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딱서니 없는 제자들!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그 곳을 떠나 갈릴리 가운데로 지날새 예수께서 아무에게도 알리고자 아니하시니 이는 제자들을 가르치시며 또 인자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죽임을 당하고 죽은 지 삼 일만에 살아나리라는 것을 말씀하셨기 때문이더라 그러나 제자들은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묻기도 두려워하더라 가버나움에 이르러 집에 계실새 제자들에게 물으시되 너희가 길에서 서로 토론한 것이 무엇이냐 하시되 그들이 잠잠하니 이는 길에서 서로 누가 크냐 하고 쟁론하였음이라 예수께서 앉으사 열두 제자를 불러서 이르시되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하시고 어린 아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안으시며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면 나를 영접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함이니라 요한이 예수께 여짜오되 선생님 우리를 따르지 않는 어떤 자가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는 것을 우리가 보고 우리를 따르지 아니하므로 금하였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금하지 말라 내 이름을 의탁하여 능한 일을 행하고 즉시로 나를 비방할 자가 없느니라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우리를 위하는 자니라 누구든지 너희가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하여 물 한 그릇이라도 주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가 결코 상을 잃지 않으리라 또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 만일 네 손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찍어버리라 장애인으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손을 가지고 지옥 곧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으니라 만일 네 발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찍어버리라 다리 저는 자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만일 네 눈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빼버리라 한 눈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 치듯 함을 받으리라 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 [마가복음 9:30~50]

며칠 전, 4층 교역자실에 어떤 여학생이 물건을 팔러 올라왔습니다. “교회에 방이 많이 있는데 4층 꼭대기 한 쪽에 있는 여기를 어떻게 알고 찾아왔느냐?” 물었더니 “저 대학생인데요. 학비 때문에 물건 팔러 왔는데 1개만 사 주세요.”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이 건물에 방이 많고 평일에 사람들은 별로 없는데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왔냐?” “저, 대학생인데요. 알바 하는데 약국에 가면 4개 10,000원 하는데요. 3개만...” 제가 졌습니다. 제가 무슨 질문을 하건 제 말은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는 겁니다. 계속 물어봤자, 답이 자기 할 말만 할 게 뻔하니 할 수 없이 칫솔 3개만 샀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이 무섭습니다.

아무리 길길이 뛰어도 조리 있게 말해서 말이 통하는 사람은 안 무서운데 남의 말 안 듣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은 무서운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철이 덜든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철이 안 드는 사람은 안 들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아니하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은 나이가 많아도 여전히 철 안든 어른입니다. 성도는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 아버지의 생각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하나님이야 뭐라 하시든 내 생각이 우선이고 내 고집이 먼저인 사람은 하나님께서 “쟤 언제 철 들겠느냐?” 이런 말씀을 분명히 하실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이웃에 있으면 참 피곤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교회를 어렵게 만듭니다. 더군다나 교회에 중요한 직책을 맡아 있는 사람이 이럴수록 교회가 더 큰 시험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렇더라는 겁니다. 이런 제자들을 예수님께서 어떻게 교훈하셨고 어떻게 키우셨는지를 살펴보면서 오늘 우리도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철이 제대로 든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으로 이 본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30절 보시면 예수님께서 갈릴리를 지나가시는데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가시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몰래 다니시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여기서는 소문 없이 아무도 모르게 지나가시려고 하셨습니다. 31절이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한 가지는 제자들을 가르치실 시간이 필요했고 또 다른 이유는 예수님께서 곧 돌아가실텐데 기도와 묵상으로 마음을 정돈할 필요가 있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다가 예루살렘에 도착하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것입니다.

32절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묻기도 두려워하더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곧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것과 사흘 만에 부활하실 것이었는데 제자들이 두려워했다는 것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반만 들은 겁니다. 돌아가셔도 사흘 만에 부활할 것 같으면 돌아가시는 게 겁이 납니까? 기다리면 되잖아요. 제자들이 두려워했다는 것은 죽는다는 말만 들은 겁니다. 나중에 보면 예수님께서 잡혀 가셔서 죽을 것이라는 말도 제대로 안 믿었어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싶습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은 죽음을 앞둔 제자들이 해야 할 것과 준비해야 할 것들을 마음에 두시고 엄숙하게 말씀하시는데 제자들은 이런 예수님을 따라 가면서 자기들끼리 누가 크냐며 싸운 겁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것을 아시고 고민하고 있을 때에 뒤따라가면서 누가 크냐? 내가 형이냐? 네가 동생이냐? 이걸 가지고 싸웠다는 겁니다.

