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일을 행하신 하나님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내가 이방인인 너희에게 말하노라 내가 이방인의 사도인만큼 내 직분을 영광스럽게 여기노니 이는 곧 내 골육을 아무쪼록 시기케 하여 저희 중에서 얼마를 구원하려 함이라 저희를 버리는 것이 세상의 화목이 되거든 그 받아들이는 것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사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리요 제사하는 처음 익은 곡식 가루가 거룩한즉 떡덩이도 그러하고 뿌리가 거룩한즉 가지도 그러하니라 또한 가지 얼마가 꺾여졌는데 돌감람나무인 네가 그들 중에 접붙임이 되어 참감람나무 뿌리의 진액을 함께 받는 자 되었은즉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긍하지 말라 자긍할찌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 그러면 네 말이 가지들이 꺾이운 것은 나로 접붙임을 받게 하려 함이라 하리니 옳도다 저희는 믿지 아니하므로 꺾이우고 너는 믿으므로 섰느니라 높은 마음을 품지 말고 도리어 두려워하라 하나님이 원 가지들도 아끼지 아니하셨은즉 너도 아끼지 아니하시리라 그러므로 하나님의 인자와 엄위를 보라 넘어지는 자들에게는 엄위가 있으니 너희가 만일 하나님의 인자에 거하면 그 인자가 너희에게 있으리라 그렇지 않으면 너도 찍히는 바 되리라 저희도 믿지 아니하는데 거하지 아니하면 접붙임을 얻으리니 이는 저희를 접붙이실 능력이 하나님께 있음이라 네가 원 돌감람나무에서 찍힘을 받고 본성을 거스려 좋은 감람나무에 접붙임을 얻었은즉 원 가지인 이 사람들이야 얼마나 더 자기 감람나무에 접붙이심을 얻으랴 [개역, 로마서 11:13~24]

콩 심어 놓고 팥을 기다리면?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심기는 콩을 심어놓고 팥이 나기를 기다리면 옆의 사람이 욕을 하거나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하겠지요. 당연히 콩 심은 데는 콩이 나야 합니다. 우리 삶도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예를 들면 만원을 심어놓고 몇 백, 몇 천, 심지어 몇 억이 나기를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경륜, 경마, 경정 이런 곳을 뱅글뱅글 돌면서 다른 일은 전혀 하지 않고 일생을 도박에 투자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합니다. 복권 사길 좋아하는 사람이야말로 콩 심어 놓고 팥 나기를 기다리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리스도인들은 절대로 그래선 안됩니다.

학생들 중에도 그런 아이들이 많아요. 공부는 조금 해놓고 시험은 잘 치기를 바랍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것도 역시 콩 심어 놓고 팥 나기를 기다리는 일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에 시험 점수 잘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면 안됩니다.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옳은 기도입니다.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안 했으면 형편없는 점수가 나와야 엉뚱한 꿈을 꾸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해달라는 기도는 하시되 그저 시험만 잘 보게, 점수 잘 나오게 해달라는 것은 여전히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기도요, 우리가 취하지 않아야 할 태도입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일한 것보다 월급을 더 많이 주면 어떠할까요? 일한 것보다 더 많이 받았으니 이것을 반납을 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받은 액수만큼 더 열심히 일 해야 하는지... 최소한 고민은 해봐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런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런 고민도 없이 웬 떡인가 싶어 넙죽넙죽 받아 먹는 것은 그리스도인다운 삶이 아닙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노력한 만큼만 바라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바라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자연의 이치를 따라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를 씨앗에 비유한다면 콩 같나요? 팥 같나요? 자녀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가지는 것이 때로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령 내가 콩이면 콩을 심은 셈인데 자녀들을 보고는 팥이 되라고 한다면 콩 심어 놓고 팥 나길 기다리는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아버지는 달리기라면 매번 꼴찌를 했는데 자녀들을 보고는 꼴찌했다고 야단한다면 콩 심어 놓고 팥을 기다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예전에 엄마 아빠가 공부한 것보다 아이가 조금만 더 나은 정도면 잘했다고 해줘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가벼운 문제입니다.

