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은사공동체

효자제일교회 전도사:홍 순관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자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또 다 한 성령을 마시게 하셨느니라 몸은 한 지체뿐 아니요 여럿이니 만일 발이 이르되 나는 손이 아니니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몸에 붙지 아니한 것이 아니요 또 귀가 이르되 나는 눈이 아니니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몸에 붙지 아니한 것이 아니니 만일 온 몸이 눈이면 듣는 곳은 어디며 온 몸이 듣는 곳이면 냄새 맡는 곳은 어디뇨 그러나 이제 하나님이 그 원하시는 대로 지체를 각각 몸에 두셨으니 만일 다 한 지체 뿐이면 몸은 어디뇨 이제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데 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데 없다 하거나 하지 못하리라 이뿐 아니라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 우리가 몸의 덜 귀히 여기는 그것들을 더욱 귀한 것들로 입혀 주며 우리의 아름답지 못한 지체는 더욱 아름다운 것을 얻고 우리의 아름다운 지체는 요구할 것이 없으니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존귀를 더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하여 돌아 보게 하셨으니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즐거워하나니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하나님이 교회 중에 몇을 세우셨으니 첫째는 사도요 둘째는 선지자요 세째는 교사요 그 다음은 능력이요 그 다음은 병 고치는 은사와 서로 돕는 것과 다스리는 것과 각종 방언을 하는 것이라 다 사도겠느냐 다 선지자겠느냐 다 교사겠느냐 다 능력을 행하는 자겠느냐 다 병 고치는 은사를 가진 자겠느냐 다 방언을 말하는 자겠느냐 다 통역하는 자겠느냐 너희는 더욱 큰 은사를 사모하라 내가 또한 제일 좋은 길을 너희에게 보이리라 [개역, 고린도전서 12:12~31]

중고등학교 시절에 말썽을 많이 피우던 학생과 모범생이 나중에 둘 다 교사가 되면 누가 더 훌륭한 교사가 될 것 같습니까? 야단 한 번 맞지 않고 곱게 잘 큰 학생이 선생님이 되면 말썽부리는 애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부부싸움도 가끔 하시는 분은 다른 집안 싸움을 도와줄 수가 있습니다. 싸워본 전적이 있으니까 화해하는 방법도 아는 법입니다. 문제가 참으로 많았던 고린도 교회 덕분에 우리가 교훈을 많이 받게 되는 것을 보면서 말썽꾸러기가 좋은 선생님이 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고린도라는 도시가 문제가 참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무역이 성한 상업도시였고 노예가 많았던 시절에 이 고린도에는 자유시민들이 많았던 곳입니다. 그래서 재력 있는 사람도 많은 항구도시였습니다. 그런 도시에 있는 교회니까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고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년에 환여동에 어느 조그마한 교회가 헌당식을 한다고 해서 만날 사람이 있어서 갔었습니다. 이전에는 아마 북부 해수욕장 가까이 있었나 봐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좋은 성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회고하는 가운데 이런 얘기가 있더라구요. “교회 가서 은혜 실컷 받고 우리가 예배당 문을 나서는 순간에 은혜가 다 쏟아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교인들이 와 웃어요.

교회당을 내려가면 아래층 계단 위의 비스듬한 계단 천정에 노래방 이름이 적혀 있었답니다. 그 노래방 이름이 ‘똥쌍피’였답니다. “예배 잘 드리고 예배당 문을 나서다가 노래방 이름만 쳐다보면 그만 은혜가 다 쏟아지지 않았습니까?” 하면서 폭소를 터뜨리더군요. 북부해수욕장 근처에 교회가 있었으니까 분위기가 그럴 것 아닙니까? “거기 있다가 이렇게 좋은 곳으로 옮겼으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이러면서 은혜를 나누고 있더라구요. 고린도 교회가 속한 지역이 그러했기 때문에 교회에도 그 비슷한 문제가 제법 있었다는 말입니다.

