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와 구유의 아기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이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가 수리아 총독되었을 때에 첫번 한 것이라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인 고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그 정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 되었더라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그 지경에 목자들이 밖에서 밤에 자기 양떼를 지키더니 주의 사자가 곁에 서고 주의 영광이 저희를 두루 비취매 크게 무서워하는지라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홀연히 허다한 천군이 그 천사와 함께 있어 하나님을 찬송하여 가로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개역, 누가복음 2:1~14]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백성이 평등한가요? 부자도 한 표, 가난한 자도 한 표, 많이 배운 사람도 한 표, 공부 못해도 한 표, 심지어 얼마 전에 어느 정치인이 ‘국민이 노망이 든 게 아닌가?’ 하는 소리를 했다가 야단이 났습니다. 노망이 들어도 한 표입니다. 많이 배워서 똑똑해도 한 표입니다. 어쩌면 정말 평등한 날은 투표하는 하루 뿐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평등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리 평등하지 않습니다. 입학, 취직은 능력대로 가는 거지 절대로 평등하게 넣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능력이 있고 재산이 더 있으면 그만큼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반면에 재산도 적고 배운 것도 적으면 그만큼 영향력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비슷 하지만 실제로 이웃들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사람이 만든 세상에서는 무엇이든 절대로 평등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평등하지 않은 사회라면 가급적이면 믿는 여러분들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이웃들에게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벌 수 있으면 많이 벌고 아낄 수 있으면 아껴야 합니다. 그렇게 아꼈다가 좋은데 쓰셔야죠.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이 평등한 사회가 되도록 애를 쓰고 노력해야 합니다. 노력해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지만 진정으로 평등한 세상은 하나님의 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이 땅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입니다.

천국은 참 평등한 사회입니다. 천국에서는 왕이 높아요? 종이 높아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잖아요, ‘천국에서 높아지려면 섬기는 자가 되라.’ 섬기는 사람이 제일 높은 사람입니다. 그러면 종이 높아요? 왕이 높아요? 하나님의 나라는 왕이나 종이나 똑같은 사회입니다. 천국에 가서 왕노릇? 좋죠. 천국에서 종노릇은 어때요? 왕노릇 만큼이나 좋은 것입니다. 참으로 평등한 사회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는 그러한 평등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두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이 문제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본문 1절에 가이사 아구스도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로마 황제입니다. 조금 뒤에 보시면 금방 태어나신 구유에, 구유를 다른 말로 하면 말 밥통입니다. 거기에 아기를 낳아서 눕혀 놓았습니다. 로마 황제와 로마의 변방 식민지 어느 한쪽 구석에 방도 한 칸 구하지 못하고 마구간에서 태어난 그 아이는 어느 정도 차이일까요?

이 아이를 죽이기 위해서 헤롯이 두 살 이하의 아이를 전부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면 헤롯과 이 아이만 비교해도 하늘과 땅 차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 헤롯의 목숨을 쥐고 있는 사람이 가이사 아구스도입니다. 황제가 왕으로 임명해 줘야 헤롯이 왕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시에 온 세상을 통치하는 이 황제와 변방 한쪽 구석에서 구유에 누워 있는 이 아이는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성경 바깥 얘기를 길게 해서 죄송합니다마는 가이사 아구스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역사책에는 아우구스투스라고 그럽니다. 아우구스투스는 존칭입니다. 옛날 우리 고등학교 책에는 ‘존엄자’라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아주 존귀한 사람이라는 정도로 알아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신이라는 뜻입니다. 신이라고 불릴 만큼 위대한 황제였다는 거죠. 본명이 옥타비아누스인데 어떻게 해서 신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알면 본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로마에 백여 년에 걸친 내전이 있었습니다. 그 내전을 일단 마무리 지은 사람이 그 유명한 케사르입니다. 시이저죠. 나라의 기틀이 잘 잡혀가려고 하는 그 순간에 두려움을 느낀 원로원에서 시이저를 암살해 버리죠. 로마는 당시에 공화정, 그러니까 여러 사람이 모여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시이저가 황제가 되려고 한다는 생각으로 암살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내전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이저의 양아들이된 옥타비아누스와 시이저의 참모였던 안토니우스가 싸우기 시작합니다. 결국은 악티움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를 이깁니다. 이 전쟁에 헤롯의 아버지가 끼여 있었습니다. 안토니우스 편에 끼였다가 패전하지만 말을 잘 해서 옥타비아누스 밑에 들어갑니다. 그 일로 인해서 결국은 에돔 사람인 헤롯이 유대인의 왕이 됩니다. 이렇게 내란을 종결짓고 이 때부터 로마가 튼튼한 나라로 세워집니다.

