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은혜, 그리고 자만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그 때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 왕 므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 글과 예물을 보낸지라 히스기야가 사자를 인하여 기뻐하여 그에게 궁중 보물 곧 은금과 향료와 보배로운 기름과 모든 무기고와 보물고에 있는 것을 다 보였으니 궁중의 소유와 전 국내의 소유를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은지라 이에 선지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나아와 묻되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였으며 어디서 왕에게 왔나이까 히스기야가 가로되 그들이 원방 곧 바벨론에서 내게 왔나이다 이사야가 가로되 그들이 왕의 궁전에서 무엇을 보았나이까 히스기야가 대답하되 그들이 내 궁전에 있는 것을 다 보았나이다 내 보물은 보이지 아니한 것이 하나도 없나이다 이사야가 히스기야에게 이르되 왕은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열조가 오늘까지 쌓아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또 네게서 날 자손 중에서 몇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의 이른 바 여호와의 말씀이 좋소이다 또 가로되 나의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 하니라 [개역, 이사야 39:1~8]

하석주 선수를 기억하십니까? 지금 생각해도 가슴 아픈 짓을 한 선수입니다. 훌륭한 축구선수입니다. 아마 98년도 월드컵대회일 겁니다. 지난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제법 좋은 성적을 내서 대단한 것 같지만 우리나라 축구 실력이 그렇게 대단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전 월드컵에서 한 골 넣기가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1승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데 하석주 선수가 처음으로 한 골을 넣었습니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본인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열광을 했죠. 그대로 갔으면 1승을 챙겼을 것이고 하석주 선수는 영웅이 되었을 것입니다. 월드컵에 나가서 최초로 1승을 올린 장본인으로 기억될 만큼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한 골을 넣어놓고 너무 흥분해서 몇 분 뒤에 태클을 잘못해서 퇴장을 당해버린 겁니다. 퇴장 당하고 역전이 되어서 져버렸습니다. 기대가 컸고 너무 흥분했던 것에 비하면 결과가 너무 허망하게 끝나버렸던 겁니다. 제가 그 경기를 보지 않았음에도 생각만 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리고 안타까운 겁니다. 제가 하석주 선수나 축구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감격하다가도 조금 지나면 깨끗이 잊어버리고 그 동안 받았던 은혜를 몽땅 날려버리는 일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많으냐는 겁니다. 그 경기에 지고 또 다음 경기도 몇 번 지니까 감독이었던 차범근 감독이 현지에서 경질되고 말았습니다. 창피한 노릇이죠. 전쟁터에 나가서 싸우고 있는 마당에 대장을 교체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우리 얘기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그 선수가 그렇게 한 것이 오늘 나의 이야기며 또한 우리 삶에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서 혹시라도 우리 생애에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씀을 상고하려고 합니다. 히스기야는 이스라엘에 그리 많지 않은 선한 왕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북 이스라엘과 남쪽 유다를 다 합치면 왕이 한 30명가량 되는데 그 중에 선하다고 평가를 받은 왕은 겨우 8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중에 히스기야는 굉장히 선한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선한 왕에게 선지자가 찾아와서 하나님의 무서운 징계를 전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선한 왕이 어떻게 선지자에게 책망을 받게 됐을까요?