반면에 고린도 교회에는 아주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성령의 은사를 받은 사람이 많은데다 받은 은사를 마음껏 쏟아 놓을 뿐만 아니라 전부 다 똑똑하니까 문제가 많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교회의 이런 저런 문제들 때문에 바로 이 고린도전후서가 기록되었고 오늘 우리에게 많은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왜 이 문제 많은 고린도 교회 이야기를 하고 싶으냐 하면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기 능력을 서로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 오늘의 우리 교회와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능력 있는 분들이 어떤 은혜를 받고 어떤 문제를 일으켰으며 그 문제를 사도 바울이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오늘 우리의 교훈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유 하나를 들고 있죠. 몸은 하나란 말을 씁니다. 여러분, 사람들이 아무리 많이 모여도 교회는 하나요, 한 형제요, 한 몸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 말을 가지고 교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13절을 보십시오.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자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라고 말합니다. 유대인과 헬라인이 한 몸이라는 것은 당시 유대인들이 보기에는 말이 안되는 얘깁니다. 여러분, 요나가 왜 하나님께서 니느웨에 가서 외치라고 할 때 도망을 갔습니까?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어떻게 니느웨 백성들에게 회개하라고 합니까? 저들은 사람 축에 들지도 않는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멸망받아 죽어야 할 저 원수들에게 어떻게 회개하라고 외칠 수 있습니까? 민족적인 감정을 넘어서 이방인을 사람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는데 유대인과 헬라인이 한 몸이다? 유대인들의 생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유대인들이 볼 때는 말이 안되는 얘깁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표현이, 종이나 자유자나 한 몸이라는 겁니다. 당시에 종은 사람이 아닙니다. 죽으라면 죽을 수밖에 없고 도망가다 잡히면 죽는 게 종이었습니다. 사람 취급받지 못하는 종이 어떻게 자유자와 한 몸이고 같은 몸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얘깁니다. 제가 군에 있을 때 모군단 본부대 작전기획과 소속이었습니다. 과장이 중령입니다. 민간인이야 중령이라 해도 별 감동이 없겠지만 일선 부대에 가면 중령은 한번도 구경하지 못하고 제대한 사람이 수두룩할 정도로 높은 계급입니다. 그 밑에 소령이 한 분, 대위가 두 분 계셨고 사병들이 네 명 있었습니다.

가끔 이마에 별이 하나 달린 참모장이 순시차 사무실에 들립니다. 참모장이 들어서면 구령을 소령이 붙입니다. 평소에 하늘같이 높은 소령이지만 그 때에 보면 군기가 바짝 들어서 ‘차렷’ 하는데 장교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자세를 잡고 있지만 작대기 달고 있는 네 명은 구령에 따르지 않습니다. 들은 척도 안 해요. 그냥 가만히 보고 있든지 하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 아무 일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작대기 달린 사병은 사람 축에 들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구령에 따라야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설마 그럴라구요?

저희 부대에 방위병들이 있었는데 빨간 별판이 뜨면 방위병은 화장실에 전부 숨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설마 싶었지만 작대기도 사람 축에 안 들어가는데 방위병이야 오죽했겠나 싶어요. 이런 장군이 어느 군목에게 “목사님, 제가 도울 일이 없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그 목사님께서 “주일에 정복입고 오셔서 현관에서 주보만 좀 나눠주십시오” 이랬거든요. 어떻게 된 줄 아세요? 교회가 터져 나갑니다. 세상에 하늘같은 우리 장군님이 교회 앞에 서서 주보 나눠주고 있더라? 졸병들에게는 황송도 보통 황송한 게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교회 안에 문제가 하나도 없어요.