자연의 이치와 다른 구원의 이치

우리를 씨앗에 비유한다면 하나님께 괜찮은 종자인가요? 아니면 심어봤자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는 불량종자입니까? 우리 스스로 자신을 살펴보고 이만하면 어디 내세워도 꿀릴 것 없는 당당한 종자라 생각이 되면 그리스도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 같으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선 우리는 이만하면 쓸만한 존재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자신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내 모습 이대로는 정말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면 하나님께 가까운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하나님께 매어 달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러나 이 두 가지 모습도 현재 우리의 모습은 아닙니다. 우리의 본성은 불량한 씨앗이 틀림없지만 그래도 예수 믿고 난 다음 갈고 닦여져서 현재 이 모습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 때문에 오늘날 내가 이만큼이라도 된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 우리를 불량종자라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 믿고 성격이나 성품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날 문득문득 그 옛날의 좋지 못했던 성품이나 생각이 완전하게 제거되지 않은 것을 보게 됩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도 심은 대로 거둔다는 자연의 이치 대로 하시면 우리에겐 희망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하나님의 구원을 받을 만한 능력이나 장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옛날 무협지에 나오는 얘기입니다만 위대한 스승을 만나러 가서 ‘제자로 삼아주십시오’ 한다고 잘 받아 줍니까? 아주 차갑게 거절하는데도 꿇어 엎드려 몇날 며칠을 버티면 겨우 하는 말이 ‘별 재능은 없어 보인다만 끈기 하나는 쓸만하겠구만’ 합니다. 그리고는 데려가서 물 긷고 장작 패는 것밖에 안 시킵니다. 그래도 끈기 있게 버텼더니 제자로 삼아주었더라는 이야기가 흔히 있습니다. 우리에게 그만한 끈기라도 있겠느냐 말입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셔서 자기 백성으로 삼으실 때에 자연의 이치 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구원의 이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악의 종자에서 풍성한 열매를?

이사야 선지자의 표현을 빌린다면 이스라엘 백성은 도무지 가능성이 없는 ‘행악의 종자’입니다. 자연의 이치 대로라면 심어봐야 맺히는 것은 전부 악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이라는 행악의 종자를 심고 하나님께서는 풍성한 열매를 맺으셨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구원의 이치라는 것입니다. 이사야 5장에 보면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었도다’ 하며 하나님께서 탄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심기는 분명히 좋은 포도나무를 구해다 심고 좋은 포도 맺히길 기대했는데 열린 것을 보니 들포도란 말입니다. ‘그들에게 공평을 바랐더니 포악이요 그들에게 의로움을 바랐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고 합니다.

기대한 것과는 반대로 영 형편없는 열매를 맺고 있으니 이스라엘이 행악의 종자가 아니냐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행악의 종자를 심고 하나님께서 귀한 열매를 거두셨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나 이스라엘이나 어느 누구나 스스로 자기를 구원할 만한 능력이나 장점이 없습니다. 우리가 괜찮은 존재, 구원 얻을 만한 존재가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 때문이라는 사실에 감사하고 기뻐하며 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장차 하나님의 나라에서 귀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아니 지금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을 분명히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내 능력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 때문에 그러하다는 것을 오늘 본문을 통해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자연의 이치를 만드신 것이 하나님이심에도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연의 이치와는 전혀 맞지 않는 기이한 행적을 우리에게 많이 보여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에서 이끌어 가실 때 목마른 그들에게 물을 주기 위해 반석을 쳐서 샘물을 내신 분입니다. 반석을 쳐서 샘물이 나온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깁니다.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서 40년을 먹였습니다. 혹 학자들은 뭔가가 증발되어서 하늘에서 뭔가 만들어져서 내렸지 않을까 하고 연구를 합니다만 어떤 연구를 하던 간에 기이한 일을 많이 행하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엘리야가 그릿시냇가에 숨었을 때 까마귀가 떡을 날라 왔습니다. 심술궂은 아이들이 ‘까마귀가 어느 집에서 떡을 훔쳐왔을까요?’라고 물어요. 떡을 훔쳐오는 까마귀는 없습니다. 자연의 이치와는 도무지 맞지 않는 것, 쉽게 말하면 하나님께서 자연의 이치를 뛰어넘어서 자기백성을 돌아보며 구원하시기 위해서 그런 기이한 행적들을 많이 하셨다는 뜻입니다. 까마귀가 어디서 떡을 훔쳐왔을까를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기이한 일을 이루셨는데 그것을 자연의 이치로 따져보려는 사람입니다. 마치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클까를 알아보려고 줄자를 들고 어머니에게 대드는 사람과 비슷할 것입니다.

자연의 이치도 분명히 하나님께서 정하신 일임에도 하나님은 기이한 일을 많이 베푸셨습니다. 이유는 자기 백성을 위해서입니다. 어려움 가운데에 처해 있는 자기 백성을 하나님의 뜻대로 이끄시고 또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기이한 일을 많이 행하신 분이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읽은 본문에 무슨 기이한 일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방송 금지곡 ‘독도는 우리 땅’

바울은 이방인을 위한 사도였지만 자기 민족을 위한 애끓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애타게 기도하고 나라와 민족이 잘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요즘 독도 문제 때문에 시끌벅적 합니다만 그 이야기를 보고 들을 때마다 저는 짜증이 납니다. 일본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그 사람들 성품이 그러하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문제는 우리가 어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인데 조금 답답한 점이 있어요.

