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쉬셨다고?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창세기 2:1~3]

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의 생각이나 수준이 다르면 뜻이 달라집니다. ‘돈 좀 빌려 주라’는 말도 경우에 따라 의미가 아주 달라집니다. 가령 학교에서 아주 힘 센 아이가 약한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돈을 빼앗겠다는 뜻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잘 사는 친구한테 “돈 좀 빌려주라”고 한다면 이 말은 이자 갚겠다는 뜻 아닙니다. 그냥 도와달라는 뜻이에요. 이렇게 말하는데 능력 있고 힘 있는 친구가 “너 임마, 이자 갚을 돈 있냐?” 이렇게 나오면 친구 아니에요. 말 귀 못 알아듣는 머리 나쁜 친구란 뜻이죠.

높은 사람이 부하직원의 집에 가서 보니까 값이 나갈 만한 무엇인가가 있어요. “야, 이것 참 예쁘네.” 감탄일까요? 달라는 소리일까요? 이게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수가 있어요. 진짜 예뻐서 하는 감탄일 수 있어요. 그런데 어떤 경우는 감탄이 아니라 “이것, 나 줘.” 라는 소리일 수 있어요. 그런데 눈치껏 줘야 하는데 안 줬다가 평생 고생할 수도 있는 겁니다. 사람의 말이란 것이 같다고 똑같을 수 없습니다. 생각과 수준에 따라서 말은 얼마든지 뜻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말하는 대로 듣는 것이 아니고 자기 수준대로 알아들어요. 성경을 읽을 때도 그런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창조는 전혀 다른 거예요. 아이들에게 창조력을 길러 주어야 되죠?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창조라는 것은 전부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무엇인가를 조금 변형시키는 것을 창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창조는 아무것도 없는 데서 만들어 낸 겁니다. 용어는 같아도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성경을 읽으면서도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을 수가 참 많습니다.

노아시대 때 홍수가 있었죠? 우리가 말하는 홍수와 노아 시대의 홍수와는 단어만 같을 뿐이지 같은 게 아닙니다. 노아시대의 홍수는 홍수가 아니에요. 적합한 말이 없어서 홍수라고 표현할 뿐이지 그것은 홍수 정도가 아닙니다. 홍수가 무서워요? 쓰나미가 무서워요? 노아시대 때 홍수는 쓰나미보다 더 무서운 거예요. 아니 쓰나미로도 표현이 안 되고 홍수로도 표현 안 되지만 말이 없으니 ‘노아의 홍수’라고 하는데 그 홍수를 오늘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이런 홍수 정도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용어가 같다고 해서 잘 생각하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참 많은데 오늘은 ‘안식’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안식과 우리의 안식은 전혀 다른 거예요. 하나님께서 안식하셨다고 하니까 우리 수준대로 받아들여서 ‘아, 하나님께서 이렇게 쉬셨나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안식이나 하나님의 창조나 혹은 그 뒤에 하나님께서 후회도 하시고 한탄도 해요. 하나님께서 노를 발하시기도 해요. 이런 것은 우리가 알아들으라고 우리 수준에 맞추어 준 표현이지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알아 가면 알아 갈수록 그 의미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지만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은 자기 수준으로만 이해해 버리죠. 그러면 하나님께서 말씀하셔도 그것이 무슨 말씀인지를 못 알아듣는 거죠. 하나님께서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신 후에 일곱째 날 안식하셨다고 그래요. 하나님께서 쉬신 날이니까, 그날을 기념해서 안식일을 만들었으니 안식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는 날로 알고 있는 거예요. 안식일의 정신을 이어받은 주일이 언제 예배하는 날로 바뀌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하나님은 푹 쉬셨는데 왜 그날을 기념하는 주일에 우리는 푹 쉬지 않느냐는 겁니다. 예수 믿는 사람, 좀 열심 있는 사람에게 주일은 쉬는 날이 아니에요. 무슨 날? 죽일 날이래요.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니는지 모릅니다. 전 대학시절에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새벽에 나가서 밤늦게 돌아오는데 제가 있던 기숙사 올라가는 길이 약간 오르막인데 길어요. 그 오르막을 가다가 다 못 가서 풀밭에 누워서 한참 쉬다가 올라간 적이 있어요. 교회 생활을 열심히 했던 친구들은 다 그랬어요. 쉬어야 되는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하지? 하나님께서 쉬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바쁘고 교회가 무슨 일을 이렇게 많이 시키느냐 불평하는 친구도 있었죠. 이런 것이 하나님의 안식을 오해한데서 생기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잘 생각해 보시면 하나님께서 피곤하셔서 쉬셨다? 그건 말이 안돼요. 하나님은 피곤을 느끼시는 분이 아니거든요. ‘하나님은 우리처럼 고생하면서 무엇을 하는 분이 아니에요. 말씀만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몸이 그렇게 피곤한 게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설명을 했더니 어느 똑똑한 친구가 이렇게 얘기를 해요. “선생님! 말하는 것은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이러더라고요. 말하는 것도 힘든 것 알아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많이 하신 것도 아니에요. 전부 짤막짤막한 것, 하루에 몇 마디씩 밖에 안 했어요. 그러니까 말 한다고 힘든 것도 아니에요. 말씀을 많이 하시지도 않았는데 뭐 그리 피곤해서 하루 종일 쉬셔야 하나요?

