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무르라고?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보아스가 성문에 올라가서 거기 앉았더니 마침 보아스의 말하던 기업 무를 자가 지나는지라 보아스가 그에게 이르되 아무여 이리로 와서 앉으라 그가 와서 앉으매 보아스가 성읍 장로 십 인을 청하여 가로되 당신들은 여기 앉으라 그들이 앉으매 보아스가 그 기업 무를 자에게 이르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나오미가 우리 형제 엘리멜렉의 소유지를 관할하므로 내가 여기 앉은 자들과 내 백성의 장로들 앞에서 그것을 사라고 네게 고하여 알게 하려 하였노라 네가 무르려면 무르려니와 네가 무르지 아니하려거든 내게 고하여 알게 하라 네 다음은 나요 그 외에는 무를 자가 없느니라 그가 가로되 내가 무르리라 보아스가 가로되 네가 나오미의 손에서 그 밭을 사는 날에 곧 죽은 자의 아내 모압 여인 룻에게서 사서 그 죽은 자의 기업을 그 이름으로 잇게 하여야 할찌니라 그 기업 무를 자가 가로되 나는 내 기업에 손해가 있을까 하여 나를 위하여 무르지 못하노니 나의 무를 권리를 네가 취하라 나는 무르지 못하겠노라 옛적 이스라엘 중에 모든 것을 무르거나 교환하는 일을 확정하기 위하여 사람이 신을 벗어 그 이웃에게 주더니 이것이 이스라엘의 증명하는 전례가 된지라 이에 그 기업 무를 자가 보아스에게 이르되 네가 너를 위하여 사라 하고 그 신을 벗는지라 보아스가 장로들과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내가 엘리멜렉과 기룐과 말론에게 있던 모든 것을 나오미의 손에서 산 일에 너희가 오늘날 증인이 되었고 또 말론의 아내 모압 여인 룻을 사서 나의 아내로 취하고 그 죽은 자의 기업을 그 이름으로 잇게 하여 그 이름이 그 형제 중과 그곳 성문에서 끊어지지 않게 함에 너희가 오늘날 증인이 되었느니라 성문에 있는 모든 백성과 장로들이 가로되 우리가 증인이 되노니 여호와께서 네 집에 들어가는 여인으로 이스라엘 집을 세운 라헬, 레아 두 사람과 같게 하시고 너로 에브랏에서 유력하고 베들레헴에서 유명케 하시기를 원하며 여호와께서 이 소년 여자로 네게 후사를 주사 네 집으로 다말이 유다에게 낳아준 베레스의 집과 같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개역, 룻기 4:1~12]

설교시간에 적합한 말씀은 아닙니다만, 네 글자로 된 사자성어 중에서 ‘낙장불입’이란 말을 아십니까? 웃는 분은 아시는 분입니다. 화투칠 때 쓰는 말입니다. 화투짝을 잘못 냈을 경우에, 도로 가져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하는 말입니다.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해도 “낙장불입” 그러면 못 가져갑니다. 어떻게 만지다가 뚝 떨어졌습니다. 그것도 ‘낙장불입’ 입니다. 일단 한번 떨어졌으면 못 가져갑니다. 화투치는 일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 거기에도 룰이, 대단한 룰입니다. 안 된다고 하는데도 “실수다, 물리자” 자꾸 그러면 같이 안 놀려고 합니다. 왕따 당하기 십상입니다. 별로 안 좋은 버릇이란 얘기지요.

비슷한 ‘일수불퇴’는 아십니까? 장기나 바둑 두는 사람들이 한 수 무르자고 할 때 거절하는 말입니다. “잘못 놨는데, 딱 한 수만 무르자” 그럴 때, “일수불퇴” 이러면 못 물립니다. 물리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상대방 말을 잡으려고 내 말을 건드리면, 상대방이 자기 말을 싹 치워버리는 수가 있는데 그래서 그런 짓을 못하게 하려고, 자기 말부터 만지는 게 아니고, 따 먹을 상대방 말부터 싹 집어내고 다음에 자기 말을 움직입니다. 그러면 물리기가 좀 어려워지죠. 노는 일인데도 함부로 물리는 게 아닙니다. 물리자는 말은 절대 하지 마세요, 안 물려줍니다. 물리자고 하면 괜스레 사람만 추해집니다. 그러지 마세요.

