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려는 아들을 어떡해?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또 이르시되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그 둘째가 아버지에게 말하되 아버지여 재산 중에서 내게 돌아올 분깃을 내게 주소서 하는지라 아버지가 그 살림을 각각 나눠 주었더니 그 후 며칠이 안 되어 둘째 아들이 재물을 다 모아 가지고 먼 나라에 가 거기서 허랑방탕하여 그 재산을 낭비하더니 다 없앤 후 그 나라에 크게 흉년이 들어 그가 비로소 궁핍한지라 가서 그 나라 백성 중 한 사람에게 붙여 사니 그가 그를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는데 그가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되 주는 자가 없는지라 이에 스스로 돌이켜 이르되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내가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르기를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 하리라 하고 이에 일어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니라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가 그를 보고 측은히 여겨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니 아들이 이르되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 하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그들이 즐거워하더라 [누가복음 15:11~24]

아이들이 가끔 부모님들에게 엉뚱한 소리를 하죠. 혹시 이런 얘기 들어보셨나요? “아버지, 대학을 다니려면 엄청난 돈이 드는데 깎아 드릴 테니까 절반만 주세요. 그러면 그걸 가지고 사업을 해서 일찍이 성공할 테니까요.” 대학생 한 명 공부시키면 돈이 얼마나 드나요? 요즈음 등록금이 웬만하면 1년에 1,000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4년이면 4,000만 원이에요. 지방에 있는 아이들은 서울로 보내서 하숙하면 등록금하고 하숙비하고 거의 비슷하게 나갑니다. 그러면 기본이 8,000만원이에요. 거기다 해외연수 나가는 것은 기본이거든요. 적게 잡아도 8,000만원이에요.

‘4,000만원만 주세요. 그러면 일찍 성공해서 아버지 어머니 편히 모실게요.’ 그럴듯해요? 그 말을 듣고 ‘이 돈을 주면 얘가 정말 성공할까? 성공 못할까?’ 이런 말을 들으면 며칠씩 고민을 하나요? 고민하는 아버지는 바보예요. 고민할 필요도 없고 들은 척 할 필요도 없이 한 칼에! 좌∼악!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신경 쓸 필요도 없어요. 본인들 생각에는 그럴듯하다고 여기나 봐요. 그러나 부모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고민할 문제도 못 돼요.

그런데 지금부터 2,000년도 더 전에, 아버지의 권위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유대에서 아버지가 멀쩡히 살아계시는데 “아버지 돌아가실 때 줄 재산 미리 주세요.” 이게 가능한가요? 이건 대학 등록금 절반 정도가 아니잖아요. 유산을, 물려 줄 그 재산을 미리 달라고 하는데 이게 가능한 얘기인가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본문을 보면 아버지가 재산을 넘겨줘요. 예수님은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비유를 하셨는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죠.

아들이 이상해요? 아버지가 이상해요? 아들은 그다지 이상하지 않아요. 철딱서니 없는 자식이 무슨 소리를 못합니까? 반면에 그 말을 들어주는 아버지가 이상한 거예요. 그래서 이 비유의 중심은 아들이 아닙니다. 걔는 정상이니까요. 정상이 아닌 아버지의 비유예요. 아버지 쪽에 관심을 두는 것이 본문을 바르게 보는 것입니다.

아들이 왜 집을 나가려고 그랬을까요? 재산을 가지고 나가서 하는 짓을 보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 짐작이 좀 갑니다. 재산을 나눠 줬더니 며칠이 안 돼서 이 재물을 다 모아가지고 먼 나라에 간 거예요. 왜 먼 나라까지 갔겠어요? 아버지가 다시는 나를 찾지 못할 곳으로 갔다고 봐야 되겠죠. 거기 가서 허랑방탕했다고 말합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살아 본 거예요. 이 아들이 왜 재산을 나눠 달라고 했겠어요? 아버지의 간섭 없이 마음껏 한 번 살아봤으면 하는 소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은 이 아들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아들, 딸들의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합니다. 시골에 있는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가든지 대학을 가면 집을 떠나 자취하는 것이 간절한 소망입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서울에 와서 자취생활을 시작해 보면 1~2달 만에 ‘아, 내가 왜 좋은 집 놔두고 여기 와서 이거 한다고...’ 한 두 달 만에 포기하는 그걸 꿈이라고... 이게 얼마나 헛꿈인지 모릅니다.

