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그 아름다운 동행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무릇 네 이웃에게 꾸어줄 때에 네가 그 집에 들어가서 전집물을 취하지 말고 너는 밖에 섰고 네게 꾸는 자가 전집물을 가지고 나와서 네게 줄 것이며 그가 가난한 자여든 너는 그의 전집물을 가지고 자지 말고 해질 때에 그 전집물을 반드시 그에게 돌릴 것이라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그 일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네 의로움이 되리라 곤궁하고 빈한한 품군은 너의 형제든지 네 땅 성문 안에 우거하는 객이든지 그를 학대하지 말며 그 품삯을 당일에 주고 해진 후까지 끌지 말라 이는 그가 빈궁하므로 마음에 품삯을 사모함이라 두렵건대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면 죄가 네게로 돌아갈까 하노라 [개역, 신명기 24:10~15]

지지난 주일에 몹시 신경 쓰이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낮에 유치부실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유치부실 문이 안 잠겼는데 잠겨 있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밥값을 얻으러 온 사람이 안에 사람은 있는 듯한데 문이 안 열려서 아마 신경질이 좀 났던 것 같아요. 그 옆에 사무실에 가니까 거기도 잠겨 있었거든요. 화가 좀 나 있는 상태인데 마침 어떤 아이가 그 문을 연 겁니다. 그러자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밥 사먹게 돈 좀 달라.”는 겁니다.

그런데 주일날 지갑은 안 들고 오지만 저런 분들 드릴 돈은 좀 넣어 오는데 그 날은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대단히 죄송하지만 저쪽 편에 건너가시면 밥도 있으니 저기 가셔요.” 그랬더니 이 분이 신경질을 팍 내는데 순간적으로 열이 받혀서 옷을 벗어 줬습니다. “들어 있는 게 있으면 다 가져 가라.” 그랬더니 씩 웃으면서 “그렇다고 어떻게 남의 옷을 뒤집니까?” 하고 옆으로 건너갔어요. 괜히 신경질을 냈다 싶어서 일주일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 분이 화를 내는 것은 작전이죠. 작전상 고함부터 질러놓고 화를 내는 것이 유리하겠지요. 늘 있는 일이고 이해가 되는데 어쨌거나 두고 두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밥값을 얻으러 왔는데 잔돈은 없고 큰 돈만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잔돈이 없는데요?” 했더니 “아, 예, 잔돈 바꾸어 드릴께요. 그냥 주세요.” 그러더니 실제로 잔돈을 내 주더군요. 그 분들도 살려고 다니는 분들이니까 이런 저런 생각마시고 그냥 보내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후에 하도 캥겨서 이 쪽에 와서 물었더니 식사 대접하고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옛날에는 아이들이 수업 마치고 신문대금 받으러 많이 다녔습니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다음에 오세요’ 입니다. 큰 돈도 아닌데 되돌려 보내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성경을 보면 이게 삼천년 전에도 있었던 버릇인 것 같아요. 똑같은 말씀이 잠언 3장 28절에도 있습니다. ‘네게 있거든 이웃에게 이르기를 갔다가 다시 오라 내일 주겠노라 하지 말며’ 한 집 두 집도 아닌데, 별로 큰 돈도 아닌데, 그러지 말라는 겁니다.

신명기의 그 길고 긴 이야기를 예수님께서 아주 간단하게 요약을 했습니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그렇게 본다면 신명기 앞부분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뒷부분은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인데 어떻게 이웃을 사랑합니까? 이웃을 사랑하는 가장 기본이 이웃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예의 바른 것도 그 사람의 형편을 살펴가면서 예의를 차려야 합니다. 한창 바빠서 정신을 차릴 수 없는데도 ‘꼭 인사를 드리고 가겠습니다’ 하면 짜증이 나는 수가 있습니다. 자기는 인사를 드리고 가니까 할 일을 다 한 것이지만 바빠서 정신없는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또, ‘밥은 먹어야 되잖아요?’ 맞습니다, 밥은 먹어야죠. 집에서 밥을 먹으면 10분이지만 밖에 나가서 먹으면 두 시간이잖아요? 아무리 맞는 말이라도 상대방이 어떤 형편에 있는지 배려해 가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인사가 아닐까요?

