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기를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마귀가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 돌들에게 명하여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기록하기를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였느니라 마귀가 또 예수를 이끌고 올라가서 순식간에 천하 만국을 보이며 가로되 이 모든 권세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그러므로 네가 만일 내게 절하면 다 네 것이 되리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또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 내리라 기록하였으되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하였고 또한 저희가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네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 하였느니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말씀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였느니라 마귀가 모든 시험을 다 한 후에 얼마동안 떠나니라 [개역, 누가복음 4:3~13]

자동차는 무슨 힘으로 갑니까? 휘발유로 가든지 경유로 가죠? 자전거는 사람이 밟는 페달의 힘으로 갑니다. 여러분은 무슨 힘으로 사세요? 사람은 밥심으로 산답니다. 그러나 아무리 밥 먹고 밥심으로 산다고 해도 밥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사람입니다. 자동차가 경유의 힘, 휘발유의 힘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근본적으로는 운전자의 뜻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지 자동차가 제멋대로 달린다면 자동차가 아니고 무서운 흉기입니다.

자동차라는 말이 자기 힘으로 움직인다는 뜻이기는 하지만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사람의 뜻에 의해서, 사람의 통제 하에 움직여야 제대로 된 자동차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움직여질 때 가장 행복하고 가장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오랜만에 친지를 만나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고 바쁘실텐데 이 저녁에 뭐 하러 오셨습니까? 가장 복된 사람은 이런 시간에도 ‘하나님께서 내가 예배 드리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열일 제쳐놓고 하나님께 나아온 사람입니다. 내 뜻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의해서 움직여지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고 훨씬 더 바쁘게 살았던 예수님은 도대체 무슨 힘으로 그 삼년을 잘 마치고 가셨는지 오늘 본문을 통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40일을 금식하신 후에 주리셨다고 합니다. 말이 그렇지 40일 동안 굶으면 정말 눈에 뵈는 게 없습니다. 추측컨대 열흘만 굶으면 어느 집에 무슨 요리를 하는지 다 알 겁니다. 코가 맹한 사람도 열흘만 굶으면 냄새를 잘 맡습니다. 냄새만 맡아도 먹는 것만 생각날 때가 아닌가 싶은데 바로 그럴 때 사탄이 찾아와서 예수님을 유혹했습니다. 예수님은 견뎌낼 수 없을 것만 같은 그 유혹을 깨끗하게 이겨내셨습니다. 사탄이 하는 말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깨끗하게 이겨냈습니다.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예수님께서 사탄에게 행한 답변들은 하나도 예수님의 자신의 말이 아닙니다. 이 땅에 오셔서 예수님께서 하실 일들이 명시된 구약의 성경 구절만 따다 옮겼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굶주림의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만 뚜렷이 기억하고 하나님의 말씀만으로 사탄의 유혹을 깨끗이 물리치셨다는 겁니다. 40일을 굶은 그 상황에서도 오로지 하나님의 말씀이 예수님을 지배하고 통제하고 계셨습니다.

사탄의 첫 번째 유혹이 3절에 있죠? ‘마귀가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 돌들을 명하여 떡덩이가 되게 하라’ 돌을 명해서 떡을 만드는 게 예수님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천지만물을 만드신 예수님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렇다고 그게 누구에게 피해줄 일도 아니고 배는 몹시 고프고... 그런데 그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답변이 4절,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그 다음 나오는 ‘기록하기를’이라는 말씀을 주목하세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이 말씀으로 사탄의 유혹을 깨끗하게 물리쳐 버립니다. 이게 예수님의 특별한 생각이 아닙니다. 성경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는 말씀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5절부터입니다. ‘마귀가 예수를 이끌고 올라가서 순식간에 천하만국을 보이며 가로되 이 모든 권세와 영광을 네게 주리라 이것을 내게 넘겨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그러므로 나에게 절하면 다 내 것이 되리라’ 천하만국을 다 예수께 주겠다는 말씀입니다. ‘또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로되 기록하기를’ 또 나오죠 ‘기록하기를’ 여전히 예수님께서 자기 말씀으로 답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는 말씀입니다. ‘주 너의 하나님을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구약에 있는 두 군데 말씀을 따 와서 한 문장으로, 흔히 우리 하는 말로 짜집기해서 답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이 말씀이 구약성경 어디에 있는 것인지 표시되어 있는 성경을 보셔야 합니다.

