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멈춤 앞에 서는 것이 거룩입니다

효자제일교회 전도사:홍 순관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고하여 그들에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육지 모든 짐승 중 너희의 먹을 만한 생물은 이러하니 짐승 중 무릇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되고 새김질하는 것은 너희가 먹되 새김질하는 것이나 굽이 갈라진 짐승 중에도 너희가 먹지 못할 것은 이러하니 약대는 새김질은 하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하고 사반도 새김질은 하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하고 토끼도 새김질은 하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하였으므로 너희에게 부정하고 돼지는 굽이 갈라져 쪽발이로되 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너희는 이 고기를 먹지 말고 그 주검도 만지지 말라 이것들은 너희에게 부정하니라 물에 있는 모든 것 중 너희의 먹을 만한 것은 이것이니 무릇 강과 바다와 다른 물에 있는 것 중에 지느러미와 비늘 있는 것은 너희가 먹되 무릇 물에서 사는 것 곧 무릇 강과 바다에 있는 것으로서 지느러미와 비늘 없는 것은 너희에게 가증한 것이라 이들은 너희에게 가증한 것이니 너희는 그 고기를 먹지 말고 그 주검을 가증히 여기라 수중 생물에 지느러미와 비늘 없는 것은 너희에게 가증하니라 새 중에 너희가 가증히 여길 것은 이것이라 이것들이 가증한즉 먹지 말지니 곧 독수리와 솔개와 어응과 매와 매 종류와 까마귀 종류와 타조와 다호마스와 갈매기와 새매 종류와 올빼미와 노자와 부엉이와 따오기와 당아와 올응과 학과 황새 종류와 대승과 박쥐니라 날개가 있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곤충은 너희에게 가증하되 오직 날개가 있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모든 곤충 중에 그 발에 뛰는 다리가 있어서 땅에서 뛰는 것은 너희가 먹을지니 곧 그 중에 메뚜기 종류와 베짱이 종류와 귀뚜라미 종류와 팟종이 종류는 너희가 먹으려니와 오직 날개가 있고 기어 다니는 곤충은 다 너희에게 가증하니라 이런 유는 너희를 부정케 하나니 누구든지 이것들의 주검을 만지면 저녁까지 부정할 것이며 무릇 그 주검을 옮기는 자는 그 옷을 빨지니 저녁까지 부정하리라 무릇 굽이 갈라진 짐승 중에 쪽발이 아닌 것이나 새김질 아니하는 것의 주검은 다 네게 부정하니 만지는 자는 부정할 것이요 네 발로 다니는 모든 짐승 중 발바닥으로 다니는 것은 다 네게 부정하니 그 주검을 만지는 자는 저녁까지 부정할 것이며 그 주검을 옮기는 자는 그 옷을 빨지니 저녁까지 부정하리라 그것들이 네게 부정하니라 땅에 기는 바 기는 것 중에 네게 부정한 것은 이러하니 곧 쪽제비와 쥐와 도마뱀 종류와 합개와 육지 악어와 수궁과 사막 도마뱀과 칠면석척이라 모든 기는 것 중 이것들은 네게 부정하니 무릇 그 주검을 만지는 자는 저녁까지 부정할 것이며 이런 것 중 어떤 것의 주검이 목기에든지 의복에든지 가죽에든지 부대에든지 무론 무엇에 쓰는 그릇에든지 떨어지면 부정하여지리니 물에 담그라 저녁까지 부정하다가 정할 것이며 그것 중 어떤 것이 어느 질그릇에 떨어지면 그 속에 있는 것이 다 부정하여지나니 너는 그 그릇을 깨뜨리라 먹을 만한 축축한 식물이 거기 담겼으면 부정하여질 것이요 그같은 그릇의 마실 만한 마실 것도 부정할 것이며 이런 것의 주검이 물건 위에 떨어지면 그것이 모두 부정하여지리니 화덕이든지 질탕관이든지 깨뜨려 버리라 이것이 부정하여져서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 되리라 샘물이나 방축물 웅덩이는 부정하여지지 아니하되 그 주검에 다닥치는 것만 부정하여질 것이요 이것들의 주검이 심을 종자에 떨어질지라도 그것이 정하거니와 종자에 물을 더할 때에 그것이 그 위에 떨어지면 너희에게 부정하리라 너희의 먹을 만한 짐승이 죽은 때에 그 사체를 만지는 자는 저녁까지 부정할 것이며 그것을 먹는 자는 그 옷을 빨 것이요 저녁까지 부정할 것이며 그 주검을 옮기는 자도 그 옷을 빨 것이요 저녁까지 부정하리라 땅에 기어 다니는 모든 기는 것은 가증한즉 먹지 못할지니 곧 땅에 기어 다니는 모든 기는 것 중에 배로 밀어 다니는 것이나 네 발로 걷는 것이나 여러 발을 가진 것이라 너희가 먹지 말지니 이는 가증함이니라 너희는 기는 바 기어 다니는 것을 인하여 자기로 가증하게 되게 말며 또한 그것을 인하여 스스로 더럽혀 부정하게 되게 말라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땅에 기는 바 기어 다니는 것으로 인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라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개역, 레위기 11:1~45]

