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돌아오매 하나님이 다시 야곱에게 나타나사 그에게 복을 주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하시고 그가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부르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니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국민과 많은 국민이 네게서 나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네게 주고 내가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 하시고 하나님이 그와 말씀하시던 곳에서 그를 떠나 올라 가시는지라 야곱이 하나님의 자기와 말씀하시던 곳에 기둥 곧 돌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전제물을 붓고 또 그 위에 기름을 붓고 하나님이 자기와 말씀하시던 곳의 이름을 벧엘이라 불렀더라 [개역, 창세기 35:9~15]

야곱이 어찌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서 하나님에게 매달린 적이 있었습니다. 얍복 강가에서 씨름을 걸어온 분이 하나님이란 걸 알고 야곱이 간절하게 매달렸습니다. “내게 축복해주지 않으면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하고 물고 늘어졌을 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하신 첫 마디가 ‘네 이름이 무엇이냐?’ 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이름을 모를 리가 없죠? 그런데 왜 물었을까요? 자기 이름이 야곱인데 뜻이 좋지 않아요. ‘네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행동들을 돌아보아라. 네 이름하고 흡사하지 않느냐? 너, 그 이름 가지고, 그 이름대로 계속해서 살거냐? 이제 이름을 바꾸자’는 겁니다. 그래서 이름을 이스라엘로 고쳐주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야곱으로 살지 말고 이스라엘로 살아라’고 이름을 고쳐 주셨는데, 세월이 적지 않게 흐른 오늘 본문 10절에, ‘하나님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너 하는 짓이 야곱이라는 이름에 딱 어울린다마는 나는 너를 그렇게 부르지 않겠노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뒤늦게 벧엘로 돌아온 야곱

지금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시는 곳이 어디죠? 벧엘입니다. 벧엘이 어떤 장소입니까? 오래 전에 야곱이 아버지와 형님을 속였다가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이 되자 외삼촌 집으로 잠시 피하려고 집을 떠났습니다. 가족과 함께 오손도손 잘 지내다가 처음으로 혼자 먼 길을 가는 도중에 하나님을 만났던 곳입니다. 하나님께서 거기서 야곱에게 참으로 놀라운 약속을 하셨습니다. ‘네가 어디로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하며 너를 보호하며 이곳으로 반드시 돌아오게 하겠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 큰 복을 주겠다’고 약속을 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자신의 자녀로 삼고 놀라운 약속을 하셨지만 야곱은 거기서 조건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야곱이 서원하여 가로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사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주사 나로 평안히 아비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전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창세기 28:20~22)’ 그렇게 약속했던 장소가 벧엘입니다. 뭘 주시면요? 입을 옷과 먹을 양식을 주신다면... 최소한의 것만 주셔도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모시겠다고 약속했던 장소가 벧엘입니다.

야곱이 밧단아람으로 갔다가 돌아왔더니 하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몇 년만에 돌아왔을까요? 밧단아람에 최소한 20년 동안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돌아가라고 해서 돌아갑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숙곳이라는 곳에 머물면서 자기를 위한 집을 짓고 우리간을 짓고 상당한 기간동안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다음에 잠시 옮겨 간 곳이 세겜입니다. 숙곳과 세겜을 거친 기간이 얼마였는지 성경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시기를 대충 짐작할 수는 있어요. 밧단아람을 떠날 때 디나의 나이는 많아야 서너살 정도였을 겁니다. 그런데 세겜성에서 디나가 큰 일을 당하게 되죠. 그 때 디나가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면 갓난 아이였던 디나가 그만큼 컸으니까 숙곳과 세겜을 거치는 시간이 최소한 십 여년은 지났다고 봅니다.

벧엘에서 기다리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벧엘에서 ‘야곱아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를 돌아보며 지키며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겠노라’ 약속을 하시고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런데 밧단아람에 가서 20년을 지나는 도중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지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보호하고 지켜주셨습니다. 그리고 가나안 땅에 왔단 말이에요. 그러면 제일 먼저 어디를 가야 합니까? 벧엘로 가야죠! 자기가 하나님께 했던 약속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약속을 깨끗이 잊어먹고 엉뚱한 곳에서 10여년을 허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벧엘에서 기다리고 계시죠.

