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를 위하여 길을 닦으라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여러 민족을 멸절하시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땅을 네게 주시므로 네가 그것을 받고 그들의 성읍과 가옥에 거주할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 가운데에서 세 성읍을 너를 위하여 구별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 전체를 세 구역으로 나누어 길을 닦고 모든 살인자를 그 성읍으로 도피하게 하라 살인자가 그리로 도피하여 살 만한 경우는 이러하니 곧 누구든지 본래 원한이 없이 부지중에 그의 이웃을 죽인 일, 가령 사람이 그 이웃과 함께 벌목하러 삼림에 들어가서 손에 도끼를 들고 벌목하려고 찍을 때에 도끼가 자루에서 빠져 그의 이웃을 맞춰 그를 죽게 함과 같은 것이라 이런 사람은 그 성읍 중 하나로 도피하여 생명을 보존할 것이니라 그 사람이 그에게 본래 원한이 없으니 죽이기에 합당하지 아니하나 두렵건대 그 피를 보복하는 자의 마음이 복수심에 불타서 살인자를 뒤쫓는데 그 가는 길이 멀면 그를 따라 잡아 죽일까 하노라 그러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기를 세 성읍을 너를 위하여 구별하라 하노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대로 네 지경을 넓혀 네 조상들에게 주리라고 말씀하신 땅을 다 네게 주실 때 또 너희가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하는 이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항상 그의 길로 행할 때에는 이 셋 외에 세 성읍을 더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지 말라 이같이 하면 그의 피가 네게로 돌아가지 아니하리라 [신명기 19:1~10]

한강에 다리가 몇 개인지 아시나요? 아마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잘 없을 것 같네요. 교역자실에서 물어봤는데 70여개 있다는 분도 있었어요. 대략 3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이 쪽에 새로 다리가 하나 완공되어 가는데 다리 놓는 재주 한 번 보세요. 예술입니다. 다리를 어떻게 그렇게 잘 놓는지 모르겠어요. 다리 뿐만 아니라 큰 도로 위의 육교를 놓을 때도 그 밑의 차가 통행하는 것을 막지 않아요. 차 다 통행하게 하면서도 그 위에 다리를 턱 걸쳐 놓아요. 옛날 같으면 꿈도 못 꾸는 일을 하고 있는데 저는 지나가면서 유심히 봐요. ‘진짜 예술이다, 다리를 저렇게 놓나!’ 감탄할 때가 많아요.

강 뿐만 아닙니다. 강원도 저 깊은 계곡에 높은 까치발을 올려서 마치 하늘을 가듯이 길을 만들어 냅니다. 그 험한 계곡에 다리를 놓아서 험한 산악지대를 그대로 달려요. 옛날 꼬불꼬불한 길은 버스 2대가 만나면 비켜 가지 못해서 한 대는 무조건 후진을 해야 합니다. 어느 차가 후진을 해야 할까요? 사람이 적게 탄 차가 물러나야 합니다. 사람 많이 탄 차는 가고 사람이 적게 탄 차가 뒤로 빼 주어야 돼요. 한참을 후진해서 겨우 한 쪽에 붙여 놓고 간신히 지나가던 그 옛날 길을 이제는 넓게 큰 길을 다 내 버렸어요.

때로는 옛날 길을 찾아 가보면 감격스러울 때가 많아요. 중앙고속도로에 굉장히 긴 터널이 있습니다. 그 긴 터널을 지나갈 때 가끔은 옛날 길을 한 번 가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지난 추석 때 고속도로가 밀리는 바람에 기어코 한 번 넘어가 봤어요. 몇 배로 먼 길을 이리저리 돌아서 넘어야 하지요. 그렇게 고생을 해 봐야 그 터널이 고마운 줄을 안다니까요.

그 험한 산길에 길 닦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혹시 고속도로 타고 다니시다가 위령탑 보신 적이 있나요? 잘 못 보셨을 가능성이 많아요.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금강 휴게소 맞은편에 위령탑이 하나 있습니다. 길을 닦다가 돌아가신 분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서 세운 겁니다. 경부 고속도로 닦다가 돌아가신 분의 숫자가 77명입니다. 제가 아는 것은 그 곳 밖에 없는데 남해안 고속도로에도 하나 있다는 말을 듣긴 들었습니다.