잠이 오지 않을 때 어느 성경을 읽으면 도움이 될까요? 전도사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외람되지만 레위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그게 그것 같은 말이 반복되서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레위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레위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히브리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가장 중요한 예수님의 희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레위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 끝 부분에 보면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라고 합니다. 거룩이 무엇입니까? 진지하거나 엄숙한 표정으로 동작을 느릿느릿하는 것이 거룩입니까? 목사가 가운을 입고 점잔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거룩이 아닙니다. 오래 전입니다만 그런 것이 거룩이 아니라고 생각이 드니까 성경에 거룩하라는 말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찾아보았더니 아쉽게도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그날 이후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룩이 도대체 무슨 뜻인가 하고 말입니다.

구약의 율법은 대체로 3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란 분이 그렇게 분류를 했다는데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의식법’은 제사와 관련된 종교의식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정신만 중시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려는 교훈만 찾으면 됩니다. 둘째로는 ‘시민법’이 있습니다. 남의 물건을 훔쳤다면 네 배를 배상하라는 류의 법입니다. 가나안의 언약백성들에게 해당하는 법입니다. 이스라엘이라는 땅과 민족과 너무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 법이어서 그대로 현대에 적용할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십계명과 같은 ‘도덕법’이 있습니다. 이 법들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그러면 다음 법은 무슨 법일까요? ‘사람이 새로이 아내를 취하였거든 그를 군대로 내어 보내지 말 것이요 무슨 직무든지 그에게 맡기지 말 것이며 그는 일 년 동안 집에 한가히 거하여 그 취한 아내를 즐겁게 할지니라(신명기 24:5)’

시민법.

다른 분들은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르는데 아무래도 새 신랑이 잘 아는군요. 의식법이나 시민법은 더 이상 문자 그대로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런 법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교훈이 무엇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이 바로 그와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즐기는 돼지고기를 성경에서는 먹지말라는데 먹어도 되는 것인가? 잘 모르겠지만 목사님도 먹고, 장로님도 먹으니까 먹어도 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왜 성경 말씀대로 살지 않는가?” 이런 식의 신앙생활이면 신앙생활의 참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불행한 신앙인입니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고기의 기준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다릅니다. 우리가 잘 먹는 것을 서양 사람들은 먹지 않으며 우리가 못 먹는 것을 다른 민족은 잘 먹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먹느냐는 것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안 먹는다고 남도 먹지 말아야 한다? 이건 좀 건방진 생각입니다. 애들이 안 먹는 것을 꼭 먹여야겠다고 너무 심각하게 싸우지 마세요. 자연스럽게, 먹도록 노력해보고 안되면 세대가 달라서 그런 모양이다 하고 인정해 주세요. 제게 맛있는 음식은 어릴 때 못 먹어서 껄떡거린 음식들입니다. 오뎅, 꼬지라고 하나요? 찌짐, 이건 부침개라 하죠? 통닭..., 어릴 때 곁에서 남이 먹는 것만 보고 껄떡거리던 음식이, 지금은 조금만 먹어도 별 맛이 없는데도 여전히 또 먹고 싶어요. 어릴 때 좀 굶기는 것이 평생 음식의 맛을 유지시키는 방법이 아닌가 싶어요. 레위기의 음식을 구분하는 기준을 현재의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에서 드린 말씀입니다.

