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또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허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 주인이 저를 불러 가로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찜이뇨 네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사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꼬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을 빼앗긴 후에 저희가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 하고 주인에게 빚진 자를 낱낱이 불러다가 먼저 온 자에게 이르되 네가 내 주인에게 얼마나 졌느뇨 말하되 기름 백 말이니이다 가로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빨리 앉아 오십이라 쓰라 하고 또 다른 이에게 이르되 너는 얼마나 졌느뇨 가로되 밀 백 석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팔십이라 쓰라 하였는지라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없어질 때에 저희가 영원한 처소로 너희를 영접하리라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 충성치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치 아니하면 누가 너희의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임이니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라 이 모든 것을 듣고 비웃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옳다 하는 자이나 너희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나니 사람 중에 높임을 받는 그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 [개역, 누가복음 16:1~15]

예전에는 한번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거의 평생을 그 직장에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정년도 많이 줄었고 명퇴다, 구조조정이다 해서 아직은 한참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나오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나이는 들어도 예전보다 훨씬 건강한데 퇴직 연령은 자꾸 줄어듭니다. 혹시라도 일찍 퇴직을 하게 되면 무얼 할 것인지 고민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정년까지 다 채우고 퇴직하셔도 퇴직한 이후에 갑자기 노쇠해지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정년퇴직 이후에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혼자서 여가를 선용할 수 있는 것도 준비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서 할 일도 미리 준비를 해 두셔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보니까 자신이 잘못해서 주인에게 쫓겨날 처지에 놓인 청지기가 한 사람 있습니다.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는 고민을 하는 청지기가 한 사람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이야기를 누구에게 하셨습니까? 1절에 보시면 ‘제자들에게 이르시되’란 말씀이 있으니 제자들을 상대로 이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끝 부분 14절을 보시면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라 이 모든 것을 듣고 비웃거늘’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는데 그 곁에서 바리새인들이 듣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청지기가 주인의 재산을 많이 허비해서 주인이 ‘네 보던 일을 셈하라’는 말을 합니다(2절). 이 말은 계산을 정확하게 해서 인수인계를 하라는 뜻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파면에 해당됩니다. 정리해고도 아니고 본인의 잘못으로 해서 파면에 해당되는 명령이 떨어졌는데 이 청지기가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고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나름대로 꾀를 부린 겁니다.

