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만 센 줄 알았더니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유다 왕 여호야김이 위에 있은 지 삼년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그것을 에워쌌더니 주께서 유다 왕 여호야김과 하나님의 전 기구 얼마를 그의 손에 붙이시매 그가 그것을 가지고 시날 땅 자기 신의 묘에 이르러 그 신의 보고에 두었더라 왕이 환관장 아스부나스에게 명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왕족과 귀족의 몇 사람 곧 흠이 없고 아름다우며 모든 재주를 통달하며 지식이 구비하며 학문에 익숙하여 왕궁에 모실 만한 소년을 데려오게 하였고 그들에게 갈대아 사람의 학문과 방언을 가르치게 하였고 또 왕이 지정하여 자기의 진미와 자기의 마시는 포도주에서 그들의 날마다 쓸 것을 주어 삼 년을 기르게 하였으니 이는 그 후에 그들로 왕의 앞에 모셔 서게 하려 함이었더라 그들 중에 유다 자손 곧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가 있었더니 환관장이 그들의 이름을 고쳐 다니엘은 벨드사살이라 하고 하나냐는 사드락이라하고 미사엘은 메삭이라 하고 아사랴는 아벳느고라 하였더라 [개역, 다니엘 1:1~7]

성경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지명은 예루살렘입니다. 2번은 뭘까요? 갈릴리, 가나안, 이런 지명이 아주 많이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2번은 혹시 이스라엘이 아닐까 싶은데, 조사를 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인명으로도 쓰이고 지명으로도 쓰이거든요. 워낙 갯수가 많은데, 섞여 있어서 장담을 못하겠어요. 지명으로만 쳤을 때, 이스라엘이 2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많긴 많아요.

묘하게도 2번째로 많이 나오는 지명은 바벨론입니다. 예루살렘과 짝을 맞추다 보니까 바벨론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때 징계의 도구로 바벨론이 사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의미가 조금 더 발전돼서 악의 대명사로, 사탄의 상징으로 바벨론이 많이 쓰이게 된 거죠.

신약에서는 핍박자의 대명사로, 훗날 교회를 핍박하는 로마에 대한 상징으로도 쓰입니다. 계시록에 가면 사탄에 대한 상징, 하나님께서 심판하셔야 할 지명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성경에 바벨론이 많이 등장하지만, 예루살렘과 대비되는 이름으로, 그렇게 썩 좋은 의미로는 사용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다니엘서를 보다가 깜짝 놀란 것 중에 하나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아니하던, 끝까지 순종하지 아니하던 유대를 멸망시키는 데에 바벨론을 쓰셨지만, 그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존하고 그들이 지녀야 했던 하나님의 말씀을 보존하는 데도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쓰셨다는 것입니다.

바벨론이 군사력이 아주 막강해서 온 세상을 다 집어 삼키면서 결국은 유다도 멸망시켜 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군사력만 대단한 나라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다른 측면이 있더라는 겁니다. 운동 잘 하는 아이들, 씨름 잘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야! 힘 정말 세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까, 힘만 센 게 아니고 ‘공부도 아주 잘 하더라, 머리도 좋더라!’ 그렇게 되면, 사람을 다시 보게 되는 겁니다.

정 집사님이 공대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신다고 하길래,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습니다. 여기 있는 학생들이 지독한 공부벌레 아니겠습니까? 공부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 아닌가요? 그런 학생들이 모인 학교에서 악기 만지는 학생들을 모아서 오케스트라를 조직한다는 게, 제가 보기에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악기 하나 제대로 다루려면 1, 2년 갖고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공대 학생 하나가 나와서 피아노를 치는데 참 놀랍게 잘 치더라고요. 공부만 하는 줄 알았는데 피아노도 치네? 아, 이거 사람 다시 보게 되는 겁니다.

‘바벨론이 군사력이 세서, 세상을 다 점령했다’ 그건 아는 일인데 이스라엘을 보존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보존하는데 귀하게 사용된 것을 보고, 바벨론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겁니다. 본문을 통해서 이런 점을 살펴보기를 원합니다.

