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성곽없는 성읍이 될 것이라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내가 또 눈을 들어 본즉 한 사람이 측량줄을 그의 손에 잡았기로 네가 어디로 가느냐 물은즉 그가 내게 대답하되 예루살렘을 측량하여 그 너비와 길이를 보고자 하노라 하고 말할 때에 내게 말하는 천사가 나가고 다른 천사가 나와서 그를 맞으며 이르되 너는 달려가서 그 소년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예루살렘은 그 가운데 사람과 가축이 많으므로 성곽 없는 성읍이 될 것이라 하라 여호와의 말씀에 내가 불로 둘러싼 성곽이 되며 그 가운데에서 영광이 되리라 오호라 너희는 북방 땅에서 도피할지어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내가 너희를 하늘 사방에 바람 같이 흩어지게 하였음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바벨론 성에 거주하는 시온아 이제 너는 피할지니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영광을 위하여 나를 너희를 노략한 여러 나라로 보내셨나니 너희를 범하는 자는 그의 눈동자를 범하는 것이라 내가 손을 그들 위에 움직인즉 그들이 자기를 섬기던 자들에게 노략거리가 되리라 하셨나니 너희가 만군의 여호와께서 나를 보내신 줄 알리라 여호와의 말씀에 시온의 딸아 노래하고 기뻐하라 이는 내가 와서 네 가운데에 머물 것임이라 그 날에 많은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여 내 백성이 될 것이요 나는 네 가운데에 머물리라 네가 만군의 여호와께서 나를 네게 보내신 줄 알리라 여호와께서 장차 유다를 거룩한 땅에서 자기 소유를 삼으시고 다시 예루살렘을 택하시리니 모든 육체가 여호와 앞에서 잠할 것은 여호와께서 그의 거룩한 처소에서 일어나심이니라 하라 하더라 [스가랴 2:1~13]

조선족이 어느 나라 사람인가요? 어떤 조선족 청년이 선원생활을 했는데 미국에 도착해서 도망을 쳤습니다. 미국의 불법 체류자가 된 거죠. 먹고는 살아야 되니까 어느 식당에 취업을 했는데 주인이 전라도 사람이었대요. 그래서 결국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조선족이 된 거예요. 어찌어찌하다 이 분이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결혼하기 전에 자기 신분을 밝혔답니다. 전라도 사투리로 ‘저는 조선족인데요.’ 이랬더니 신부가 전라도 어디 출신인 줄 알고 결혼을 했다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이 사람이 한국 사람이 아니에요. 조선족은 중국 사람입니다. 시댁은 중국 연변에 있고, 아는 사람이나 만나는 사람은 전부 중국 사람입니다. 국적은 분명히 중국 사람이에요. 사고방식조차도 완전히 중국 사람이에요. 생김새는 우리와 똑 같고 말이 다 통해도 중국 사람이에요.

고려인은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한국 사람 아니에요. 소련 사람이에요. 외모나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와 똑 같은데 왜 어떤 사람은 중국 사람이 되어 있고, 왜 어떤 사람은 러시아 사람이 되었나요? 지난 날 어려웠던 시절의 부작용인 거죠. 너무너무 가난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 만주로 갔다가 돌아오지 못해 중국 사람이 되기도 하고 소련 사람이 되기도 하죠. 독립운동 한다고 외국에 떠돌다가 후손이 또 그렇게 된 거예요. 나라가 가난하고 힘이 없어서 자기 백성을 잃어버린 거예요.

그렇게 외국에서 살던 그 사람들이 고향땅으로 돌아가기를 얼마나 간절히 소망했을지 생각해 보세요. 자기 당대는 못 돌아가더라도 후손들에게 너희는 언젠가 돌아가야 한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살고 있던 곳, 여기에 가면 친척들이 누가 있다, 다 가르쳐 준단 말이에요. 그럼에도 2대 3대 넘어가면 이미 중국 사람, 러시아 사람이 돼버린 거죠. 한 20~30년 쯤 된 것 같은데 저희 아버님이 계속해서 새벽 라디오방송을 듣는 거예요. 꼭 대북방송 같기도 한데 “왜 그렇게 열심히 들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혹시 너희 고모 소식이라도 들을까 싶어 그런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 우리 아버님의 유일한 여동생이 해방되기 전, 어릴 때에 만주로 갔었다는 거예요. 혹시 그 소식이 있을까 싶어 여기서 보낸 소식, 저기서 보낸 소식을 늘 방송에서 듣고 있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 방송만 듣지 말고 아버지, 사연을 적어서 방송국에 보내면 만주에서 들을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사연을 죽 적어서 보냈더니 그 쪽에서 진짜 연락이 온 거예요. 그렇게 해서 고모의 딸이 어렵게 한국에 왔습니다. 조선족 사람들이 한국 땅에 간신히 들어올 수 있었던 초기에 말이죠. 그래서 중국에 제 사촌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중에 상당수가 한국에 나와 있어요. 그때는 어려웠는데 지금은 나오기가 쉬운가 봐요. 겨우 사촌인데 실제로는 중국 사람이에요.

