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상자 속의 돌판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이에 솔로몬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다윗 성 곧 시온에서 메어 올리고자 하여 이스라엘 장로와 모든 지파의 우두머리 곧 이스라엘 자손의 족장들을 예루살렘에 있는 자기에게로 소집하니 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다 에다님월 곧 일곱째 달 절기에 솔로몬 왕에게 모이고 이스라엘 장로들이 다 이르매 제사장들이 궤를 메니라 여호와의 궤와 회막과 성막 안의 모든 거룩한 기구들을 메고 올라가되 제사장과 레위 사람이 그것들을 메고 올라가매 솔로몬 왕과 그 앞에 모인 이스라엘 회중이 그와 함께 그 궤 앞에 있어 양과 소로 제사를 지냈으니 그 수가 많아 기록할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었더라 제사장들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자기의 처소로 메어 들였으니 곧 성전의 내소인 지성소 그룹들의 날개 아래라 그룹들이 그 궤 처소 위에서 날개를 펴서 궤와 그 채를 덮었는데 채가 길므로 채 끝이 내소 앞 성소에서 보이나 밖에서는 보이지 아니하며 그 채는 오늘까지 그 곳에 있으며 그 궤 안에는 두 돌판 외에 아무것도 없으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후 여호와께서 저희와 언약을 맺으실 때에 모세가 호렙에서 그 안에 넣은 것이더라 제사장이 성소에서 나올 때에 구름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하매 제사장이 그 구름으로 말미암아 능히 서서 섬기지 못하였으니 이는 여호와의 영광이 여호와의 성전에 가득함이었더라 [열왕기상 8:1~11]

‘질소를 사면 과자를 준다.’ 이런 말이 기억나시나요? 질소를 산 것은 아니에요. 과자를 샀는데 뜯어보니까 안에 과자는 반도 안 들었더라는 겁니다. 빈 공간은 질소가 들어 있었죠. 과대 포장을 비꼬아서 하는 말입니다. 포장지를 너무 크게 하거나 안에 든 것은 별 것 없는데 겉봉투만 괜찮게 만든 것, 문제가 많은 겁니다. 포장이나 상자를 보면 안에 대강 어떤 것이 들어있는지 짐작이 가잖아요? 상자가 크면 그 안에 들어있는 양도 많을 것이고, 상자가 조그마해도 아주 귀하게 포장이 되어 있다 싶으면 비싼 물건이 들어 있겠구나 하고 짐작이 가잖아요.

만약에 황금으로 된 상자라면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겠어요? 상자가 황금이라면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최소한도로 황금보다 더 나은 게 들어있어야 정상이 아니겠어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황금으로 된 상자를 만들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 안에 넣어두라고 한 게 있었는데 도대체 얼마나 귀중하면 거대한 황금의 집과 황금으로 된 상자를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본문은 솔로몬이 성전을 완공한 후에 언약궤를 그 성전 제일 안쪽 방으로 옮기는 내용입니다. 1절을 보시면, ‘이에 솔로몬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다윗 성 곧 시온에서 메어 올리고자 하여’ 합니다. 출발점이 다윗성, 다른 말로 하면 시온입니다. 목적지는 어디일까요? 6절에 보시면 자기가 지은 성전으로 갑니다. 정상적으로 걸어간다면 10분 정도 밖에 안 걸릴 겁니다.

조금 과거로 거슬러 가면 다윗이 여부스 사람이 살던 조그마한 성을 빼앗아요. 바위가 많은 산봉우리에다가 성을 짓고 살았기 때문에 바위라는 뜻으로 그 성 이름을 시온이라고 불렀어요. 다윗이 점령하고 붙인 이름이 다윗성입니다. 그러니까 다윗성이나 시온성은 같은 성이죠. 그 성을 예루살렘이라고 하고 이스라엘의 수도로 삼았는데 너무 작아요. 시온성 뒤편에 조금 더 높고 넓은 봉우리가 하나 있었어요. 훗날 솔로몬이 그 봉우리까지 성곽을 확장시킵니다. 넓게 확장된 그 곳에 하나님의 전을 지어요. 그렇게 확장된 성을 후대에 시온성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시온이라는 말을 두 가지로 이해해야 합니다.