주인에게 빚을 진 사람들을 불러다가, 예를 들어서 빚이 기름 백말이라면 차용증서를 가져와서 50말로 고치고 밀 백석을 빌려간 사람은 팔십석이라고 고쳐 썼습니다. 밀도 백석이면 오십석으로 하지 왜 팔십석으로 했을까요? 밀이 기름보다 좀 비쌌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밀은 이십석을 감해주고 기름은 오십말을 감해주었는데 이것을 당시 가격으로 대충 환산을 해 보면 거의 같은 가격이랍니다. 오백 데나리온 정도 되는 돈이라고 합니다. 오백 데나리온이면 일년 육개월치 임금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감해준 기름 오십말과 밀 스무석이 어떤 성격의 것인지 분명치가 않습니다. 어쩌면 요즘 은행의 꺾기처럼 기름 팔십말을 빌려주면서 소위 폭리 이자까지 계산해서 늘려 가지고 백말이라고 써 놓았는데 그 부분을 감해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니면 주인에게 돌아갈 것이 팔십 말인데 자기 몫으로 이십 말을 추가시켜 놨다가 그것을 뺐을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정확하게 어느 쪽인지는 모르지만 좌우간 주인에게 빚진 자를 전부 불러서 두 사람만 부른 게 아니라 모두 다 불러서 증서를 고쳐 썼습니다. 언뜻 생각해 보면 주인의 입장에서는 이 청지기가 굉장히 나쁜 사람입니다. 굉장히 불의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데 문제는 8절에,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라고 말합니다. 자기 재산을 허비한다고 맡은 일을 전부 정리해서 인수인계를 하라고 시켰더니 한다는 짓이 주인에게 빚진 자를 전부 불러서 빚을 줄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주인이 이 청지기를 불러서 지혜 있게 했다고 칭찬을 했으니 우리가 이걸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는 겁니다. 정상적이라면 주인의 재산을 허비했으니까 바로 잡아서 감옥에 넣었어야 합니다. 주인이 이 청지기를 당장 감옥에 보내지 아니하고 칭찬했다는 것은 우리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성경을 읽다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보이면 문맥을 따라서 앞 뒤로 쭉 훑어가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 본문이 누가복음 16장인데 바로 그 앞 15장에 무슨 이야기가 있는지 아시죠? 그 유명한 탕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에 말씀 드렸습니다마는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는 엄밀한 의미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선한 아버지의 이야기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버지가 멀쩡히 살아있는데 유산을 달라는 아들에게 재산을 떼어주는 아버지가 있을까요?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의 처사입니다. 재산을 주면서 이걸 다 허비하고 거지가 되어 돌아올 줄 뻔히 알고 기다리고 있었던 아버지입니다. 물론 이 아버지는 범죄하고 떠난 인생을 기다리는 우리 하나님 아버지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15장의 이야기는 집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선한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16장에 나오는 청지기와 주인을 가만히 비교해 보면 집 나간 아들과 그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이야기와 흡사한 데가 많이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불의한 청지기는 집 나간 탕자와 일치시켜 볼 수 있고 여기에 나오는 주인은 집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 청지기가 이런 짓을 하고도 감옥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지혜롭게 했다고 칭찬받을 수 있는 것은 이 청지기의 탓이 아니고 청지기를 그렇게 봐 주고 있는 주인이 너무나 선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 주인이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이 청지기가 주인의 재산을 허비하고 있음을 알았을 때 그를 당장 감옥에 집어넣지 아니하고 ‘네 일을 정돈하라’고 시간을 준 것이 한 예입니다. 당장 감옥에 집어넣을 사람에게 시간을 많이 준 겁니다. 주인에게 빚진 사람을 전부 불러서 서류를 다시 작성할 수 있을 만한 시간을 줬다는 것은 이 주인이 선한 주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또 이 청지기가 한 짓이 결국은 자기에게 굉장한 손해를 끼친 겁니다. 그럼에도 칭찬을 했다는 것은 이 주인과 청지기가 어떤 특수한 관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어떻게 설명이 잘 안돼요. 자기의 재산을 줄여 놓았는데 지혜롭게 했다고 칭찬을 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주의할 것은 청지기의 행위 자체를 지혜롭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이 청지기는 이제 쫓겨나서 땅을 팔 수도 없고 빌어먹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는 겁니다. 그 꾀부리는 행위를 주인이 지혜롭다고 말하는 거죠.

이와 비슷한 경우가 어떨 때 있을 수 있는지 한 번 봅시다. 아이들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기 것을 다른 애들에게 잘 나눠주면 이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자기 것을 꼬박꼬박 챙기고 욕심 많은 놈이 이쁠 때가 있어요. 욕심이 좀 있으니까 이쁘고 욕심이 너무 없고 너무 마음이 좋으니까 미울 때가 있더라구요.

