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의 이적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웃시야의 손자요 요담의 아들인 유다의 아하스 왕 때에 아람의 르신 왕과 르말리야의 아들 이스라엘의 베가 왕이 올라와서 예루살렘을 쳤으나 능히 이기지 못하니라 어떤 사람이 다윗의 집에 알려 이르되 아람이 에브라임과 동맹하였다 하였으므로 왕의 마음과 그의 백성의 마음이 숲이 바람에 흔들림 같이 흔들렸더라 그 때에 여호와께서 이사야에게 이르시되 너와 네 아들 스알야숩은 윗못 수도 끝 세탁자의 밭 큰 길에 나가서 아하스를 만나 그에게 이르기를 너는 삼가며 조용하라 르신과 아람과 르말리야의 아들이 심히 노할지라도 이들은 연기 나는 두 부지깽이 그루터기에 불과하니 두려워하지 말며 낙심하지 말라 아람과 에브라임과 르말리야의 아들이 악한 꾀로 너를 대적하여 이르기를 우리가 올라가 유다를 쳐서 그것을 쓰러뜨리고 우리를 위하여 그것을 무너뜨리고 다브엘의 아들을 그 중에 세워 왕으로 삼자 하였으나 주 여호와의 말씀이 그 일은 서지 못하며 이루어지지 못하리라 대저 아람의 머리는 다메섹이요 다메섹의 머리는 르신이며 육십오년 내에 에브라임이 패망하여 다시는 나라를 이루지 못할 것이며 에브라임의 머리는 사마리아요 사마리아의 머리는 르말리야의 아들이니라 만일 너희가 굳게 믿지 아니하면 너희는 굳게 서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여호와께서 또 아하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한 징조를 구하되 깊은 데에서든지 높은 데에서든지 구하라 하시니 아하스가 이르되 나는 구하지 아니하겠나이다 나는 여호와를 시험하지 아니하겠나이다 한지라 이사야가 이르되 다윗의 집이여 원하건대 들을지어다 너희가 사람을 괴롭히고서 그것을 작은 일로 여겨 또 나의 하나님을 괴롭히려 하느냐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이사야 7:1~14]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일까요? 남편이 중요해요, 남편이 벌어오는 돈이 중요해요? 이럴 때 빨리 대답을 안 하는 사람은 머리가 나쁜 사람이에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일 좀 있긴 했지만 우리보다 더 심한 동네가 일본입니다. 일본에서 명퇴바람이 불 때 돈 못 벌어온 남편을 버린 여자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우리는 믿음 안에서 사니까 돈보다 남편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로 남편이 능력을 잃어 버렸을 때 과감하게 남편을 버린 여자들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남편이 벌어오는, 혹은 부인이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소중한 것이 아니고, 남편이 소중하고 부인이 소중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답은 딱 정해져 있어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그 무엇이 아니고 하나님 그 분 자신이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을 오늘 이 본문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탄절이 왜 그렇게 기쁜 일인지, 무엇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기뻐해야 되는지를 한번 짚어 보기를 바랍니다.

이스라엘이 남, 북으로 갈려져 있을 때 북 이스라엘이 이방나라인 아람 나라와 연맹을 맺고 유다를 공격해 온 적이 있습니다. 7장 1절에 보시면, ‘예루살렘을 쳤으나 능히 이기지 못하니라’ 합니다. 그런데 2절에 보면 북이스라엘이 아람과 또 동맹을 맺어 쳐들어오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2절 끝에 보시면 ‘왕의 마음과 그의 백성의 마음이 숲이 바람에 흔들림 같이 흔들렸더라’고 합니다. 지난 번 쳐들어 왔을 때 예루살렘을 이기지 못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떨고 있죠? 본문에서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역대하 28장에 보면 북 이스라엘이 쳐들어왔는데 살아남은 것은 예루살렘뿐이에요. 그 전쟁 첫날 하루에 군사 12만 명이 죽었고 왕자도 죽었고 총리대신도 죽었어요. 포로로 잡힌 백성이 20만 명이었어요. 그런데 예루살렘만 함락되지 않았던 거예요. 예루살렘만 포위해 놓은 상태에서 이 많은 군사가 죽고 백성이 포로로 잡혀 갔어요. 예루살렘은 문 딱 걸어 잠그고 버티고 있으니까 북이스라엘이 포기하고 간 겁니다. 북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쳤으나 이기지 못했다고 하긴 하는데 예루살렘만 그랬다는 얘기고 예루살렘을 제외한 나머지 전국은 완전히 죽어났다는 뜻입니다. 무엇과 비슷하다고 느끼세요?

