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의 꿈, 요나단의 행복

효자제일교회 전도사:홍 순관

다윗과 그의 사람 육백 명 가량이 일어나 그일라를 떠나서 갈 수 있는 곳으로 갔더니 다윗이 그일라에서 피한 것을 혹이 사울에게 고하매 사울이 가기를 그치니라 다윗이 황무지 요새에도 있었고 또 십 황무지 산골에도 유하였으므로 사울이 매일 찾되 하나님이 그를 그의 손에 붙이지 아니하시니라 다윗이 사울의 자기 생명을 찾으려고 나온 것을 보았으므로 그가 십 황무지 수풀에 있었더니 사울의 아들 요나단이 일어나 수풀에 들어가서 다윗에게 이르러 그로 하나님을 힘있게 의지하게 하였는데 곧 요나단이 그에게 이르기를 두려워 말라 내 부친 사울의 손이 네게 미치지 못할 것이요 너는 이스라엘 왕이 되고 나는 네 다음이 될 것을 내 부친 사울도 안다 하니라 두 사람이 여호와 앞에서 언약하고 다윗은 수풀에 거하고 요나단은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라 [개역, 사무엘상 23:13~18]

일제시대 때, 나라를 빼앗긴 그 때에 여러분의 아버지가 임시정부 수반이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러분이 그런 아버지를 모신 20살쯤 난 아들이었다면 무슨 꿈을 가지고 있었겠으며 그 꿈이 나중에 어떻게 이루어졌을지 상상을 해 보십시오. 이렇게 상상해 보시면 오늘 이 본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요나단이 처한 상황이 거의 이와 비슷합니다.

요나단이 한창 젊은 시절에 아버지가 왕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블레셋의 식민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힘도 없고 군사도 없고 능력도 없던 시절입니다. 더군다나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이 사울을 왕으로 인정한 것도 아닌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사울이 군사를 모집했는데 삼천 명 정도 모집했습니다. 이천 명은 사울이 거느리고 아들 요나단에게 천 명을 거느리도록 했습니다. 요나단이 군사 천 명을 데리고 어느날 블레셋 수비대를 친 겁니다. 블레셋 수비대는 지금 식으로 말하자면 수비대라기보다 주둔군입니다. 이스라엘을 다스리기 위해서 이스라엘 경내에 설치해 놨던 주둔군과 싸움이 붙었고 결국은 그것이 동기가 되어서 블레셋이 대대적으로 침공해 옵니다.

블레셋이 쳐들어오는데 군사가 해변의 모래와 같이 많았더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군사는 다 합쳐야 삼천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요나단이 너무나 무모한 짓을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제대로 훈련도 되지 않은 군사를, 겨우 삼천 명을 거느리고 있으면서 아버지가 떼어 준 천 명을 가지고 이렇게 전쟁을 시작하느냐는 말입니다. 굉장히 무모한 전쟁이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어쨌거나 블레셋이 쳐들어오고 군사를 동원해서 막느라고 섰는데 사울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바로 그 전쟁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되죠. 군사들은 흩어져 나가고 자기를 세운 사무엘은 오지 않고, 두려운데, 블레셋 군대는 너무나 많고, 그래서 자기가 해서는 안될 제사를 지냈고 그 일로 인해서 하나님에게 버림받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하는 말씀이 이때 주어진 겁니다.

여러분, 사울이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순종하지 않았다라고 말하기 전에 사울이 처했던 상황도 좀 이해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참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그 어렵던 상황에서 요나단이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상하게 그 일은 기억하지 못하고 사울이 실수한 것만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전쟁에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마는 일단 이스라엘이 승리합니다. 요나단 때문입니다.