십자가의 고통을 예상하고 준비하느라고 마음 다잡고 있는 선생님을 따라 가면서 네가 높으냐? 내가 높으냐? ‘우리 선생님이 만약에 임금님이 되면 내가 좌의정 할 거니까 너는 우의정 해’ 하며 싸웠단 말입니다. 참 철없는 제자들입니다. 비유컨대 아버지가 곧 돌아가실 건데 아들들이 모여서 재산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면... 아마 돌아가실 분이 벌떡 일어나서 “이 놈의 자식들!”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제자들이 하는 짓이 이와 비슷합니다.

예수님께서 모른 척 하셨으니 망정이지 우리 같으면 몇 놈 붙잡아다가 귀통배기를 날리지 않았을까요? 예수님께서 아무 말씀 안 하시고 집에 가셔서 살짜기 묻습니다. 33절 보십시오, ‘가버나움에 이르러 집에 계실 새 제자들에게 물으시되 너희가 길에서 서로 토론한 것이 무엇이냐’ 토론은 무슨 토론? 싸웠지!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것을 토론이라고 말씀해 주시니까 참 고맙긴 하죠. 제자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었을까요? 길에서 무슨 이야기 했느냐? 이래도 창피할 텐데 무슨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했느냐고요? 할 말 없죠 뭐!

그래서 34절에 ‘그들이 잠잠하니 이는 길에서 서로 누가 크냐 하고 쟁론 하였음이라’ 예수님께서는 무슨 주제로 토론 했냐?고 물었더니 제자들은 쟁론 즉 싸웠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예수님께서 제자들 다 불러놓고 누가 큰 자인지를 다시 가르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36~37절에 내 이름으로 어린 아이를 영접하는 자가 큰 자라고 하십니다.

“어린아이를 잘 영접하고 섬기는 자가 큰 자다.” 왜 하필이면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를 섬기라고 말했을까요? 어린아이는 귀엽고 순수하니까? 여기서는 그런 뜻으로 쓰인 게 아닙니다. 스스로 무엇을 할 수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 가장 약하고 힘없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우리교회에서 제일 능력 없고 미움 받을 짓만 하는 사람이 누군지 생각해 보세요. 우리 주변에서 도움도 안 되고, 나타나면 방해만 되는 사람, 제발 저 인간 안 나타났으면 하는 그 인간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어린아이입니다. 그런 어린아이를 섬기는 자가 첫 째 되는 사람이요, 제일 큰 자요, 성숙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도움이 안 되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을 왜 섬겨야 할까요? 37절을 다시 보시면서 어느 글자가 제일 중요한지 살펴보십시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요’ 이 말 속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은 ‘내 이름으로’ 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 때문에, 나에게 무슨 유익이 있거나 아이에게 유익이 있으라고 그러는 것이 아니고 예수님 때문에 아무 쓸모없는 사람을 섬긴다면 그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우리 주변에 가장 연약하고 힘도 없고 별 도움도 안 되는 사람을 잘 보살피고 돌보아야 하는 이유가 예수님 때문이라면 복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옛날부터 많이 전해오던 김익두 목사님 이야기 있습니다. 원래 평양에서 유명한 깡패였는데 목사가 돼서 서울에 내려와 있을 때 버스를 탔나 봅니다. 그 버스에서 조무래기 깡패가 설쳤답니다. 옛날 성질 같으면 한방에 날려 버렸겠죠! 주먹이 부르르 했겠죠? 그러나 상대하지 않고 버스를 내려오면서 했던 말이 유명합니다. “예수는 내가 믿고 덕은 네가 본다.” 그 어설픈 깡패가 이 말을 툭 던지며 내린 사람이 김익두였다는 것을 알면 다리에 오금이 저릴걸요? 예수님 때문에 참는다는 겁니다.