오늘 본문에 나온 배경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갔어요. 짧게는 50년, 길게는 70년씩 거기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온 거예요. 말이 쉬워서 50년이고 70년이지 외국에서 자기 정체성을 버리지 않고 그 세월동안 산다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살다가 자기 땅으로 돌아온 사람들이에요. 지금 조선족이 한국에 오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그래도 잘 살기 때문에 오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것도 아니에요. 정말 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그 땅에 고국이라고 찾아 온 사람, 그 중에는 어릴 때 고국 땅을 본 적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한 번도 고국 땅을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있단 말이에요. 아니, 대부분이 그래요.

‘어떤 고생이 있더라도 너희는 하나님께서 주신 우리 땅으로 가야 한다.’ 그 말을 믿고 왔는데 와서 보니까 너무너무 힘들고 어려운 거예요. 보통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 긴긴 세월동안 포로로 생활을 하면서도 자기가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아니하고 버티고 버티다가 돌아 왔으니 그야말로 열심히 특심인 사람들이죠. 꿈에 그리던 땅이었지만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물론 처음에는 예루살렘을 다시 재건하자, 성전을 세우자, 하고 열심을 내었습니다만 얼마 못 가서 사마리아 사람들의 반대로 그 공사도 중지되어 버린 거예요. 성읍도, 성전도 세우지 못하면서 16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이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탈북자들, 저 힘들고 어려운 땅을 탈출해서 이 땅으로 왔는데 잘 살지를 못해요. 여기 와서도 새로운 절망감에 빠져 들어요. 한국에 오면 떼돈을 번다는 소문 때문에 조선족들도 참 많이 왔어요. 그 중에는 돈을 많이 번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이 땅에서 어렵게 살고 있어요. 주인을 잘못 만나면 일은 일대로, 고생은 고생대로 실컷 하고 빈손으로 돌아가거나, 심지어 몸을 망쳐서 돌아가는 경우도 있죠. 어떤 사람은 돌아갈 수도 없고 여기 있을 수도 없는, 정말 어려운 형편에 처하기도 하죠. 이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바벨론에서 돌아와서 좌절하며 살아가는 이스라엘의 모습이 참 잘 보입니다.

이렇게 힘든 때에 학개 선지자와 스가랴 선지자 두 사람이 동시에 나타나서 하나님의 성전을 재건하라고 외칩니다. 학개가 했던 유명한 말이 있죠. ‘하나님의 성전이 이 모양인데 지금 너희가 판벽한 집에 거하는 것이 옳으냐?’ 이렇게 책망을 하고 성전을 재건하라고 그래요.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성전을 재건하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오늘 스가랴 본문에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선지자들을 통해서 성전 공사가 재개되기는 했지만 형편은 여전히 어렵기만 합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서 위로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1장을 보면 너희가 왜 이렇게 힘든지 아느냐? 너희 조상들이 왜 그렇게 바벨론에 포로로 갔어야 했는지 아느냐? 너희 조상들이 나를 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정말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시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일흔 번의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그랬잖아요. 이것은 하나님 자신의 성품을 말하는 겁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용서하고 인내 하실 수 있는 분인데 그런 하나님께서도 한계에 도달 해 버린 겁니다.

‘나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너희가 나를 버린다면 나도 너희를 버린다.’ 그렇게 해서 유다가 멸망하고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갔죠. 백성들은 포로로 잡혀가고 성전은 깨끗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포로로 잡혀갔다가 돌아온 백성들에게 스가랴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합니다. ‘이제라도 너희가 내게로 돌아오라’ 지금이라도 너희가 내게로 돌아오라는 그 말을 달리 표현하면 ‘성전을 건축하라’는 것입니다.