하나님은 약속을 잊어버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야곱은 답답할 때는 하나님께 매달렸지만 걱정할 게 없으면 하나님을 깨끗이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30여년 동안 먹을 것과 입을 것만 준 게 아니에요. 엄청난 재산과 많은 가족... 처음에 야곱이 하나님께 요구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복을 주셨는데 그 복을 받은 야곱이 벧엘로 가야 한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습니다. 가족들을 이끌고 살기 좋은 곳에서 십 수년을 지냈습니다. 그동안 하나님께서는 벧엘에서 야곱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은 벧엘에서 기다리고 계시지만 야곱이 저 먼 밧단아람에서 거할 동안, 또 여기까지 올 동안 항상 동행하시면서 돌보아 주셨습니다.

야곱과 동행하시면서 지켜주신 하나님

야곱이 외삼촌 집에서 부인과 자녀를 많이 얻고 재산을 많이 가지게 된 것이 야곱의 부지런함 때문입니까? 그것도 이유가 될 것입니다. 야곱은 일도 열심히 했어요. 그러나 스스로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내게 주셨다’고 고백합니다. 야곱이 가졌던 그 많은 재산도 하나님께서 다 챙겨주신 것입니다. 20년이 지났을 때 ‘분위기를 보니 내가 더 이상 여기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외삼촌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도망쳐 나옵니다.

열흘만에 외삼촌이 군대를 이끌고 따라옵니다. 어쩔 작정인지는 모르지만 군대를 이끌고 와서 하는 말이 ‘내가 너를 죽일 능력도 있다’고 큰소리를 치는데 사실은 야곱을 따라잡기 바로 전날 밤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책망하시면서 ‘너는 야곱에게 선악간 말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선악간 말하지 말라는 것은 야곱이 잘했든 잘못했든 말하지 말라는 겁니다. 라반이 무서운 기세로 따라 왔지만 하나님께서 막으셔서 손댈 수 없었습니다. 뒤에서 추격해 오던 외삼촌의 위험은 그렇게 모면했습니다. 겨우 한숨 돌리고보니 앞에는 에서가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20여년 전에 형님의 복을 가로채고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도망갔던 야곱을 마중하려고 형님이 군사 400명을 이끌고 온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야곱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릅니다. 밤새 하나님께 매달리면서... 처음부터 하나님께 매달린 것은 아닙니다. 자기와 씨름하고 있는 분이 하나님인 줄 알았을 때는 환도뼈가 부러지도록 매달렸습니다. 얼마나 두려웠으면 가족들을 한꺼번에 다치지 않으려고 가족들을 몇 그룹으로 나눕니다. ‘에서가 만약 이쪽을 치면 다른 한쪽이라도 피하리라’는 속셈이었는데 이것이 에서가 얼마나 두려워 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그거 다 쓸데 없는 걱정이니라...’

야단 맞아도 싼 야곱

아무런 어려움없이 형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이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하든지 동행하시며 그를 돌보시면서도 한편으로는 벧엘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런데 야곱은 벧엘로 오지 않습니다. 가야 할 벧엘로 가지 않고 숙곳에 머물러 있다가 또 세겜성에 오랫토록 머물러 있다가 뜻하지 않게 딸이 성폭력을 당하는, 엄청난 일을 겪고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벧엘로 가라’고 하십니다. 그 말은 ‘너는 왜 가야 할 때에 가야 할 곳으로 가지 않고 거기서 그러고 있느냐?’는 책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벧엘로 가라’는 말씀을 듣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벧엘로 올라갑니다.

야곱이 ‘입을 옷, 먹을 양식만 주셔도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고 말해 놓고... 하나님이 적게 주셨나요? 고비고비마다 다 지켜주셨고, 필요한 것 이상으로 풍성하게 주시고 벧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안 오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머물러 있다가 이런 어려움을 당했을 때 하나님께서 ‘벧엘로 가라, 네가 그리 가야 한다’고 하셔서 벧엘로 온 것입니다.

