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를 웃기신 하나님

효자제일교회 강도사:홍 순관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네 아내 사라가 어디 있느냐 대답하되 장막에 있나이다 그가 가라사대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정녕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하시니 사라가 그 뒤 장막문에서 들었더라 아브라함과 사라가 나이 많아 늙었고 사라의 경수는 끊어졌는지라 사라가 속으로 웃고 이르되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내게 어찌 낙이 있으리요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사라가 왜 웃으며 이르기를 내가 늙었거늘 어떻게 아들을 낳으리요 하느냐 여호와께 능치 못한 일이 있겠느냐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네게로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사라가 두려워서 승인치 아니하여 가로되 내가 웃지 아니하였나이다 가라사대 아니라 네가 웃었느니라 [개역, 창세기 18:9~15]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를 권고하셨고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에게 행하셨으므로 사라가 잉태하고 하나님의 말씀하신 기한에 미쳐 늙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낳으니 아브라함이 그 낳은 아들 곧 사라가 자기에게 낳은 아들을 이름하여 이삭이라 하였고 그 아들 이삭이 난 지 팔일 만에 그가 하나님의 명대로 할례를 행하였더라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낳을 때에 백 세라 사라가 가로되 하나님이 나로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또 가로되 사라가 자식들을 젖 먹이겠다고 누가 아브라함에게 말하였으리요마는 아브라함 노경에 내가 아들을 낳았도다 하니라 [개역, 창세기 21:1~7]

성경에도 탁월한 유머 감각이 있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농담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사람이 농담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즐길 줄도 알아야 합니다. 웃자고 한마디 했는데 분위기를 싸늘하게 식혀버리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하는데 듣고 있던 사람이 “아, 그거? 나 아는 얘기야. 그 다음에는 이렇게 이렇게 되고...” 하면서 앞질러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죠? 똑똑하고 아는 게 많은 사람인지는 몰라도 정말 분위기 파악 못하는 사람입니다.

웃자고 한마디 하면 아는 얘기라도 모르는 척 하면서 들어주고 함께 웃어줘야 하는 법입니다. 이건 너무 잘 알아서 탈이 나는 경우이고 또 나쁜 경우는 몰라서 탈인 경우입니다. 농담을 한마디 했는데 그걸 진담으로 듣고 엉뚱한 소리하는 경우가 있죠? 그러면 대인관계에서 상당히 문제가 됩니다. 적당하게 농담을 할 줄도 알고, 즐길 줄도 알고, 웃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서양에서는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할 때 별로 웃을 분위기가 아닌데도 가벼운 유머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참 많더군요. 좋은 거라고 생각을 해요. 6.25동란 때 이야기입니다. 한국에 왔던 어느 미군 부대장이 동네 사람들을 다 불러모았답니다. 미국 사람들이 하는 유머를 글자 그대로 번역을 해 놓으면 한국 사람에게 전혀 우습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대장이 연설을 시작하면서 유머를 한마디 툭 던졌는데, 통역하는 사람이 번역을 해 낼 재간이 없는 겁니다. 아니 글자 그대로 번역을 해 봐야 이 근엄한 한국 사람들이 웃을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이 부대장께서 여러분들을 보시고 지금 웃으라고 하십니다.” 그랬더니 마을 사람들이 “와∼” 웃었다는 거죠. 이 미군 부대장은 자기가 아주 유머러스한 사람인 것에 우쭐해서 연설을 흡족하게 잘 했답니다. 통역치고는 명통역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모였을 때 웃고 즐거워하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 얼굴 표정은 좀 딱딱해요. 지금도 아주 근엄한 얼굴로 쳐다보시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왜 그렇게 심각하세요? 표정이 심각하고 딱딱한 분들은 사는 것도 그렇게 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표정을 부드럽게 만들고 웃음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을 섬긴다면 좀 근엄해야 됩니까? 아니면 즐거워야 합니까?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예배드리는 것 보면 그렇게 즐거운 것 같진 않아요. 찬송가 부르면서 마음껏 손뼉을 치자면 어딘가 눈치가 보입니까? 예배드리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딱딱해져서 찬 바람이 붑니까? 우리가 믿는 신앙고백은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에 대해서 두 가지를 얘기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또 하나는 그를 즐거워하는 겁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과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은 같은 겁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대하는 것, 하나님을 생각만 해도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너무 근엄한 표정으로 계시지 말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즐거워하게 하신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1. 사라를 웃기신 하나님

