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품 토기는 아낌없이 부수고?

서울시민교회 부목사:홍 순관

혹 네가 내게 말하기를 그러면 하나님이 어찌하여 허물하시느냐 누가 그 뜻을 대적하느냐 하리니 이 사람아 네가 누구이기에 감히 하나님께 반문하느냐 지음을 받은 물건이 지은 자에게 어찌 나를 이같이 만들었느냐 말하겠느냐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들 권한이 없느냐 만일 하나님이 그의 진노를 보이시고 그의 능력을 알게 하고자 하사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을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시고 또한 영광 받기로 예비하신 바 긍휼의 그릇에 대하여 그 영광의 풍성함을 알게 하고자 하셨을지라도 무슨 말을 하리요 이 그릇은 우리니 곧 유대인 중에서뿐 아니라 이방인 중에서도 부르신 자니라 호세아의 글에도 이르기를 내가 내 백성 아닌 자를 내 백성이라, 사랑하지 아니한 자를 사랑한 자라 부르리라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라 한 그 곳에서 그들이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함과 같으니라 [로마서 9:19~26]

여러분, 옹기장이가 가마에 불을 때고 난 다음에 토기를 꺼내는 것을 보셨나요? 직접 보기는 어렵지만 가끔 드라마나 아니면 텔레비전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토기를 꺼내서 마음에 드는 것은 곱게 잘 모시는데 마음에 안 드는 것은 그대로 다 깨 버려요. 옆에서 지켜보면 참 아까워요. 그냥 보기에는 잘못된 것이 뭔지 표가 잘 나지 않고 설혹 잘못됐다 하더라도 그냥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미련없이 다 깨어 버려요. 토기장이가 그렇게 깬다고 야단 칠 사람이 있을까요? 마음에 안 들면 마음대로 깨도 아무도 탓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토기장이라고 말해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옹기장이와 같은 말입니다. 토기장이가 무슨 그릇을 어떻게 만들던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겁니다. 다 구웠는데 마음에 안 들면 깨어버린다고 해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하나님을 그런 토기장이라고 하면 우리 마음이 편치가 않아요. 하나님께서 자기 마음대로 만드시고 마음에 안 들면 그대로 깨 버리는 토기장이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은혜가 잘 될 것 같지 않은데 왜 하나님을 가리켜서 토기장이라고 했을까? 사도 바울이 왜 이런 얘기를 하는지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선 사도바울이 로마서를 쓴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1차, 2차, 3차에 걸쳐서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열심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렇게 복음을 전하다 보니까 바울은 꿈이 점점 자라난 거예요. 그래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되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 당시 사람들의 땅 끝에 대한 생각은 지금의 스페인, 서바나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1, 2, 3차에 걸쳐서 아시아, 그리스 지역에 복음을 다 전한 후에 로마를 거쳐 땅 끝 서바나까지 가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여러 번 그런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들리는 소문에 로마에 교회가 세워졌다는 거예요. 바울이 세운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믿는 성도들이 로마에 모여서, 정확히 말하면 누가 세웠는지 잘 모릅니다. 로마에 교회가 세워졌다는 겁니다! 바울의 입장에서 그 로마교회의 성도들을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상상을 해보세요. 내가 로마까지, 당시의 수도였던 로마까지 복음을 전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거기를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자기와는 관계없이 다른 성도들이 거기 모여서 이미 교회가 세워지고 있다는 거예요. 얼마나 보고 싶어 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갈 수가 없으니 편지를 쓴 거예요. 그 편지가 바로 이 로마서입니다.