세 번째 질문은 9절입니다. ‘또 이끌고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에 세워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내리라’ 그 다음에 ‘기록하였으되’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탄이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겁니다. 그랬더니 12절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말씀하기를’ 여기에 ‘말씀하기를’ 하는 것은 ‘구약성경에서 말씀하기를’ 입니다. 그러니까 앞에서 ‘기록하기를’과 같은 말씀입니다.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였느니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질문마다 성경을 인용해서 답변을 하셨습니다. 그랬더니 사탄도 성경 말씀을 인용합니다. 10절, 11절 두 군데입니다. 예수 믿지 않는 불신자들도 가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내놓습니다. 5.16군사혁명 후에 많은 목사들을 모아 놓고 어느 실세인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성경에 뭐라고 되어 있습니까? 위에 있는 권세자들에게 굴복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누가 성경에 그런 구절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줬는지 모르지만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쿠데타를 일으켜 권세를 잡고는 목사들을 불러 앉혀 놓고는 성경 구절을 들이대는 겁니다. 이처럼 성경을 하나님께서 주신 본래 뜻과 어긋나게,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 이렇게 사용한다면 이것은 성경 말씀이 아닙니다.

특히 오늘날 이단들이 접근할 때 성경공부 하자고 접근합니다. 그런 분들이 성경을 잘 가르칠까요? 못 가르칠까요? ‘가서 한번 공부해보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위험해서 그 말을 못 드리겠네요. 따라가서 들어보세요. 잘 가르칩니다. 정말 잘 가르칩니다. 듣다 보면 솔깃해집니다. ‘우리 교회 어설픈 목사님 설교보다 낫네’ 이런 생각이 반드시 들도록 가르칩니다.

‘정말 잘 가르치네. 이제까지 내가 알지 못했던 말씀을 잘 가르치네’ 하다가 보면 끝이 달라요. 그게 이단입니다. 이단의 ‘단’자가 ‘끝’이라는 말입니다. 처음부터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잘 가르쳐서 아멘 아멘 하고 잘 따라갔는데 끝에 가서 보면 약간 비틀어져 있는데 이게 이단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적절하게 왜곡하는 거죠.

사탄도 하나님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예수님과 다른 점이 뭡니까?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 남을 넘어뜨리기 위해서 성경구절을 인용하는 것입니다. 성경 말씀을 왜곡하는 것도 문제지만 대부분 적용을 잘못합니다. 의도적으로 잘못되게 성경 말씀을 적용시키는 거죠. 성경이 본래 말하고자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성경 말씀을 끌어와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 이것이 가장 무서운 죄입니다. 특히 이단들이 그래요.

사탄이 인용한 이 구절이 재미가 있으니 한번 봅시다. 시편 91편 11절, 12절입니다. ‘저가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네 모든 길에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 저희가 그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리로다’ 그러니까 ‘봐 네가 그 높은 성전에서 뛰어내려도 하나님께서 아무렇지 않게 받쳐줄 것 아니냐? 뛰어내려 보라.’ 그렇게 인용을 하고 있는데 사탄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을 저지르고 있느냐 하면 바로 다음의 13절을 보세요. ‘네가 사자와 독사를 밟으며 젊은 사자와 뱀을 발로 누르리로다’ 여기에 나오는 사자, 독사, 뱀이 누구입니까? 바로 예수를 유혹하는 자기에 관한 얘깁니다.

