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케 된 최고의 선물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온 땅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더라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류하며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사람들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 후로는 그 하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그들이 그 도시를 건설하기를 그쳤더라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창세기 11:1~9]

성경은 하나님의 지혜가 담긴 책입니다. 그래서 그 당시의 어떤 사람도 생각하지 못했던 기막힌 말씀들이 성경에 나오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정말 놀랍고 오묘한 선물들을 주셨지만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오묘하고 기막히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흔하다 싶은 ‘물’ 있죠? 모를 때는 ‘아, 물 좋은 거지.’ 이러지만 물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을 하고 좋은 일을 하는지 알고 보면 참 감동적입니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 모든 물체는 기온이 낮아지면 부피가 줍니다. 유일하게 물은 기온이 낮아지면 부피가 줄다가 4℃ 이하에는 다시 부피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딱딱한 얼음이 물보다 가볍습니다. 이 땅의 생명이 살아남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주신 정말 귀한 선물입니다. 가령, 얼음이 물보다 무겁다면 날이 추워지면 강바닥부터 얼어붙습니다. 무거운 얼음이 계속 밑으로 내려가면 바닥부터 얼어서 올라오거든요. 이러면 강 속에 있는 생물들이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얼음이 가벼우니 강물이 위에서부터 어는 거죠. 이렇게 내려가면서 얼다보니 강 밑에 있는 생물들이 보호받고 살 수 있는 거죠. 사람들이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막힌 선물을 우리에게 주셨는지 모릅니다.

공기도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기막히게 만들어 놓으신 거예요. 질소 78% 산소 21% 합치면 99%예요. 나머지 1%의 다른 기체가 들어 있습니다. 이 비율이 흔들리면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문제가 생겨요. 오늘날 왜 자연계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집니까? 사람들이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태우고 있는 거예요. 얼마나 엄청나게 뽑아내서 쓰고 있는지... 그럼에도 큰 변동은 없는데 약간의 변동 때문에 지금 기후가 난리를 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물을 주셨고 공기를 주셨는데 너무 흔한 것이고 편한 것이지만 조금이라도 알고 보면 이것이 얼마나 기막히게 놀라운 선물인지, 하나님의 얼마나 대단한 지혜가 그 속에 녹아 있는 것인지 알면 알수록 더 감격스러워지는 거예요. 이런 것을 알면 살아있는 동안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대해서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사는데 이게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감격 없이 사는 거죠. 이런 것 중에 우리가 쓰는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는 말, 언어가 있습니다. 아마 설교가 좀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많이 망설이다가 한 번은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드리는 겁니다.

우리가 쓰는 말도 하나님께서 얼마나 대단한 지혜로 우리에게 주신 것인지 깨달으면, 말을 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 대단히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에서 이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우리말을 만든 분이 누구죠? 아이들이 가끔 착각을 하는데 세종대왕이랍니다. 아니에요. 세종대왕이 만약 우리말을 만들었다면 세종대왕 이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을 안 했나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말은 본래 있었어요. 세종대왕이 한 일은 그 말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거죠.

말이 중요해요? 말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 중요해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비하면 말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은 비교가 안 돼요. 그런데 글자를 만들어 줬다는 이 사실 만으로도 세종대왕에게 얼마나 감사해야 할지 모릅니다. 지금도 말은 있는데 글자로 표기 하는 방법이 없는 나라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그걸 생각하면 우리가 세종대왕께 얼마나 감사해야 될는지 모르는데 그렇다면, 글을 표기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이전에 우리에게 말을 주신 그 분에게는 얼마나 감사해야 될지 모릅니다.

지난 번 소치 올림픽이 있었으니 러시아 글자 좀 보셨죠? 러시아 글자가 영어하고 닮았습니까? 아니면 어느 나라 글자하고 닮았어요? 어떤 것은 영어 글자 같긴 한데 뒤집어 놓은 글자로 보이시죠? 원래 러시아에는 글자가 없었어요. 옛날 선교사들이 그 쪽으로 선교하러 가서 문자가 없는 그 나라에 문자를 만들어 준 거예요. 당시에 그들이 쓰고 있던 그리스 글자를 이용해서 만들다가 필요하면 뒤집어서 만들어 줬어요. 헷갈리지 않도록! 지금의 러시아나 그 쪽 나라의 글자들은 그리스 글자 대문자를 빌린 겁니다. 지금까지 글자가 없는 민족이 참 많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아직도 많습니다.