아무 간섭도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산다? 좋아 보이는 듯싶어도 절대로 행복이 아닙니다. 기차가 철로 위를 달리잖아요. 이게 귀찮으면 어떻게 되죠? ‘나도 내 마음대로 가 볼래!’ 하고 철로를 벗어나면, 이것을 우리는 ‘탈선’ 이라고 합니다. 기차가 철로를 벗어나면 아무런 힘을 못 써요. 어항 속에 있던 금붕어가 이게 좁다고 ‘넓은 세상 볼 거야.’ 하고 튀어 나오면 죽는 거죠. 금붕어는 어항 속에 얌전히 있는 게 사는 방법이에요. 좁다고 튀어나가는 게 아니죠.

비행기도 가는 길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야 할 길, 가야 할 높이가 다 정해져 있어요. 제 멋대로 움직인다면 ‘항로이탈’이라고 합니다. 옛날에 격추된 비행기나 갑자기 하늘에서 사라져 버린 비행기는 주원인이 항로이탈입니다. 무섭습니다! 옛날에 이해가 안 됐던 것 중의 하나가 비행기가 부딪히는 것이었어요. 그 넓은 하늘에서 왜 박아요? 오는 비행기는 이 정도 높이로 오고, 가는 비행기는 이 높이로 가라, 이게 정해져 있는데 이걸 무시했을 때 문제가 생기는 거죠. 가야 할 길을 잘 따라 가는 것이 복인데, 그 길을 벗어나는 것은 복이 아니에요.

무엇이든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복입니다.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머물러 있는 것이 복인데, 아버지 간섭 없이 마음대로 살아 볼 거라고 재산을 들고 나간 것이 절대 복이 아니더란 말입니다. 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른 중에 가장으로서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고 맨날 술집에 있는 가장도 있어요. 옆에서 보기에도 딱한데 집안 식구들 보기에 얼마나 답답할까요? 가장이 가장의 자리를 안 지키고 도박장에만 들락거리는 사람도 더러 있는 것 같아요.

도박이 얼마나 무서운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 집 사람을 통해서 조금 알 듯도 해요. 결혼할 때 장모님이 ‘딱 2가지를 하거든 보따리를 싸서 집으로 오라’고 했답니다. 첫 번째가 도박이래요. 두 가지인데 한 가지는 잘 모르겠어요. 여자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첫째 도박, 둘째?... 아하 둘째가 보증이었던 것 같아요. 보증은 능력이 없어서 못 서고, 도박이나 술은 애당초 관계없었으니까 우리 장모님의 코치가 결과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만 그 얘기를 들으면서 도박이라는 것이 무서운 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떤 연유이든 간에 아들은 떠나고 싶었어요. 이 아들이 아버지의 재산을 받아 먼 곳으로 떠납니다. 기분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감옥을 탈출해서 나가는 기분인가 싶기도 해요. 돈 있죠, 간섭할 사람 없죠. 마음대로 쓸 돈 있고 간섭할 사람 없으면? 여러분은 좋은 일 하실 것 같아요, 안 좋은 일 하실 것 같아요? 우리는 시간 많고 돈 많으면 정말 좋은 데에 한 번 써 보겠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만 그런데 막상 그렇게 되면 그게 잘 안 되는가 봐요.