국회에는, ‘일사부재의의 원칙’이 있습니다. 회기 중에 부결되었던 안건을 다시 내놓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사법부에 가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있습니다. 한 번 확장 판결 낸 것에 대하여는 다시 재판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원칙 때문에 재밌는 영화가 한 편 만들어졌어요.

어떤 부인이 억울하게, 남편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보니 이 남편이 살아있어요. 남편이 꾸민 짓이었다는 것을 감옥에서 알게 됩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석방되어 나옵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중요한 걸 배우고 나옵니다. 남편을 죽인 죄로 형을 살았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그 남편을 죽인다 해도 죄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이 부인이 이름도 바꾸고 사는 곳도 바꾸어서 잘 살고 있는 남편에게 총을 들고 나타나는 거죠. 그 앞에서 그럽니다. “내가 당신을 죽여도 난 죄가 없다. 재판을 할 수가 없는 거다.” 그 영화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어쨌든 사람이 만든 법에도 ‘한 번 확정 판결이 났고 형을 살았으면 다시 재판할 수 없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사람이 한 번 결정한 것도, 그것이 사소한 놀이에서든, 국가 권력에서든 그렇게 함부로 바꾸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한 번 결정한 건 어떻게 될까요? 사람들이 놀이하면서도 못 무르고, 무르면 사람이 그렇게 추해지는데, 하나님께서, 저 높고 높으신 하나님께서 한 말씀 하셨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절대로 변경할 수 없어야 정상이죠? 누가 어떻게 영향을 끼쳐서 하나님께서 한 번 말씀하신 걸 바꿀 수가 있겠느냔 말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말을 바꾸셔서 물렸다고 친다면, 거기에 얼마만큼 큰 사연이 있기에 그렇게 하셨겠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무른다’란 말입니다. 잘 아시는 내용이지만, 조금 설명을 해놓고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룻의 이야기를 아주 먼 옛날 이야기로 생각하지 마시고, 오늘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각색을 해보세요. 한국에서 살기가 어려워지자 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이민 가서, 남편도 죽고, 아들과 딸이 다 죽었습니다. 재산 다 털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며느리 한 사람을 데리고 돌아옵니다. 어느 나라로 갔다가 돌아오는 걸로 칠까요? 일본쯤 갔다 왔다고 칩시다.

아무런 소망도 없는 늙은 시어머니를 따라서 젊은 일본인 며느리가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그 며느리가 여러분 옆집에 산다면 어떻게 대하시겠어요? 그 두 분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어떻게든 살아가겠지요. 특히, 오늘날 같으면 그래도 먹고 살 길이 많이 있습니다. 그 옛날에, 일거리가 그리 많지 않던 그 시절에, 아무런 소망도 없는 늙은 시어머니하고 그것도 천대받던 외국인 며느리가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할 수 있는 것이 ‘이삭줍기’ 외에는 없었을 듯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만만하게 보고, 집적거렸을는지도 충분히 상상이 가는 일입니다. 더 이상 희망도 없는 홀로 된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이 외국인 젊은 과부, 오늘 같으면 그래도 희망이 조금 있지만 그 옛날에는 도무지 희망이 없는 두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젊은 과부를 통해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겁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외국인 며느리가, 결국은 다윗 왕의 외조모가 되는 거죠. 남편 될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해서 후손이 태어나고, 그 후손 가운데 위대한 다윗 왕이 태어났느냐는 겁니다.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은,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할 법적 장치가 이스라엘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르기 제도’입니다. 그 제도를 원어를 따서 부를 때는 ‘고엘’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사람이 자식이 없이 죽게 되면 가까운 형제나, 가장 가까운 친족이 남아있는 여인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는 죽은 사람의 대를 잇게 하는 제도입니다. 죽은 사람의 대를 이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재산까지도 전부 회복 시켜줘야 하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팔아먹고 남의 손에 다 넘어간 재산도 다른 사람이, 즉 친족이나 형제가 그걸 사서 원래 주인의 이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신명기 25장에 이 제도에 대해 구체적이 내용이 나옵니다. 그렇게 의무를 감당해야 할 사람이 만약에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신발을 벗기고 침을 뱉으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신 벗기운 자’라고 불렀습니다. 내용상으로는, ‘인간 이하’라는 뜻입니다. 신명기에서 그런 법을 제정했습니다마는, 사사기는 훨씬 후대의 일입니다. 내용이 약간 달라지긴 합니다.