이런 긴 편지를 쓰려면, 이건 편지가 아니고 책입니다.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정말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을 가르치고 싶어서 로마서를 쓴 겁니다. 로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죽 읽어 보면 사도 바울이 정말 가르치고 외치고 싶었던 말 한 마디가 꼭 보입니다. 그렇게 힘들게 복음을 전하면서 정말 가르치고 싶었던 것은 ‘오직 믿음!’ 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것은 오직 믿음으로 된 일이다. 이 사실을 전하고 싶었는데 로마서를 죽 읽어 보면 바로 이것을 아주 강조하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오직 믿음으로 우리는 의롭게 될 수가 있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구원할 능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우리가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얼마나 은혜가 됐던지 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엄청난 고난을 마다하지 아니하고 다니면서 어떤 핍박과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이것만은 전해야 된다. 그렇게 해서 열심히 복음을 전했죠. 자기 경험으로 보아도 이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었습니다. 누구보다도 율법에 열심이었고 율법으로는 흠 잡을 수 없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었다는 거예요. 그렇게 율법에 대해서 열심을 품고 율법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한 사람이었지만 그 율법이 자기를 옭아매기만 했을 뿐인데 부활한 주님을 만났더니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도 행복하고 자유로운 날이 임했다는 거예요.

어떻게 주님을 만나게 됐습니까? 자기 공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자기의 노력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부활한 주님을 만났고 그 부활하신 주님이 자기에게 사명을 주셨다고 믿는 거예요. 그러니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라고 고백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율법을 행함으로, 인간이 어떻게 노력을 해서, 그게 아니고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신 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얼마나 복된 사실이냐! 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헌신했고 아직 만나지 못한 로마의 성도들에게도 이 사실을 전하고자, 얼마 후에 자기가 가서 전할 일이지만 미리 이렇게 복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이게 로마서 입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의 이야기도 하고, 이삭의 이야기도 하고, 야곱까지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말하고 싶은 핵심은 아브라함이 의롭게 되었다. 왜 그렇게 됐느냐? 할례를 받고 율법을 행해서 의롭게 된 것이 아니고 할례를 받기 이전에 하나님을 믿음으로 의롭게 됐다. 할례는 그 후에 받은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행함으로 의로워진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의로워진다는 얘기를 합니다. 아브라함의 아들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세 사람 있어요. 이스마엘도 있고, 어릴 때부터 그 집에서 종으로 자란 엘리에셀도 합법적으로 아브라함의 아들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의 씨로 인정을 받은 사람은 이삭이었습니다.

이삭이 아브라함의 혈통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이스마엘도 법적으로 하자 없는 아브라함의 혈통입니다. 엘리에셀도 사실은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단 말입니다. 그런데도 왜 이삭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아브라함의 아들이 되었느냐?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에 의한 것이다. 이삭이 잘났거나 이삭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던 그 말씀에 의거해서 이삭이 아브라함의 씨가 된 것이다. 하나님이 불법을 행한 것이 아니다는 얘기죠.

그러면서 야곱과 에서를 또 예로 듭니다. 야곱과 에서는 누가 선택을 받았느냐는 문제는 태어나기도 전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이것은 절대로 행함의 결과는 아니지 않느냐? 그런 얘기를 하는 거죠. 그래서 사도 바울이 아주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행함으로써, 정말 하늘에 올라가서 별을 따와야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 이런 거 아니라는 거예요. 쓸데없이 하늘에 올라갈 생각하지 말고, 쓸데없이 저 음부까지 내려가서 그리스도를 모셔 올릴 이런 수고와 노력,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외치면 삐딱한 사람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 19절을 봅시다. ‘혹 네가 내게 말하기를 그러면 하나님이 어찌하여 허물하시느냐 누가 그 뜻을 대적하느냐 하리니’ 그런데 바울의 이런 설명에 삐딱하게 시비를 거는 사람을 예상하고 바울이 답변을 합니다. 아니, 우리의 노력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셨고 하나님께서 선택하셔서 자기 백성을 삼으셨다고 할 것 같으면 왜 안 믿는 사람을 심판하고 왜 그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느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그렇게 시비를 거는 사람이 나왔다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하셨고, 하나님께서 선택을 하셨다면 선택을 안 한 것도 하나님의 소관, 하나님의 책임이 아니냐? 그런데 왜 그 사람들에게 심판이 있느냐? 이렇게 대답을 하는 사람이 나올 거라고 예상을 하고 그 답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이 본격적으로 대답하기 전에 서론적으로 대답을 하는 게 20절입니다. ‘이 사람아 네가 누구이기에 감히 하나님께 반문하느냐 지음을 받은 물건이 지은 자에게 어찌 나를 이같이 만들었느냐 말하겠느냐’ 그렇게 하나님께 말 못한다는 거예요. 이걸 쉽게 표현한다면 너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야 된다. 그래야 말이 된다는 거예요.