육지의 모든 짐승 중에서 먹을 만한 것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되고 새김질하는 것입니다. 이런 짐승들은 대체로 초식 동물이며 평화로운 짐승들입니다. 이런 짐승은 먹을 수 있는 것, 다시 말하면 정한 짐승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식사를 할 때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먹을 수 있어. 굽이 갈라졌고 새김질을 하거든.” 그 생각이 머리 속에 늘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굽이 갈라지고 새김질을 하는 짐승을 정하다고 한다.” 그러면 자신들도 자연스럽게 굽이 갈라져야 하고 새김질을 해야 하겠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율법의 말씀들이 다른 백성들과 구별되게 살라고 가르칩니다. 말씀을 늘 묵상하면서 살라고 합니다. 식사 때마다 먹을 수 있는 짐승을 구분하는 기준이 율법의 가르침과 겹쳐지면서 자연스럽게 그 의미를 체득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쪼개어진,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고 늘 되새김질 하듯이 말씀을 새김질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먹을 만한 것은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물고기입니다. 지느러미는 물고기가 방향을 잡는 일과 앞으로 나아가는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물고기는 나아가는 방향이 분명하고 때로는 물의 흐름을 거슬러 나가기도 합니다. 거센 물살에 모든 것이 떠내려가도 지느러미를 가진 물고기는 거슬러 오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와 같이 살아가는 방향이 분명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어야 합니다. 한 곳에 머물러 있거나 타의에 휩쓸려 가는 삶은 안됩니다. 비늘이 없는 것은 땅에서 기는 짐승과 비슷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 밑 깊은 곳에서 공격적이고 음흉한 느낌을 줍니다. 메기, 미꾸라지, 장어가 그런 류입니다.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물고기는 물이 없어지면 꼼짝하지 못하고 죽습니다. 하나님 없이 살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반면에 지느러미와 비늘이 없는 물고기는 물이 없어져도 땅 속으로 파고들어 생명을 유지합니다. 하나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러분들은 하나님의 말씀 없이도 잘 살 수 있습니까?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부정한 인생일 뿐입니다. 미꾸라지, 메기 추어탕, 장어구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전부 예수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예수님이 오시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먹을 수 없는 것들이었을 테니까요.

새 중에서 먹을 수 없는 것들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대체로 맹금류를 먹지 못합니다. 독수리, 매, 솔개가 높은 하늘을 유유히 날고 있는 모습은 정말 우아하고 멋있습니다. 그렇게 우아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가도 먹이를 발견하면 쏜살같이 내려꽂히는 모습을 보십시오. 하나님의 백성이 그래서는 안됩니다. 평소에 점잖고 고고한 분이 자신의 손익에 관련되면 표정이 돌변하는 분은 바로 이런 맹금류에 해당합니다. 올빼미, 당아새(펠리칸), 까마귀는 고독하고 슬픈 새의 느낌을 줍니다. 어둡고 한적한 곳에서 홀로 삽니다. 이들은 대체로 불결하고 더러운 것을 먹기도 합니다. 죽은 시체 주변을 맴도는 새가 까마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결코 닮지 말아야 할 모습입니다. 박쥐는 어때요? 양다리를 걸치고 사는 새의 전형입니다. 소위 길조나 흉조라 해서 길흉을 점칠 때 사용하는 새들도 먹을 수 없는 종류입니다.

곤충 중에서 먹을 만한 것은 날개가 있고 땅에 뛰는 다리가 있는 것입니다. 날개가 있는데 기는 것은 가증합니다. 어떤 곤충이죠?

벌

벌이라구요? 벌이 깁니까? 아하, 벌이 꿀을 가득 물고 벌통으로 돌아오면 착륙을 잘 못합니다. 몸이 무거워서 그래요. 벌통 앞에 툭 떨어지지요. 그러면 통 속으로 기어서 들어갑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좀 봐줘야 할 것 같습니다. 날개를 가지고 있으면서 기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귀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왜 짐승처럼 사느냐는 것입니다. 날개가 있는데 왜 기느냐는 말입니다. 다만, 뛰는 다리는 땅을 딛기는 하지만 극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날든지 뛰든지 하라는 것입니다. 이 땅에 살면서도 땅에 속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믿는 사람이 가지 말아야 할 곳, 해서는 안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라고 열심히 막으면 결국 갈 곳은 교회밖에 없습니다. 교회에만 붙어살면 되나요? 아닙니다. 이 땅에 살아야 합니다. 발은 딛고 살면서 거기에 빠지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믿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피해서 살도록 가르칠 것이 아니라 그 속으로 뛰어들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그 속에 뛰어 들어가서도 기지 않고 뛰어다니다가 필요하면 날아오르도록 해야 합니다. 나쁜 물든다고 믿는 친구만 골라서 사귈 것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다 사귀어라. 네가 그 친구들의 물이 드는 것이 아니고 네 물을 그들에게 들여라. 이렇게 도전적인 태도를 길러야 합니다. 더러운 세상에서 도망치지 말고 열심히 삽시다. 그러다가 버려야 할 때가 되면 과감하게 버릴 수도 있어야 합니다. 능력이 없어서 도망가서는 안됩니다. 날개를 가진 채 뛰는 다리로 열심히 뜁시다. 그러나 날개를 가진 채 기는 짓을 해서는 안됩니다.