일본 사람들이 저렇게 말도 안되는 소리하면서 우격다짐으로 나오는 주원인은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좋게 말해 경제력 때문입니다. 힘이 없으면 우리나라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지 못합니다. 힘이 있으니 자꾸 건드려 보는 거예요. 우리가 일본을 대항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데모하고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힘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 우리도 경제력을 키우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힘이 있으면 이겨냅니다. 어차피 우리 땅인걸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가 한 때 방송 금지곡이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정부에서 한 조치입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오랜 세월 살다 얼마 전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독도 문제가 붉어지니 ‘독도는 우리 땅 2탄’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부른 노래를 정부가 왜 금지시켰겠어요? 이런 저런 이유로 설명을 해도 결론은 힘이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나라가 IMF를 맞았던 그 시절에 일본에서 조금 도와줬으면 그렇게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그 당시 대통령께서 일본을 향하여 ‘버르장머리’라는 발언을 했던 걸 기억하시나요? ‘일본 사람들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아야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을 때 국민들이 듣기에는 시원합니다만 일본 사람들은 어쩌면 그것 때문에 못 도와주겠다고 나온 건지도 모릅니다. 말하자면 큰소리 한번 치고 호되게 혼이 난 셈입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보는 비디오나 만화가 80~90%가 모두 일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돈이 일본으로 많이 건너갑니다. ‘은하철도 999’, ‘캔디’, ‘베르사이유의 궁전’ 등등 지금 아이들이 보는 만화책도 대부분이 일본에서 나온 것입니다. 어른들도 일본 가면 뭘 사와도 하나씩 사옵니다. 한때 유행했던 코끼리표 밥통 있죠? 우리가 일본 제품을 얼마나 많이 쓰고 있는지 모릅니다. 오래 전에 제가 국산 비디오 카메라를 하나 구했는데 껍데기만 국산이고 속의 모든 부품들은 전부 일본 제품이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엄청난 돈을 일본으로 퍼주고 있습니다. 경제력이 약해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우리 노래를 일본 눈치 봐가면서 알아서 스스로 방송금지를 시키는 이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일본 사람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 자신들을 먼저 되돌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를 생각하는데 데모만 하고 목청만 높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힘을 기르는 일인지, 현명하고 지혜롭게 생각을 해야 합니다.

바울의 실수?

바울 역시 자기 민족에 대해서 참으로 염려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버릴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한 뒤에 11장에서 길게 설명합니다. 첫번째 답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버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남은 자가 있다고도 말하고 끝까지 가면 넘어지기까지 이스라엘이 실족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기까지 이스라엘이 더러는 완악하게 되겠지만 그리하여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뇨(로마서 11:33-34)’ 자기 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깨달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보고자 하는 본문은 자기 민족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이방인의 구원에 대해서 조금 언급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부분만 떼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방인의 구원에 대해서 설명을 하다가 접붙이는 비유를 들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돌감람나무는 이방인을 가리키고 참감람나무의 뿌리는 하나님을 가리키고 꺾여진 참감람나무의 가지는 유대인입니다. 그런데 이 접붙임의 이야기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하나님의 기이한 일을 설명하려다보니 비유도 조금 이상한 비유를 들게 되었을 뿐입니다.

우리가 아는 감나무 묘목은 감나무 씨앗을 심어서 만들어진 나무가 아닙니다. 감나무 가지를 깨양나무에 접붙임을 합니다. 표준말로는 고염나무라고 합니다. 고염나무를 대목으로 써서 거기에 감나무 가지를 접붙여서 묘목을 만듭니다. 거의 모든 감나무는 고염나무에 접을 붙인 것입니다. 수박은 수박 순을 잘라서 호박에 접을 붙여서 자라게 합니다. 요즘 대부분의 수박들이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그러면 돌감람나무는 어디에 접을 붙일까요? 우리말로 땡감이라는 돌감은 접을 붙이지 않습니다. 붙일 이유가 없습니다. 접을 붙여놓아도 돌감만 잔뜩 열리기에 접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돌감람나무를 접붙이는 분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외에 어떤 사람이 돌감람나무를 다른 좋은 나무에다가 접을 붙이는 그런 법은 없습니다. 돌감람나무를 진짜 좋은 나무에 접을 붙이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기이한 사역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24절에 ‘네가 원 돌감람나무에서 찍힘을 받고 본성을 거슬려 좋은 감람나무에 접붙임을 얻었은즉’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돌감람나무를 잘라서 참감람나무에 접을 붙이는 것은 본성을 거스르는 말하자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입니다.

