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광야로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예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요단강에서 돌아오사 광야에서 사십일 동안 성령에게 이끌리시며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시더라 이 모든 날에 아무 것도 잡수시지 아니하시니 날 수가 다 하매 주리신지라 마귀가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 돌들에게 명하여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기록하기를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였느니라 마귀가 또 예수를 이끌고 올라가서 순식간에 천하 만국을 보이며 가로되 이 모든 권세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그러므로 네가 만일 내게 절하면 다 네 것이 되리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또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 내리라 기록하였으되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하였고 또한 저희가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네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 하였느니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말씀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였느니라 마귀가 모든 시험을 다 한 후에 얼마동안 떠나니라 [개역, 누가복음 4:1~13]

지난 주에 2박3일 동안 성령충만 집회가 있었습니다. 꾸준하게 집회에 참석하신 분들은 성령충만 하셨나요? ‘성령충만하십니까?’ 이렇게 물으면 답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교회서 많이 쓰는 말 중에 하나가 성령충만인데 ‘성령충만이 뭐냐?’고 물으면 답변을 잘 할 수 없는 겁니다. 뭔지도 잘 모르면서 열심히 구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요?

성령충만한 모습이 워낙 다양해서 딱 짚어서 말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합니다. 몹시 추운 날, 혼자서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몸이 몹시 뜨거워지더니 추운 것도 모르고 몇 시간 기도하고 나왔다. 혹은 서럽고 슬퍼서 견딜 수 없는데 어느 순간에 하나님의 평안이 가득하더라. 이런 모습이 성령충만의 한 모습 아니겠습니까? 성령충만의 모습이 사람마다 다양하고 교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 하나 하나가 다 성령충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성령춤을 추신다고 그러네요. 평소에는 춤을 추는 분이 아닌데 기도시간에 춤을 예쁘게 추시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래요, 성령이 임하셔서 추는 성령춤이라고요. 옆에서 지켜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무엇이 성령충만이냐고 자세히 말하라고 하면 저도 자신이 없습니다.

성경에서 성령충만한 모습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볼 수밖에 없는데 오늘 우리가 읽은 이 본문에 보시면 예수님의 성령충만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성령충만한 여러 가지 모습 중에 한 모습을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데 우리가 가장 사모해야 할 성령충만의 한 가지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삼십세에 비로소 메시야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성대하게 취임식을 치르고 사역을 시작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어떤 결혼식에 가 보면 돈을 많이 들여서 정말 성대하게 치릅니다. 개업, 취임에도 얼마나 많은 화환이 있는지 모릅니다. 얼마 없으면 대통령 취임식도 있겠지요? 그런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 예수님의 이 위대한 사역의 시작은 너무나 초라합니다.

목사 안수 때 많은 교인들이 와서 축하하는 것을 보면 웬 꽃다발이 그렇게 많은지... 어설픈 목사 하나도 그렇게 야단스럽게 축하한다면 우리 예수님은 얼마나 축하를 받아야 하느냐 말입니다. 어저께 어떤 목사님을 만났더니 자기가 목사 안수를 받기로 되어 있던 그 날, 소회의에서 안수식이 반려가 된 겁니다. 본회의에서 시끌벅적하다가 간신히 통과가 되었다고 합니다. 목사 안수식을 한다고 광고 다 하고 친지들이 꽃다발과 새 옷을 해 입고 다 모였는데 취소되면 어떻게 됩니까?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찮은 목사도 이런데 예수님의 위대한 사역은, 더군다나 성령의 충만함을 입고 온 인류를 구원하는 위대한 사역이니 얼마나 거창하게 시작해야 하겠습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1절에, ‘예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요단강에서 돌아와서 광야에서 40일 동안 마귀에게 이끌리어 시험을 받으시더라’고 합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성령의 충만함이란 곧 뭡니까? 이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광야에서 지내셨다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다는 겁니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무엇을 하며 지냈겠습니까? 금식과 기도죠. 금식과 기도를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었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에게 있어서 성령의 충만함이란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하나님과 교제하며 지내는 것입니다. 광야에는 아무 것도 없잖아요. 오직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는 외에는 다른 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에게 있어서 성령충만입니다.