성경이 즐거운 책입니까? 심각하고 무서운 책입니까? 성경에는 웃음이라는 단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30여 번 정도 나옵니다. 그 중에 우리가 말하는 기뻐서 웃는 것은 기껏해야 세 번 정도밖에 안됩니다. 그럼 나머지 서른 개는 비웃음입니다. 웃음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내용을 보면 비웃음입니다. 성경에 비웃음은 서른 개 안팎인데 반해서 우리가 말하는 웃음이라는 것은 극히 적습니다. 그럼 성경은 비웃음으로 가득 차있는 책입니까? 언젠가 “이상하다. 성경에 왜 웃음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없는가?” 궁금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많이 생각해 보고 알게 된 결론은 웃음은 없지만 기쁨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쁨이나 기뻐하라는 단어가 굉장히 많습니다.

“아, 웃음이라는 것은 우리 얼굴 표정에 묻어 나는 외형적인 것이라면 기쁨은 우리 내면에서 넘치는 것이다. 속이 기쁘고 즐거우면 얼굴에 웃음은 저절로 따라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성경은 얼굴에 나타나는 그런 웃음보다 내면 깊숙히 들어가 있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참된 기쁨을 강조하느라고 기쁨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많이 나오면서도 웃음이라는 단어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성경이 정말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책인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답니다.

하나님은 근엄하시고 엄숙하기만 하신 분일까요? 성경을 잘 읽어보면 하나님도 유머감각이 탁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이 본문에서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어떤 웃음이 있으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유머와 함께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계신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본문 18장 9절부터 봅시다. ‘그 때에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네 아내 사라가 어디 있느냐 대답하되 장막에 있나이다 그가 가라사대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정녕 네게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하시니 사라가 그 뒤 장막문에서 들었더라 아브라함과 사라가 나이 많아 늙었고 사라의 경수는 끊어졌는지라 사라가 속으로 웃고 이르되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내게 어찌 낙이 있으리요’ 사라가 지금 웃고 있는 겁니다. 왜 웃어요? 사라가 웃는 이유가 뭡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전혀 이치에 안 맞기 때문인가요? 지금 사라의 나이가 90입니다. “이 나이에 날 보고 아들을 낳는다고?” 더군다나 ‘경수가 끊어졌고’ 하는 말은 우리 식으로 말하면 폐경기가 이미 지나도 한참 지난 겁니다. 공장문 닫은지 오래 됐습니다. 그런데 내년에 아들을 낳겠다? 이거 웃어야 됩니까? 말아야 됩니까?

사라의 생각에는 “하나님이 나를 웃겨도 지금 한참 웃기십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생각이 어떤 의미에선 아주 위험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사라가 웃었습니다. 때를 잘 맞춰서 웃어야지, 웃지 말아야 할 때에 웃다가는 엄청나게 혼이 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군에 가서 웃다가 많이 터졌습니다. 고참들에게 군기 빠졌다고 야단맞고 기합을 받은 이유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잘 웃는 것이고 또 하나는 노래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졸병시절이 참 처량하더군요. 노래도 못 불러요. 본래 잘 부르지는 못해도 동요나 가곡을 늘 흥얼거리고 다녔는데 노래 소리만 들리면 “졸병이 군기 빠졌다.”고 불러다가 “차려, 열중쉬어...” 이랬답니다. 웃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참이 뭐라 하는데 그 앞에서 씨익 웃으면 바로 얻어터집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웃어요? 사라가 생각하기에는 웃을 이유가 충분히 있습니다.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이라도 도대체 말이 말 같은 말씀을 하셔야 안 웃지요? 아무리 그래도 사라가 좀 조심을 했어야지요. 밖에 손님이 와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엿들으니까 이런 현상이 안 일어납니까(?) 그러니 남의 얘기를 몰래 엿듣지 마세요. 엿들어서 실수가 생깁니다(?). “도대체 내가 이 나이에, 폐경이 지난 지가 언젠데 내년에 아들을 낳는다는 말입니까?” 이건 사라의 생각입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은 능치 못하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하나님으로서는 얼마든지 하실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고 사라가 볼 때는 말도 안되는 것이죠.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 말씀에 사라처럼 씨익 웃고 마는 경우가 적잖게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사라가 보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자기 자신의 능력과 자기 자신의 몸을 바라보니까 웃음이 나오는 거죠. 다행히 사라는 하나님의 지적에 대해서 한 번 버티어 보았다가 이내 돌아섰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마는 하나님의 이런 말씀이나 지적을 곧이 듣지 아니하고 끝까지 버티면 굉장히 위험합니다.