하나님은 피곤을 느끼거나 졸거나 주무시는 분도 아닙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쉬셨다는 의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하고 다르다는 말이에요.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이해하고 생각을 다시 해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안식하셨으니까 다시 말하면 아무 것도 안 하셨으니까 우리도 안식일에는 아무 것도 안 해야 된다? 이것은 오늘 우리들만의 생각이 아니고 예수께서 오셨을 그 당시에 성경을 잘 안다고 하는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의 생각이 그랬어요. 그 사람들은 안식일은 아무 것도 안 하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을 향해서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안식일에 무엇을 하는 것이 옳으냐?” 이 사람들이 답변을 못해요. 아무 것도 안 해야 되는 날인데 무엇을 하는 것이 옳으냐고 물으니 답을 못하는 거죠. ‘아니, 아무 것도 안 해야 되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을 향해서 질문하신 의도는 안식일에 무엇인가를 해야 된다는 거예요. 안식일은 아무 것도 안 하는 날이 아니라 뭔가를 해야 되는데 무엇을 해야 되느냐? 그걸 생각하라는 거죠.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뒤집어엎으시는 겁니다. 성경을 잘 안다고 하는 그 사람들이 하나님을 오해했다는 뜻이에요.

우리끼리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안식하셨다고 하는 그 날,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셨을까요?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마다 ‘좋았더라, 좋았더라.’ 그러셨죠? 마지막에 사람을 만드시고 난 다음에 뭐라고 ‘심히 좋았더라’고 합니다. 이것이 창조를 완성한 하나님의 마음이셨어요. 7일째, 피곤하니까 쉬자. 이게 아니에요. 뭐 했을 것 같아요? 하나님의 안식이란 하나님께서 만드신 하나님의 작품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감상하고, 기뻐하는 것입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사람을 왜 자기 형상으로 만들었는지 알아야 해요. 우리 목사님 걸음걸이가 뒤에서 보면 오리걸음, 뒤뚱뒤뚱 해요. 그것을 할아버지가 참 좋아했대요! 자기 아버지가 그랬거든요. 할아버지도 그랬을 거예요. 닮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릅니다. 우리 아들이 어릴 때, 엄마 보기에 안 좋은 게 있었나 봐요. 야단 좀 치라는 거예요. 그래서 가 봤는데 야단맞을 짓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야단을 못 쳤어요. 30년 전에 제가 하던 짓을 똑같이 하고 있는 거예요. 그걸 어떻게 야단을 쳐요!

하나님께서 사람을 자기 형상을 따라 지었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께서 인생을 자기 자녀로 낳았다는 뜻입니다. 그런 다음에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자녀를 얻고 기뻐하는 것과 똑같은 기쁨이 하나님에게 있었습니다. 이렛날 쉬셨다는 것은 바로 그 자녀를 얻은 하나님의 그 기쁨을 표현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신 것이 안식입니다. 아기를 새로 낳은 목사님들은 설교할 때마다 아기 얘기가 나와요. 참 기뻤단 말이죠.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만드신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만드시고 난 다음에 너무너무 기뻤던 것을 기념하시기 위해서 만드셨습니다. 그것이 창세기만 보면 잘 안 나타날 수 있지만 출애굽기와 신명기를 비교를 해 보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이 출애굽기의 십계명에 있어요. 이유가 창세기와 똑같습니다.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런데 똑같은 십계명이 신명기 5장에 가면 또 있어요. 그런데 이유가 달라져요.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네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너를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 이렇게 말씀하셔요.