지난 해 수능 시험에서 어떤 학교에서 수석한 학생이 음대에 지망을 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수석한 애가 음대 지망하면 이거 논란거리가 됩니까? 아무 문제가 없어야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문제가 됩니다. 옆에서 뭐라고 그래요? “야, 그 좋은 성적 가지고 왜 거기 가냐?”는 겁니다. 이 아이가 대학을 소신껏 갔습니다. 갔는데도 옆에서는 자꾸 물어요. “그 좋은 성적 가지고 왜 음대 갔느냐?”고. 음악 전공하신 분들에겐 대단히 죄송합니다마는 우리 현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성적이 좋으면 적성과 취미는 제쳐놓고 어디부터 가야 합니까? 공부는 잘 하고 성적은 아주 높은데 낮춰서 가면 이게 그렇게 밉더라는 겁니다. 누가 미워해요? 학교 선생님들이 미워해요. 엄마 아빠도 거의 다 미워해요. 그런데 거꾸로 욕심이 많아서 자기 것만 끌어 안고 있는 놈이 때로는,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이쁠 때가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선생님을 우연히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는데 선생님이 하신 얘기가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하고 말 잘 듣고 착한 녀석은 선생 아니면 공무원 아니면 회사원이더라. 그런데 공부는 조금 못해도 욕심이 많은 놈들은 한자리 하더라.” 그러면서 욕심 많고 별났던 놈들을 꼽는데 아 진짜 그렇데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엄마 말 너무 잘 듣고 너무 착한 아들이 가끔 미워질 때가 있어요. 욕심 좀 내고 자기 것 좀 챙기면 그래도 큰 일 한 번 할 건데 왜 이리 욕심이 없느냐 싶으면 답답해질 때가 있어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을 때는 아이가 나름대로 욕심을 부리는 것이 “이 어려운 시대에 제 몫은 챙기고 살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놓여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으로 희미한 사람은 어려운 시대에는 좀 걱정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이 불의한 청지기가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잔꾀를 부리는 걸 보고 칭찬하는 주인은 어쩌면 이 불의한 청지기를 굉장히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꾸로 이 청지기는 오히려 주인을 믿는 구석이 있어서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재산을 허비하는 이 청지기를 보고 주인이 지혜롭게 했다는 것은 그 행위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위기의 때에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주인이 칭찬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실 때 듣고 있던 바리새인들이나 제자들에게는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이 청지기가 일을 그만두고 쫓겨나야 될 이런 상황이 바로 여러분의 상황이니 이제 각오를 단단히 하고 결단을 하라”는 뜻으로 들렸을 것입니다. 지혜롭게 무엇을 해야 될지 생각해 보라는 강력한 권고의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첫 번째 요구사항은 ‘지혜롭게 결단하라’는 것입니다. 8절 끝에,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라’고 말합니다. 계속 지혜를 언급하면서 위기의 때에 이 세대의 아들들은 지혜롭게 잘 극복할 뿐만 아니라 믿는 우리들보다 더 지혜롭게 일을 처리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는 참 열심이고 지혜가 있는 편입니다. 반면에 세상에서 출세하고 돈 버는 일에는 좀 지혜롭습니까? 아니면 좀 못합니까? 예수 믿는 사람들이 돈 버는 일과 출세하는 일, 승진하는 일에 웬일인지 좀 뒤쳐지는 경향이 분명히 있습니다. 고지식해서 장사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길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더 잘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야 합니다. 거짓말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라는 뜻도 아닙니다. 지혜롭게 감당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라는 말입니다. 못해도 으레 그러려니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정직하고 원칙대로 산다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마저 거부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 세대의 아들들이 우리보다 더 지혜로우니 아예 이길 생각도 하지 마라? 그런 뜻입니까? 이 시대의 사람들이 행하는 지혜로움은 본을 좀 보라는 뜻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정직하고 솔직한 건 좋지만 그렇다고 미련하게 살 것이 아니라 안 믿는 사람들의 그 지혜로움은 보고 배워야 합니다.

이단에게도 배울 것이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의 집을 가끔 찾아오는 이단에게도 배울 것이 있습니까? 하나 있어요. 열심은 배워야죠. 그 사람들이 가르치고 설명하려는 것은 안 배워도 그 사람들의 열심 하나는 배워야죠. 이 세대의 아들들이 우리보다 더 지혜롭게 처신하는 것 중에 방법이나 구체적인 수단은 배척해야 될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 몰려서 지혜롭게 처신하는 그 지혜는 우리가 좀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 돈을 버는 일이나 공부를 잘 하거나 승진하는 일에 대해서도 예수 믿는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합니다. 그렇게 노력을 하는데 안 믿는 사람들이 때로는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같이 애를 써도 될까 말까 한데 부정한 방법으로 앞서 나가거든 그럴 때는 우리하고 소속이 다르기 때문에 ‘너희는 그럴 수 있다’ 그렇게 하면서도 노력하는 것은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와 같이 경쟁하는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불법이나 탈법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마는 그것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노력조차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너무 어려운 말씀이라고 생각한 것 중에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마태복음 10:16)’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이 제게는 참 어려웠어요.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살아라’고만 하셨다면 꼭 그렇게 산다고는 말 못해도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어 보였어요. 내가 손해를 보면 되잖아요? 그런데 뱀같이 지혜로워라니까 자신이 없어지는 겁니다.