천사가 소돔성에 와서 롯과 그 아내를 불러낼 때에 롯의 사위들이 뭐라고 했죠? “하나님께서 이 성을 멸하려 하니까 빨리 나와야 된다. 가자.” 그럴 때에 사위들이 ‘농담으로 여겼더라’고 합니다. 사위들이 그걸 농담으로 여길 만한 이유가 나름대로는 있었습니다. 마른 하늘에 벼락은 무슨 벼락요? 무슨 불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자기 자신들의 생각과 자기 자신들의 능력으로 볼 때에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는 겁니다. 유사이래 없던 일입니다. 말이 안되는 거예요. ‘농담으로 여겼더라’는 말과 ‘웃었더라’는 것은 같은 말입니다.

하나님의 경고나 말씀이 내 입장에서, 내 생각으로 볼 때 우스운 게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끝까지 웃다가는 심판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능력과 자기 자신의 생각만 의지하다가,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농담으로 여겼다가 큰 일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나 자신을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려야 합니다. 저 말씀하시는 분이 누구며 그 분의 능력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이런 실수를 하지 않는 예방법입니다.

여러분, 성경에는 사람의 생각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는 명령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앉은뱅이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날 때부터 앉은뱅이고 평생 일어서 본 적이 없는 앉은뱅이입니다. 그 앉은뱅이를 향해서 예수님께서 ‘일어서라’ 하십니다. 앉은뱅이가 뭐라고 생각을 할까요? 평생 일어서 본 적이 없는 나에게 ‘일어서라’고 한다면 뭐라 대답을 하시겠어요? 성경에 그런 기록이 있으니까 그런가보다 여기지 말고 우리가 그 입장이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일어서겠습니까? 평생 일어나 본 적이 없는 앉은뱅이가 예수님의 그 말씀에 일어서려고 몸을 움직이려고 마음을 먹는 것은 대단한 믿음입니다. 다음 이야기도 똑같은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강을 건너갈 때 강물이 둑에 콸콸 흘러 넘칩니다. 거기에 하나님의 궤를 멘 제사장들을 보고 들어가라는 겁니다. 들어가라고요? 홍수가 나서 둑에 넘칠 만큼 강물이 콸콸 흘러가는 그 옆에 한번 서 보세요. 오금이 저립니다. 거기를 궤를 메고 들어가라는 거예요. 쉽겠습니까? “하나님 우리더러 죽으라는 말입니까?” 하나님의 답변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들어가라. 그러면 물이 끊어지리라”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맨날 강둑에 앉아 “강물을 끊어줘야 들어가죠.” 합니다. 반면에 하나님은 “들어가라. 그러면 끊어질 것이다.”는 얘기죠.

‘내 년 이맘 때에 아들을 주리라’는 이 말씀에 대해서도 사라가 만약에 한마디 더 한다면 “이왕 줄려면 지금말고 젊을 때에 줘야지 다 늙어 가지고 아무 것도 못할 이 때 아들은 무슨 아들?” 그러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앉은뱅이라면 예수님께서 ‘일어서라’ 할 때 “고쳐줘야 일어나지요?” 어쩌면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요? 하나님께서 기드온에게 많은 군사를 다 돌려보내고 300명만 데리고 가서 싸우라고 합니다. 아니, 적군이 14만이나 되는데 300명 데리고... 아니, 3만 명이라도 모자랄 판인데 다 돌려보내고 300명만 데리고 가라는 겁니다. 가야 될 일입니까? 웃을 일입니까?