그러니까 길고 긴 내전을 완전히 마무리하고 로마를 아주 평화로운 제국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이 바로 이 옥타비아누스입니다. 로마의 첫 황제를 시이저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첫 황제는 이 옥타비아누스입니다. 이 분이 만들어 놓은 이 평화로운 시대를 우리는 흔히 팍스로마나라고 말합니다. 로마에 의한 평화시대, 500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심지어 200년 동안 유럽 전역과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 단 한 번의 전쟁도 없었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대단한 황제였습니다. 굉장히 유능한 정치가였습니다. BC44년에서 AD14년 그러니까 이 사람의 통치하에 예수님께서 탄생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대략 60년간 통치한 셈인데 지금의 로마가 아닙니다. 유럽 전역을 통치한 겁니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중동 전체와 아프리카 북쪽의 이 넓은 세계 전체를 60년 동안 홀로 통치를 했습니다. 대단한 겁니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청와대에 들어갈 때의 모습과 청와대에서 나올 때의 모습을 대비한 사진이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들어갈 때는 전부 환하게 웃고 얼굴이 퉁실퉁실 해서 들어갑니다. 나올 때 사진을 보면 살이 다 빠졌어요. 표정이 밝지 못해요. 하기야 뭐가 재미있겠어요? 이 조그마한 한반도를 5년 동안 통치하는 가운데 살이 싹 빠지고 야위어서 나오던데 그 넓은 세상을 60년 동안이나 통치를 하고 말년에 백성들이 자원해서 황제로 칭송했다고 합니다.

이 위대한 황제가 천하에 있는 모든 백성들은 호적하라 했더니 그 한마디 때문에 온 세상에 난리법석이 난 겁니다. 그 바람에 요셉과 마리아도 만삭의 몸으로 고향을 찾아갔던 겁니다. 그러니까 이 본문에 등장하는 가이사 아구스도라는 인물이 인류 역사 전체를 통털어도 어쩌면 가장 위대한 정치가였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성경을 자세히 보자는 겁니다.

이 위대한 황제가 통치하던 시대에 저 변방 한쪽 구석에 정말 초라한 모습으로 아기 예수가 탄생합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시는데 어쩌면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나타납니까? 어떤 면이 가장 초라합니까? 여관에 방 하나 잡지 못하고 마구간에서 태어납니다. 적어도 유대인의 왕 아니면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왔다고 그러면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어야 하지 않나요? 유대인의 왕으로 났다면 왕궁에서 태어나야 정상인데 왕궁하고 전혀 관계없이 이 한적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동방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다고 먼 곳에서 찾아왔습니다. 헤롯의 왕궁에 갑니다. 유대인의 왕이 태어났으니 당연히 왕궁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갔지요. 거기 가서 겁도 없이 ‘헤롯 왕에게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니이까?’라고 물었단 말입니다. 헤롯이 죽기 직전입니다. ‘나 외에 어느 놈이 왕이 된단 말이야?’ 동방박사들이 눈치도 없이 거기 가서 묻는 바람에 일이 그렇게 꼬여버린 거잖아요.