바울이 여기서 실수를 했다고 말합니다. 바울이 공부만 열심히 해서 이런 원예에 대해서 상식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엉터리 말을 했다고 말합니다. 성경을 연구한다는 학자들 중에서도 자기는 똑똑하고 성경을 쓴 사람은 바보처럼 여기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자기는 원예 지식이 뛰어나고 바울은 학문만 열심히 하다 보니 원예 지식은 잘 몰랐다는 말일까요? 그러면 바울의 이 글을 읽으며 감동을 했던 수 많은 사람들은 모두 바보란 말인가요? 설령 바울이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바울은 하나님의 기이한 현상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본문에서 원예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을 세 가지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돌감람나무는 아무도 접을 붙이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돌감람나무를 다른 나무에 접을 붙이면 여전히 돌감람나무가 열리지 좋은 열매가 맺히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는 23절을 보면 ‘저희도 믿지 아니하는데 거하지 아니하면...’ 저희는 유대인입니다. 가지에서 잘려 나간 유대인들이 ‘믿지 아니하는데 거하지 아니하면...’ 이것을 세 글자로 줄이면 ‘믿으면’이죠. ‘잘려나간 가지도 믿으면 접붙임을 얻으리니’가 됩니다. 잘려나간 가지를 또 접붙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접붙임에 대한 이야기는 원예 상식하고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기이한 역사를 설명하려는 것이지 접붙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라버린 가지는 다시 접붙임을 하지 않아요. 필요하다면 가만히 놓아둬도 똑같은 가지가 많이 나오는 법입니다. 자연의 이치와는 전혀 다른 불량한 종자를 심고 거기서 좋은 열매를 기대하는 하나님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돌감람밖에 맺지 못할 나무를 좋은 나무에 접을 붙여서 진짜 좋은 감람을 맺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설명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설

성경에서는 이런 예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부정한 사람에게 손을 대면 부정을 타고 또 부정한 사람이 내게 손을 대도 내가 부정해집니다. 그런데 예수님에게 부정한 여인이 다가와서 몰래 손을 댔습니다. 율법대로라면 예수님이 부정을 타야 하는데 예수님의 경우에는 그것이 맞지 않습니다. 거꾸로 예수님의 정함이 이 여인에게 전가되어서 이 여인이 깨끗해져 버렸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방법이요,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하나님이라는 진짜 좋은 감람나무에 돌감람나무를 가져다 붙였더니 거꾸로 이 돌감람나무가 진짜 좋은 나무로 변하게 되는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서 범죄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징계하시기 위해 이스라엘 백성들의 목에다 멍에를 지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회복시킬 때가 되면 백성들의 목에 살이 쪄서 기름지게 되어 굵어집니다. 멍에가 목에 씌어져 있는데 목에 자꾸 살이 찐다면 정상적이라면 조여서 못 견디지만 하나님의 방법은 기름진 목 때문에 멍에가 부러진다고 말합니다. 자연의 이치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구원하실 때 이런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사야 10장 27절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많은 규례를 주시고 이 규정을 잘 지키면 너희가 살리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안 지키면 어찌 되나요? 기가 막힌 이야기지만 호세아 3장 1절은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이 다른 신을 섬기고 건포도 떡을 즐길지라도 여호와가 저희를 사랑하나니’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과 관계없이 다른 신을 섬기고 건포도 떡을 즐길지라도 여호와가 저희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행악의 종자를 심고 키웠더라도 거기에서 선한 열매를 거두시겠다는 이야깁니다. 이런 말씀이 성경에 참 많이 있습니다.

바울이 사용한 비유가 원예 상식에 어긋난 것은 사실이지만 어긋났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런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놀라운 일을 행하셨기 때문에 바울이 그렇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바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돌감람나무가 아니요, 돌감람나무에 진짜 좋은 감람이 열릴 수 있도록 한 뿌리입니다.