그가 도착하자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이 이야기를 하십니다. 9절을 봅시다.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돌아오매...’라고 하시죠?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 오는 곳이 밧단아람이 아닙니다. 밧단아람은 이미 10여년 전에 떠난 곳입니다. 어디서 오는 겁니까? 세겜에서 오는 겁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이제야 왔다’고 하시는 겁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하시고서는 여태 기다리고 계셨는데 밧단아람에서 출발해서 10여년이 넘어서 이제야 야곱이 왔단 말이에요. 이런 야곱을 보시더니 반가운 듯이 나타나셨어요. 그에게 복을 주어야 합니까, 야단을 쳐야 합니까? 야단맞을 만한 짓인데도 이렇게 늦게 온 야곱을 붙들고 하나님께서 다시 ‘그에게 복을 주시고...’라고 말씀하십니다.

야단 대신 복을 주신 하나님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복을 주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 합니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 하는 것은 ‘너 하는 짓이 네 이름하고 참 잘 어울린다’는 뜻입니다. 야곱의 이름 뜻이 뭡니까? 왜 이름이 야곱이 되었습니까? 쌍둥이가 태어날 때에 발뒤꿈치를 붙잡고 나왔거든요. 이들이 엄마 뱃속에서 막 싸웠어요? 무슨 일로 싸웠겠어요? 알 수 없죠. 아마 먼저 나갈려고 싸웠는가 싶기는 하지만 알 수는 없어요. 엄마 뱃속에서부터 싸우던 아이들이 나올 때 발꿈치 잡고 따라 나오더니 나와서는 기어코 평생을 싸우는 거예요. 발꿈치를 잡고 나왔다고 해서 이름이 야곱이 되었습니다.

히브리 사람들에게 ‘발꿈치’라는 것은 나쁜 뜻으로 쓰입니다. ‘발꿈치를 잡았다’는 것은 ‘속이는 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자기를 배반한 유다를 가리켜서 말씀하실 때 ‘내 떡을 먹는 자가 내게 발꿈치를 들었나이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발꿈치를 든다는 말도 나쁜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발꿈치가 그렇게 나쁜 표현이 아니니까 이해가 조금 어렵겠습니다. 우리 표현으로 바꾸자면 아마 ‘등친다’는 말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발꿈치를 잡은 자’를 우리 식으로 바꾼다면 ‘등치는 자’ 혹은 ‘등 두드리는 자’ 정도의 의미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뜻이 그리 좋지 못해요.

야곱이 형님을 속이고 형님이 받을 복을 가로챘을 때 에서가 아버지에게 한 말이 ‘쟤 이름이 야곱이 아닙니까?’라고 합니다. 이름이 그러니까 하는 짓도 이름에 딱 맞는 짓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뜻입니다. 야곱이 자기 이름에 어울리는 삶을 산다는 걸 하나님도 인정하시고 형님도 인정하는 겁니다. ‘너 하는 짓이 네 이름하고 참 잘 어울리는구나’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렇게 말씀하십니까?

잔머리의 대가 야곱, 호적수 라반

야곱은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기의 힘과 노력으로 뭔가 이루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했던 사람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잔머리를 많이 굴렸습니다. ‘잔머리의 대가’라고 한다면 어떨까 모르겠네요. 형도 속이고 아버지도 속이고 그러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가끔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형의 약점을 이용해서 형의 자리를 가로챘고 아버지를 속여서 형이 받을 복도 가로챘습니다. 더러는 성공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보다 훨씬 수가 높은 잔머리의 대가를 만나게 됩니다. 외삼촌이 한 수 더 뜹니다.