성령충만을 받았다고 말할 때 주로 방언으로 기도하고 뜨겁게 찬양하는 것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교회에서는 그렇게 하고 돌아서서 나갈 때 다 잊어버립니다. 돌아가서 일상생활을 할 때는 전혀 예수님을 믿는 사람같지 않아요. 성령충만이 너무 일시적인 것 아닌가요? 중요한 것은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잊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임재 속에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을 성령충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또 한 가지는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다’는 겁니다. 성령에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성령이 충만하면 고민도 사라지고 그저 만사형통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서 광야로 나가셨고 금식기도를 하고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성령님께서 충만하게 임하셨는데 왜 이런 일이 생깁니까?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위대한 사역을 시작하시는 예수님을 왜 이렇게 초라하고 고통스러운 길로 인도하고 계시느냐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온 인류를 위해서 희생제물이 되기 위해 오셨습니다. 말하자면 우리 조상 아담이 실패한 시험을 예수님은 다시 치르려고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아담이 실패하여 죄악의 길로 떨어져 버린 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예수님이 다시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게 성령님의 역할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광야로 인도하셨고 사탄의 유혹을 받게 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을 기꺼이 순종하셨는데 이것이 예수님께서 성령충만하신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가르쳐 주실 때 ‘시험에 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치셨는데 저는 어릴 때 이것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왜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느냐 말입니다. 아예 시험 자체를 없애 주시지 않고요.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라는 것은 우리에게 시험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라는 것에 대해 불만이 없습니까? 주시려면 한 달치를 주시든지 아니면 일 년치나 통 크게 평생 먹을 양식을 달라고 기도할 것이지 왜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라는 거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뭘 요구하시는지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평생 먹을 것을 주면 당장 내일부터 기도 안 합니다. 우리에게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위해 기도하고 날마다 시험을 통과해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사야 43장 2절에, ‘네가 물 가운데 지날 때 내가 함께 할 것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또 ‘네가 불 가운데 행할 때도 타지 아니할 것이요’라는 말씀도 있습니다. 내가 왜 물 가운데로 가고 내가 왜 불 가운데로 지나가야 합니까? 정말 하나님께서 나를 지키신다면 물 가운데, 불 가운데라고는 아예 가지 않게 지키시면 될 것이지?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물 속으로도 가야 하고 불 속이라도 가야 할 때가 있다는 겁니다. 성령의 도움으로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성령충만해야 한다는 겁니다.

평생에 이런 시험이 없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 불, 이거 통과해야 한다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겨내야 합니다. 왜 예수님께서 이런 시험을 받으셔야 했습니까? 우리가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서 모범을 보여주신 측면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하셨던 그 시험 내용을 잘 살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시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로 요약해 보면 첫 번째 시험은 굶주림에 대한 시험이시고 두 번째 시험은 명예욕이고 세 번째 시험은 자존심에 관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절, 3절을 다시 보실까요?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시더라 이 모든 날에 아무 것도 잡수시지 않으시매 날 수가 다 하매 주리신지라 마귀가 가로되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들을 명하여 떡덩이가 되게 하라’ 그러니까 이 시험은 굶주림에 대한 시험입니다.

40일 동안 안 먹었더니 어떻게 되었다고요? ‘주리신지라’ 이렇게 표현하죠? 여러분, 40일 동안 안 먹으면 주리는 것 맞아요? 40일 동안 안 먹은 사람에게 “어때요?” 그러면 “배가 좀 고파요” 이런 답이 나올 것 같습니까? 성경은 때때로 엄청난 일을 간단하게 툭 던지고 지나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는 우리의 상상력이 좀 필요합니다.

혹시 40일 굶주린 사람 얘기 들어보셨어요? 40일 굶으면 어떻게 됩니까? 배고프지요? 어떨 것 같아요. 잠이 안 온답니다. 배가 너무 너무 고프거든요. ‘잠이라도 들면 괜찮겠지’ 하고 잠을 잤는데 실컷 잤다 싶은데 시계를 들여다보니 1분도 안 지났더랍니다. 그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생각해 보세요. 그게 얼마나 큰 고통이면 38일, 39일째 포기한 분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냥 주리셨대요. 간단하게 한마디로 지나갈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나 극심한 고통 가운데서 시험을 이기셨는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40일 금식기도를 하다가 돌아가신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함부로 하실 일은 아닙니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이 드는지 모르는데 바로 그 때에 사탄이 와서 이 돌들로 떡을 만들어 먹으라는 겁니다. 절대로 쉬운 시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양심수이면서 사형수가 쓴 글에 감방에서 밥이라고 주는데 어떻게 콩 하나가 떨어져서 바닥에 굴렀던 모양입니다. 양심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입니까? 목에 칼이 들어와도 굽히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자존심이라면 끝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콩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서 먼지 구덩이에 구르고 있는데 ‘저걸 주워 먹을까?’ 그러다가 ‘내가 인간으로서 자존심이 있는데?’ 이렇게 고민을 하는데 그 콩이 반짝 반짝 빛이 나더랍니다. ‘내가 왜 이렇게 추해지느냐? 내가 어떤 사람인데? 인간의 존엄성, 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죽을지도 모르는 내가 그 콩 하나 때문에 이러고 있냐?’면서 갈등하는 얘기를 길게 썼더라구요. 결국 그걸 주워 먹었을까요? 안 먹었을까요? 결국 주워 먹었답니다.