돈 많고 간섭하는 사람 없으면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3장에서 이미 말씀하셨어요. ‘수고해야 먹고 살리라’고 하셨거든요. 우리 인생은 수고해야 먹고 사는 존재로 만들어져 있는 거예요. 이마에 땀이 흘러야 제대로 살 수 있다는 겁니다. 땀 안 흘리고 멋지게 사는 게 없을까? 혹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진정한 행복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너무너무 팔자가 좋더라.” 너무 부러워하지 마세요. 그게 진정한 행복은 아니에요. 제대로 사는 방식도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건 약 중에 ‘당의정’이라는 것 있죠? 먹기 어려운 쓴 약의 겉에 당을 발라놓은 약, 당의정이라고 합니다만 그거하고 똑 같은 거예요. 아이들이 가끔 달다고 홀짝홀짝 빨고 있으면? 껍데기가 녹으면 안에 쓴 약이 있어 견딜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녹기 전에 삼켜야 하는 것인데, 여러분 우리가 이마에 땀 흘리지 아니하고 편안하게 내 마음대로 살면 멋있을 거라고요? 그것은 당의정 빨고 있는 것이나 비슷합니다.

간혹 더 이상 수고할 필요도 없고, 돈 벌 필요도 없이 살 수 있겠다는 싶은 일이 가끔 생기긴 생기잖아요. 주로 복권 당첨이 되거나 아니면 느닷없이 부동산이 빵 뛰거나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 여러분, 그렇게 해서 많은 돈을 가진 분의 말로가 대체로 비참해요. 너무 어릴 때 너무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되면 그 때는 좋을지 모르겠는데 그게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아요. 좋은 예가 ‘나 홀로 집에’ 등장하는 아역 배우 있잖아요. 그 아이가 어릴 때 엄청난 돈을 가지게 됐죠. 그 결과 가정이 다 깨졌어요. 아이는 마약중독, 부모는 이혼하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됐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그렇게 많아진다는 것이 결코 복이 아닙니다.

며칠 전의 재판인데 어떤 분이 3년 동안 카지노에 들락거리면서 탕진한 돈이 230억이 넘었답니다. 230억이면 얼마가 되는지 감도 안 잡히는 돈을 3년 동안 탕진한 거예요. 그러고 난 다음에 소송을 했답니다. 내가 이렇게 돈을 갖다가 허비하고 있는데 카지노 측에서 제대로 나를 안 말렸다는 거예요. 그 중에서 일부를 돌려달라는 거죠. 1심, 2심에서 10%인가? 15%인가? 돌려주라는 판결이 났던 모양인데 10%만 해도 23억이잖아요. 그런데 그쯤에서 끝내지, 대법원 판결이 며칠 전에 났어요. ‘전적으로 책임은 돈 잃은 사람에게 있다.’ 이렇게 돼버렸어요.

금액이 하도 어마어마해서 유심히 그 기사를 봤는데요. ‘세상에, 빠지기 시작하면 그렇게도 빠지는가?’ 싶어요.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정말 아름답게 멋지게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 같아요. 그 많은 재산을 관리 잘 하면서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 안 될까? 저한테 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없으니까 하는 얘기일지 모르죠. 우리 모두 다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런데 사람은 약한 구석이 있어서 일시적으로 그럴진 몰라도 오래오래 재물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가 않는 것 같아요.

