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걸 버려야지

효자제일교회 전도사:홍 순관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가 가라사대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치 아니하면 내가 네게 임하여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오직 네게 이것이 있으니 네가 니골라당의 행위를 미워하는도다 나도 이것을 미워하노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과실을 주어 먹게 하리라 [개역, 요한계시록 2:1~7]

열두 사도와 사도 바울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서 곳곳에 교회가 세워지고 아름답게 성장해 갔습니다. 교회가 아름답게 성장하는 그 즈음에 당시 온 세상을 다스리고 있던 로마가 황제숭배를 명하게 됩니다. 황제들이 죽고 나면 신으로 추앙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 때에는 살아 있는 황제들이 자신을 신으로 숭배하도록 강요를 했죠. 일반 사람들이야 황제를 신이라고 숭배하라 해도 거기 절하고 돌아와서 자기 신에게 절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하면 꼭 문제가 되는 것이 예수 믿는 사람들입니다.

유일하신 하나님만을 섬기는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서 문제가 심각하기도 합니다. 회사나 직장에서나 혹은 사회에서도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가 안되는 것이 오직 한 하나님을 섬기는 우리에게는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이런 문제는 곧 죽음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는 신앙을 지켜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닥쳐오는 것이죠.

다른 사도들은 전부 순교하고 사도 요한이 혼자 남아있을 때에 박해가 시작되면서 시범 케이스로 교회의 가장 우두머리였던 요한이 체포되어 밧모라는 섬에 귀양을 갔습니다. 귀양 중에 있으면서 환상을 보고, 닥쳐오는 환난을 이겨내도록 성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기록한 책이 요한계시록입니다. 앞으로 닥쳐오는 환난에 대비해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이겨낼 생각을 해야 하고 또 그 죽음 후에 더 큰 하나님의 나라가 있음을 확실하게 권고하기 위해서 쓴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에베소 교회가 닥쳐오는 시련을 잘 이겨내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기록한 것이 오늘 이 본문입니다. 에베소 교회에 당부하면서 특별히 여러가지로 칭찬하는 가운데서도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고 당부합니다. 본문을 한번 봅시다.

예수님 자신을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라는 말씀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보호하고 통치하고 지배하고 계시는 분이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곱 금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죠? 여기 일곱 금촛대는 교회를 말합니다. 모든 교회를 다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교회 사이를 예수님께서 거니시고 있다는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에 임재하고 계시다라는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 에베소 교회를 향하여서 하신 말씀은 한 마디로 ‘네 행위를 다 안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에베소 교회 교인들의 모든 행위를 다 아시는 분이니까 적절한 책망과 적절한 격려를 하실 수 있겠죠. 행위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만 여기 ‘행위’라고 번역된 이 말씀은 부정적인 의미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에베소 교회의 행위를 다 알고 있다는 것은 그 다음에 있는 수고와 인내를 안다라는 의미입니다. 수고는 열심히 일을 한다라는 뜻이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수고의 의미는 고통스러울 만큼 처절한 노력을 했다라는 뜻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애 많이 쓰고 일 많이 했다 이런 뜻이 아니고 정말 처절한 노력을 했다는 뜻이고 그 다음 인내도 마찬가지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었다는 뜻입니다.

에베소라는 지역에서 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서 에베소 교인들은 엄청난 수고를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해서 그 지역에 에베소 교회가 세워져 있다는 뜻이죠. 자칫 잘못하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목숨이 걸려 있는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2000년 전을 생각할 필요없이 우리나라 초창기에 복음이 전해진 것을 생각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가족에게 쫓겨날 수도 있고 족보에서 파내어져야 할 각오를 해야 되는 것이고 심지어 목숨을 버려야 했던 일은 복음이 전해지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다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특별히 에베소 교회를 향하여서 예수님께서 네 수고와 인내를 잘 알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대단한 칭찬이 되겠죠.