우리 기준으로 보면 웃을 수밖에 없는, 말이 안되는 듯한 명령이 성경에 얼마나 많은지 보십시오. 그럴 때 내 생각과 내 기준으로 생각하면 아무 것도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하나님이시지만 이것은 너무 하지 않으신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능력을 볼 것이 아니라 내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그 분의 말씀대로 나아갈 때 기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강물에 제사장들이 발을 들여놓으니 강물이 갈라졌습니다. 앉은뱅이도 예수님께서 손을 잡아 일으킨 것 아닙니다. 일어나라고 말씀만 하셨습니다. 일어나려고 힘을 썼더니 일어났더라는 겁니다. 우리 시선이 나를 향해 있고 내 능력을 생각하고 내 것을 자꾸 계산하고 있으면 우린 언제든지 이런 앉은뱅이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어째 말씀이 말씀 같은 말씀을 하셔야지요?” 이러면 우리는 평생 앉은뱅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보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생각하지 아니할 때, 곧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 돌리지 아니하면 우리는 무능한 인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잘못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은 사라가 하나님의 말씀에 웃고 말았습니다. 사라가 보기에는 하나님은 참 웃기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2. 사라를 웃게 하신 하나님

그런데 그 하나님께서 “왜 웃느냐?” 하시죠. 저는 그 다음 대답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왜 웃느냐?” 뭐라고 대답을 해야 되죠?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하고 두려웠겠습니까? 얼떨결에 한다는 얘기가 “안 웃었는데요.” 이게 왜 재미있는지 아십니까? 저도 어릴 때 그런 기억들이 좀 있거든요. 뭔가 잘못했는데 들키면 나중에 어떻게 되든 간에 발뺌부터 하고 보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데 이렇게 웃고, 책망하시는데 “아니요.” 하는 사라에게 믿음이 있는 겁니까? 아니 믿음의 어머니라고 하는 사람이 맞느냐는 말입니다. 이런 실수 한 번을 가지고 그 사람이 평생 가졌던 믿음을 무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오랜 세월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왔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 한마디로 그 분의 전 생애에 걸친 믿음 생활을 송두리째 부정하시지는 말라는 말입니다.

사정을 살펴보면 사라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시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지금까지 몇 십 년동안 아들없이 지내왔고 이젠 포기했습니다. 다 포기했는데 이제 와서 아들을 주겠다고 그러니까 씩 웃었던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 사라에게 믿음이 없는 처사가 아니냐고 너무 쉽게 말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아무리 신앙이 좋고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해도 어느 순간에 불쑥불쑥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아! 내가 잘못했구나.” 싶을 때 빨리 돌아서기만 하면 됩니다.

사라만 그랬나요? 사실은 하나님 앞에 먼저 웃었던 사람은 사라가 아니고 믿음의 아버지인 아브라함이 먼저 웃었습니다. 17장 17절을 보십시오. ‘아브라함이 엎드려 웃으며 심중에 이르되 백세된 사람이 어찌 자식을 낳을까 사라는 구십세니 어찌 생산하리요 하고...’ 아브라함이 먼저 웃었습니다. 이 아브라함이 믿음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여러분, 그러지 마십시오. 오랫동안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런 믿음이 확실함에도 때로는 이런 실수를 얼마든지 한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베드로 아닐까 싶어요.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그날 밤에 멀찍이 따라가서 한사코 모른다고 부인하고 저주하고 맹세하던 그가 신앙이 있는 겁니까? 신앙이 있다 없다를 너무 따지지 마십시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사랑했던 것은 정말 틀림없습니다. 단지 그 순간에 두렵고 무서웠기 때문에 잠시 정신이 좀 나갔던 것, 실수라고 봐야지 그 문제를 가지고 믿음이 있느냐 없느냐 그래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에 즉각 순종하기보다 웃고 말았던 사라에게 잠시 책망을 하신 후에 약속하셨던 그 아들을 주었습니다. 21장 6절 봅시다. ‘사라가 가로되 하나님이 나로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여기에 웃음이 나옵니다. 앞에서 사라의 웃음은 분명히 비웃음입니다. 그러나 여기 사라의 웃음은 어떤 웃음이죠? 환한 웃음입니다. 7절 끝에 보면 ‘아브라함 노경에 내가 아들을 낳았도다’ 하는데 이게 무슨 말이죠? 아들 많이 낳았던 분들은 “겨우 하나 가지고?” 하시겠지만 사라에게는 이것이 감격에 찬 승리의 찬가입니다. 얼마나 기쁜 노래인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사라에게 이 큰 웃음을 주셨습니다. 사라가 하나님의 말씀에 잠시 실수했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벌을 주셨지만 약속하셨던 아들도 주셨습니다.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에 웃느냐?”고 야단을 치시면서도 약속하셨던 아들은 취소하시지 않았습니다. 그 때 주신 벌이 뭡니까? 아브라함도 웃었고 사라도 웃은 죄로 아들 이름을 ‘웃음이라 하라’ 그래서 이삭이 되었습니다.