좋아했던 둘째 딸을 보고 7년 동안이나 노력 봉사를 했는데 결혼식하고 아침에 눈을 떠 보니까 자기가 좋아했던 동생이 아니고 언니였습니다. 세상에 이런 속임이 어디 있습니까? 야곱보다 라반이 한 수 더 위입니다. 작은 성공은 여러 번 거두었지만 결국은 큰 실패를 경험한 것이 야곱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벧엘에서 하나님께 그런 약속을 해놓고 하나님께서 그만큼 돌봐주었음에도 까맣게 잊어먹고 엉뚱한 곳에서 세월을 보내고 있던 야곱에게 ‘이제 벧엘로 가거라’ 해서 겨우 찾아온 야곱을 향해서 ‘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이라는 표현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보세요.

이름을 고쳐주시는 하나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고 부르지 않겠고...’라고 말씀하십니다. 네 이름이 네가 하는 짓에 딱 어울리지만 너를 다시 야곱이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주 잘 어울리는 데도 하나님께서 그렇게 부르지 않겠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제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어떻게든지 좋은 이름으로 부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심한 농땡이가 하나 있었는데 선생님들은 ‘야, 이 말썽쟁이야’ 하고 한 대씩 쥐어 박는 게 보통입니다. 사실이 그렇지만 그래도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죠.

“얘들아,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한 아이들 있잖아 나중에 큰 인물이 잘 안되더라. 그런데 저렇게 사고치고 말썽피우던 놈들이 나중에 출세하더라. 나중에 동창회에 가 보면 저런 농땡이들이 동창회장 하더라. 그러니 저런 놈 괄시하지 마라. 나중에 너희들이 크면 저 놈이 동창회장 할거야.” 그때부터 그 농땡이를 동창회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정상적인 이름은 농땡이, 사고뭉치입니다. 그런데 걔를 동창회장이라고 불렀는데, 선생님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 이 아이에게 얼마나 유익한지 모릅니다. 맞아서 맞는 게 아니라는 거죠.

여러분들은 아내나 남편, 혹은 아이들을 보고 뭐라고 부르세요? 아이들이 잘 할 때가 많습니까, 못할 때가 많습니까? 대체로 부모 마음에 드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 뭐라고 부르세요? “야, 이 바보야. 그것도 못하나?” 이런 식으로 대하나요? 그 말이 맞습니다. 아이들은 으레 하는 짓이 바보 같고 못하는 게 맞아요. 그러니까 바보가 맞아요. 맞아도 하나님의 표현을 빌리면 ‘네 하는 짓이 바보지만 나는 너를 바보라 부르지 않겠노라’ 이게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이 표현이 얼마나 감사한 표현인지 모릅니다.

부인에게 존경 받고 사시는 남편들이 많이 계시죠? 그러나 대부분의 부부관계를 유심히 보면 부인이 남편을 존경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나 많으면 많을까. 남편을 보고 뭐라고 부르세요? 제가 많이 들은 표현은 “아이고 저 원수?” 원수도 아니고 웬쑤더군요. “저 고집불통” 맞아요? 맞습니다. 꼴에 남자라고 고집은 얼마나 센지! 맞아요. 그런데 하나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맞는데 그렇게 부르지 않겠노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이 말씀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세요? 아니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기 전에 우리는 엄밀히 말하면 다 죽을 죄인입니다. ‘너희들이 죽을 죄인이다마는 그렇게 부르지 아니하겠고...’ 이게 하나님의 뜻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우리도 우리 남편, 아내, 우리 아이들, 우리 이웃들을 보면서 좋은 이름으로 부르도록 노력을 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 야곱이라 부르지 아니하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그래서 하나님께서 야곱을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뭐가 답답해서 이렇게 애를 쓰실까?

이스라엘이란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라는 말입니다. 어마어마한 말입니다. 야곱에게 어울리는 말입니까? 잔머리만 굴리면서 자기 생각과 자기 노력으로 살아가는 야곱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 말이 됩니까? 도무지 어울리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이 이름을 적어도 십여년 전에 붙여주었습니다. 얍복 강가에서 모든 가족을 강을 건너게 하고 혼자 어두운 밤에 강을 건너지 아니하고 아마 가슴을 쥐어뜯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 밤에 누군가 나타나서 씨름을 걸어왔습니다. 우리 표현으로는 씨름인데 영어로는 틀림없이 레슬링입니다. 도대체 그 밤에 무엇을 했을런지 생각해 보십시오.