이어지는 말씀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를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도 알고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초대교회에 이단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거짓 사도와 거짓된 선지자들을 잘 분간해 내서 그들을 쫓아냈다는 겁니다. 아주 영적 분별력이 뛰어났다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지금도 교회마다 가끔 삯군 목자나 거짓 목사들이 힘을 쓰고 있을 때 싸워서 이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목사님과 싸우지 않고 좋은 교회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대단한 복입니다. 그러나 목사님과 싸워야 된다라고 생각할 때에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모르는데 에베소 교회는 그런 면에 있어서도 그 일을 잘 해냈다고 칭찬을 하는 거죠.

그 다음에 나와 있는 표현이 조금 이상합니다.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할 때에 느닷없이 ‘게으르지’라는 말은 조금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읽어나가다가 느낌이 좀 이상하다 싶은 말이 있으면 다른 성경하고 비교도 해보고 자꾸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시는 게 좋습니다. 여기 ‘게으르지’라고 번역이 된 말은 열심히 일을 했음에도 지치지 않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로 번역할 때는 차라리 낙심하지 않았다고 번역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얘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되죠. 그렇게 고쳐서 읽어본다면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낙심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아노라’가 됩니다. 정말 어려운 수고와 인내와 거짓 사도들과 싸우면서도 결단코 낙심하지 않았음을 내가 안다라는 얘깁니다.

특별히 낙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에게 참 많은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교회에서든 어디서든 잠깐 열심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 새벽기도 하면 일주일 정도는 나올 수 있어요. 그런데 일주일 했는데 좀 늘어나서 40일 됐다가 40일 새벽기도 마치고 난 다음에 또 무슨 이름 붙여서 40일 더 길어지면 불만이 나오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죠. 그런데 잠깐하는 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수고하고 인내하면서 낙심하지 않는 것. 이건 칭찬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결코 쉽지 않거든요. 그렇게 보면 예수님께서 이 에베소 교회를 향하여서 굉장히 칭찬을 많이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칭찬받아 마땅한 에베소 교인들이 어떻게 해서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을까요? 에베소라는 지역은 우상숭배가 심했던 곳입니다. 여기에 교회를 세우고 고통스러운 수고와 인내를 아끼지 아니하면서 교회를 성장시키고 훌륭하게 키웠습니다. 그러자 가짜 삯군들이 몰려들었고 그들과 투쟁해 가면서 교회를 잘 지켜 나갔습니다. 어떤 면에서 용사이고 투사인 이들은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왜 처음 사랑을 버렸을까요? 이것은 교회를 열심히 섬기고 교회에 충성하고 남다른 열심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이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 그랬는지를 생각해봐야 된다는 것이죠. 특별히 교회를 남들보다 열심히 섬기는 분들이 이럴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야 합니다.

에베소 교인들은 이 사랑을 버릴려고 버린 건 아닙니다. 처음 사랑을 버리자 해서 버린 게 아니에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걸 잃어버렸습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교회를 위하여 충성하는 분들은 우리가 처음 가졌던 그 열심과 처음 가졌던 그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서 두 가지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첫째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일을 열심히 하고 교회를 위해서 더 헌신하는 사람일수록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교회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일에 치여서 왜 이 일을 시작했으며 누구를 위해서 이 일을 하는지를 잊어버리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죠.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하나님께서 이 부족한 나에게 어떻게 이런 일을 맡기셨습니까 여기에 감사해서 일을 시작합니다. 감사하고 감격해서 일을 했는데 얼마쯤 하다 보면 일에 대한 욕심도 생기고 일도 제대로 되야 하겠고 이렇게 열심히 하다 보면 처음에 가졌던 그 감사와 감격을 잊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이런 일은 아주 흔합니다.