몽고가 우리나라에 쳐들어 왔을 때 왕과 그 당시 권력자들은 강화도로 갔어요. 거기서 문 딱 걸어 잠그고 버텼어요. 그러는 와중에 몽고군은 우리나라 전국을 휩쓸었어요. 여러분, 우리나라의 유명한 몽고간장이 어디서 생산되나요? 마산! 왜 거기서 몽고 간장이 생산되나요? 강화도에 그렇게 머물러 있었던 게 30년 동안 몽고군이 여러 차례 우리나라에 쳐들어와 전국을 휩쓸고 다닌 겁니다. 마산에 좋은 물 나는 것을 몽고군이 어떻게 알고 거기서 물을 뽑아 먹었겠죠. 그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 몽고 간장이에요.

왕은 강화도에서 30년 동안 잘 먹고 잘 있었어요. 반면에 백성들은 죽을 고생을 하는 거죠. 1절이 유다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말하는 거예요. 그러니 북이스라엘이 아람과 동맹해서 또 온다는 소식에 백성들이 두려울 수밖에 없는 거죠. 북이스라엘과 남쪽 유다가 싸우면 하나님은 어느 편을 들어야 하나요? 북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제대로 섬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하나님을 버렸어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위가 끊어지지 아니하고 영원토록 이어질 것이라고 약속하셨어요. 그러니 하나님은 싫어도 남쪽 유다의 편을 들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거기 있으니까요.

지난번에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서 ‘동족 간에 그래서는 안 된다’ 해서 포로 20만 명이 무사히 돌아온 적이 있어요. 전에 그랬는데 이번에 또 쳐들어온다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서 남쪽 유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하나님만 믿으라’는 겁니다. 하나님만 믿고 있으면 절대로 북이스라엘이 쳐들어오지 못한다. 그 말씀을 유다 백성들에게 전하려고 이사야가 왕을 찾아갔어요. 왕이 궁궐에 있지 않고 윗못 수도 끝 세탁자의 밭 큰 길에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벽 바깥쪽에 샘이 하나 있었는데 이 샘에서 나오는 물을 식수로 쓰기도 하고 흘러가는 도중에서 빨래도 했던 모양입니다. 아하스 왕이 그 샘물을 예루살렘 성안으로 끌어들이는 수로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은 높은 바위 언덕에 세워진 성입니다. 함락시키기가 굉장히 어려운 곳이에요 그런데 딱 하나의 문제가 물이 없어요. 물만 있으면 버틸 수 있는데 아하스가 그걸 준비하는 겁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실로암이라는 못이 있죠? 인공 못이에요. 예루살렘 성안에 못을 하나 만들고 바깥에 있는 것은 기혼 샘에서 물을 끌어다가 실로암 못에 저장해서 전쟁에 대비하려고 공사를 하고 있는 거죠. 거기에 이사야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러 간 겁니다.