야곱은 지금 괴로워 죽겠는데 밤중에 누가 나타나 계속 집적거리는 거예요. 야곱이 거기서 씨름할 형편이 됩니까? 누군가가 자꾸 집적거리니 붙어싸운 겁니다. 싸우다가 야곱이 깨달은 것은 이 사람이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 이상한 사람입니다. 밤중에 거기와서 집적거리는 이유가 뭐예요? 하나님이 ‘내가 여기 있으니 내게 매달리라’고 찾아와서 그러는 겁니다. 밤새 씨름했는데 누가 이겼어요? 야곱이 이겼어요? 그 사람이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야곱의 환도뼈를 쳤단 말입니다. 지는 사람이 환도뼈를 치는 바람에 야곱은 다리를 절뚝절뚝 절고, 이 사람은 멀쩡한데요? 져주는 겁니다. ‘네가 사람으로서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라는 이 이름을 주시려고 져주시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일부러 찾아와서 씨름을 걸고, 매달리게 하고, 져주는 겁니다. 이 이름을 붙여주려고요. ‘자, 너는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부터 누구를 두려워할거냐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가라’고 하는데 그게 10여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 이후 어떻게 살았습니까? 여전히, 이스라엘로 산 것이 아니고, 야곱으로 살았습니다. 그 사건 직후에 형님을 만나면서 가족을 네 동강이로 나누죠. 자기가 가장 사랑했던 라헬과 자녀들은 제일 뒤에 두고, 그럼 제일 앞에는 누굴 두었겠어요? 정말 잔머리를 잘 굴린 사람입니다. 여종과 여종의 아들들을 제일 앞에 두니까 이들이 나중에 사고 안 치겠어요?

하나님께선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주셨지만 야곱은 여전히 야곱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겁니다. 그 이름을 주신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하나님께서 또 야곱을 붙들고 하시는 말씀이 ‘네 이름이 야곱이다마는 그러나 나는 너를 야곱이라 부르지 아니하겠고 이스라엘로 부르리라’는 겁니다. 이렇게 답답한 야곱을 붙들고 하나님께서 왜 이러시는지 참 재미있어요. 왜 이러실까요? 11절에,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고 하신 다음에 야곱에게 땅을 주겠고 후손을 번성케 하겠다고 약속을 하십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야곱을 이렇게 부르고, 이렇게 인도하시는 이유는 야곱에게 땅과 후손을 주기 위함이라는 거죠.

땅과 후손의 의미를 야곱은 몰랐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야곱을 통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기 위해서 야곱에게 ‘야곱이란 이름이 제격이지만 야곱이라 부르지 아니하고 이스라엘이라 부르리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오늘 이 신앙을 물려받은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 ‘너희가 하는 짓을 보면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마는...’ 우리에게 좋은 이름을 주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름이 뭐예요?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답게 잘 살고 있습니까? 참 어렵잖아요. 혹, 도저히 하나님의 자녀라고 할 수 없을지라도 하나님은 ‘너희들을 하나님의 자녀라고 부르겠노라’는 거예요. 우리를 통해서 이 땅에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시기 위한 것이라는 걸 잊지 마셔야 합니다.

우리도 야곱인가?