처음에 차지했던 조그마한 성도 시온이고 나중에 옆의 봉우리까지 확장시킨 큰 성도 시온이라고 불러요. 보통은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만 구분되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에요. 솔로몬이 시온성을 확장시켜서 넓게 터를 잡고 거기에 하나님의 성전을 짓고 그 성전이 완공되자 하나님의 언약궤를 이 성전으로 옮긴 이야기가 오늘 이 본문입니다. 그런데 언약궤의 과거도 거슬러 가 볼 필요가 있어요.

법궤가 지나온 과거사를 사람의 인생사에 비교한다면 참 기구한 인생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40년 동안 이걸 메고 광야를 돌아다녔어요. 그러다가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실로에 안치시켜 놓고 하나님을 섬기곤 했는데 사사 말엽에 블레셋의 침공을 받아서 실로는 완전히 폐허가 되고 이 궤는 블레셋 사람들에게 빼앗겨 버립니다. 그랬더니 블레셋 지방에 워낙 많은 재앙이 내리니 다시 이스라엘 땅으로 돌려보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 궤를 맡아 두기가 너무너무 힘들었나 봐요. 벧세메스 사람들이 한꺼번에 70명이 죽는 난리가 있었거든요. 이래서 안 되겠다. 그래서 기럇여아림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 뒷방에다 넣어 놔요. 사무엘이 어릴 때의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사무엘이 장성해서 나라를 다스리다가 말년에 사울 왕을 세우고 사울 왕 다음에 다윗이 왕이 되었으니 70~80년이 흘러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어느 날 다윗이 ‘아, 하나님의 궤가 저 산골에 방치되어 있는데?’ 생각하고 다윗성, 다른 말로 시온성에 모셔오는 거예요. 모세가 이 궤를 만들었던 때부터 시작하면 약 500년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 500년 동안 하나님의 궤는 제대로 집도 없이 이리저리 떠돌고 있다가 다윗시대에 겨우 예루살렘에 자리를 잡은 겁니다. 다윗이 장막을 치고 모셔 두었던 겁니다.

그 후에 솔로몬이 성전을 세우고 제일 안쪽 방에 들여 놓는 거죠. 500년 동안 이리저리 떠돌다가 이제 집들이를 하는 셈입니다. 하나님을 상징하는 하나님의 궤 치고는 참 오랜 세월 박대를 받았던 셈이죠. 드디어 솔로몬이 엄청난 집을 짓고 하나님의 궤를 모시게 된 겁니다. 5절을 보세요, ‘솔로몬 왕과 그 앞에 모인 이스라엘 회중이 그와 함께 그 궤 앞에 있어 양과 소로 제사를 지냈으니 그 수가 많아 기록할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었더라’ 10분 정도 거리를 옮기는데 얼마나 많은 제사를 드렸던지 셀 수가 없었더라고 합니다.

어디로 옮겼는지 6절을 보시죠, ‘제사장들이 여호와의 언약궤를 자기의 처소로 메어 들였으니’ 여기서 자기의 처소란 하나님의 처소란 뜻이죠. 다른 말로 하면 ‘성전의 내소’ 성전의 가장 안쪽 방이었던 지성소에 모셔 들인 겁니다. 지성소, 가장 거룩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 지성소를 무엇으로 만들었을까요? 굳이 따지자면 이건 석조 건물이에요. 석조 건물인데 내부를 전부 금으로 마감을 한 겁니다.

역대기에 보면 이 지성소에 들어간 금만 600달란트라고 그럽니다. 1달란트가 약 32kg이에요. 600달란트라고 하면 약 20t이 됩니다. 금이 20t이면 돈으로 얼마쯤 될까요? 대충 계산합시다. 1달란트가 요즈음 시세로 5억이라고 하면 600달란트면 3,000억입니다. 방 하나 만드는데 든 금이 3,000억이에요. 어떤 방일까 상상해 보세요. 지성소에 그 정도 들어갔는데 이 성전을 짓기 위해서 다윗과 백성들이 준비했던 금은 8,000달란트라고 합니다. 상상이 잘 안 되는 집입니다. 어마어마한 금을 들여 만든 황금의 집이죠. 그 집 제일 안쪽 방에 황금으로 된 상자를 모셨어요.