요즈음은 한국 사람들이 글자 없는 나라에 가서 우리나라 글자를 이용해서 그 나라 말을 표기하는 법을 만들어 주곤 합니다. 몇 해 전인가? 그런 시도를 해 가지고 성공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습니다. 세종대왕 이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을 어떻게 기록했을까요? 기록하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꼭 기록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한자를 빌려서 기록하곤 했습니다.

유명한 것이 신라시대 ‘향가’ 있죠. 한자로 적혀 있어요. 한자로 적혀 있는데 그걸 한자 잘 아는 사람보고 해석해 보라고 하면 해석이 안돼요. 왜 그러느냐 하면 글자는 한자인데 소리는 한국말이에요. 비슷한 예가 ‘콩글리시’란 말 들어보셨죠? 코리언하고 잉글리시하고 짬뽕을 해 놓은 것인데 이 콩글리시는 한글도 알고 영어도 아는 사람이 읽으면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요. 그런데 한국말 모르는 미국 사람이 이 콩글리시를 읽으면 도대체 해석이 안돼요. 예를 들어볼게요. dog table이 무슨 뜻이죠? 미국사람에게 물으면 해석이 안돼요. 여러분은 해석이 되나요? 유명한 콩글리시입니다. ‘개판’이죠.

미국 사람이 영어로 이걸 읽고 뜻을 알아챌 수 있나요? 아니오! 빌려오기는 영어 글자를 빌려 왔지만 그 뜻이나 말이 한국말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글자가 없을 때 한국 사람들은 중국 글자를 빌려 썼단 말이에요. 이게 얼마나 불편했을지 생각을 해 보세요. 가령 외국의 유명한 사람이 와서 연설을 할 때에 원고를 펴 놓고 한국말로 인사를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러면 한국 사람들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 분의 원고에 무엇이 적혀 있을까요? An-nyoung ha-se-yo? 이렇게 적혀 있는 거예요. 영어로 그렇게 써놓고 소리 나는 대로 읽는 겁니다.

문자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 문자 이전에 이미 말이 있었습니다. 말이 없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것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니 말이 없다는 것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 사물의 이름이 없다면? 여러분, 신기하다고 생각이 되지 않으세요? 저 밖에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이런 것을 ‘나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요? 우리 조상들이 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체에는 이름이 있어요. 그런데 만약에 이름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령 오늘 낮에 누구를 만나서 점심을 한 끼 얻어먹고 집에 갔어요. 집에 가서 전달을 해야 되는데 이름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그 사람의 이름도 없고 내가 먹은 음식의 이름도 없어요. 그러면 가서 뭐라고 설명을 해요? 오늘 낮에 누굴 만났지? 얼굴이 동그랗고 머리가 좀 곱슬곱슬하고 눈은 쪽 찢어졌고 그런 사람인데 그게 누구야? 설명을 얼마나 어렵게 해야 되는지 몰라요. 만나서 뭐 했는데? 점심 먹었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 돼요?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을 해 보셔요. 사물의 이름이 없다면 다른 사람과의 대화 자체가 안돼요. 지식의 정보나 전달이 전혀 안돼요.