간증을 들어보면 답이 나오는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면 틀림없이 문제가 생기거나 사고치더라고요.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고 해서 당장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지만, 또 거꾸로 예수 안 믿는다고, 농땡이 좀 친다고 해서 당장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언젠가 큰 흉년이 닥치죠. 위기의 때가 되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당장에 큰 문제는 안 생겨도 하나님께서 회초리를 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이 아들이 허랑 방탕했다? 말이 허랑방탕이지, 본인은 신났죠. 그런데 큰 흉년이 닥치니까 구제불능 상태까지 떨어집니다. 16절에 ‘돼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했다’ 그랬죠? 돼지 친다니까 일이 좀 험하고 지저분하겠다 싶지만 유대인 입장에서 돼지 친다는 것은, 안 먹는 짐승이잖아요? 이 부정한 짐승을 친다는 것은 유대인들이 생각할 때는, 일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3D 직종이라고 하는데 이것보다 훨씬 더 못한, 정말 형편없는 자리까지 낮아졌다는 걸 보여주는 표현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아버지 간섭 없는 곳에서 자기 마음대로 살아보겠다고 갔던 결말은 돼지보다 못한 상황이 됐더라는 겁니다. 이 탕자는 이 정도에서 돌아왔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이렇게 갔다가 돌아오지도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기가 주인이 돼서 멋진 인생을 살아 보겠다고 해서 하나님을 떠난 인생의 결말이 이렇다는 겁니다. 창세기의 표현을 빌리면 높아져 보겠다고 발버둥 친 인간의 결말이 이 모양이라는 거죠.

과거에 어느 철학자가 ‘하나님은 죽었다!’라고 큰 소리 빵빵 쳤잖아요? 하나님이 죽었다고 하면 답이 없어요! 그 양반은 결국은 그렇게 이야기 하다가 자기가 정신이상으로,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미쳐서 죽고 말았죠. 하나님이 없다는 것이 우리 인생을 얼마나 불쌍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 대신에 자기 마음껏 멋지게 살아 볼 수 있을 거라고 나가서 신나게 살아도 결국은 돼지보다 못한 이런 형편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본문의 아버지는 재산을 나누어 주면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거지가 돼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멀리서 나타나자 아버지가 먼저 알아보고 달려갑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발견하기는 쉬워요. 아들은 아버지가 있는 곳을 알고 오잖아요. 아버지는 아들이 어느 때에 어느 방향에서 나타날지 알 수 없죠. 그런데 멀리서 거지가 나타났는데 아들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보고 뛰어갔다는 것은 이런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기다렸다는 뜻입니다.

아버지의 재산을 들고 아버지를 떠나서 마음대로 살아보겠다고 소원하는 아들들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재산을 주면 다 털어먹고 어느 날 거지 모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면서 이런 재산을 주는 아버지는 없어요. 절대로 없습니다! 만약에 우리 아이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집을 나가겠다고 하면 어떡해요? 어떤 아이들은 학교를 안 가려고 하잖아요. 학교 안 가려고 버티는 아이를 어떻게 해서든 학교 보내려고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저는 동생 넷 중에 하나가 학교를 안 가려고 해서 제 손으로 자퇴시켰어요. 모교에 은사님께서 교장선생님으로 계셨는데, 학교에 갈 때마다 좋은 일로 갔었어요. 졸업생이 모교를 찾아 가면 선생님들이 참 좋아하시잖아요. 교장 선생님이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어느 날 교장실에 찾아가서 “선생님, 오늘은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로 왔는데 동생을 자퇴시키려 합니다.” 그랬더니 그 교장 선생님 왈 “나도, 내 아들 자퇴시켰어. 신경 쓰지 마.” 그러더라고요. 거 참 마음대로 안 되는 겁니다.

어쩔 수 없어서 말리고, 말리고 사정해도 안 돼서 자퇴했잖아요? 그런데 철이 들면 “그 때,조금 더 말려서 그냥 학교에 다니게 해 주지?” 그럽니다. “조금만 더 해 본 정도가 아니다, 야.” 참 말이 안돼요. 쉽지 않습니다. 자랄 때 어른들 말 잘 듣고, 또 부모님 말을 너무 잘 들어서 안 되는 경우도 있긴 있어요. 그건 예외로 하기로 하고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부모님 말, 선생님 말씀에 순종하는 아이들이 복되지만 잘 안 들으려고 하는 거예요.