다시 말하면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분이 사람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이 초라한 마구간에서 난 거예요. 따뜻한 아랫목도 아니고 그야말로 말 밥통에 둘둘 감아서 놔 둔, 세상에 초라해도 이렇게 초라할 수 있을까 싶은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겁니다. 지금은 베들레헴이 워낙 유명합니다마는 예수님께서 나실 때는 유명한 땅이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한 7Km 떨어진 산골입니다. 굳이 포항 사람들이 이해하기 좋으려면 흥해 정도가 되나요? 포항도 촌이라고 하는데 저 흥해 같으면 좀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들은 몰라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촌이 어딥니까? 부산입니다. 부산 사람들이 서울에서 공부할 때 ‘집에 간다’ 하니까 ‘촌에 가나?’ 하더랍니다. 부산도 촌이면 포항은 말할 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흥해라면? 베들레헴이 그렇게 작은 산골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유대인의 왕으로 오신 이가 저 별 볼일 없는 마구간에 누워 있었으니 얼마나 초라한 모습입니까?

거기에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이 소식을 듣고 뛰어온 겁니다. 얼마나 귀한 선물을 들고 찾아왔겠어요? 맨손 아니겠어요? 복장이나 갖추고 뛰어왔겠습니까? 냄새나는 작업복으로 그냥 뛰어와서 찬양을 하고 돌아갔을 뿐입니다.

아구스도는 전 세계를 호령하는, 신으로 대접받고 있던 시대에 온 우주의 창조주가 되신 그분이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이 땅에 와 계셨더라. 얼마나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정말 차별이 심한 곳입니다. 군대에서 별 하나 하고 작대기 하나는 어느 정도의 차이인지 아시죠? 상상을 초월합니다.

제가 있던 부대는 방위병들이 많이 있었는데 참 웃기는 얘기지만 죄송합니다 거기 해당되는 분이 계시면 용서하세요. 별이 떴다 하면 방위병들은 전부 화장실에 들어가서 못 나옵니다. 나오면 안 됩니다. 회사 다니시는 분은 사장님하고 말단 사원의 차이, 어쩌다가 사장님하고 어울려서 뭐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대학 교수와 대학원생과의 차이도 참 크죠. 그런데 온 세상을 다스리던 그 황제의 모습과 이 초라하게 누워 있는 아이의 모습을 대조시켜 보면 이건 말도 할 수 없는 너무나 어마어마한 차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베들레헴에 탄생될 것을 미가 선지자가 미리 예언을 해 두었습니다. 미가서 5장 2절입니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네게로 나올지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태초에니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태초에’라는 말은 그는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이신 이스라엘의 인도자가 베들레헴에서 난다고 장소까지 지적을 해 두었습니다. 그랬기에 동방박사들이 헤롯에게 찾아와서 왕이 어디서 났느냐고 하니까 서기관들이 베들레헴이라고 정확하게 알려 주는 겁니다.

메시야를 잉태하고 있던 마리아는 갈릴리 나사렛, 적어도 베들레헴에서는 150Km 떨어진 먼 곳에 있었습니다. 아기 낳을 때가 다 되었는데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리라고 예언되어 있는데 실제로 살고 있는 곳은 나사렛입니다. 옮겨야 되는데 누가 옮깁니까? 참 묘하지만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방법은 가이사 아우구스투스의 영입니다. 예수님께서 그 먼 베들레헴에서 꼭 태어나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생각해 본다면 참 재미있습니다.