1절을 다시 보십시다, ‘유다 왕 여호야김이 위에 있은 지 삼년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그것을 에워쌌더니’라고 말합니다. 온 세상을 집어 삼키던 바벨론 왕이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그랬으면 그 다음엔 이스라엘이 멸망한 얘기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울 듯한데, 멸망한 이야기는 아직 나오지 않습니다. 역사적 배경이 조금 필요합니다.

‘유다 왕 여호야김이 위에 있은 지 삼년에’ 이 해는 이스라엘이 멸망하기 한 17-8년 전 이야깁니다. 당시에 세상을 재패하고 있던 나라는, 애굽과 바벨론인데 바벨론은, 그 당시 신흥강국입니다. 새롭게 나라가 일어나서, 애굽과 바벨론이 치열하게 세력 다툼을 하던 사이에, 그 한 가운데에 유다가 끼여 있습니다. 그래서 유다는 애굽파? 바벨론파? 이렇게 갈팡질팡하고 있는 겁니다.

새로 일어나는 강국 바벨론, 옛날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애굽, 어느 쪽에 붙어야 합니까? 조정은 애굽파, 바벨론파로 나뉘어서 왕을 볶아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파가 더 있었습니다. 애굽 파도 아니요, 바벨론 파도 아닌 다른 한 파, 이게 무슨 파죠? 그 파의 우두머리는 이사야, 예레미야 이런 사람들입니다. 무슨 파죠? 하나님파죠. 아무리 위태위태해도, ‘하나님만 의지하라’는 것이 이사야의 메시지고 예레미야의 메시지였지만, 잘 안 듣습니다. 결국 이 두 나라 사이를 왔다갔다, 갈팡질팡 하다가 망해버리는 거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여호야김의 아버지였던 왕이, 우리가 잘 아는 선한 왕 요시야입니다. 요아스는 친 바벨론 정책을 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애굽과 이스라엘의 북쪽에 있는 앗수르가 연합해서 지금 막 솟아오르는 바벨론하고 싸웁니다. 애굽의 바로 느고가 군대를 이끌고 이스라엘 옆을 통과해서 바벨론과 싸우러 올라가는 길을 요시야 왕이 막으려고 버티다가 오히려 그 전투에서 죽고 맙니다.

바로 느고는 북쪽으로 올라가서 바벨론과 싸웁니다. 그 싸움에서 애굽과 앗수르 연합군이 패배합니다. 앗수르는 그로 인해서 영원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로 느고가 후퇴하면서 유다를 칩니다. 여호아하스가 왕이 되어 있었는데 바로 느고가 내려오면서 이스라엘을 쳐서 왕을 잡아가 버립니다. 그래서 여호아하스는 재임기간이 석 달밖에 안 됩니다. 그런 다음에 다른 아들을 왕으로 세웠는데, 그 왕이 본문에 등장하는 여호야김입니다. 그러니 여호야김은 어쩔 수 없이 애굽에 종속되어 친 애굽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때, 바벨론이 쳐들어 오는 겁니다, 애굽에 붙어 있으니까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쳐들어 와서 성을 에워쌌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루살렘이 바벨론의 공격을 받아서 완전히 망해버렸더라, 그렇게 얘기가 끝났을 듯한데, 2절 보십시다. 그렇게 끝나지 않아요, ‘주께서 유다 왕 여호야김과 하나님의 전 기구 얼마를 그의 손에 붙이시매 그가 그것을 가지고 시날 땅 자기 신의 묘에 이르러 그 신의 보고에 두었더라’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앗수르를 멸망시킨 왕이, 유다, 이 조그마한 나라에 와서 예루살렘을 점령했다가 어쨌다고요? 2절의 주어를 잘 보세요, ‘주께서’. 그 다음에 주께서 느브갓네살에게 뭘 넘겼다고요? ‘주께서 유다 왕 여호야김과 하나님의 전 기구 얼마를 그의 손에 붙이시매’ 할 때, 중요하게 봐야 할 단어는 ‘얼마를’이라고 하는 단어입니다.