우리는 무든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별로 놀라지를 않아요. 그러나 본래부터 사물에 이름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거기에 붙였어요. 컴퓨터를 우리말로 뭐라고 그러나요? 없던 것을 새로 만들었는데, 만들어 놓고 그분들이 컴퓨터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없던 물건이 만들어지면 만든 사람이 이름을 붙여요. 우리 주변에 보이는 모든 사물의 이름을 누가 붙였을까요? 성경이 대답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세기 1장에 ‘낮이라 칭하시고 밤이라 칭하시니라. 물은 궁창 위의 물과 궁창 아래의 물로 나누신 다음에 궁창 위를 하늘이라 부르시고 궁창 아래를 땅이라 부르시니라.’ 창세기 1장에서부터 하나님께서 이 사물들을 이렇게 부르셨다는 말씀이 반복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만물에 이름을 붙이신 겁니다.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그 다음에 말이 있는 거예요. 모든 짐승의 이름은 아담이 붙였죠. 그런데 아담이 붙인 그 이름이 전부 하나님께서 마음에 드신 이름이에요. 만드신 그 분이 만드시기만 한 게 아니라 만드시고 이름을 붙여 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만 언어를 주신 겁니다. 이게 얼마만큼 놀라운 선물인지를 생각하셔야 합니다.

우리에게 말이 없었다면? 사물의 이름이 없었다면? 얼마나 답답해지는지 몰라요. 그렇게 좋은 언어를 선물로 줬더니 사람들이 이것을 가지고 좋은 일을 하면 좋은데 함께 뭉쳐서 하나님을 대적하더라는 거죠. 그것이 오늘 본문에 나와 있는 바벨탑 사건입니다. 홍수 이후에 하나님께서 다시는 물로 심판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사람들은 홍수가 있었다는 것은 기억을 하면서 다시는 이것으로 심판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하나님의 약속은 잊어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또 홍수가 일어나면 하늘로 도망가자. 그래서 탑을 만들기 시작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중지 시키는 방법은 많이 있을 수 있죠. 땅을 흔들어 지진을 일으켜서 뭉개면 되잖아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기가 막히는 방법으로 언어를 혼란케 해서 흩어 버리기로 작정하신 겁니다.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홍수 때에 사람들이 많이 죽은 것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마음이 많이 아프신 겁니다. 그래서 사람이 전혀 죽지 아니하고 일을 중지 시키는 방법을 쓰신 겁니다. 문제는 일을 중지시키시고 사람들을 흩어지게 하는 방법으로서 언어를 혼란시켜 버린 것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하나님의 지혜였는가! 오늘은 이것만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어느 누구도 사람들의 언어를 조작해서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했던 적이 없었어요. 한국에서 많이 팔린 책 중에 ‘1984’란 책이 있었어요. 혹시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한 때 유행했던 책이라서 모르실 수는 있겠습니다만 1984란 책은 최소한도 알아 두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을 쓰신 사람은 영국의 유명한 작가 조지 오웰이란 사람인데 이 사람은 ‘동물농장’으로 유명합니다. 이 분이 ‘1984’란 책을 썼는데 이 책에서 유명한 인물이 하나 등장해요. 요즈음 신문 사설에 빅브라더란 용어가 자주 나와요. 모든 백성을 완벽하게 감시하는 가장 큰 형님이에요. 이 사람이 모든 국민들을 일일이 감독합니다. 가끔 오래된 영화에 어떤 사람이 욕을 하니까 벽에서 ‘삐’ 하고 경고가 나오는 영화가 있잖습니까? 그런 아이디어의 시초가 바로 이 사람이에요.

한국에서 이 책이 많이 팔리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80년대 초반에 북한에 1984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궁금한 사람은 보라고 선전했어요. ‘1984’의 내용이 북한하고 많이 닮았다는 거예요. 빅 브라더라는 한 사람 밑에 모든 사람이 철저하게 감시받고 있는 그런 세상, 그래서 조지 오웰이 1984년에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언해 둔 책이다. 이러니까 한국 사람들이 많이 읽었죠.

저는 그런 유혹에 잘 안 넘어가요.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마라.’ 이러는데 ‘이런 사람이 이 책을 봐야 합니다.’ 하고 유혹하는 항목이 약 20가지쯤 있었는데 제일 밑에 ‘언어의 조작을 통해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언어학도라면 한 번 읽어보세요.’라는 구절에 끌린 겁니다. 주인공은 빅 브라더가 모든 사람을 통치하는 이 나라에서 통치 이념에 어긋나는 모든 단어를 모든 문헌에서 삭제하는 일이 임무예요. 단어 자체가 사라져 버리면 사람의 머릿속에 사상도 사라진다는 거죠.

