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효자제일교회 전도사:홍 순관
[2000년 6월 6일 청년 신앙강좌 첫번째 시간]

안녕하세요. 이 제목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성경에 하나님을 가리키는 이 표현이 있을까요? 웬고하니 우리가 알기에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잖아요?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시는 경우라면...

그렇죠.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이야기하실 때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야곱의 하나님이란 말이 빠졌죠. 맞습니다. 한가지 경우가 더 있는데요? 대답을 잘 하셨는데 거기에서 이 제목을 따온 것은 아닙니다. 한번 더 있습니다. 성경내용을 몰라도 맞출 수 있는데요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하실 때가 아닌 또 다른 한가지 경우는?

야곱이 하나님을 부를 때.

그렇죠. 야곱이 하나님을 부를 때 그렇게 불렀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을 ‘우리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우리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이라고 불렀지 자기 자신의 하나님이라고는 결코 부르지 않았습니다. 야곱의 생애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야곱은 한번도, 한번도 하면 이상할런지 모르지만 결코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이나 자신의 하나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불리시기를 참 기뻐하셨는데 야곱은 결코 하나님을 자기의 하나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시간의 핵심입니다.

성경에는 바보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것도 자기 당대만 바보가 아니라 삼대에 걸친 바보라고 하면 누구 얘기겠습니까? 당대의 바보는 많이 있습니다. 바보짓한 사람 많죠. 그런데 삼대에 걸쳐서 바보짓한 사람요?

유다.

유다 아버지는요?

야곱.

그럼 또 한 대는? 유다 밑으로 내려갑니까? 좀 뜻밖이겠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삼대는요 아브라함, 이삭...?

야곱.

아니요. 에서요. 야곱은 바보가 아니라 나름대로는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똑똑한 동생한테 치인 에서가 바보죠. 이 삼대가 바보같은 짓을 많이 합니다. 아브라함은 그 이름의 뜻이 뭡니까?

열국의 아비.

열국이 뭐죠? 열 개의 나라? 여러[많은] 나라의 조상이란 뜻입니다. 이름은 많은 나라의 조상이라고 하는데 아들이 몇 명 있어요?

한 명.

그 한 명도 어떤 아들이죠? 다∼ 늙어서 희망이 없다고 할 때 겨우 하나 낳은 손자뻘 되는 아들입니다. 다 늙은 할아버지가 조그마한 꼬마 하나 데리고 사는데 이 아버지의 이름이 ‘많은 나라의 아버지’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 많아질 것이고, 이 모든 땅을 네게 주겠다고 약속하셨지만 아브라함이 죽을 때까지 가졌던 자식은 하납니다. 땅은요? 얼마 전에 우리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네요. 아브라함이 죽을 때까지 자기 이름으로 소유했던 땅은? 단 몇 평요? 설교 시간에 잘 듣고 계시더니만 기억 못 하시네요. 여섯 평. 왜 여섯 평이라고 하셨을까요?

무덤.

예. 무덤 하나의 넓이입니다. 자기 아내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산 무덤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에! 이름은 ‘열국의 아비’인데 소유한 땅이라고는 무덤 하나, 아들 하나. 이름 값을 좀 해야죠. 제가 가르친 학생 중에 이름이 지혜란 학생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본인 귀에 들어가면 미안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좀 조심스럽습니다만 이름은 지혜인데, “야, 지혜야. 니 이름 값 좀 해라.” 혹시 이중에 또 그 이름을 가진 분이 있나요? 43명 중에 42등 아니면 41등이거든요. 애는 참 좋아요. 심성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런데 잘 할 것 같은데 시험만 치면 “야, 이름 값 좀 해라.”는 핀잔을 듣는 겁니다. 아브라함을 볼 때 참 이름에 안 어울리는 사람이에요. 바보짓 많이 했지만 오늘의 주인공이 아니니 그쯤 해 둡시다.

그 다음에 그 아들 이삭요, 저는 예전에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에 이삭이 왜 기록됐을까 참 이상했어요. 뭔가 좀 삐까번쩍하는 일이 있어야 기록해주는 거 아니에요? 이삭이 뭐했어요?

우물 팠어요.

큰 일 했네요. 저는 ‘우물 팠어요’라는 대답보다는 차라리 ‘파 놓았더니 내놔라 해서 뺏기고 도망갔어요’ 이게 더 어울리지 싶어요. 실컷 파 놓았더니 내놔라 해서 양보하고 물러나죠. 또 파 놓았더니 또 내놔라 하죠. 또 물러나죠. 이삭은 어떻게 보면 도무지 뭔가 해놓은 것 같지 않은 어리숙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삭의 하나님이라고 불리시기를 기뻐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야곱이 하나님을 부를 때 이삭의 하나님이라고도 불렀지만 자세히 보면 ‘이삭의 경외하는 하나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말에서 이삭이 무슨 거창한 업적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얼마나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섬겼는지를 우리가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 뭔가 번쩍번쩍하는 업적을 좀 남겨야 하나님을 제대로 믿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쉬울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바보같게만 살았다싶은 그 이삭의 하나님이라고 불리시기를 기뻐하셨다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에서도 좀 어리∼하죠? 장자로 태어나서 약은 동생한테 다 뺏기고, 나중에 “아버지, 동생한테만 복을 주고 내게 주실 복은 남겨두신 게 없습니까?” 하고 울부짖었죠.

이 어리한 삼대에 참 똑똑한 아들이 하나 태어난 겁니다. 정말 똑똑한 아들요. 누구죠? 이게 오늘의 주인공 야곱입니다. 야곱은 똑똑한 거 맞습니까? 어떤 점에서 똑똑한 지 이야기를 해봅시다. 뭐가 똑똑해요? 정말 욕심이 많아서, 온갖 노력을 다 하면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예를 들면?

장자권을 빼앗았다.

그렇죠? 언제 뺏었어요? 장자권을 뺏어서 자기가 형이 되야 되겠다라는 짓을 세 번은 했다고 보여져요. 이 세 번 중에 두 번째, 세 번째는 여러분들이 잘 압니다. 한번은 팥죽 사건이죠. 형이 배고파서 “야, 좀 다오.” 할 때 “장자권을 내게 주면 주겠다.” 이거 우리말로 하면 “형, 이거 한 그릇 줄테니까 형이 동생해라 내가 형 하자.” 이 말이거든요. 그래서 형이 “그래, 형이 밥먹여주나? 니 해라.” 그런데 성경은 뭐라고 말하느냐 하면요 ‘장자됨을 경홀히 여겼더라’고 말합니다. 큰 잘못이라는 뜻입니다. 또 한번은요? 마지막에 아버지가 축복하려고 했을 때 동생이 가로채 버린 거죠. 그때는 에서도 그 억울함과 분함에 못 이겨서 “좋다. 우리 아버지가 곡할 날이 가까왔으니 아버지 돌아가시거든 보자. 너도 죽인다.” 하고 이빨을 갈았던 사건입니다. 한번 더 있는데요?

태어날 때요.

아, 태어날 때요! 엄마 뱃속에서 둘이서 열심히 싸웠습니다. 그러면 누가 피해를 보나요? 둘이서 설마 그렇게 싸웠겠습니까만 둘이 치고 박고 싸웠다면 야곱이 형을 한방 치겠다고 쳤는데 형이 피했어요. 누가 맞아요?