부대 편성을 하다 보니까 아버지 사울과 요나단이 좀 떨어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연락이 잘 안되는 상태에서 요나단이 단신으로 블레셋 진영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때 그가 했던 말이 있습니다. 14장 6절입니다. 감히 덤벼들 엄두가 나지 않는 블레셋을 향하여 요나단이 자기 부관 하나만 데리고 단신으로 들어가서 휘젓습니다. 그 때 한 말이 ‘자기 병기든 소년에게 이르되 우리가 이 할례 없는 자들의 부대에게로 건너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일하실까 하노라 여호와의 구원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리지 아니하였느니라’ 사람이 많고 적은 것도 엇비슷이라도 해야지 자기편이라곤 딱 둘 아닙니까? 적군은 해변의 모래같이 깔렸는데 거기를 둘이서 쳐들어가자는 겁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겁니까? 그러나 요나단이 볼 때는 말이 되는 거예요.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사람 숫자가 많고 적음에 달린 게 아니라는 겁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은 계산이 안 맞을 때가 참 많습니다. 두 명이 어쩌자는 얘깁니까?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이다. 가자’는 거예요. 그래서 갔습니다. 무슨 대책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가서 블레셋 군대하고 붙었습니다. 어쨌건 두 명입니다. 그런데요 땅이 심하게 흔들렸답니다. 동시에 블레셋 사람들의 마음이 두렵고 떨려서 정신없이 싸우다 보니까 자기들끼리 막 싸우는 거예요. 사울과 군사들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적진이 흔들리더라는 겁니다.

사울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이유 중에는 삼천 명이었던 군사들마저 두려워서 자꾸 도망을 가는 겁니다. 그래서 남은 숫자가 6백명밖에 안되었습니다. 도망간 사람들은 요단을 건너서 도망갔다고 합니다. 요단을 건너서 도망갔단 얘기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일본하고 전쟁이 붙었는데 압록강을 건너 도망갔다는 뜻입니다. 백성들이 지금 그 모양입니다. 남은 숫자가 6백이니까 사울이 두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똑같은 상황인데 사울 왕은 두려움에 떨다가 실수를 하고 요나단은 단신으로 적진을 휘젓고 있습니다. 백성들의 일부는 굴에 숨고 일부는 도망갔는데 블레셋 진이 흔들리고, 떨리는 게 눈에 보이더란 말입니다. 사울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궁금해 하고 있는데 도망갔던 군사들이 그 소식을 듣고 다시 몰려옵니다. 그래서 다시 용기를 내어 블레셋과 싸우지만 이긴 건 아니고 그냥 밀어내는 정도로 일단 마무리가 됩니다.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충돌을 계속 일으키면서 세월이 많이 흘러갑니다.

요나단의 입장으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 비록 잠시지만 블레셋 군대를 밀어내고 이제 나라가 서서히 기틀이 잡혀가는 이런 시점에 요나단에게 꿈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성경에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제일 큰 소원이 나라의 독립이 아니었겠습니까? 독립이 되고 아버지가 초대 임금님이 되고 그러면 자기는 두번째 왕 아닙니까? 우리에게는 전혀 가능성이 없어서 왕이 된다는 것이 아무런 감동이 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요나단에게는 얼마나 가슴설레는 일이었을까요?

어떤 분이 포항에서 총각시절에 파출소장을 했는데 자기 장인에게 그런 말을 하더랍니다. 파출소장도 한 번 해보면 손을 못 놓는답니다. 소위 말하는 권력의 맛이 그렇게 좋답니다. 파출소장요? 권력으로 치면 파출소장이 높으면 얼마나 높겠습니까마는 한 번 해 보면 그게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모른답니다.

욕을 그렇게 먹어가면서 굳이 시장 선거에 나오고 도지사, 국회의원에 나오는 이유를 아마 우린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아침마다 길에 서서 인사 열심히 하시는 분들 있죠? 아마 우리들 대부분은 ‘저거 안 하고 말지’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번 맛을 들이면 헤어나기 어렵답니다. 하물며 눈 앞에 왕의 자리가 보이는데 그런 꿈을 가지지 않았을까요? 요나단이 당연히 품을 수 있는 꿈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요나단의 꿈이 허물어진다고 할까요 아니면 요나단 스스로가 포기한다고 그럴까요?