메시야가 이 땅에 오겠지만 이 땅에서 어떠한 위험에 처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잘 지켜 보호해 주실 것이다. 바로 그가 독사와 뱀을 밟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잖아요? 그게 누구 얘깁니까? 자기가 죽는다는 얘기 아닙니까?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빤히 알면서 바로 그 앞의 두 구절을 따서 예수를 유혹하는데 써 먹는 겁니다. 죽을 줄 모르고 이런 일을 한다는 거죠. 이단들이 이러하고, 성경 말씀을 자기의 유익을 위해서 인용하는 사람들이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통일교에서 신문 전면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였습니다. ‘누가 예수를 이 땅에 죽으러 왔다고 가르치는가?’ 그러니까 예수님은 이 땅에 죽으러 오지 않았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면서 인용했던 구절이 고린도전서 2장 8절입니다. ‘이 지혜는 이 시대의 관원이 하나도 알지 못하였나니 만일 알았더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 박지 아니하였으리라’

이 구절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은 그 시대의 관원들이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 만약에 알았더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수로 죽였다.’고 해석하는 겁니다. 그래서 ‘예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못했다’는 거죠. 다 하지 못한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내가 왔노라’ 이 소리를 하려고 이 구절을 인용해서 그렇게 제목을 붙인 겁니다.

제가 그 때 신문을 꼼꼼하게 읽어 보았습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2장 8절을 찾아보았죠. 그런데 그 다음 9절을 한번 보세요. ‘기록된 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하였다 함과 같으니라’ 세상에! 그 관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도 하나님께서 보내신 구세주인 것을 알지 못하게 한 것이 누구입니까? 하나님께서 그러셨다는 거잖아요?

세상의 관원들이 알지 못해서 그를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들로 하여금 알지 못하게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거든요. 9절에 그 말이 있음에도 9절은 잘라먹고 8절만 가지고 ‘예수는 세상의 관원들이 실수로 죽이지 않았느냐? 그래서 일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그렇게 엄청난 광고를 해댄 겁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단들이 성경을 인용할 때 어디가 잘못되었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눈을 좀 가져야 합니다. 사탄이나 이단들은 성경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든 잘라내고 비틀어서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고쳐가면서 성경 말씀을 인용하죠. 그런데 예수님은 메시야가 이 땅에 와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예언한 그대로 인용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것이 예수님의 성경 인용 방법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안일함이나 편안함을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져온 게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가라사대 아바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가복음 14:36)’라고 기도하지 않습니까? 나의 원은 뭡니까? 며칠 뒤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셔야 합니다. 이 끔찍한 모습을 내다보면서 ‘이 잔을 내게서 옮겨주옵소서’ 하는 이것이 나의 원입니다. 나는 이것을 피하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원은 뭡니까? ‘내가 이 길을 꼭 가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아버지의 뜻이라면 그렇게 하시옵소서’ 그 말 아닙니까?

예수님은 ‘내 욕심이나 내 생각을 이루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그 말씀을 인용하셨고 그 말씀대로 걸어가셨습니다. 이것이 사탄의 방법이나 이단의 방법과 전혀 다른 것이죠.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전날 밤에 누가 나를 배신할 것인지를 알고 계셨습니다. 제자들이 ‘내니이까? 내니이까’, ‘접니까? 접니까?’ 하고 돌아가면서 다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딱 지목해서 얘기했습니다. 지금 이 시간 나와 함께 떡 그릇에 손을 놓고 있는 자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명확하게 예수님께서 지목하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배신자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미리 말씀하신 이유가 뭡니까? 잡아내라고요? 아니면 ‘저 배신자를 꽁꽁 묶어서 오늘밤에 나쁜 짓을 못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아니면 마지막 순간에라도 회개하고 돌아서라고 그러셨을까요? 가룟유다가 회개하고 돌아서서 예수님을 안 팔면 어떻게 되나요? 이것도 문제가 큰데요! 왜 예수님은 자기를 팔 자를 미리 말씀하셨을까요?

요한복음 13장 18절 뒤편에 ‘그러나 내 떡을 먹는 자가 내 발꿈치를 들었다 하는 성경을 응하게 하려는 것이니라’ 예수님에게 배신자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성경에 예언이 되어 있었습니다. 예언된 그 말씀을 이루게 하려고 그러셨습니다. ‘배신자를 막아라’든가 ‘배신자를 잡아라’든가 ‘배신자가 회개하고 돌아서라’는 뜻이 아니라는 겁니다. 배신자가 누구인지 알고 계셨습니다마는 예수님의 관심은 이미 그렇게 되리라는 예언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왜 ‘목마르다’라고 하셨을까요? 목말라서 목마르다 하셨을까요? 요한복음 19장 28절 보세요. ‘이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룬 줄 아시고 성경으로 응하게 하려 하사 가라사대...’ 무슨 얘기냐 하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이제까지 하신 일을 살펴보았더니 하나가 빠졌습니다. 십자가 고통 가운데서 ‘목마르다’라고 말씀 하실 것이 예언되었다는 것을 발견하신 겁니다.