동해안에도 험한 산길을 내다가, 옛날에 군인들을 동원해서 일을 많이 했어요. 군인들을 동원해서 하는 일이 좀 무식하게 (혹시 관계되는 분 있더라도 용서하세요) 밀어붙이잖아요. 그러다 보면 사고도 많고 돌아가신 분도 적지 않아요. 그래서 군인들을 동원해서 험한 길 닦은 데를 보면 보통 한 쪽 구석에 위령탑이 있어요. 목숨 걸고 길을 닦았다는 뜻입니다. 요즈음은 워낙 기술이나 장비가 발달하다보니까 사고 없이 잘 닦아 놓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새로 생긴 길에는 위령탑이 별로 없어요. 경부 고속도로나 동해안의 그 험한 길을 보면 겨우 몇 십 년 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어요.

그런데 몇 십 년 전이 아니고 신명기가 주어질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일이에요. 그 옛날에 우리나라보다 훨씬 험한 산악지대인 이스라엘에 길을 닦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느냐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잘 살 때가 아니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자마자 아니 이 말씀이 주어진 것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도 전입니다. 이렇게 힘든 일을, 그것도 살인자를 위해서 길을 닦으라고 하나님께서 미리 당부하십니다. 도대체 하나님께서 무슨 뜻으로, 아니 어떤 마음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살펴보면서 함께 은혜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온 후에 광야에서 40년을 헤맸어요. 한 세대가 다 죽었습니다. 드디어 요단강을 건너서 가나안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그러니까 요단강 건너기 전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다 앉혀놓고 40년 전 이야기를 회고 한 것이 신명기입니다. 너희가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제발 하나님을 이렇게 잘 섬겨야 한다. 그렇게 당부를 한 것이 신명기 1장에서 18장까지입니다. 하나님 섬기는 방법을 다 이야기하고 난 다음에 지금부터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그 첫 번 본문이 오늘 이 본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이야기하는데 얼마나 해야 할 이야기가 많겠어요? 그런데 그 첫 번 이야기가 도피성을 지정하고 그 도피성으로 도망갈 수 있는 길을 닦으라는 것입니다. 전 국토를 3등분해서 도피성을 하나씩 지정하고 그 도피성으로 향하는 길을 닦으라는 것입니다. 도피성 지정이야 어렵겠습니까? 하나씩 지정만 하면 되죠. 그런데 문제는 그 도피성으로 가는 길을 닦으라는 거죠.

이스라엘은 우리보다 훨씬 더 험악한 곳이라서 길 닦기가 진짜 어려운 곳이에요.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산꼭대기에서 살았어요. 산봉우리 위에 도시가 하나 있고 또 저쪽 건너편 산봉우리 위에 도시가 하나 있고 그랬습니다. 산봉우리와 산봉우리를 잇는 도로를 만들려면 얼마나 어렵겠어요? 예컨대, 미시령 고개를 넘어가는 길을 닦으라고 한다면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해보세요. 미시령 고개 옛날 길을 넘어 본 기억이 있습니까?

수학 여행 때 아이들이 버스 간에서 떠들고 난리가 나잖아요? 미시령 고개를 넘어 가는데 기사 아저씨가 성질을 내더라고요. 성질을 내서 애들을 조용히 시키더라고요. 그래서 물어 봤어요. 수학 여행 때 놀고 떠드는 게 당연하지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미시령 고개를 넘을 때 기사들이 너무 너무 긴장을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이 고개를 넘을 때까지만 아이들 좀 조용히 시켜 주세요.” 이러더라고요.

날마다 관광지 다니는 기사가 하는 일이 운전인데 미시령고개를 버스 타고 넘는 것을 그렇게 겁을 내나요? 험한 길입니다. 그런 고개에 길을 뚫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어렵겠어요? 요즈음은 이런 미시령에도 터널을 뚫어서 그대로 빠져 나가 버려요. 그래서 이 길이 어떤 길인지 알고 싶으면 터널로 가지 말고 옛길을 따라 가 보면 ‘아, 그 옛날에 어떻게 길을 뚫었고 닦았을까?’ 감동이 된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길을 낼 때에도 살인자가 도망가기 쉽도록, 너무 멀지도 않도록, 거리를 잘 안배해서 최소한 당일에 도착할 수 있도록 길을 닦으라고 합니다. 아무리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해도 살인자를 위하여 이렇게 세심하게 배려하는 곳이 성경 말고 또 있을까요? 도대체 살인자를 보호하고 살리는 것이 무슨 그리 중요한 일이기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도 전에 너무너무 어렵고 힘든 이 일을 제일 먼저 시키느냐는 말이죠.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그것 말고 급한 일이 없느냐는 말씀입니다.