이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다고 합니까? 황금이지만 어차피 포장지잖아요. 황금으로 된 집안에 황금으로 된 포장지 안에 뭐가 있다고 그러나요? 9절을 보세요, ‘그 궤 안에는 두 돌판 외에 아무것도 없으니’ 이렇게 되어 있죠? 어마어마한 집, 어마어마한 상자 안에 돌판 2개가 들어 있더라는 겁니다. 아무리 돌이 비싸다고 해도, 가끔 비싼 돌이 있긴 있더라고요, 그래도 돌은 돌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이 돌판 2개를 위한 포장지가 황금 상자에 황금으로 된 집이에요? 하나님께서 왜 이러실까요?

아무리 돌판이라고 해도 포장지를 이렇게 귀한 것으로 썼다는 것은 귀중하고 소중하다는 겁니다. 이 돌판이 왜 이렇게 귀한 겁니까? 돌판 자체가 귀한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나버렸을 때 이 황금의 집도 다 뭉개 버려요. 돌판요? 그 자체가 위대한 게 아닙니다. 그 돌판에 새겨져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돌판을 가격으로 치면 얼마 안 되는 겁니다. 별 볼품없는 돌판일 뿐이에요. 말씀이 그렇게 소중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집을 짓게 하셨고 그 황금 상자에 넣어서 보관하라고 하신 것이죠.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이만하면 하나님께서 나를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을 만큼 잘 난 인물은 없어요.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심지어 이사야의 표현을 빌리면 사람은 수에 칠게 없대요. 호흡이 멎으면 무슨 가치가 있느냐고 말씀하셔요.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 인생은 정말 가치가 없는 존재일 수 있어요. 그러나 우리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다면 별것 아닌 돌판을 그렇게 귀하게 다룬 것처럼 우리를 그렇게 귀하게 소중히 여기신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우리 자신의 가치만 따지면 정말 볼품없어요,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셔요. 우리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황금으로 된 집안에 보존할 만큼 귀한 존재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내 욕심이나 내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에 내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서 역사하시는 거죠. 그러면 자신의 가치가 황금 집에 보관해야 할 존재가 된다고 하시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을 때에 교회가 교회다운 것입니다. 개인의 욕심이나 개인적인 명예가 중요시 되고 돈이 힘을 발하는 교회는 하나님 보시기에 그냥 돌판일 뿐이에요. 인간적으로 볼 때 볼 것 없는 교회라는 생각이 들어도 그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있다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황금집이라는 거예요. 돌판이 될 건지, 황금 상자 안에 보관해야 될 그렇게 귀한 존재가 될 것인지는 정말 간단합니다. 이렇게 쉽게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속에 살아 있을 때에는 황금집 안에 보존해야 할 귀중한 존재가 되지만, 하나님 말씀을 잊어버리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돌판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이 하나님의 말씀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고 잘 알았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이 말씀을 주시고 후손들에게 전하라고 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때로는 잘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저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 말씀을 후손들에게 전하셨다가 마침내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 말씀을 땅 끝까지 전하라고 하신 거예요. 그랬더니 믿음의 선조들이 이 말씀을 땅 끝까지, 이방인에게 전해 주려고 목숨을 걸고 헌신을 했던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 중에 한 사람만 설명을 좀 드리려고 해요.

얼마 전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루터 복권’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어요. 그걸 본 어떤 철없는 사람이 붙여 놓은 댓글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아니, 별별 희한한 일이 다 있다. 루터 복권을 만들려면 개신교에서 만들어야지. 왜 가톨릭교회에서 루터 복권을 다 만드나?” 이런 글을 써 놨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시나요? 신문에 난 정확한 기사는 “루터 복권을 추진하다”였어요. 만든 게 아니라 추진이었어요. 신문에 난 기사를, 그 밑에 댓글을 쓴 사람이 오해를 한 거예요.

복권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주택복권이나 로또 복권같은 복권이 있고 또 하나는 권리를 회복시킨다는 뜻이 있죠. 이거 두 개를 헷갈려 놓으니 세상에, 왜 가톨릭에서 루터 복권을 추진 하냐? 개신교에서 해야지?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시는 분이 혹 계실지 몰라서 추가 설명을 합니다. 로마 가톨릭에서 제일 큰 이단이 누구예요? 로마 가톨릭에서 말하는 가장 중요한 이단은 루터입니다! 루터는 가톨릭에서 볼 때 가장 큰 이단이에요. 칼뱅도 다 마찬가지예요. 종교개혁을 일으킨 루터가 가톨릭에서는 이단이라는 거예요.