죽도 시장에 가서 뭐 하나 사 오면 늘 바가지를 썼다고 야단을 맞아요. 반 값 정도로 깎아야 하는데 달라는 대로 다 주고 왔다고 야단을 맞는 거죠. 어떻게 에누리를 해야 하는지 이론은 배웠습니다. 상점주인이 말하는 가격의 절반밖에 돈이 없다고 우기라는 거죠. 그렇게 밀고 당기다 보면 많이 깎을 수 있지만 조금 깎아 달라고 하다가는 별로 깎지 못해요. 이론은 알았지만 한번도 제대로 실천해 본 적은 없어요. 그래서 아예 물건 사러 안 갑니다. 달라는 대로 주고 나오면 쉬운데 바보 소리 듣거든요. 바보 소리 안 들으려면 싸우다시피 해야 하는데... 이런 일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두 개 중에서 하나만 하라면 그래도 해볼 텐데, 순결하기도 하고 뱀처럼 지혜롭게도 하라고 했단 말입니다. 예수 잘 믿는 사람들은 대개 두 개 다 하기보다는 하나만 하는 경향이 있죠. 주로 어느 쪽입니까? 비둘기 쪽입니까? 교통사고 나면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됩니까, 뱀처럼 지혜로워야 합니까? 교통사고 나면 무조건 목소리부터 높이고 보는 게 우리 사회 아닙니까? 그렇게 싸울 능력이 없거든 제발 사고 안 나도록 안전에 유의하십시오.

우리는 어쩐지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사는 것이 자연스럽죠? 표현을 조금 바꾸면 바보같이 물러서 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지 않느냐는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요구는 뱀처럼 지혜로워라고 말씀하셨고 여기에서도 이 세대의 아들들의 그 지혜를 칭찬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을 합시다. 그 사람들처럼 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는데 위기의 때에 지혜롭게 최선을 다 하는 그것은 배우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걱정을 안 해도, 기도만 하고 있으면 다 해주실 것이라고 믿고 마땅히 해야 할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잘 섬기는 태도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잘 돌봐주실 것이라고 믿고 건강을 돌보지 아니하고 열심히 일해야 할 때가 있기는 합니다마는 일반적으로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나중에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저축을 하는 것은 비성경적인가요? 저축해야 합니다. 저축 외에도 막지 못할 큰 위험을 대비해서, ‘하나님께서 다 지켜주시겠지’라고 하면서 우리가 할 일마저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갑작스럽게 큰 병이 들어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때 사전에 보험을 들었을 때와 들지 않았을 경우는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안타깝게 하는지 모릅니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보험이 저축처럼 변질이 되었습니다마는 원래 보험이란 사고가 나면 여러 사람이 모아서 희생자를 돕는 것이고 사고가 나지 않으면 전혀 돌아오지 않는 것입니다. 원래 보험의 성격이 그런 것입니다. 정말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서 들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노후대책은 어때요? 아무 생각없이 있다가 나이 들어서 너무 어렵게 사는 것도 곤란합니다. 차근차근 생각해 두어야 할 일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살면서 또 미래에 되어질 변화에 대비하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지혜롭게 미래를 대비하는 삶을 살라고 얘기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만을 얘기하시지는 않았습니다. 9절을 봅시다. 이 비유의 말씀을 하시고 진짜 본론이 나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고 얘기합니다.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없어질 때에 저희가 영원한 처소로 너희를 영접하리라’ 이 구절이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이야기와 13절에서 15절까지의 이야기는 거의 같은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13절을 먼저 봅시다.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라고 말씀하시는데 여기 두 주인이 누구를 가리키죠? 하나님과 재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하나님과 재물을 같이 섬길 수 없다고 얘기하고 이 이야기를 들은 바리새인들이 뭐라고 그래요? 바리새인들이 돈을 좋아하는데 돈과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하니까 이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비웃었다고 그러죠? 바리새인들의 태도를 보아서 앞의 말씀은 하나님과 재물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9절의 불의한 재물은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돈이라는 의미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문맥상으로 보았을 때 세속적인 돈이나 어쩌면 우리를 영원한 처소로 인도할 능력이 없는 재물을 가리켜서 불의의 재물이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여러분, 실제로 우리가 가진 재물과 재산은 우리를 의롭게 할 능력이 없습니다. 재물은 우리를 의롭게 하지 못하지만 그 재물을 친구 사귀는데 쓰는 것은 잘 쓰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죠.