사실은 아하스가 북이스라엘의 침공을 예상하고 두 가지 일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 하나가 물을 끌어들이려는 수로 공사고 또 한 가지는 앗수르와 동맹을 맺는 겁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는 그에게 이사야 선지자가 가서 하나님 말씀을 전합니다. 첫째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4절 끝에 보면 두 왕이 연합해서 쳐들어와도 연기 나는 부지깽이에 불과하다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 첫 번 메시지입니다. 연기가 나면 눈이 조금 매울 수는 있죠?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부지깽이로 쓰던 것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 낙심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9절 끝에, ‘만일 너희가 굳게 믿지 아니하면 너희는 굳게 서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뒤집어 표현하면 ‘하나님만 믿으라’는 말입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만 믿으라. 이 두 나라가 너희를 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가 하나님을 제대로 믿지 아니하면 이 나라가 제대로 설 수는 없다 이렇게 메시지를 전한 겁니다. 아하스 시대에 유다가 그렇게 어려움을 겪고 고난을 겪는 주된 이유는 아하스 왕이 하나님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버렸고 하나님 말씀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아하스에게 하나님은 그래도 선지자를 보내서 “두려워할 필요 없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돌이켜서 하나님만 신뢰하라.” 그렇게 해도 아하스가 말을 안 들어요. 정말 말 안 듣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추가로 단서를 하나 더 붙입니다. 11절을 보세요,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한 징조를 구하되 깊은 데에서든지 높은 데에서든지 구하라’ 정말 하나님께서 그렇게 지켜주실 것인지 안 지켜 주실지 궁금하고 증거가 필요하거든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구해봐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높은 데에서든지 깊은 데에서든지, 어떤 증거를 보여 달라고 해도 보여 주겠다고 약속하시는 겁니다. 무슨 부탁이나 요구라도 다 들어줄 거라고 하시는데 아하스의 답변은? 거절합니다! 12절에 ‘아하스가 이르되 나는 구하지 아니하겠나이다 나는 여호와를 시험하지 아니하겠나이다 한지라’ 왜 하나님의 말씀을 안 받아들이나요?

아하스는 나름대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대비를 다 해 놓았다는 겁니다. 새삼스럽게 하나님의 도움 필요 없어요. 이런 뜻입니다. 말은 참 좋죠. “나는 여호와를 시험지 아니하겠나이다.” 이 말이 사실은 여호와를 귀찮게, 괴롭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믿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답답하시면 하나님을 버리고 이렇게 고난 가운데 있는 아하스에게 선지자를 보내서 말씀해도 듣지 않는 아하스에게 “필요하다면 네가 무슨 징조라도 구해봐라 내가 다 들어줄게.” 이렇게 사정해 가면서 하나님을 믿으라고 하는데도 필요 없대요. “하나님 안 도와 주셔도 저 얼마든지 이 나라를 지켜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교만의 극치입니다.

처음에는 무척 떨었지만 “이제는 올테면 와라,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예루살렘 성 안에 물을 끌어 들이고 문을 잠근 채 버티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결국 뭐예요? 예루살렘만 지키겠다는 이야기잖아요.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순종하지 않고 이렇게 고집을 부리면 자기는 안전할지 모르겠는데 전국은 적국의 손에 엄청난 고난을 겪게 되는 겁니다. 백성이야 죽든지 말든지 나는 예루살렘만 문 딱 걸어 잠그고 지키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누가 답답하나요? 믿을 수 있도록 내가 해 줄 테니까 무슨 징조든지 구해 보라고 했는데도 “아, 필요 없습니다. 걱정 마세요. 저 얼마든지 해 나갈 수 있습니다.” 누가 답답할까요?

어린애가 밥을 안 먹겠다고 버티면 누가 답답해요? 엄마가 정답 같은데 진짜 정답은 할머니입니다. 애가 밥을 안 먹으면 엄마가 답답지만 그래도 가끔 어떤 엄마는 “먹기 싫으면 그만 둬!” 하고 확실하게 잘라 버립니다. 간혹 봤어요. 피자를 시켰는데 “오기 전까지 다 치우면 준다. 오기 전까지 다 안 치우면 없다.” 이랬는데 큰 형은 열심히 치웠는데 작은 애가 엄마 말을 우습게 알고 치우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 피자가 온 겁니다. 큰 놈이 땅 바닥을 치며 울어요. 자기 엄마가 안 준다는 것을 큰 애는 알아요. 그래서 자기는 열심히 치웠어요. 그런데 작은 놈이 안 치웠어요. 이렇게 되니 결국은 자기까지 못 먹게 된 거예요. 땅바닥을 치면서 울더라고요.