성전을 허물어 버린 분이 누구신데요? 물론 바벨론 군사들이 허물었지만 그렇게 하도록 하신 분이 하나님 자신이란 말이에요. 솔로몬이 얼마나 화려한 성전을 지었습니까? 그렇게 화려한 성전을 허물어 버린 분이 지금 가진 것 없는 이 백성들에게 왜 성전을 지으라고 말씀하시느냐 말이죠. 이 사람들이 온 정성을 다 해도 예전에 있었던 그 성전을 짓지 못합니다. 그런데 왜 지으라고 하시느냐 말이죠? 너희가 정말 내게로 온다고 하면 성의 표시라도 하라, 그게 성전 짓는 것이라는 겁니다. 성전을 멋지고 근사하게 지으라는 말이 아니고 너희가 내게로 돌아온 성의 표시만이라도 하라, 그게 성전 건축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하나님도 ‘나도 너희에게 돌아가리라’고 하셔요.

어른을 뵈러 갈 때에 형편이 넉넉하면 좋은 것 많이 사가면 좋죠. 어린 손자, 손녀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뵈러 갈 때에 큰 것 사 들고 가면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요. 저는 요즈음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한 것이 우리 아버지 어머니입니다. 83, 90이신대 이제 갓 취직한 손자 손녀들이 갈 때 마다 봉투를 하나씩 줘요. 그런데 그걸 왜 그렇게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거의 평생토록 모시고 살면서 생활비를 드리고 요즈음 잠시 나와 있습니다만 거액(?)의 생활비를 드리는 아들의 봉투는 별로 고맙게 여기지 않는데 푼돈밖에 들어 있지 않은 손자 손녀들의 봉투는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라요. 몇 푼 들지도 않았는데 그게 그렇게 좋은가 봐요. 관계가 좋으면 좋은 물건 사 와서 좋은 게 아니에요. ‘이스라엘아 성전 건축해라’ 잘 지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너희가 정말 내게로 돌아온다면 이 허물어 버린 성전부터 건축하라. 그렇게 하면 내가 너희를 지키고, 내가 이 예루살렘을 번성케 하겠다. 이게 하나님의 약속이에요.

본문을 조금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2장 2절을 보시면 ‘네가 어디로 가느냐 물은즉 그가 내게 대답하되 예루살렘을 측량하여 그 너비와 길이를 보고자 하노라’ 그렇게 말씀하시죠. 예루살렘을 왜 측량하시나요? 크기나 지금 무너진 상태를 하나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잖아요. 성경은 종종 측량 얘기를 합니다. 길이를 재고 높이를 재고 그렇게 측량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죠? 허물어야 할 것이면 허물어 버리고, 세워야 할 것이면 세우기 위해서 측량 이야기를 합니다.

다니엘이 활동하던 시절에 벨사살이라는 왕이 있었죠. 이 왕이 겁도 없이 하나님을 모독하며 연회를 펼치고 있을 때 벽에 나타난 손가락이 글씨를 씁니다.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는 이상한 말을 쓰거든요. 왕이 이 말의 의미를 몰랐어요. 다니엘이 해석을 해 줍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달아 보았는데 모자란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왕의 자리에서 쫓겨납니다. 이런 거예요. 예루살렘을 측량한다는 얘기는 무너뜨리든지 그렇지 않으면 이것을 재건하겠다는 뜻인데 하나님께서는 왕이든 자기 백성이든 달아보시는 분이십니다. 복을 줄 건지 징계를 할 건지 늘 살피고 계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는 우리가 땡땡이 쳐도 아무 일 없던데? 아무 일 없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덜 사랑하신다는 뜻이에요. 다른 사람은 늘 못된 짓을 해도 괜찮은데 나는 딱 한 건 했는데 ‘이게 뭐야?’ 하나님께서 많이 사랑하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늘 우리를 살피고 계십니다. 성전을 측량하라고 하신 하나님께서 그 다음에 무얼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보세요. 4, 5절입니다. ‘너는 달려가서 그 소년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예루살렘은 그 가운데 사람과 가축이 많으므로 성곽 없는 성읍이 될 것이라 하라 여호와의 말씀에 내가 불로 둘러싼 성곽이 되며 그 가운데에서 영광이 되리라’