이 본문을 통해서 몇가지 생각을 해 볼려고 합니다. 첫째는 하나님은 우리의 부족함을 잘 알고 계십니다. 야곱이 잔꾀만 부리며 평생을 살았음을 잘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야곱을 야곱이라 부르지 아니하고 이스라엘이라 부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답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아시면서도 우리를 계속해서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얼마나 좋은 이름이 많은지 아십니까? 우리 이름이 하나님의 자녀 외에 또 뭐 있습니까? 왕 같은 제사장! 너무 좋은 이름입니다. 두 글자로 우리 모두는 성도 아닙니까? 거룩할 성, 거룩한 무리들이에요. 여러분, 정말 거룩합니까? 오늘 하루도 거룩하게 사셨습니까? 아니면 성질내고 짜증내며 하루를 지내셨어요? 이 이름이 우리에게 도저히 맞지 않는데도 하나님께서 ‘나는 너희를 성도라고 부르겠노라’는 겁니다. 우리는 다섯 글자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그리스도를 닮았습니까? 예수님께서 희생하신 것처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으로 오늘 하루도 사셨느냐 말입니다. 죄송합니다. 야단치는 말이 아니고, 우리가 다 그 모양 아니냐는 말입니다.

우리 삶을 돌아보면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요소가 좀 있는가 싶다가도 아닌 때가 얼마나 많으냐 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렇다는 걸 하나님께서 아시면서도 우리를 향하여서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신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별수 없는 존재라는 걸 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사람을 너무 의지하지 마세요. “아, 그 사람이 그럴 줄 몰랐다.”며 눈물 흘리지 마세요. 사람은 그러려니 하십시오.

젊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헛꿈 중의 하나가 ‘완벽한 사람을 만나서 멋진 사랑을 이루어 보자’는 건데, 결혼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알게 모르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마 탄 기사가 나타나서 나를 행복의 나라로 이끌 것이다’ 현실입니까? 꿈입니까? 일찌감치 깨는 것이 맞습니다. 이건 완전히 허황된 꿈입니다. 또 ‘나만 잘 하면 될 것이다?’ 죄송합니다마는 나만 잘 하면 될 것이다 해서 정말 잘 하면 오히려 반발해서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너무 잘 하지 마세요. 저 사람이 바보 같아도 나만 잘 하면 될 것이다? 아니오, 더 바보가 될 수도 있어요.

사람이 얼마나 미묘한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을 너무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네 가정도 그렇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회도 그렇고, 사람의 일들이 다 그러하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시각을 가지고 사람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시각을 가지고 교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시각이 뭡니까? 야곱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아시면서 ‘야곱이라고 부르지 아니하고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리라’ 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 부족하다는 걸 참 잘 아십니다. 그러면서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고 성도라고 부르고 하나님의 자녀라고 부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알고 그것 때문에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시면 됩니다. 저 사람은 영 바보 같고 고집불통이고 못쓰겠다 싶어도 이 사람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고 계시느냐를 먼저 생각하면 형제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시선이 사람에게 바로 갈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사람을 어떻게 보시는지를 먼저 생각합시다. 내가 보기엔 마음에 안 드는데 하나님도 보시기에 분명히 그럴거야.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저 사람을 성도라고 부르니 나도 별수 없잖아요? 우리도 성도라고 부를 수밖에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 우리가 부족하고, 성도라는 이름이 전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잘 알고 계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야곱처럼 살자는 것은 아닙니다. 목사님이야 그런 말씀하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목사님 말씀처럼 다 살 수 있냐? 성경이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어떻게 그 말씀대로 다 할 수 있냐? 이러면서 살고 있다면 여전히 우리는 철저한 야곱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인가?

두 번째로, 그렇게 부족한데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이스라엘이라고 부르고 계신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는 의인이라 할만한 요소가 없어요. 그런데도 하나님은 우리를 의인이라고 부르신다는 것을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의인입니까? 짧게 대답하면 ‘예’ 하십시오. 길게 대답하시려면 ‘본래는 아닌데, 내가 봐도 아닌데 하나님께서 그렇다고 하시니까 예 할 수밖에 없죠’ 이게 답입니다. 여러분, 거룩합니까? ‘예’ 하십시오. 어째서 여러분들이 거룩한 무리가 됩니까? 하나님께서 그렇게 부르신다니까요!