십자가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우린 알 수 없습니다. 처절한 고통이 아니겠어요? 그 가운데서도 예수님은 메시야가 이 땅에서 어떤 고통을 당하고 어떤 일을 하셔야 하는지 성경에 기록된 대로 쭉 묵상하고 계셨더라는 겁니다. 그 중에 빠진 것을 발견하고 내가 이 순간에 ‘목마르다’ 해야 하는구나 그래서 하는 겁니다.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한마디 한마디는 구약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응하게 하려고 하셨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이런 죽음을 제자들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믿는 제자들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죽는다고 해도 그걸 곧이 들은 사람이 없었으니 살아난다고 해도 믿지를 않았습니다. 이랬던 제자들이 나중에 예수님께서 살아나신 후에 복음을 증거하며 남긴 말은 상당히 달라집니다.

사도행전 13장 27절에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말을 제자들이 합니다. ‘예루살렘에 사는 자들과 저희 관원들이 예수와 및 안식일마다 외우는 바 선지자들의 말을 알지 못함으로 예수를 정죄하여 선자자들의 말을 응하게 하였도다’ 관원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자들이 왜 이런 짓을 하게 되었는지 자기들도 알지 못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보니 그것이 성경 말씀을 응하게 하느라고 그렇게 되었다는 걸 제자들도 이제는 이해를 하게 된 겁니다.

28절, ‘죽일 죄를 하나도 찾지 못하였으나 빌라도에게 죽여 달라 했으니 성경에 저를 가리켜 기록한 말씀을 다 응하게 한 것이라’ 죄 없는 사람을 죽여 달라고 억지로 우겨서 죽게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성경 말씀을 다 응하게 하려 하였다는 것을 제자들이 나중에 확신하게 된 겁니다.

예수님은 극심한 배고픔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만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그 분이 생애를 마무리 하면서 십자가의 그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말씀만을 생각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예수님 공생애의 시작과 끝입니다. 그러면 3년 동안의 공생애 생활을 어떻게 사셨는지가 뻔하잖아요? 하나님의 말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았고, 하나님의 말씀만을 묵상하며 그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 그 고난의 길을 기꺼이 가셨습니다. 우리도 이런 것을 좀 닮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 아닙니까?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런 측면을 좀 닮아가야 하는 겁니다.

우리의 모든 생각과 모든 행동이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그 말씀을 이루기 위한 방편이어야 합니다. 단 5분도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살 수 없다는 생각으로 삽시다. 연애하는 사람들이 애인을 못잊잖아요? 꼴 보기 싫은 것 많이 있죠? 하루 종일 말도 안되는 소리만 노닥노닥거리고는 헤어져서 집에 들어가자마자 전화기 붙들고 하는 얘기들, 영양가 있는 얘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게 사랑이고 연애 아닙니까? 우리의 하나님을 향한 자세에 이런 측면이 좀 필요합니다. 농담을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이 그 밑바닥에 깔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올해 고등학교 가는 원근희가 지난 달에 엄마에게 편지를 한통 썼답니다. 요는 옷을 한 벌 샀는데 돈을 좀 달라는 겁니다. ‘나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교복 한 벌로 그냥 살게 하시는 어머니를 존경합니다.’ 그러니까 교복 한 벌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옷을 한 벌 샀는데 이 번호로 돈을 부쳐주십시오’라고 하며 끝에 붙여 놓은 말이 ‘저는 마가복음 9장 44절, 46절 말씀만 묵상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이었더랍니다. 마가복음 9장 44절에 무슨 말씀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찾아 봐야 얘기가 됩니다.