우리나라 선거할 때에 공약을 한 번 보세요. 살인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약이 있던가요? 혹시 있다면 그 공약이 몇 번째에 나올 것 같나요?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공약에 중죄수를 위해서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되고 살인자를 어떻게 보호해야 되고 이런 것은 잘 안 나올 겁니다. 만약 나왔다고 하더라도 아마 제일 끝쯤에 되겠죠. 심지어 가난한 자를 위한 공약은 잘 안 나와요. 항상 순위에서 밀려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공약은 항상 뒤로 밀리기 마련인데 살인자를 위해서 그 어려운 일을 당부하는 것은 참 이상한 일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선순위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리가 만약에 낯선 땅에 들어간다면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할 일이 들어가서 살 집을 짓는 것 아니겠어요? 아니면 하나님의 성전을 먼저 짓든지 교회를 짓든지. 미국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제일 먼저 교회를 짓고 학교를 짓고 그 다음 자기들의 집을 지었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하나님은 살인자를 위하여 길 닦는 게 제일 먼저라고 말씀하시는 듯해요. 이것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책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은 성경을 기록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분명한 증거 중의 하나입니다. 사람들의 생각과는 너무나 달라요.

하나님께서는 왜 길 닦는 일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셨을까? 이것이 하나님께서 가장 신경 쓰시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10절 뒤편에 보시면 무죄한 피를 단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실수로 사람을 죽인 사람은 죄가 없나요? 실수로 사람을 죽였다 해도 죄가 있어요. 우리가 아는 바로 과실치사입니다. 과실치사도 가벼운 죄가 아니에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사람을 죽인 사람이 도피성으로 도망을 갔다고 칩시다.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원한 맺힌 사람이 개인적으로 복수하는 것을 막아 줄 따름입니다.

그 사람이 도피성에 들어간 후에 살인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히 밝혀지면 죽을 죄는 면하게 되지만 그 도피성에서 나올 수는 없어요. 거기에서 평생 살아야 합니다. 당대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그 도피성에서 못 나와요. 도피성에 있던 이 사람이 어느 날 답답해서 도피성에서 나왔는데 원수를 갚겠다고 밖에 있다가 이 사람을 보고 죽여도 죄가 되지 않아요. 그러니까 죄는 있다는 거예요. 죄는 있는데도 이 사람이 도피성에 있을 때에는 보호해 주라는 이야기입니다. 참 묘한 이야기예요.

하나님의 소원은 죄 지은 사람에게 벌주는 것이 아니라 죄가 있더라도 어떻게든 살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죄 있는 자기 자식을 살리려고 하는 것이 하나님의 소원이라는 것입니다. 선악과 따 먹으면 정녕 죽는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따 먹었으니까 마땅히 죽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지 살리려고 애를 쓰는 것이 성경의 이야기입니다. 어쩔 수 없이 징계를 하더라도 빼내려 하고, 살리려고 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홍수가 이 땅을 휩쓸 때 우리는 사람이 죽었다는 것만 기억하지 하나님께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엄청난 아픔이 있었다는 것은 잘 몰라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가운데서도 살려낼 사람은 살리려고 애쓰셨습니다. 소돔 고모라를 멸하실 때에도 롯의 가정만은 어떻게 해서든지 빼냈습니다. 이사야의 표현을 빌리면 이스라엘이 망하고 없어진다 해도 그루터기 같이 그 싹을 남겨 두겠다고 말합니다. 예레미야가 메시지를 외칠 때 예루살렘에 의인 한 사람만 있어도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의인 한 사람이 없어서 예루살렘이 망합니다.