도저히 하나님의 자녀라고 불릴만 하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리켜서 하나님의 자녀라니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호세아 선지자의 말씀을 인용하여서 로마서 9장 25절에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호세아의 글에도 이르기를 내가 내 백성 아닌 자를 내 백성이라 내가 바라지 아니한 자를 사랑한 자라 부르리라’ 이게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내 백성이 아니란 말이에요. 하는 짓을 보면 내 백성 아니야.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내 백성이라 부르리라 하셨단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얼마만큼 감사해야 할지 모릅니다.

우리 자신을 바라볼 때 ‘아, 내가 이만하면 되었다’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못나 보이고, 내가 왜 이 모양이냐 싶을 때도 우리의 눈이 나 자신을 바로 향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하나님을 통해서 나 자신을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이래 가지고 천국갈 사람이 되겠냐? 믿는다고 하는 내가 이게 뭐냐? 이렇게 좌절하고 낙심하기 전에 ‘이런 나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고 계실까?’ 그걸 꼭 생각하시라는 겁니다. 내가 나 자신을 바라보면 이 모양이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보시냐 하고 봤더니 이런 나를 가리켜서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자녀라 부르고 계시더라! 그러면 됐지요!

하나님의 눈이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그렇게 부르실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값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불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예수님께서 값을 다 지불해 놓으셨기 때문에 우리는 부족하여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십니다. 여러분, 우리 자신도 꼭 하나님을 통해서 보십시다.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세요. 우리의 가족들, 우리의 이웃들 다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꼭 그걸 먼저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웃이나 친구들을 부를 때 좋은 이름으로 부르기보다는 어떻게든지 못한 이름으로 잘 부르죠? 제가 가르친 여학생 중에 예쁘고 깔끔하게 생겼는데 아이들이 ‘오지리’라고 불렀어요. 오지리? ‘무슨 뜻이냐?’ 하고 물었더니 한 녀석이 웃으면서 자칭 ‘오드리’라고 한대요. 오드리 햅번, 참 예쁘고 청순한 배우더라구요. 그런데 자칭 ‘오드리’라니까 경상도 말로 좀 모자라는 아이들을 가리켜서 ‘오질(줄)없다’라고 하는데 이 말과 오드리를 결합해서 만든 표현이 ‘오지리’래요. 아이들의 말 만드는 재주가 정말 기가 막히더라구요.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스스로 잘 났다고 하는데 같은 값이면 잘 난 걸로 해 주면 좋은데 꼭 그렇게 깎아내려야 되느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느 여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소원이 있었는데, “저 녀석들이 나에게 별명을 이쁜 걸로 붙여주면 어떻겠냐?” 길래 “어떤 별명을 붙여주면 좋겠느냐?”니까 백설공주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그랬어요. “얘들아, 같은 값이면 나이든 선생님이지만 백설공주 이러면 얼마나 좋겠느냐?” 하니까 아이들이 박수를 막 치면서 “야, 백살공주”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부르는 그 선생님 별명이 백살공주예요. 얼핏 들어보면 백설공주처럼 들리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백살공주더라구요. 우리가 우리 이웃들, 우리 주변사람들을 어떻게든지 올려주는 것보다 깎아내리는 쪽으로 이름을 붙이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 보면서 하나님께 큰 사랑 받았음을 감사합시다.

하나님께서는 말도 안될 만큼 좋은 이름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야곱이라도 이스라엘로 불러주신다면야 걱정할 게 없네요. 아무렇게 살면 어때요? 아무렇게 살아도, 야곱처럼 살아도 하나님께서 나를 이스라엘이라고 부르신다는데... 여러분, 야곱이 하나님께서 이렇게 돌보시는데도 야곱으로 살면 그 삶이 험악한 삶이 됩니다. 야곱이 나이 많이 들어서 애굽의 바로에게 갔을 때 바로가 나이를 물었죠. 네 연세가 얼마냐고 물었을 때 야곱이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우리 조상들에 비하면...’ 얼마 아니라고 그래요. ‘130밖에 되지 않지만 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살았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자기 인생을 돌아보니까 참 험악하게 살았구나 싶은 거죠. 나름대로 머리 굴려가면서 뭔가를 이룬다고 열심히 해 보았는데 지나고 보니까 험악한 세월이었다는 거죠. 아버지 이삭은 순종의 사람 아닙니까? 이삭의 삶은 야곱과 비하면 너무나 평탄합니다.

