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닦는 하나님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열국을 멸절하시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땅을 네게 주시므로 네가 필경 그것을 얻고 그들의 각 성읍과 각 가옥에 거할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 가운데서 세 성읍을 너를 위하여 구별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유업으로 주시는 땅의 전체를 삼구로 분하여 그 도로를 닦고 무릇 살인자를 그 성읍으로 도피케 하라 살인자가 그리로 도피하여 살만한 경위는 이러하니 곧 누구든지 본래 혐원이 없이 부지중에 그 이웃을 죽인 일, 가령 사람이 그 이웃과 함께 벌목하러 삼림에 들어가서 손에 도끼를 들고 벌목하려고 찍을 때에 도끼가 자루에서 빠져 그 이웃을 맞춰 그로 죽게 함 같은 것이라 이런 사람은 그 성읍중 하나로 도피하여 생명을 보존할 것이니라 그 사람이 그에게 본래 혐원이 없으니 죽이기에 합당치 아니하나 두렵건대 보수자의 마음이 뜨거워서 살인자를 따르는데 그 가는 길이 멀면 그를 따라 미쳐서 죽일까 하노라 그러므로 내가 네게 명하기를 세 성읍을 너를 위하여 구별하라 하노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대로 네 지경을 넓혀 네 열조에게 주리라고 말씀하신 땅을 다 네게 주실 때 또 네가 나의 오늘날 네게 명하는 이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항상 그 길로 행할 때에는 이 셋 외에 세 성읍을 더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림이 없게 하라 이같이 하면 그 피가 네게로 돌아가지 아니하리라 [개역, 신명기 19:1~10]

옛날 길을 알면 감사한 마음이 들 때가 참 많습니다. 예전에 우체국과 역전 파출소로 들어가는 지금의 일방통행로 안에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었습니다. 거기서부터 버스가 출발해서 남부초등학교로 해서 양학동으로 올라옵니다. 양학동에서 동대병원을 지나 올라오는 샛길을 지나 성모병원 앞으로 옵니다. 거기서 철둑을 건너서 효자 카센터 있는 삼거리 길로 오지요. 이 길로 나와서 다시 효자역 앞에 와서 큰길 쪽으로 빠지는 길이 옛날 포항에서 경주 가는 큰 길입니다. 저렇게 좁은 길로 버스가 다녔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 잘 아시는 황수관 박사님이 형편이 어려워서 자기 동네 중학교에 못 가고 형산강 건너편에 있는 영일 중학교를 다녔답니다. 안강에서 학비가 안 든다고 여기까지 걸어다니는데 3시간 내지 4시간을 산 넘고 물 건너서 다녔답니다. 그렇게 3년을 고생하고 장학생으로 안강에 있는 농고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답니다. 지금은 차로 20분이면 충분한 길입니다. 옛날 길을 생각하면서 길이 얼마나 유익하고 멋진 것인지 감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이 본문에 하나님께서 도로를 닦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누구를 위해서 길을 닦으라고 합니까? 사람이 많거나 수송물량이 많아야 넓은 길을 만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누구를 위해서 길을 닦으라고 하십니까? 누구를 위해서요? 살인자를 위해서 길을 닦으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말씀하시는지 살펴보고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리저리 방황하면서 광야에서 40년을 지냈습니다. 그 방황 끝에 요단강 동편 땅을 다 점령하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모세가 지난 40년을 회고하면서 ‘너희가 이 땅에 들어가거든 너희 조상들처럼 그렇게 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베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을 가르쳤는데 그것이 신명기 1장에서 18장까지입니다. 19장부터는 하나님의 백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회생활을 가르치는데 제일 먼저 언급한 것이 도피성을 만들라는 겁니다. 새로 만든다기보다는 있는 성을 그냥 지정만 하면 됩니다. ‘자 이게 도피성이다’ 그렇게 만들어서 우발적인 살인자들을 보호하라고 하십니다.

2절을 보십시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 가운데서 세 성읍을 너를 위하여 구별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유업으로 주시는 땅에 전체 삼구로 분하여 그 도로를 닦고 무릇 살인자로 그 성으로 도피케 하라’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점령하면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집을 지어야겠지요? 아니면 학교를 지어도 지어야 될테죠? 성을 세워서 외적을 방비해야죠? 할 일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도피성을 지정하고 그리로 도피할 수 있도록 길을 닦으라고 하십니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이겠습니까? 우리가 잘 아는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건너가서 제일 먼저 교회를 세웠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학교를 세우고 그 다음에 자기들의 집을 세웠다고 해서 우리가 얼마나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도피성을 구분하고 그리로 도망갈 수 있도록 도로를 닦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산악지대에 도로를 닦는다는 것이 어떤 일인가를 생각해 보세요. 이스라엘이 산악지대에 길을 닦는 것은 우리나라 한계령과 미시령에 길 내는 것과 비슷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예루살렘이나 헤브론이 대강 700내지 800고지거든요. 우리보다 조금 더 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높은 산 위로 길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해 보세요.