년초에 임명을 받고 올해 이런 일을 한번 해봐야겠다 이래서 마음을 먹을 땐 참 좋죠.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자꾸 하나님에 대한 생각보다는 일 자체에 집착하게 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뜻이 좀 잘 안 맞는 일들이 발생을 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처음에 가졌던 그 감사한 마음과 감격함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죠. 낙심하지 아니하고 처음 가졌던 그 마음으로 한 교회를 오랫동안 섬긴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제게도 아끼고 존경하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어떤 분이 이럴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도 그 분이 교회에서 반주를 10년 했는데... 이 생각만 하면 그 분의 모든 허물이 저절로 덮어져요.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비난하고 이러쿵저러쿵 안 좋은 소리 많이 해도 그 분이 우리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10년 했는데... 그 사실 하나만 생각하면 어떤 비난성 이야기도 더 이상 하기 싫어요. 왜냐하면 피아노 반주 10년?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제가 잘 압니다. 지휘자는 자꾸 바뀌어 가는데 혼자서 바뀌어 가는 지휘자 밑에서 10년을 버티고 반주했다는 것은 시어머니를 여러 명 대를 이어 모신 며느리나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교회에서 반주를 10년 했다? 그렇게 되면 그 분이 여러가지 허물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건 깨끗이 덮어질 수 있는 문제라는 겁니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꾸준하게 노력할 수 있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교회 일을 맡아서 열심을 낼 때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 일 자체보다 내가 이 일을 맡았고 하나님께서 내게 일을 주셨다라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거기서 한발자국이라도 벗어나면 이 에베소 교인들이 받았던 책망을 받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교회 일에 대해서 열심을 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이 일을 하게 된 것이 분명히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서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잊지 않아야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기억할 것은 형제에 대한 사랑을 잊지 말아야 됩니다. 우리가 교회 일하는 목적은 형제를 섬기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이웃들을 섬기기 위해서 교회에서 일을 맡아서 봉사하는 것이죠.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잊어버리면 자연히 형제에 대한 사랑도 식어져 버립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일에 대한 부담감만 남게 되는 것이죠. 처음에 교회 봉사를 시작했을 때에는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을 하죠. 하다 보니까 어째서 일을 저렇게밖에 못하나 이렇게 되거든요. 짜증이 슬슬 나기 시작합니다. 의견이 달라집니다. 그렇게 되면 형제가 미워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런 일이 발생을 하게 되면 차라리 일을 잠시 중단을 해서 다시 돌아봐야 됩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이 일을 왜 시작했던가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비록 일의 진척이 더디고 일을 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처음 가졌던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형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해본 다음에 일을 다시 시작하고 다시 천천히 나아가는 것입니다. 형제를 세우거나 형제를 더 사랑하게 되어지지 않으면 일에 대한 열심을 너무 많이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교회 일 열심히 하고 다 끝난 다음에 다시는 너 안 보겠다 해서 갈라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일을 안하는 게 낫습니다. 교회 일에 열심을 내는 것은 하나님이 내게 베풀어 주신 사랑에 대한 감사여야 합니다. 또 나보다 못한 형제를 섬기고 봉사하기 위함입니다.

찬양대 열심히 해볼려고 찬양대 대장으로 임명됐던 어느 집사님이 찬양대 일을 열심히 해보겠다고 작심을 하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합니다. 연속해서 몇 번 이상 빠지면 제명하겠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빠질 경우는 꼭 연락하십시오. 이런 식으로 규정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철저하게 출석을 부르고 체크합니다. 잘하자는 뜻이죠. 잘 하자는 뜻에서 시작을 했는데 얼마쯤 지나다 보면 다른 것은 잊어버리고 그저 누구 결석 몇번 했고 안했고 규정만 따지기 시작하는 것이죠. 피차간에 부담이 되고 그렇게 은혜스럽지 못하게 일년을 마치는 걸 보았습니다.

