 번 왔습니다. 지난번 임직식 때요. 그 외에는 교회 들어가 본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 분들이 지난번 임직식 때 은혜를 별로 못 받았나 봐요. 무슨 화려하거나 대단한 것이 있나 싶어서 눈여겨 봤는데 좀 없는 것 같아서 자기들 눈에 띠는 게 별로 없더래요. 딱 한마디 남긴 게 뭐냐 하면 “노래는 잘 하더라” 무슨 노래요? 아이노스 찬양이 좋았다는 말입니다. 그날 수고한 아이노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어쨌거나 평생에 두 번 온 사람들이지만 그렇게 그렇게 믿는 식구들이 생겨나더라는 겁니다. 믿는 식구들이 생겨나고 또 그 아이들 때문에 다른 식구들이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게 될 겁니다. 그런데 비용이 얼마 들어갔다고요? 용돈을 보냈으면 목돈을 보냈을 것 같습니까? 매달 부치는 거요? 그거 얼마 안됩니다. 얼마 안되는 그 돈이 근 20년을 이어갔는데 그런 것들로 인해서 생겨난 결과는 너무 크다는 겁니다.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이런 식으로 쓰겠다고 작정을 하고 이웃들에게 형제들에게 쓸 것을 쓰면 그것이 귀한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 끝에 이성자 집사님이 반주로 붙인 이야기가 뭐냐 하면 “십만원 쓸 것 이십만원 쓰면 깜빡 넘어간다.”는 거예요. 부조할 때 십만원 쓸 것 이십만원 쓰면 난리라는 겁니다. 그러면 대접받는다는 겁니다. 여러분, 우리가 개인적으로 대접을 받아서가 아니고 “예수 믿는 저게 잘 하네” 이거는 생명을 구원할 수 있는 큰일입니다. 써야 한다는 얘기죠.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십일조 외에 또 다른 십일조를 우리 스스로 정해 놓고 이건 이렇게 쓰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쓸 수 있습니다. 대신에 다른 부분에서는 좀 어렵게 살아야죠. 이 부문을 가지고 저축도 하고 장래에 어려운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보험도 들어놓고 해야 합니다. 그런 자세로 해 나갈 때에 이것이 얼마나 귀한 열매를 맺게 되는지 모릅니다.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분이 제2, 제3의 십일조를 준비해 놓고 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받은 소득을 무조건 퍼주라는 것 아닙니다. 우리의 가정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적절한 양을 써야 합니다. 그걸 충분히 비율로 쳐서 그 양을 분명히 써야 합니다마는 그것 외에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는데 우리 아이들이 교회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이 정도는 써야 되겠다고 정해 두고 쓰라는 겁니다. 특히 누구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우리 이웃에게 밥 사주고 뭐 사주고 짜잔한 선물하는데 생각해 보면 참 아까울지 모르지만 쓰기 시작하면 그게 큰돈이 아닙니다. 이걸 쓰겠다고 정해 놓은 상태에서 써 보면 그렇게 큰 돈 아닌 것이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여러분의 지갑이 회개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진정으로 회개한 사람이 아닙니다. 제 말이 아닙니다. 저도 듣고 전하는 겁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이 땅에서도 부자로 살고 하늘나라에서도 부자로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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