선한 왕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선했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만 히스기야는 실수를 많이 해서 책망을 듣고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비교해 보면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선하다고 하는 사람 속에는 선한 요소가 많이 있지만 내면을 보면 착하지 못한 요소도 있습니다. 악한 사람이라도 착한 면이 여전히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을 바깥으로 많이 드러냈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선한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효자는 온통 생각이 효자스러운지 아십니까? 그렇지 않아요. 억지로 된 효자도 많이 있습니다. 불효자식은 온통 부모를 미워하는 줄로만 아십니까? 우리 속에 이런 저런 요소가 있는데 어느 쪽을 잘 드러냈느냐에 따라서 선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선하게 살려고 하는데 내 속에 왜 이렇게 못된 생각이 들어있는 걸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사람이 본래 그런 존재입니다. 좋지 못한 생각은 어떻게든 억누르고 좋은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베드로와 가룟유다를 비교해 보세요.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것과 가룟유다가 예수님을 팔아먹은 것을 비교해 보시면 비슷비슷합니다. 베드로가 나았다고 해도 얼마나 나았겠습니까?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다가 부인하고 저주하고 나중에 맹세까지 해 가면서 모른다고 발뺌했던 그 베드로가 가룟유다보다 나으면 얼마나 낫겠습니까? 비슷비슷한 것 아닙니까? 문제는 잘못했음을 알고 돌이키느냐 안 돌이키느냐에 따라서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구별되는 것입니다.

히스기야가 선한 왕이었으니까 선한 일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실수가 많았던 사람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성도, 거룩한 무리 아닙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해서 거룩한 무리가 되었습니까? 거룩한 여러분들 속에 나쁜 것은 전혀 없지요? 우리 속에는 어쩔 수 없는 죄악의 근성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내 속의 선한 것이 드러나도록,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선한 것을 드러내시도록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중요하지 내 속에 나쁜 생각은 전혀 없어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하나님 앞에 올바로 설려고 애쓰고 노력하면 내 힘으로 서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힘을 주셔서 그런 일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선한 왕이었다고 해도 책망 받을 짓을 얼마든지 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을 키울 때 ‘어떻게 아이들이 이렇게 말 안 듣고 못되고 게으를까?’ 너무 그러지 마세요. 그것이 정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아이들이 차츰 차츰 밝은 쪽으로 커 가도록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사랑을 베푸는 것이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선하던데요? 그건 엄청나게 감사해야 될 일입니다. 다른 애들은 다 착한데 우리 아이만 왜 이리 못되었을까? 그러지 마세요! 다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든지 아이가 선하게 자라나도록 부모가 인내하고 돌보아야 합니다. 그런 것이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죠. 부부지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이가 좋아 보인다고 해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안 싸우는 잉꼬 같은 부부는 잘 없습니다. 참고 서로 양보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책망 받을 요소가 많이 있었음에도 히스기야는 결국은 선한 왕이라고 불립니다. 그것은 책망을 받아들이고 하나님 앞에 엎드렸기 때문이지 선한 일만 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히스기야가 왕이 되고서 처음에는 아주 좋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이사야가 그렇게 책망하고, 징계가 있다고 외쳐도 꼼짝도 하지 않던 아하스가 히스기야의 아버지입니다.

아하스가 하나님의 전에 이방신의 제단을 만들어 놓고 이방신을 섬겼는데 히스기야가 왕이 되었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이 그 이방신들의 제단을 철거시킨 겁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굳게 닫아걸었던 성전 문을 열고 성전을 수리하고 유월절 제사를 복원시켰습니다. 이미 망해버린 북쪽 이스라엘 사람 중에 하나님을 섬길 사람을 초청해서 함께 유월절을 지내고 각종 우상들을 제거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히스기야가 처음에 종교정책을 얼마나 잘 했는지 모릅니다. 열왕기서에 보면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참 궁금한 것은 아버지가 그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안 듣고 엉뚱한 짓을 했던 왕이었는데 그 아들이 어떻게 왕이 되자마자 이렇게 잘 했을까요? 그러다보니까 생각나는 것이 어느 집에서 비싼 돈 들여서 과외선생님을 붙여 놓았더니 정작 공부하라는 놈은 공부 안 하고 공부하는데 방해된다고 근처에 가지 말라고 했던 동생이 뒤에서 힐끔힐끔 들여다보더니 나중에 더 잘 하더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모르긴 몰라도 히스기야는 이사야 선지자가 자기 아버지에게 하는 말들을 곁에서 지켜보았거나 듣기는 들었을 것입니다.