자유자와 종이 한 몸이 되었다는 것은 별을 단 장군님과 작대기 달린 병사들이 하나가 되어서 한 교인으로 섬긴다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종이나 자유자나 한 몸이 되었다고 선언하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되려면 장군이 낮아져야 합니다. 자유자가 종된 사람들을 포용해야 합니다. 자신을 낮춰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렇게 해서 교회가 한 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내가 좀 잘났다고 생각되고 내가 좀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면 교회 안에서는 최대한 낮추셔야 합니다. 낮춰서 능력 없는 사람에게 눈을 맞추어서 한 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회가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박해를 받으면서도 교회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성장해 왔습니다. 로마시대에 박해를 얼마나 많이 받았습니까? 그러나 교회가 안 믿는 사람들이 보기에 충격적일 만큼 놀라운 일들을 해냈다는 얘깁니다. 이런 놀라운 일을 하지 않고도 그냥 교회가 순탄하게 성장해 온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가 하나다, 온 성도들이 한 몸이다, 이걸 강조함으로 고린도 교회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5절, 16절입니다. ‘몸은 한 지체뿐 아니요 여럿이요 만일 발이 이르되 나는 손이 아니니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할지라도 이로 인하여 몸에 붙지 아니한 것이 아니요’라고 말합니다. 많은 지체가 있는데 그 중에 어느 지체가 ‘나는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설령 그런 말을 한다 해도 그런다고 해서 몸에 안 붙은 게 아니란 얘깁니다. 만약에 몸에 붙어 있는 팔이 ‘나는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라고 떨어져 나갈 수도 없지만 그렇게 주장하면 팔 자신에게도 불행이요 몸에게도 불행이 되는 겁니다.

여러분, 어떠한 경우에라도 우리 스스로 한 몸된 교회에서 난 이 몸에 붙어 있는 게 아니다고 자기를 부정하고 잘라내는 일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난 저 사람하고는 도저히 상종할 수 없다.” “저 사람하고 같은 구역 식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그럴 수 없습니다. 15절을 다시 보면, 분명하지는 않습니다만 ‘나는 손이 아니니...’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 것으로 봐서 발이 아마 손에게 이런 말을 하는 듯 싶어요. 손이 아마 발을 섭섭하게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손이 한마디 했겠죠. 나는 너보다 위에 존재하고 너는 밑에 있잖아. 그래서 발이 좀 삐쳤는지 모르죠. ‘그래 나, 손 아니다 발이다. 그래서 너한테 붙은 게 아니다’는 말을 하는 겁니다. 16절에도 보면 귀가 눈보고 그러죠. 아무래도 눈은 정면에 붙었고 귀는 옆에 붙었으니 눈이 ‘내가 더 귀한 것 아니냐?’는 말을 했을테고 귀가 성질이 좀 났는 듯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교회 안에 분란이 일어날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을 보세요. 축구면 축구, 노래면 노래, 연극이면 연극, 음식이면 음식... 얼마나 잘 합니까? 그렇게 열심히 잘 하는 건 좋은데 틀림없이 그 뒤에서 누군가가 “그래 너희는 노래도 잘하고 축구도 잘하고... 나는 아무 것도 못한다.”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그랬습니까?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런 느낌을 가지고 뒤로 물러날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 눈이 정면에 붙어서 잘 났다 이거지? 오냐, 나는 옆에 붙었다 잘 놀아봐라” 이게 귀가 하는 얘깁니다. 발은 손을 보고 “너는 좋은 것 다 만지고 위에 붙었으니까 잘 하지? 그래, 나는 온통 무좀 투성이고 바닥에 붙어 가지고 고생 많이 한다.” 이런 감정을 귀나 발이 가져서도 안된다는 얘깁니다.

여러분, 우리가 교회를 열심히 섬기는 것은 좋은데 또 다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열심히 섬기지 못하면서 옆에서 그런 감정을 가진 귀가 있고 발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축구를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누가 얼마나 잘 했는지 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송종국이 잘한다’ ‘안정환이 잘한다’ 그래서 어디 배 아픈 사람 있어요? 골키퍼가 참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하대요. 이윤재 골 잘 막아서 배 아픈 분 계세요? 없죠. 하나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렇죠. 하나라고 생각을 하니까 내가 하는 것이 아님에도 저 선수들이 잘하면 잘할수록 좋은 거죠. 이번 화요일날 또 이겨야 할텐데... 아, 이건 욕심이 지나쳐도 보통 지나친 게 아닙니다. 원래 우리 목표가 16강은 잘 되면 좋고 1승이었잖아요? 월드컵에 몇 번 나갔는지 모르겠는데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못 이겼단 말입니다. 1승하면 잘하고 혹시 16강 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정도의 기대였거든요. 지금 어디까지 기대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분 나쁜 사람 있습니까? 아무도 없어요. 그들과 우리가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표 선수가 23명인가 그렇죠? 그 중에 한 번도 못 뛴 사람은 기분 안 나쁘겠어요? 아니 대표로 뽑혀 가지고 한 번도 시합을 못 나간 사람은 기분 안 나쁠까요? 나쁠 수도 있겠죠. 거기서 기분 나쁜 사람 있으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입니다. 우리가 다 하나라면 다른 선수가 잘 해서 골을 많이 넣어도 결국은 우리가 이기는 것이잖아요? 하나란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나 아닌 저 사람이 잘해도 그게 나의 기쁨입니다. 우리가 하나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으면 저렇게 잘 하는 것 그것이 오히려 나의 기쁨이 된다는 뜻입니다. 잘 하는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도 그렇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하나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 스스로 ‘몸에서 떠나 있다’라든가 성도들과의 교제를 끊고 ‘누구 누구하고는 상종을 못하겠다’ 이런 말을 결코 하지 말란 뜻입니다.