마가복음 9장 44절은 본문이 없습니다. 세상에! 성경에 인용할 좋은 구절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이면 빵구난 구절을 발견해 가지고 이렇게 써먹는지... 성경을 읽으면서도 여기에 구절이 빠졌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갑니다. 그런데 거기에 두 구절 빠진 것을 어떻게 알아 가지고... 엄마한테 옷 한 벌 사달라고 그런 구절을 쓸 수 있었으니 ‘얘가 보통 아니다’ 그런 느낌이 들어요. 내 같으면 벌써 몇 벌 정도 사줘도 사줬을 겁니다. 평생에 성경구절을 이렇게 인용한 일을 못 잊을 것 같아요.

우리가 왜 교회를 섬기고 이웃에게 봉사합니까? 어떤 사람은 심판 때문에 교회를 나오기도 합니다. 오늘 예배를 빠지면 하나님께서 큰 벌을 주실 것 같아서, 하고 싶은 일 많고 보고 싶은 것 많은데 억지로라도 교회 나오시는 분이 더러 있습니다. 안 나오시는 것보다 복되지만 예수 믿는 것이 참 힘들 겁니다. 어떤 사람은 욕심 때문에 나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명예욕 때문에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하여 예배도 드리고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복된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돈 안 되는 일에 참 열심입니다. 우리 교회에도 돈 안 되는 일에 그렇게 열심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심해지면 자기돈 쓰면서 열심을 냅니다.

올해 초에 서해안 태안반도에 자기 돈 써 가면서 다녀온 분들이 참 많습니다. 거의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런 봉사활동이나 장애인 돌보는 일들은 열심히 씻고 돌보아 주어봐야 돈 되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돈 쓰는 일밖에 더 됩니까? 그런데 그런 일에 왜 그렇게 열심입니까?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살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해지는 거죠.

저도 옛날에 몰래 영어과외 한 적이 있습니다. 안된다고 하는데도 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잠깐만 봐 드리죠’ 하고 잠깐 다녔는데 돈 많이 주대요. 제가 요새 과외하고 있잖아요. 돈 안 받고 가르쳐 준다고 하는데도 많이 안 와요. 남의 교인들이 참 많이 와요. 돈 많이 주는 영어과외는 딱 두 달 하고 끊었습니다.

성경과외는 제가 여기 오기 전부터 하던 일이니까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손 뗄 일이 아닙니다. 돈도 안 되는 일에 왜 그렇게 열심을 냅니까?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생각해 보면 돈 안 되는 일에 내 돈 써 가면서 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즐거움이 이런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보다 계시나 꿈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에 모였을 때에 하나님께서 친히 그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십계명을 어떻게 주었느냐고 물으면 대체로 ‘하나님께서 돌판에 새겨서 주셨다’고 답변을 많이 하시는데 영화를 본 탓일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성경을 잘 읽어보시면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들려주셨습니다. 직접 들려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그 음성을 들으니 우리가 죽을 것 같으니까 말씀하지 마십시오. 더 이상 말씀하지 마시고 다른 선지자에게 말씀하시면 그 선지자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대로 우리가 그 말씀을 듣겠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올라가서 돌판을 들고 온 거죠. 중요한 것은 “다른 선지자에게 말씀하시면 우리가 그 선지자의 말씀을 듣겠습니다.”라는 겁니다. 이래서 하나님께서 다른 선지자를 보내셨고 하나님께서 친히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선지자나 혹은 예언자들이 전해주는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고 그 앞에 엎어졌던 사람은 다 위대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다윗이죠. 다윗이 아무도 모르는 죄를 저지르고 있었을 때에 선지자가 나타납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선지자의 말에 그대로 엎어집니다. 회개합니다. 그래서 다윗이 위대한 겁니다. 다윗이 나쁜 짓을 많이 했습니다. 억울한 사람을 죽이기도 했죠.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여겨질 때 그 앞에 거꾸러지고 항복했기 때문에 그가 위대한 왕이 된 겁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던 왕들은 하나같이 악한 왕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왕들이 오래 다스리다보니 하나님의 말씀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요시야 왕 시대에 어느 날 성전을 수리하다가 벽 속에 율법서가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걸 왕에게 읽어줍니다. 왕이 그 율법서를, 달리 말하면 하나님께서 자기 조상들에게 주셨던 그 말씀을 들으면서 옷을 찢고 회개합니다. 그 책이 왜 벽속에 들어가 있었겠어요?