정작 들으라고 했던 아하스는 말을 안 듣고 악한 왕이 되고 그 옆에 있던 히스기야가 그 얘기를 듣고 결국은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귀한 왕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런 일이 더러 있을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복음을 증거하거나 가르칠 때 안 듣더라도 자꾸 전하는 것은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 사람이 안 들어도 다른 사람이 듣고 복을 받을 수가 있을 터이니 용기를 내고 열심히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복이겠다 싶습니다.

초기에 히스기야가 참 잘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외정책에서 실수를 하는 거죠. 아버지 아하스가 앗수르와 손을 잡고 거기에 조공을 바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히스기야도 앗수르와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마는 나중에 반앗수르 동맹을 결성합니다. 그래서 앗수르와 대항하는데 문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기를 내었더라면 참 좋았을 터인데 앗수르에 대항하면서 애굽을 의지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하스 때 이사야는 앗수르를 의지하지 말라고 했고 히스기야 때는 애굽을 의지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겁니다. 여기에 잘못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산헤립의 침공을 받게 되고 병이 들어서 죽을 뻔 하기도 합니다. 일단 정치적으로는 반앗수르 동맹을 맺어서 성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히스기야의 이름이 아주 널리 알려졌으니까요. 대단한 왕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성공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하나님께서 그 일로 인해서 혹독한 징계를 내리셨습니다.

히스기야가 하나님께 순종하면서 끝까지 하나님만 믿고 갔으면 얼마나 훌륭한 왕이 되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도중에 애굽을 의지하고 선지자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아니하였다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거죠. 산헤립의 침공 때에 정말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국은 하나님께서 산헤립의 군대를 깨끗이 물리쳐 버림으로 해서 어쨌든 히스기야가 최후의 승리를 거둔 셈이 되죠. 그리고 그 즈음에 죽을 병에 걸렸다가 하나님의 기적적인 역사로 살아났습니다. 이게 소문이 났단 말이에요.

당시 최강대국을 물리친 히스기야의 이름이 크게 소문이 났을 겁니다. 역대하 32장에 보시면 많은 외국 사절들이 찾아옵니다. 많은 예물을 가지고 옵니다. 하나님께서 재물의 복을 주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두려웠던 산헤립도 깨끗이 물리쳤습니다. 죽을 뻔 하다가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이제 외국의 많은 사절이 찾아옵니다. 재물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히스기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와 똑같습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께서 나를 살리셨고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구원하셨고 하나님께서 이런 큰 복을 주셨다고 해서 하나님 앞에 엎드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마는 재물이 많아지고 명예가 높아지니 또 넘어지더라는 겁니다.

여러분, 바라건대 우리 성도들이 명예도 높아지고 재산도 많아지고 잘 먹고 잘 살게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더 잘 섬기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대체로 그게 잘 안되나 봅니다. 부해지고 높아졌을 때에 실수해서 넘어질 바에야 차라리 그런 복을 안 받는 게 진짜 복 아닐까 이런 생각마저도 듭니다. 히스기야의 이 실수를 참고해서 우린 히스기야보다 더 큰 복을 받고 복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 하나님께 온전하게 엎드리는 귀한 신앙인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히스기야가 기고만장해서 흥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실수를 저질렀고 하나님의 무서운 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마는 그 징계도 완전히 히스기야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이미 유다가 돌이킬 수 없는 징계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히스기야 뒤에 악한 왕들이 등장합니다. 선한 왕이 하나 나타나긴 하지만 그 위에 더 어리석은 왕들이 많이 나타나서 결국 유다는 멸망길로 가지만 장차 하나님께서 새로운 나라를 이루실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징계도 슬퍼하거나 완전히 실패로 끝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39장 본문을 먼저 설명하고 말씀을 이어가겠습니다. 1절에, ‘그 때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 왕 므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 글과 예물을 보낸지라’고 합니다. 바벨론은 후일에, 백여 년쯤 뒤에 유다를 멸망시키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아는 바벨론은 대단히 큰 강대국입니다. ‘그렇게 큰 강대국이 히스기야를 찾아와서 치하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리고 이스라엘이 커봐야 얼마나 컸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는 바벨론이 큰 나라가 아닙니다. 이사야가 있던 시절에는 큰 나라가 앗수르입니다.