배고픔을 이겨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바로 그 때 이런 유혹을 하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뭐라고 대답 하시죠? 4절,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기록하였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였느니라’ 우리가 이런 판국이 되면 말씀이 생각이 나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은 그 순간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생각하고 성경말씀을 인용해서 말씀하시는 거죠.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 아니죠? 떡으로만 산다면 짐승하고 다를 바 없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밥을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스스로 굶을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거죠. 하루에 몇 시간 자야 되지요? ‘8시간 자라’고 합니다. 잠을 적게 자면 언젠가 후유증이 온다고 합니다. 8시간 자야 합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원칙을 깨고 자지 않아야 할 때 자지 않는 것이 인간입니다.

먹어야 할 때 반드시 먹어야 하고 자야 할 때 반드시 자야 한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얘깁니다. 건강을 위해서 좋은 음식 가려서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원칙을 깨야 할 때 스스로 깰 수 있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입니다. 몸을 위해서 좋은 음식을 먹고 자야 할 때 자야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40일을 굶어서 우리식으로 말하면 눈에 뵈는 것이 없는 이런 시점에서도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런 의지적인 결단을 하는 이것이 예수님에게 있어서 성령충만한 모습입니다.

5절부터 보십시다, ‘마귀가 또 예수를 이끌고 가서 순식간에 천하 만국을 보이시면서 이르되 이 모든 권세와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그러므로 네가 만일 내게 절하면 다 네 것이 되리라’ 절 한번만 하면 온 세상 모든 것을 다 주겠다는 말입니다. 이건 명예욕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권력욕에 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명예나 권력이 별 느낌이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명예욕이나 권력욕을 조금이라도 맛본 정치인들을 보세요.

지방 선거철이 다가오면 동네마다, 큰길 사거리마다 좋은 자리 차지하고 서서 지나가는 차를 향해서 아주 겸손하게 절을 합니다. 무슨 생각이 드세요? 출근길에 사거리 모퉁이에 서서 지나가는 차마다 손짓하며 절하는 것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세요? 안 하고 말지 뭐 할 것이라고 그 추운 길에 서서 그 고생을 합니까? 명예욕이나 권력욕도 맛을 들이면 마약이라고 합니다.

조그마한 포항, 그것도 한 동네의 시의원 하려고 그 고생을 합니까? 명예가 무엇인지 권력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에게는 대단한 유혹입니다. 절 한번만 하면 온 세상을 다 주겠다는 건데 엄청난 유혹입니다. 비근한 예가 한일합방 때 조금 협력하고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렸지 않습니까? 자칫 잘못하면 엄청난 고통이 주어질 위험이 있지만 그 유혹은 참 큰 유혹입니다. 그런 유혹에 굴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것이 성령충만의 한 모습이라는 것이죠.

그런 유혹이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일 같으면 더더욱 매력적이죠. 돌들을 명하여 떡들이 되게 하라? 여기 있는 돌들이 떡으로 변하도록 한다고 해서 누가 피해를 봅니까? 누가 지장을 받습니까? 그런데도 예수님은 사탄의 유혹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자신이 이 땅에 이런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본질적인 이유를 예수님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탄이 사탄인 것은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섬겨야 할 자리에서 하나님과 대적하는 자가 되었기 때문에 사탄이 된 것입니다. 무엇이든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빛이 납니다. 장미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논 한 가운데 피어 있으면 장미가 아닙니다. 잡초지요.

유치부에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장난을 칩니다. 입을 가리키며 “여기로 뭐 먹었어?” 그러면 “밥” 합니다. 배를 쿡쿡 찌르면서 “여긴 뭐 넣었어?” 그러면 “밥” 합니다. “아니야, 밥 아니고 똥 들었지!” 아무도 똥이 들었다고 하지 않고 전부 밥이라고 우겨요. 그래서 웃는 겁니다. 분명히 똥일텐데도 거기에 들어 있는 동안에는 하나도 안 더러운 겁니다. 그것이 제자리에 안 있고 엉뚱한 자리에 있으면 더러운 것이죠.