오늘날에야 이단이라고 해도 우리가 직접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중세 그 당시에는 이단으로 몰리면 죽습니다. 화형에 처해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루터가 무엇을 했기에 이단으로 몰립니까?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성경을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성경은 라틴어로 되어 있었고 예배드릴 때 라틴어를 써요. 라틴어로 설교를 하면 독일 사람들이 못 알아들었어요. 루터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대중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번역을 하자.’ 해서 번역을 시작합니다. 그게 루터가 이단으로 찍힌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말을 바꾸면 목숨을 걸고 성경을 번역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로마 가톨릭에서 루터를 이단으로 낙인찍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잖아요. 지금 와서 “이단이 아니라고 하자.” 그게 ‘루터 복권을 추진하다.’는 말이죠. 루터가 목숨을 걸고 성경을 독일말로 번역을 합니다. 그렇게 번역해준 성경을 독일 사람들이 안 읽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렇게 번역해 주었는데 읽지 않으면? 성경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오기까지 이런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도 읽어보면 얼마나 은혜가 되는지 모릅니다. 쉬운 것이 아니었어요. 제가 어디서 초기에 번역했던 옛날 성경을 보다가 참 감동을 받았던 것이 ‘사밧일’이라는 표현입니다. 본문에 ‘사밧일을 지켜라’ 이렇게 되어 있는데 난외주에 사밧일에 대해서 설명을 해놨어요. 사밧日 ‘모든 일을 멈추고 일하지 않고 하나님만 섬기는 날’이라고 풀이가 되어 있어요. 이걸 오늘 우리는 안식일이라고 말하죠.

그런데 초기에 번역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안식일이라는 용어가 없었단 말이에요. 성경을 번역하면서 얼마나 고심했으면 안식일이라는 말을 생각해 내지 못하고 사밧日이라고 했을까요? 사밧은 무엇일까요? 히브리말을 소리 나는 대로 쓴 거예요. 히브리말 사밧에 日자를 붙여 놨다가 세월이 더 흐른 후에 아마 이 단어를 생각해 냈겠죠? 안식일이라고 번역을 하자. 그래서 지금 우리는 아무 느낌 없이 안식일이라는 말을 그냥 쓰고 있지만 안식일이라는 이 표현 하나가 나오기까지 성경 번역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초기에 번역된 옛날 성경을 한번쯤은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성경을 번역해서 전해 줬을까요? 감동이에요! 히브리말로 ‘아도나이’, ‘엘로힘’이라고 불렀던 그 이름을 한국말로 무엇으로 번역할까? 궁리하다가 정말 잘 만들어 놓은 게 ‘하나님’이에요. 본래 우리 민족이 하나님이라는 말을 안 썼어요. 하느님은 있었죠. 그런데 성경을 번역하던 분들이 하나님이라는 용어를 생각해 낸 거예요. 참 잘 된 번역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어렵게 번역해서 한글 성경을 만들면 그냥 보급이 되나요? 만주에서 한글 성경이 번역된 다음에 한국으로 밀수해서 들어올 때, 그 이야기는 눈물 나는 이야기예요. 메고 들어올 수도 있지만 옛날 책 아시죠? 구멍을 뚫어서 노끈으로 묶은 책이었어요. 이걸 들여오기 위해서 그 노끈을 다 풀어요. 그런 다음에 책 한 장, 한 장을 전부 돌돌 말아가지고 연결해서 노끈으로 만들었대요. 그 노끈으로 짐을 싸서 들어온 거예요. 들어와서는 그 노끈을 다시 다 풀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이러면서 성경을 가지고 들어왔다는 거예요.

오늘 우리가 돈 얼마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이 성경이 우리에게 들어오기까지 우리 선조들은 이런 과정을 거쳤는데 우리가 성경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느냐 생각해 보면 우리가 반성해야 할 점이 참 많다고 생각해요. 하나님의 말씀이 곧 하나님 자체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속에 역사할 때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조상들이 알았기에 이 말씀을 전해 주려고 그렇게 힘들게 고생을 했어요. 목숨을 걸고 한 겁니다.