분명히 잘 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잘 하자는 뜻에서 이렇게 일을 시작하더라도 하다가 보니까 이것이 조금 옆길로 새고 있구나라는 걸 빨리 눈치채야 합니다. 잘 하자는 뜻에서 시작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형제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모습으로 나타날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럴 때에는 어디선가 그걸 느꼈을 때에 빨리 일을 중단하고 다시 처음에 가졌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교회 어느 부서나 교회 어떤 일이나 이런 현상이 꼭 발생합니다. 5절을 한번 봅시다.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란 말씀이 나옵니다. 처음 사랑이 어디서 떨어졌는지 생각해 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갖다버린 게 아니에요. 어디서 떨어졌는지 본인들도 모르는 겁니다.

그 다음에 보니까 ‘회개하여’라고 합니다. 사랑을 잃어버린 것도 회개를 해야 합니까? 내가 가지고 있었던 그 사랑을 잃어버린 것도 꼭 회개해야 됩니까? 그 사랑을 잃어버리면 회개해야 할 만한 많은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형제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일을 시작했는데 그 사랑을 잃어버렸다면 일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사실은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회개하라는 뜻입니다. 회개하고 어디에서 어떻게 잘못됐는지를 생각해서 그 처음 사랑을 다시 회복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안되면 그 다음부터 일을 계속 열심히 해도 그것이 교회를 세우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그 다음 보시면 촛대를 옮기리라고 하십니다. 이것을 회복하지 아니하면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는 말씀입니다. 좋은 소문을 내면서 잘 성장하던 교회가 어느 날 느닷없이 성장이 중지되고 주저앉게 되는 일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교회가 조그마할 때는 서로가 사랑 가운데서 잘 가죠. 좀 커지면 이게 안되는 거예요. 어느 순간에 교회의 성장은 되어지지 않고 주저앉습니다. 그런데 참 다행스러운 것은 예수님께서 촛대를 옮기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한편 두렵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감사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교회를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촛대를 옮기겠다고 합니다.

교회를 보면서 가슴 아팠던 분들이 아마 여기도 많이 계실 줄 압니다. 하나님! 어떻게 해서 우리 교회가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을 겪습니까 하고 기도 많이 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시기를 지나면서 제가 위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늘 우리 교회가 안고 있는 이 아픔이 오늘 이 순간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옛날에도 교회마다 이런 아픔들이 다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서 이리저리 촛대를 옮기시면서도 지금까지 교회는 없어지지 아니하고 더욱 확장되고 유지되어 왔습니다. 비록 이 교회가 이렇게 답답한 모습으로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교회는 여전히 계속 번창하게 하심을 믿습니다. 이 고백을 하면서 제가 힘을 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이 교회에서 촛대가 옮겨진다는 얘기는 우리가 더 이상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서 주인공 노릇을 하면서 열심히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없어지거나 망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회의 주인되시는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라도 이 일을 여전히 이루어 가신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하나님의 사역에 중요한 몫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처음 사랑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걸 유지하지 아니하면 우리가 우리의 교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주저앉게 하신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라 교회가 주저앉고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게 버려 두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들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촛대를 옮기시는 것 뿐입니다.

교회가 왜 이렇게 안됩니까? 예수님께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주원인은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더서에 ‘네가 왕비가 된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니냐?’ 네가 만일 이 일을 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 유대인들은 다른 길을 통해서 구원을 받을 것은 틀림없다고 확신을 합니다. 교회는 계속되어져 갈 것입니다. 그 교회의 귀중한 일을 맡아서 계속 감당할 수 있기 위해서는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고 에베소 교회에 말씀하고 계시는 거죠.