이삭의 이름 뜻이 웃음입니다. 어떤 분이 “왜 사람 이름을 보리 이삭으로 붙였냐?”고 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 이삭이 아니라 히브리말로 이삭인데 우리말로 굳이 옮기면 ‘웃음’입니다. 아들 이름을 웃음이라고 한 것은 어떻게 보면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벌을 준 것입니다. 어떤 벌이지요? “하나님이 말씀하시는데 웃어?” 평생 그 때 그 사건을 잊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겁니다.

이삭을 볼 때마다, ‘이삭아!’ 할 때마다 떠오르는 게 뭘까요? 하나님이 아들을 주겠다고 말씀하실 때 내가 웃었지. 사라는 조금 더 찔립니다. 아브라함은 “내가 속으로 웃었다가 하나님께 들켰지.” 할테고 사라는 “내가 웃었는데 하나님이 왜 웃냐 하시잖아 그런데 안 웃었다고 잡아뗐더니 하나님께서 그만 아들 이름을 웃음이라고 지으라잖아.” 이것이 사라로서는 평생에 잊을 수 없는, 글쎄요, 벌이라고 해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저는 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유머감각이 탁월한 하나님께서 너무나 유머스러운 벌을 주신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결코 웃을 수 없는 아브라함과 사라가 되고 맙니다. 그렇게 되고 나니 ‘아들을 번제로 드려라’고 해도 못 웃는 거죠.

3. 부러워할 것 없는 롯의 딸들

우리가 읽은 본문이 너무 뚝 떨어져 있어요. 붙어있어야 되는데 왜 이렇게 떨어져 있을까? 이건 뚱딴지 같은 생각일까요? 성경을 읽을 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뜻밖에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을 하게 됩니다. 떼어놓은 그 안에 두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하나가 롯의 딸들의 이야기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성이 멸망을 당하고 거기서 롯과 두 딸이 간신히 빠져 나옵니다. 이후에 그들은 굴에서 살았는데, 여기는 미성년자 관람불가에 해당하는 얘기니까 미성년자는 새겨듣지 마세요.

두 딸이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들과 결혼할 사람은 없고 후손은 있어야 부끄러움은 면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하기는 글렀지만 자식은 낳아야 하고 후손은 전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아버지에게 술을 먹이고 정신 없는 아버지와 관계해서 둘 다 아들을 낳았습니다.

사라와 아브라함은 정식 부부 사이입니다. 이 부부가 평생을 해로했는데 자식이 없어요. 그런데 롯의 두 딸은 제 정신이 아닌 아버지와 관계해서 둘 다 아들을 낳았습니다. 누가 선수예요? 아들 잘 낳기 선수 말이에요. 사라가 궁금하지 않았을까요? 그럴 일은 없지만 가정해 본다면 사라가 가서 물었습니다. “나는 아브라함과 결혼해서 평생 정상적으로 살았는데도 아기를 하나도 못 낳았는데 너희는 어떻게 그렇게 아들을 잘 낳냐?” 어쩌면 하나님께서 이들을 이렇게 대비시켜 놓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정상적인 부부로 평생을 살면서 아들을 못 낳은 사라가 행복합니까? 아니면 정말 쉽게 아들을 낳은 롯의 딸들이 행복합니까? 누가 더 복이에요? 사라가 더 복이에요. 하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하느냐 하면 “이유가 있어서 사라는 이제까지 아들이 없었다. 아들없이 불쌍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아들 잘 낳는 롯의 딸들을 부러워 할 필요가 없다.” 이게 하나님의 메세지가 아닌가 싶어요. 평생 아들 없이 살아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라가 아들 잘 낳는 롯의 딸들보다 더 복되다는 겁니다.