베들레헴이라는 말의 뜻이 뭐죠? ‘베들’이라는 말은 집이라는 뜻이고 ‘레헴’은 떡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베들레헴은 우리말로 하면 떡집입니다. 예수님은 떡집에서 나야 한답니다. 떡집에는 떡이 나는 법이죠. 그런데 예수님은 떡집에서 나야 한다. 왜 그렇죠? 예수님께서 스스로 ‘나는 생명의 떡이로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예수님은 이 땅의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내는 생명의 떡입니다. ‘너희 조상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를 먹고도 죽었지만 나를 먹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예수님은 ‘나는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명의 떡이 되시는 예수님은 떡집에서 나야 한다. 그게 하나님의 뜻인 것 같아요. 한편으로 보면 하나님은 대단히 유머러스한 분이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구간에서 나야 할 이유는 뭐예요? 만약에 나사렛에서 태어나셨다면 마구간에서 태어날 리가 없습니다. 아구스도가 영을 내렸기 때문에 가게 되었고 베들레헴에서 났고 마구간에서 나게 된 겁니다. 마구간에서 나셔야 할 이유가 뭐예요?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나는 속죄 제물로 이 땅에 죽으러 왔다.’ 속죄제물이 뭐죠? 하나님께 제사 드리기 위해서 잡은 짐승 말이에요. 다시 말하면 ‘난 짐승이다’ 이 말입니다. 짐승은 어디서 나야 합니까? 마구간이죠.

예수님은 하나님께 드릴 제사에 쓰일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불렸거든요. 그런 면에서 예수님은 한 마리의 양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러니까 짐승이 누울 자리에 누워야죠. 하나님의 뜻이 이것이기에 이 뜻을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었던 아우구스투스를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쓸려고 작정만 하면 누군들 쓰지 못하겠습니까마는 그 높고 높은 황제와 이 어린아이와 비교하면 너무나 큰 차이인데도 이 아이의 이런 탄생을 위해서 하필이면 가장 높은데 있는 황제를 동원해서 이 일을 이루셨습니다.

황제는 엄청나게 높은 분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무리 높아도 사람이잖아요? 사람끼리 있을 때 황제잖아요? 하나님 앞에서는 한없이 낮고 낮은 인간일 뿐입니다. 한 20층되는 고층아파트를 쳐다보면 참 높습니다. 그런데 비행기 타고 높이 올라가서 보면 20층, 30층 아파트나 단층집이나 비슷합니다. 인간이 높고 높으면 얼마나 높을까요? 우리끼리 쳐다 보면 한없이 높아도 저 높은 하나님께서 내려다 보시면 표현이 속됩니다마는 그 놈이 그 놈이죠.

인간이 볼 때 황제와 어린아이의 차이는 너무나 크지만 하나님께서 ‘내가 보내는 이 어린아이를 위해서 아무리 높은 황제라도 쓸 때는 쓴다’는 말씀입니다. 황제와 구유의 아기는 우리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님께서 보실 때는 저 높고 높은 황제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작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고 하실 때 낮고 낮은 모습으로 이 땅에 보내시면서 그 높고 높은 황제를 쓰셨다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로마 사람들에 의해서 인간이라기보다는 신으로 떠받들려졌던 그 아우구스투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가는 도구로 사용이 된 겁니다.

황제가 이런 말을 들으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우리 흔히 하는 말로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내가 이 나라를 통치하는 수단으로 내렸던 것이 호적령이다’ 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하나님에게 이런 말을 들은 황제가 가이사 아구스도가 처음이 아닙니다. 출애굽기 9장 16절에 하나님께서 애굽의 바로에게 ‘내가 너를 세웠음은 나의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하였음이니라’는 얘기를 하십니다.

바로가 그 말을 듣고 기가 찼을 겁니다. 바로가 어떻게 해서 왕이 되었는데요? 아버지에게 물려받았거나 아니면 목숨을 건 투쟁을 해서 왕이 되었을지 모르는 그 바로에게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세웠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아무리 위대한 황제, 그가 어떻게 황제가 되었든 간에 하나님께서 ‘내 뜻을 이루기 위해서 세웠다’는 거죠. 본인은 하나님과 전혀 관련이 없었을는지 모르지만 바벨론을 멸망시키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자기 땅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이 고레스입니다. 고레스 역시도 자기 생각에 따라서, 자기 통치원리에 따라서 통치해 나가지만 하나님께서는 ‘내 종, 내가 기름 부어 세운 나의 종 고레스’라고 말합니다.