하나님께 이런저런 항의를 했더니 너는 진흙이요 하나님은 토기장이다. 이 사실을 알라고 말합니다. 너는 피조물이고 하나님은 창조자시다. 이걸 알고 할 말이 있거든 하라고 합니다. 여러분, 진흙과 토기장이는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날까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 이니까 상상이 좀 어렵습니다. 사람의 얘기를 통해서 조금 미루어 짐작을 해 봅시다. 임금님의 말씀이 이해가 안 되면? 임금님은 뭐라고 하신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 생각에는 틀린 것 같아요. 그게 이해가 잘 안 돼요. 임금님께 뭐라고 해야 하나요? 이해가 안 돼도 임금님께서 뭐라고 그러면 “황공무지로소이다.” 그리고 엎드려야 되겠죠?

아, 그거 옛날이야기 아닙니까? 요즈음 아이들 같으면 ‘예’ 안 합니다. 따지고 들어요. 요즈음 아이들 중에 아버지 말이 틀렸는데도 ‘예’ 하는 아이들 보셨어요? 절대로 없어요. 요즈음은 너무너무 자유로워진 세대가 되어서 임금님이 뭐라고 해도 따지고 듭니다. 어느 대통령이 그랬나요? “그쯤 되면 막 가자는 얘기죠?” 이거 우리나라 대통령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대통령하고 검사하고 터 놓고 얘기 한번 해 보자 했어요. 그랬는데 얼마나 심한 말이 나왔으면 “그쯤 되면 막 가자는 얘기죠?” 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여러분, 아무리 하고 싶은 얘기이고 대통령의 생각이 틀렸다고 해도 그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얘기를 해야지, 요즈음은 정말 험한 시대가 돼서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마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막 가는 말을 해대는 거예요.

여러분, 정말 존경하는 어른이 말씀하시면 거기에 기본적으로 토를 달지 않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무지 그건 말이 안 된다는 분들은 진짜 존경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입니다. 진짜 존경하는 분이 말씀하시면 아닌 것 같아도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지가 않아요. 아니, 아무리 존경하는 어른이라도 틀렸다 싶으면 ‘그게 아니고 이런 것 아닙니까?’ 이런 소리 할 수 있잖아요?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진짜 존경하는 사람, 진짜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라면 틀렸음에도 이야기하기가 싫어요. 그런 예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예가 흔치는 않지만 우리 담임 목사님의 설교 중에 가끔 홍콩에 있다는 조 모 목사님 이야기 있었잖아요. 어느 날 차를 타고 가면서 ‘아니, 이쪽으로 가야 하는데?’ 자꾸 딴 길로 가니까 ‘이쪽으로 가지?’ 한참을 가니까 막다른 골목이더랍니다. 길이 막혔어요. ‘길이 없네. 길이 막힌 줄 몰랐느냐?’ 고 물으니까 알았대요. ‘알면서 왜 이쪽으로 가?’ ‘목사님이 이쪽으로 가자고 하셨잖아요?’ 목사님이 가자 했다고 길이 막혀서 돌아나올 줄 뻔히 알면서 가더라는 거예요.