요나단은 스스로 이 꿈을 접었습니다. 다윗을 만났을 때입니다. 다윗을 만나고 난 후에 자기의 꿈을 다 접고, 오직 다윗을 위해서 헌신하고, 다윗을 세우기 위해서 자기의 남은 생을 다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나단이 아마 다윗을 멀리서 본 적이나 들은 적은 있었겠지만 결정적으로 다윗을 만나게 된 것은 다윗이 골리앗과 싸운 직후입니다.

저는 다윗이 골리앗과 싸운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 그런고 하니까 제가 자랄 때 다윗 얘길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한 번 해야지’라는 생각은 들지 않고, 자꾸 반대쪽으로 갔어요. ‘다윗은 어릴 때 저렇게 위대한 신앙을 가졌었는데...’ 하고 자신을 돌아보면 너무 거리가 멀었어요. 흉내내기 어려운 사람이었기에 기가 많이 꺾였고 나는 제대로 된 신앙인이 되기가 참 어렵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다윗이 골리앗과 싸운 얘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제게는 다윗이 놀라운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울 때 남긴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윗과 싸우기 위해서 물맷돌과 끈, 그리고 조그마한 작대기를 들고 가니까 골리앗이 기가차서 한마디 했습니다. ‘네가 나를 개로 알고...’ 지금 우리 식으로 하면 ‘작대기를 들고 개 잡으러 오느냐?’는 거겠지요. 골리앗이 보기에 다윗은 참으로 웃기는 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다윗은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 오늘 여호와께서 너를 내 손에 붙이시리니 내가 너를 쳐서 네 머리를 베고 블레셋 군대의 시체로 오늘날 공중의 새와 땅의 들짐승에게 주어 온 땅으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계신 줄 알게 하겠고 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무리로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붙이시리라’라고 소리칩니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 우리 아이들은 이 말씀이 복음송에 있어서 참 잘 부릅니다.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 전쟁에서 이기고 지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 하실 일이니까 ‘너는 거구에 칼과 창과 단창으로 무장을 해서 나올지라도 넌 오늘 하나님의 손에 죽었다’는 이야기인데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이라는 말과 요나단이 블레셋과 싸울 때 남긴 말 ‘구원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린 게 아니다’는 말과 비교해 보십시오. 같은 얘깁니다. 젊은 시절에 뜨겁게 하나님을 사랑하던 요나단이, 골리앗과 싸우러 나가면서 다윗이 남긴 말을 들을 때에 가슴이 뛰는 겁니다. 정말 가슴이 뛰는 겁니다.

여러분, 이런 체험이 한, 두 번이라도 있으시기 바랍니다. 요나단이 다윗의 그 말을 들었더니 가슴이 뛰어서 견딜 수 없는 거예요. 그 날로 요나단의 마음이 다윗과 연락되었다고 합니다. 마음이 통해서 다윗에게 그만 완전히 빠져 버린 겁니다. 그날 요나단은 자기가 입던 옷과 창과 모든 것을 벗어서 다윗에게 건네 줍니다. 월드컵 축구 시합 끝나고 선수들이 땀에 절은 옷을 바꾸어 입는 것 보셨죠?

어떤 사람들은 위생상 좋지 못하다고 해서 비판을 했다고 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그랬다는데 아마 좋은 성적을 못 거두니까 샘이 나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위생상 좋지 못하다는데도 땀에 절은 옷을 왜 바꿉니까? 그것도 다 그러는 게 아니더군요. 비록 적이었지만 정말 훌륭한 선수로 인정하는 경우에 옷을 바꾸어 입었다더군요. 시합 후에 옷 바꿔 입는 것의 원조가 요나단이 아닐까요? 다윗이 마음에 들어서 자기가 입었던 옷을 전부 다윗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날 언약을 맺은 거죠.