묘한 말씀 중에 하나가 ‘성곽 없는 성읍이 될 것이라’란 표현입니다. 여러분, 옛날 근동지역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산꼭대기에 살았어요. 산이라기보다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가서 성을 둘러쌓고 그 안에서 살았습니다. 이게 소위 말하는 성곽이 잘 세워져 있는 성읍이죠. 좋은 점은 안전해요. 산을 기어 올라와서 성벽을 올라타야 하니까 외적이 쳐 들어오기가 어렵죠. 그런데 문제는 그 성곽 안이 좁다는 거예요. 농사짓거나 사람들이 먹고 살기에 넉넉한 땅이 아닙니다. 생산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거기서 살려면 외부에서 먹을 것을 가지고 들어와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성읍이나 성곽을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그런 지형이나 그런 산세가 아니니까요. 가령 예를 들면 남한산성 같은 경우 있죠? 남한산성은 굉장히 넓은 곳이에요. 그 안에 경작지가 있고 그 안에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곳이에요. 예루살렘성은 거기에 비하면 아주 작은 동네에요. 안에 있으면 안전하지만 농사지을 땅이 안에 없어요. 안전하기는 하지만 농사지을 땅이 없으니 평소에는 바깥에 나와 농사를 지어요. 그러다가 외적이 쳐 들어오면 다 버려두고 성안으로 들어가죠. 그렇게 해서 어떻게 사나 싶죠? 살기 어려워요. 그러나 옛날에 외적이 설칠 때는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았는데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성곽이 없는 성으로 만들어 주겠다 그러셔요.

성곽이 없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의미가 가능합니다. 우선 하나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촌이에요. 성곽이 있는 곳은 도시처럼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데 성곽이 없다 그러면 사람이 별로 없는 촌이에요. 외적이 쳐들어온다면? 촌은 그렇게 신경 안 쓰잖아요. 아니면 버려두고 성읍으로 도망가야 하는 그런 곳입니다. 다른 의미가 하나 더 있어요. 분명히 성곽이 세워져 있었던 곳인데 이 성곽을 다 허물어서 성곽이 없는 성읍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외적이 침입할 가능성이 없어서 성곽을 다 허물어 버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렇게 성곽을 허물어 버리면 성읍이 굉장히 넓어질 수 있어요.

우리나라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잠실, 김포가 무슨 서울이에요? 서울이라면 4대문 안이라야 서울이지요. 여기는 능동이죠. 옛날 4대문 안에 살던 사람들이 여기를 쳐다보면 무엇이 있었어요? 능이 있었죠. 그러니까 능동이죠. 4대문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이 없어지니까 서울시가 바깥으로 확장이 된 거예요. 성곽이 없어지면 도시가 크게 확장되어 나가는 겁니다. 외부에서 마음껏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된다는 거예요.

기본 전제가 무엇입니까? 외부의 침입이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예가 많이 있어요. 국경을 아주 단단히 지키고 있을 때 외적이 국경을 넘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 나라에 있는 모든 성곽이 소용이 없는 거예요. 성곽이 허물어지죠. 그렇게 되면 산꼭대기에 살던 사람들이 내려와서 평지에 살아요. 그러면 국가적으로 생산량이 굉장히 많아지거든요. 그러면 온 백성들이 먹을 것이 풍부해지니까 잘 먹고 잘 사는 거예요. 그러다가 만약에 국경이 허물어지거나, 국경이 돌파되어 외적이 설치기 시작하면 모든 백성들이 다시 산봉우리로 올라가야 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나라의 힘이 아주 약하게 됩니다. 생산량이 아주 적어지니까요.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성곽 없는 성읍으로 만들어 주시겠다는 뜻은 하나님께서 모든 대적을 막아 주시겠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막아 주면 성곽은 허물어지고 도시는 도시대로 확장이 되고 사람들은 평지에서 마음껏 먹고 마음껏 일하면서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게 해 주겠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이렇게 번성케 하겠다고 하는 이때에 아직도 바벨론에서 돌아오지 않은 백성들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러십니다. 바벨론에 있는 백성들아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6, 7절에 ‘오호라 너희는 북방 땅에서 도피할지어다’ 여기서 북방 땅은 바벨론을 의미해요.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내가 너희를 하늘 사방에 바람 같이 흩어지게 하였음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바벨론 성에 거주하는 시온아 이제 너는 피할지니라’

바벨론에서 피하라는 거예요. 달리 말해서 바벨론을 떠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라는 말입니다. 왜요? 아직도 많은 백성들이 바벨론에 머물러 있어요.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엄청난 고난을 각오해야 돌아오는 것이고, 바벨론은 당대의 최고의 도시로써 살기 좋은 곳입니다. 그런데 그 바벨론은 보호를 받지 못한다, 패망될 것이다. 그러니 이스라엘 백성들아,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것이죠.