엄마.

잘 아시네요. 그것 많이 아파요? 모르는 사람은 가만 계세요. 시집 가지도 안 했으면서... 오죽했으면 하나님께 기도를 다 했겠습니까? 그 싸움의 주제가 무엇이었겠어요? 무슨 문제를 두고 둘이서 싸웠겠어요?

먼저 나가는 것.

먼저 나가는 거요? 그럴 것 같아요. 그것 말고 싸울 이유가 뭐였겠어요? 먼저 나가야 형이 되는 건데. 달리 보면 그 두 아이가 뱃속에서 뭘 알았겠어요? 아이들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싸우니까 그랬을지도 모르지요. 중요한 것은 거기서부터 그렇게 싸웠다는 겁니다. 야곱은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하고 어떻게 해서든 뭔가를 차지해야 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이렇게 야곱처럼 살아야 합니까? 아니면 반대로 살아야 합니까? 반대로 살아야죠? 뭔가 좀 잘못 가르쳐져서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잠잠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서지 않고 조용, 조용하게 지내는 것요? 아니에요. 우리 목사님 쓰시는 말씀 중에 가끔 멋진 말씀이다 싶은 게 예수 믿는 사람들이 잘 살아야 합니다. 남들보다 더 잘 살아야 합니다. 맞아요? 일요? 열심히 하고요 남들보다 더 많이, 더 잘 해야 합니다. 야곱요? 우리가 본 좀 봐야 합니다. 애쓰고 노력해서 차지할 것 차지해야 합니다. 문제는 방법이 좀 틀렸다는 것이지 그 노력하는 자세는 잘못된 거 아닙니다. 예수 믿는다는 말이 바보처럼 물에 물탄 것처럼 살라는 뜻은 아닙니다.

날씨도 이렇게 좋은 오늘, 여기 오셨으니 야곱의 본을 하나 봅시다. 무얼 좀 본볼까요? 야곱은 연애를 잘 했잖아요? 아내를 네 명이나 얻었는데, 뭐해요? 한 사람 얻는 것도 못 해가지고. 청년회 연합으로 모인다고 하거든 부지런히 쫓아가세요. 안 그러고 산에 놀러 가거나 다른 데 있다가 결국 누구를 만날 건데? 그러고 목사님한테 와서 “목사님, 안 믿는 사람하고 결혼을 해도 됩니까? 안됩니까?” 묻지 말고. 이런 질문하기 전에 믿는 사람끼리 모인다고 할 때 부지런히 쫓아다니란 말이에요. 가서 성경공부만 하지 말고 슬쩍슬쩍 옆으로도 돌아보고(누군가가 옆을 본다) 옳지. 저렇게 돌아보고. (한바탕 웃음)

믿는 사람끼리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괜히 알지 못하는 먼 데 사람 찾지 말고 교회 청년회 모인다, 연합회 모이자 하거든 부지런히 쫓아 다니세요. 어저께 순회예배 모였었는데 갔더니 임원들만 모였더라구요. 왜 임원들만 가요? 임원들만 끼리끼리 모이면 그것도 곤란해요. 모이자 그러거든 부지런히 모이세요. 청년들은 앞으로 연합회 모임이다 하면 무조건 다 모이세요. 예수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 주시겠지요’ 하고 점잔케 앉아 있지만 말고, 기도도 열심히 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야곱의 삶에서 그런 모습은 좀 배우는 게 좋아요. 얼마 전에 들은 얘깁니다만 나이 많은 총각이 결혼을 안 하고 있대요. 왜 안 하느냐고 물었더니 처 자식 먹여 살릴 자신이 없어서 안 간데요. 세상에 이게 무슨 꼴이에요? 예수 믿는 우리는 하나님께서 다 하시겠지요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할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할 때는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야곱은 열심히 노력하면서, 자기가 갖고 싶어하는 걸 차지하기 위해서 정말 맹렬하게 투쟁했던 사람입니다. 이점은 우리가 인정을 해야 합니다. 단지 그가 방법을 잘못 택한 것이나 잊어버린 게 하나 있었기 때문에 너무 험한 세월을 살았죠. 창세기 47장 9절에 보면 바로에게 갔을 때 바로가 “네 연세가 얼마냐?”라고 나이를 물었을 때에 야곱이 한 말이 있습니다. “내 나이가 일백삼십이지만 우리 조상들에 비하면 그리 긴 세월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다음요, “그러나 험악한 세월을 살았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우리 조상들에 비하면 많이 산건 아니지만 참 험악한 세월을 살았다고 고백을 하는데 이것이 야곱이 자기 생애를 결산하는 말입니다. 그가 말한 그 험악한 세월을 간략하게 요약을 좀 해보려고 합니다. 방법 혹은 잊어버린 게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험악한 세월을 살긴 살았지요. 그러나 그렇게 노력하고 애썼던 그 모습은 우리가 기억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노력했던 것과 그 삶을 간략하게 요약을 하고 정돈을 해볼까 합니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먼저 나가겠다고 기를 쓰고 싸웠습니다. 그래서 야곱이 얻은 게 뭐죠?

못 이겼어요.

예? 못 이겼어요? 못 이겼지만 얻은 게 있어요. 이름을 얻었지요. 무슨 이름요? 야곱입니다. 뜻이 뭐죠? ‘발꿈치를 잡았다’라는 뜻이거든요. 발꿈치를 잡았다라는 말이 우리는 듣기에 괜찮은데 히브리 사람이 듣기에는 아주 교활하고 간사하다 그런 의미를 띄고 있답니다. 만약에 우리말에 가깝게 번역을 한다면 뒤통수를 치는 사람이다. 이 정도로 번역하면 딱 맞을 겁니다. 야곱이라는 이름 뜻이 사람을 돌려 세워놓고 뒤통수치는 사람하고 흡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형이 동생한테 속았을 때 이런 말을 하죠. “그 이름이 야곱이 아닙니까?” 이게 무슨 말이에요? 이름이 야곱이 아닙니까?

이름대로.

그렇지요. 지 이름대로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뜻이거든요. 형과 겨루어서 이겨 보겠다고 엄마 뱃속에서 열심히 싸웠다가 싸움에 지고 멋진 이름을 하나 얻었지요. 참 좋지 않은 이름입니다. 이렇게 한번 해볼까요? 야곱에게 뒤통수를 맞은 사람요? 첫째, 에서, 아버지, 외삼촌, 또 없어요? 이게 다 야곱에게 뒤통수를 된통 맞은 사람이죠. 그러면 거꾸로 야곱의 뒤통수를 때린 사람은?

외삼촌.

외삼촌이 약방 감초네요. 또 있어요? 야곱에게 그렇게 아픔을 준 사람, 외삼촌밖에 없어요?

자식들이죠.