이런 사라에게 때가 되니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셨고 그렇게 아들을 낳은 사라가 감격에 겨워 외치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 예수 믿는 우리가 어떤 때는 예수 믿는 것 때문에 승진하는 일이나 출세하는 데는 느리고 돈 버는데 재주가 좀 없어요. 그런 반면에 실력도 없고 사람이 그렇게 정직해 뵈지 않는데도 안 믿는 사람들이 훨씬 더 승진 잘 하고 출세 잘 하고 돈도 잘 버는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면 짜증스러울 때가 더러 있어요.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빨리 진급하려면 술부터 잘 마셔야 하고 그리고 적당하게 비위 맞출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 믿는 사람들이 그걸 못하거든요. 여러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빨리 출세하고 돈 잘 버는 사람을 너무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쳐다보면서 “저 놈은 롯의 딸이로구먼. 그 놈 재주 좋다.” 그렇게 웃고 마십시오. 정말 재주 좋지만 롯의 딸 같은 사람들에게 그런 재주를 배울 필요 없습니다. 그게 진정한 복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노파심에 하나 더 말씀드리면 무조건 하나님만 의지한다고 정상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동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때가 되니까 진짜 복을 사라에게 주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사라가 아들 하나 낳는 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그 사이에 정말 아들 잘 낳는 롯의 딸 이야기를 끼워 놓았다는 것이 전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유머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얘기가 또 하나 들어 있습니다. 아비멜렉 사건이죠. 아비멜렉이 크게 잘못한 것 같지 않은데 어쨌건 아브라함과의 관계로 인해서 하나님께서 아비멜렉 가문의 태를 다 닫아 버렸습니다. 도중의 얘긴 다 생략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에게 ‘그 사람은 선지자라 그 사람이 너를 위해서 기도하지 않으면 너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하십니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찾아와서 기도해 달라고 하니까 아브라함이 아비멜렉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20장 17, 18절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매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사 생산케 하셨으니 여호와께서 기왕에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연고로 아비멜렉의 집 모든 태를 닫히셨음이더라’ 모든 여자들이 아들을 낳지 못하도록 하나님이 조치를 취해 버리셨는데 아브라함이 기도 한 번 딱 했더니 싹 다 풀렸더라는 말입니다.

여러분, 이것도 참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이 그렇게 능력있고 기도 잘 하면 우선 아비멜렉의 집을 위해 기도할 게 아니고 사라를 위해서 먼저 기도해야 되지요. 기도 안 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분명히 네 몸에서 자식이 난다고 했을 때 아브라함이 약간 삐쳐서 “마 됐습니다.” 한 적도 있거든요. 하나님께 아들 달라고 기도 안 했겠습니까? 많이 기도했음에도 하나님께서 아들 안 주셨단 말이에요.

그런데 저 옆집에, 별로 좋지도 못한 저 집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 한 번 했더니 하나님께서 깨끗이 들어주셨다는 얘깁니다. 어떻게 보면 이거야말로 정말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자기는 아들 하나 못 낳으면서 남의 집을 위해 기도한다? 그런데 그 기도는 깨끗하게 이루어졌단 말이에요. 왜 이렇습니까? 중요한 건 아브라함의 기도나 아브라함의 능력이 아닙니다. 이 아브라함을 통해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느냐는 하나님의 의도, 하나님의 계획이 중요한 것이란 얘기죠.