저는 손님으로 그 집에 갔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피자 판 풀더니 어른들만 먹어요. “쟤들 정말 안 줄 거예요?” “예. 약속 안 지키고 말 안 듣는 놈, 안 줘도 돼요.” 하고 어른들만 먹고 앉았는데 작은 놈은 여전히 땡깡을 부리고 큰 놈은 땅바닥을 치고 “너 때문에 나도 못 먹잖아.” 그러고 있는데 한참을 먹더니 엄마가 “큰 애는 치우려고 애 썼으니까 네 것은 조금 남겨 둘게.” 그리고 조금 남겨 두고 어른이 다 먹어 버렸어요. 애한테 안 밀리는 엄마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할머니가 있었다면 못 이깁니다. 애가 밥 안 먹으니까 할머니가 죽어나더라고요.

우리 어릴 때 옆집에 그런 꼴 많이 봤어요. 애가 밥 안 먹고 도망가면서 했던 말을 제가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나, 밥 안 먹고 간다. 누가 답답한지 보자!” 하며 학교로 내 빼더라고요. 전 이해가 안됐어요. ‘자기가 밥을 안 먹으면 자기가 답답지.’ 결국은 엄마가 도시락 사 가지고 학교로 따라 가더라고요. 한강 다리에 올라가서 ‘죽겠다!’고 소리치는 사람하고 그 밑에 “제발 내려오세요. 나하고 얘기만 한 번 해요.” 하고 빌고 있는 경찰서장하고 누가 답답한 거예요? 경찰서장이 빌면서 “제발 내려와서 이야기라도 한 번 해보고 말만 하면소원 다 들어줄게.” 이러고 있는데 저기 올라가서는 큰 소리 빵빵 치면서 “가까이 오지 마 뛸 거야!” 이러고 있어요.

말 안 듣는 아하스를 향해서 하나님께서 답답해하시는 기가 막히는 이야기입니다. “난 하나님을 시험치 아니하겠나이다.” 아주 지능적으로 하나님을 무시하고 있는, 교만의 극치를 보여 주는 사람이 아하스입니다. 기드온 생각이 나네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정말 당신 하나님 맞습니까? 정말 나를 통해서 우리 민족을 구원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하나님 그렇게 하시겠다는 증거를 보여 주세요.” 하면서 시험을 두 번이나 하잖아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요구한 이적을 다 보여 주셔요. 그리고 기드온을 들어서 하나님께서 위대한 일을 하셨단 말이에요.

차라리 기드온처럼 그렇게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 바위에 굴을 뚫어 물을 끌어들이는 힘든 공사 하지 말고 “하나님, 바위투성이인 예루살렘 성 한 가운데서 그냥 물이 팍 솟아나도록 해 주세요.” 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고약한 인간이 하나님께 그런 요청도 안 하더라는 거예요. 이렇게 말 안 듣는 아하스를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선지자가 와서 그렇게 말을 해도 듣지 않으니 그만 끝장을 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하나님께서 끝을 못 내시네요. 아하스왕 쫓아 내버리고 말 잘 듣는 왕을 세우시면 어떨까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안 하시네요. 왜냐하면 다윗왕에게 하신 약속이 아하스를 통해서 흘러가고 있거든요. 하나님께서 한 번 약속하시면 그 약속을 지키시느라고 그렇게 힘들어 하시고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사람들이 너무너무 죄를 범해서 홍수로 온 세상을 쓸어버리겠다고 생각하셨을 때 왜 노아의 가족을 살리셨을까요? 흔히 노아가 의인이고 착해서라고 합니다. 착하면 얼마나 착했다고요? 물론 우리하곤 비할 바 없이 훌륭한 사람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노아의 입장에서 본 말씀입니다. “노아는 의인이요 곧 당세의 완전한 자 이었더라”는 구절 바로 그 앞 구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노아는 하나님에게 은혜를 입었더라.”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셨기에 노아의 가족이 살아난 겁니다.