예루살렘은 의인 한 사람이 없어서 망한 거예요. 그래서 이들이 모두 포로로 잡혀 갔지만 그 백성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불러내십니다. 포로로 잡혀 꿈도 희망도 없는 그들에게 잡혀 가기 전에 미리 말합니다. 70년만 지나면 돌아올 거라고요. 세월이 흘러 70년이 다 되어가는 것을 깨닫고 기도하기 시작한 사람이 다니엘입니다. 그 때를 대비해서 이사야는 돌아올 길을 닦으라고 외칩니다. 높은 곳은 낮추고 계곡은 메워서 평탄케 하라. 주의 길을 예비하라는 겁니다. 그 길이 이스라엘이 바벨론에서 돌아오는 길을 말하면서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길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천지 만물을 다 이루신 후에 평안하게 안식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담이 그 안식을 깨 버립니다. 안식이 깨졌으니 일해야죠. 그래서 하나님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일하고 계셔요.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신다는 것을 우리는 몰랐는데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셔요. “아버지께서 지금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이러시면서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계시는 일, 그게 무엇일까요? 범죄하고 하나님을 떠나 버린 인생들을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시는 일, 다른 말로 해서 구원역사, 또 다른 말은 죄인을 살리는 이 일을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하고 계신다는 거예요.

이것이 죄인들을 위해 길을 닦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계시고 하나님께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일이 이 일이니, 이런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백성에게 살인자를 위하여 길을 닦으라고 하십니다. 다른 어떤 일보다 그 일을 먼저 하라고 하시는 거죠. 우리 예수님도 하나님 아버지의 이런 뜻을 따라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의인을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죄인들을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왜요? 이 땅에는 의인이 하나도 없으니!

안식일에 왜 일을 하느냐? 고 비난했을 때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일하시니 나도 그 일을 한다고 하시면서 병자를 고치셨습니다. 내가 이 땅에 온 것은 건강한 사람을 구하러 온 것이 아니다. 병든 사람을 위해서, 죄인을 위해서 이 땅에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병원에 가서 푸대접을 한 번 받아 보세요. 예수님의 이 말이 얼마나 감사한 말인지 알게 될 겁니다. 응급실에 갔는데 의사는 무엇이 바쁜지 다른 환자만 보고 우리는 안 쳐다본다? 그래서 가서 뭐라 하면 “아, 알았어요. 기다리세요.” 이러면 속이 터져서 못 견뎌요.

그런데 예수님 뭐라고 하십니까? 내가 의인을 찾으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찾으러 왔고 건강한 사람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병든 자를 찾으러 왔다고 하십니다. 얼마나 고마운지요!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살인자를 살리기 위해서 그 험한 길에 길을 닦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하시는 일입니다. 죽을 죄인을 살리는 일이 하나님께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하시는 일이고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도피성을 지정하고 도피성으로 가는 길을 닦으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하나님의 이런 뜻을 따라 이 땅에 오신 예수님도 그러고 보면 길 닦으러 오신 분이셔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죠?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예수님도 이 땅에 하나님께로 가는 길 닦으러 오신 분이에요. 그래서 히브리서에서는 하나님께서 닦아 놓은, 새로운 산길이라고 표현했어요.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시죠. 그 길을 닦는 재료가 무엇이죠? 우리는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길을 닦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아들 독생자를 희생시키셨습니다. 이게 하나님께서 닦는 길의 재료예요. 독생자를 희생시키셔서 이 길을 닦으셨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길을 가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구원을 얻으려고 하는 자에게는 정말 쉽고 간단한 길을 만들어 두셨어요. 예수를 믿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서 닦아 놓은 정말 쉬운 구원의 길입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왜요? 그 힘들고 어려운 길을 평탄한 길로 예수님께서 다 닦아 놓으셨으니까요!

이스라엘 그 험한 산지에 길을 닦고 도피성을 지정하라고 하시는 것을 보시면 그 말씀 속에서 죄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우리가 읽을 수 있죠. 겉으로 보면 죄인들을 위하는 마음이고 살인자를 위한 배려인데 정확하게 말하면 살인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죄지은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죄인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죄인 된 자기 자녀를 사랑하시는 거죠. 이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우리도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본받아서 죄인들이 생명의 길을 찾도록 기꺼이 헌신해야 하고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이 좋은 도로에 거치적거리고 장애가 되는 걸림돌 노릇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가끔 헷갈리는 표지판이 더러 있어요. 가끔 슬금슬금 후진하는 차를 보게 됩니다. 빠져 나가야 되는데 놓쳐 버린 경우죠. 곧장 가면 많이 가서 돌아와야 되니까 눈치 봐 가면서 슬금슬금 후진하고 있는데 정말 위험한 겁니다. 잘못된 도로 표지판, 경우에 따라서 자기가 잘못 읽은 탓도 있지만 굉장히 위험합니다. 하나님은 자기 독생자를 희생시켜서 도로를 닦아 놓았는데 우리가 잘못된 표지판 노릇을 하든지 그 길을 달리는 성도를 실족케 해서 넘어지게 한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거예요.