어쨌든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소망이 전혀 없는 나오미와 룻에게도 이런 의무를 감당해야 할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을 가리켜서 ‘룻기서’에는 ‘기업 무를 자’라고 표현합니다. 기업 무를 자가 있었는데 보아스가 이 사람에게 “당신이 그 의무를 해야 된다.”고 말했을 때, 이 사람이 가만히 계산을 해보니 자기 재산에 손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그 권리를 포기해 버립니다. 포기하면서 신을 벗어서 보아스를 주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권리를 당신에게 인계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보아스가 그 사람의 권리를 이어 받아서 룻을 ‘사서’라고 말하죠? 회복시키는데 경비를 많이 들였다는 뜻입니다. 룻을 사고, 땅도 다 사서, 결국은 대를 이어가도록 해준 겁니다.

누가 이런 제도를 이스라엘에 만들어 줬습니까? ‘고엘 제도’, 이름도 참 좋습니다마는 다른 말로 하면, ‘물려주는 제도’입니다. 누가 이런 제도를 이스라엘에 만들어 주셨습니까? 하나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무르는 행위가 사람들 사이에서도, 절대로 보기 좋은 게 아니잖아요? 자꾸 무르자는 사람은 추해집니다. 그런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아예 법적으로 무를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두셨습니다. 언제 그런 제도를 주셨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너희는 내 백성이다, 그래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많은 법을 주셨습니다. 그 속에 이 법이 들어 있었습니다.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이 법을 지켜야 한다고 주셨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이런 법을 주셨겠어요?

시내 산에서 무르기 제도를 허락하셨는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이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본을 보이셨습니다. 시내산에서 주신 그 제도는 어떻게 본다면 복사본입니다. 원본이 따로 있어요. 원본은, 아담이 범죄했을 때 하나님께서 단칼에 말씀대로 시행하지 아니하시고 무르셨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따먹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녕 죽으리라’고 했으니, 그 순간에 죽어야죠? 그리고 이야기는 끝나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거기서 끝내지 않으셨습니다.

대통령도 말을 자꾸 바꾸면 권위가 무척 떨어집니다. 여러분, 잘 아시잖아요? 지금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그 얼마 안 되는 기간 중에, 그 밑의 사람이었든 어쨌든 말이 몇 번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국회의원 수가 주루룩 떨어집니다. 대통령의 왔다갔다한 한 마디 말씀도 이렇게 큰 변화를 초래하는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말을 이랬다, 저랬다 할 수 있겠습니까?

다니엘서에 보면, 메대바사의 ‘변치 아니하는 규례’라는 말이 몇 번 나옵니다. 바벨론의 규례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바벨론의 규례는 왕이 제멋대로 하는 경향이 조금 있습니다. 왕이 어떤 규례를 선포했다가, 마음에 안 들면 마음대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메대바사에서는 한번 어인이 찍혀서 발표가 되면 왕도 그걸 못 고쳤습니다. ‘30일 동안 다른 곳에 기도하거나 절하는 자가 있으면 사자 굴에 던져 넣으리라’고 공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다니엘이 걸려든 거예요. 그 때 왕이 눈치를 챘습니다. ‘아! 이 자들이 법을 만들자고 했던 것이, 바로 다니엘을 옭아 넣기 위함이었구나!’ 왕이 그제야 깨닫고 후회를 했지만, 신하들이 그렇게 말합니다. “메대바사의 변개치 아니하는 규례는 왕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왕이 마음대로 못합니다. 결국 다니엘을 사자 굴에 던져 넣고 밤새도록 식음을 전폐하고 끙끙 앓습니다. 메대바사의 왕은 자기 스스로 공포한 법에 대해서도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그렇게 함부로 바꾸지 않아야, 나라든 뭐든 제대로 됩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대만은 비교적 깨끗한 나라라고 합니다. 뇌물이나 부정한 방법이 그리 잘 통하지 않는 나라라고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마는, 그게 그냥 그렇게 된 게 아닙니다. 정확하게 사건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옛날 대만에 장총통이 부정부패에 연루된 자기 며느리를 처형해버렸습니다. 위에서 원칙을 분명하게 적용해서 실천해 나가버리면 그 밑에는 깨끗해집니다. 우리나라는 어때요? 법은 엄격하게 만들어 놓고도, 처음에는 크게 일을 벌일 것 같이 해놓고, 얼마쯤 가보면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이러니까 맑아지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경우에도 그렇고, 우리끼리 노는 일에도 그렇겠지만 한 번 세워 놓은 원칙은 확실하게 지켜나가야 혼란이 적은 겁니다. 그런데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안 죽었단 말이에요. 죽기는커녕 어떻게든 이들을 살리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물리고 싶었단 얘깁니다.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고 계셔야 할 하나님께서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허무는 일을 하신 겁니다.