이럴 때 부모님들이 어떻게 해야 하죠? 오늘 이 본문은 집 나가려는 아들이 있으면 재산 떼 내 줘서 일찍 내 보내라고 가르치나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는 못해요. 아이에게 그렇게 재산을 줘서 내 보낸다면 부모님들이 밤잠을 못 잘 걸요? 엄청난 고통을 각오하지 아니하고는 이 일을 절대로 못해요. 그래서 이 본문은 아이들을 이렇게 키우라고 가르치는 본문이 아닙니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이 본문은 하나님의 이야기지, 우리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아들들의 이야기도 아니에요. 이 본문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가르쳐 주시는 본문이지, 사람의 이야기 또는 어느 가정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절대로 행할 수 없는 이 일을 하나님께서는 하셨다고 예수님께서 설명을 하고 있는 거예요. 왜 이 아버지는 재산을 떼내서 보냈을까요? 이미 아버지에게서 마음이 떠나버린 아들을 붙들려면 붙들 수는 있겠지만, 부자지간의 제대로 된 관계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버지는 안 거예요.

재산을 내줌으로 다 잃어버리고 거지꼴이 돼서 돌아올 거다. 그러면 그 때 새로운 부자관계, 진정한 부자관계를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이 아이에게 재산을 주어 내 보내는 겁니다. 다시 돌아올 때까지 누가 고통스러운가요? 아들은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아요. 돈 떨어지기 전 까지는. 막판에 너무너무 힘들어서 돌아오겠죠. 그 때는 힘들겠지만 돈이 살아있을 때에는 힘들지 않아요. 그러나 아버지는 얘가 떠나간 그 때부터 다시 돌아올 때까지 얼마만큼 힘들고 고생해야 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은 그냥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 줍니다. 거의 대부분의 짐승들은 태어나는 즉시 독립해서 살아요. 특히 야생동물은 더 하죠. 사슴이 새끼를 낳으면 툭 떨어져서 잠시 꿈틀꿈틀 하다가 먹을 것 찾아 돌아다녀요. 사람은 제 발로 제 것 찾아 먹는데 며칠 걸려요? 몇 년이 걸려요! 그렇게 비교해 보면 짐승은 거의 완성돼서 태어나요. 사람은 태어나도 부모가 잘 돌보지 않으면 사람이 안 돼요. 개가 물고 가서 개가 키우면 사람이 안 되고 개가 돼요. 사람은 그렇게 완성돼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에요.

사람은 낳는다고 끝이 아니다. 낳은 다음에 제대로 된 사람으로 만들어 가라. 이게 하나님의 방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돌보시는 가운데 제대로 된 사람을 만들어가는 것이 하나님의 원래 작정하셨던 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낳기만 한다고 아버지가 되는 것 아니잖아요? 그러나 이 땅에는 낳기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아버지가 간혹 있는 모양이에요. 낳은 다음에 부자 사이에 제대로 된 관계가 형성되려면 얼마나 많은 수고를 해야 되는지 모릅니다. 때로는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되고, 가슴을 졸여야 관계가 제대로 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창조하셨다고 끝이 아니고, 만들어 놓은 우리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엄청난 수고를 하셨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아담이 하나님을 떠났잖아요? 떠나간 아담을 다시 하나님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서 독생자를 희생시키시잖아요. 그래서 먼 훗날 우리가 다시 하나님 앞에 가게 되는 그 날, 창조가 완성이 되는 거예요. 아니, 인간을 온전하게 만든 완성이 그 때 끝나는 겁니다. 그 과정이 하나님에게 있어서 길고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간이었음을 이 비유가 보여 주고 있는 거죠.