우리가 예수 믿고 내가 꼭 덕을 봐야 됩니까? 그렇다면 매우 이기적일 수 있는 겁니다. 내가 예수 믿었는데 내 옆에 있는 연약한 형제들이나 어려운 이웃들이 덕을 볼 수 있어야 복된 것이고 나 자신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성숙한 것입니다. 41절에, ‘누구든지 너희가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하여 물 한 그릇이라도 주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가 결코 상을 잃지 않으리라’, 이 구절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이 물 한 그릇이 아니라, 물을 주는 이유입니다. 그 사람이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이기 때문에 그를 귀하게 여긴다면 그것은 마치 그리스도 자신을 귀하게 여긴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형제 사이에 누가 높으냐? 누가 능력이 더 있느냐? 그런 것 때문에 싸우지 말고 자신을 낮추고, 어느 형제가 약하다 싶으면 서로 섬겨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떻게 나는, 저 하늘나라에 있던 하나님이 이 땅에 와서 죽을 수밖에 없는 너희를 섬기기 위해서 나는 이렇게 낮아 졌는데 너희는 지금 누가 더 크냐? 누가 더 높으냐? 이런 걸로 싸우고 있느냐?는 겁니다. 천국의 원리는 힘이 있고 능력이 있는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는 것입니다.

이런 성경 구절을 보고 예수님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어떤 사람이 “아, 이것이 진정으로 성공하는 비결이다.” 이렇게 적었습니다. 무슨 내용인가 싶어 봤더니 인간 사회에서도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세워주고 올려 줄 것이기 때문에 성공한답니다. 그래서 이것이 진정한 성공의 비결이라는 겁니다. 회사에서 진짜 이렇게 한 번 해 보십시오. 진짜 성공할까요?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으시기는 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 사회가 진정으로 섬기기만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 본문을 회사에서 혹은 이웃에서 성공하기 위한 비결로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주는 말씀이 아닙니다. 무엇하기 위해서 주는 말씀입니까? 연약한 형제를 섬겨야 할 이유를 말씀하시는 것이지 이 땅에서 여러분들이 성공하고 잘 되라고 주는 말씀이 아닙니다.

천국의 원리를 성공하기 위한 비법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교회에서는 이렇게 하고 회사에서는 그러지 말고 그런 얘기냐? 예수님의 여기 얘기는 “천국의 원리가 무엇이냐?”를 말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예수님 때문에...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회사에 가서 내가 예수님 때문에 참아야겠다 싶으면 참으라는 겁니다. 그러면 성공 하나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거기서 성공 할지 못할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어디서 천국에서는 성공합니다. 틀림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이렇게 낮아지셔서 인간을 위해 대신 죽은 것처럼 그런 스승을 따른다면 너희도 너희 형제 중에 어린 아이 같은 형제, 약한 형제, 별 도움 안 되는 형제들을 그렇게 섬겨라. 이것이 천국의 원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43절, 44절, 45절을 읽으면 조금 끔찍한 일이 있죠. 조금 찔리실 겁니다. “손이 죄를 범하거든 손을 찍어 버리고, 발이 범죄하거든 발도 찍어 버리고, 눈이 범죄하거든 눈을 빼 버리라.”고 했습니다. 예수님 말씀대로라면 교회 안에는 손발이 없거나 눈 빠진 사람이 많아야 되는데 여기에는 그런 분이 한 분도 안 계시네요. 여러분은 손, 발, 눈으로 죄 지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까? (있어요!) 그럼 여태 안 빼고 뭐하고 계셨어요? 저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약간 불만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남자들한테 불리합니다. 하나 더 넣어야 합니다. ‘입으로 실수 하는 사람은 입을 그냥 확 꿰매버려라’는 항목을 하나 더 넣어야 됩니다. 그래야 공평합니다. 안 그러면 남자들한테 불리합니다. 남자들은 눈을 다 빼야 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불리하니까 그 구절 하나를 넣어 주어야 여자들도 불리한 게 있지 않겠습니까?