밥이 밥그릇 밖에 있으면 밥이 아닙니다. 밥상 위에 떨어지거나 옷에 하나씩 붙어 있으면 뭡니까? 밥 아닙니다. 밥알요? 밥풀이죠. 밥그릇 안에 잘 들어 있으면 밥인데 이게 식탁에 떨어졌거나 옷에 붙어 있으면 더 이상 밥이 아니고 밥풀입니다. 그런데 방바닥에 떨어져 아이들이 밟아 문질러 놓으면 더 이상 밥풀도 아닙니다. 뭐죠? 경상도 사람만 압니다. 표준말 하는 사람은 몰라요. 밥떡거리!

똑같은 것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지고 의미가 달라집니다. 사탄이 아무리 유혹을 해도 예수님은 ‘내가 이 자리에 왜 왔느냐?’를 분명히 아시기 때문에 사탄의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무시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배하고 섬기는 자리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개인도 그러하지만 우리 교회도 ‘왜 내가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여기에 왜 교회가 서 있어야 하는지?’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교회가 커지고 힘이 있으면 이걸 가지고 뭔가를 해 보려는 충동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건 대단히 위험한 일입니다. 교회가 본질적인 사명을 잊어버리고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발휘하려고 할 때 교회가 위험해진다는 뜻입니다.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이 뭡니까?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는 것 아닙니까? 목사는 왜 목사가 되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장로는 왜 장로가 되었는지 잘 아셔야 합니다.

이것을 마치 계급처럼 생각한다면 교회가 위험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왜 자신을 이 땅에 보내셨는지 한시도 잊지 않았습니다. 사탄이 어떤 시험을 걸어와도 예수님은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계셨기에 시험을 이겨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에게 있어서 성령충만의 한 모습입니다.

사탄은 예수님을 시험하면서 자존심을 계속해서 건드립니다. 종종 등장하는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이라는 표현이 있죠? 9절, ‘또 이르되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에 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내리라’ 뛰어내리면 어떻게 되는데요? ‘하나님께서 천사를 명해서 너를 지키시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뛰어내리라는 겁니다.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게 일종의 자존심을 긁는 말입니다.

자존심이 상하면 이성을 잃어버리고 사고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장사하는 사람도 가끔은 남의 자존심을 살살 긁어서 매상을 올리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런 것 살 수 있습니까?’ ‘이런 것 보지 마세요’ 하고 엉뚱한 것을 자꾸 끄집어 내놓으면 사람 속이 뒤틀리기 시작하면서 ‘이게 사람을 무시해도?’ 홧김에 사 버리는 수가 더러 있습니다. 말려들지 마세요. 장사하시는 분이 의도적으로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해보라는 겁니다.

성전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높이가 얼마인지 모르지만 계곡을 메워서 높은 건물을 세워 올렸거든요. 그 꼭대기에 올라가서 뛰어 내렸는데 전혀 안 다치고 사뿐하게 내려 앉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요즘 식으로 말하면 63빌딩 같은데 올라가서 맨몸으로 뛰어내리는 형국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사람이 될 겁니다. 대단한 능력을 지녔고 유명한 사람이 되면, 유명해지면 일하기가 얼마나 수월합니까?

유명한 연예인들 보세요. 수십년간 신학공부를 하고 목회를 하는 목사님들보다 더 큰 일을 하는 연예인이 있습니다. 목사님이 아무리 설명해도 이야기를 해도 듣는 사람이 없는데 유명한 연예인이 와서 몇 마디 하면 아이들이 교회로 몰려오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신학공부 하는 것보다 훌륭한 연예인이 되는 것이 훨씬 더 위력이 있다면 신학공부를 해야겠습니까, 연예인이 되어야 하겠습니까?

혹시 아이들에게 그런 은사가 있다면 보내세요. 보내기 전에 말씀대로 잘 양육해서 연예계로 보내세요. 애쓰고 노력하는 목사보다 훨씬 더 위력적인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열심히 신학을 공부해서 가르쳐야 할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 높은 성전에서 뛰어내렸는데 다친 곳 하나 없이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렇게 해서 유명인사가 되면 그 다음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줄줄 따라다니겠느냐? 그런 유혹 아닙니까? 그럴 듯한데 예수님은 그런 유혹을 깨끗이 물리쳐 버렸습니다. 왜요? 사탄은 하나님을 섬겨야 하지 하나님을 유혹하는 일이 네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자존심을 긁든 어떤 유혹을 하든 예수님께서 넘어가지 않으셨습니다.