더군다나 오늘 우리가 성경 말씀을 읽고 공부를 하려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성경을 읽다 보면 가끔 이런 표현이 나오잖아요. ‘기록되었으되~’ 아니면 ‘시편에 이르기를~’ 혹은 ‘이사야가 이르기를~’ 이런 표현이 종종 보여요. 여러분, 그런 표현 하나라도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심지어 히브리서 어디에 보면 ‘누군가가 어디에서 이르기를~’ 이런 표현이 나와요. ‘누군가가 어디에서 이르기를’ 다음에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아니, 누가 어디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오늘 우리식으로 표현을 한다면 ‘시편 8편 4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옛날에는 장, 절이 없었어요. 장, 절이 없으니까 몇 편, 몇 장, 몇 절, 이런 말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시편에 이르기를, 이사야가 말하기를, 그러면 이사야 어디에 있는 말인데? 설명할 방법이 없잖아요. 그런데도 우리 선조들은 장, 절도 없는 그 말씀을 다 머릿속에 집어넣었다가 누군가가 어디에서 이르기를 하면 ‘아, 그거? 시편 이쯤에 있는 것.’ 하고 알아들었다는 거예요.

장, 절이 없다면 오늘날 우리도 얼마나 불편할건지 생각을 해 보세요 가령 예를 들어서 오늘 우리 본문은 “열왕기상 8장입니다.” 이러면 되잖아요. 장절이 없다면 제가 뭐라고 해야 합니까? 일단 “열왕기상 펴세요.” 폈습니다. 그 다음 뭐라고 얘기해야 될까요? 8장이라는 말이 없으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것 같아요. “열왕기상 펴셔서 솔로몬이 법궤 옮긴 부분 있죠? 그 부분 같이 봅시다.” 이렇게 되잖겠어요?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이런 장, 절도 없던 시절에 “누군가 어디에 이르기를” 이러면서 성경을 보고 가르치고 했단 말이에요. 오늘 우리는 얼마나 편리합니까? 편리한 것은 장, 절 뿐만 아닙니다. 오늘날 성경에 있는 ‘관주’라는 것이, 성경에 있는지조차 모르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성경을 읽다 보면 말씀을 인용했거나 비슷한 표현이 다른 곳에 있거나 이런 것을 성경에 다 표시를 해놨어요. 우리 선조들이 성경을 읽으면서 ‘이 말씀은 다른 성경 어디에 있고, 이런 표현은 다른 성경에서는 이렇게 쓰였고’ 이러면서 구슬로 꿰듯이 연결시켜 놨는데 그걸 보면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성경을 이렇게 봤을까? 탄복을 하는 거예요.

선조들이 그렇게 길 안내 표지를 다 해놨는데 오늘 우리 후손들이 성경을 읽으면서 전혀 참고 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제가 여기 와서 “다음에 성경 사실 때 관주 있는지 없는지 보고 사세요.” 이런 말을 하는데 그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만큼 우리는 하나님 말씀이라고 하면서도 신경 써서 살펴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선조들에 비해서 성경공부를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좋은 자료들과 편리한 도구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그런데 우리는 잘 안 읽어요. 아주 오래 전에 들었던 어느 목사님 간증이 생각이 나는데 아주 감동적이었어요.

이 분이 친구의 전도를 받아서 교회를 나가긴 나갔는데 뭔지도 모르는데 ‘간다고 약속했으니까 가긴 가야지.’ 이러면서 예배에 출석했던 분이 어느 수요일에 누군지도 모르는 분이 성경을 읽는데 물론 그 전에 이 분이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신약 성경은 많이 읽어서 거의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 날 저녁에 목사님인지 전도사님인지 성경을 읽는데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이 부분을 읽어 가는데 무언가가 갑자기 가슴을 팍 때리더랍니다.

‘아, 저거 예수님 이야기다!’ 자기는 그때까지 신약 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은 독립투사로 이 땅에 오셨는데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 싸우다가 실패해서 일찍 죽었고 남은 제자들이 자기 선생님을 좀 과장하느라고 하나님의 아들이니 뭐니 이런 말을 붙였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사야에서 나오는 그 말씀, 본인은 이사야서인지 뭔지도 몰라요. 그냥 기억나는 것은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 말을 듣는 순간에 ‘아, 저건 예수님 이야기다.’ 그렇게 감동이 오더랍니다. 밤새도록 예배당에 퍼져서 울었대요. 소위 말하는 은혜죠.