아브라함이 아들 낳은 이 이야기 속에 다른 두 이야기를 끼워 놓은 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늦었지만 분명히 아들을 주는데 이 아들이 진짜 복이지 아비멜렉의 집안이나 롯의 딸들이 낳은 아들이 복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의 기도를 보면서 생각나는 성경 구절은 고린도후서 6장 10절 입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누구 얘깁니까?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브라함 보세요. 자기는 아들 하나도 없으면서 아비멜렉의 집의 태를 위해서 기도하니까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다 들어주셨습니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나 자신은 그렇게 화려하지 아니하고 나는 그렇게 두드러진 것 같지 않지만 나를 통해서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부요하게 할 수 있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뜻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 그냥 겉으로 보면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어요. 초라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가진 자라고 말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우리가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참 힘없고 약해 보이고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우리가 우리 자신들을 볼 때 생각을 좀 바꾸셔야 합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전문가, 정치인이 따로 있지만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바울이 배를 탔을 때 그 배를 몰고 가는 전문가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선장도 있고 선원들도 다 있었지만 그 배의 운명은 바울에게 있었습니다. 요나가 배를 타고 도망갑니다. 이 배를 살리기 위해서 선원들이 배에 있는 모든 물건을 버리고 모두가 자기 신들에게 열심히 기도하고 그랬지만 그 배의 운명은 그 선장과 선원들에게 달려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요나에게 달려 있었습니다. 황제 옥타비아누스, 성경에는 아구스도(아우구스투스)가 전 로마제국에 명령을 내려서 전원 고향에 돌아가서 호적하라 명령을 내렸지만 하나님의 관심은 그 명령을 통해 움직이는 수 많은 사람들 중에 저 북쪽 갈릴리에서 베들레헴으로 옮겨가는 배부른 마리아 한 사람에게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세상이 혼란스럽고 혼돈스러울 때에 그리스도인들이 나라를 위해서 기도해야 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경제 문제를 살리기 위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정말 볼 것 없고 보잘 것 없지만 나라의 운명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기억을 하면서 기도해야 합니다. 소돔 고모라가 멸망하기 전에 하나님이 요구하셨던 것은 의인 10명이었습니다. 의인 10명이 없어서 무너졌거든요.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담당해야 할 사명이 그것입니다.

가난한 자 같지만 자기가 부자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부요하게 하는 것, 자기는 아들 하나도 없으면서 기도 한 번 해서 아비멜렉의 집의 태를 다 열어놓은 이 아브라함의 모습 속에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제대로 순종하지 못하고 웃고 말았던 사라였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끝내 웃게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는 언젠가 크게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4. 다시는 웃지 못하는 사라

마지막으로 하나 더 생각해 볼 것은 다시는 사라가 하나님의 말씀에 웃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왜 못 웃는지 아시죠? 그 때 한번 웃었다고 아이 이름을 웃음이라고 붙여놨으니 하나님께서 “왜 웃느냐?” 할 때 “아뇨” 했던 이 장면을 사라는 평생 못 잊습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웃을 수밖에 없는 말씀을 하셔도 옛날 생각이 나서 못 웃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느 날 아브라함이 와서 “하나님께서 이 아들을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라고 한다.”면 어떡하겠어요? 아비가 아들을 번제로 드리겠다고 갈 때 엄마가 어떻겠어요? 맨 정신으로 그냥 보내요? 아무리 하늘 같은 남편이라도 이건 안됩니다.

요즘 같으면 더더욱 안되죠. 차라리 남편 없이 살지 이게 어떻게 얻은 아들인데... 그 문제에 대해서 기록이 분명치 않으니까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사라는 웃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면 웃을 수 없어서 기꺼이 보냈으리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의 말씀에 다시는 웃을 수 없는 사라였을 테니까요. 사라 뿐만 아니라 아브라함도 마찬가지죠.

제가 어릴 때 스케치북 산다고 500원 얻어가지고 200원짜리를 샀죠. 300원은 만화방으로 갔습니다. 스케치북 하나 사들고 집에 들어오니까 우리 누나가 “그게 무슨 500원이냐 200원이면 되겠다.” 하는 겁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화를 팍 내면서 “내하고 문방구 가 보자. 가가 만일 이거 500원 맞으면 누나 죽었다.” 그러면서 끌어 당겼던 기억이 나요. 그 뒷 장면이 기억에 없어요. 참 다행이긴 다행인데 그 때 우리 누나가 따라 나와서 문방구까지 같이 같더라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조카들 다 모이고 형제들 다 모여 즐겁게 지내다가 우리 누나가 “쟈가 옛날에 있잖아...” 하면서 스케치북 사건 꺼낼까봐 조마조마합니다. 제 느낌에 우리 누나는 그 일을 깨끗이 잊어먹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생생해요. 뭐가 생생한지 압니까? 500원짜리를 200원에 샀다는 것 말고 “가 보자” 하고 끌어당겼던 것 말이에요. 그런데 사라는 저보다 더했을 겁니다. 감히 하나님을 상대로 “안 웃었는데요.” 했거든요. 다시는 웃을 수 없게 하나님께서 만들어 버렸습니다.