출애굽기 쓴 사람과 신명기 쓴 사람이 다른가요? 같은 사람인데 기록한 시점이 40년 정도 간격이 있어요. 그런데 왜 다르게 써 놨을까요? 안식일을 지키는 이유가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예전에 안식교 목사와 붙어서 싸운 적이 있었는데 이것을 지적했더니 안식교 목사가 그걸 모르더라고요. “그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나하고 붙어 싸우려고 그러십니까?” 아마 많이 당황했을 거예요.

출애굽기의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안식하셨으니까 지켜라’고 하고 신명기의 십계명에서 안식일을 지키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너희를 애굽에서 구원해 냈기 때문에 안식일을 지켜라’고 명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유가 달라 보여요. 그런데 같은 사람이 동일한 명령을 하면서 왜 다르게 말할까요? 제가 보기에는 이렇습니다. 그 글을 쓰는 모세가 보기에는 같은 거라는 거예요. 내용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쓰고 있는 겁니다.

출애굽기의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하는 이유는 다른 말로 바꾸면 창조의 기쁨입니다. 비유로 말하면 하나님께서 아들을 낳은 기쁨 때문에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씀하셨는데 신명기에는 구원의 기쁨이에요. 자식을 낳은 기쁨이 아니라 집 나갔던 자식이 돌아온 기쁨입니다. 자식을 낳은 기쁨과 집 나간지 몇 년 만에 돌아오는 자식을 맞는 기쁨, 둘 중에 어느 것이 클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없으니까 어느 것이 더 큰 것인지 모르겠지만 짐작을 해 보세요. 자식을 낳은 기쁨과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 기쁨, 두 개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커 보여요?

출애굽기의 안식일이 ‘자식을 낳은 기쁨’이라고 한다면 신명기에 나오는 안식일은 ‘집 나간 자식이 돌아온 기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쁘다는 의미에서, 자식을 얻었다고 하는 의미에서는 둘 다 동일한 의미라고 보는 것이죠. 그러니까 모세는 서로 다른 것 같아 보여도 그대로 기록을 남긴 겁니다. 자식이 집을 나가서 어디선가 종살이를 하고 있거나 감옥에 있으면 부모는 안식을 누릴 수가 없죠.

어떤 영화에서 본 장면 같습니다마는 개망나니 같은 자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가 “인간 만들어 주세요.” 하고 감옥에 넣었어요. 오래 있었겠습니까마는 이 아이가 감옥에 있다가 나와서 “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자식을 감옥에 보낼 수 있느냐?” 또 난리를 치는 거예요. 그 때 엄마가 울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네가 감옥에 간 날부터 나는 방에 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누워 잔 적도 없다.” 냉방에, 계단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지금까지 지냈다는 거죠. 자식이 감옥에 가 있는데 발 뻗고 잘 부모가 있나요? 없어요!

하나님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 겁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애굽에 가서 종살이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하나님에게 안식이 없는 거예요. 이 자식들을 구원해 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하나님에게도 안식이 있는 겁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아담이 범죄하고 난 다음 우리 인생이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거예요. 이 인생이 하나님 앞에 돌아설 때까지, 하나님과 다시 관계가 회복될 때까지 하나님에게는 안식이 없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자식을 낳은 것을 기뻐하셨던 것같이, 집 나가서 종으로 팔려 있던 자식을 다시 구해온 그 기쁨을 기념하기 위해서 안식일을 제정하신 겁니다. 우리가 그것을 이해한다면, 안식일의 기본 정신은 하나님과 더불어 기뻐하는 겁니다.

하나님 때문에 기쁘지 않으면, 주일에 아무리 교회를 섬기고 봉사했다 해도 안식일을 지킨 게 아닙니다.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는 구절이 참 많은데 일하지 말라고 한 구절에 꼭 붙여 놓은 게 성회로 모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성회로 모이려고, 하나님께 예배하러 모이기 위해서 일하지 말라는 거예요. 투표하는 날을 공휴일로 정하죠. 공휴일은 일 안 하는 날이죠? 일 안 하니 놀러가죠? 그러면 투표하라고 공휴일로 정해 놓은 의미가 없어지잖아요. 최소한 놀러가기 전에 투표는 하고 가야죠.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안식일에 종도 일하지 말고 짐승도 일시키지 말라고 그랬어요. 짐승을 생각한 규정입니까? 아니오! 하나님의 백성은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하나님 앞에 나와서 예배드리는 날로 삼아라. 그렇게 하기 위해서 안식일에 일하지 말라고 하셨지, 피곤하니까 쉬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일하지 말라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 앞에 나와서 하나님과 더불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신앙고백서 제 1문에 사람의 근본 되는 목적이 무엇이냐? 다른 말로 하면 사람의 제 1되는 목적이 무엇이냐? 라고 묻고 2가지 대답을 합니다. 하나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두 번째는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거예요. 하나님은 우리가 진정으로 경외하고 경배해야 될 분, 그러면서 우리가 즐거워해야 되는 분이에요. 누가 즐거워해야 된다고요? 우리가 즐거워야 돼요! 하나님을 생각하면 우리가 즐거워야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그런 관계가 되기를 원하시는 거예요.