바벨론 왕이 예루살렘을 포위해서 결국은 점령을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주께서 얼마를 그의 손에 넘겼다고 말합니다. 다 넘긴 거 아니에요. 그랬더니 이 느부갓네살 왕이 그 얼마를 가지고 자기 땅에 돌아가서 거기다가 보관 해 두었더라고 하는 겁니다. 1절, 2절을 다시 연결하면 친 애굽정책을 펼치고 있는 유다를 징계하기 위해서 바벨론이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와서 예루살렘을 점령했습니다. 그랬는데 하나님께서 그에게 얼마를 주었더니 왕이 그걸 가지고 돌아갔더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유다의 불순종 때문에 선지자들을 많이 보냈습니다. ‘너희가 이러면 안 된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만 의지 해야 한다, 애굽도 아니요, 바벨론도 아니다’는 메시지를 많이 주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이사야이고, 예레미야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이 끝내 돌이키지 않으니 결국은 경고했던 말씀대로 바벨론이 침략해 왔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일정한 범위까지만 허용했지 그 이상은 허락하지 않으셨더라고 합니다.

“셋 만에 안 나오면 죽는다?!” 이러면서 “하나?”, “둘?” 그 다음은 뭐죠? ‘셋’ 아닙니다. 그 다음 “셋, 나와” 이건 참 모진 경우입니다. “하나”, “둘”, 그 다음에는? “둘 반?”, ‘둘 반’ 다음에는? 왜 ‘둘하고 반의 반’이 나옵니까? 웬만하면 안 때릴게, 그 말입니다. 웬만하면 안 죽일테니까, ‘둘 반?’, ‘둘하고 반의 반?’ 이럴 때, 나오란 얘깁니다.

하나님께서 바벨론 왕을 여기까지 끌고 와서 이스라엘을 칠 때는, ‘하나?’ 이 얘깁니다. 이 때, 이스라엘이 정신 차렸어야 해요. 정신 안 차리니까, 훗날 바벨론 왕이 또 쳐들어 옵니다. ‘둘?’ 그러다 결국, 세 번이나 바벨론 왕이 되돌아와서 유다는 완전히 망하게 되는 거죠. 바벨론 왕이 예루살렘을 점령했음에도 하나님께서 일부만 그의 손에 맡기셨더라는 것은 경고 ‘하나’ 하는 셈인데 이럴 때 돌아섰어야 합니다.

신앙적인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면 이렇지만 일반 역사가들이 볼 때는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이 때, 느부갓네살은 바벨론의 왕이 아니라 왕자였습니다. 예루살렘을 점령하기 전에 부왕이 돌아가셨다는 전갈이 옵니다. 그래서 느부갓네살이 급하게 돌아갑니다. 부왕이 돌아간지 21일 만에 왕 위에 오릅니다.

예루살렘에서 바벨론까지 군사를 이끌고 돌아가서 왕이 되는 절차를 생각해보세요, 21일이면 굉장히 급히 돌아간 것입니다. 사실은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완전히 없애버릴려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바로 이 급박한 상황이 생겨버렸기 때문에 일단은 놔두고 돌아가려고 하는 겁니다.

여호야김 왕에 대해서는 조금 추정이 필요합니다. 여호야김을 폐하지 아니하고, 짐작컨대 ‘너, 바벨론에 충성할거냐, 말거냐?’ 서약을 받고 왕을 그대로 둔 것 같습니다. 그런 다음 성전에 있는 그릇 얼마를 가지고 돌아간 거죠. 사실은 급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유다가 망하는 것을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 역사가는 그렇게 기록하고 성경의 기자는 ‘주께서 얼마만 느부갓네살에게 맡겼다’고 표현을 하는 겁니다.

역사를 어떻게 보느냐는 것은 그런 면에서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역사가 우연하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말하지만, 하나님의 손길을 의식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한 번의 경고를 준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겁니다. 후일담입니다만, 여호야김이 바벨론을 배반치 않았더라면 아마 느부갓네살이 다시 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애굽이 득세를 하니까, 또 애굽 쪽으로 기울어 버립니다.

느부갓네살이 군사를 이끌고 다시 들어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놀래서 왕을 폐위시켜 버리고, 다른 왕을 세웁니다. 여호야긴입니다. 그럼에도 느부갓네살이 침공해서 왕을 또 폐위시켜 버립니다. 그래서 여호야긴은 석 달밖에 왕노릇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다시 세운 왕이 시드기야, 마지막 왕입니다. 시드기야도, 바벨론에 붙었다 애굽에 붙었다가 결국에는 바벨론에 망해버리죠. 후일에 그렇게 되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 본문에서는 하나님께서 극히 일부만 느부갓네살에게 넘겨주었더라, 하나님께서 일 차로 그렇게 경고하셨더라는 겁니다.