그 이튿날 친구를 찾아가서 ‘그가 찔림은’이라는 책을 어디 가면 구할 수 있냐? 그 친구가 마산 큰 서점에 가면 구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줬대요. 80리 길을 걸어서 마산에 갔는데 서점에 가서 다짜고짜로 ‘그가 찔림은’이라는 책 있어요? 서점 주인이 “그런 건 없는데, 신간인가?” “내 친구가 여기가면 있다고 하던데...” 다른 서점에 가서 또 물었대요. 몇 군데를 돌다가 어느 서점에 가니 그 주인이 교인이었던 모양이죠. 얘가 찾는 게 성경이라는 걸 알아챘어요. 그래서 성경책을 하나 사서 80리 길을 돌아오면서 찾는 거예요. ‘그가 찔림은’이 어디 있지? 찾아냈답니다!

강가에 앉아서 그걸 읽으면서 그렇게 그렇게 울었다는 거예요. 성경 구하기 어렵던 시절에 그 성경을 그렇게 읽으며 공부하고 감동을 받고 그랬었는데 오늘 우리는 너무 쉬워요. 너무 편해요. 아니, 하나님의 말씀이 그렇게 귀한 것인 줄도 모르는 것 같아요. 하나님의 말씀을 정말 귀중하게 여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새겼으니 그 돌판이 신성한 것이 아니고 그 돌판에 새겨진 하나님의 그 말씀이 귀한 것이란 말이죠. 황금으로 집을 짓고 황금으로 보관해야 될 만큼 하나님의 말씀은 소중한 거다. 말씀 자체가 소중한 것입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뭐라고 하는지도 모른 채 책만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비 맞으면 안 되죠? 그래서 지퍼 채워서 잘 모셔둬요. 귀중한 책이니까요. 책 자체가 귀중한 게 아니에요. ‘그 말씀이 내게 뭐라고 하느냐?’ 깨닫고 그 말씀대로 사는 것, 이게 중요한 것이지, 그 책 자체가 소중한 것이 아니란 말씀입니다.

아주 옛날 얘기입니다만 대학생들이 수련회를 갔어요. 밥 해주려고 따라 왔던 집사님 한 분이 대학생들 몇 명한테 “재피 좀 까서 오라.”고 했어요. 재피 아시죠? 산초하고 비슷한데 조금 다르대요. 애들이 수돗가에서 껍데기는 다 버리고 안의 알맹이, 새까맣고 반들반들하고 보기도 괜찮아요. 이 알맹이를 한 종지 모아가지고 온 거예요. “아니, 얘들아 껍데기는 어쨌니?” “껍데기는 다 버렸는데요?” “얘야, 재피는 씨를 먹는 것이 아니고 껍데기를 먹는 거다.” 중요한 것은 껍데기예요. 껍데기를 갈아서 양념으로 쓰는 것인데 껍데기 다 버리고 속의 새까만 반들반들한 씨앗만 모아가지고 온 거예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의 내용을 중요하게 여기지 아니하고 책만 소중하다고 여기면 이런 바보짓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그 내용에 주목하지 아니하고 성경을 귀중하게 여긴다고 하시는 분들이 폼 잡고 끼고 다니는데 쓰거나, 어떤 분은 이걸 두통 방지용으로 써요. 이것을 베고 자면 두통이 없어진대요. 가끔 영화에서는 성스러운 책이니까 귀신 쫓는데 쓰기도 하고요.