탕자에게 재산을 주었잖아요? 이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준 것에 대한 비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나님께서 자유의지를 주지 않았더라면 인간은 사고를 안 쳐요. 마치 짐승이나 로봇처럼 하나님을 떠나는 일이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자유의지를 줬기 때문에 하나님을 떠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제 스스로 결정하고 나와 버린 거예요. 인생이 참 힘들다고 푸념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보다 더 힘들게 우리를 돌보시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왜 우리 인생들에게 자유의지를 주셔서 우리도 힘들고 하나님도 이렇게 힘들어 하십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다른 동물이나 로봇과 다르게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낳고 기르고, 참 힘들잖아요? 그 고생이 언제 끝납니까? 몇 년 하면 끝나요? 다른 말로 할게요. ‘낳은 죄’는 언제 끝나나요? 죽어야 끝나요. 시집가고 장가보냈으면 소유권 이전이니까 이제 너희끼리 살아! 그러면 끝나나요? 그렇게 끝냈는데 이듬해 하나 달고 들어오면 이거 어떡해요? 낳은 죄는 죽어야 끝난답니다. 그게 무서워서 애들을 낳지 않으면 그것 또한 바보예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어른이 되고, 부모 자식 간의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고, 힘들어 하면서도 그 속에 감동이 있단 말이에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만드시고 겪었던 일입니다.

집 나갔던 이 아들이 결국은 다 털어먹고 너무너무 힘들어지니까 그제야 아버지의 집을 생각해낸 거죠. 예전의 아버지 집은 너무너무 자기를 힘들게 하고 불편하게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어려운 처지가 되고 보니까 그 아버지의 집이 ‘내가 정말 살아야 될 곳, 내가 정말 평안과 안식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아버지의 집이었구나!’ 하는 것을 그제야 깨닫는 거예요. 왜 우리 인생은 이런 것을 미리 깨닫지 못할까요? 꼭 일이 터져야, 나중에 가서야 깨닫게 되죠? 그때 가서라도 깨닫는 것이 복이죠. 힘들고 어려울 때에 아버지의 집을 생각해 낸 것이 이 아들이 회복되는 출발점이었습니다. 혹시 힘들고 어려울 때에 지난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이것이 회복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염치가 없잖아요?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버지를 만나면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아버지를 볼 자격도 없으니 아버지, 나를 품꾼으로라도 써 주세요.’ 그리고 돌아옵니다. 여러분, 집을 향해서 똑바로 왔을까요? 지나가는 사람처럼 엇비슷하게 왔을까요? 예전에 가출했던 아이가 생각나요. 시골 아이들이 가출을 하면 보통 길어야 2~3일이면 돌아옵니다. 2~3일 후에 돌아와서, 선생님한테 한 대 두들겨 맞고 “다시는 가출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광고 좀 하고 난 후에 들어가는데 시골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에요.

고등학교 1학년짜리 한 녀석이 가출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선고를 하고 갔어요. “나는 너희들처럼 2~3일 만에 돌아오지 않는다.” 하고 갔어요. 가출해서 가는 데가 딱 정해져 있어요. 중국집에 자장면 배달하고 다녀요. 며칠은 괜찮죠. 그러나 얼마쯤 지나면 너무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얘는 돌아갈 수가 없어요. 아이들한테 “나는 너희들처럼 2~3일 만에 안 돌아온다.” 하고 큰소리치고 갔기 때문에 돌아올 수가 없는 거예요. 이때 방법이 뭔지 압니까? ‘아는 분에게 들켜서 멱살 잡혀가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제 발로는 못 와요! 잡혀서 가면 큰소리는 칠 수 있어요. “나, 안 온다고 했단 말이야. 그런데 우리 아저씨한테 잡혀서 할 수없이 온 거야.” 이래야 체면이 선단 말이에요. 묘하게 그런 심리가 생기더랍니다.

아닌 게 아니라, 몇 달 만에 붙들려서 오긴 왔어요. 와서 큰소리치는 게 “나는 내 발로 온 거 아니다. 나는 정말 안 오려고 했다. 그런데 잡혀서 왔다.” 얘는 너무 오랫동안 가출했다고 오는 바람에 그 해에 복학을 못했어요. 이듬해 그 아래 학년에 복학을 해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하는 말이 “나, 수학여행 두 번 간다.” 이러고 있었어요. 수학여행을 갔다가 가출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듬해 신학기에 복학을 해 놓으니 수학여행을 두 번 가는 거예요.