때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혹 누구를 실족케 했거든 목에 연자 맷돌을 걸고 물에 빠져 죽어라.” 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나 의사와 관계없이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실족한 경우면 어떻게 합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한다고 물에 빠져 죽으면 칭찬 받을까요? 야단맞습니다. 예수님의 의도는 팔 다리 자르고 눈 뺄 각오로 이런 죄를 범하지 말라는 뜻이지 이왕지사 했던 실수에 대해서 팔, 다리 자르고 눈 빼고 물에 빠져 죽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가끔 농담 진담을 분간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어서 엄마가 진땀을 빼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엄마가 화가 나서 “그렇게 하려면 학교 때려 치워!” 라고 했습니다. 그 이튿날 보니 애가 학교 갈 생각을 안 해요. 엄마가 “학교 안 가?” 했더니 “엄마가 학교 때려치우랬잖아!” 그래도 그렇지 “가방 안 싸?” 했더니 가방을 휴지통에 갖다 버렸답니다. 자,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죠? 속 터져 못 삽니다. 그 얘기 들으면서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걔하고 아버지하고 어지간히 닮았네.” 아버지도 그렇고 애도 그래요. 그 집 엄마가 미쳐요.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 하셨다고 죄 지을 때마다 다 잘라낸다면 무엇이 남을까요? 아무 것도 안 남을 것입니다.

좀 충격적일지 모르지만 예수님께서도 과장법을 쓰셨다는 것을 기억해 두십시오. 예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명확하게 하시기 위해 때로는 이런 과장법을 쓰셨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죄를 범할 때마다 눈 빼고 손 자르고 하면 칭찬 듣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왜 이런 말을 하셨는지 그 의도를 잘 이해하고 받아 들이셔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렇게 험한 표현까지 써 가면서 죄 짓지 말라고 하셨는데 도대체 무슨 죄일까요?

그 앞에 나온 얘기와 다 관련이 있습니다. 제가 본문을 조금 길게 잡은 것은 문맥을 잘 살펴서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입니다. 보세요, 지금 상황이 어떤가? 죽음을 염두에 두고 엄숙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선생님 앞에서 제자들은 ‘누가 더 큰 자 인가?’ 하고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정말 철없는 제자들입니다. 선생님이 죽음 앞에 직면해 있는데도 제자들이 이 문제로 이렇게 싸울 것 같으면 이 제자들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절대 하나가 될 수 없을 겁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는 교회가 됐든 가정이 됐든 아니면 어떤 신앙 공동체가 됐든 온전하게 세워지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교회가 바로 세워지기 위해서 혹은 가정이 바로 세워지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꼭 해야 할 말씀이 약한 형제를 실족케 하지 말라는 겁니다. 능력이 있고 힘이 더 있다고 해서 힘없고 연약한 형제를 그렇게 공격을 해대고 눌렀다가 실족하게 하면 어떤 교회도 설 수 없고 어떤 가정도 설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혹시 실수로 죄를 지을 수도 있고 범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특별히 경계하시는 것은 자기가 잘났다고 해서 연약한 성도를 실족하게 하는 것은 정말 무서운 죄라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죄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에 우리 교회에서 직접 있었던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위에 계시다가 직접 봤다고 하는데 누군가가 장의자 한쪽 귀퉁이에 앉아 있었던 모양입니다. 교회 처음 오신 분이 “좀 들어갑시다” 했는데 “지나가세요.” 하고는 다리만 오그리니 빙 돌아서 그냥 나가 버리더랍니다. 긴 의자는 어디부터 앉아야 되나요? 가운데입니다. 일찍 도망가려고 계속 한쪽 귀퉁이에만 앉아서 “지나가세요.” 하면서 그대로 앉아 있으면 보기에 참 안됐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겁니다.

제가 옛날에 읽은 것인데 선풍기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벽에 선풍기 달아 놓았던 시절입니다. 선풍기 바람이 자기에게 안 왔는가 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나가서 선풍기 대가리를 팍 눌러서 자기에게 바람이 오게 했습니다. 조금 있다 하니까 저쪽 안쪽에 있던 사람이 선풍기 대가리를 들어 올렸습니다. 이렇게 몇 번 했는데 글쓴이가 아마 천주교 교인인 것 같았습니다. 맨 마지막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님, 우리는 하나님의 제단 앞에서도 이 꼬라지입니다.” 꼬라지 맞죠?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겁니다.