이 땅의 아무리 위대한 왕, 아무리 뛰어난 황제도 하나님의 손에 잡혀서 하나님께서 쓰시고자 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땅에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든 구유에 누워 있는 이 갓난아기가 가장 존귀한 분입니다. 비록 마구간 구유에 누웠을지라도 이 가난한 부부의 이 갓난아기는 장차 온 세상을 심판하실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이 땅에는 우리보다 높은 사람도 많고 잘난 사람도 참 많습니다. 우리보다 잘 나고 높은 사람 그렇게 많은데 무슨 낙으로 사세요?

그런데 여러분은 예수님보다 낫잖아요. 예수님께서 나신 마구간보다 훨씬 나은 집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뭐 그럴듯한 집에 재산도 좀 가지고 이만하면 됐다 싶은 생각이 드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런 여러분들을 보고 돈 깨나 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시장 앞에 가면 손님이 바글바글 하는 병원이 하나 있죠? 그 집 신랑더러 제가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병원 하느라고 고생이 많지요?” 그랬더니 그 신랑이 했는 얘기가 “구멍가게 한다고 바쁘기만 하지 뭐 그거 돈 됩니까?” 그래요. 어느 병원인지 아시죠? 이 동네에서 제일 손님 많은 병원을 보고 이러고 있어요. 그 병원이 구멍가게면 우리는 뭡니까?

좀 있다고 뻐겨 봤자 그게 그거라는 겁니다. 중요한 게 뭐냐 말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 것 그게 귀한 겁니다. 우리 눈으로 세상을 보지 마세요. 우리 눈으로 보면 잘난 사람 많고 부러운 사람 많습니다. 그게 우리 눈입니다.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 것이말로 진짜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위대한 황제도 우습게 보입니다. 이 갓난아이, 초라하기 그지 않는 갓난아이가 우리를 위해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느낄 때에 우리는 이 아이를 보고는 감격하지만 황제를 보고는 감격하지 않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왜 죽음을 각오하고,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 왜 귀향을 갔습니까? 황제가 하나님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그가 높고 위대한 자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하나님은 아니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진짜 귀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셨기에 구유에 누워 있어도 그렇게 존귀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진정 귀하고 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하나님을 믿는, 그래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보다 귀한 사람은 없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님의 아신 바 된 여러분이 하나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이 땅에 잘난 사람, 높은 사람, 얼마나 많습니까마는 그 높고 높은 것이 하나님의 눈에도 그렇게 높고 높은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알고 ‘내 백성’이라고 부르는 여러분들이야 말로 하나님 앞에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위대한 아우구스투스도 이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입니다. 그러나 마구간에 초라하게 누웠던 그 아기는 온 세상의 구주가 되어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을 살려내기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고 계십니다. 장차 온 세상의 심판주가 되어 이 땅에 다시 오실 겁니다. 보세요, 누가 위대한가요? 온 세상을 다스렸던 황제와 그 구유에 누웠던 갓난아기를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볼 때 누가 더 위대하고 누가 더 중요하냐 말입니다.

하나님 없는 황제가 되는 것보다 하나님 앞에서 구유의 아기가 되는 것이 복된 일입니다. 하나님의 눈이 여러분들을 향하고 계시다면 하나님은 세상의 가장 존귀한 사람을 사용하셔서 여러분들을 도우실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천지만물을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의 특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들을 애굽으로 불러서 하나의 민족을 이루시려고 온 세상에 칠년 풍년과 칠년 흉년을 내리셨던 분입니다. 하나님 말씀 듣지 않고 도망가는 요나, 그 정신없는 요나를 정신 좀 차리게 하시려고 바다에 대풍을 일으켜 배를 흔들어 놓습니다. 이 정신 나간 요나 하나 제대로 잡아 놓기 위해서 그 배에 있었던 모든 귀한 것들을 다 버리게 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볼 때마다 화물을 싣고 가던 선주들이 얼마나 억울할까 싶어요. 배가 떠나려는데 웬 놈이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그 놈 때문에 전 재산 다 날리게 되었잖아요? 배를 타고 다니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사고팔았든지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말 안 듣고 도망가는 이 말썽꾸러기 요나 하나가 하나님께 더 중요합니다.