느부갓네살 왕이 급하게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3, 4절을 보십시다, ‘왕이 환관장 아스부나스에게 명하여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왕족과 귀족의 몇 사람 곧 흠이 없고 아름다우며 모든 재주를 통달하며 지식이 구비하며 학문에 익숙하여 왕궁에 모실 만한 소년을 데려오게 하였고 그들에게 갈대아 사람의 학문과 방언을 가르치게 하였고’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이스라엘에 있는 쓸만한 인재들을 데리고 갔다는 겁니다. 그렇게 경황없이, 급하게 귀국해 가면서도 쓸만한 인재 얼마를 잡아간 겁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왕자나 귀족들, 지도층에 있는 사람이 인질로 잡혀가는 것이 보통인데, 느부갓네살 왕은 이들을 교육을 잘 시켜서 왕궁에 세울 작정으로 데려간 겁니다. 이것이 바벨론의 특이한 점 중에 하나입니다. 점령한 적국에서도 쓸만한 인재 같으면 뽑아다가 교육을 시켜서 중용하려는 것입니다. 다니엘을 보셔요, 총리까지 올라가지 않습니까? 인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부갓네살은 알았던 것 같습니다. 군사력만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인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벨론이 하나님의 손에 들려서 귀중한 부분을 담당하게 된 것은 바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던 점입니다. 다니엘과 그 친구들이 포로로 잡혀가서 나중에 정말 고급 관리가 됩니다. 세월이 좀 지나서 바벨론이 다시 유다를 침략했을 때는 많은 포로를 잡아갑니다. 마지막 3차 때는 눈 똑바로 박혔다 싶은 사람은 다 잡아갔습니다. 그 포로들이 먼 곳까지 잡혀가서 보니 동족이 바벨론의 높은 관리가 되어 있더라,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죽을지 살지도 모르고, 앞날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먼저 잡혀갔던 우리 동족들이 아주 높은 관리가 되어 있더라?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을까요?

그렇게 데려가서, 5절 봅시다, ‘또 왕이 지정하여 자기의 진미와 자기의 마시는 포도주에서 그들의 날마다 쓸 것을 주어 삼 년을 기르게 하였으니 이는 그 후에 그들로 왕의 앞에 모셔 서게 하려 함이었더라’ 포로로 잡아온 인재들에게 3년간, 먹고 마실 것 다 줘서, 공부하게 해서 왕을 보좌하는 높은 관리로 쓸려고 하더라, 그런 얘기잖아요. 요즘 말로 하면 시골의 실력있는 아이를 데려다가 3년 동안 먹이고 입히고 의식주 다 제공하고, 학비 다 대주면서 키우는 겁니다.

어떤 변호사가 그런 얘기를 해요. 고시공부는 해야 되겠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교회가 고시공부 끝날 때까지 먹고 자고 학비 댈 것 다 대줘서 결국은 변호사가 되었더라고요. 쉬운 이야기 아닙니다. 그런데 포로로 잡아온 녀석들을 어떻게 이렇게 다 먹여가면서, 엄청난 경비를 들여가면서 그 높은 관리로 쓰느냐는 얘깁니다. 포로로 잡아온 사람들을 높은 자리에 올리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혹시 이 사람들 때문에 바벨론이 일찍 망한 거 아닐까요? 바벨론은 실제로 150년 만에 망해버립니다.

911 테러 때, 비행기 몰고 돌진했던 사람들이 비행기 조종하는 기술을 미국에서 배웠답니다. 이것이 부작용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미국이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세계의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다 미국으로 모여들어서 공부를 하는 겁니다. 심한 경우에, 장학금 줘 가면서 외국 아이들을 불러다가 공부를 시킵니다. 이런 부작용이 혹 있지만, 거기서 공부한 인재들이 돌아가서 자기 나라에 아주 고위직에 올라가 있을 때 미국을 향해 칼을 빼들 확률보다는 미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겁니다.