어느 대학의 사진관에서 학생증을 만들려고 줄을 쭉 서 있다가 벽에 붙은 딱지를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딱지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사진 찍고 학생증 만드는데 1인당 5분쯤 걸립니다. 열두 시가 되면 점심시간이라서 무조건 문을 닫습니다. 당신이 이 사무실에 들어와 있는지 안 왔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앞에 서 있는 분이 몇 분인지 계산해서 열두 시 이내에 안되겠다 싶으면 줄 서 있지 말고 돌아가셨다가 1시 이후에 오세요.’ 열두 시부터 점심시간이니까 무조건 열두 시에 문을 내리겠다는 거예요. 자기 권리를 분명히 하면서도 손님을 배려하는 면이 있어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배려하시는지 예를 든다면 24장 5절을 보셔요, ‘사람이 새로이 아내를 취하였거든 그를 군대로 내어보내지 말 것이요 무슨 직무든지 그에게 맡기지 말 것이며 그는 1년 동안 집에 한가히 거하여 그 취한 아내를 즐겁게 할지니라’ 시집 가기 전에 알았더라면 싶은 분들도 더러 계시죠?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정말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군대도 보내지 말라는 거예요. 군대도 안 보내면 일은? 시키지 말라는 거예요. 한가하게 해줘서 부부가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라는 겁니다.

본문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또는 우리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배려하고 계시는지 살펴보면서 우리도 이런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본문은 돈을 꾸어주는 사람에 대해서 말씀합니다. 평생에 돈 꾸어주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빚을 지게 되면 빚이 사람을 참 초라하게 만듭니다. 이왕지사 빌려야 될 것 같으면 당당하게 빌려 쓰지만 그보다 더 나은 것은 베풀면서 살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일하고 아끼고 저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제에 대해서 좀 아시는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관심을 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껴 쓰고 저축하고 간직하고 있다가 어려운 형제가 도와달라고 하면 기꺼이 도와주라는 겁니다. 이렇게 가난한 형제를, 이웃을 도울 때에 어떤 자세로 도와야 하는지 이 본문이 말을 해 줍니다.

10절, 11절입니다, ‘무릇 네 이웃에게 꾸어줄 때에 네가 그 집에 들어가서 전집물을 취하지 말고 너는 밖에 섰고 네게 꾸는 자가 전집물을 가지고 나와 네게 줄 것이며’ 돈 빌려주고 담보물을 잡기 위해서 그 집에 들어가지 말라는 겁니다. 들어가지 말고 가만히 서 있으면 돈 빌려 간 사람이 가져다 줍니다. 그렇게 받아서 돌아갈 일이지 돈 빌려 줬다고 해서 그 집에 들어가 ‘이거 내놔라 저거 내놔라’ 하지 말라는 겁니다.

돈 빌려주는 사람이 얼마나 도도한지 아십니까? 제일 싸고 제일 만만하고 제일 쉬운 곳이 은행입니다. 그러나 말이 쉽지 꾸며야 할 서류가 얼마나 많고 찍어야 할 도장이 얼마나 많다고요. 조건에 안 맞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은행돈을 어떻게 쉽게 빌려 쓸 수 있는지도 알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도 그게 제일 쉽거든요. 그러나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뭐라고 그럽니까?

돈 빌려주는 사람이 빌려가는 사람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굴욕감을 느끼게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돈 빌려갔다고 해서 그 집에 가서 돈 갚을 때까지 ‘이거 내가 보관하겠어’ 하고 그렇게 챙기지 말라는 겁니다. 주거든 받아가라는 거죠. 도와주는 사람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수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 주라는 겁니다.