그러다 보니, 유일한 독생자이셨던 예수께서 그 값을 대신 치르게 되어버린 거죠? 이걸 대신 속전을 냈다는 뜻에서 ‘대속’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무르는 값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범죄한 인간을 살리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너무나 큰 값을 지불 하셨습니다. 무르는 값 치고는 어마어마하게 큰 값을 지불하시고 하나님께서 말씀을 바꾸셨습니다. ‘정녕 죽으리라’ 했지만, 내 아들이 치르는 값을 믿는 자는 살려주겠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무르기의 원조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왜 그러셨을까요? 왜 하나님께서 한 번 하신 말씀을 그대로 시행치 못하고 말을 바꾸셨을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딱 한 마디 할 수 있는 것은 ‘사랑’ 때문이라는 거죠.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러셨다’는 것 외에는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왜 그렇게 사랑하는데요? 여러분, 사랑하는 사람을 붙들고 한 번 물어보셔요, 왜 날 사랑하는지? “이런 것 이런 것 때문에 그렇지요”라고 하면, 그 사랑은 조금 흠이 있다고 봐야 되겠지요? 사랑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요? 어쩌면 그게 진짜 사랑일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면 범죄한 아담과 하와를 위시하여 모든 것을 싹 없애버리시고 말씀으로 다시 창조하면 간단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독생자를 희생시키는 고통을 겪지 않으셔도 됐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으셨을까요? 사람을 귀하게 창조하셨기 때문에, 한꺼번에 그냥 쓸어버리고 다시 만들고, 이럴 수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그렇게 귀하게 창조하셨고 귀하게 여기셨기 때문에 마음대로 그렇게 하실 수가 없었더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이런 마음을 우린 알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우리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는,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것 밖에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도무지 말을 듣지 않는 자식을 기르는 부모를 보면 조금 이해가 될 듯합니다. 자식이 자식 같지가 않아요, 철천지 원수같이 놉니다. 그런데 부모가 그 자식을 어떻게 합니까? 흔히 하는 말이 있죠? ‘죽이지도 못하고, 살리지도 못하고’ 뭣 때문에 그렇습니까?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죠?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습니다. 부모가 약해서 그렇습니까? 사랑하는 것, 이거 무서운 겁니다. 사랑 때문에 아무리 자식이 미워도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어쩌면, 우린 이런 일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부모가 자녀 때문에 당하는 수 많은 고통, 아픔, 자녀를 낳은 다음에 키우면서, 이 자녀 때문에 당하는 마음의 여러 가지 아픔은 언제 끝납니까? 죽어야 끝납니다. 살아있을 동안에 걱정이 사라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죄 중에 제일 큰 죄가 ‘낳은 죄’입니다. 그거 뻔히 알면서도 자식 잘 낳습니다. 낳은 죄가 그렇게 무섭다는데요?

결국,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 뭐 새삼스럽게 다시 사랑하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혹시 젊은이들이 사랑 할 때, 정말 대상을 잘 골라야 합니다. 여기도 그런 분 많이 계실 거라 생각해요. 한 번 사랑 잘못한 채로, 평생 고생들 하고 계시죠? 그렇습니까? 그 사랑, 참 무서운 죄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셔야 합니다. 자녀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쉽지가 않습니다.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사는 사람도 자식 앞에서 원칙이 무너질 때가 참 많습니다. 자식 앞에서 그 원칙이 허물어지지 아니하고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사람, 정말 독종 중의 독종일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왜 아담과 하와에게 그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셨느냐? ‘사랑’ 때문입니다. 그것을 창세기에서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 코가 있고, 귀가 있고, 손발이 어떻고, 이런 얘기들은 옳은 얘기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정말 특별한 관계로 만드셨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창조주와 피조물’, ‘주인과 종’ 이런 표현도 있지만, 더 많이 나오는 표현이 부자지간입니다. 이건 끊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부부관계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부부관계는 끊을 수 있는 관계입니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끊어질 수 있는 관계처럼 생각하는 모양인데, 하나님은 부부관계를 끊어질 수 있는 관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호세아 보세요. 남편과 아이를 다 버려놓고, 간부를 따라가서 결국은 팔려간 아내를 몸값을 짊어지고 찾아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이 말하는 부부관계는 이런 관계입니다.