아이들을 인솔해서 미시령을 넘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시끄러워도 웃으면서 잘 안내하던 기사분이 미시령을 넘어가는데 짜증을 내더라구요. 결국 아이들에게 고함을 치고 조용히 해 놓고 미시령을 넘어가더라구요. “잘 가시더니 왜 그랬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전문가인 관광버스 기사들도 미시령을 넘어가는데 신경이 곤두선다는 겁니다. 그런 고개를 운전해서 넘어가는 것도 그런데 하물며 길을 닦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산악지대에 길을 닦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스라엘의 그 높은 산에 길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살인자들이 도피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거리도 적절하게 안배해야 합니다. 훗날 도피성을 지정한 것을 보면 적어도 하루 이내로 도망갈 수 있도록 최대 거리를 48Km를 넘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하루 만에 거기에 도달할 수 있도록 거리를 안배해서 길을 잘 닦아 놓았다는 것이죠. 아무리 고의성이 없는 우발적인 살인이라 해도 도대체 왜 살인자를 위해서 이렇게 급하게 길을 닦게 했는지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이스라엘에 급한 일이 그렇게도 없었겠습니까?

우리 사회와 한번 비교해 보셔요. 우리나라 선거 공약에 실수로 사람을 죽인 자를 위해서 ‘이런 일을 합시다’ 그런 공약을 보신 적 있어요? 있어도 표를 별로 못 얻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공약은 나오지도 않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신경도 안 쓰는 부분을 아주 중요한 것으로 여기시는 것입니다. 선거공약에 구색 맞추어서 끼워 놓긴 하지만 진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공약은 잘 안 들어갑니다. 정부에서도 그렇고 일하는 사람들도 가난한 사람을 위한 공약이나 일은 대체로 뒤로 미뤄집니다.

힘 있는 사람들, 능력 있는 사람들의 일이 어떻게든 빨리 처리됩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의 우선순위는 우리와 이렇게 다르냐는 겁니다. 아니 하다못해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너희들 집을 짓기 전에 하나님의 집, 성전을 먼저 지으라’고 그랬으면 이해하기 쉽지요. 그런데 살인자를 위하여 성을 지정하고 그들을 위해 길을 먼저 닦으라는 겁니다.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일을 이렇게 하셨느냐 말입니다.

성경을 읽어가다 보면 가끔 우리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이런 것을 보거든 골동품 수집하듯이 챙기십시오. 좋은 돌을 많이 주워서 전시하는 것도 좋은 취미지요. 그러나 성경에서 우리의 생각과 전혀 다른 ‘아 하나님만의 생각이다’ 싶은 것을 수집하듯이 모아두십시오. 성경이 사람의 글이 아니요 하나님의 글이라는 좋은 증거일 수도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셨기 때문에 우리의 생각과 전혀 다른 일들이 성경에는 종종 나옵니다.

우리는 집을 짓는 것, 성을 짓는 것, 하나님의 전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보다는 도피하는 사람이 죽임당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더 중한 일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일을 먼저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도피성으로 길을 닦으라고 하는 이유를 10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림이 없게 하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아무리 고의성이 없다고 해도 사람을 죽게 했는데 무죄입니까? 과실치사죄가 가벼운 겁니까? 가벼운 죄는 아닙니다. 정상참작은 되지만 어쨌거나 사람이 죽었는데요. 가벼운 일이 아닌데 어떻게 해서 그것을 무죄한 피를 흘리지 말라고 말씀하시느냐 말이에요. 그래서 죄가 없다는 얘깁니까? 그런 뜻은 아닙니다. 이 사람이 도피성으로 도피한 후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명이 나도 무죄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그 당대의 제사장이 죽을 때까지는 그 도피성에서 연금 상태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거주지를 떠나 그 도피성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걸 본다면 여기 무죄한 피라는 것이 완전히 죄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죽을 사람이지만 그래도 죽임을 당하지 않게 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런 일을 중하게 여겼는지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비슷한 일을 어디에서 하셨는지를 살펴봅시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고 선언을 했는데 아담과 하와가 그걸 먹었습니다. 죽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죽으리라고 했는데 먹었으니까 죽어야지요. 죽었습니까, 안 죽었습니까? 이렇게도 저렇게도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마는 사실은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 먹고 이내 죽었습니다. 구백 구십년을 살았는데 죽었다고요? 수학으로 설명하면 참 쉽습니다. 수학에서 무한대 분의 구백은 영입니다(990/∞=0).