앗수르가 대륙을 이끌고 있을 때 바벨론은 저 남쪽 지금 말하면 쿠웨이트 지방 쪽으로 쫓겨가서 힘을 못 쓰고 있던 시절입니다. 그 시절에 앗수르와 붙어서 이긴 나라의 왕, 히스기야는 바벨론이 보기에 대단한 왕입니다. 그래서 힘을 합쳐서 함께 앗수르와 싸우자 이런 의미로 사람을 보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까 히스기야 입장에서는 바벨론의 사절단을 보고 거드름을 피우고 폼을 좀 잡아도 될 만한 상황이었다는 거죠.

2절 봅시다. 그렇게 사절단이 왔는데 히스기야가 뭘 잘못했나 말입니다. 궁중에 있는 재물과 모든 소유를 다 보여줬다고 말합니다. 보여준 것도 잘못입니다마는 그렇게 보여준 근본 원인은 히스기야의 교만 혹은 자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 권세, 내 나라가 어떠하냐? 한번 보라는 거죠. 앗수르에 쫓겨서 빌빌 거리고 있는 조그만 나라, 촌놈들 한번 구경이라도 해 보라고 하며 자랑을 엄청나게 하는 겁니다. 자만이고 교만입니다. 이게 굉장히 위험한 것 아닙니까?

좌우간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과 하나님께서 내게 복을 주셔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 외에는 자랑하고 티내며 살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돈 있다고 생각이 들면 있는 티 너무 내지 말고 꼭 티를 내고 싶으면 없는 사람 돕는 데 쓰십시오. 좀 아는 게 많으면 안다고 티 내지 말고 무식한 사람하고 어울리기 위해서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지고는 못 살아’ 하시는 분 참 많지요? 지고 사십시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형제, 내가 사랑해야 할 형제이면 얼마든지 져 줄 수 있잖아요? 교회 안에서 ‘지고는 못 산다, 내가 꼭 내 입장을 살려야 된다’ 이거 위험한 생각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지고 사십시오. 정 지고 못살겠으면 밖에 나가서 내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가서 이기고 오세요. 그러나 교회 집사라는 것을 번연히 알고 있는데 어디 가서 ‘죽어도 난 이겨야 된다, 내가 더 잘나야 된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우리 형제 앞에서 히스기야가 바벨론 사절단 앞에서 자랑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내려놓고 살도록 합시다.

옆집의 가난한 아이가 모처럼 놀러 왔는데 우리 집에 좋은 것 다 꺼내놓고 자랑하는 기분으로 히스기야가 자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선지자가 찾아와서 물었습니다. 3절에,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였으며 어디서 왕에게 왔나이까’ 그랬더니 히스기야가 ‘그들이 원방 먼 곳 바벨론에서 왔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두 가지 가능성이 보입니다. 만약에 자랑으로 했다면 ‘나의 위대한 이름이 저 먼 곳까지 퍼지지 않았습니까?’일 수 있습니다. 변명이라면 ‘바벨론이 먼 곳이니까 그렇게 위험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멀리서 온 손님이니까 대접을 좀 해 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뜻으로 해석도 할 수 있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이사야가 그들이 무엇을 보았냐고 질문을 합니다. 4절이 답변입니다. ‘히스기야가 대답하되 그들이 내 궁전에 있는 것을 다 보았나이다 내 보물은 보이지 아니한 것이 하나도 없나이다’ 선지자가 책망하듯이 묻는데 히스기야는 철없는 태도인지 반성하는 태도인지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좀 철없는 느낌이 듭니다. 병이 나은 것과 산헤립을 물리친 것과 또 주변에서 많은 친선 사절들이 오는 것을 보면서 히스기야가 아무래도 좀 흥분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히스기야에게 이사야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6절에,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열조가 오늘까지 쌓아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히스기야로서는 이 말이 이해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저 먼 바벨론 그리고 쫓겨다니고 있는 저 나라에 어떻게 여기에 있는 귀한 것들이 그리로 다 간단 말입니까? 히스기야로서는 좀 상상하기 어려운 징벌입니다.