예, 결과적으로 야곱의 인생을 두 부분으로 나눠보면 자기가 남의 뒤통수를 때리며 살다가 어느 때부턴가 둘이 맞붙어 때리다가 누구하고요? 맞붙어 때린 거는 외삼촌입니다. 그 다음에 얻어맞아 가면서 산 게 야곱의 일생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름에서부터 묘하게 맞아 들어가는 거죠. 도중에 잠깐 하나만 얘기를 더 합시다. 아버지가 야곱에게 속았음을 알아차렸을 때, 왜 아버지가 더 이상 얘기를 안 하거나 아니면 ‘아까 축복했던 거 취소!’ 이렇게 해서 번복하지 않고 조금 더 뒤에 보면 야곱에게 축복을 해서 보내줍니다. 왜 그랬을까요? 야곱의 생애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대목이죠. 야곱이 처음에 엄마가 불러서 아버지를 속이고 복을 니가 받아야 된다고 했을 때 야곱이 처음에 두려워서 겁을 냈습니다.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봐 두렵습니다. 그래서 안 할려고 했는데 엄마가 자꾸 옆에서 바람을 넣는 바람에 시행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들켜버렸어요. 좀 전의 축복은 취소하고 저주를 다시 받거나 아버지가 대노해서 벌을 내릴 수도 있을텐데 아버지가 그걸 아는 순간에 야곱에게 아무 벌도 내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형이 너를 죽이려고 저렇게 이빨을 갈고 있으니 너 안되겠다 이리 오너라.” 그래서 다시 축복을 하고 “외삼촌 집으로 피해 가거라.” 그래서 보내버립니다.

이상하지 않아요? 이삭이 무엇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 두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그제서야 기억을 해냈을 겁니다. 어쩌면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라는 하나님 말씀을 잊어버리고 있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저 야곱이 나를 속였구나’ 하는 순간에 그 말씀이 생각난 거예요. ‘아, 내가 정말 큰 일을 저지를 뻔했구나’ 그 순간에 이삭이 두려워서 아마 떨었을 겁니다. 성경에는 그냥 떨었다고 되어 있지만 그걸 생각하면서 두려워서 떨었을 겁니다. 야곱이 아버지를 속이고 형을 속이는 어마어마한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 현장에서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이삭이 그 말씀을 기억해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문제가 생겨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야곱은 아버지에게 그 말씀을 들었을 것이 거의 확실한 데 야곱이 그 말씀 한마디만 기억을 하고 있었더래도 이런 짓거리 안 해도 됐을 거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야곱이 외삼촌 집으로 가는데 이 장면은 워낙 중요하니까 같이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창세기 28장입니다. 28장 13절에서 22절입니다. 워낙 유명한 장면이니까 잘 아시겠습니다만 두 가지 관점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자기가 어떤 분이라고 하시는지 그 다음에 야곱은 하나님을 향해서 하나님을 어떤 분이라고 여기고 있는지 그것을 주의하시면서 보면 되겠습니다. 천천히 한번 봅시다. 13절부터 제가 읽겠습니다.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가라사대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너 누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 남북에 편만할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야곱이 잠이 깨어 가로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이에 두려워하여 가로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다른 것이 아니라 이는 하나님의 전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야곱이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베개하였던 돌을 가져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 하였더라 이 성의 본 이름은 루스더라’

하나님은 야곱을 향해서 간단히 뭐라고 하는 겁니까?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 내가 너의 하나님이다. 내가 너와 함께 하면서 너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이루겠다’라고 선언을 하시거든요. 그 말씀을 듣고 난 다음에 야곱이 하나님께 뭐라고 기도하는지 한번 보세요. 참 자세가 다릅니다. 20절부터 보면 되겠습니다.

‘야곱이 서원하여 가로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사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주사 나로 평안히 아비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전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하나님과 많이 다른 점은 ‘하시오면’이라는 말입니다. 이거 조건이죠? ‘만약에 하나님께서 이렇게, 이렇게 해주신다면’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은 뭐라고 했는데요? 다 주겠다고 했잖아요. 그것도 굉장히 큰 겁니다. 그런데 야곱은 하나님께서 하신 그 말씀은 아예 못 들은 척하고 아니면 그 말씀을 전혀 이해를 못하는 겁니다. 그 말씀과 아무 관계없이 요구사항이 뭡니까? 기껏 나를 지켜주시고 먹을 음식, 입을 옷, 그 다음에 평안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심, 그러니까 건강하게 아무 탈없이 집으로 돌아오게만 해주신다면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하나님은 뭐라고 했는데요?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인하여 복을 받을 것이라’는 약속을 하시고 있는데도 그 다음에 너의 후손이 온 땅에 편만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고 있는데 야곱은 ‘하나님 겨우 요거 요거라도 내게 주시면 하나님을 내가 나의 하나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이러고 있는 거죠. 하나님이 보시는 시각과 야곱이 하나님을 보는 시각이 너무나 다릅니다.

쉽게 말해서 야곱은 하나님을 뒤에 가서도 계속해서 자기의 하나님이라고 부른 적도 없고 그 하나님이 자기를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거의 인정을 안 합니다. 안 하니까 그렇게 괴롭고 힘드는 거죠. 야곱이 평안한 삶을 살 수 있거나 아니면 이렇게 험악한 세월을 살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그 말씀을 믿고 그 말씀을 의지하고 가면 되는 것인데 야곱은 그게 안돼 있어요. 여기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모습과 야곱이 대조를 이루는 것들은 여러분들이 잘 기억을 해두십시오. 왜요? 이것이 어쩌면 하나님 앞에 선 우리의 모습일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너의 하나님’이라 하시는데 우리는 앉아서 맨날 뭐라 그러고 있어요? 엉뚱한 기도하고 앉아 있잖아요.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찌 내게 이럴 수가 있어요?” 이러고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분명히 우리를 보고 ‘나는 너의 하나님’이라고 하고 계시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우리가 너무 모른 채 내 욕심에만 눈이 팔려서 하나님이 뭐라 하시는지 듣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게 우리 인생이 슬픈 인생이 되고마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이 장면을 꼭 기억해두십시오.

그런 다음, 이제 삼촌 집으로 갑니다. 여태까지는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나름대로 남의 뒤통수를 치며 살았는데 드디어 강적을 만나죠. 야곱이 만난 외삼촌은 정말 강적입니다. 외삼촌과 무슨 문제로 싸웠죠? 외삼촌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뭐죠?

아내.

아내요? 이거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이 아내를 얻기 위해서 몇 년이나 노력 봉사를 했죠?

칠년.

그런 건 외우기가 참 쉽죠? 칠 년 동안. 칠 년을 뭐같이 여겼더라?

수일.

수일같이 여겼더라. 왜요? ‘내가 저 이쁜 아내를 얻게 된다’ 그것 생각하면 칠 년이 거져[공짜] 같을 수가 있죠. 연애 해본 사람은 이해할 겁니다. 사실은 그렇게 고생하면서 결혼해봐야 별 것 아닌데 그죠? 별거 아닌 사람에겐 별거 아니지만 그게 별거인 사람에게는 엄청난 복입니다. 남들이 다 별거 아니다 해서 그것 별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분명히 단언하는데 성경적으로 살면 연애시절보다 결혼 후가 훨씬 더 행복합니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결혼하는 순간이 인생의 무덤이다? 성경대로 사세요. 그래야 무슨 말인지 알게 될 겁니다. 칠년을 수일같이 여기며 봉사를 해서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죠. 자고 깨보니 신부가 자기 애인이 아니더라는 얘기죠. 그 심정이 어땠을까요?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해보지 않으면 이 심정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애 한번 해볼 필요 있어요. 해서 바로 성공하지 말고 한번쯤은 깨어져 볼 필요가 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기쁨이요 동시에 고통이라는 걸 한번쯤 느껴 보실 필요가 있는데 타인에게 그런 교훈을 함부로 줄려고는 하지 마세요. 결국 몇 년만에 자기가 사랑하던 여인과 결혼했나요?