9절의 이 말씀이 재물보다는 오히려 친구를 사귀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는데 그 뒷말이 또 이상해요. ‘그리하면 없어질 때에 저희가 영원한 처소로...’ 불의한 재물로 사귄 친구가 우리를 영원한 처소로 인도한다? 그러니까 이게 단순한 친구를 뜻하는 게 아니네요. 우리를 영원한 처소로 인도할 수 있는 친구를 사귀란 말은 결국은 하나님을 사귀라는 얘기로 이해할 수밖에 없죠.

불의한 청지기가 주인의 재산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면서 그 속에 자기가 얻을 이익을 다 숨겨 놓았었는데 청지기가 만약에 그 자리에서 쫓겨나면 주인의 재산을 이용해서 이익을 보려고 감춰둔 것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습니까? 바리새인들이 그 말을 알아들었습니다. 너희가 움켜쥐고 있는 그것이 시대가 바뀌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니냐? 어떤 상황이 오든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아니하는 하나님을 믿으라는 말입니다.

위기의 때에 재물을 움켜쥐고 있으면 그것이 자기에게 아무 소용이 되지 않는다. 그 재물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아들된 예수님을 믿으라는 말씀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이 왜 웃습니까? “돈을 포기하라고요?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란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않고 둘러서 표현하고 있지만 바리새인들은 그 말을 잘 알아들었습니다. 돈을 포기하라는 요구에 그럴 수 없다는 얘기죠.

예수님의 이 비유의 결론이 지혜로워야 하고 재물보다는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는 쪽이라면 모든 걸 팽개치고 하나님만 섬기면 됩니까? 여러분, 재물을 너무 소중하게 여기지 말고 재물을 버려두고 하나님만 섬기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 직장도 버려두고 하나님만 따라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에 대한 답변이 중간에 들어있는, 해석하기 어려운 이 말씀입니다. 10절을 봅시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고 말씀하시는데 충성하라는 거죠. 작은 것에 충성하라는 말입니까, 큰 것에 충성하라는 말입니까?

‘작은 일에 충성하라’면 작은 일에만 충성하라는 말입니까? 목표는 큰 것에 두고 작은 일에 충성하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럼 불의한 경우도 보세요. 11절에,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 충성치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은 불의한 재물에 충성하라는 얘기죠? 그러면서 목표는 참된 것에 있습니다. 그러고 12절에, ‘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치 아니하면...’이라고 말합니다. 남의 것에 충성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진짜 우리가 받아야 할 것은 ‘누가 너희의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 너희에게 줄 것을 목표로 삼으라는 겁니다. 작은 것, 불의한 재물, 남의 것, 세 표현이 다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지극히 작은 것, 불의한 재물, 남의 것’은 세속적인 재물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여기에 충성하라고 말합니다. 세속적인 삶에 충성하고 노력하라고 말하면서 실제 목표는 큰 것, 참된 것, 우리가 누려야 할 것에 두라는 겁니다. 우리가 진짜 받아야 하고 누려야 할 것은 그것인데 그 과정으로써 이 땅에서 작은 것, 불의한 재물에 충성하라는 것이죠. 우리의 진짜 목표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우리가 진짜 누려야 할 것은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은 것에 충성해야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들은 이 땅의 삶을 얼마나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이 땅의 삶에 충실하다는 것은 그 뒤의 표현을 빌리면 ‘재물을 섬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 땅의 삶에 충실하다는 것은 재물을 섬기는 것이 아닙니다. 재물을 주인으로 섬기지 않는다는 말은 재물을 써야 할 곳에 잘 쓴다는 말입니다. 어디에다 써야 돼요? 가장 소중한 일에 써야죠.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고 했죠? 재물을 움켜쥐고 재물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소중한 곳에 잘 쓰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의 삶을 충성스럽게 하는 것이라는 얘기죠. 재물 자체는 불의한 것이고 작은 것이고 남의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진짜 소중한 곳에 쓰라는 겁니다. 친구를 사귀는 데 쓰라는 겁니다.