예배 출석 잘 하는 어느 집사님이 한 번 수요일날 빠졌는데 목사님께서 볼 때마다 “어! 수요일.” 하거든요. 아니, 자주 빠진 것도 아니에요. 안 빠지고 잘 나오다가 한 번 딱 빠졌는데 목사님이 “수요일 집사, 보자.” 그러면 어떻게 돼요? 원수됩니까? 볼 때마다 ‘수요일 집사’ 하면 다시는 수요일 예배에 빠지긴 어려울 겁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사라를 어떤 말씀을 하셔도 웃지 않고 순종할 수밖에 없는 신앙인으로 만들어 가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웃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았으니 불행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도저히 웃지 못하니까 아들을 바치라 해도 아들을 데리고 갑니다. 그렇게 해서 아들 잃었습니까? 엄청난 복을 받았습니다. 아들을 번제로 드리려 갔다가 아브라함이 받은 복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부임해서 몇 주 안되어서 그 말씀을 드렸거든요.

하나님의 말씀에 도저히 웃을 수 없어 순종한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가를 뼈저리게 느끼고 그 산을 내려옵니다. 하나님 말씀에 웃지 못하는 것이 불행스러운 것이 아니라 정말 엄청난 복입니다.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하나님께서 이런 복을 허락하셨다는 말입니다.

결론을 맺겠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이 우습게 보입니까? 성경말씀이 내게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우습단 말이에요. 정 우습게 여겨지거든 웃으셔도 됩니다. 웃으세요.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먹고 잘 사는데 나는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운데... 이런 내가 행복하다고? 하나님, 정말 웃기십니다.”

아니면 “이런 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요? 내가 어떻게 하나님의 아들이 될 자격이 있습니까?” 내가 나 자신을 돌아볼 때 도무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려질 수 없고 우습기만 하거든 웃으십시오. 내 수준이 그것밖에 안되니까 우스운 걸 어떡합니까? 그러나 하나님 품에서 떠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아들로 머물러만 있다면 그 우스운 말씀이 진실로 나를 웃게 만드실 것입니다.

지금은 우습지만 하나님께서 나를 정말 웃게 만드실 거라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내 생각에는 도무지 이해되지 아니하고 우습기 그지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도 처음부터 감사하고 받으시면 정말 크게 웃을 날이 올 것입니다. 말씀이 내게 맞지 않고 내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말씀에 기꺼이 ‘아멘’ 하고 순종합시다. 정말 큰 복을 누리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내 육신대로 내 잘못된 생각대로 일 다 저질러 놓고 그 다음 하나님께 매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 이런 말을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목사님이야 목사님이니까 맨날 그런 말하지 우리 형편되어 봐라.” 그러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놀라운 복을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은 내 머리로 다 이해되는 복이 아닙니다. 내 머리로는 상상도 못했던 복을 주실 것입니다. 사라가 아들을 낳으리라는, 상상도 못했던 복을 받았습니다.

때로는 실수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실수하고 실패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하나님의 손에 잡혀 있기만 하다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하게 인도하실 것이고 혹시 실수를 범했으면 하나님께서 벌을 주실 수도 있죠. 그러나 그 벌마저도 우리를 징벌하고 괴롭히려고 하는 벌이 아니라 우리를 오히려 하나님의 자녀답게 이끌어 가는 수단이 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기만 하다면 하나님의 손에 잡혀있기만 하다면 롯의 딸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비멜렉의 가정을 부러워할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이 땅에서도 진정한 행복과 최후의 승리자는 하나님의 손에 잡힌 자의 것입니다. 가진 것은 하나도 없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우리들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운명 나라의 운명까지도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걸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잘났든 못났든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요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귀한 일을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세상에 많은 잘난 사람 제쳐놓고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서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을 잘 살아가시기를 당부합니다.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