14년.

14년이라고 대답하기 쉬워요. 본문에 보면 ‘칠 일을 채우라’는 말이 있는데 결혼식 과정을 다 채우라는 뜻입니다. 속아서 첫날을 보냈지만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이고 본의 아니게 동의하면서 그가 사랑했던 라헬도 바로 얻었습니다. 그러니까 레아는 선불로 봉사하고 얻었고 라헬은 후불로 얻은 겁니다. 이 두 사람이 몸종을 하나씩 데리고 오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거의 동시에 아내가 네 명이 생겨버린 거죠. 이런 뒤통수 같으면 한번 맞을만하죠? (웃음)

어쨌건 한방 맞았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은 야곱 탓입니까? 라반 탓입니까? 정답은 하나님 탓입니다. 야곱의 생애에 있어서 야곱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넘어가는 것은 전부 하나님 탓입니다. 아버지를 속이고도 아무 일 없었던 것은 하나님 때문이에요. 라반이 야곱을 속이고 야곱은 삼촌에게 속았지만 결과가 그렇게 되어가는 것은 하나님 때문입니다. 이 두 사람이 서로 속이고 속는 이 과정 속에서 하나님은 웃으시면서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겁니다. 무슨 뜻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거 있잖아요. ‘네 후손이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 모래알처럼 많아질 거라고 약속하신 그 약속’을 이 두 사람이 물고 뜯고 싸우는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은 이루어 가고 계시는 겁니다. 잘되든 못되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래서 그렇습니다. 자, 아내를 얻는다고 한번 속았어요. 그 다음 또 뭐 있죠? 잘 안 나타나 있긴한데 꾸준하게 보면 또 한가지 문제가 큰 게 있어요.

재산.

재산인데 재산이 늘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품삯을 정하는 문제죠. 품삯인데 야곱은 재산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까? 안 했습니까?

했어요.

무슨 노력을 했어요? 어째서 청년들보다 나이 많은 분들이 더 대답을 잘 해요? 아, 참 오래 살아야 많이 더 알죠. 자기 재산을 늘리기 위해서 온갖 궁리를 다 했는데 심지어 어미 양이 새끼를 밸 때 그 앞에 알록달록한 놈을 배라고 알룩달록한 나무를 앞에 꽂아 놓고 소위 양에게 태교를 시킨 셈이죠. 알록달록한 거 갖다 놓고 그걸 많이 쳐다본 놈은 알록달록한 새끼를 많이 낳아요? 그게 과학적으로 맞는 얘깁니까? 안 맞아요? 전혀 안 맞는 얘깁니다. 제가 농담삼아서 자주 그러는데 짜장면 자주 먹는 처녀 선생님들 보고 그럽니다. “짜장면 많이 먹으면 까만 아이 낳는다.” 그래도 짜장면 먹는 걸 그만 두는 사람 본 적이 없어요. 커피? “커피 많이 마시면 까만 아이 낳는다.” 해도 열심히 먹지 그걸 그만 두는 사람 없더라구요. 어느 분이 커피 한 종류만 좋아하더라구요. 왜 그것만 먹어요? 하니까 그거 뭐죠? ‘이 세상 가장 향기로운 커피는 당신과 함께 마시는 커피입니다’라는 거 있죠? 그 선전에 녹아서 그것만 마신대요. 커피 많이 마신다고 까만 애 안 낳아요. 믿을 사람도 없지만. 새끼 낳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알록달록한 짐승 낳는 거 아닙니다. 그런데 왜 그 야단법석을 떠느냐는 얘기죠. 이 얘기는 조금 더 뒤에 구체적으로 설명하죠.

그전에 설명을 조금만 더 드릴께요. “나도 그러면 품삯을 주십시오.” 했는데 사실은 야곱이 머리를 쓴겁니다. “삼촌, 이 무리가 지금 뒤섞여 있는데 알록달록한 거 제하고 하얀 놈만 절 주세요. 알록달록한 놈이 더 많으니까 삼촌이 다 가져가십시오. 제가 흰 놈만 칠께요. 흰 놈만 치는데 여기에서 하얀 새끼가 나면 그건 삼촌의 몫이고, 알록달록한 거 나면 제가 하고, 그러면 어떻겠습니까?” 사실은요 그걸 보면서 옛날 공부한 멘델의 법칙이 생각나는데 역시 야곱은 머리가 뛰어난 건 맞아요. 왜? 잡종이 많이 나거든요. 아마 열심히 치면서 그것까지 계산을 했을 거란 느낌이 들어요. 교활하거든요. 그런데 어리한 삼촌이 보니까 그럴싸하거든요. 그럼 좋다 그러자. 그래서 삼촌이 알록달록한 양떼하고 흰 양떼하고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걸 좀 떼어 놔야 되잖아요. 혹시 야곱이 밤중에 와서 몇 마리 집어가 놓고 자기꺼라고 하면 안되니까 그래서 그걸 어떡해요? 이 알록달록한 자기 양떼를 몰고 갑니다. 훔쳐 가지 못하도록 멀리. 며칠쯤 가면 될까요? 성경에는 사흘 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흘 길을 몰고 가서 떼어 놔요. 못 훔쳐가게. 누가 지독하죠? 그 야곱에 그 삼촌 맞다니까요.

그런데 야곱이 열심히 해보니까 세상에! 튼튼하고 강하고 새끼 낳는 놈마다 온통 얼룩이만 낳더라는 말이죠. 라반이 보니까 “이거 속았다. 안되겠다. 야, 바꾸자. 여태까지 낳은 거는 할 수 없고 인제부터 알록달록한 거는 내꺼다, 흰 거는 니 해라.” 야곱이 어쩔 수가 없어요. 삼촌에게 대항할 수는 없어요. 게임이 안되니까요. 그래서 그럽시다. 그래서 또 그렇게 했어요. 이제부터는 또 흰 놈만 좌아악 낳아버리네요. 외삼촌이 품삯 정하는 방법을 몇 번 바꾼지 아세요? 열 번이나 바꿨다고 그래요. 열 번이나. 외삼촌이 품삯 나누는 방법을 열 번이나 바꾸었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복을 주셨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이것이 야곱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인정하는 최초의 발언입니다. 이 때에 와서야...