전당잡히는 사람이 오죽해서 잡히겠습니까? 내가 마음대로 들어가서 그 사람이 귀하게 여긴다 싶은 것을 빼앗다시피 해서 ‘돈 갚으면 준다’ 그렇게 하지 말라는 뜻이죠. 가난한 사람, 돈 빌려 가는 사람을 그렇게 배려해 주라는 겁니다. 그러나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빌려주는 사람이나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 한 것이 받는 사람에게는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는 수가 있습니다.

‘시비 장학생’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습니까? 처음 들었을 때 참 이상하다 싶었는데 제게는 익숙한 말입니다. 어디 싸워서 장학생 될 일은 없을테죠? 시에서 주는 장학금을 말합니다. 제가 중학교 들어갈 때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적극 추천해서 받기 시작했는데 6년을 꼬박 받았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 이게 큰 도움이 되었죠. 시에서 연락이 오면 학교수업을 그만두고 시청까지 갑니다.

시청 사무실에 여러 학교에서 온 아이들이 수북이 모입니다. 높은 어른이 나와서 일장 훈시도 하고 옛날에 어떤 어른은 어렵게 자랐지만 이렇게 이렇게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얘기를 여러 분이 하고는 봉투 하나씩 주면 받아들고 학교로 돌아오면 끝입니다. 제가 왜 그걸 탔겠습니까? 공부 잘해서 탄 겁니다. 정말 공부를 잘 했기 때문에 준 겁니다. 그걸 6년간 꼬박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당당하거나 자랑스럽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 집이 웬만큼 괜찮으면 이거 남이 받으라고 하고 난 공부할텐데.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거기 왔다 갔다 한 것이 자랑스러운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물며 생활이 어려워서 주는 장학금이라면 더 하지 않을까요? 받는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서 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제 경험에서 나온 겁니다.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돕는다고 가서, 그냥 주고 오면 좋을텐데 보통 글자 써 붙이고 다 불러 모아서 사진 찍고 그러죠? 그렇게 해도 가져 간 분들은 괜찮을 겁니다. ‘우리가 이렇게 좋은 일 한다’는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것 하나라도 남겨야 홍보가 되니까요. 그런데 그 때 모여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베풀 때 그걸 받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질지 반드시 배려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며칠 전에 신문에서 얼핏 봤는데 가슴이 뭉클하더라구요. 어딘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주쪽인지 광주쪽인지 얼굴 없는 천사, 그냥 동사무소에 전화를 해서 ‘돈을 어디 가져다 놓았으니 가져 가세요’ 하고 전화만 온답니다. 그래서 가보면 실제로 저금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동전 모으는 저금통이나 어떤 때는 박스에 상당한 액수의 돈이 들어있는데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 목소리라는 것밖에 모른대요. 여러 해 동안 그렇게 한 액수가 상당히 많더라구요.

돈을 빌려주고도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서 전당물을 함부로 가지고 나오는 일은 없어야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말이 12절에 있어요. ‘그가 가난한 자이거든 그의 전집물을 가지고 자지 말고 해질 때에 그 전집물을 반드시 그에게 돌릴지어다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그 일이 너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네 의로움이 되리라’

돈을 빌려주고 갚을 때까지 뭘 맡겨놓으라고 했더니 옷을 가지고 나온 겁니다. 이스라엘 사람의 외투는 낮에는 옷이고 밤에는 이불입니다. 그런데 이걸 전당잡는다고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저녁에는 돌려주라는 겁니다. 저녁에 돌려줬다가 그 다음날 마당에 와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면 밤새 덮고 잤던 옷을 내 주겠죠? 가져 옵니다. 갖고 왔다가 해 넘어가면 또 가져다 줘야 합니다. 돈 빌려주고 이렇게 번거로워서야 어떻게 빌려줍니까?