바벨론도 이렇게 데려온 인재들 때문에 그렇게 쉽게 멸망한 건 아닙니다. 다니엘이나 그 친구들이 고위직에 올라가 있었는데, 그들이 바벨론에 위험한 요소였습니까? 실제로 바벨론이 멸망한 것은, 데려와서 잘 키운 이 사람들 때문이 아니고 왕이 어리석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나라에서는 이 나라를 지켜나갈 인재들을 키우기 위해서 돈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육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등 장교 키우는데 돈 많이 들어가죠? 특히, 비행기 조종사 키우는 데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갑니다. 이런 사람들을 잘 키워놓아야 국방이 튼튼해질 거 아닙니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인재들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나라의 장래가 거기에 달려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우리는 천연자원이 부족하니까 인재들을 잘 키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유능한 인재 한 사람이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 수천명을 먹여 살립니다. 그런 면에서 정말 유능한 인재가 의사 되고, 변호사 되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어요. 의사, 변호사가 중요한 일이죠, 그러나 많은 백성들을 먹여 살릴 인재가 의사나 변호사로만 몰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에요. 이공계 쪽으로 많이 가야 한답니다. 그래야, 거기서 연구하고 연구한 업적 가지고 잘 하면 수백 수천명도 먹여 살릴 수 있는 거죠.

사람 키우는 게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과거에 장학금 제도는 가난하지만, 머리가 우수한 아이들을 공부를 시켜 훌륭한 인재로 만들어 썼습니다. 오늘날 많은 장학금 제도는 구제 사업 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해야죠. 그렇지만 가난하지만, 뛰어난 두뇌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이 일도 결단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다. 국가가 인재를 그렇게 키우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어둡습니다.

제가 장황하게 국가를 염려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의 장래를 생각해 보자는 얘깁니다. 교회도 동일합니다. 교회의 장래를 생각하면 사람을 키워야 합니다. 특별히 목사를 키워야 합니다. 참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가 교회 재정을 목사를 키우는데 별로 안 씁니다. 제가 신대원에 가서 젊은 교수들 몇몇을 보면서 참 놀랐습니다. 저렇게 젊은 분들인데 언제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해서 멋진 강의를 하고 훌륭한 교수 노릇을 하고 있는가 참 궁금했었는데, 물어봤더니 서울의 몇몇 교회들이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생활비 전액을 지원해서 유학을 시킨 겁니다.

수년 동안 그렇게 유학을 시켜왔는데, 담임목사보다도 그렇게 유학 시키는 비용이 더 들어갑니다. 그런데도 교회들이 그런 일을 해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자랑스럽더라고요. 그렇게 공부하고 키워가지고, 교단에 아주 유능한 교수로 쓰임받고 있는 거죠. 교회가 목사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해야겠는가 꼭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한 대부분의 교회들은 목사 키울 생각 안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좀 저속한 표현이지만, 사오면 되잖아요? 사와서도 안 키웁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하루 종일 심방 쫓아다니고, 설교 준비할 겨를이 없답니다. 신대원에 가면 성경 다 배워온다고 생각하세요? 성경을 많이 볼 겨를도 없고, 성경을 그렇게 많이 배우는 것도 아닙니다. 졸업하면 성경 공부할 겨를이 그렇게 많이 있을 것 같습니까? 아니요!

저도 신대원 졸업하면 이것저것 해야겠다고 준비했던 것들이 더러 있습니다만 거의 포기 상태입니다. 그나만 성경책 하나 붙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교회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을 합니다. 신학교 졸업하고 여유가 조금 생기면 이것저것 공부해야겠다고 벼르던 것 중에, 많은 것들을 그냥 미뤄놓고 있습니다.