하나님께서 왜 은혜를 베푸셨을까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아무리 악해져도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멸할 수는 없어요. 그 전에 하신 말씀 때문에 그래요. 아담이 선악과 따 먹었을 때 하나님께서 여인의 후손을 보내겠다고 하셨어요. 그러니 한 사람은 남겨야 돼요. 어떤 사람? 노아라고 하지 마세요. 노아는 남자예요. 여인의 후손을 남기겠다고 했으니 여자 한 사람은 남아야 해요. 그런데 여자 혼자 안 되니까 한 사람을 붙여 준 거예요. 그게 노아예요. 노아의 입장에서 보면 당대의 의인이고 완전하고 순종하는 사람이었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하신 그 말씀을 위해서라도 누군가를 남겨야 해요. 하나님 편에서도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끝장 내 버려도 속이 시원찮을 그런 상태에서 끝 못 내시고 그렇게 힘들어 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성경에 많이 나타납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우리 인생을 하나님께서 사랑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겁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이런 약속을 하시지 않았더라면 아니, 과거로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아담에게 이런 약속을 하시지 않았더라면 아하스는 털끝만큼도 하나님을 괴롭게 할 능력이 없는 인간이에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가 없어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을 하나님의 자녀라는 모습으로 특별한 관계로 만들어 두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렇게 힘들어 하시는 거죠. 이게 소위 능력의 문제가 아니고 관계의 문제입니다.

갓난아이가 무슨 능력이 있겠어요? 능력으로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어요. 그래도 이 조그만 갓난아이가 엄마 아빠를 들었다 놨다 해요. 요즈음 우리 교회에 아이 셋 둔 목사님들, 힘들다고 옆에서 보면 티를 내고 있어요. 힘들다고! 그 조그만 아이가 뭐? 이 갓난아이가 다 큰 아버지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겁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에요. 관계의 문제라는 거예요. 그래서 못난 자식을 둔 부모가 자식이 사고를 치고 말 안 듣고 힘들게 하면 늘 하는 이야기가 있죠. ‘내가 무슨 죄가 많아가지고...’

죄 많죠. 죄 중에 평생 씻기 어려운 죄가 낳은 죄! 낳은 죄가 정말 큽니다. 하나님에게 죄가 있다고 하면 큰 불경죄가 될 수 있지만 딱 하나 있어요. 낳은 죄예요. 인간을 만들 때 짐승처럼 만들었으면 아무 문제가 안 될 텐데 왜 자기 형상대로 만들었어요? 자녀로 삼았다는 뜻입니다. 자녀로 삼았기 때문에 쉽게 끝을 못 내셨습니다. 아하스를 향해서 애절한 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하스가 매정하게 들어볼 것도 없이 거절해 버려요. 그러면 어떻게 해요? 가끔은 사랑에 배신을 당한 사람이 다른 대상을 찾아서 더 큰 사랑을 쏟아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꼭 그러시는 것 같아요.

유다 백성, 특히 아하스를 불러서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으로 삼고 이렇게 저렇게 하려고 하는데 도저히 말을 안 들어요. 그래서 하나님은 유다만이 아니라 이제는 이 땅에 있는, 하나님을 믿는 모든 백성에게 사랑을 더 크게 쏟아 버립니다. 사랑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게 웬 떡이냐 싶을 수 있어요. 내가 사랑 받을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이 분이 웬일이시지?’ 자기 백성에게 쏟으려고 했던 그 사랑이 거부당하니 여기에 와서 쏟아 버리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시는 듯합니다. 하나님께서 유대인을 넘어서서 하나님의 그 큰 사랑을 쏟아 부으시는 거죠.

‘네가 순종 안 한다고 해서, 네가 내 말을 안 듣는다고 해서 내가 이 일을 그만 둘 성 싶으냐? 나는 더 크게 일을 벌이고 만다.’ 이러는 겁니다. 징조를 구하라고 아무리 사정해도 안 듣는, 하나님의 청을 그렇게 거절하는 아하스를 향해서 하나님은 억지로라도 ‘네가 안 받는다 해도 나는 이런 이적을 베풀고야 말겠다.’ 그런 자세로 선지자가 말씀을 합니다. 14절을 보세요,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이 말은 표현을 바꾸면 네가 안 받는다 그러지만 나는 직접 친히 징조를 주겠다. 무엇입니까?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네가 안 받는다고 해도 나는 이렇게 징조를 베풀고야 말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떤 학자들은 처녀가 잉태하여 낳는 아기를 아하스왕의 아들이거나 아니면 이사야의 아들을 가리킨다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이적이 아니에요. 지금 문맥에서 하나님은 사람이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아무리 큰 이적이라도 요구하면 다 들어주시겠다고 하셔요. 그러니 아하스나 이사야가 아들을 낳는다는 것은 이적이 될 수 없는 거죠. 사상 최고의 기적을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여기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징조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는 것’은 하늘이 떠나가고 지구가 깨지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이 되어야 합니다.