우리말에 빌려줄 때는 앉아서 빌려주고 받을 때는 서서 받는다는 얘기가 있죠? 빌려주는 것은 쉬워도 돌려받기는 어렵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이스라엘을 가만히 보세요. 돈 빌려주고 전당물 가져 왔다가 저녁이 되면 돌려주고 그 다음날 아침에 다시 받아왔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갖다 주고 차라리 돈 없는 게 안 편할까요? 아니 이렇게 번거로울 바에야 안 빌려주고 마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안 빌려주려니까 다른 구절이 또 걸립니다. 15장 7절을 보세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강퍅히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쥐지 말고 반드시 네 손을 그에게 펴서 그 요구하는대로 쓸것을 넉넉히 빌려주라’ 그 다음에, ‘삼가 너는 마음에 악념을 품지 말라’ ‘전에 빌려간 것도 갚지 않으면서 또 빌리려 왔냐?’ 이런 악한 생각을 하지 말고 넉넉하게 빌려주라고 말합니다.

꾸어주고 난 다음에는 전당물 받으러 갔다가, 저녁에 돌려주러 갔다가 아침에 받으러 갔다가 저녁에 돌려주러 가고... 이럴 바에야 전당물 잡으면 뭐 합니까? 차라리 돈 없는 게 복장 편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것을 거지의 행복이라고 합니다. 거지는 복장 편합니다. 불 날 일도 없고 도둑 맞을 일도 없고 누가 빌려달라고 애 먹일 일도 없고 편합니다. 그건 거지의 행복입니다. 그러면 부자는요?

있는 사람은 걱정스럽습니다. ‘또 오늘은 어느 놈이 와서 돈 빌려달라고 하나?’ 안 줄 수는 없어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주기는 줘 놓고 ‘전당물을 받으러 가야 되나 마나?’ 부자의 고민입니다. 거지의 행복과 부자의 고민, 어느 게 마음에 듭니까? 그래도 고민하는 게 낫다는 말이죠? 그런 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돈 빌려주는 것도 고마운데 전당물이라고 가져갔던 물건을 저녁에 돌려주면 가난한 사람이 그 옷을 덮고 자면서 무슨 생각이 나겠습니까? 돈 빌려준 것도 고맙지만 이 추운 밤에 덮고 자라고 돌려주니 정말 감사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 저 사람에게 복 내려 주십시오’ 그럴 때 그 기도가 정말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기도가 된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꼭 돈 문제만 아니라 믿는 형제나 이웃을 이렇게 배려하면서 살라고 당부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주변을 둘러보세요. 이웃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힘들어 하는가! 지나 오시다 보면 시장통을 지나잖아요? 어떨 때는 이쪽 저쪽이 꽉 밀렸습니다. 왜 이러나 싶어서 가보면 딱 한 대 때문에 이쪽 저쪽이 꼼짝을 못하게 하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희 아파트도 이제부터 슬슬 이중주차가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이중으로 주차해 놓고는 사이드를 꽉 당겨 놨습니다. 새벽기도 가야 되는데 그 앞에 차 세워놓고 댕겨 놓았으면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요?

우리 교회에 구제부가 있습니다. 제 혼자 생각입니다. 구제부 이름을 좀 바꾸면 어떨까요? 왜 그러냐 하면 내가 구제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면 그렇게 마음이 편치 않겠다 싶어요. 혼자 이리 저리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랑부, 사랑나눔부 이러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교회에서 잘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표 안내고 도움을 받는 사람이 마음 상하지 않도록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마는 이러한 것까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배 마치고 가시다가 걸음을 잘 못 걷는 연로하신 분 곁을 쌩하고 지나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참 배려없는 마음입니다. 바쁜데 어떻게 해요? 바쁘더라도 옆으로 살짝 비켜서 목례라도 하고 ‘바빠서 갑니다’ 하고 조금 가서 빨리 가시든지, 간단한 문제지만 걸음 걷기가 불편하신 분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좀 배워서 안다고 어려운 문자를 함부로 쓰지 마셔요. 대학생들이 방에서 놀다가 하숙집 아줌마에게 “여기 매치 갔다 주세요.” 그랬거든요. 매치(match, 성냥)가 뭐예요? 대학생들이 되도 않는 소리를 하던 시대입니다. 아줌마가 “예” 하더니 물을 한 사발 떠 왔어요. 그 말 한 녀석이 ‘아차’ 싶어서 한다는 소리가 “아줌마, 매치가 물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아줌마가 한다는 소리가 “학생들이 나를 뭘로 보노? 이래 뵈도 내가 하숙을 20년 쳤는데” 그건 우스개로 넘어갈 얘기지만 저희들끼리 쓰는 문자를 하숙집 아줌마에게 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배운 사람, 있는 사람이 조심을 더 해야 하는 거죠.