여러분, 우리말에도 친구를 보면 사람을 안다고 하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경우 친구는 자기와 비슷하게 마련입니다. 학교에 어떤 문제가 생겨서 학부모를 소환하면 학부형들은 첫마디가 “아이고 선생님 우리 애가 본래 나쁜 애가 아니고요 친구를 잘못 사귀어 가지고...” 십중팔구 그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적당하게 넘어가 줍니다. 그런데 성깔있는 선생님을 만나면 야단을 맞지요. “걔가 친구를 잘못 사귄 게 아니고 얘가 다른 친구를 다 버립니다.” 내용을 보면 그 말이 맞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얘가 지금 다른 애들을 다 망치고 있는데도 엄마는 무조건하고 자기 아이가 본래 그런 애가 아니고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애가 버렸다는 얘길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주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왜 그런 친구를 사귀느냐 하면 둘 다 비슷하니까 만나는 겁니다. 거의 대부분 그렇습니다.

요나단이 다윗을 보는 순간에 그렇게 마음이 동하고, 그렇게 헌신적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뜨거운 열심이 그 두 사람 속에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요나단이 다윗을 얼마나 사랑한 줄 아십니까? 자기 아버지보다 더 사랑합니다. 오늘 읽은 본문에서도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다음에 왕 될 사람이 내가 아니고 너라는 거예요.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다음에 왕이 될 사람은 바로 너다’ ‘그 다음에 나’라는 말은 내가 왕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상적이라면 다음 왕은 자기인데 그 자리를 다윗에게 깨끗이 넘기는 겁니다. 난 왕이 되려고 하는 마음이 없다.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다음 왕 될 사람은 바로 너다라는 겁니다.

요나단이 다윗을 자기 생명보다 더 사랑했다고 말합니다. 왕의 자리까지 포기하고 다윗을 사랑했다는 것은 그것이 진짜 사랑이었다는 아주 구체적인 증거입니다. 그 요나단이 죽었을 때 다윗이 요나단의 사랑을 표현하기를 ‘여인의 사랑보다 승하였도다’라고 합니다. 여인의 사랑이 그렇게 위대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나 알 수 있는 것은 자기 부모, 형제, 본적까지 다 버리고 시집왔으니 대단하다고 해야지요. 여인이 한 남자에게 빠지게 되면 나라도 팔아먹는 증거가 있어요. 부모를 다 버리고 나라까지 버린 예가 있지요? 누구입니까? 낙랑공주요. 고민하면서도 신랑을 따라서 부모를 다 버리고 나라를 다 버리더라는 겁니다. 그것이 여인의 사랑인가? 그럴 수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인의 사랑이 그러하다 칠 때 다윗이 요나단을 향하여 하는 말이 여인의 사랑보다 더 승하였다, 더 하였다는 겁니다. 요나단이 다윗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성경 여러 곳에서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요나단은 다윗을 만나는 순간에 자신의 꿈을 깨끗이 접어 버렸습니다. 그저 다윗을 세우기 위해서 온갖 정성을 다 했습니다.

다윗이 그일라에 있을 때 사울이 다윗을 잡으러 온다는 소문을 듣고 도망을 갔는데 다윗이 도망간 장소를 13절에 보시면 ‘그일라를 떠나서 갈 수 있는 곳으로 갔다’고 합니다. 갈 수 있기만 하면 어디든 갔더라는 말입니다. 14절을 보세요. 다윗이 황무지 요새에도 있었고 십 황무지 산골에도 있었지만 사울이 매일 찾되 하나님이 그를 그의 손에 붙이지 아니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의 손에 붙들리지 않게 하셨지만 다윗은 죽지 않기 위해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도망 다녔다는 뜻입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그렇게 도망다니고 있을 때에 요나단이 아버지와 함께 다윗을 잡으러 온 겁니다. 그런데 그 부대에서 살짝 이탈해서 다윗을 몰래 만난 겁니다. 왕이 알면 이건 사형에 해당됩니다. 이전에도 요나단이 다윗을 구하기 위해서 자기 아버지에게 목숨을 걸고 충고를 하다가 죽을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지금 목숨을 걸고 다윗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겁니다.