교회 안에서, 하나님 앞에 예배드린다고 하면서 옆의 성도 하나 도와주거나 챙겨주기보다는 그저 “내 먼저!” 하다가 연약한 성도가 실족한다면 여기서 언급한 것처럼 팔 자르고 눈 빼고, 차라리 빠져 죽으라는 것입니다. 점심시간에 식당에 밥이 모자란다는 말이 들려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돼요? 빨리 가야 돼요? 안 가야 돼요?  밥이 모자란다면 빨리 가서 내가 먼저 먹어요? 아니면 빠져요? 빠진다면 누구부터 먼저 빠져야 합니까? 주인부터 빠져야 합니다. 내가 이 교회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뒤로 물러나는 게 아름다운 교회의 모습입니다.

제가 언젠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우리 담임 목사님이 하나 가르쳐 주셨습니다. 한 수 배웠습니다. 식당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이 새겨 들으세요. 오늘 밥이 좀 남을 것 같다. 양 조절을 잘못해서 남으면 처리가 곤란하잖아요? 그러면 빨리 소문을 내야 된 답니다. 뭐라고 소문을 내야 합니까? 다 알고 계시네! 밥이 모자란다고 소문을 내야 한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굉장히 놀랐는데 이미 다 알고 계시네요. 모자랄 것 같다는 소문을 내면 사람들이 확 와서 그것 모두 없앨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수준이 그것 밖에 안 되나?’

“모자랄 것 같단다. 빨리 가자!” 이것은 진짜 수준이 낮은 겁니다. 모자라겠다는 소문이 들리면 여러분들이 뒤로 빠지세요. 누가 먹어야 되죠? 누가 먼저 가야 되죠? 철없는 아이들, 철없는 어른들 먼저 가고 교회의 주인 된 나는 차라리 적게 먹든지, 안 먹든지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교회의 주인 되는 것이고 그것이 어린 자를 섬기는 태도입니다. 이럴 때 먼저 먹겠다고 뛰어가는 것이 무슨 큰 죄일까요? 적어도 이 본문을 보면 큰 죄입니다. 약한 자를 섬기지 않는 죄, 어린아이를 돌보지 않는 죄는 정말로 큰 죄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약한 자를 돌보지 않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죄라고 말씀하시면서 그에 대한 형벌 때문에 지옥의 이야기까지 덧붙여 놨습니다. 지옥이 어떤 곳이죠? 48절 보시면, ‘거기에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고통이 영원하다’는 뜻입니다. 어느 정도 고통당하다가 끝나는 것은 견딜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고통이 영원하다면 그 자체가 형벌입니다. 49절 보시면,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치듯함을 받으리라’ 미꾸라지가 잔뜩 들어있는데 거기에 소금 한 번 뿌려 보세요. 난리가 나잖아요? 지옥이라는 곳이 이렇게 끔찍한 곳이니 차라리 팔 하나 잃어버리고 눈 한쪽 빠져버려도 거기 가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지금 이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그러니 절대로 연약한 성도를 실족케 하지 말라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국가에 범죄하고 교회를 무너뜨리는 그런 큰 죄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더 무섭습니다.

교회 안에서 싸워본 적이 있습니까? 교회 안에서 누구를 정말 미워해 본적이 있나요? 저는 이런 말씀들이 너무너무 두려웠습니다. 제가 싸움을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붙을 때는 붙습니다. 빠르거든요. 진짜 한번 붙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붙습니다. 말도 잘 하거든요. 욕을 하기 시작하면 지능적으로 해대기 때문에 욕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하는 사람은 저한테 잘 못 이깁니다. 욕하는 사람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욕하기 때문에 그것을 되받아서 지능적으로 해설을 달아가면서 욕하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그렇게 싸운 적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단 한번도 교회 안에서는 지금까지 누구에게 화 한번 내지 않았습니다. 왜요?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평생에 죽을 때까지 나는 교회 안에서는 안 싸울 거다.’ 하나님 말씀, 예수님의 이 말씀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지옥이 무섭다. 절대로 범죄하면 안 된다고 하시며 말씀하신 죄가 기껏해야 ‘어린아이 같은 자를 잘 섬겨라’는 말씀입니다. 누구에게 하신 말씀입니까? 철들지 않은 정말 철딱서니 없는 제자들에게 하신 겁니다.