예배당에 들어오면 어느 자리가 제일 좋습니까? 뒷자리가 좋은가 봐요. 매일 복잡하니까요. 왜 뒷자리가 좋죠? 우선 예배 마치고 내빼기가 좋고, 목사님에게서 멀리 있으니 졸아도 덜 들킬 것 같고 그런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좋은 뒷자리는 남에게 양보하시고 안 좋은 자리를 차지하십시오. 이것도 피곤해서 졸고 싶은 사람 빨리 도망가고 싶은 사람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입니다. 좋은 자리는 그런 사람에게 양보 하십시오.

고슴도치 되지 마세요. 고슴도치가 뭡니까? 고슴도치가 다람쥐를 만나서 ‘야, 반갑다’ 하고 덥썩 안았습니다. 고슴도치의 배에는 가시가 없죠? 그래서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쩌다 하나가 찔리면 다람쥐는 괴롭습니다. 고슴도치가 다람쥐 생각 안 하고 안고 비비면 다람쥐는 어떻게 하라고요? 항상 주변에 있는 형제들을 생각하세요. 가난한 이웃들, 덜 배운 이웃들, 노래 잘 한다고 너무 잘 부르지 마세요. 못 부르는 사람들 기죽어요. 늘 그런 걸 의식하시라는 뜻입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이렇게 돌봐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 사람을 도와주면서도 마음 상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13절 끝에 보셔요. ‘그리하면 그가 그 옷을 입고 자며’ 그 다음부터입니다. ‘너를 위하여 축복하리니 그 일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네 의로움이 되리라’ 하나님 때문에 그러하다는 얘깁니다. 이 말씀이 15절에도 있고 18절에도 있고 19절 뒤편에도 보셔요.

‘네가 밭에서 곡식을 벨 때에 그 한 뭇을 밭에 잊어버렸거든 다시 가서 취하지 말고 객과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버려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손으로 하는 범사에 복을 내리시리라’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그냥 인지상정이거나 당연한 의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렇게 하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갚으시고 복을 주실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자기 권리를 포기했던 사람의 예를 들라면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다윗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윗이 자기를 쫓아오는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죽이지 않았습니다. 왜 안 죽입니까? 하나님 때문에요! 이건 하나님께서 원치 않는 일이기 때문에 죽이지 말라는 겁니다. 그리고는 여전히 도망을 다닙니다. 정말 놀라운 사람입니다.

말년에 압살롬의 반란으로 도망갈 때 신발도 못 신고 맨발로 도망가고 있을 때에 시므이라는 사람이 따라오면서 욕을 욕을 퍼 붓습니다. 다윗이 듣기에는 그 욕이 정당한 욕이 아닙니다. 억울한 욕입니다. 다윗을 따르던 장군 한 사람이 ‘저 놈을 한 칼에 죽여버릴까요?’ 그 때 다윗이 그러지 말라고 그러면서 이유를 세 가지 댑니다.