그래서 빅 브라더가 모든 백성들을 자기 뜻대로 통치하기 위해서 자기 뜻과 다른 단어가 있으면 모든 문헌에서 삭제하고 못 쓰게 하는 거죠. 제가 보기에 이것이 가장 초보적으로 언어를 조작해서 사람을 통제하는 이야기가 되는 거예요. 너무너무 초보적인 방법이죠. 초보적인 방법이지만 언어 조작을 통해서 사람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소설에 처음으로 등장한 게 이 소설입니다. 이 분이 이 작품을 쓴 것이 1948년이었어요. 48년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하나 썼는데 48년에 썼으니까 끝자리 두 자를 뒤집은 게 ‘1984’예요. 한국에서는 1984년에 저 북한 땅에서 무슨 일이 날건가? 그게 관심 있다고 해서 책이 많이 팔렸어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최고의 극작가가 머릿속에 겨우 생각해 낸 게 ‘아, 이렇게 언어의 조작을 통해서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겨우 해 냈는데 어떻게 해서 3000년도 더 된 창세기에 말이죠, 언어를 혼란시킴으로 해서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느냐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이게 사람의 생각이 아니에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 이건 놀라운 하나님의 지혜다.’ 저는 그렇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하나님의 이 방법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느냐 하면 옛날부터 힘으로 거대한 제국을 많이 만들었습니다마는 유지가 안돼요. 항상 분열되고 쪼개져 나갑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앗수르나 바벨론이나 로마나 이 모든 나라가 하나의 언어를 쓴 게 아니에요. 아무리 하나의 언어를 쓰라고 해도 통합이 안돼요. 지방마다 부족마다 말이 다 달라요. 이러니 힘으로 점령해서 큰 나라를 이루었지만 중앙의 힘이 조금만 약해지면 언어별로 다 갈라져 버리는 거예요. 하나님의 목표가, 똘똘 뭉쳐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무리들을 흩어버리는 것이었으니 굉장히 유효한 방법이었다는 거죠.

쿠르드족은 자기 땅이 없어요. 그래서 일부는 터키 땅에 있고 일부는 이란에 있고 일부는 이라크에 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사람들은 터키 사람이 안 되고 이란 사람이 안 돼요. 국경 지대에 따로따로 모여 있으니 세 나라에서 각각 핍박을 받고 언젠가는 많이 죽었잖아요. 왜 그래요? 땅은 없는데 문제는 자기들만 쓰는 언어가 있어요. 언어가 있는 언어가 다르지만 살고 있는 나라에 동화가 안 되더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셔요. 다른 말로 해서 한 사람의 통제 밑에 모든 사람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하나님께서 별로 좋아 안 하셔요. 그래서 언어를 통해서 한사람 밑에 모든 인류가 통합되는 것을 막으신 겁니다. 우리에게 이렇게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언어를 통해서 사람들을 흩어버린 것, 이건 하나님의 굉장한 지혜입니다. 그렇다면 이 땅에 언어가 도대체 얼마나 있을까요? 2,000년도에 통계가 나온 게 6,800개라고 나왔어요. 이게 많아 보여요? 적어 보여요? 참고로 지금 UN에 가입된 국가 수가 몇 개 인지 아세요? 이게 늘 달라지니까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아마 약 200개 안팎 정도 될 걸요. 그런데 언어가 6,800개라는 말은 너무너무 많은 언어가 이 땅에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이는 언어라는 것이 진화하듯이 한 언어에서 갈라져 나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갈라져 나갔으면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통합을 하려면 통합이 돼야 되는데 현재 언어는 절대로 통합이 안 됩니다. 제가 많은 언어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 말 몇 가지만 생각해도 언어는 너무너무 꼬여 있어서 아무리 갖다 붙여놔도 하나가 안돼요. 하나가 안 되도록 하나님이 배배 꼬아 놓았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영어 배우려면 참 힘들잖아요, 외국 사람이 우리말 배우기는 쉬울 것 같아요? 옛날에 유명한 선교사가 교회에 임직식 할 때 가서 축사하라고 그랬더니 “에, 축하합니다. 오늘 장로 두 마리하고 집사 세 마리하고...” 이랬거든요. 뭐가 잘못된 거죠? 영어를 쓰는 사람들은 앞에 투(two)장로, 쓰리(three)집사 하면 끝나요. 우리말은 집사 둘 다음에 붙는 단위가 있는데 이게 경우마다 달라요. 외국 사람들에게는 이게 헷갈리기 참 쉬워요. 책은 한 권, 연필 한 자루, 종이 한 장, 집은 한 채, 말을 헤아릴 때는 마리도 좋지만 한 필이라고 얘기하죠. 사람을 헤아릴 때 장로 한 분, 사람을 헤아릴 때도 위의 사람이면 한 분, 비슷한 친구사이면 한 명, 경상도 사람이면 이럴 때 한 놈이라고 해요. 친하다는 뜻이죠, 기분 나빠도 한 놈이라고 하기도 하죠. 뒤에 붙는 말이 다 달라요. 우리말을 배울 때 이것이 얼마나 어려웠으면 장립식에 와서 장로 두 마리, 집사 세 마리 했겠느냐 말이죠. 이게 헷갈리기 시작하면 굉장히 어려운 거예요.