7절, ‘또 네게서 날 자손 중에서 몇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에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어떻게 이 강대한 히스기야가 나중에 참 강한 나라를 이루었습니다. 이 강한 나라가 저 바벨론에게 포로로 잡혀간단 말이냐? 히스기야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선지자는 그렇게 선고를 한 겁니다. 그리고 백여 년 후에 바벨론이 쳐들어 와서 모든 걸 압수하고 포로로 잡아가게 됩니다.

여기만 보면 유다가 그렇게 망하는 것이 히스기야의 죄 때문이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유다가 이렇게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어느 왕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히스기야 다음에 등장하는 므낫세 때문입니다. 므낫세가 얼마나 악독한 짓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히스기야의 이 잘못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런 책망을 하십니다. ‘히스기야 잘못 때문에 결국은 후대에 내려가서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선지자가 그렇게 책망을 합니다.

우리가 잘못해서 우리 후손들이 이런 고난을 당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잘못해서 자녀들 고생시키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하지요? 이런 교훈을 우리가 받아야 하지요? 그런데 이런 성경을 읽으면서 우리 자녀들은 거꾸로 은혜를 받습니다. 그건 은혜가 아니고 저주에 가까운 것인데 ‘우리 아버지가 과거에 이런 잘못을 해서 하나님께 이런 징계를 받았으니 나는 도저히 구제불능이고 나는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겠구나’ 이런 자녀가 나온다는 겁니다.

히스기야가 하나님의 이 말씀을 들으면서 나로 인해서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고난을 당하게 하면 안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옳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 아버지 때문에, 흔히 우리 한국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 가계에 무슨 저주가 흘러서 나는 아무리 해도 구제불능이겠구나 이런 생각은 옳지 않다는 겁니다. 왜요?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잘못했고 우리 할아버지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우리 자신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돌이킬 때 얼마든지 하나님은 마음을 돌이키셨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가계에 흐르는 저주의 피? 전혀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그런 것 없습니다. 아비가 잘못하면 삼, 사 대까지 죄를 묻겠다는 십계명에 나오는 말씀 있지요? ‘잘하면 천대까지 복을 주고 잘못하면 삼, 사 대까지 벌주고’ 이러면 여러분 뭐 기억해야 합니까? 우리가 기억해야 될 말은 뭡니까? ‘천대까지 복 주고’를 기억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그걸 버려두고 삼, 사 대까지 벌주는 그걸 자꾸 기억합니까?

말을 바꾸면 이렇습니다. ‘이번에 시험 잘 쳐서 5등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아빠가 용돈을 십만원 줄께 만약에 잘못하면 벌금 500원 내라’ 여러분의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했다면 어떤 걸 생각하겠어요? ‘아니 아버지가 되어서 아들에게 어떻게 벌금을 받아요?’ 이런 아이는 어떤 아이입니까? 철이 없어도 한참 없는 애입니다. 아버지가 벌금을 받겠다는 얘깁니까? 용돈을 주겠다는 뜻입니까?