선대의 아주 못된 왕들이 성경책을 전부 없애버리고 믿는 사람들을 죽이던 시절에 누가 그 속에 숨겨두었겠지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책이 발견되자 그걸 듣고 통회 자복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요시야 왕에 대해서 성경은 ‘요시야와 같이 마음을 다하며 성품을 다하며 힘을 다하여 여호와를 향하여 모세의 모든 율법을 온전히 준행한 임금은 요시야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그와 같은 자가 없었더라(열왕기하 23:25)’고 칭찬을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던 선지자,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완성된 다음에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온전하게 다 전해졌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준 마지막 선지자입니다. 변화산상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저의 말을 들으라(마태복음 17:5)’고 하나님께서 친히 들려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이 땅에 보내신 마지막 선지자가 예수님이십니다. 꿈속에서나 계시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들으려고 자꾸 용을 쓰면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야단치실 것만 같습니다.

예수님도 이 땅에 오셔서 선지자들을 통해서 주셨던 그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대로 실천하려고 밤낮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주목하셨습니다. 그러면 오늘 우리도 하나님께서 내게 무슨 말씀을 하실는지 어디에서 찾아야 합니까? 꿈도 아니고 계시도 아닙니다. 이미 완성된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답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런데 성경을 읽지도 아니하고 기억하지도 아니하면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감동하셔서 하나님의 계시를 직접 줘도 이 계시를 판별할 능력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는 경로가 없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가장 좋은 예는 베드로입니다. 세 번이나 환상을 보았습니다. 먹을 수 없는 짐승들이 하늘에서 내려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잡아먹으라’는 거예요. 베드로는 ‘하나님 이거 먹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것 먹은 적 없습니다.’ 세 번이나 그랬는데도 베드로는 해석을 못하는 겁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해석이 쉬울 것 같은데... 이방인에게 복음 전하라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더군다나 그날 아침에 이방인이 찾아와서 자기를 부른다기에 따라가면서도 무슨 뜻인지를 몰라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그 말씀과 연결될 때에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지 않았더라면 이 환상이 소용이 없는 겁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계시를 통해서 아니면 꿈을 통해서 말씀하고 싶어도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꼼꼼하게 말씀을 묵상하며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입에서 떠나게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읽어야 합니다. 주야로 묵상하라고 합니다. 지금은 들으면 되잖아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그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하나님 말씀이 나를 통제하고 나를 지배해야 합니다. 내게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센 것은 없어야 합니다.

교회 안에 시끄러운 일이 있을 때 유심히 한번 보세요. 하나님의 말씀이 우선인가 아니면 우리 자존심이나 체면이 우선인가! 싸울 때 옆에서 지켜보면 자기 자존심과 체면이 우선이지 하나님의 말씀은 뒷전입니다. 굉장히 위험한 현상입니다. 그것은 마치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위험한 일입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이 말씀에 의해서 조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겁니다.

어떠한 역경에 있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평소에 말씀을 읽고 듣고 묵상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이건 하나님의 말씀이다”라고 이야기를 할 때 분간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맞아도 ‘아멘’ 틀려도 ‘아멘’ 이건 위험한 일입니다. 생각해 가면서 아멘 합시다. 누군가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할 때 그걸 듣고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느라고 바빠서 성경 읽을 틈이 없는 게 정상이죠? 현실은 그러하지만 절대로 정상은 아닙니다.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책가방 속에 성경책을 넣어 다니면서 틈틈이 말씀 읽고 묵상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사실은 어른들이 먼저 그래야 되는데 어른들이 그런 본을 잘 안보여 줍니다.

부디 예수님께서 처음 공생애 시작할 때에나 시험을 받을 때나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는 마지막 순간에서나 하나님의 말씀을 염두에 두고 그 말씀을 이루려고 한평생을 사셨다는 것을 기억하십시다. 이렇게 사는 것이 여러분의 삶을 진정으로 의미있게 하는 것이고 이 땅에 사는 동안 겪게 되는 어떤 역경 가운데서도 진정으로 평안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지름길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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