누가 은혜를 받은 줄 아십니까? 그 목사님이 은혜를 받은 거예요. ‘이런 성도들을 버리고 내가 어디 간다면 내가 죄인이지.’ 이러고 그 성도들과 같이 힘을 합쳐서 교회를 일으켰답니다. 그 성도들이 약간 이상하지 않아요? 길도 잘 모르는 목사님이 가자고 한다고 길이 막혀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거리로 가요? 바보 아니에요? 그 분들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존경하고 정말 따르려고 하는 분 앞에서는 괜찮습니다. 가다보면 막히죠? 그러면 돌아가자 하면 돌아가는 거예요. 여러분 주위에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면 이러쿵 저러쿵 논하고 싶은 마음 자체가 없는 것이 진흙과 토기장이의 차이죠.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그 분의 말씀에 토 달고 싶지 않다면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그 분이 어떤 분이시며,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안다면, 그 분 앞에서 섭섭하니 어떠니, ‘하나님 이럴 수 있습니까?’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하셔요. 그런데 그런 말조차 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만큼 하나님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드는 겁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약간의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골을 잘 넣는 선수들이 있죠. 그 선수들에게는 전담 마크하는 수비수가 있어요. 이 선수가 어떻게 공격하리라는 것을 알잖아요? 알면서 왜 놓칩니까? 알기는 아는데 조금 빠른 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게 뭐 대단한 차이는 아닙니다. 약간의 차이입니다. 사람 사이에서도 이런 차이를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박사라는 사람들을 한 번 보세요. 같이 놀아 보세요.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요. 그런데 어떤 분야에 들어가 보면 그 분야에 관한 한 나보다 약간 다르다 싶은데 그게 끝내 좁혀지지 아니하는, 따라잡기 어려운 겁니다.

텔레비전에 ‘달인’이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코미디에 나오는 것 말고요. 그것을 보면 저 분들이 저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모르겠다. 감동을 줍니다. 진짜 달인은 오랫동안 그 일에 종사하다가 그렇게 됐겠죠. 그거 하루 이틀 흉내 낸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내가 조금 더 빨리하면 안 될까? 아무나 흉내 낸다고 되는 거 아니라는 것, 사람 사이에서 있습니다. 하물며 하나님과 우리사이에  얼마만큼의 차이가 날지 알 수 없습니다.

진흙은 아무리 애를 쓰고 이해하려고 해도 토기장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향해서 불평도 하고, 원망도 하고, 심지어 하나님을 자판기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가 이렇게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딱 들어주셔야 되는데 안 들어주잖아요? 화 내고, 성질 내는 사람은 하나님을 자판기 취급하는 거나 똑같은 거예요. 동전을 넣고 누르면 나와야죠?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어떤 사람은 쾅쾅 두드리기도 하고 성질 급한 사람은 발로 차요. 하나님을 의외로 자판기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나님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거죠.

교회 밖의 사람들이 말하는 신을 보면 신이 사람들과 비슷해요. 로마 그리스 신화에 신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오만가지 신들이 나와요. 그 신들이 신 같아 보여요, 사람 같아 보여요? 사람하고 하는 짓이 꼭 같아요. 웬 신들이 이렇게 많을까요? 사람들이 자기 필요에 따라서 신들을 자꾸 만들어 냈어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도 잘 보면 신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그런 생각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하나님도 그런 신들과 조금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런 신들보다 조금 뛰어난 정도로만 여겨요.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그런 신이 아니에요. 사람의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신은 사람의 머리에서 만든 신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은 사람의 머리에서 만들어진 신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만나는 사람들은 전부 놀랍니다. ‘어, 하나님이 이런 분이시네!’ 놀라게 되어 있어요. 사람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하나님의 뜻이 나타나요.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하나님이 아니시기 때문이죠.

이런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보여 주셔야 알 수 있죠. 하나님께서 자신을 우리에게 보여 준 만큼만 우리는 하나님을 알 수 있죠.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아는 것, 어쩌면 이것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성경을 배워야 합니다. 성경의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아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냥 읽었더니 별로 다르지 않던데? 잘 못 읽은 겁니다. 다른 모든 신들은 사람의 생각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생각하듯이 생각해요. 그러나 성경의 하나님은 사람의 생각과 전혀 다를 때가 많아요.

야곱이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도망갈 때 거기서 하나님을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만났어요. 야곱이 만난 거 아니에요. 하나님이 나타나 주셨어요. 한참 후에 요나도 보세요. 하나님의 말씀을 안 듣고 도망을 쳤어요. 배 타고 가면 하나님이 안 계실 줄 알았어요. 하나님은 전쟁의 신이고 육지의 신이시니 배를 타고 가면 안 나타나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배를 타고 도망을 가면서 편안히 잤어요. 모르긴 모르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고민을 하긴 했을 거예요. 못자고 있던 그 잠, 배 밑창에 들어가서 배가 떠나는 것을 보고 푹 잠든 거죠. 하나님께서 거기까지 따라오실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구약만 그런 것이 아니에요. 신약에도 그렇게 복음을 전하는 바울의 생각도 성령의 생각과 틀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바울의 생각에는 자기 몸에 있는 질병을 고쳐주시면 복음을 전하는데 얼마나 유용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는데도 하나님께서 그건 안 고쳐 주셨어요. 왜요? 하나님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죠.. 우리 인생의 무수한 질문의 해답은 하나님을 아는 데에서 시작이 됩니다. 하나님을 알아야 우리 인생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래야 우리 인생이 갖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풀려가죠.