한 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는 참 어려운데 아버지가 나를 먼저 발견하고 “너, 이놈의 자식!” 하고 끌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소망이 있는 거예요. 어쨌든 아버지 집으로 돌아옵니다마는 생각은 복잡한 거예요. 그런데 세상에 그런 고민할 겨를도 없이 멀리서 아버지가 보고 자기를 붙들어 간 거예요. 결과가 어떻습니까? 자기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은혜를 받는 거예요. ‘그냥 품꾼으로만 써도 좋겠다.’ 하고 얼쩡거리고 있었는데 품꾼으로가 아니고 진짜 아들 대우를 받고 사는 겁니다.

이 아들이 그 집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지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어요. 자기 아버지 앞에서 내가 이젠 당당한 아들이 됐다고 말할 수 있냐는 말이에요. 아버지 앞에는 절대 당당하지 못할 겁니다. 재산을 다 털어먹고 아버지가 나를 다시 받아줬는데 어떻게 아버지 앞에서 "내가 그래도 아들인데?" 라는 소리를 할 수 있겠느냐 말이에요. 기죽어 살 수밖에 없죠. 그런데 너무 기죽어 있으면 아버지 마음이 아파요. 조절을 잘 해야 된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아들이 마을에 나갔어요. 마을 사람들이 뭐라고 그래요? “너, 임마. 무슨 낯짝으로 그러고 있냐?” 틀림없이 사람들이 비난을 할 거란 말이에요. 동네 사람들 말이 맞아요? 틀려요? 맞아요! ‘어, 맞네!’ 그래서 이 아들이 보따리를 사서 나갈 수 있나요? 이젠 못 나가요.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죠. 아버지 때문에 이 집을 다시 나갈 수 없고, 나를 용서하고 아들로 받아 준 그 아버지 때문에 동네 사람들의 맞는 말을 다 무시해야죠. 전에는 자기가 주인이 돼서 자기 뜻대로 살아 보겠다고 해서 나갔던 아들이지만 용서 받고 집에 들어온 아들은 자기가 주인이 될 수 없는 거예요. ‘아버지가 나를 용서했는데...’ 이것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이 집을 다시 떠날 수 없고 당당하게 “내가 이 집의 아들이다.” 라고 주장을 해야 됩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아, 내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고 하는데, 하나님의 자녀인 내가 왜 이러냐? 이러고도 내가 하늘나라에 갈 자격이 있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사탄이 찌릅니다, ‘네가 그러고도 하나님의 자녀요, 네가 그러고도 천국에 갈 수 있겠냐?’ 라고 찔러요. 이럴 때에 마음을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천국 가는 것은 내 노력으로 가는 것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솔직히 말씀하세요. ‘그래, 내 능력이나 내 노력으로는 도저히 못 간다. 우리 아버지가 나를 용서하고 아들로 받아 줬는데 네가 왜?’ 이렇게 싸울 필요가 있는 거예요.

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이 아들은 당당하게 부딪혀 나가야 합니다. 아버지 때문에요! 사탄이 우리를 찔러대고, 유혹을 하고, 미끄러뜨려도 우리는 당당히 하나님의 자녀라고 고백을 해야 합니다. 나를 용서하신 그 아버지 때문에요. 그래서 오늘 이 본문이 어떤 한 가정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예수님은 이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귀하게 창조하셨는지,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힘들어 하셨는지를 잘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돌아온 탕자의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겨야 합니다.

사실은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그렇게 당당할 수 없죠. 그러나 우리를 용서하시고 불러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아버지의 뜻을 더 소중하게 여기면서 당당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다시 하나님 앞에 서는 그 날까지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하나님 때문에 당당할 때 당당하고, 겸손할 때 겸손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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