17절부터 또 봅시다. ‘만일 온 몸이 눈이면 듣는 곳은 어디며 온 몸이 듣는 곳이면 냄새 맡는 곳은 어디뇨’라고 말하므로 지체는 각각 달라야 하지 똑같으면 안된다는 얘깁니다. 우리 각자가 지체로서 맡은 임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소명에 만족해야 한다 혹은 나와 다른 능력을 가진 것을 인정을 하고 그것을 기뻐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남의 은사를 너무 탐내지 마세요. 누구 보니까 나도 노래 잘 했으면 좋겠다. 잘하면 좋죠. 나도 축구를 저렇게 잘 했으면 좋겠다. 잘하면 좋죠. 누구 보면 또 뭐 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남 잘하는 것 자꾸 탐내지 말고 내가 교회를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몸에 발만 잔뜩 붙어 있으면 어떻게 돼요? 발은 두 개면 됩니다. 그런데 너도 나도 전부 ‘발’ 하겠다 해서 발만 잔뜩 붙으면 오징어가 되나요 문어가 되나요? 아니 눈이 좋다고 모두가 눈이 되면 그건 정상적인 몸으로서 기능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주일에 예배드리러 교회에 나와 보면 누가 제일 부럽습니까? “나도 저렇게 한 번 해 보았으면...” 그런 분 있어요? 주일에 교회에서 하루 종일 지내다 보면 저도 욕심이 좀 있어서 나도 저걸 한 번 해 봤으면, 저도 교회 일이라면 웬만큼 다 해 본 사람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나도 저거 한 번 했으면...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각자가 맡은 역할이 다 다를 수 있고 각자 맡은 일을 잘해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한 몸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지체 하나가 혼자 잘해서 되는 일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미스코리아 나갔는데 가령 발가락 하나가 협조를 안해 주면 나가서 제대로 당선될 수 있습니까? 발가락 하나가 협조 안해 준다는 말은 예를 들어서 발가락 한 귀퉁이가 곪아서 몹시 아픕니다. 걷는 게 제대로 되겠어요? 밝은 표정이 제대로 되겠어요? 말이나 똑바로 나오겠어요? 몸의 어느 한 구석이라도 협조를 안해 주고 방해를 놓으면 그런 곳에 나가서 제대로 못 해냅니다. 웃음띤 얼굴로 우아하게 말도 잘하고 폼도 잘 잡아야 하는데 몸의 어느 한쪽, 가령, 이빨이 아프다, 아랫배가 살살 아프다, 그러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는 겁니다.

우리 몸 어느 부분 하나 할 것 없이 전부 자기가 맡아 있는 기능이 다 따로따로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떤 분이 화상을 입어서 눈썹이 없어져 버렸어요. 그래서 머리털을 이식하기로 했답니다. 머리털을 뽑아서 눈썹에 심었는데 죽더래요. 자라지 않더랍니다. 머리털이 심겨 있는 밭과 눈썹이 심겨 있는 밭이 토질이 다른 거예요. 그러니까 그대로 이식해서는 살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머리털 밑에 있는 실핏줄을 피부 밑으로 눈썹 밑까지 당겨와서 머리털을 다시 심었습니다. 그러니까 수로를 새로 까는 셈이지요. 수로를 새로 깔고 거기에다 머리털을 이식해 놓으니까 살더랍니다. 그래서 잘 되었는데 단점이 하나 있죠. 이게 잘 자라는 거예요.