‘내 몸에서 난 내 자식도 나를 죽이려고 저러고 있는데 하물면 저 베냐민 지파야 오죽하겠느냐? 놔 두라’는 겁니다. 이것도 보통사람이 하기에는 쉽지 않은 말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하나님께서 시므이의 입을 통해서 나를 저주하라고 한 것이니 말은 시므이가 하지만 그걸 시키신 이는 하나님이시다. 그냥 놔둬라’ 자기가 그런 욕을 들어먹어도 싸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억울해요. 그런데 진짜 걸작품은 세 번째 이유입니다.

다윗이 본인도 억울하다는 걸 압니다. 억울하지만 그냥 두면 ‘하나님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나를 다시 용서해 주시고 나를 다시 돌아오게 하실지 모른다’ 그러니까 그냥 ‘놔두라’는 겁니다. 억울하게 욕을 많이 듣는다고 해도 하나님 앞에 불쌍한 사람으로 보여지기를 원하니까 그냥 놔두라는 겁니다. 힘이 없습니까? 권력이 없습니까? 그런데도 놔두라는 거예요.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생각해서 자기에게 있는 권리나 힘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다윗의 별명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아닙니까?

가난한 사람을 돌봐 주거나 이웃을 배려해야 할 이유를 하나님에게서 찾는다면 정말 복된 사람입니다. 여러분, 힘들고 고달픈 직장생활 왜 합니까? 몇 주 전에 듣고는 잊혀지지 않는 아주 귀한 말씀입니다. 어느 주부가 틈틈이 일을 하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아이들 학교 가고 없을 때 일 하러 갔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랍니다. ‘여가 시간을 이용해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으니까 할만하지 신랑이 없어가지고 먹고 살기 위해서 이 일을 한다면 내가 얼마나 비참해질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랍니다.

그러니까 갑자기 자기 신랑이 그렇게 고마워지더랍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가서 “여보, 이제까지 내가 잔소리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잔소리도 적게 하겠다. 참 고맙다!”고 인사를 한 모양입니다. 신랑의 반응이 뭔지 아세요? ‘며칠 갈려고 그러냐?’ 그러더랍니다. 그게 오래가면 좋겠는데 사람이 감사한 일도 오래 기억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뒷얘기는 접어놓고 식구들 먹여 살리려고 신랑이 고생하는 게 그렇게 감사하더랍니다. 다들 감사하고 살고 계시죠?

직장 생활, 왜 그렇게 힘 드는 것을 하고 계시죠? 다 처자식 먹여 살리려고 하는 거죠.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답은 하나님에게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이 직장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라고 나를 이 직장에 보내셨다고 믿고 열심히 일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처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서 참고 견디는 것보다 훨씬 복된 사람입니다. 답을 하나님에게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정말 하기 싫은 일이지만, 성질대로 한다면 금방 때려치울 수 있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 때문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니 내 뜻을 꺾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면 정말 복된 사람입니다. 구약의 하나님은 무서운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적지 않게 있어요.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자란 사람들 중에, 성경을 많이 읽은 사람들 중에 구약의 하나님은 참 무서운 하나님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본문을 보셔요. 이런 하나님이 무섭고 두려운 하나님입니까? 자상하시고 인자하시고 불쌍한 자의 마음까지 헤아리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왜 이웃을 배려하고 약한 형제를 왜 돌봐야 합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배려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두려운 하나님이시라고요? 하나님께서 정말 심판 좋아하시고 잘못할 때마다 징계하시는 하나님 같으면 여기 살아남을 사람이 글쎄 몇 명 있을지 장담 못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셨던 이 말씀은 너희가 그렇게 가서 하라고 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내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너희도 그렇게 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이신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이런 고생을 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보시면서 마음이 참 아프셨던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우리의 처지를 살펴주셨습니다. 그런 하나님께서 우리 주변에 있는 가난한 형제를 배려하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쓰고 배려할 때에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 앞에 함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믿는 형제로 인해서 마음 상하거나 섭섭하거나 고통당하는 성도들이 한 명도 없기 바랍니다. 서로 서로 배려하면서 하나님 앞에까지 함께 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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