에베소 교회는 비록 이런 문제가 있었다고 하지만 영적 분별력은 대단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니골라당의 행위를 미워하신다는 말씀이 나오죠? 이 니골라당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를 확실하게 알기는 어렵습니다마는 그 뒤에 14절 15절을 한번 보십시오. 14절에 ‘그러나 네게 두어가지 책망할 것이 있나니 거기 네게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발람이 발락을 가르쳐 이스라엘 앞에 올무를 놓아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였고 또 행음하게 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네게도 니골라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이 말씀을 보면 니골라당이라는 사람들이 우상을 숭배하는 것과 음행을 저지르게 하는 무리들이었다라는 것을 추측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발람은 잘 아시죠?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들어올 때에 발락이라는 왕이 발람 선지자를 불러서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라 했을 때에 나귀인지 말인지 타고 가다가 천사를 만났던 그 선지자입니다. 나귀가 보고 안 갈려고 버티는 걸 채찍질을 하다가 천사에게 책망을 들었죠. ‘이 짐승보다 못난 선지자야...’ 바로 그 발람이 그때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저주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발락에게 꾀를 가르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을 숭배하고 간음을 행하게 하였다가 아주 큰 책망을 받게 됩니다. 베드로후서 2장에 보시면 그 대목이 약간 설명이 있으니까 나중에 참고하세요. 이런 악한 무리들이 있었음에도 에베소 교회는 이 악한 무리들을 잘 대적해 나갔다라는 뜻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이런 문제점에도 영적 분별력 아주 뛰어났던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7절 끝에 보시면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과실을 주어 먹게 하리라’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다른 것 많이 주셔도 좋겠지만 생명나무의 과실을 먹게 하리라. 이거 언제 빼앗긴 거죠? 에덴동산에서 빼앗겼죠. 그 후에는 먹고 싶어도 못 먹었습니다. 왜요? 하나님이 단단히 지키셨죠. 생명나무의 길을 막으셨습니다. 뭘로요? 화염검과 그룹들로요. 사람들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도록 막아놓았던 그 생명나무 과실을 다시 먹게 하리란 얘깁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처음 약속하셨던 그 낙원을 완전하게 회복시켜 주리라는 뜻입니다.

닥쳐오는 어려움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에베소 교인들이 잘한 것이 많지만 그래도 처음 사랑을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그것을 찾아서 회복하라고 권유를 하는 겁니다. 연애하다가 결혼하는 사람들이 왜 결혼을 하죠?

헤어지기 싫어서.

참 잘 아시네요. 연애하던 사람들이 만나서 데이트 하다가 밤이 되면 또 헤어져야 하는데 그게 싫어서 도저히 안되겠다 우리 결혼하자. 그래서 결혼합니다. 그렇게 헤어지기 싫었던 그 마음이 결혼해서 몇 년쯤 갈까요?

11년...

뭐라고요? 11년째인데 아직도 그래요? 존경스럽습니다. 학자들이 참 심심한가봐요. 이런 걸 다 연구한 분이 있네요. 어느 학자가 연구해서 3년이란 결론을 내놨더라구요. 그런데 11년째 계속되는 분은 참 대단하신 분입니다. 얼마나 행복할까요? 처음에 가졌던, 연애할 때 가졌던 그 애틋한 마음을 평생 가져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경우 불가능합니다. 3년 안 가신 분들 참 많아요.