말씀을 안다고 하면서 그 말씀대로 살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이것은 말씀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는지를 묵상하면서 그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성도는, 하나님 말씀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고 그것이 곧 하나님께서 귀중한 사람으로 여긴다는 뜻입니다. 말씀이 없는 성도는 어떤 의미에서 ‘앙꼬 없는 찐빵’이죠? 끈 떨어진 연, 아무리 하늘 높이 날아도 끈 떨어지면 아무 소용이 없잖아요. 하나님 말씀이 없는 성도는 정말 끈 떨어진 연입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이 하나님을 섬긴다고 열심 내는 것, 교회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는 사람들입니다. 회심하기 전의 바울을 생각해 보세요. 하나님에 대한 열심히 특심한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교회를 얼마나 박해를 했느냐 말이에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고 했던 대제사장이나 바리새인들, 하나님에 대한 열심히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열심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결국 예수를 십자가에 죽이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에서 불행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는 설교가 참 많아요. 여러분, 강대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인간의 윤리나 도덕이나 철학이나 정치적 이념이 활개를 쳐도 그게 하나님 말씀인지 아닌지 구별을 못 해내면 이건 엄청난 비극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예민해야 된다고 제가 이야기를 하니까 어떤 분이 그래요. “뭐, 누가 설교하더라도 별 상관이 있나요?” 여러분, 누가 설교하더라도 그게 무슨 상관이 있나요? 라는 말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신경 안 쓰겠다는 소리잖아요? 오늘날 이런 교인들이 참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세상에, 이런 바보짓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대인들이 우리 몸에 들어가는 것에 얼마나 신경 쓰시는 지 아시죠? MSG가 뭐예요? 영어 묻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쉬운 우리말로 하면 뭐예요? 인공 조미료, 더 쉬운 말로 하면 미원, 아지노모도, 젊은 분들은 아지노모도라는 말 전혀 모르실 것 같아요. 옛날에 다 그랬었거든요. 이게 몸에 안 좋다고 쓰지 말아야 된다고 그랬는데 최근에 와서는 인체에 거의 무해하답니다. 마음 놓고 써도 괜찮은 거래요. 외국에서 먼저 괜찮다고 나오더니 이제 한국에서도 해로운 것 아니다. 먹어도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찝찝해서 웬만한 집에서는 안 쓰려고 해요.

유기농, 유전자 조작 콩, 원산지, 이런 것들은 얼마나 따져 가면서 드세요? 90이 다 되신 우리 아버지께서 “얘야, 일본 명태 먹지 마라.” 이러시더라고요. 전에는 “오리고기 먹으면 안 된단다.” 이러시더라고요. 제가 말씀드렸어요. “아버지, 일본 명태 요즈음 싸답니다. 잡숫고 싶으면 실컷 잡수시고 오리 고기도 싸답니다. 드시고 싶으면 얼마든지 드세요. 후유증은 30년 후에 와요.” 그러니까 그 후유증은 아버지 돌아가시고 20년이 더 지난 후에 나오니까 지금 실컷 잡수세요. 아버지 왈 “그렇나?” “예! 후유증은 30년 후에 나타나는 거예요.”

노인들은 그렇지만 어린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절대 먹이면 안 돼요. 아니, 이미 잘 하고 있을 겁니다. 고등어는 노르웨이 고등어더라고요. 일본 고등어 먹으면 안 됩니다, 광우병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다, 심지어 콜라도 먹지 마라, 설탕도 먹지 마라, 밀가루도 안 좋다? 유기농 채소 파는 가게? 불이 나요! 얼마나 비싼지 아세요? 콩나물 한 봉지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콩나물보다 3~4배 비싸도 줄 서서 사 가더라고요.

몸을 생각해서, 몸에 좋은 것 먹어야 된다고 이렇게 예민하면서 영원히 가야 할 우리 영이 건강해지려는 것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무심하냐 말이에요. 전 이해가 안 돼요. 유기농 따지기 전에, 아니면 일본 명태, 일본 생선이냐, 아니냐? 이런 것 따지기 전에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에 더 관심을 쏟아야죠. 영원히 살아야 할 우리 영혼에 필요한 양식을 제대로 공급하고 있는지 아닌지, 이건 더 따져야 될 문제가 아닙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삶의 근본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이 더 소중합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게 귀한 존재가 아닐 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서 역사한다면 하나님 보시기에 우리는 얼마나 귀한 존재가 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모시고 그 말씀대로 살면 나 자신이 바로 그렇게 귀하고 귀한 황금상자가 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황금으로 된 집을 지으라 하시고, 황금상자를 거기 보관하시면서, 거기에 정말 볼품없는 돌판 두 개를 넣어 놓으신 겁니다. 우리가 바로 그 돌판이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 따라 삶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그렇게 귀한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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