아담과 하와가 원래는 영원히 사는 존재로 만들어졌는데 영원히 살아야 하는 존재가 구백년을 살았다고하면 바로 죽은 겁니다. 수학이 그렇게 말합니다. 무한대 분의 구백은 영입니다. 바로 죽은 것입니다. 영원히 살아야 하는 존재가 구백년을 살았다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기껏 살아야 백년 사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대단히 오래 산 거죠.

하나님께서 구백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주신 것은 어쨌든지 살리시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먹으면 죽으리라고 했으니 죽어야 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은 살릴 길을 찾고 계시는 겁니다. 아담과 아담의 후손들을 통해서 메시야를 이 땅에 보내고 마땅히 죽어야 할 그들을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의도라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를 징계했지만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또 다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징계를 행할 때에도 반드시 누군가를 불러내셨습니다.

노아가 착해서 살아남았죠? 설명이 좀 필요합니다마는 하나님 편에서는 노아를 살려 둘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 입장에서는 말씀 한마디로 다 없애고 다시 창조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왜 그렇게 어려운 방법을 씁니까? 백 몇 십년이 걸려서 배를 만들게 하시고 온 짐승을 다 몰아넣고... 왜 그렇게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십니까? 여인의 후손을 보내겠다고 하신 그 약속을 하나님은 어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온 세상 사람이 다 죽는다 해도 여인의 후손의 통로를 남겨 두어야 합니다. 이것이 말씀이고 약속입니다.

예루살렘이 멸망당하지 않으려면 의인이 몇 명만 있으면 됩니까? 소돔과 고모라 성에 의인 열 명만 있어도 멸하지 않겠다던 하나님께서 예레미야 5장에, 한 사람만 있어도 예루살렘을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그 한 사람이 없어서 예루살렘이 멸망당하고 온 이스라엘 백성이 먼 나라로 포로로 잡혀 갔습니다. 끝났습니까?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반드시 거룩한 그루터기를 남기겠다고 약속하셨고 결국은 일부를 돌아오게 하십니다. 그래서 다시 하나님의 백성의 대를 이어가십니다. 마땅히 죽어야 함에도 끝내 살려서 대를 이어가십니다. 백성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살려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도라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을 어떻게든지 살려내는 것이 하나님의 목표이기에 포로로 잡혀간 백성들이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길을 닦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사야 40장 3절에,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여호와의 길을 평탄케 하라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작은 산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않는 곳이 평탄케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돌이켜 데려오신다는 겁니다. 그들을 위하여 길을 닦으라는 겁니다. 요즘 말로 하면 고속도로를 닦으라는 말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사야 60장에서는 ‘대로를 수축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생각하시는 그 길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이 하나님께로 나아올 수 있는 회복의 길입니다.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후에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셨지요? 안식하셨죠? 정말 멋진 작품이라고 즐기고 계시는데 아담이 그 안식을 깨어버렸습니다. 요한복음 5장에 보시면 예수님께서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한복음 5:17)’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하나님 아버지는 지금도 일하고 계시네요. 아담이 범죄한 이후 지금까지 범죄해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는 일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을 구속하시는 것, 죽을 죄인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려내는 이 일이 하나님의 제일 큰 관심사항입니다.

그런 면에서 예수님은 이 땅에 길을 닦으러 오신 분입니다. 그래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아닙니까?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갈 자가 없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입니다. 예수님 자신이 죽을 죄인들이 하나님께로 나아올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닦으셨습니다. 그 길이 산 길, 생명의 길입니다. 히브리서 10장에 보면 바로 예수님을 가리켜서 휘장 가운데로 내 놓은 새롭고 산 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뭘로 길을 닦나요? 오랜 기간동안 길 한복판에 팻말 꽂아둬요, ‘골고루 다닙시다.’ 트럭이 흙을 실어 나를 때 한 군데로만 다니지 말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다지라는 얘기죠. 자갈도 갖다 붓고 제철에서 나오는 슬라그도 갖다 붓고 나중에는 아스팔트로 포장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그 길을 뭘로 닦으셨습니까? 하나님께서 닦으신 길은 재료가 뭡니까? 자기 아들입니다. 자기 아들을 희생시키셔서 죄인들이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는 생명의 길을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이 일이니 성전을 짓기 전에, 집을 짓기 전에 죽어야 할 사람이 죽지 않도록 길을 닦으라는 겁니다. 하나님께 소중한 것은 바로 죄인들을 위해서 길을 닦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런 마음을 알아서 우리도 생각이 조금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내게 잘 해 주는 사람, 힘 있고 능력 있는 사람, 잘 생긴 사람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불쌍한 죄인들을 위해서 독생자를 희생시키셨으니 우리도 우리 주변에 있는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서, 꼭 돈 되는 일만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때로는 돈 안되는 일에도 충성해야 되지 않을까요?