네 발로 다니는 짐승 중에 발바닥으로 다니는 것은 부정합니다. 고양이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 발톱을 숨긴 채 살살 깁니다. 발톱을 숨기는 이유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이런 짐승들이 먹이감을 사냥하기 위해서 소리없이 접근하는 모습이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어디에 먹을 것이 없을까 해서 어둠 속에 눈을 번득이며 발톱을 감춘 고양이, 곰, 호랑이, 사자, 늑대를 생각해 보세요. 쓸데없이 뒤에서 사람을 모함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서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부정한 짐승보다 더 부정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는 것이 땅에 기어다니는 것이 부정하다는 것입니다. 뱀과 연관되어서 그렇습니다. 뱀이 타락의 원흉이니까 그렇겠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아도 뱀은 땅에 속하여 땅을 의지하고 사는 것이 날개를 가진 채 기는 곤충이나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삶은 결코 땅에 속한 삶이 아니란 것입니다. 지렁이는 어때요? 지렁이가 얼마나 영양가가 있으면 토룡, 땅에 있는 용이라고 불렀을까요? 아마 뱀이나 지렁이는 영양가가 대단히 높은 것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영양가가 높아도 땅에 속한 삶은 부정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하실 일도 많을텐데 왜 이렇게 먹는 문제까지 시시콜콜 따지실까요? 위생학적,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상징성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따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의도를 알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거룩하고 구별된 삶입니다. 이런 추상적인 교훈을, 하루에도 몇 번씩 대하는 음식문제에 고리를 걸어두면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할례라는 것 아시죠? 너희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표를 남자의 성기에 새겨둠으로 남자들은 소변볼 때마다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됨을 인식하도록 했던 것입니다. 소변볼 때마다, 식사 때마다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돼지고기 먹지 않으려다가 순교까지 당한 경우도 있지만 먹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자세에 관한 문제입니다. 너희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결코 잊지 말고 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인가? 쪽이 갈라지는 삶, 되새김질 하는 삶이어야 하고 지느러미와 비늘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맹금류처럼, 슬픈 새처럼 음흉스러운 마음으로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날개를 가진 채 기는 곤충이나 뱀이나 지렁이처럼 땅에 묻혀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구별되게 사는 것이 바로 거룩한 삶입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며 묵상하다가 발견한 거룩의 의미가 바로 이렇게 구별되고 분리된 삶이었습니다. 거룩하라는 말은 곧 구별된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구별되게 살려면 그리스도인들은 전부 보따리를 싸서 한 곳에 모여 살아야 합니까? 모래와 쇳가루를 보십시오. 겉으로는 구별이 안되지만 자석을 갖대 대면 깨끗이 분리됩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속에서 구별된 모습으로 살아야 합니다. 아니, 겉으로는 전혀 구별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깨끗이 분리될 것입니다. 그 날의 분리를 기억하면서 이 땅에 살고 있는 동안에도 구별되게 살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손 비비고, 온갖 부정한 방법을 다 동원해서 출세할 때 뒤쳐져서 정도를 걷는 것이 거룩입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이 거룩입니다. 요즈음이 어떤 세상인데 감히 그런 원시적인 발언이냐구요? 아내에게 매맞는 남편이 속출하고, 이사갈 때 잽싸게 조수석에 대기해야 하는 남편들이 수두룩한 이런 세상에서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거룩입니다. 남편이 아내만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사랑하는 것이 거룩입니다. 왜요? 시간 있고 돈 있으면 바람 피운다는 세상에서 시간도 있고 돈도 있는데 자기 아내만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것입니다.

어느 선교사님이 그랬답니다. 기차도 없는 건널목에서 그냥 통과하려니까 ‘우선 멈춤 앞에 서는 것이 거룩입니다’고 하더랍니다. 우리는 법규를 지킨 것을 자랑하기보다는 어긴 것을 자랑하는 풍토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속도를 지키는 것, 교통규칙을 지키는 것이 거룩입니다. 강도가 들어와서 남들은 벌벌 떠는데 떨지 않고 ‘추운데 우선 이리 들어오시지요’ 이게 거룩입니다. 인사 받으며 서 있는 것이 거룩이 아니라 어린 아이의 눈에 맞추어 자신을 낮추는 것이 거룩입니다. 거룩은 먼 데 있는 것도 아니요 목사나 장로님의 것만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삶입니다.

거룩이란 엄숙하게 무게 잡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하고 기도하는 것만이 거룩이 아닙니다. 믿는 사람들끼리만 똘똘 뭉쳐서 은혜롭게 사는 것이 거룩이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들과 부대끼면서도 구별된 삶을 유지하는 것이 거룩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별되게 불러주셨다는 사실에 감사해서 그 분의 뜻에 따라 열심히 사는 것이 거룩입니다. 매사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거룩인지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백성된 삶을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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