또 있어요. 미국사람들은 입다 쓰다 이 모두가 put on 하나면 돼요. 그런데 우리는 다 달라요. 시계는 찬다고 그러죠. 양말은 신는다고 그러죠. 귀걸이는 단다고 그러나요? 허리끈은 맨다고 말하죠. 리본은 꽂는다고 얘기하죠. 서양 사람들 이것 안 헷갈릴 줄 아십니까? 그럼 어떤 현상이 생기느냐? 양말 맨다, 허리끈 신는다, 이런 소리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 언어라는 것이 얼마나 꼬여 있는지 몰라요. 우리는 절대 안 헷갈립니다. 우리는 너무너무 쉬워요. 간단한데. 이것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은 너무너무 어려운 거예요. 반면에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전 옛날에 영어 공부하면서 신경질 난 것 중에 동사의 시제, 우리말처럼 한다, 했다, 할 것이다. 이러면 얼마나 좋아요? 다 되잖아요. 그런데 영어는 웬 변화가 그렇게 많아요? 3단 변화, 옛날에 외운다고 고생 많으셨죠? 그런데 얼마나 얄미운지 아세요? 잘 안 쓰는 동사들은 대체로 규칙으로 변해요. 그런데 많이 쓰는 동사일수록 불규칙하게 변해요. 가장 대표적인 게 Be동사 보세요. 불규칙하게 변해요. 그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하나도 문제가 안 되는데 배우는 우리들에게는 일부러 애를 먹이는 것 같아요.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 두 가지 언어가 섞여서 하나가 되지 못하도록 일부러 배배 꼬아놓은 하나님의 지혜다. 그런 느낌이 들어요.

여러분, 영어하고 한국어 하고 섞여 가지고 나중에 제 3의 언어가 나올까요? 아니면 끝까지 둘이 안 섞일까요? 절대로 안 섞입니다. 미국에서 오래 산 한국 사람이 있거든 한번 보세요. 영어도 한국어도 아닌 이상한 말을 쓰는가? 아니면 한국말을 쓰는가? 안 섞여요!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 다 영어 쓴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미국에 수십 년을 살아도 영어 못하는 사람 굉장히 많아요. 한국 사람들하고만 사니까요. 영어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언어가 섞여서 하나가 되지 않도록, 절대 안 섞이도록 하나님께서 기가 막히게 꼬아 놨어요. 안 섞여요!