우리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 된다, 비위를 맞추어야 된다. 이런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저급한 신앙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자녀 삼은 이유는 나를 경외하되, 나를 즐거워하라고. 나를 생각하면 너희가 즐거워야 된다는 뜻입니다. 아주 존경하면서도 아주 친하게 지내야 되는, 이런 관계가 어떤 관계예요? 부자지간! 부모와 자식 간에는 부모로서 존경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친해야 됩니다. 그런데 둘 중의 하나만 되면 곤란해요.

옛날 우리 어른들은 너무 ‘에헴’ 하는 바람에 부모 자식 간에 그렇게 친하지 않았어요. 이것도 문제예요. 요즈음은 어른 공경하는 것은 제외해 버리고 너무 친하기만 하니 이것도 또 문제예요. 정상적인 관계는 아주아주 친하면서 아주 존경하는 관계입니다. 부자지간이 그렇죠? 특별히 연인관계나 부부지간이 그러합니다. 너무너무 존경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너무 친한 이런 관계가 우리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져야 하는데 원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이런 관계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주인 되시는 분, 그래서 우리가 정말 경배해야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버릇없는 아이가 아버지 대하듯이 그렇게 친한 관계가 되기를 하나님께서 원하셨는데 이것을 아담이 깨버린 거예요. 하나님의 안식이 깨져버린 겁니다. 하나님께서 쉴 수 없는 거예요. 안식이 깨졌으니 일을 다시 시작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자 고치는 것을 보고 당시 성경을 안다고 하는 바리새인들이 굉장히 비난을 퍼붓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아버지께서 일 하시니 나도 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아담이 깨어버린 하나님의 안식을 되찾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일하고 계신다는 거예요. 이 일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구원역사’죠. 그러니 예수님께서 “나도 일을 한다” 그러시는 겁니다.

깨어져버린 하나님의 안식을 되찾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이 독생자를 믿는 자들을 전부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들이시기를 원하셨고 이렇게 된 하나님의 자녀들을 다시 불러 모아서 하나님은 안식을 회복하시려 하십니다. 이것이 성경 전체의 핵심 줄거리잖아요. 하나님께서 이런 의미로 안식일을 만드셨고 그 안식일의 정신을 이어받은 오늘, 우리는 주일을 지킵니다. 그러니 주일은 아무 것도 안 하는 날이 아니고 무언가를 해야 하는 날인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 말입니다.

주일에 우리가 해야 되는 가장 큰 일이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겁니다. 하나님을 생각하면 즐거우세요? 부담되세요? 진짜 즐거워야 됩니다. 연애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저 사람이 나한테 해 준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생각만 해도 너무너무 즐거워요. 만나면 쉼 없이 떠들어요. 주로 무슨 얘기 하나요? 연애하는 놈들이 딱 달라붙어서 하루 종일 재잘거리고 있어요. 무슨 이야기예요? 쓸데없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 거예요. 무슨 영양가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세계평화를 논하고 있거나 아니면 민족의 장래를 위한 이야기? 교회를 위한 이야기도 없어요! 옆에서 들어보면 하나도 쓸데없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둘이는 너무너무 행복한 거예요.