학교에 가 보세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그 많은 아이들 중에 누가 제일 소중하죠? 공부 제일 잘 하는 아이요? 아무리 공부 못해도, 아무리 못생겨도 내 자식이 소중한 것 아닙니까? 남의 자식이야 공부 잘 하고 아무리 인물이 잘 나면 뭐해요? 잘 났건 못 났건 내 자식이 소중한 것 아니냔 말입니다. 하나님도 그런 면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서 출세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눈에 제대로 들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눈은 참 이상해요. 애굽의 장자들을 칠 때 하나님의 눈에는 문에 발라놓은 어린 양의 피만 보여요. 그 피만 보이면 넘어갑니다. 그 집에 들어 있는 놈이 무슨 죄를 지었건, 죽을 놈이건 다 용서하고 넘어가 버리는 겁니다. 어린 양의 피,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다는 것 그것 하나 때문에요! 우리가 얼마나 잘못했고 무슨 큰 죄가 있든지 묻지도 않겠다는 뜻 아닙니까? 이게 중요한 것입니다. 내 스스로 노력해서 얼마나 귀한 선물을, 얼마나 많은 돈을 하나님께 가져 왔느냐?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린 양의 피가 묻어 있다면 너는 내 자식이라고 하나님께서 받아주시겠다는 겁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해라, 점수를 잘 따야 좋은 대학에 가고...’ 이러기 전에 ‘넌 세상의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꼭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안 되니까 시험 치르고 나서 성적 잘 못 나왔다고 높은 데서 뛰어내려 버립니다.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뛰어내리는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입니까? 잘 하는 아이들입니까?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아예 그런 짓을 안 합니다. 다 잘 하는 아이들입니다. 맨날 100점 맞다가 한번 90점 맞았다고 죽어버립니다. 늘 1등하는 아이가 집에 있으면 조심 하세요. 너무 기뻐할 일이 아닙니다.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공부 잘 하는 것보다는 ‘나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아이들은 그렇다 치고 어른이 집 없다고 좋은 집 가진 사람에게 제발 기죽지 마세요. 차 없다고 좋은 차 끌고 다니는 사람에게 기죽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보시느냐 그게 중요한 겁니다. 황제도 이 갓난아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관점, 하나님의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좋은 차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 중에는 폼으로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좋은 외제차를 사 놓고 보험료도 안 내고 그냥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사고 나면 버리고 그냥 간대요.

하나님께서 나를 귀하게 여기시는데 내가 이런 것을 가지고 기죽어 있고 흔들릴 이유가 뭐가 있느냐 말이에요? 무엇을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지를 생각하시면서 정말 당당한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좋은 것, 아무리 높은 자리에 앉았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구유의 아기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아니 이런 아이가 있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월 지난 후에 온 세상을 통치하는 분이 따로 있음을 알게 되는 날 얼마나 불행할런지 모릅니다.

황제와 같은 사람을, 아니 포항 시장만 되어도, 아니면 회사 부장만 되어도? 그런 사람 부러워하지 마시고, 물론 힘 쓰고 애써서 그런 자리에 올라가도록 노력은 하십시오마는 그런 사람 부러워하지 말고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하나님께서 나를 귀하게 여기고 계신다는 이 사실에 감격하고 여러분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을 귀하게 여기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부러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라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마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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