하나님의 귀한 성품중의 하나가 집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것처럼 자기 백성들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그런 측면이 있죠. 바벨론이 지금 아무리 번성하고 잘 나가도 언젠가는 패망할 것이다. 아니 하나님께서 패망시킬 겁니다. 하나님의 심판이 거기에 임할 것인데  하나님의 백성이 거기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서 복 주시려고 하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라는 얘기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머물러야 할 곳이 어디인가요?  하나님 계신 곳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마셔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 계신 곳이라는 것을 교회 안으로만 한정시켜서는 안 됩니다.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어느 곳이라도 하나님 앞이라고 생각하시고, 하나님 앞에 사는 것처럼 살면, 거기가 하나님이 계신 곳이 되죠. 하나님을 잊어버리지 말고 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을듯 합니다.

하나님도 잊어버리고 세상맛에 취해서 살면 거기는 분명히 하나님의 징계가 있을 것이니 세상의 화려함을 너무 부러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서 복 주시려고 하는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라는 겁니다. 당시 입장에서는 바벨론이 패망하고 예루살렘이 번성한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이 안 되는 거예요. 예루살렘은 바벨론 제국 입장에서 보면 저 먼 구석의 조그만 도시, 완전히 허물어지고 사라져 버렸던 변방 소읍에 불과한 겁니다. 바벨론은 온 세상의 중심이죠.

그런데 이 바벨론이 패망한다고요? 이해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러나 선지자가 무엇이라고 하는지 유심히 보세요. 8절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영광을 위하여 나를 너희를 노략한 여러 나라로 보내셨나니’ 이건 전부 과거 얘기예요. ‘너희를 범하는 자는 그의 눈동자를 범하는 것이라’ 여기서 ‘그의’ 는 하나님을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 징계하느라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여러 곳에 흩어 버렸고 포로로 보냈는데 여기서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범하는 자가 있다는 거예요. 내 백성 이스라엘을 범하는 자는 바로 하나님의 눈을 범하는 것, 하나님의 눈을 건드린다는 거예요.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것은 하나님의 눈을 건드린다는 건데 하나님의 눈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나요? 잘 이해가 안 되시면 오늘 집에 갔다가 다른 데 때리시지  말고 눈을 한 번 딱 때려 보세요. 세게 때리면 안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눈동자를 때리면? 바벨론이 심판 받아야 할 이유를 그렇게 표현합니다. 바벨론이 잡아 왔던, 자기를 섬기게 했던 그 사람들이 바벨론에게 노략질을 하게 될 거다. 쉽게 말해서 하나님이 바벨론을 심판하시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마치 눈동자같이 자기 백성을 사랑하고 돌보셨으니 이스라엘을 괴롭히고 징계 하는 자는 하나님의 눈동자를 건드린 거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했을 때 쓰는 표현이 있죠? 잠자는 호랑이 수염 뽑는다고 그러나요? 잠자는 호랑이 수염 뽑으면 어떻게 돼요? 굉장히 위험하잖아요. 성경에는 하나님 눈동자 건드리기? 바벨론은 그렇게 해서 망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바벨론은 머물러 있어야 될 곳이 아니다. 돌아오라. 돌아오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고 말씀하셔요. 10, 11절을 봅시다. ‘여호와의 말씀에 시온의 딸아 노래하고 기뻐하라 이는 내가 와서 네 가운데에 머물 것임이라 그 날에 많은 나라가 여호와께 속하여 내 백성이 될 것이요 나는 네 가운데에 머물리라 네가 만군의 여호와께서 나를 네게 보내신 줄 알리라’

10절과 11절에 말씀 중에 ‘네 가운데에 머물 것임이라’가 반복됩니다. 시온의 딸 유다가 정말 기뻐해야 되는 이유는 하나님이 너희 가운데에 계실 것이라 이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거하시면 사실 우리가 할 일이 별로 없어요. 걱정할 일도 없어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여러분, 이 땅은 절대로 우리에게 평안을 주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렵게 사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거하시기 때문에 이 땅에서 평안함을 누리고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셔야 우리가 평안한 것이지, 하나님 없이 이 땅에서 평안함을 누릴 수는 없습니다.

다윗이 이렇게 노래하죠?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여호와가 나의 목자면 나는 양이죠. 우리나라 사람보고 ‘너, 양 같다.’ 하면 좋은 말이에요. 순한 사람을 뜻하니 좋은 뜻이죠. 이스라엘 사람에게는 욕이에요. 눈도 나쁘죠, 다리도 짧죠, 싸울 능력도 없죠, 도망갈 다리도 없어요. 세상에 바보 같고 무능한 게 양이거든요. 그러니 양 같다고 하면 바보 멍청이 밖에 더 되나요? 우리가 생각할 때 다윗은 정말 위대하고 대단한 왕이라고 생각하지만 다윗은 고백합니다, ‘난 양 밖에 안 되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내 인생의 목자가 되셨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피어나는 것이지, 나는 하나님 앞에 양 같은 존재였다는 거죠.