우리가 보기에 눈썹이나 이마에 있는 털이나 뭐 그게 그거 일 것 같죠? 완전히 다르더라는 거예요. 이마에 있어야 할 머리털은 머리털대로 역할이 있고 눈썹은 눈썹대로 역할이 따로 있는 거예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그 피부 아래의 구조까지도 다릅니다. 눈썹이 만약 머리털 같아 보세요.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이발소를 얼마나 자주 다녀야 되겠어요? 묘하게도 눈썹은 자라는지 안 자라는지 모르겠어요. 손을 한 번도 대본 적이 없거든요. 우리 몸의 지체 하나 하나가 얼마나 오묘하게 잘 만들어져 있는지 모릅니다. 어느 하나라도 만만하게 보지 말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교회를 섬기기 위해서 무슨 일을 맡았든지 아니면 아무 일도 안 맡았든지 각자 다 소중한 은사가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집 애가 어릴 때 편도선을 많이 앓았어요. 일년에 네 번 이상 그러거든 수술을 해 주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의사의 권고에도 몇 년간 버티다가 도저히 안돼서 동산병원에서 수술하려고 예약을 하려는데 편도선 수술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예약이 밀려서 날자 잡기가 어려웠어요. 그렇게 수술을 많이 한답니다. 간신히 방학 끝날 쯤에 예약을 하고 어린 것을 데리고 하루 전날 올라갔습니다. 수술 준비로 피검사도 하고 병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고민을 무척 많이 하면서 거기까지 갔는데, 또 고민을 하는 거죠. 고민을 하다 하다가 결국 그날 저녁에 수술 않고 그냥 내려왔습니다.

의사 선생님들이 다 제거하라고 하는데 의학에 대해서 별 지식도 없는 제가 굳이 고민하면서 수술을 포기한 이유는 단 한 가지, 하나님께서 이유없이 편도선을 사람에게 달아놓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가령 지금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의사들이 말하지만 언제 어느 때 가서 우리 몸에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밝혀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의사를 불신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겁니다. 이것도 하나님의 작품인데 쓸데없이 달려 있는 게 아니다. 잘 모르는 우리가 함부로 제거하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할지 모른다. 고민 고민하다가 하나님을 믿기로 하고 수술을 안 하고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고생을 조금 더 하긴 했지만 그 후 얼마 안되어서 해답을 하나 찾았습니다. 편도선 붓는데 좋은 약이 고추잠자리더군요. 누가 가르쳐 줬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고추잠자리를 잘 볶아서 가루를 만들어 뿌려주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의외로 그게 잘 들어서 큰 고생은 면했습니다. 지금, 제가 편도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모여서 교회를 이루고 있다면 내가 능력이 있고 없고,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하나님께서 나를 소중하게 만들어 주셨다는 것을 믿으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별 소용이 없고 애만 먹이는 편도선이라고 함부로 잘라 내지 말라는 겁니다.

22절을 잠깐 봅시다. ‘이 뿐 아니라 몸의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라는 말씀이 나오죠? 다른 사람 보기에는 저게 쓸데 있겠나 싶은 그런 지체가 사실은 더 요긴하다는 말입니다. 표현하기가 곤란해서 그렇지 우리 몸에 이런 예를 들려면 굉장히 많습니다. 좀 무난하게 예를 든다면 여러분, 꼬리뼈 있으세요? 사람에게 무슨 꼬리뼈가 있어요? 있습니다. 사람에게 무슨 꼬리뼈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그게 뭐하는지도 모르는데 좌우간 꼬리뼈를 다치면 바로 앉지 못합니다. 예삿일이 아니래요. 그 말을 처음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몸에 있는 때도 우리 몸의 일부이고 적어도 몸에 붙어 있는 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국사람 만큼 목욕탕에 가서 때를 그렇게 열심히 미는 민족이 없다고 그럽니다. 한 번 들어갔다 하면 몇 시간씩 해서 빨갛게 되도록 홀라당 벗겨내는데 그러지 말라고 그러더군요. 때도 몸의 한 부분인 각질인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그걸 싹싹 벗겨내면 병원균의 침입에 피부가 약해진다는 겁니다. 몸의 때마저도 역할이 있다는 거예요. 그것도 우리 몸에 필요하다고 붙어 있는 겁니다. 너무 벗겨내지 마세요.