천대까지 복을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삼, 사 대 벌을 주겠다는 것은 복 주겠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복 주겠다고 하시는데 왜 천대는 기억을 안 하고 삼, 사 대에 집중을 하는지... 만약에 여러분들이 성경을 그렇게 보고 있다면 많이 반성하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풍성한 은혜는 뒷전이고 조그마한 징계나 책망에 눈이 밝아서 그것만 살피고 있으면 성경을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얘기가 잠깐 옆으로 센 것 같습니다마는 이 본문을 보면서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징계를 받았으니 나로서는 도리가 없겠구나’ 이럴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 아들 므낫세는 정말 악한 왕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밑에 요아스라는 선한 왕이 나옵니다. 그래서 또 연기가 됩니다. 그래서 유다가 망한 것은 적어도 히스기야의 손자 때 가서 어리석은 왕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때 망하는 겁니다. 그런 때에 누군가가 하나님의 뜻을 잘 살펴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정치를 해 나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언제든지 돌이키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먼저 마음을 돌이키신다고 말씀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다.

선한 왕 히스기야가 무엇 때문에,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거듭거듭 체험한 히스기야가 무엇 때문에 넘어졌습니까? 산헤립이 쳐들어온 그 전쟁 때문에 넘어진 게 아닙니다. 그 전쟁 때문에 고통은 많이 당했지만 결국은 이겨냈습니다. 하나님 앞에 눈물로 울부짖을 때에 하나님께서 놀라운 체험을 허락하셨습니다. 죽을 병이 들어 분명히 살지 못하고 유언하라고 말씀하셨음에도 그가 하나님 앞에 매달렸을 때에 하나님께서 놀라운 이적을 체험시키면서 병을 깨끗이 낫게 했습니다.

외적의 침입도, 죽을 병도 히스기야를 넘어뜨리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히스기야가 넘어졌느냐 말입니다. 자만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풍성한 은혜를 받고서 넘어진 거란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놀라운 은혜를 주셨을 때에 그 은혜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노력,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남에게 그저 자랑하고 싶을 때 문제가 터지는 것이죠. 그러니까 교만이나 자만은 전쟁보다 무섭고 죽을 병보다 무서운 것입니다.

내가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 내 능력이 이만하면 뭘 해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올 때 ‘아, 이거는 외적의 침입보다 무서운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보다 내가 이만하면? 내 능력이 먼저 드러나려고 할 때 위험한 겁니다. 하나님께서 늘 내 눈에 보일 때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하나님은 사라지고 내가 보이기 시작하면 이게 위험한 징조입니다.

우리가 교회일을 맡을 때는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일을 맡기셨으니 정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나님만 바라보고 열심히 하리라’ 하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얼마쯤 하다보면 ‘누가 날 안 봐주나?’ 이런 생각이 슬금슬금 들기 시작하는 겁니다. 하나님만 보이던 내 눈이 옆으로 슬슬 움직일 때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우리 눈에 하나님만 보이게 되기를 바랍니다. 일을 잘 하고 뭔가 업적을 좀 남길 때도 ‘하나님께서 내게 은혜 주셔서 이렇게 되었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끝까지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 능력이 없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이런 복을 전혀 안 주시는 것이 복이겠습니다. ‘하나님 내게 이런 능력 주시면 제가 꼭 잘 넘어지고 그러니 내게 아무 복도 주지 마시고 그냥 이 모양 이대로만 살게 해 주십시오’ 그것도 훌륭한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더라도 ‘하나님, 능력은 없지만 어쨌든 하나님께서 복 주셔서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남보란 듯이 살고 싶습니다’ 이런 기도가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넘어져서 매 맞는 한이 있더라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은 제가 받아야 되겠습니다’ 이렇게 매달리는 사람이 결과적으로 나중에 더 큰 복을 누립니다. 두들겨 맞기도 하고 야단도 맞으면서 돌아서기도 하고 회개도 하고 그런 사람이 기도할 때는 눈물 콧물 흘려가면서 회개합니다. 그럴 때 받는 은혜가 또 있거든요. 아예 지레 겁먹고 ‘하나님 나 이대로 살겠습니다’ 이것보다 나은 겁니다. 여러분, 맞을 때 맞더라도 실수할 때 하더라도 용감하게 하나님께 매달리고 하나님께 복을 구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고 명예를 주시고 부를 주셔도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입니다. 어려울 때야 무슨 기도인들 못합니까? ‘내게 이만한 재산을 주시거나 내게 좋은 직장을 주셔서 월급을 얼마 이상 받게 되면 저는 십의 이조를 바치겠습니다’ 그랬는데 하나님께서 그 기도대로 큰 복을 주셨습니다. ‘내가 십의 이조를 바치겠다고 했으니 해야지’ 처음에는 잘 하는데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몇 번 하다보면 ‘그 때 괜히 십의 이라고 해서, 지금이라도 조금 물리면 안될까?’ 이런 생각이 살금살금 드는 게 사람입니다.