결국은 외삼촌이나 야곱이나 똑같이 머리 굴리며 열심히 싸우는데 사실은 하나님께서 야곱의 편을 자꾸 들기 때문에 그렇게 됩니다. 그 본문 펴놓고요 가만 있어봐라. 진짜로 양떼가 새끼 밸 때 그 앞에 신풍나무 버드나무 뭐 알록달록한 거 갖다 놓으면 진짜 얼룩이 배는가? 이거 고민하지 마세요. 고민할 문제가 전혀 아닙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많이 지나고 야곱이 가만 보니까 삼촌의 안색이 예전과 같지가 않단 말이죠. 그 다음에 삼촌의 아들들이 말하는 투가 “저 야곱이, 저 자형이 말이야. 앞으로 우리 재산 될 걸 다 가져갔다.” 이런 말이 들리는데 “아, 이거 안되겠구나” 이러는 참에 하나님께서 이제 떠나라는 겁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라. 그래서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삼촌 집을 떠날 때도 하나님 믿는 사람이 멋있게 떠나면 어때요? 어떻게 떠나죠? 도망요? 그것도 그냥 도망 안 가요. 들에 나가 있으면서 자기 아내들을 몰래 부릅니다. 불러다가 장인 험담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장인 험담을 많이 하니까 그 딸들도 걸작이라. 여자는 키워봐야 확실히 소용 없는 거 맞아요. 그 딸들이 뭐라고 합니까? “우리 아비가 우리를 팔고 그 돈을 자기가 다 먹었으니까 우리를 남처럼 취급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갑시다.” 이러는 거예요. 딸 키우는 분들 좀... 그렇게 보따리 싸서 가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을 하십시오. 그래서 도망을 쳐버리는 거죠. 사흘만에 야곱이 도망갔다는 소식이 라반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라반이요 마 놔두지 따라 부칩니다. 몇 일만에요? 집에 있는 식구들, 싸울만한 사람들 다 이끌고 따라 부치는데 칠일만에 따라잡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데 다가오니까 그날 밤에 하나님께서 ‘가부간에 야곱에게 말하지 말라’ 가부간에 야곱에게 말하지 말라?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구절이죠? 얼마전 설교시간에 제가 한번 했거든요. ‘너는 아브라함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 이거였거든요. 그 하나님이 바로 그 하나님인데요 뭐. 라반에게 와서 가부간 말하지 말라. 하나님이 막으신 겁니다.

라반이 추격해 오는데도 그 손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께서 막으셨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자, 저놈을 잡아서 혼을 내든지 도로 잡아오든지 뺏어 올려고 왔는데 하나님께서 말하지 말라고 하니까 그 다음 뭐해야 돼요? 칼은 빼냈는데 하나님이 치지 말라는 거예요. 어떡해요? 무라도 한번 썰어봐야지요. 그냥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엉뚱한 얘기만 실컷하는 거죠. “야, 니가 그럴 수 있냐? 이럴 수 있냐.” 야곱이 지은 죄가 있어서 이러고 있는데요 라반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나 하는 거죠. “내가 너를 칠래면 못치겠냐? 그리고 이 자식들 다 누구 거냐? 다 내꺼 아니냐? 내가 능력이 없는 게 아니다. 그런데 어젯밤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내보고 가부간 말하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더 이상 얘기 안 하는 거다. 내가 니 칠 힘이 없는 게 아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에 야곱의 입이 딱 떨어지는 거예요. 그 말을 안 했어야 하는데 그 말을 하자 야곱이 그때부터 쏟아놓습니다.

“삼촌께서 내 품삯을 열번이나 바꾸지 않았습니까?” 그 다음? “내가 이 이십년 동안 얼마나 고생했습니까?” 그 동안 맺혔던 한을 그대로 풀어버리는 거죠. 삼촌을 향해서 막 합니다. 왜요? 삼촌이 끝에 그 말만 안 했으면 그 말도 못했을텐데 에라, 하나님이 우리 편이구나. 잘됐다 싶어서 삼촌에게 그동안 속으로만 삭혔던 말을 퍼붓고 거기서 둘은 헤어져서 야곱은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약속하셨고 그를 돌봐주고 계셨다는 것을 알고만 있었다면 야곱은 그렇게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래서 무사히 삼촌에서 벗어났다 하고 갑니다. 가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또 문제가 생겨요.

여태까지는 도망 나오느라고 뒤만 돌아보고 있었는데 막상 가다보니까 누구 생각이 나는 거죠? 형 생각이 나는 거예요. 이십년 전에 형이 나를 죽일려고 했는데 그 노가 풀렸을까? 말았을까? 그래서 몰래 소식을 알아볼려고 사람을 보냈더니 세상에 형이 군사를 사백명이나 끌고 온다는 겁니다. 야곱은 여기서 또다시 잔꾀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무슨 꾀요? 떼를 나누는 거죠. 만약에 형이 와서 이쪽 떼를 치면 이 한 떼는 도망을 가야지 이 궁리를 하는 겁니다. 그 뒤의 얘기지만 자기 아내와 자식들을 줄을 세우죠. 줄을 요렇게 세웁니다. 제일 앞에 누구요? 물론 자기가 제일 앞에 가는데 여차하면 형이 우리 가족을 친다면 그래도 살아남을 사람이 있어야지요. 그래서 줄을 세워서 제일 앞에, 아들 열둘에다가 부인이 네 명이잖아요. 그것도 그냥 보시면 안되요. 참 재미있어요. 야곱이 머리를 얼마나 굴리는지 모릅니다. 제일 앞에 누구? 저도 잘 모르겠네요. 쉬운 문제로. 제일 뒤에 누구요?

라헬.

그건 잘 아시네요. 라헬하고 요셉을 제일 뒤에 두고요. 이렇게 줄을 세워갑니다. 그러면 제일 앞에는 원래 몸종이었던 두 아내와 거기서 난 아들 딸들을 세우고 그 뒤에 레아, 그 뒤에 라헬. 이렇게 줄을 세워 가는 겁니다. 간격을 띄우겠지요. 그래서 만약에 죽을 때 죽더라도, 확실히 조상을 잘 만나서 나긴 나야 되겠네요. 그죠? 이게 야곱의 꾑니다. 지금 형이 얼마나 두려우면 이 궁리를, 재산도 두 떼로 나누고 가족들도 이렇게 떼로 나눠서 여차하면 안됐지만 너희는 몸종의 자식이니까 먼저 죽더라도 용서해라. 그래서 앞장서서 가고 이러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 야곱을 보시면서요 ‘이 자식아 니가 아직도 그 모양이냐. 내가 니한테 약속한 게 뭔지 몰라? 니 아직도 그 모양이냐? 니 도망치겠다고? 그래 도망쳐봐라.’ 그래서 하나님이 하신 게 뭐예요? 다리를 절게 만드는 거죠. 환도뼈를 쳐서 제대로 못걷게 만들어버리는 거죠. 도망쳐보란 말이에요. 그게 그렇게 관련이 좀 있습니다.

유명한 얍복강가 사건 기억하고 계시죠? 얍복강가 사건 있기 전에 마하나임이라는 장소가 나옵니다. 거기서 사실은 야곱이 하나님의 군대를 만납니다. 하나님의 군대가 나와 동행하고 있다는 걸 하나님께서 보여주셨어요. 그런데도 신경을 안 쓰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얍복강가에서, 우리는 야곱이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이렇게 잘 기억을 하고 계시죠? 그걸 기도를 했다고 해도 맞긴 맞는데 중요한 거는 씨름을 합니다. 씨름을 누가 걸었어요? 누가 시작을 했어요? 야곱이 씨름을 시작했어요? 지나가는 사람 붙들었어요? 한밤중에 왜 그리 지나가요?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한밤중에 거기서 뭘 어쨌길래 야곱이 씨름한다고 달려들어요? 야곱이 씨름을 한 게 아니고 ‘어떤 사람이 야곱과 씨름하더니’ 이렇게 되어 있는 거예요. 밤중에 식구들 다 떠나 보내놓고 혼자 앉아서 괴로워하고 있는 겁니다.