교회를 섬길 때에도 남이 보기에 번쩍번쩍하고 남들이 알아줄 만한 것만이 은사가 아니라 아무도 알아주지 아니하는 궂은 일도 교회를 이루는 데에 아주 요긴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고, 뒤에서만 봉사하는 일이 무슨 일이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들이 편안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도 뒤에서 많은 분들의 손길이 오고 가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우리는 그런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 하겠고 또 그렇게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은 나의 이런 봉사로 인해서 교회가 하나의 몸으로서 온전히 세워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심지어 우리 몸에는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냥 빈둥거리기만 하면서 붙어 있는 지체도 있는 것 같아요. 전 그것도 은사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일하던 분이 아무 일도 안 하고 교회 다니려고 해 보세요.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올해는 교회일 손 다 놓고 편안하게, 교회 다녀보겠다?’ 한 번 다녀 보세요 편한가. 편한 일이 아닙니다. 열심히 봉사해야 마음이 편한 것도 은사지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예배 시간에만 살짝 참석했다가 돌아가는데 이것도 은사입니다. 쉬운 것 아니에요. 우리 지체 중에 그런 지체가 뭐가 있겠어요? 새끼손가락 아닐까요? 새끼손가락을 특별히 사용할 일 있어요? 가끔 소용도 있긴 있지요. 귀 후빌 때 쓰나요?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이게 없으면, 죄송합니다만 이 작은 새끼손가락 하나라도 없으면 장애인입니다. 아무 역할도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요긴한 역할을 합니다. 없으면 나머지 지체가 불편해요. 어떤 성도라도 불필요하게 교회를 이루고 있는 성도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도록 특별히 당부합니다.

24절을 봅시다. ‘우리 아름다운 지체는 요구할 것이 없으니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를 존귀히 하사...’ 아름다운 지체는 그대로 두고 부족한 지체는 존귀를 더한다는 것은, 발을 예로 든다면, 발은 손보다 못 생겼으니까 손은 그냥 다니고 발은 양말도 신고 신발도 신고 다니잖아요. 하나님께서 그렇게 고르게 한다는 것이죠. 아름다운 지체보다는 귀하지 않은 지체를 더 대우하심으로 하나님께서 평등하게 다루어 주신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능력이 없고, 못났고, 내가 교회를 위해서 뭘 할 수 있단 말이냐 하는 사람에게 교회가 더 관심을 쏟고, 잘 돌보아줘야 하고, 그런 사람들에게 목사님도 더욱 공손합니다.