‘처녀만 애 낳나? 우리는 애 몇이나 낳았는데?’ 이런 눈으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어요. 그러나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모든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이 돼서 이 땅에 내려오는 정도는 돼야 지상 최고의 기적, 사상 최고의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요? 하나님 보시기에 그런 겁니다. 이 내용이 무슨 내용인지 알아들었다면 온 세상이 사람들이 다 모여들어 열렬히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요즈음 북한 사람들이 박수를 열렬히 친다고 하대요? 건성건성 쳤다가 죽었거든요. 인간 사회에서도 이 난리인데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온다? 우리가 얼마나 열렬히 박수를 쳐야 할까요? 하나님 보시기에는 어마어마한 기적이지만 우리 눈에는 너무 조용히 보여서 안 놀라는 거예요.

더군다나 한국 사람들 큰 것 좋아해요. 한강 다리는 전부 대교죠? 한강에 있는 다리만 대교가 아니에요. 제가 사는 포항 마을 앞에도 조그마한 강이 하나 흘러요. 물이 적을 때는 징검다리로도 건널 수 있는 강이에요. 그 강에 다리가 하나 놓이더니 다리 이름이 ‘유강대교’예요. 제가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밑에는 징검다리로 건너가고 있는데 그 위에 조금 높기는 높지만 유강 대교라!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리만 만들면 전부 다 대교인지 몰라요. 옛날에 부흥회 하면 그냥 부흥회 하면 안 돼고 ‘심령 대 부흥회’라야 직성이 풀리는 거예요. 미국에 유명한 다리, ‘금문교’ 있죠? 한강 다리보다 못할까요? 금문대교가 아니고 금문교라고 하니까 한강다리보다 클까요, 작을까요? 한강다리보다 훨씬 큽니다. 우리나라는 훨씬 작아도 모조리 다 ‘대교’예요.

‘지공대사’라고 혹시 아세요? 대사? 큰 인물이죠? 혹시 관계되는 분 있으시면 용서하세요. 그냥 우스개로 하는 소리입니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다니시는 분들을 향해서 지공대사라고 한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든지 대(大) 자를 붙여야 직성이 풀리는데 하나님은 그럴 필요가 없더라는 거예요. 과장하고 뻥을 칠 필요가 없더라는 거예요. 큰소리치는 사람은 뭔가가 없는 사람이에요. 개가 사람을 보고 짖는 경우가 있어요. 왜 짖는지 아세요? 대부분 두려워서 짖는대요. 무서우니까 짖는 거예요. 혹시 길 가다가 뱀이 보이면 고함지르지 마세요. 놀라서 후다닥 거리지 마세요. 그러면 뱀이 겁을 내서 물어요. 조용히 지나가면 뱀이 대체로 가만히 있어요.

혹시 봄날에 벌이 덤비거든 가만 두세요. 놀라서 다다다닥 거리면 벌이 놀라서 쏘아 버려요. 쏠 때 무전을 칩니다. “나 여기서 죽는다!” 그러면 무전 받은 벌들이 단체로 몰려옵니다. 차라리 점잖게 한 대 쏘이면 한 대로 끝날 건데 방정떨면 여러 번 쏘이는 거예요. 무서워서 소리 지르고 고함지르고, 없는 놈이 있는 티를 내려니 자꾸 과장하고 허풍을 치고 이러는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포장을 하거나 큰소리 쳐야 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정말 위대한 분이시거든요. 내가 위대하다고 큰 소리를 내야 위대한 것이 아니고 그 분 자체가 위대하신 분이니 어마어마한 이야기도 아주 평안하게 이야기 하셔요.