어쩌면 철야기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옆에 와서 자꾸 집적집적 하는 거예요. “어이, 한판 붙어 볼래?” “야, 비켜라 내 니하고 지금 그럴 형편이 못된다. 비켜라.” 하는데도 “한판 붙어보자.” 이래서 붙은 거예요. 붙어서 씨름을 하다 보니까 문득 드는 생각이 도대체 이 사람 누구야? 이게 어떤 사람이야? 보통 사람은 아니겠다라는 생각이 늦게서야 든 겁니다. 그래서 겨우 생각난 게 뭡니까? 하나님의 천사가 아닐까? 이 정도 생각이 간신히 든 거죠. 그래서 거기에 매달려서 나를 축복해주지 않으면 보낼 수 없습니다 하고 달려드는 거에요. 이 말이 나올 때까지 하나님이 거기서 야곱을 집적거리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시비를 거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 ‘시비를 거시는 하나님’ 입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를 향해서 그런 시비를 걸고 계십니다. 왜요? 내가 여기 있다는 거 너 좀 알아달라는 거죠. 성경에 그런 예가 굉장히 많다는 거 기억을 하십시오. 기회가 되는 대로 또 얘기를 드리죠. 그제서야 뭔가를 눈치챈 야곱이 복을 주지 않으면 못 보낸다고 할 때에 하나님께서 물은 첫번째 질문이 뭡니까?

네 이름이 뭐냐?

그렇죠. 네 이름이 뭐냐고 물어요. 뚱딴지같이 갑자기 이름은 왜 물어요? 복을 달라고 했으면 복을 주든지 말든지 하지않고요. 니 이름이 뭐냐고 하나님께서 물으시는 겁니다. 야곱이 자기 이름이 뭐냐 생각해봤더니 이름이 뭐예요? 야곱이거든요. 말을 좀 바꿔서 해봅시다. “야 니 이름이 뭐냐?” “예. 제 이름이 남의 뒤통수나 치는 사람입니다.” “니 아직도 그래서 되겠나?” 그 얘깁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도전을 해서 씨름을 했는데 하나님이 그 씨름에 지겠습니까? 안 지죠. 그런데 왜 져요? 져주는 거죠. 왜요? 야곱의 이름을 좀 바꿔 줄려고요. “니 인제 이름 좀 바꾸자.” 뭘로요? 이스라엘. ‘엘’ 하면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라는 이 이름으로 바꿔주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붙어서 시비를 걸고 있는 겁니다. “니 여태까지 남의 뒤통수나 치면서 살았지? 이제 이름 바꿔.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면 앞으로 누가 겁나겠어요?

“내가 누군지 아느냐?” 옛날에, ‘나도 마산 가면 좀 논다면 노요’라는 말이 유행했거든요. 야곱은 앞으로 뭐라고 다녀요? 내가 누구냐고?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면 누가 겁나겠어요? 듣는 사람이 겁나요? 그래서 하나님이 그 이름을 바꾸어 주실려고 지금 이러는 겁니다. 그날 밤에 야곱이 하나님께 매어달려서 그게 씨름이어도 좋고 기도라도 좋은데 하나님인 줄도 모르고 매어달렸는데 하나님께서 그 장소에서 이름을 바꾸어 주시는 겁니다. 너 이제부터 이렇게 살라는 겁니다. 야곱같이 살지 말고 이스라엘로 살아라는 겁니다. 그러면 다리를 절어도 괜찮죠. 내가 다리를 절뚝절뚝 절고 있지만 이게 웬 다린지 아느냐? 이거, 이래도 이게 하나님과 싸우다가 이긴... 팔팔한 다리 가지고 도망칠 생각말고 절뚝절뚝 절면서도 이거 내가 하나님과 싸워서 이긴 다리다라는 그런 마음으로 살라는 겁니다.

그래서 강을 건너갑니다. 그 강을 건넌 다음에 아까 얘기한대로 가족들을 이렇게 또 나누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스라엘로 사는 거예요? 야곱으로 사는 거예요? 여전히 야곱으로 사는 겁니다. 여러분, 이것도 하나 물어봅시다. 뇌물을 줄 때 가령 천만원을 뇌물로 좀 써야 되겠다 그러면 이걸 한꺼번에 갖다주면 좋아요? 아니면 삼백, 삼백, 사백씩 여러 번 나눠주는 게 효과가 더 있어요?

여러 번 나눠주는 것.

나눠주는 게 효과가 더 있어요? 좀 수상하다. 저는 전혀 모르겠어요. 단지 하나 아는 거는 수표로 갖다주는 것보다 빳빳한 현찰로 갖다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라는 건 배웠어요. 제 친구 중에 그런 놈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뇌물로 쓸 때는 절대로 수표로 쓰지 않고 빳빳한 현찰로 갖다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라고 하데요. 좌우간 야곱의 작전은 분할입니다. 이만큼 떼어서 형님, 그 다음에 오다 보니까 이거 웬거냐? 그것도 형님 겁니다. 이 작전을 열심히 쓰고 있는데 여전히 이스라엘로 사는 것이 아니고 야곱으로 사는 거죠. 좌우간 머리를 얼마나 굴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야곱이 평안하게 사는 방법은 하나님께 매달려서 열심히 기도하는 것이다. 이거 맞아요? 열심히 기도하는 것이 쉬운 방법입니다. 자기 머리 굴리는 거 말고요. 그러면 자기 머리도 굴리고 하나님께 열심히 매달리면 하나님께서 들어주시겠죠? 야곱의 생애를 통해서 확정할 수 있는 것은 그것도 좋은 방법일지 모르죠. 자기 머리 열심히 굴리는 것, 아니면 하나님께 죽어라고 매어달리는 것.

그러나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복을 너에게 주어 네가 평안히 돌아오게 하겠고 그렇게 할 때까지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고 하나님이 약속을 하셨잖아요? 그 약속만 믿었더래도 야곱은 여기서 이렇게 잔머리 굴려가며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됐다는 얘깁니다. 사실은 하나님께서 한번도 야곱을 떠나신 적 없이 야곱의 주위를 빙빙돌면서 야곱 옆에 하나님이 계심을 야곱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이제 이름마저 갈아줬는데도 강 건너가서 또 이 궁리를 하고 있는 거죠. 이게 사실은 야곱인 거죠.