그 재물이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을 모시는데 도움이 되도록 쓰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의 삶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한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면 여러분 얼마만큼의 돈을 쓸 수 있겠습니까? 어쩌다가 지갑 잃어버리거나 돈을 좀 잃어버리면 얼마나 속이 상합니까? 그렇게 아까운 돈을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 얼마쯤 쓸 수 있겠습니까? 각자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게 쓰라는 겁니다. 이 땅의 삶에 충실하는 것이 바로 재물을 적절한 곳에 사용하는 것이고 작은 것에 충성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떵떵거리면서 살기 위해서, 남 보기에 여봐란 듯이 살기 위해서 재물을 투자하는 것은 이 땅의 삶에 충실하는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또 한가지 말씀을 드리면 작은 일에 충성하라고 말씀하시면서 또 미래에 대해서 대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내일에 대한 생각없이 오늘만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축도 하고 장래에 대한 노후설계도 하고 건강도 챙겨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이 땅에서의 삶도 소중하게 여시기를 바랍니다. 잘 살게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은 작은 것이지만 여기에 충성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그게 목표가 아니란 겁니다. 그 작은 것에 충성한 사람이 그 다음에 큰 것에 충성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 작은 것, 이 땅에서의 삶, 그게 목표는 아닙니다. 우리가 진짜 지향하고 누려야 할 목표는 더 큰 것이 따로 있습니다. 하나님이 따로 있습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이 땅에서의 삶도 결코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이 말을 듣고 있는 바리새인들에게는 예수님의 이 말씀이 자신들의 삶의 최대 목표인 돈을 버리고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셔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청지기가 자기에게 돌아올 몫을 전부 포기하고 사람들의 빚을 전부 탕감시켜 나가는 것처럼 너희가 욕심부리고 있던 그것을 다 버리라는 뜻으로 들렸을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는 비슷하겠지만 두 주인을 섬기지 말고 정말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셔라는 의미로 이해되었을 것입니다.

이 땅의 삶도 소중하기 때문에 저축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진짜 저축은 따로 있다고 생각을 하라는 것이죠.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아껴 쓰고 저축하면서 은행에만 저축하지 마시고 한 군데 더 하셔야 합니다. 천국에도 저축을 하셔야 합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진짜 우리가 신경써야 할 건강은 따로 있습니다. 영혼의 건강이죠. 육신의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면서도 영혼의 건강을 위해서 더 신경을 쓰라는 겁니다.

보험요? 사고날 것에 대비해서 들 건 들어두십시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천국 보험에 가입해 둘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천국에서 누가 보험 모집하러 옵니까? 천국보험을 들라는 말은 우리가 마땅히 써야 할 곳에 아낌없이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돈을 움켜쥐고 발발 떨면 이게 종의 노예입니다. 벌 때는 악착같이 벌어서, 써야 할 때 요긴한 곳에 적절하게 잘 쓰는 것은 돈의 주인이 되는 겁니다. 이 땅에 살면서 작은 일에 충성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큰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몇 가지 비유를 들어봅시다. 아이들 공부시키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습니까? 우리 집에도 고3이 하나 있습니다마는 언제 집에 오는지, 공부는 제대로 하는지 신경쓸 필요도 없고 쓸 수도 없어서 제쳐놓고 있는 셈입니다. 여러분 가정에 고3 하나 있어보면 예삿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이게 큰 일입니까, 작은 일입니까? 예수님의 표현을 빌리면 작은 일이에요. 이 땅의 일입니다.