때로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연인관계로 표현하기도 하고, 친구관계로도 표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나니’라고 말씀하시고, 그 분은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누가 내게서 뺏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버리노라’고 하시고,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친구를 위하여! 그 친구가 누굽니까? 바로 오늘날 우리를 가리키는 겁니다. 우리를 향하여 ‘하나님과 우리는 이런 관계다’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관심을 두고, 특별한 관계 속에서 우리를 만드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범죄했을 때 단칼에 끝내지 못하시고, 하나님께서 자신이 오히려, 그 모진 아픔을 겪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이렇게 끔찍하게 사랑하셔서,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동물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사람은 동물과 같은 존재는 절대로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천지 만물을 창조 하시고 그 가운데, 그 수 많은 동물들 가운데 사람을 사랑하셨을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사랑하려고 사람을 따로 만드셨을까요? 창세기를 유심히 보세요. 많은 동물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사람이 아니고 사람은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려고 특별하게 만든 존재입니다. 만약에 하나님께서 ‘많은 동물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그렇게 사랑하게 되었다’ 이러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 놓고 보니까, ‘아 이게 좋네?’ 그래서 특별히 이것을 더 사랑하고, 다른 것은 덜 사랑하고... 이럴 수 없는 분입니다.

전지전능하신 분이란, 모든 것을 작정하신 대로 이루어 가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전 창세기 1장을 ‘천지창조’라고 이야기 하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창세기 1장이 천지창조입니까? 그러면 주인이 천지가 되죠. 잘 보셔요. 뭘 자세히 언급하고 계시는가? 사람을 창조하셨는데 이 사람을 위해서 여러 가지들을 창조하시고, 나중에 결론적으로 사람을 창조하셔서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보시고, 정말 좋았더라고 말씀하고 계시잖아요? 창조의 핵심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창세기 1장을 굳이 제목을 붙인다면, ‘천지창조’라기보다는 ‘사람창조’가 맞습니다.

그것을 설명하느라고 가끔 개집 만드는 얘기를 했는데요, 아버지가 어느 날, 나무를 사오고 마당에서 하루 종일 톱질하고 못질하더니, 조그마한 집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개를 한 마리 사다가 넣었어요. 이 집 아이가 다른 데에 가서 뭐라고 자랑합니까? “우리 아버지가 오늘 종일 집 만들었다?” 이러나요? “우리 마당에도 이쁜 집이 있다!” 이러나요? “우리도 오늘부터 개 키운다!” 이게 답이잖아요? 그래서 창세기 1장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게 아니라 사람을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좋은 예로, 아담과 하와가 범죄했습니다. 그래서 징계를 받게 됩니다. 아담과 하와만 징계를 받습니까? 땅이 저주를 받습니다. 모든 만물이 징계를 받습니다. 사람이 범죄를 했는데 천지만물이 다 징계를 받게 됩니다. 왜 그렇습니까? 범죄한 건 사람인데 왜 천지만물의 모든 만물이 다 징계를 받게 되느냔 말이지요. 자연 만물은 인간을 위해서 창조된 것인데 그 인간이, 주인공 되는 인간이 범죄하고 나니, 그 배경이어야 할 천지만물이 벌을 안 받고 됩니까?

예를 들어서, 왕이 벌을 받게 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왕이 벌을 받는데 가까이 있던 신하가 히죽히죽 웃고 있을 수 있습니까? 신하가 밥을 제대로 먹고 잠을 편안히 잘 수 있습니까? 왕이 벌을 받는데요? 왕이 벌을 받게 되면, 신하는 그보다 더 혹독한 벌을 치러야 합니다. 아담이 범죄한 이후에 모든 자연만물이, 모든 짐승이 신음하게 되고 고통당하게 된 것은, 이 모든 자연 만물이 아담을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겁니다.

여러분, 사람은 어쩌다 만들어진 동물의 한 종류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사랑하시려고 특별하게 만든 것이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만들었는데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형상을 다 깨뜨려 버렸습니다. 깨어진 그 형상을 회복시키시려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학교에서 잘 가르칠 수가 없습니다. 방법이 별로 없어요. 사람이 왜 소중한 존재입니까? 학교에서 그것을 못 가르치니 끔찍한 사건들이 계속 터져 나오는 겁니다. 옛날에는 그나마 인성 교육이라고 하면서 사람을 소중하게, 이론이 좀 약하긴 해도, 사람은 소중한 존재라고 가르쳤는데 오늘날은 이게 잘 안 됩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크면 이 세상은 그 만큼 더 험악한 세상이 될 겁니다.