십일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십일조 하기가 쉬워요, 어려워요?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십일조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왜 그렇습니까? 십 분의 구를 보고 있으면 볼 때마다 감사하죠. 그런데 눈에 십 분의 구는 안 들어오고 십분의 일만 자꾸 보이는 겁니다. 왜 우리 눈에는, 잘 보여야 할 하나님보다는 보이지 않아야 할 내가 자꾸 보이느냐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큰 은혜를 주셔도 얼마 안 지나가면 자꾸 잊어버립니다. 우리에게 그런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기념할 것들을 많이 만드셨습니다. 해와 달을 만드신 이유가 뭡니까? 사시와 연한과 일자를 이루라고 하셨거든요. 일 년에 한번이라도 날이 돌아와야 우리는 잊어버리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겁니다. 우리가 워낙 잘 잊어버리기 때문에 해와 달을 만드셔서 연한과 일자를 이루어서 그걸 근거로 많은 기념일을 제정하셨습니다.

어려울 때는 열심히 기도하다가 조금 여유가 생겼다 싶으면 금방 풀어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가졌던 그 마음 그대로 하나님 앞에 충성하실 수 있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복을 많이 받았을 때도 하나님께서 주신 물건이나 복, 그 무엇에 집착하지 말고 하나님 그 분을 바라보고 살면 이런 위험에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많은 은혜를 주셨을 때에 특별히 우리는 더 하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셨을 때에 더욱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은혜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한 가지만 더 부언하고 마치겠습니다. 이사야서는 전체가 66권인데 그 중에서 구약성경이 39권이듯이 이사야는 앞부분 39장을 1부라 그러고 뒤의 27장을 흔히 2부라고 하는데 내용상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앞부분은 징계하는 말씀이 주를 이루고 회복의 말씀은 가끔 합니다. 그러나 2부로 들어가면 징계보다 회복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합니다. 그리고 거의 전체가 운문체, 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가운데 부분, 히스기야의 이야기를 다룬 36장에서 39장만 산문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사야서 전체가 하나의 아주 두꺼운 시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가운데 4장 분량 정도의 삽화가 있는 셈입니다. 삽화의 용도는 ‘시는 읽어도 잘 모르겠다’ 하고 넘기다보면 그림이 있으니까 ‘이게 뭐야?’ 하고 자세히 봅니다. 그림을 보면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 삽화입니다. 이사야서 전체 이야기 중에 히스기야 이야기를 삽화처럼 가운데 끼워 놨습니다.

이사야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뭡니까? ‘너희가 이렇게 살면 하나님의 징계를 받게 된다’ 이게 앞쪽의 주류를 이룹니다. 그런데 뒤쪽은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이렇게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실 것이다’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이 메시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표본적인 인물이 히스기야라는 사실입니다. 히스기야를 보라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알려거든 이 책 가운데 삽화처럼 꽂혀 있는 히스기야 이야기를 보라는 것입니다.

히스기야 봐라, 실수 많이 했지 않느냐?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이 놀라운 은혜를 베푸셨지 않느냐? 하나님께 돌아오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베푸신다는 메시지를 히스기야 이야기를 통해서 쉽게 알아보도록 가운데 끼워 놓은 겁니다. 이것이 이사야서 전체 말씀의 요지입니다. 우리 모두는 히스기야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나님의 징계를 받지 아니하며 실수하지 아니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귀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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