하나님께서 자기 자신을 우리에게 알 수 있도록 보여주신 것이 바로 이 성경입니다. 정말 하나님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한 수 배우겠습니다’란 마음으로 성경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알아야 우리도 알게 됩니다. 사도 바울이 그럽니다 “네가 어떤 존재이고 하나님이 어떤 존재인지를 먼저 알아라.” 그러지 않으면 계속해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 되지도 않은 말을 자꾸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하나님은 토기장이라고 합니다. 토기장이는 천히 쓸 그릇과 귀하게 쓸 그릇을 만들 권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핵심은 그릇의 종류가 아닙니다. 나는 천한 그릇, 너는 귀한 그릇이고 이런 개념이 아니에요.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가지고 하나님 뜻대로 만들 권한이 있다는 겁니다. 무엇을 만들든지, 누구를 선택하고 누구를 버리든지, 어쨌든지 간에 그 모든 권한은 하나님에게 있는 것입니다. 만약 그 토기장이에 의해서 귀한 그릇으로 만들어 졌다면 우리는 감사할 뿐이지 그 외에 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겁니다.

우리의 구원은 우리 자신의 노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믿으면 다 됐다고 생각하고 땡땡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어쨌든 우리의 구원은 우리의 노력으로 이루진 것이 아니라고 바울은 아주 강조합니다. 물론 구원을 얻은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말씀을 잘 묵상하고 더 노력해야지만 어쨌든 구원은 우리의 노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거지가 두 사람 있었는데, 한 사람은 동전 접시를 앞에 두고 땅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엎드려 있었습니다. 그 옆의 거지는 동전 접시를 놔두고 사람들이 지나갈 때 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봤습니다. 누가 더 돈을 많이 받았을까요? 열심히 생각하지 마세요. 답이 없어요. 거지의 태도가 중요한 게 아니고 주고 싶은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겁니다. 어떤 사람은 애처로운 눈빛에 끌려서 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아예 땅 바닥에 쳐 박고 있는 것을 보고 불쌍해서 주긴 하겠죠. 적선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지, 거지의 태도에 달린 게 아닙니다.

잘 생긴 거지와 아주 더럽고 못 생긴 거지하고 둘이 똑같이 앉아 있으면 누가 많이 받을까요? 거지가 잘 생긴 것은 사업상 불리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내가 교회를 위해서 충성하고, 내가 이렇게 했는데 하나님께서 나를 기뻐하지 않으실까?’ 생각하시죠. 그거 거지의 인물입니다. 우리가 애썼다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사업상 불리한 거지가 잘 생긴 것과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노력이 하나님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우리와는 거리가 한참 먼 분이시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하나님, 왜 기도 안 들어주십니까? 왜 내게는 이런 복을 주시지 않습니까? 이런 기도보다 하나님, 왜 나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르셨나요? 이런 질문이 정당한 질문이 되죠. 어떤 사람은 머리도 좋고 인물도 좋고 게다가 돈도 잘 벌고 그런데 나는 왜 이 모양으로 만드셨나요? 이건 하나님께 드리는 질문이 아닙니다. “하나님, 이 못난 나를 어디에 쓰시려고 만드셨나요?” 이게 정확한 질문입니다. “하나님, 왜 나를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만드셨나요?” 원망 아닙니다. 이런 나를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이 있구나라는 것을 믿고 부르는 찬송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도 바울의 진짜 의도는 다른 데 있습니다. 옹기장이는 마음에 안 들면 다 깨어버리지만 하나님도 마음에 안 드는 그릇을 보면 다 때려 부술까요? 22절 보실까요, ‘만일 하나님이 그의 진노를 보이시고 그의 능력을 알게 하고자 하사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을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시고’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 이게 뭐죠? 깨버려야 마땅할 그릇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옹기장이인데 이 그릇을 깨지 않고 어떻게 해요?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시고’입니다.