또 한 가지 기억할 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셨어요. 그리고 말할 수 있는 장치도 우리에게 주셨어요. 이 장치는 평생 갑니다만 말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은 보통 학자들 얘기에 따르면 13살 까지만 살아 있다가 사라져 버려요. 그래서 13살 이전의 아이들은 어디에 갖다 놓든지 무슨 언어든지 다 배울 수 있어요. 한국에 갖다 놓으면 한국말 쓰고, 미국에 갖다 놓으면 영어 배우고, 심지어 집안에 여러 말을 같이 쓰도록 하는 환경에 넣어 놓으면 두 가지 말을 한꺼번에 배워요. 세 개도 가능할까요?

우리 교회에 이미 3개국, 4개국 언어가 능통한 아이들이 여럿 있어요. 선교사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 여기저기 다녔던 아이들 있죠? 여러 나라 말을 한꺼번에 다 해요. 13살 이전에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그 나이가 지나면 말을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는 거예요. 그 다음에 배우려면 죽으라고 외워야 하는 거예요. 아무리 외우고 외워도 잘 안돼요. 그런데 태어난 아이에게 아무 말도 걸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어느 나라 말을 할까요? 혼자 가만히 놔두면 그 아이는 어느 나라 말을 할까요? 정답은 말 못해요! 못 배웠으니까요. 말이 저절로 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사람은 말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입안에 있어요.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기관이 혀입니다. 혀가 만약에 조금 짧아지면? 아니, 사고로 없어지거나 잘리면 말을 못합니다. 혀가 말하는 데에 아주 중요한 장치예요. 이빨이 혹 한두 개 빠지면 말이 샌다고 하잖아요. 이빨도 말하는 데에 중요한 장치입니다. 입술, 이빨, 그 다음 이빨 뒤의 딱딱한 부분 치경이라고 그래요. 그 뒤의 연구개, 이거 전부 말하는 기관이에요. 혀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서 말이 아주 달라져요. 어떤 특정한 지방의 사람들이 특정한 발음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게 큰 문제가 아니에요. 눈곱만큼 조그마한 차이 때문에 발음을 못하는 경우가 참 많아요.

사람들은 말을 할 수 있는 기관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사람 외에는 그런 동물이 없어요. 가끔 동물들이 사람 흉내 내고 말을 한다고 그러잖아요? 기계적으로 반응해서 흉내 낼 뿐이지 그게 말이 아니에요. 말할 수 있는 능력이나 기관을 준 것은 사람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게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몰라요. 이렇게 귀한 은혜를 줬더니 잘 써야 되는데 하나님을 대적하는데 썼더라? 그러니 하나님께서 ‘아, 이거 안 되겠다!’ 흩어버린 거예요. 절대로 안 합쳐지더라. 이게 하나님의 지혜로운 방해죠.

우리가 천국가면 어느 나라 말을 쓰게 될까요? 천국 가서 한국 사람들은 한국말 쓰고 미국 사람들은 영어 쓰고 이렇게 해서 이야기가 잘 되겠습니까? 어떤 분이 쓸데없이 “천국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한국어다.” 이랬더니 천국언어를 배우겠다고 한국에 언어 연수를 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천국언어 전문 연수 대학이 천안에 있는 선문대학입니다. 누가 그랬어요? 그 위대하신(?) 문선명 총재께서 그렇게 가르쳐 놨더니 천국 언어를 배우겠다고 한국에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니 이걸 참 고맙다고 해야 되나? 참 고민스럽게 만들어 놨어요.

천국 언어를 새삼스럽게 배우실 필요가 없습니다. 바벨탑 시절에 하나님께서 흩으셨던 그 언어를 하나님 나라에서는 원상태로 통합시켜 주실 거니까 아무 문제가 안돼요. 대표적인 예가 오순절 성령이 임하셨을 때에 베드로의 설교입니다. 베드로가 설교를 할 때에 자기 나라말로 했어요. 거기에 모여 있는 사람은 세계 각국에서 온 이방나라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그 사람들 귀에 자기 나라의 말로 다 들리는 거예요. 일시적인 현상이었지만 이것이 바벨탑 사건으로 인해서 혼란하게 되었던 언어가 나중에 다시 완전히 통합되는 특별한 예라고 보시면 되죠.