야곱은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자기 인생을 험악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야곱이 어떤 짓을 하든지 간에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통해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기어코 이루시고야 맙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야곱은 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살게 되었습니다. 얍복 강가에서 이스라엘로 살라고 했을 때 그 때부터 이스라엘로 살았으면 그 후에는 별 고통이 없었을 겁니다. 형님 만나는 걸 그렇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단 말이에요. 그런데도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합니다. 그가 이스라엘로 살았으면 하나님을 기억하고 당장 벧엘로 갔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주신 놀라운 은혜를 잊어 버리고 엉뚱한 곳에 머물러 있다가 그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야곱이 야곱으로 살아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다만 그의 삶이 그렇게 험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성도라고 부르십니다. 거룩하다고 불러주십니다. 우리가 거룩해서 그런 것 아니에요. 하나님께서 그렇게 불러 주시니 우리가 거룩한 무리가 된 것이죠.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가시겠다는 뜻도 됩니다. 아니 언젠가는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무리가 되고야 말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하십니다. 그런데 끝까지 성도로 살지 아니하면 어떻게 되냐고요? 그건 간단해요. 하나님께서 두들겨 패서라도 그렇게 만들고야 마십니다. 여러분, 우리가 야곱으로 살든 이스라엘로 살든 어떻게 살든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시고 거룩한 무리로 만들어 가실 것입니다. 문제는 편하게 갈거냐 아니면 고생하면서 갈거냐는 차이 밖에 없습니다.

야곱처럼 살래? 이스라엘로 살래?

말씀을 맺겠습니다. 이 본문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질문이 있다면 ‘너희가 야곱처럼 살래? 아니면 이스라엘처럼 살래’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건 뭐죠? 우리 모두가 이스라엘로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사람으로 용감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부족해서 그렇게 살기가 어려운데요?’ 하시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실 것입니다. ‘그래, 네가 야곱처럼 살고 하는 것이 야곱 같아도 나는 너를 이스라엘로 부르겠노라.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이 도무지 어울리지 않아도 나는 너를 이스라엘로 부르겠다’ 그것이 하나님의 대답입니다.

우리의 삶이 특별히 힘들고 어려운 환경이 계속 된다면 때로는 냉정하게, 내가 야곱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스라엘로, 거룩한 무리로, 그리스도인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대하고 계시는 데도 내가 야곱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내 삶이 이렇게 험악한 게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도저히 이스라엘이라고 부를 수 없는 야곱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자녀라는 영광스러운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까? 자격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격이 없음에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불러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하나님께선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려 하십니다. 이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에 따라 우리를, ‘너희는 나의 백성이요 하나님의 자녀요 그리스도인이요 성도요 의인이라’고 부르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하나님에게 배웁시다. 우리 가족들에게, ‘솔직히 말하면 당신을 도저히 존경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리고 실제로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 당신을 존경하는 남편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런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혹시 집에 가서 그런 말 하시려거든 앞 부분은 빼고 뒷부분만 하세요. 앞부분은 속으로 하고 뒷부분만 하세요. 부인에게도 한마디 하셔야죠. ‘아무리 들여다 봐도 예쁘다고 할 만한 곳은 하나도 없더라도 나는 당신을 예쁘다고 말하겠노라’ 그것도 앞부분은 속으로만 하고 뒷부분만 말하세요. 이게 누가 한 겁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고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그런 모습으로 살 때에 하나님의 귀한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특별히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이웃이나 다른 사람을 향해서만 그러지 마시고 나 자신을 향해서도 꼭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나 자신을 향해서 “내가 나를 볼 때 아무리 봐도 잘난 구석이 없고 주변사람들이 다 그렇게 얘기하는데도 나는 나를 잘난 놈이라고 부르겠노라.”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누구에게 배웠습니까? 하나님에게 배웠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귀한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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