어떤 경우에도 나로 인해서 성도가 실족하거나, 연약한 성도가 넘어 지거나, ‘너 때문에 교회에 안 가겠다’는 말이 평생에 단 한 건도 없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그러셨잖아요? 이 소자 하나라도 실족케 할 바에는 차라리 목에 연자 맷돌을 달아 물에 빠져 죽으라고 했어요. 차라리 그게 낫다는 거예요. 왜요? 너 감히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희생시켜서 이 길을 닦아 놓았는데 이것 훼방 놓아서 되겠느냐! 이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살인자를 이렇게 배려하고 있어도 살인을 저지른 자가 이 길을 따라서 도피성으로 도망가지 않으면 도중에 잡혀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이스라엘 법에 사람을 죽인 자에게 복수할 자격이 친족에게 있어요. 친족이 찾아서 죽여야 돼요. 그러니 죽기 전에 도피성에 가서 피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메시지거든요. 다른 말로 하면 아무리 하나님께서 살인자를 배려하고 돌보고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그 길로 도망가지 않으면 도피성도, 그 길도 효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약속도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죄인들을 위해서 멋진 길을 닦아 두셔도 그 길로 뛰어오지 않는 자는 죽어도 할 말이 없다는 뜻입니다. 독생자를 희생시켜서 생명의 길을 닦아 두셨는데 그 길로 안 온다면? 그건 하나님도 어쩔 수 없다는 겁니다. 믿으라는 겁니다! 믿는데 무슨 힘이 드나? 돈이 드나? 노력이 드나? 믿는다고 고백만 하라고 하는데도 악착같이 안 하는 사람 있어요. 그런 사람에게는 하나님도 어쩔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런 고백을 하고 이 길을 잘 달려가고 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감사하는 일 밖에 없죠. 그러면서 이 길을 알지 못하는 다른 죄인들에게 하나님의 마음이 이러하다고 알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죄인들을 위해서 이런 마음으로 길을 닦고 계시는 하나님을 묵상하면서 최근에 만들어진 도로를 한 번 달려 보세요. 길을 얼마나 잘 닦아 놓았는지요. 졸면서 운전하다보면 갑자기 바퀴가 드드드득 그래요. 졸다가 중앙선을 넘지말라고 가르쳐주는 겁니다. 밤길을 가다 보면 길이 굽었을 때 길 바닥에 불빛이 박혀 있어요. 저는 굉장히 궁금해요. 배터리를 넣어서 불빛이 비치는 걸까? 아니면 자동차 불빛에 보이는 걸까? 도로 밑에 선을 깔았을까? 많이 굽은 길은 박지 말라고 화살표가 줄지어 있어요.

가끔 가다가 비상 충돌용 도로가 있어요.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오는데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면 박는 수 외에는 방법이 없잖아요. 그럴 때 ‘여기 와서 박으세요.’ 라고 모래를 잔뜩 쌓아 놓았어요. 사람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길을 잘 만들어 둔 것을 보면 ‘사람도 안전한 길을 만들려고 이렇게 노력했다면 하나님도 우리 사람을 위해서 얼마나 안전한 길을 닦아 두셨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먼 길을 운전하면 먼 길을 가는 그 자체가 은혜가 돼요.

우리가 다니고 있는 길이 얼마나 잘된 길인가를 보기 위해서 가끔은 옛길을 다녀 보세요. 그 좋은 도로에서 나가 봐야 그 길이 얼마나 잘된 길인지를 깨닫게 되는데 그런 길을 볼 때마다 ‘아,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닦아 놓으신 그 길은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길인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길을 보는 것조차 하나님의 은혜가 느껴지는 삶이 되시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렇게 길을 닦고 돌보고 계셨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