목사를 데려와서도, 정말 성경 말씀에 몰두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을 교회들이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세월 지나 담임 목사 되면?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교회당 건물을 아무리 잘 지어놔도 성도들을 잘 돌볼 수 있는 목사가 없다면 사상누각입니다. 당장 이동에 한번 보셔요. 새로 지은 교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새로 지은 건물, 깨끗하게 잘 지어놨으니 다들 잘 되어가고 있죠? 큰 교회들은 교회를 몇 개 세웠다, 이런 게 자랑하고 싶은가 봐요. 개척교회를 몇 개 했다고 말할 때, 땅 사서 교회당 지은 걸로 끝냅니다. 교회 몇 개 세웠다, 그렇게 자랑하고 싶은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조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이 이 교회에 오실 때, 뭘 보고 오셨는지 한 번 생각해 보셔요. 건물 보고 오셨습니까? 이 한 쪽 구석에, 허름한 건물에 왜 오셨냔 말이에요? 교회는, 건물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목사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목사를 키워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어떤 사람이 목사가 됩니까? 정말 목사가 되어야 할 사람만 신학교에 갑니까? 남의 얘기 그만 두고, 우리 얘기 합시다. 여러분, 장차 이 교회를 이끌어 갈 목사를 어떻게 구해 올랍니까? 그냥, ‘담임 목사 구합니다’ 라고 광고내면 해결됩니까? 아마, 광고 내면 이력서가 많이 들어올 겁니다. 그거 보고 고르면 되죠?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이 교회 와서 목회를 잘 할 수 있는 유능한 목사님은 이 교회에 이력서 안 낼 겁니다. 그런 분은 어딘가에서 목회를 잘 하고 있습니다. 이력서가 많이 쌓이겠지만, 정말 이력서 냈으면 싶은 분들이 이력서 안 낼 가능성들이 훨씬 많은 겁니다. 이 포항 골짜기에 뭐하러 오겠습니까? 무슨 좋은 점이 있어서요? 한 번쯤은 생각을 꼭 좀 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목사 노릇을 잘 할 수 있는 신실한 사람을 교회가 밀어서 목사를 만들고, 그 분이 훗날 또 교회를 맡아서 해 나갈 수 있도록 해보세요.

우리 한국에 북한 선교를 꿈꾸는 교회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준비합니다. 뭘 준비합니까? 통일만 되면 북한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준비를 많이 하죠?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뭐만 준비하는지 아시죠? 돈만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럼 통일만 되면 북한에 쫓아가서, 뭘 하겠단 얘기죠? 뻔하잖아요? 땅 사고, 건물 짓고 그 다음에 경제적으로 지원을 하겠지요. 그런데 여러분, 교회가 그게 아니잖아요? 거기에 당장 뛰어가서, 정말 말씀을 정확하게 잘 가르칠 수 있는 목사를 키워야한단 얘깁니다. 그걸 준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지요.

군사력이 막강해서 온 세상을 집어 삼켰던 바벨론이, 점령지의 인재를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이런 바벨론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보존하셨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다니엘이 총리직에 있으면서 어느 날, 문득 깨닫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해내시려고 하셨던, 우리가 여기서 포로 생활을 하긴 하겠지만 언젠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내실 거라고 하셨던 기한이 찼구나’. 뭘 하다가 그걸 깨닫게 되죠?

총리였던 다니엘이 예레미야의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예레미야가 ‘이제는 할 수 없다, 이미 하나님께서 작정하셔서 우리를 포로를 끌어가겠다고 하셨으니, 가서 집 짓고 결혼하고 잘 살아라, 70년은 채워야 한다.’ 그 얘기를 끌려가기 전에 했습니다. 다니엘이 그 책을 읽고 있었다는 겁니다. 인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바벨론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있었다는 얘깁니다.

그 바벨론에서 훗날, 에스라가 등장하잖아요? 에스라를 가리켜서 모세의 율법에 익숙한 학사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곳이 없더라면, 에스라가 거기서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에 그렇게 익숙한 사람이 되었겠습니까? 이렇게 말씀에 익숙한 자가 나왔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보존이 되어 있었고, 말씀을 가르치는 기관이 있었다는 겁니다. 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학문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겁니다.

추정이긴 하지만, 훗날, 예수님 때에 그 동방의 박사들이 찾아옵니다. 그 동방이 어디인가도 좀 분명하지 않습니다만, 최소한도로 바벨론이나 이쪽 지역으로 봐야겠죠? 거기에 있는 이방의 박사들이 이 땅에 메시야가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었느냐는 말입니다. 추정이긴 하지만, 유대인들이 읽고 있었던 성경이 있었다는 얘깁니다. 알만한 사람들은 유대인이 보던 이 성경을 보고 있었단 뜻입니다. 포로로 잡혀가 있는 동안에 하나님의 말씀이 이들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당연한 것 같아 보입니까?