맛이 변한 돌감람나무

우리는 본래 돌감람나무가 맞습니다. 보기에는 좀 그럴듯해 보여도 시기도 하고 떫기도 하고 한 입 베어 물었다가 금방 뱉어내어도 입안이 한참 찝찝한 것이 본래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혹시 우리가 아직도 우리 형제들에게 그런 모습으로 존재한다면 반성을 많이 해야 합니다. 내게 가까이 다가온 내 형제가 나를 보고 나와 조금 교제를 나누어 보고 난 후 포근해지고 내 속에서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고 즐거워하고 있는지 아니면 괜히 다가왔다가 마음만 상해서 ‘다시는 다가가지 않아야겠다’고 하진 않는지 우리 자신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본래 그런 성품이었다 해도 예수 그리스도에게 접붙임을 받은 이후에는 우리의 모습에서 단맛이 나야 하고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하고 감사가 넘치는 삶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돌감람나무인 우리를 하나님 자신에게 접을 붙여서 참 좋은 열매를 맺도록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직도 돌감람나무만 맺고 있다면 우리에게 문제가 참 많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통해서 좋은 열매를 맺은 돌감람나무는 무슨 말, 무슨 고백을 해야 할까요? 내가 맺은 이 아름다운 열매는 내 능력으로 맺은 것이 아니요, 뿌리의 능력으로 된 것입니다. 내가 맺은 이 아름다운 열매는 나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요, 뿌리 되신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것이란 고백을 일평생 해야 합니다. 우리 삶 자체가 그런 고백이 되어야 합니다.

좋은 가지를 꺾어다 접을 붙이는 것은 누구나 합니다. 그러나 돌감람나무를 꺾어다 접을 붙여서 좋은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은 하나님만이 하시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18절에는 ‘그 가지들을 향하여 자긍하지 말라 자긍할 찌라도 네가 뿌리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요 뿌리가 너를 보전하는 것이니라’ 우리가 아무리 좋은 열매를 맺어도 내 탓이 아니요, 뿌리 탓임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

좋은 열매를 맺을 때 교만해질 수 있는 요소가 19절에 있습니다. ‘그러면 네 말이 가지들이 꺾이운 것은 나로 접붙임을 받게 하려 함이라 하리니...’ 하나님께서 가지를 잘라낸 것은 나를 접붙이려고 그리한 것 아니냐고 하리니 답변이 ‘옳도다 저희는 믿지 아니하므로 꺾이우고 너는 믿으므로 섰느니라’ 저들은 믿지 않았기에 잘려 나가고 너희는 믿었기 때문에 접붙임을 받아서 좋은 열매를 맺었으나 ‘높은 마음을 품지 말고 도리어 두려워하라’고 말합니다. 돌감람나무인 내가 하나님에게 접붙임을 받아서 좋은 열매를 맺게 됐을지라도 자긍하지 말고 높은 마음을 품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감사 뿐입니다.

비유컨대 어느 집에서 아들이 쫓겨 나갔는데 그 집에 다른 양자가 들어왔습니다. 이 양자가 쫓겨나간 아들을 향해서 ‘쫓겨나갈 만하니 쫓겨 간 것 아니겠냐’고 한다면 사도 바울은 아마 ‘옳다 말은 맞지만 그런 말은 하면 안된다’고 답변할 것입니다. 맞는 말이지만 해서는 안될 말이 참 많습니다. 그런 말은 하는 법이 아닙니다. 거지같이 지낼 수밖에 없는 자를 양자로 삼아주신 아버지께 감사하는 것이 양자된 자의 도리입니다. 믿지 않아서 잘려나간 유대인들을 향하여서 이방인들이여 자긍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나님께서 장차 쫓겨 간 그 유대인들을 다시 회복하실 때가 되면 얼마나 풍성하게 회복하실 것인지 생각해 보라면서 접붙임을 받아서 좋은 열매 맺는 너희가 자긍하지 말고 높은 마음을 품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기이한 역사

하나님은 참으로 우리를 기이하게 대접하셨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다. 우리에게 무슨 공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를 좋은 나무에 접을 붙일 이유가 없음에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접을 붙이셔서 자녀로 삼고 좋은 열매 맺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다. 이유가 있다면 단 하나입니다. 믿음으로! 예수를 믿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 기이한 일을 행하셨습니다. 이 믿음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를 잘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접붙임 받은 우리가 맺을 좋은 열매는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에게 접이 붙여졌으면 우리가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좋은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이 오기까지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은혜에 걸맞는 모습으로 살아야 합니다. 날마다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해도 행악의 종자요 아무리 애를 써도 땡감, 돌감만 맺을 수밖에 없는 나를 좋은 열매 맺는 나무에 접을 붙이셨다는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나무에 접붙임이 되었다면 비록 부족하지만 우리 스스로도 단맛이 나고 향기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합니다. 그렇게 노력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셔서 이 땅에서도 향기 나는 삶을 살게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를 향해서 기이한 역사를 베푸셨다는 감사가 우리 평생에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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