왕의 눈을 피해서 몰래 들어가서 다윗을 만납니다. 다윗을 만나서 한 얘기가 뭔지 보세요. 이건 반역도 보통 반역이 아닙니다. 17절을 봅시다. ‘두려워 말라 내 부친 사울의 손이 네 손에 미치지 못할 것이요...’ 이 말 자체도 반역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너는 이스라엘의 왕이 되고...’ 이것은 무슨 죄입니까? 대역죄에 해당됩니다. 사극을 보세요. 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왕세자가, 다음에 왕이 되도록 공인받은 왕세자라도 왕의 자리를 함부로 얘기를 못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누구를 향해서, 누가 왕이 된다고 하는 겁니까? 이건 대역죄요,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게 다윗을 격려하고 요나단은 돌아갑니다. 이 만남 후에 요나단은 다윗을 만나지 못합니다. 영원한 이별이 되고 마는 것이죠.

여러분, 요나단이 애국자입니까 아닙니까? 요나단의 이 행위가 애국입니까 아닙니까? 어렵습니까? 왕자로서 나라를 위해서 해야 될 짓이냐 아니냐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면 대답하기 어려우니까 놔두고, 아버지에 대해서 효를 다 하는 겁니까 안 하는 겁니까?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불효막심한 아들이 있습니까? 아버지가 죽이라는 그 원수를 몰래 찾아가서 영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요나단이 너무 불효막심한 사람이 아니냐는 얘깁니다.

해답은 오히려 간단합니다. 요나단은 정말 충신입니다. 정말 충성한 사람이에요. 누구에게 충성하는 겁니까? 하나님께 충성입니다. 하나님께 충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에 필요하다면 왕의 자리라도 버릴 수 있고 아버지를 버려야 할 상황이면 버릴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하나님께 대한 충성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나단이 효자가 아니었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저는 요나단을 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이 아버지가 전쟁에서 죽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 버림받은 왕이요, 자리를 다윗에게 물려주지 않으면 안될 그 아버지와 끝까지 함께 싸우다가 끝내 아버지와 함께 죽은 일입니다. 요나단을 가리켜서 불효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 아버지를, 불쌍한 아버지를 끝까지 돌아보며 함께 동행하면서도 다윗을 이렇게 대하는 것은 그만큼 분별력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요나단은 정말 하나님께 충성한 사람이었고 아버지에게 효를 다한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에 대한 그의 태도가 결코 흠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CCM 가수 이름 중에도 다윗과 요나단이 있을 겁니다. 저는 늘 요나단과 다윗이라고 말합니다. 다윗보다 요나단이 더 위대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을 말하기보다 요나단을 말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해서 그렇게 사랑을 시작할 때에 나이가 요나단이 훨씬 많습니다. 요나단이 죽고 난 다음에 다윗이 슬픈 노래를 지어 부르면서 요나단을 형이라고 불러요. 아마 나이 차가 상당히 났을 것 같습니다. 또, 처음 만났을 때 요나단은 왕자입니다. 다윗은 시골 목동이었고 가끔 궁에 들락거리긴 했습니다마는 사람 눈에 뜨일 만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만나서 참 귀한 사랑을 나눴다면 그것은 형이 베푸는 것이지 대등한 사랑은 아닙니다. 다윗의 입장에서는 그냥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단 말입니다. 심지어 골리앗과 싸우러 가기 전, 전장에 나갔을 때 다윗은 형님들에게까지 구박을 받았거든요. ‘너 이놈 전쟁 구경하러 왔지?’ 그래서 형님들에게까지 밀려날 정도로 어렸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어렸던 것 같지는 않은데 형들이 볼 때는 그렇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요나단이 다윗에게 쏟은 사랑입니다. 내리사랑입니다. 두 사람은 동등한 우정 관계라기보다 요나단이 베풀어준 사랑이 훨씬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요나단이 더욱 위대한 것이죠. 그런데 이 땅에서 복을 받아 누린 사람은 다윗입니다. 요나단은 정말 하나님께 충성하고 아버지에게 효를 다한,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지만 이 땅에서 받은 복이 없습니다. 결국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비참하게 죽었을 뿐입니다. 반면에 요나단에게 그렇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다윗은, 물론 다윗도 하나님 앞에서 아름다운, 정말 아름다운 신앙의 용사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요나단에 비해서 다윗은 너무 호강을 누렸단 말입니다.