예쁜 아이들을 예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예쁜 아이들을 좋아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거든 예쁘지 않은 아이들도 좀 예뻐해야 되지 않을까요? 예쁜 아이들만 예뻐하지 않도록 좀 노력합시다. ‘공부해라, 공부해서 남 주냐?’ 그러죠. 요즘 참 재미있는 말 많아요. ‘공부해서 남 주자’ 이러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이 교회에 많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불쌍한 죄인들을 사랑하셔서 독생자까지 희생시키신 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라면 우리 속에 그런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어떤 큰 교회에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이 한 명이 등록했습니다. 여러분, 장애인이 교회 나오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그런데 감격스러운 것은 그 교회가 그 장애인 한 명을 위해서 교회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답니다. 타산이 맞습니까? 이건 수지가 안 맞는 일입니다. 그 교회가 왜 그렇습니까? 그 교회는 계산도 할 줄 모릅니까? 누가 그렇게 했는지 몰라도 그 분들은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아는 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도 이런 모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을 챙겨야 합니까, 공부 못 하는 아이들을 챙겨야 합니까? 학교가 이름을 내고 선생님이 덕을 좀 보려면 잘 하는 아이들을 챙겨야 합니다. 공부 못 하는 아이들을 붙들고 열심히 해 봐야 별 득이 없습니다. 학교가 인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곳이라면 이렇게 불쌍하고 공부 못 하는 아이들을 더 신중하게 돌보아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합니다. 잘 하는 아이들만이라도 특공대 교육을 시켜서 명문대학에 보내야 그 학교가 유명해집니다. 좋은 학교 너무 찾지 마세요. 좋은 학교들이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지를 살펴보세요. 우리는 이런 짓을 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들을 위해서 길 닦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뒤편에 슬픈 이야기가 한편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이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땅을 주시는 것이 먼저겠어요, 아니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먼저겠어요? 8절을 보십시다. ‘여호와께서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대로 너희 지경을 넓혀 네 열조에게 주리라고 말씀하신 땅을 다 네게 주실 때’ 9절입니다. ‘또 네가 나의 오늘날 네게 명하는 이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항상 그 길로 행할 때에는...’ 어느 것이 먼저라는 겁니까? 하나님께서 약속대로 주시는 게 먼저입니까? 아니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 우선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차지한 것은 말씀에 순종을 잘했기 때문이다? 글쎄요?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일은 반드시 이루십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온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또 필요합니다. 동시에 이루어지는 일이에요. 하나님께서 일을 다 하시지만 그 일이 이루어지는 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하더라는 말이죠.