그렇게 해서 형님을 만나죠. 그 형님의 마음이 언제 바뀌었느냐는 것은 우리는 잘 알 수 없는데, 알 수 없는 걸 억지로 야곱의 기도 때 바뀌었다고 이렇게 주장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에서의 마음조차 하나님께서 관여하고 계시다는 것만 알았더라도 야곱이 그렇게 온갖 궁리를 다 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그후에 터진 사건이 디나 사건이죠? 자칫하면 온 가족이 몰살당할 뻔 했던 사건입니다. 그 디나 사건이 왜 터졌냐면 이 사건 후에 하나님께서 야곱을 보고 벧엘로 올라가라고 명하시는 걸 거꾸로 생각해보면 야곱이 벧엘에서 하나님께 했던 약속을 깨끗이 잊어버리고 엉뚱한 곳에 있었던 겁니다. 사고가 터지고 난 후에 하나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아, 자기가 벧엘에서 비록 어슬프게나마 하나님께 기도했던 그 기도를 하나님께서 잘 들어주셨음을 깨달은 거죠. 그때 기도는 그냥 먹을 것, 입을 것, 그냥 몸만 건강하게 돌아오게 해주시면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입니다. 그렇게 약속을 해놓고 지금요? 먹을 것 입을 거요? 아내가 넷이요, 자식이 열둘에, 재산은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재산을 주셨는데 이걸 받아 놓고 엉뚱한 곳에서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평안하게 잘 지내겠죠. 그러니까 사고가 터지는 거죠. 하나님께서 네가 약속했던 그 벧엘로 올라가라고 하시는 거예요. 야곱이 아주 두려움에 떨었지만 하나님께서 사방 모든 백성들에게 두려움을 주셔서 야곱을 추격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하셨더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후에 요셉의 이야기가 성경에 등장하는데, 여러분, 이것도 하나 기억해 둡시다. 성경에 요셉의 이야기가 있습니까? 질문도 뚱딴지같은 질문을 해서 대답하기가... 좀 그렇죠? 성경에 요셉의 이야기가 있느냐 이렇게 물으면 있긴 있습니다. 요셉의 이야기 시작되는 첫대목을 보시면, 한번 찾아볼까요? 몇 장? 혹 아시는 분요? 37장이네요. 요셉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2절이다 그죠? 이 요셉이 애굽에 팔려가서 총리가 되는 이야기는 유명하니까 잘 알잖아요. 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2절을 한번 보세요. ‘야곱의 약전이 이러하니라’라고 나오죠. 이 약전이라는 말은 족보, 세계로 번역되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그냥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부터 야곱의 이야기를 또 시작하겠습니다 하면서 누구 이야기가 나오는고 하니까 요셉의 이야기가 나오는 거예요.

이 성경이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이 요셉의 이야기가 아니예요. 야곱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 야곱의 이야기 속에 요셉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야곱의 이야기는 창세기 50장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하나님이 도대체 야곱이 뭐가 이뻐서, 50장 중에 23장 정도나 되는 긴 얘기를 들려줄까요? 요셉의 그 놀라운 이야기도 야곱 이야기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요셉의 이야기가 다 마무리 된 뒤쪽에 보면 여전히 야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야곱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 나갑니다. 하나님께서 이 야곱을 어떻게 여기고 계시는지를 이런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야곱은 남을 많이 속이고 살았고 자신도 속임을 당했죠. 야곱이 속임을 당한 가장 큰 거짓말은 뭘까요? 아까 ‘삼촌한테 속았다’고 그랬죠? 결혼할 때 삼촌한테 속은 것이 제일 크게 속은 걸까요? 그 다음, 아들들이 아버지를 속였죠. 아들들이 아버지를 속였다는 거는 조금 내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들이 요셉을 팔아먹어 놓고 죽었다 했다. 이렇게만 기억을 잘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조금 확장시키세요. 팔아먹었다고 해서 야곱은 이 요셉의 죽음에 대해서 그렇게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했는데 이 고통이 하루 이틀 사이에 잊혀진 게 아니고 적어도 십몇년 동안 그 고통은 계속해서 살아 있었습니다. 이 죽어버린 아들, 사실은 아니지만 이 죽어버린 아들 때문에 야곱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성경을 읽어보면 잘 나와 있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요셉이 뭐하고 있어요? 지금 총리가 되어서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겁니다. 야곱이 얼마만큼 속고 있는지 보세요. 아들들이 동생을 죽였다는 이 거짓말보다 야곱이 완전히 속고 있는 것은 그 죽은 아들 때문에 그렇게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동안에 그 아들은 온 세상을 호령하는 자리에 있더라는 겁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야곱의 속고 사는 인생입니다. 형들이 애굽에 곡식을 사러갔다가 이상한 총리를 만나서 돌아옵니다. 돌아와서 다시 곡식을 사러 가야 하는데 맏이 르우벤이 아버지한테 “우리가 또 가야 합니다.” 아버지가 거절을 합니다. “안된다. 못 간다.” 못 가는 이유가요? “요셉이 죽었는데 베냐민마저 죽일 셈이냐? 못 간다. 우리가 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베냐민은 내줄 수가 없다.” 이유는요? 요셉 때문에 그렇죠. 요셉 때문에 그런 거예요. 요셉이 죽은 그 아픔 때문에 베냐민을 못 내놓는 겁니다. 양식이 다 떨어지니까 “르우벤, 야 니는 안되겠다 비키라.” 그러면서 누가 나서요? 르우벤은 아버지한테 말발이 안 서요. 왜? 서모와 간통한 사건이 있어서 신용을 다 잃어버렸거든요. 야곱의 집안이 얼마나 콩가루 집안인지 모릅니다. 이 맏이라는 자식이 이래서 아버지에게 신용을 다 잃어버렸지요 둘째 셋째는 디나 사건 때 세겜성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는 바람에 이 둘도 아버지한테 말이 안 먹혀요. 그 다음 넷째네요. 유다가 아버지한테 “아버지, 이러다가 우리 다 죽습니다. 나를 믿고 내가 어떻게 하든지 베냐민을 책임지고 데리고 돌아올 테니까 가야 합니다. 보내 주십시오.” 이렇게 사정을 해서, 이 유다의 말 때문에, 유다를 믿고 야곱이 보내 줍니다. 그때 야곱이 남긴 말요. 여러분들 ‘죽으면 죽으리다’ 이게 누구 말이에요?

안의숙.

예? 안의숙이라 그랬어요? 맞는 말입니다만 그건 사본인데요

에스더.

맞아요. ‘죽으면 죽으리다’라고 말한 사람은 에스더라고 알고 계시지만 원본 중에 원본이라고 할까? 흡사한 표현이 야곱이 한 말 중에 있어요? 야곱이 베냐민을 내어주면서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잃으면 잃으리로다’ 왜 ‘죽으면 죽으리라’는 알면서 ‘잃으면 잃으리로다’는 모릅니까? 별로 안 유명해서요? ‘죽으면 죽으리다’라는 결단도 놀라운 결단이지만 야곱이 이때 내린 이 결단요. ‘잃으면 잃으리로다’ 쉽게 나온 말 아닙니다. 자기가 지금까지 끌어안고 놓을 수 없어서 그렇게 움켜잡았던 것, 마지막으로 놓은 것이 자기 머리와 자기 노력과 자기 꾀로 살면서 끝까지 움켜잡았던 마지막 것이 베냐민입니다. 요셉마저 죽었는데 베냐민 없으면 살 수 없다고 그렇게 버텨서 온 가족이 다 굶어죽을 형편에 처해 있을 그 때에 마지막으로 포기하고 내놓은 것, 그것이 베냐민입니다. 그 때 ‘잃으면 잃으리로다’ 하고 내놓습니다. 에스더만 유명하고 안의숙 씨만 유명한 걸로 알지마세요. 야곱도요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이 명언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그 베냐민마저 포기했을 때에 야곱에게 돌아온 것은 참된 평안입니다. 그 동안에 그렇게 속고 속고 가슴 아팠던 모든 아픔이 베냐민마저 손놓고 포기했을 때 그 모든 아픔은 깨끗이 사라지고 회복이 되는 겁니다. 그 베냐민을 보내놓고 일어날 기력도 없이 누워 있었거든요. 그런데 들려오는 소식은 베냐민이 돌아왔습니다가 아니고 “요셉이 살아있습니다.”라는 소식이 들리는 거예요. 다 죽어가던 사람이 그 말을 듣고 기운이 소생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누워서 꼼짝 못하던 사람이 그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난 거예요. “내가 이제 여한이 없다. 내가 가서 요셉을 보리라.” 이러고 일어나는 거예요.