그러니까 천국 가서 무슨 말을 하면 되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원래대로 다 회복될 거니까요.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특별하게 사람들에게 주신 선물이라는 것을 알면, 우리가 말할 수 있을 때마다 내 입에서 말이 나갈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 드려야 합니다. 이 언어는 하나님께서 주신 정말 귀중한 선물입니다.

사물의 이름이 없었다면 어떻게 될까? 여러분에게는 고민거리가 전혀 안 되는 것인데 이게 고민이 된 사람이 있었어요. 헬렌 켈러 아시죠? 어릴 때부터 눈멀고, 귀먹고, 말도 못했어요. 선생님이 한 분 붙어서 이 아이에게 글자를 가르쳐야 되는데 뭐가 안 되냐고 하니까?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이 아이가 몰라요. 어떻게 합니까? 샘가에 앉아서 손에다 물을 흘려요. 그런 다음에 손에다가 이상한 글자를 쓰는 거예요. 우리가 보기에 이상한 글자를 쓰는데 water겠죠? 그런데 헬렌 켈러가 보기에는 이상한 짓이에요. 손에 물을 흘리고는 손바닥에 이상한 짓을 한단 말이에요. 이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니까 ‘아, 내 손에 흐르는 이상한 액체와 선생님이 지금 내 손바닥에 이상한 표시를 하는 것 하고 관계가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사물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에요.

그것이 겨우 되니까 다음에 나무를 만지게 합니다. 그런 다음에 손바닥에 조금 다른 동작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아, 이렇게 쓰면 이걸 의미하는 거고, 이렇게 쓰면 이걸 의미하는 거다.’ 이제 겨우 두 개 알게 된 거에요. 헬렌 켈러에게 글자를 가르치는 게 얼마나 어려웠을지는 사물마다 이름이 있다는 것부터 가르쳐 줘야 했으니까 이게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런 어려움이 전혀 없는 거예요. 이런 점을 감안해보면 우리가 쓰는 이 말, 얼마나 귀한 것이냐! 감동이 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귀한 선물을 주셨으니 이 말이 형제를 일으켜 세우고 교회를 일으켜 세우는 좋은 말만 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을 듯해요. 야고보는 우리의 혀를 거대한 배를 움직이는 조그마한 키와 같다고 했어요. 이 혀를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서 이 거대한 배가 이리 갈지 저리 갈지 움직여지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 쓰면 혀는 불이래요. 온 몸을 더럽히고 인생의 수레바퀴를 불사른다고 말하는 거죠. 심지어 잘못 쓰면 지옥불과 같다고까지 말했어요.

뭐 그렇게 말 안 해도 높은 분들 중에 말 한마디 잘못해서 본인도 그 높은 자리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말 잘못해서 온 국민을 분노케 하기도 합니다.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보여주는 거죠. 이 말 한 마디가 내 형제를 무너뜨리기도 하고 일으켜 세우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선물을 정말 귀하게 써야 되겠습니다. 정말 말조심해야 될 것은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때 “내 귀에 들린 대로 심판하겠다.”고 하신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내 귀에 들린 대로! 우리가 하는 이 말을 하나님께서 잘 듣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을 주신 이유가 뭐예요? 우리와 우리 사람끼리도 소통이 돼야 되겠지만, 우리와 하나님과 소통하도록 주신 것이 언어라는 것을 기억하면 우리가 말에 대해서 감사하고 정말 잘 써야 됩니다. 너무너무 좋은 것인데 잘못 쓰면 독약이 되는 것도 더러 있잖아요. 아편은 굉장히 나쁜 것이죠? 그런데 모르핀이라고 하면? 고통스러워할 때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어요. 죽을 것 같이 아파도 이 모르핀 한방이면 그 고통을 다 잊을 수 있어요. 너무너무 좋은 것이죠. 그런데 아편이라고 하면? 모르핀이나 아편이나 같은 말이에요.

언어도 마찬가지에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인데 감사하면서 잘 쓰면 너무너무 좋은 것이지만 조금만 잘못하게 되면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어쨌든 좋은 말만 형제를 일으켜 세우고 가족을 일으켜 세우는 좋은 말만 쓰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