처음에 말씀 드렸던 요시야 시대를 생각해 보셔요. 성전을 수리하다가 성전 벽 속에 감추어진 책을 하나 발견을 해냈습니다. 요시야가 그런 책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이 성전 벽 속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요시야, 그 선한 왕이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보존되고 있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그 일과 비교해 본다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익숙해 있었다는 것은 바벨론에 그런 정책 때문에, 오히려 거기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보존되어 있었다는 얘기지요.

하나님은 바벨론을 들어서 이스라엘을 징계하는 도구로 쓰셨습니다만, 또 한 편으로는 말씀을 보존하는 역할을 바벨론에게 맡기셨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이 참 중요합니다. 국가를 이끌어 나가는 데도 이런 인재가 중요하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당시에는 그랬다치고 이제는 우리 자신에게로 눈을 돌립시다. 우리 자신이 이런 인재가 되어서 훗날 귀하게 사용 받을 준비를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주 말씀 드립니다만, 직장 생활하는 남자 분들이 너무 바쁘다는 것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배우는 일에 절대 게을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남편이 정 바빠서 안 되면 부인이라도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놓으면 훗날, 남편이 살림 살고 부인이 열심히 말씀 전하는 날이 올 겁니다. 그 좋은 모범이 초대 교회 때 볼 수 있었잖아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누가 남편입니까? 아굴라가 남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2천년 전, 우리보다 더 하면 더 했지 절대로 덜 하지 않았던 그 시대에 이스라엘에서 부인 이름이 먼저 나옵니까? 아굴라는 열심히 돈을 벌었을 겁니다. 쓰기는 부인이 열심히 썼을 겁니다. 바울을 도와서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가르치는 데에 썼겠지요? 이 부부가 사도와 버금가는 아볼로를 가르쳤다는 사실 아시죠? 두 사람 중에 누가 가르쳤겠습니까? 아마 부인이 가르쳤을 가능성이 많아요.

훗날, 남편이 그 동안에 일만 열심히 했으니 집안 살림 살고 부인이 말씀을 가르치는 그런 시대가 분명히 올 겁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준비하는 자를 들어서 사용하시기 때문에 준비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의 이웃들 중에 안 믿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붙들고 돌봐주고 놀아주고, 함께 즐겁게 지내면서 틈틈이 말씀을 제대로 증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셔야 합니다.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안 믿는 사람들을 “교회에서 공부하는데 같이 가서 성경 배웁시다” 이러면 참 나오기 어렵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붙들고 집에서, 아니면 여유 있는 시간에 함께 놀면서 말씀을 가르칠 수 있을만한 능력을 갖추시기를 바랍니다.

바벨론이 군사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심판에 도구로도 쓰였지만 인재를 소중하게 여겼던 것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보존하는 온실과 같은 역할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다. 힘도 센데다가, 머리까지 뛰어나면 금상첨화죠? 운동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공부도 잘 하네? 그러면 다시 보게 되잖아요? 자, 이제 여러분들은 회사 일에 유능하다더니 전도도 잘하네?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직장일로 외국에 나갈 일이 있을 겁니다. 직장일로 칭찬받는 분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유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직장일만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성경도 잘 가르치네? 하나님이 더욱 기뻐하실 일이고, 앞으로 그런 기회들이 많이 있게 될 것입니다. 회사에서든 학교에서든 어디서든지 자기 맡은 일에 능력있는 여러분이 되기 바랍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능력이 더 뛰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거듭 말씀 드립니다만, 하나님께서는 준비하고 애쓰는 자를 들어서 쓰십니다. 아무런 준비도 안 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하나님이 기회 주시면 할 수 있겠지? 어림도 없습니다. 준비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이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는 것 아닐까요? 베드로가 떠날 때가 돼서 신신당부하는 것이 ‘내가 떠난 후에도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꼭 생각나게 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당부도 그러하고 바울의 당부도 그러합니다. 연세 조금 더 드시면, 은퇴하고도 몇 십 년을 더 사셔야 하는데 뭐하고 사시렵니까? 은퇴하고 난 이후에 시간 많습니다. 말씀 가르칠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여생을 얼마나 복되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그 때 가서 될 일이 아닙니다. 부디, 말씀을 소중하게 여기셔서 말씀의 실력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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