이 아이가 이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그렇게 고생하고 있는 것도 작은 일입니다. 소홀히 하라는 말입니까, 열심히 하라는 말입니까? 열심히 해야죠. 그러면서 큰 일을 잊지 말라는 겁니다. 큰 일은 뭐예요? 하나님을 알게 하고 신앙으로 바로 서게 하는 것을 잊지 말란 뜻입니다. 이게 큰일입니다. 어떻게 이 큰일을 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든 틈을 내서 기도하고 하나님 앞에 이 아이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부모가 눈물 뿌려 기도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직장에 열심히 충성하는 것 큰 일입니까, 작은 일입니까? 이 땅에 살면서 직장에 충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에 따르면 작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거기에 충성하여야 합니다. 여가 시간에 오락을 즐기는 것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낚시도 필요하고 등산도 필요한 일입니다. 큰 일입니까 작은 일입니까? 작은 일이죠. 우리가 이 땅에서 해야 될 일들이 작은 일이지만 열심히 합시다. 그러니까 직장 일도 열심히 하고, 학생은 공부하는 일에 열심을 품어야 하고, 놀 때는 열심히 놀아야 되죠. 텔레비젼 드라마 볼 때 열심히 보셔야지요. 그러면서 큰 일이 있음을 잊지 말라는 겁니다. 하나님을 우리의 주인으로 모시는 행위가 반드시 따라 다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일이 뭐겠습니까? 예배시간 지키는 것, 기도하는 것, 특별히 성경공부에 시간 내는 것, 이런 일들이 우리에겐 큰 일입니다. 그 큰 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팽개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에게 주어진 작은 일이지만 충성하면서 또 우리의 목표가, 진짜 신경 써야 할 큰 일이 따로 있다는 걸 잊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우리의 삶을 위해서 노력하고 애쓰는 일은 작은 것이고 하나님의 나라를 생각하는 것이 큰 일이라면 큰 일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나 돈을 투자해야 될까요? 그랬다간 모든 것을 다 드려버리면 아무 것도 못하겠네? 제 생각에는 우리가 십일조를 드리는 것처럼 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의 소득이 전부 하나님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십일조만 내라고 하십니다. 소득도 시간도 십일조 정도를 하나님께 드리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텔레비젼 드라마 많이 보셨으면 그 많은 시간중의 십분의 일 정도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공부하는데 써야 되겠다고 생각하면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정도의 여유도 없이 일에만 완전히 몰두한다면 작은 일에 너무 충성하다가 큰 일을 놓쳐버리는 것 아닌가 싶어요. 아이 공부시키는 일에 온통 정열을 다 쏟다가 큰 일을 놓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그 중의 일부 시간을 꼭 떼어내서 하나님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작은 일에 충성하면서 동시에 큰 일을 잊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이 땅에 살면서 작은 일과 큰 일 중에 아무래도 시간이나 돈이 어느 쪽으로 많이 갑니까? 아무래도 작은 일에 많이 가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것을 하나님께서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다 내 놓으라고 하셔도 다 드려야 할 입장이지마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인정하고 계십니다.

신앙이 좋은 사람은 오늘부로 모든 걸 하나님께 다 드리고 쫄쫄 굶다가 내일 죽는 것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이냐? 아뇨! 하나님께서 그런 삶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이 땅에 살면서 하나님을 귀한 분으로 모시면서도 이 땅의 삶도 충실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 날까지는 이 땅의 삶도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말씀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이 불의한 청지기가 사고를 쳐서 쫓겨날 상황이 되었습니다.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고 이게 얼마나 답답한 상황입니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궁리하다가 좋은 방법을 쓰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불의한 방법을 썼지만 그것이 어떻게 주인에게 칭찬을 들었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우리가 이렇게 애쓰고 노력할 때에 선한 것도 아니요 잘 하는 것도 아님에도 그것을 보시고 칭찬하실 분이 우리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노력하고 애쓰고 그것 때문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까?

잘한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때를 준비하는 그것을 기뻐하는 주인이 계시기 때문에 이 청지기의 노력이 칭찬을 받게 된 겁니다. 행동은 절대로 잘한 게 아니었습니다. 탕자의 얘기를 조금 했습니다마는 이 탕자가 집을 나가서 재산을 다 허비하고 와 가지고 다시 아들의 자리를 회복한 것이 아들 탓입니까, 아버지 탓입니까? 그건 확실하게 아버지 탓입니다. 이 불의한 청지기가 불의한 짓을 행했음에도 주인에게 칭찬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주인이 선한 주인이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땅에 살면서 잘하건 못하건 우리가 칭찬을 듣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수 있는 것은 우리를 인도하고 계시는 하나님이 선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분이 우리를 돌아보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비록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도 있지만 용기를 내야 합니다.

지혜롭게 살라고 예수님께서 특별히 당부하십니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 하나님을 아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일입니다. 이 땅에서 살고 있는 한 우리는 이 땅의 삶도 지혜롭게 잘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다 알아 해 주시겠지 하고 기도만 열심히 하고 있으면 다 될 것이라고요? 지혜롭게 하지 못해서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려운 일에 봉착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조금만 생각을 잘 하고 조금만 신중하게 했다면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워요. ‘하나님께서 다 책임져 주시겠지’ 그렇게 믿는 믿음은 꼭 필요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조차 생각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맡겨버리라는 뜻은 절대로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사는 큰 일에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부르시는 그 날까지 이 땅에서의 작은 일에 여전히 충성하라는 명을 받고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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