사도 바울이 이 부분을 길게 설명합니다. 10장 끝까지 갑니다. 어떤 토기장이도 깨려고 만드는 법은 없어요.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뭔가 부족해서 깨는 거예요. 실력 부족으로 깨는 거예요. 하나님은 실력이 부족하지 않아요. 하나님께서 멸망시키려고 만든 것은 아니에요. 능력 없는 토기장이는 많은 것을 깨버립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깨뜨리기 위해서 만드시지 않습니다. 설령 깨뜨려야 마땅한 것임에도 오래 참고 끝까지 견디시는 이상한 토기장이가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25절 보세요. ‘호세아의 글에도 이르기를 내가 내 백성 아닌 자를 내 백성이라, 사랑하지 아니한 자를 사랑한 자라 부르리라 너희는 내 백성이 아니라 한 그 곳에서 그들이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내 백성이 아닌 자’라는 뜻은 깨뜨려야 할 토기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토기를 깨지 않고 내 백성으로 부르겠다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가 10장 21절까지 갑니다. 21절을 보세요. ‘이스라엘에 대하여 이르되 순종하지 아니하고 거슬러 말하는 백성에게 내가 종일 내 손을 벌렸노라 하였느니라’ 끝까지 순종하지 않는 자기 백성들을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손을 벌리고 기다리고 계신다는 거예요.

9장 끝에서 10장까지 간략하게 요약하면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을 이 땅에 보내셨는데 그를 믿기만 하면 구원하겠다는 겁니다. 누구든지 이 진리를 깨닫고 하나님에게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신다는 겁니다.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다. 말을 바꾸면 토기장이가 진흙이 됐다는 거예요. 아, 토기장이가 어떻게 진흙이 돼요? 우리 생각으로는 될 수 없는 거잖아요. 하나님께서 사람이 됐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될 수 없는 일인데 하나님께서 그렇게 했다는 거예요.

사도 바울이 하나님을 토기장이로 말할 때는 절대적 주권을 가지신 그 분이 자기 마음대로 만들었다, 깼다, 이런 것이 아니라 깨어버려야 할 토기까지도 절대로 깨지 아니하고 끝까지, 끝까지 우리를 기다리셨다. 이렇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하나님은 깨어버려야 할 그릇도 깨지 아니하고 끔찍하게 사랑하셔서 자기 독생자를 희생시키면서까지 기다리고 계신다. 그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하나님을 안다고 말할 때에 두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 하나는 하나님의 능력이 어떤지 알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그런 능력의 하나님께서 정말 보잘 것 없는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다. 이걸 또 알아야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다는 것을 정말 안다면 우리의 성질조차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심판받아 마땅한 우리 인생들을 오래참고 아들을 희생시키시기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다. 하나님의 이런 사랑을 아는 우리 성도들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무엇일까요? ‘이런 나를 왜 사랑하셨나요?’가 아닐까요?

현실이 너무 답답할 겁니다. 이 세상에 사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잘 사는 사람이다 싶어도 자세 들여다보면 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 앞에 나와서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습니까? 라고 눈물 흘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우리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깨닫게 되면 그 앞에 아무런 불만도 아무런 불평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 수준이 되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힘이 생겨요.

인생이 어렵고 힘들긴 한데 그것을 쉽게 이겨나가게 될 겁니다. 그러면서 하나님 앞에 나와서 하나님, 나를 사랑하신 것 감사합니다. 이럴 수밖에 없죠. 인생의 모든 문제의 해결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배우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니 하나님 배우기를 힘 쓰시기 바랍니다. 인생의 많은 문제가 우리한테 달린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문제인 겁니다. 바로 그 하나님께서 불량품 토기마저도 깨뜨리지 아니하시고 끝까지 인내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그 분을 의지하고 바라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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