50절이 문맥을 따른다면 서로 화목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금이 녹아서 맛을 내듯이 너희들도 서로서로 녹아내리면서 맛을 제대로 내라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면서 형제를 섬기는 것이 하늘나라에서 큰 자이고 그렇게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큰 자의 도리다. 그것이 자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염두에 두고 이 말씀을 하시는 것은 일종의 유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요한복음에 가면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중의 하나가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성도가 서로 세워주고 격려하면서 함께 세워져 가는 것이 예수님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겁니다.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자리싸움이나 하고 있는 철딱서니 없는 제자들은 나중에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됩니다. 선생님이 잡히니까 전부 도망쳐 버린 겁니다. 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성공하면 따라갈 마음이 있었지 죽는 자리까지 따라 갈 마음은 없는 겁니다. 그저 잘 난체 하고 자기들에게 돌아올 이익만 찾아보는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이런 인간들을 불러서 제자를 삼으셨을까? 우리를 위한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우리를 예수님께서 제자로 부르셨고 하나님께서 자녀로 부르셨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인간들을 제자로 불러 모으셔서 결국 위대한 사역자로 키워 가시는 겁니다. 지금은 그렇지만, 철들면 다들 훌륭한 제자들이 될 거다. 이것이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한 믿음이라고 생각됩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자 뿔뿔이 흩어져 버린 제자들을 다시 찾아오셔서 불러 모읍니다. 다시 교육을 시킵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성령을 보내셔서 이들 모두가 성숙한 제자가 되도록 예수님께서 키워 놓으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자신을 돌아보면 인간이 이래서 되겠나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어쩌면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나 야고보나 요한 등 예수님 앞에서 그렇게 싸우던 제자들보다 낫다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앞에 서면 다 이런 인간들이라는 겁니다. 이런 인간들에게 하나님께서 많은 사랑과 은혜로 자녀 삼으시고 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라나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신 겁니다. 성령이 때로는 우리 가슴을 두들깁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 믿는 자가 이렇게 살아야 된다!” 그렇게 성령이 가슴을 두드릴 때 우리는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이 말씀이 우리를 시시때때로 깨웁니다. 그럴 때에 이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은 믿음의 자녀답게 자라는 것이고 순종하지 않으면 성장을 멈추어 버린 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 정상적으로 잘 자라지 않으면 부모 마음이 어떨까요? 물론 우리 희망부 부모님들 만나보면 “그래도 이 아이가 복의 통로입니다. 이 아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얼마나 큰 복을 우리에게 주셨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고백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만 어쨌거나 그런 고백이 나올 때까지 그동안 겪었던 아픔은 정말 클 겁니다.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셨는데 자라지 않으면 하나님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겁니다. 믿음은 은혜라는 것은 우리가 믿는다고 고백만 했을 뿐이지 그 구원을 얻을 만한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됐습니다. 태어났으면 아름답게 자라나야죠. 많은 성도들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 채 믿었으니까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믿어서 거듭 났으면 그때부터 자라야 한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자라고 있는 증거가 나보다 약한 형제를 돌아보는 것, 연약한 형제를 세워 주는 것입니다. 옆에서 일한다고 했는데 엉망진창으로 해 놨습니다. 성질 같으면 그냥 “그것도 똑바로 못하나?” 이 말이 하고 싶습니다. 그럴 때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부부 중에 누군가가 일을 엉망으로 해 놨어요. 쉽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것도 하나 똑바로 못하나?”입니다. 그럴 때 약한 형제를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하나요? “당신이 그러니 내가 필요한 것 아니냐?” 이렇게 대답하면 대화가 이런 식으로 되어 가면 참 성숙한 모습이 된다는 겁니다.

오늘 낮에 욥기서 공부하다가 내려왔습니다. 욥이 얼마나 험악한 꼴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부인이, 욥의 부인을 나쁜 사람으로 치지 마세요, 남편이 그 정도 되어서 그렇게 말 안 할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욥의 형편이 얼마나 지독했던지 “하나님을 욕하고 죽어라!” 고 했습니다. 욥의 대답을 풀어서 말하면 “여보, 저 먼 데 사는 바보 같은 여자가 그런 소리를 하면 이해가 되는데 당신같이 고귀한 부인의 입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겠소?” 이런 식입니다. 연약한 형제를 이렇게 대하는 것이 섬기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가 철든, 제대로 된 하나님의 자녀의 말입니다. 우리의 행동에서나 말에서나 이런 향기가 묻어나는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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