그렇게 하루 종일 노닥거리다가 집에 가면 전화기부터 듭니다. 무슨 그렇게 급한 일이 있는데? 없어요! 전화 요금 올리는 것 외에는 없어요. 무엇 때문에 그렇죠? 생각만 해도, 아무 소용없는 이야기지만 그게 그렇게 즐거운 거예요. 저도 연애를 꽤 오래 했습니다. 일주일에 두 통씩 편지를 썼어요. 답은 일주일에 한 통씩 오고요. 다 철해서 가지고 있어요. 무슨 내용이 들었을까요? 지금 펴보면 낯이 간질간질해요. 무슨 영양가 있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어요. 누가 보면 남사스러운 건데... 무슨 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는 그 자체가 행복한 거예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으시고 하나님을 기뻐하라고 하시는 것은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그렇게 되기를 원하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킨다고 말할 때 가장 중요한 일은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 이것이 우리 인생의 목표중의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어떻게 즐거워하죠? 우리가 주일에 교회에서 무엇을 하든지, 뭐 해봤자 딴 것 있나요? 봉사도 하고 예배도 하고 찬양하고 기도하고 이러는데 그 밑바탕에 무엇이 깔려 있는가 하면? 기뻐서! 기뻐서 하지 않는 모든 예배는 하나님께 제대로 드린 예배가 아니에요.

이사야가 그럽니다. 예배를 하면서 악을 행하는 것을 도저히 견디지 못하겠다. 예배를 하면서 악한 짓을 하는 것은 하나님을 엄청나게 괴롭히는 것이다.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심지어 말라기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물을 드리지 못하도록 저 성전 문을 누가 좀 닫아걸었으면 좋겠다. 왜요? 하나님께 제사 드린다고 제물을 드리는데 이게 너무너무 괴롭더라는 거예요. 누가 문 좀 닫아걸어라! 하나님을 즐거워하지 않으면서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것은 하나님을 너무너무 괴롭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시편 50편에 보면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이런 말씀이 있어요. 감사하면서 제사를 드리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지 감사하는 마음 없이 제사를 드린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 정말 아니라는 뜻입니다. 안식일을 제정하신 이유가 우리 인생을 얼마나 귀한 존재로 만드셨고 그것을 다시 하나님께서 회복시키셔서 우리를 어떻게 구원하려고 하시는지를 잘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안식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고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고 그것을 아담이 어떻게 해서 깨뜨려버렸는지를 잘 기억하는 것이 안식일을 기억하는 바른 자세입니다.

잘 보이지 않는 것을 현미경으로 보면 잘 보이는데 하나님께서 안식일에 대해서는 현미경까지 동원하셨어요. 안식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싶으면 안식년을 보세요. 이스라엘은 농사를 짓다가 안식년이 되면 아예 농사를 안 지어요. 그런데 안식년도 모자라서 하나님께서는 안식년을 더 보기 쉽게 확대를 해 놓았어요. 안식년을 확대해 놓은 것이 희년이에요. 희년! 기쁠 희자입니다. 기뻐하는 해예요. 희년을 보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희년이 되면 모든 것이 원상회복이 됩니다. 남에게 종으로 팔렸던 사람도 희년이 되면 자유의 몸으로 돌아갑니다. 심지어 팔아먹었던 집이나 땅도 희년이 되면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갑니다. 실수로 사람을 죽였다가 도피성에 도망 가 있던 사람은 도피성에서 나오지 못합니다. 그런데 희년이 되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희년이란 잃어버렸던 모든 것이 회복되고 본래대로 돌아가는 해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희년제도를 말씀하시느냐? 안식의 의미를 잘 모르면 안식일이 확대된 희년을 보라는 거예요. 이런 날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만들어 주셨는데 아담이 죄를 범함으로 하나님의 자녀란 지위를 잃어버렸는데, 이게 회복될 날이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에덴동산을 잃어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다시 되찾을 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안식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사람을 만드셨나요? 손이 모자라서 일 시켜 먹으려고 그렇게 만드셨나요? 아니에요! 하나님은 일 시킬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너무너무 사랑하셔서 연인처럼, 부자처럼 지내려고 우리 인생을 만드시고 창조하셨다는 겁니다. 그 의미를 알려 주려고 만드신 것이 ‘안식일’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일을 맞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다는 그 기쁨을 누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몸이 아무리 편해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열심히 교회를 섬기는 분들은 주일이 참 피곤해요. 그런데 몸이 아무리 고달프다고 해도 마음속에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 마음이 평안하면 육체의 피곤을 능히 이겨 낼 수 있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평안, 이런 기쁨을 주시려고 우리를 창조하셨고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처럼, 혹은 연인처럼, 혹은 부부처럼 만드셨습니다. 모든 부부가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성경의 원리대로 잘 돌아가는 가정을 말합니다. 그런 가정에 참된 기쁨이 있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이 안식일 제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안식의 기쁨에 동참하시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고 하나님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여러분들에게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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