제목을 ‘요나단의 꿈 요나단의 행복’이라고 적었습니다. 요나단의 꿈은 이해할 수 있겠는데 요나단의 행복은 그럼 뭐겠어요? 아니 요나단이 진정으로 행복했을까요? 해답은 오히려 신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세례요한이 이 땅에 와서 정말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조그마한 계집아이의 춤값으로 목이 달아났습니다. 적어도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러 왔던 세례요한이 큰 일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거나 나라를 위해서, 혹은 민족을 위해서 죽임을 당했다면 후대에 당당하게 자랑할텐데 겨우 계집아이의 춤값에 죽어 버렸습니다. 왜 이렇게 비참하냐는 말입니다.

여러분, 세례요한의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행복이란 전혀 없나요? 세례요한 스스로 한 말이 있습니다. 제자들이 와서 “선생님 우리에게 왔던 저 분들이 선생님이 말씀하신 저 선생님에게로 다 갑니다. 큰일났습니다.” 그랬을 때 세례요한이 뭐라고 합니까?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한복음 3:30)’ 그 다음은요? 그 바로 앞에 말은 ‘그는 신랑이고 나는 신랑의 친군데 친구가 신랑의 음성을 듣는 그 기쁨이 내게는 충만하였다’고 하는 겁니다. 자신이 신랑이 아니라는 걸 세례요한이 알아요. ‘난 신랑이 아니요 그 신랑의 목소리를 듣는 그 기쁨이 내게 충만하였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게 세례요한의 기쁨입니다.

좀더 나아가서 보면 세례요한이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야 했던 것은 장차 예수님 역시도 그렇게 비참하게 돌아가시는 것에 대한 예표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을 비참하게 보지 않습니까? 우리에게는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와서 죄인들을 위해서 죽었다는 것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비참한 일입니다. 세례요한이 뭣하러 온 사람입니까? 예수님의 길을 보여주고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러 온 사람이니 앞으로 예수님께서 그렇게 돌아가셔야 할 터이니 세례요한도 그렇게 죽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어떻게 잘 사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역할이 그것이며 그로 인한 기쁨이 충만했다고 합니다.

세례요한은 그렇다치고 그럼 요나단은요? 왜 요나단의 얘길 하다가 세례요한 얘길 하느냐 하면 다윗의 나라가 영원 무궁하고 다윗이 가장 강력한 나라를 세우게 되리라는 것은 장차 이 땅에 임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다윗이 이 땅에서 예수님이 해야 할 일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 요나단은 세례요한이 해야 할 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여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요나단은 이 땅에서 자기가 누릴 진정한 행복은 자기가 왕이 되고 자기 나라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그 임무를 부여받은 다윗을 세우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서는 불행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불행하게 죽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땅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 하나님께서 주신 일을 마땅히 감당했다는 기쁨이 충만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기쁨은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사는데 있는 게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가 진정한 기쁨을 소유하고 있다면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든지 우린 기뻐할 수 있는 겁니다. 진짜 행복할 수 있는 겁니다. 남이 부러워할 만한 조건이 다 주어졌다 싶은데도 자세히 보면 괴롭고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좋은 집, 명예, 부, 재산 이런 것이 어느 정도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좋은 집이나 많은 재산이 오히려 불행의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보기에 요나단이 행복할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하나님에게 충성한 요나단의 생이 그렇게 끝난다고 할지라도 진정한 행복을 소유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먼 훗날 하나님의 나라에 가서 요나단과 다윗이 다시 만났을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 앞에 가서 두 사람에게 상급이 있다면 누가 큰 상급을 받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전 분명히 요나단입니다. 요나단이 더 큰 상급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서 상급에 너무 의미를 많이 둘 필요는 없겠습니다마는 정말 요나단이 다윗에게 가리워질만한 사람이 아니란 사실이죠.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이 사역을 위해서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득권조차 깨끗이 포기하고 다윗을 세웠던 이 요나단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아름다웠을까요?