물론 처음부터 믿지는 않았죠. “야 이자식들이 더운 나라에 갔다오더니만 약간 이상하게 된 거 아니야?” 곧이 안 들었어요. 그런데 번쩍번쩍한 마차를 보고 실어온 물건을 보고서는 진짜구나. 그래서 “가자” 하고 가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또 걸리는 게 하나 있어요. 하나님을 생각해서 마음에 뭔가 걸리는 게 아마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긴 가는데 하나님께서 이 땅을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가도 괜찮을까? 저 번에 가야 할 곳 안 가고 엉뚱한 곳에 머물러 있다가 그렇게 난리가 났는데 애굽으로 가도 괜찮을까? 약간 걱정이 되는 거죠. 걱정이 되니까 하나님께 작별인사는 해야 안되겠어요. 그래서 자기 아버지 이삭이 하나님을 섬기던 그곳에 가서 제사를 드립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작별 인사일까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듭니다. “하나님, 제가 요셉을 좀 봐야 합니다. 제가 잠시 애굽에 좀 다녀오겠습니다. 그 동안 안녕히 좀 계십시오.” 이러고 거기서 제사를 드리지 않았을까 이런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그날 밤에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걱정하지 말고 가거라. 거기도 내가 너와 함께 갈 것이다. 그리고 너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시는 거죠. 네 후손이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약속을 거기서 하는 겁니다.

이제 얘기를 매듭지어야 되겠네요. 그렇게 해서 애굽에 가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바로를 만나서 자기가 정말 험악한 세월을 살았습니다라는 고백을 하는 거죠. 이런 고백이 나올 때는 이제 그 험악한 세월이 끝났다는 뜻입니다. 청춘남녀가 둘이서 티격티격 싸우다가 어느 날 한잔하자 해서 나갔더니 이런 말을 합니다. “제가요. 정말로 당신을 사랑했었답니다.” 이런 말이 나오면 끝낸다는 뜻이에요. 그 상황에서 “어, 진짜예요?” 이러면 안돼요. (웃음) “제가 그렇게 사랑하고 애썼는데 그것 여태까지 몰라주시데요.” 이 말입니다.

야곱은요 “내가 많이 산 건 아니지만 정말 험악한 세월을 살았습니다.” 그 말 속에는 “그 험악했던 세월이 이제는 다 끝나고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라는 그 고백입니다. 거기서 조금 더 세월을 지내다가 야곱이 죽게 되죠. 제가 꼭 드리고 싶은 얘기가 창세기 48장 15절부터입니다. 이 구절 하나를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 지금까지 긴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야곱은 평생에 하나님을 자기 하나님이라고 안 불렀다 그랬죠? 늘 아버지의 하나님, 우리 조부의 하나님이라고만 불렀더란 말이예요. 그런데 여기 와서 뭐라고 하는지 한번 보세요. ‘그가 요셉을 위하여 축복하여 가로되 내 조부 아브라함과 아버지 이삭의 섬기던 하나님’ 요기까지는 옛날하고 똑같죠? 그 뒤에 한 자가 더 붙었어요. 여태 안 붙었던 말이 하나 붙었습니다. 같이 읽읍시다. 시작! ‘나의 남으로부터 지금까지 나를 기르신 하나님’ 그 다음 조금만 더요. ‘나를 나의 모든 환난에서 건지신...’ 됐습니다. 그 뒷말은 놔두고요 이 야곱이 이제 와서 하나님을 뭐라고 고백하느냐 하면 언제부터 나를요?

남으로부터.

나를 남으로부터! 자기가 태어날 때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까? 벧엘로 떠나갈 때 알았습니까? 외삼촌과 그렇게 싸울 때 하나님께서 자기와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까? 전혀 몰랐죠.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까 하나님께서 내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나를 기르고 계셨구나라는 걸 깨달은 겁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던 그 모든 순간들이 나를 기르는 과정이었다는 겁니다. 하나님이 자기 아버지나 조부의 하나님이라고 평생토록 생각하고 살았는데 사실은 자신의 하나님이었더라는 겁니다. 이 구절도 정확하게 따지면 틀린 곳이 있어요 뭐죠?

나기 전부터...

그렇죠 태어나기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겠고라고 말씀하셨거든요.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자기를 기르고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긴 시간동안 야곱의 생애를 이야기했지만 정작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야곱의 생애가 아닙니다. 이렇게까지 따라 다니시면서 돌보고 계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싶은 겁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멍청하고, 지독하게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 야곱을 일평생 따라다니시면서 스스로 하나님을 알아주기를 바라며 옆에서 서성이고 계시는 하나님의 이 모습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담의 범죄 이후 지금까지 모든 역사가 하나님의 사랑고백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줄기차게 따라다니시면서 나의 하나님이라고 불리기를 원하고 계시는 겁니다. 야곱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이라고 불렀지만 하나님은 ‘야곱의 하나님’이라고 불리기를 원하셨단 말입니다. 바로 나의 하나님을 내가 이렇게 대접하고 있지나 않은지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우리의 능력과 하나님 이외의 다른 그 무엇으로 인생을 살고 있을 동안에는 진정한 평안은 우리에게 오지 않습니다. 야곱이 모든 것을 다 포기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평안이 그를 찾아온 것입니다. 우리 곁에서 이렇게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하나님을 야곱은 죽을 때가 다 돼서 알아차렸지만 일찍 알면 일찍 알수록 고생을 적게 합니다.

하늘에는 하나님의 작정하심이 있었고 땅 위에는 야곱의 꾀와 욕심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작정하심을 알지 못한 채 야곱은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결국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대로 이루어져 갔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보아도 결국은 하나님의 뜻대로 되어가는 것입니다. 현대인의 불행은 바로 여기에서 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능력으로, 쌓은 부의 힘으로, 과학의 발달된 기술 덕으로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살기야 살지만 참된 평안을 누리지는 못합니다. 하나님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뜻과 방법을 먼저 찾으시기 바랍니다. 혹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고 낙심이 되거든 우리 곁에 서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너, 임마 야곱이 아니고 이제부터는 이스라엘이야!’ 그래도 야곱은 참으로 오랫동안 야곱으로 행세하며 살았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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