여러분, 사람은 참으로 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귀한 존재로 여기시고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아담이 다 깨버렸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왜 사람이 귀하냐고 묻는다면 다른 답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로마서 14장 15절, ‘만일 식물을 인하여 네 형제가 근심하게 되면 이는 네가 사랑으로 행치 아니함이라 그리스도께서 대신하여 죽으신 형제를 네 식물로 망케 하지 말라.’ 여러분 옆에 있는 형제가 어떤 형제입니까? 생각만 해도 괘씸한 형제입니까? 나를 자꾸만 괴롭히는 형제입니까? 아무리 그 형제가 괴롭게 하고 귀찮게 한다 하더라도 ‘그리스도께서 대신하여 죽으신 형제’라는 것만은 절대로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형제를 보고 이 말을 하기 전에, 여러분 자신을 보고 이 말을 적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누구십니까? ‘그리스도께서 나를 살리시려고 대신 죽으신 나’ 잊지 마세요. 한국 사람들이 툭 하면 ‘죽어야겠다’ 하죠? 죽는다는 소리를 잘하시는데 누군데 감히 죽어요? 나를 살리기 위해서 그리스도께서 대신 죽었다는데,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됩니까? 여러분 자신을 그만큼 소중하게 여기셔야 합니다. 여러분은 세상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여러분들을 살리시기 위해서 그리스도께서 대신 죽으셨습니다. 일차적으로 여러분 자신에게 이 말씀을 적용해야 합니다.

여러분을 대속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신 피를 흘리셨는데, 이런 여러분 자신을 여러분이 사랑하지 않으면 죄가 큽니다. 동시에 여러분 주위에 있는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론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예수님, 정말 저 인간을 위해서 죽으셨습니까? 저 인간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내 생각에는 그럴 가치가 전혀 없는 듯싶어도 하나님께서 있다고 말씀하시면 있는 겁니다. 교회 안에 있는 형제만 그렇습니까? 교회 바깥에 있는 우리 이웃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 이웃들조차도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시고, 그를 위해서 내가 죽었노라고 말씀하시면 우리는 우리 이웃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바로 저런 인간들을 위해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단다? 귀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이렇게 귀한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어느 정도로 귀하냐고요? 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사람들도 물리지 않는데, 한 번 한 말을 함부로 취소하지 않는데, 하나님께서, 그 지엄하신 하나님께서 직접 하신 그 말씀을 바꾸어 가면서까지 사람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여러분, 우리가 사람을 정말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형제를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믿는 성도들이 마음이 넓습니까? 안 믿는 사람들이 마음이 넓습니까? 대체적으로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예수 믿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리 넓지 않다고 합니다. 조그마한 것 하나 걸리면 물고 늘어지고 싸우는 것을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더 잘한다고 그래요. 믿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이런 놀라운 사랑을 받고 산다면, 푼돈에 너무 목숨 걸지 않아도 되잖아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엄청난 복을 주셨다면, 푼돈 같은 조그마한 일에 너무 그렇게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는 겁니다. 우리 형제의 어떤 허물이나 아픔을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쉽게 용서할 수도 있고, 쉽게 넘어갈 수도 있는 겁니다. 교회에서 말없이, 또 교회 출석하지도 않고 이웃에 살고 있는 그런 분들도, 사실은 우리가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최근에 제가 씁쓸한 기억이 있어서 말씀을 드리는 건데요, 전도할 때, 교회 요람을 들고 다니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람을 보여주면서 “우리 교회에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서 “교회 나오세요.” 이래도 될 만큼, 이웃들에게 모범을 보이면서 삽시다. 요람을 보여주면 어떤 반응이 생길까요? “아, 이 분이 그 교회 다니십니까? 아, 그럼 제가 가야죠!” 이렇게 되면 참 좋죠? 그런데 요람을 보여줬는데, “이 분이 여기 다녀요? 그럼 못가겠는데요?” 이렇게 되면?

요람이, 우리 교회의 요람이 여러분 이웃들에게 다 전달되어져 있다고 생각하시고 삽시다. 왜 그렇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생각하신다면,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에 우리가 협력하고 돕는다는 뜻에서 그 정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하고, 하나님의 받은 사랑에 감사하며 이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엄청난 사랑을 받은 우리가 조금이라도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삶을 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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