열심히 새벽기도 잘 나오는 권사님이 한 번 빠지면 야단 치죠? 그런 사람들은 천날 만날 빠져도 야단 안쳐요. 그렇다고 해서 오늘부터 당장 그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지체를 이렇게 고르는 것처럼 비록 능력이 없고 또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없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르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된 것을 확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시고 교회를 위해서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26절입니다.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탈무드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머리가 둘 달린 아이가 태어났는데 이 아이가 두 사람이냐 한 사람이냐? 어떻게 판별하죠? 한쪽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보라고 합니다. 이쪽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었는데 다른 머리가 뜨겁다고 울면 한 사람이고 가만히 있으면 둘이라는 거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을까요?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과 전쟁을 시작했을 때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던 사람들이 조국을 위해서 비행기 타고 이스라엘로 날아오면 한 민족이고 안 오면 다른 민족이란 말이죠.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렇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내 동족이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 견딜 수 없으면 한 동족이고 내 동족이 저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도망가서 숨을 수 있으면 그건 동족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여러분 옆에 있는 성도가 고민하고 아파하고 힘들어 할 때 그것을 바라보고 나도 아파하고 힘들어하면 한 몸이고 저렇게 힘들어하고 있는데 겉으론 ‘아이고 이래서 어쩌나’ 하면서 돌아서서 ‘말 안 듣더니 마 꼬시다’ 이런 맘을 품고 있으면 이건 다른 몸이에요. 우리 성도들 가운데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우리가 기도를 함께 나누고 관심을 보이고 가능하면 물질로 도울 수 있으면 도와야 한 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은사를 사모하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성경에 여러 가지 은사들을 언급하는데 그 중에 병고치는 은사가 제일 먼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제게는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저는 아픈 사람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한다고 했는데 잘 안 낫더라구요. 그런데 이 은사가 제일 앞에 있으면 기가 많이 죽을 건데 순서를 보니까 뒤쪽에 있네요. 이것이 어쩌면 아주 요긴한 은사일텐데도 뒤쪽에 있다는 것에서 참 위로를 받습니다. 어떤 은사이건 간에 성령께서 주시는 이런 은사들을 사모하고 받기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노력하는 가운데 모두가 이 다양한 은사를 받아서 서로 도우며 협력하는 이것이 바로 은사공동체입니다. 제가 설교 제목에 이런 고상하고 점잖은 용어를 잘 안 쓰는데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붙였습니다. 원래 제목은 ‘우리가 남이가?’였습니다. 포항 말로는 ‘우리가 다리이가?’랍니다. 한 때 이 말이 유행하더니 요즘은 듣기가 어렵네요. 하나님에게 이런 은사를 받아서 서로 협력해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은사공동체요 그게 바로 교회란 말입니다. 여러 가지 은사를 이야기한 후에 더 나은 길을 보여주겠다 말하면서 그 유명한 13장이 나옵니다. 13장 이름이 사랑장이라 그러죠. 여러 가지 은사를 쭉 얘기한 다음에 맨 마지막에 제일 좋은 길을 너희에게 보이리라 말하면서 사랑을 언급하기 시작합니다.

여러분, 성도들이 받은 은사 가운데 가장 귀한 은사가 사랑으로 성도를 섬기는 것입니다. 아무런 능력이 없다. 축구 못하고, 노래 못하고, 요리 못하고, 남들은 다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난 아무런 능력도 없단 말이에요. 그런데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로하고 돌아보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이런 마음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가장 좋은 은사라는 말입니다. 14장까지 읽어보면 결국 사랑으로 말씀을 가르치는 은사가 가장 귀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은사에 대한 것과 느낌이 다르죠? 이런 사랑의 은사를 가장 좋은 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면서 은사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바꾸시기를 바랍니다.

결론 삼아서 한 구절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12절을 봅시다. 지금 사도 바울은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온 성도들이 각각 지체로서 존재하지만 그것이 한 몸을 이룬 것이 교회라고 합니다. 그걸 염두에 두고 12절을 한 번 보십시오. 이상하지 않아요?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뒷부분이 약간 이상하지 않아요? 지체가 많지만 한 몸이다 그게 뭔데요? 뭐가 그렇다는 얘깁니까? 그리스도요? 제가 지금까지 그리스도에 대하여 얘기했습니까? 이 구절이 참 묘해요. 지금 문맥이나 내용상으로 볼 때 그리스도가 나올 자리가 아니고 교회가 나올 자리가 아닙니까? 교회를 넣어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또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교회도 그러하니라’ 아주 자연스럽죠? 그런데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사도 바울은 여기서 교회란 말 대신에 아예 그리스도란 말을 쓴 것입니다. 그러니까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이게 아니고 ‘교회는 그리스도’란 얘깁니다. 하나님을 믿노라고 함께 모인 성도가 함께 은사를 나누고 함께 섬기는 교회가 바로 그리스도라는 얘깁니다. 형제를 잘라내고 형제를 질시하고 “어떻게 저런 사람과 한 교회에서 생활할 수 있단 말이냐?”며 잘라내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를 잘라낸다는 의미입니다. 함께 모여서 예배드리고 있는 우리 성도 한 사람 한 사람, 내 옆에 있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그리스도입니다. 옆에 있는 성도가 어쩌다가 성질나게 하더라도 그리스도를 섬기듯이 섬겨야 합니다. 그 성도가 바로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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