요즈음은 신혼 여행 갈 때하고 올 때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잘 아는 속담인데 언제 화장실이 신혼여행으로 바뀌었는지 어제 처음 들었습니다. 그런데 결혼해서도 그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 사랑이 식기 전에 새로운 사랑으로 대체되어야 합니다. 어떤 사랑요? 성경이 말하는 부부간의 사랑이 어떠해야 될 것인지를 잘 알아서 그 사랑으로 빨리 대체되어야 더 아름다운 사랑을 계속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왜 결혼했어요? 눈에 뭐가 씌여가지고요? 그러면서 한 평생 그냥 사시렵니까? 자식 때문에요? 이건 그래도 좀 낫습니다. 인생이 불쌍해서 살아주는 거지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혹시 우리 중에 그런 분들이 있으면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의 삶은 절대 그런 것 아닙니다. 계속 그렇게 사셔서는 안됩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그 사랑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부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번 말씀 드렸습니다(설교란 참고). 그게 아니라면 혹시 이런 저런 생각이 들 때마다 왜 결혼했는지 그 옛날 과거의 일을 조금 추억해 보는 것은 괜찮습니다. 내가 왜 결혼했던가 아무 생각이 없으면 그건 참 곤란합니다만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 것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더욱 아름다운 것은 처음에 가졌던 그 느낌을 지금 다시 회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지금 연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신앙에 있어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서 이런 사랑을 회복하자는 뜻입니다. 신앙생활을 처음 시작하셨을 때 가졌던 그 뜨거운 열정을 지금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우리 교회에는 많아요. 그러나 그 열정을 깨끗이 잊어버리고 ‘나도 한때는 그랬지’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게 굉장히 나쁜 말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젊은 사람들을 보면서 해서 안될 말 중에 하나가 ‘나도 젊을 때는 그랬지’ 절대 이런 말은 하시면 안됩니다. 누군가가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을 때에 ‘나도 한때는 그랬지’ 지금은요? 그 열정, 그 즐거움 다 잃어버리고 냉냉하게 산다는 뜻밖에 안되거든요.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는 날까지 우리에게는 그런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날마다 힘이 넘쳤던 사람입니다. 고린도후서 4장 16절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겉 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 하나만 기억하셔도 좋습니다. 날로 새롭도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했지만 예수 믿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날마다 새로운 삶이고 날마다 새로운 힘이 넘치는 삶이 가능합니다. 사도 바울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던 사람입니다.

제가 예전에 글 쓰는 솜씨가 좀더 있다면 글을 한 번 써보리라고 책 제목을 정해놨습니다. 신약의 바울과 구약의 다윗을 대비시키면 참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바울은 하나님을 얼마나 뜨겁게 사랑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어떻게 본다면 짝사랑인 것 같아요. 바울은 예수님을, 하나님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일평생을 바치고 살았지만 이 땅에서 자기가 누렸던 게 별로 없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좀 불행하다는 얘깁니다. 그게 누구하고 대비가 되냐 하니까 다윗과 대조가 됩니다. 다윗이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성경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하나님의 마음에 합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얼마나 많은 걸 줬는지 모릅니다. 너무 많은 걸 주니까 다윗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 내가 무엇이관대 나에게 이 큰 복을 주시나이까?’ 하나님께서 그 말씀을 들으시고 자랑스러워 하십니다. 그래서 또 엄청난 복을 안겨 줍니다. 다윗과 하나님은 어떻게 본다면 꼭 연애하는 사람처럼 주고받고 주고받고 하면서 너무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는데 바울은 보니까 혼자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이름만 ‘다윗의 연애, 바울의 짝사랑’이라고 정해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바울은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던 사람입니다. 바울만 특수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날마다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동안 신앙문제로 방황하셨던 분들이나, 여기서 신앙생활을 새로 시작하기로 한 분들도 얼마가지 않아서 이 교회의 완전한 주인 노릇을 해야 될 때가 곧 옵니다. 처음 가졌던 마음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주변 사람의 모습을 살피지 마시고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께서 내게 베풀어주신 은혜만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섬기면 이 교회가 정말 아름다운 교회가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도 혹시 일에 더 집중하고 하나님을 멀리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면 일에서 잠시 물러나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바로 설려는 처절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새벽기도 열심히 참석하는 것은 잘 하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떨 때는 하나님보다 옆에 있는 사람을 더 의식하게 되는 겁니다. 그럴 때에는 가슴을 치면서 하나님만 의식하는 바른 자세로 돌아서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매사에 하나님을 느끼며 의식하며 사셔야 합니다.

형제를 사랑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 때문이란 것을 잊지 않으신다면 에베소 교인들보다 더 뛰어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고 더 큰 칭찬을 우리 주님께 들을 것입니다. 부디 처음 가졌던 마음을 잊지 마시고 이 교회를 참으로 아름다운 하나님의 교회로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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