야고보서 1장 13절에 ‘사람이 시험을 받을 때에 내가 하나님께 시험을 받는다 하지 말찌니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마귀에게 시험받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었을까요? 대학에 ‘재시’라는 게 있습니다. 시험을 잘 못 쳤거나 탈락을 할 경우는 이듬 해에 시험칠 기회를 한 번 더 줍니다. 아담이 시험에 불합격해서 온 인류가 불행해져 버렸는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그 시험을 다시 치러야 하는 겁니다. 하와가 유혹받았을 때의 모습과 예수님께서 유혹받는 모습을 비교해 보면 상당히 비슷합니다.

하와가 선악과를 쳐다보았더니 먹음직하고 보암직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러웠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첫 시험은 먹는 것이었잖아요. 먹음직한 것이죠. 다음에는 보암직하였다고요? 예수님께 온 세상을 다 보여주면서 유혹을 합니다.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웠다고 하는 것과 하나님의 아들이면 여기서 뛰어내려 보라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뛰어내려 보면 온 세상에 칭송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측면에서 닮은점이 있는 거죠. 아담이 실패해 버린 시험을 예수님께서 깨끗하게 다시 치러서 완벽하게 합격한 겁니다.

예수님께서 치르신 시험이 도대체 어떤 시험입니까? 고입, 대입 시험철이 되면 난리가 나죠? 요즘은 거기까지 갈 것 없습니다. 학교 중간고사 칠 때는 예배에 안 나오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집이 불티난다는 얘기는 벌써 10년 전부터 들려온 얘깁니다. 아이들 중간고사, 기말고사 치를 때 중국집이 왜 불납니까? 엄마가 밥할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아이 공부시켜야지 언제 밥 할 시간이 있냐 말입니다. 그러니까 밥 시켜 먹어가면서 엄마와 아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 아닙니까?

중간고사 기말고사 가지고도 그 난리인데 예수님께서 치른 시험은 온 인류의 생사가 걸린 겁니다. 온 인류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느냐 사탄의 자녀가 되느냐가 걸린 시험입니다. 3년 4년 어떤 학교에 다니느냐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영원이 걸린 문제입니다. 영원히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 이런 엄청난 시험인데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이 모든 시험을 깨끗하게 통과하심으로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성령의 충만함이란 결국 뭡니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겁니다. 하나님의 뜻에 기꺼이 순종해서 고난과 죽음의 길이라도 기꺼이 나아가려는 결단, 이것이 예수님에게 있어서 성령충만함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령의 충만함과 비교해 보세요. 차이가 많이 납니다. 감격하고 흥분하여 열정적으로 찬송하고 기도하는 것도 귀한 은혜입니다. 사모해야 하고 애써야 할 것들입니다. 그런 은사를 누리기 위해서 애써야 합니다. 그러나 대체로 그런 은사들이 좀 일시적이잖아요?

그러나 예수님의 경우는 그런 감정적이고 일시적인 것보다 이성적인 결단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결단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그 힘든 길을 걸어가는 것이 예수님의 성령충만이었습니다. 성령충만은 우리 자신의 의지나 욕심을 이루기 위한 도구가 아닙니다. 성령충만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라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하나님의 뜻이 우리 속에 온전하게 이루어지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드림으로써 성령충만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성령충만을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나 내 기분을 만족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누군가가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 받으라? 누가 주는데요? 참 무서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령충만은 내가 몸부림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하나님의 뜻에 나를 굴복시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지금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을 요구하시는지를 생각하고 그 뜻에 나를 맞추어 가는 이것이 우리가 가장 사모해야 할 성령충만입니다. 다른 모습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뜨겁게 기도하고, 방언기도하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위로와 체험도 굉장히 소중합니다. 사모해야 합니다마는 거기에만 매달리지 말고 더 위에 있는 예수님의 성령충만하심이 우리가 닮아가야 할 모습 중에 최고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그 뜻에 나를 굴복시키는 것이 말이 쉽지 얼마나 어렵습니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입니다. 믿음을 고백함으로 끝나는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답게 이 땅을 살아가며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는 것은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시험 이런 시련이 다가올 때마다 이런 시련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는 것, 이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이것이 성령충만한 모습이라는 거죠.

혹시 남들이 납득하기 어려울만한 시험이나 시련이 닥쳐오거든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성령충만한 모습인지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생각하시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담대하게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살려고 준비하고 노력하고 애쓰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성령충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여러분 모두가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닮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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