여러분, 우리 중에 능력 있고 뛰어난 분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게 능력 있고 자신감 있게 사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 우리가 이 땅에서 겁도 없이 담대하고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신다고 믿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아셔요. 우리 그리스도인이 잘못하는 것 중에 하나님은 믿고 존중하시면서도 하나님 그 분을 기뻐하기보다는 그 하나님 손에 들려 있는 그 무엇을 좋아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나님께서 빈손 들고 찾아 오셔도 괜찮죠? 하나님께서 빈손으로 오시면 어떻고, 무엇을 들고 오시면 어떻습니까?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만 하신다면 아무런 소원이 없어요. 이게 진짜인데 우리는 하나님의 손에 무엇이 들려 있는가에 관심이 있어요. 이건 정말 어린 아이잖아요. 아버지가 모처럼 출장 갔다 오셨는데 아버지 왔다고 좋아하는 게 아니고 무엇부터 봐요? 무얼 들고 있는가를 먼저 보는 아이처럼 우리도 하나님을 그렇게 섬길 때가 참 많다는 겁니다.

우리가 이 땅에 사는 것이 비유컨대 한국에 와서 고생하고 있는 외국인들, 조선족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이 땅에 살고는 있지만 나그네처럼 살고 있고 이 땅의 주인이 아닌 것 같아요. 여러분, 혹시 주변에 외국인들 살고 있으면 어떻든 잘 대해 주셔요. 정말 불쌍한 거예요. 얼마나 불쌍한지는 우리가 밖에 나가서 당해 보면 압니다. 저도 미국에 잠시 갔었는데 정말 불쌍한 사람이 됐어요. 불쌍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에요. 슈퍼마켓에 가서 현금 주고 물건 사오는 사람은 불법체류자 아니면 신용 불량자 정도예요.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이렇게 불쌍한 사람이었나? 외국에서 나가 산다는 게 그런 거예요.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이렇게 살고 있는데 참 힘든 것 많아요. 주인 된 우리가 그들에게 조금 베푸는 것이 좋아요. 우리도 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괜히 한국 땅에서 한국인이라고 큰소리치지만 비슷한 처지예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나그네를 잘 대접하라고 부탁을 해요. 이유가 뭐냐? 애굽에 있을 때, 너희도 나그네였고 종노릇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이 땅에 와서 나그네처럼 살고 있는 그들을 잘 돌봐 주라고 당부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인생 자체가 나그네란 사실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나그네 인생, 이 땅에서 절망하고 좌절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우리 인생에게 하나님께서 딱 한 말씀하셔요. 내게로 돌아오라. 내게로 오라.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러면 이런 소망 가운데서 성곽 없는 성읍으로 번성케 해 주겠다고 약속하시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기억하실 것은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범하는 자는 하나님의 눈동자를 범하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나 건드리지 마. 나 건드리는 것은 우리 하나님의 눈동자를 건드리는 거야. 너 죽을래? 이런 자신감 정도는 가지고 사셔요.

옛날 한창 명퇴 바람이 세게 불 때, 포항제철에도 많은 사람이 나갔죠. 그 중에 어느 젊은 부인이 간증 비슷하게 큰 소리 쳤던 것 기억합니다. “우리 신랑 예수 믿는다고 핍박하던 상사들 중에 아직 이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회사에서든 어디서든 일 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일을 제대로 못해서 욕먹는 것은 할 수 없어요. 그것 말고, 다 잘하는데도 예수 믿는다고 자꾸 핍박하는 사람에게는 “너, 하나님의 눈동자를 건드리고도 무사할 줄 아냐?” 그러셔요.

하나님 모시고 사는 것이나 하나님과 동행하고 사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평안과 번성과 자신감을 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구절을 읽고 마치겠습니다. 스가랴 1장 3절을 보세요. 스가랴가 긴 이야기를 하지만 핵심은 이거라고 보시면 돼요. ‘그러므로 너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처럼 이르시되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그라하면 내가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하나님의 간절한 소망이에요. ‘너희는 내게로 돌아오라 그러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하나님과 평생토록 동행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누리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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