우리가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뭡니까? 나의 노력, 내 열심, 하나님께 ‘주십시오’ 하고 매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나의 아버지가 되신다는 사실입니다. 아버지가 안 계시는데 목이 터지도록 질러대면 뭐 합니까? 주기도문 시작할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지 않습니까? 그 분이 우리 아버지시면 다 된 겁니다. 그런 아버지께서 기도하라고 말씀하시니 하는 것 뿐입니다. 기도를 소홀히 해도 괜찮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더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더 하나님께 나아와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도 내 노력 때문에 되는 것이 아니요 아버지 되신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땅을 얻는 것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 땅을 얻어서 누리려면 반드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순종하고 말씀대로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단독으로 일하지 않으십니다. 여러분의 순종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그 땅을 이들에게 줄 때 9절 뒤편에, ‘이 셋 외에 세 성읍을 더하며’ 도피성을 세 개 더 추가하라는 겁니다. 신명기 4장에 보면 요단강 동편에 도피성 세 개를 이미 지정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너희가 하나님의 말씀에 정말 순종해서 하나님께서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땅을 다 너희에게 줄 때 도피성을 또 지정하라’는 겁니다. 논란이 있습니다마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땅이 아주 넓어졌을 때 도피성을 세 개 더 추가하라는 말씀으로 해석할 이유가 충분히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에 제대로 순종해서 다윗과 솔로몬 때처럼 그 넓은 영토를 차지했더라면 도피성을 세 개 더 추가할 필요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약속하셨고 다윗과 솔로몬 때 그 땅이 주어졌음에도 이스라엘은 그 땅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넓은 땅을 잠깐 차지는 했지만 다시 쪼그라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큰 약속을 하셨어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제대로 온전하게 순종하지 않았더니 보너스는 날아가고 기본급만 주어진 겁니다. 그나마 그 땅도 제대로 간수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약속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에게 풍성하게 주어집니다. 훗날 도피성이 여섯 개가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면 영토가 더 넓어서 아홉 개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다윗시대에 땅이 넓어졌습니다. 이게 얼마 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제대로 순종할 때에 하나님의 큰 복을 누릴 수 있는데 순종하지 않으면 누릴 수 있는 것도 줄어듭니다. 그나마 그 땅도 몇 백년 후에 다 빼앗겨 버리고 포로로 잡혀가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하나님은 또 새로운 이스라엘을 불러내서 그 약속을 이어가십니다. 하나님의 약속 때문에 모든 게 주어지지만 거기에 순종하는 사람의 역할이 꼭 필요하더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위하여 독생자를 희생시키셔서 멋진 길을 닦아 놓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길을 닦아 놓으셔도 그 길로 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구원이 없습니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큰 값을 치르고 길을 닦아 놓아도 그 길로 오지 아니하는 사람은 죽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이미 여러분들은 이 길을 잘 달려오셨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이 큰 은혜, ‘귀하신 일들이 참 많을 텐데 하필 우리를 위해서 이 일을 그렇게 급하게 여기시고 우리를 위해서 이 길을 닦아 놓으셨습니까?’라는 감사함이 우리 평생에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감사하면서 이 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동행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아니겠습니까?

만약에 하나님께서 이 길을 닦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됩니까? 이스라엘에 도피성이 없다고 해 보세요. 아니 도피성은 지정해 놓았는데 길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실수로 사람을 죽였을 뿐입니다. 죽일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디로 어떻게 도망을 쳐야 할지 그 가족에게 붙들리면 재판이고 뭐고 없이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그들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길을 닦아 놓고 살 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길을 닦아주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그런 처지였음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신명기의 이 말씀과 이사야의 길을 묵상하면서 감격에 젖어 있을 때 새로 난 길을 가는데 엄청나게 은혜가 되더라구요. 요즘 길은 안전장치가 참 많아요. 졸면서 가다가 중앙선 넘지 말라고 차선 넘을 때마다 올록볼록한 것을 많이 박아놓았죠? 그래서 덜컹 하면 정신을 차립니다. 휘어지는 부분은 길바닥에도 무슨 불이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사람들도 이렇게 친절하고 멋진 길을 잘 닦아 놓았는데 우리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위해서 닦아 놓은 길은 얼마나 멋진 길일까요? 그 생각을 하면서 차 몰고 오는데 왜 그렇게 은혜가 됩니까?

올 여름에 서울을 다섯 번이나 오르락내리락 했습니다. 혼자서 새 길을 다니면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위해 닦으신 길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가끔 앞에 가던 차가 길에 뭔가를 떨어뜨려 놓습니다. 얼마나 위험한 일입니까? 하나님께서 닦아 놓으신 이 좋은 길에 ‘아 내가 저런 짓을 해서는 안되지’ 하는 생각도 하구요. 어떤 때는 표지판을 잘못 붙인 데가 나와요. 아차 하는 순간에 길을 놓치거나 이리 가야 하나 저리 가야 하나 고민스럽게 하는 표지판이 있기도 합니다.

운전하다 보면 욕 나올 때가 많죠?. 무슨 욕을 합니까? ‘어느 돌대가리 같은 놈이 저렇게 엉터리 표지판을 만들어 놓았나?’ 하다가도 문득 떠오르는 생각은 ‘내가 하나님께서 닦으신 길에 엉터리 표지판이 되어서 하나님께로 나아올 수 있는 죄인들을 엉뚱한 길로 내빼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싶은 생각을 하다보면 욕할 겨를이 없지요. 평생에 하나님께서 우리 위해 닦으신 이 길을 생각하면서 길을 볼 때마다 은혜가 넘치는 여러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희생시켜서 새롭고 산 길을 닦으셨습니다. 할렐루야!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