여러분, 우리가 이 땅에서 승진도 해야 되고 돈도 벌어야 하고 아이들도 잘 키워야 합니다. 다 중요합니다.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잘 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면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불행해질 가능성이 많아요. 요나단에게 있어서 나라의 독립이나 자기가 왕이 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입니까?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역할이 내가 아니고 다윗이 맡아야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그걸 깨끗이 포기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으며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는 일인가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전제 조건입니다.

여러분, 아무나 다윗을 만난다고 요나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윗의 위대한 모습을 본 사람은 굉장히 많아요. 다윗의 일에 춤추며 박수치며 노래부른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다 요나단이 된 것은 아닙니다. 정말 잘한다고 박수치고 노래부르고 환호했지만 그걸로 끝난 사람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요나단이 다윗을 보았을 때는 달랐습니다. 모든 걸 버리고 다윗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요나단에게 하나님에 대한 뜨거움, 정말 하나님에 대한 열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나름대로 꿈이 있고 소원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겁니다. 잘 키워가시기 바랍니다. 잘 키워가시다가 어느 순간에 ‘아 이거 내가 버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이 되거나 이건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될 때, 그건 어떤 상황인지 다른 사람은 모릅니다.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서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이걸 요구하시는가보다라고 생각될 때 깨끗이 버릴 수 있을 만큼 우린 하나님의 뜻을 소중하게 여기고 하나님께 헌신된 자여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간절한 소원이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하나님의 소원이 여러분들로 하여금 다윗이 되라고 하는지 아니면 요나단이 되라고 하는지 자신을 면밀하게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만약에 하나님의 소원이 여러분들로 하여금 다윗이 되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다윗이 되어야 합니다. 다윗이 된다는 것은 왕이 되라는 뜻입니다. 여러분들이 나라를 세우라는 뜻입니다. 못한다고 뒤로 물러나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에게 여러분을 도울 요나단이 다가올 것입니다. 만약에 하나님의 뜻이 요나단이 되라고 한다면 여러분 옆에 다윗이 있을 겁니다. 정말 왕이 되고 나라를 세워야 할 사람이 저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면 여러분은 옆에서 요나단이 되어서 그를 힘껏 밀어주시기 바랍니다. 요나단이 아니면 다윗이 되세요.

멀리서 찾을 필요 없습니다. 한 집안에서도 찾아보세요. 어떤 면에 있어서는 내가 이 사람을 밀어줘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힘껏 밀어주세요. 한 사람을 밀어서 그렇게 세우려면 한 사람은 희생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남편이 희생하고 아내를 세울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적어도 이 문제에 관한 우리 집 사람이 훨씬 잘 한다고 생각이 되어지면 이걸 세우기 위해서 남편이 희생할 수도 있는 문제 아니냐는 얘기죠. 반드시 아내만 희생하고 남편이 다윗이 되란 법은 없습니다. 남녀가 평등한 시대에 어떻게 한 사람이 희생하고 한 사람만 성공할 수 있느냐구요? 서로 대등하게 영광의 자리에 오르려는 욕심이 있다면 버려야 합니다. 가정을 만드실 때 한 사람을 돕는 배필로 만드셨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서로 복종하고 서로 협력하고 서로 도와야 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뜻이 누구에게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교회로 돌아와서 옆에 있는 성도들을 유심히 한 번 보십시다. 저분에게 저런 은사가 있고 저런 능력이 있고 아 저분을 통해서 이런 일을 한다면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겠다고 생각이 되면 정말 아낌없이 밀어주고 세워주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요나단이 되는 길이에요. 시기하고 질투하고... 제발 우리 효자제일교회 내에 능력 있는 사람을 시기와 질투로 깎아내리는 일은 결단코 없기를 바랍니다. 아니 없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거든 ‘아 하나님께서 날보고 다윗이 되라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십시다. 노력하면 옆에서 요나단이 다가와서 희생적으로 도와줄 것입니다. 우리가 요나단이 되었건 다윗이 되었건 하나님의 영광이 이 땅에 드러나는 것이 우리 생애 최고의 소원이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요나단의 행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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