여인의 후손을 보내겠다고 그러셨죠? 여인의 후손이 실제로 누구예요? 온 천하를 만들어 내신 하나님의 아들이세요. 그 대단한 분이 이 땅에 오시는데 하나님은 그냥 지나가는 것처럼 이야기해요. “여인의 후손을 보내야겠다”고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시는데 “한 아기가 태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계시록에 가면 천하의 왕들이 두려워서 벌벌 떠는데 하나님은 그냥 ‘어린 양’을 하나 보내요. 어린 양? 하나님은 왜 이러실까요? 진짜 위대하신 분이고 크신 분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뻥을 치거나 놀랄 정도로 그렇게 말씀을 안 하세요. 그냥 한 마디 툭 던져도 그것이 놀라운 징조요, 놀라운 말씀이더라는 겁니다.

끝내 하나님 말씀을 안 듣는 아하스에게 가장 큰 징조를 보여 주겠다고 약속하시죠. 그 때 아기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가장 큰 복이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은 하나님의 모든 것이 우리의 것이 되는 거예요. 우리는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을 주실까?’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표로 이 아이를 보내겠다고 약속하시는 겁니다. 함께 하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자기 자신을 우리에게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제가 본의 아니게 미국에 6개월 정도 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미국에 귀양살이 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공부하러 간다고 가서 놀았어요. 잠시 피난을 가 있었죠. 미국에 있는 동안에 제가 늘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데요? 내가 왜 여기 와서 이러고 있어야 되는데요?’ 미국에서 귀양살이 하고 있었다고 하니까 이상하시죠? 함께 있어야 할 사람, 보고 싶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 다 떼어 놓고 혼자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가? 저는 그것이 귀양살이였어요.

날마다 그런 기도를 하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위로를 주시더라고요. 생판 만날 수도 없는 묘한 사람을 보내서 달래시더라고요. 다른 사람이야 뭐라고 할지 모르지만 정말 내가 함께 있어야 할 사람들을 다 떼어놓고는 내가 어디에 가 있어도 그것을 귀양살이에요. 함께 있어야 할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복인지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가 사상 최고의 이적을 보여 주겠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내가 너희와 함께 거하는 것이니라.” 이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 일을 위해서 아기 하나를 태어나게 하겠다. 누구요? 하나님의 아들을요!

성탄을 맞으면서 생각해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왜 이 땅에 오셔야 했지요? 정답은 여러 가지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답은 간단합니다. “인간들이 하도 말을 안 들어서, 너무너무 사고를 많이 쳐서 할 수 없다, 내가 내려가야 되겠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이 땅에 내려와야 했던 이유란 말입니다. 이사야 1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내가 내 자식을 길렀는데 어떻게 이 자식이 부모를 못 알아보느냐? 소도 제 주인을 알아보는데 어떻게 내 자식은 주인을 몰라보느냐?” 이것이 하나님의 안타까움이고 탄식이었잖아요.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는데 어떻게 해서 들 포도나무가 맺혔느냐? 이것이 하나님의 탄식이에요.

선지자를 보내서 내가 이 나라를 지키겠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데도 한사코 거절하고 안 듣겠다는 거예요. 네가 안 듣는다고 내가 포기할 줄 아느냐? 네가 안 들으면 나는 나대로, 내 방식대로 일을 할 거야. 그리고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 버리셨다는 말이에요. 하나님은 한 번 한다고 말씀했으면 반드시 합니다. 이것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참 독하죠. 독해요! 저는 하나님의 이런 독한 마음이 참 좋아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한 번 자녀로 찍었다 하면 끝장을 보는 거예요. 저는 이런 독한 하나님의 성품이 참 좋습니다.

어떤 분이 하나님의 이런 성품을 ‘하나님의 열심’이라고 표현 했더라고요. 열심! 정말 끈질긴 열심이에요. 그 분의 그 열심, 그런 독한 마음 때문에 하나님은 처음 작정하셨던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해서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그를 믿는 자에게 천국 문을 활짝 열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일을 이루시기까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사람은 극히 드물어요. 정말 하나님을 힘들게 힘들게 만들었는데 그 모든 과정을 포기하지 아니하시고 우리에게 이런 은혜를 베푸셨는데 그 날을 기억하고 그것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날이 바로 성탄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아픈 마음을 딛고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기에 이런 은혜를 베푸셨는지 잘 기억하면서 정말 기쁘고 즐거운 성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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