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바다 가에 서서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또 하늘에 크고 이상한 다른 이적을 보매 일곱 천사가 일곱 재앙을 가졌으니 곧 마지막 재앙이라 하나님의 진노가 이것으로 마치리로다 또 내가 보니 불이 섞인 유리바다 같은 것이 있고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유리바다 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 양의 노래를 불러 가로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기이하시도다 만국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오리이까 오직 주만 거룩하시니이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하더라 또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하늘에 증거 장막의 성전이 열리며 일곱 재앙을 가진 일곱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맑고 빛난 세마포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네 생물 중에 하나가 세세에 계신 하나님의 진노를 가득히 담은 금대접 일곱을 그 일곱 천사에게 주니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을 인하여 성전에 연기가 차게 되매 일곱 천사의 일곱 재앙이 마치기까지는 성전에 능히 들어갈 자가 없더라 [개역, 요한계시록 15:1~8]

느닷없이 이런 전화가 걸려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도 교회 다니는 사람인데 기도하다가 이런 전화번화가 보여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혹시 힘들고 어려운 일은 없습니까?’ 기도 중에 전화번호를 봤다는데요? 한 번 만나자면 만나실 겁니까? 만났더니 ‘이런 저런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아마 성경공부가 제일 좋을 겁니다. 함께 성경을 공부하지 않겠습니까? 교회나 다른 분들에게 공부한다고 하지 마시고 단둘이서만 해 봅시다.’ 그러면 해 보시겠습니까?

만약에 공부를 해 보면 그 분이 성경을 잘 가르칠까요? 못 가르칠까요? 잘 가르칩니다. 참 잘 가르칩니다. 목사님께 물어보아도 대답이 분명치 않은 미심쩍은 것을 골라가면서 잘 가르쳐 줍니다. ‘세상에 성경을 이렇게 가르쳐 주는 분이 있나?’ 싶을 정도로 잘 가르쳐 줍니다. 직접 겪은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정말 잘 가르쳐 준대요. 그 말씀 속에서 참된 기쁨이 있더라는 겁니다.

의심 없이 받아들일 만한 때가 되면 계시록을 공부합니다. 지금 누구 얘기를 하시는지 아세요? 신천지 얘깁니다. 이단으로 불리는 신천지가 교인들에게 접근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이런 겁니다. 수요일 예배 참석하시는 여러분들은 그렇게 따라가다가도 ‘아 여기서부터 틀리는구나’ 하고 정체를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마는 웬만해서는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단들이 영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보다 성경을 더 잘 아는 것처럼 설명을 잘 해주기도 합니다. 우리가 성경을 열심히 배우지 않은 것에 대해서 반성해야 합니다. 그런데 계시록에서 벗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왜 그런고 하니까 계시록은 사람들을 미혹하기에 아주 좋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이유는 계시록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잘 안 읽잖아요? 그리고 ‘읽어보니 괜히 겁이 나더라’ 이런 분들이 많습니다. 계시록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계시록을 가지고 이단들이 미혹하는 겁니다.

계시록을 잘 모른다 하더라도 분명하게 한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계시록을 펴 놓고 겁을 주거든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십시오. 일단 겁을 줘야 사람들이 달려들잖아요? 이단뿐 아니라 못된 인간들이 노리는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핍박 가운데 있을 때 사도 요한이 귀양살이 하면서 성도들에게 책을 써 보냈습니다. 왜 보냈겠습니까?

로마황제로부터 핍박을 받아 여차하면 목숨을 잃어야 하는 이런 판국에 계시를 받아서 보냈습니다. 성도들에게 겁을 주려고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엄청난 두려움 가운데에 있는 성도들에게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내라고 보내준 책입니다. 그 책을 오늘 예수 잘 믿는 우리가 읽으면서 왜 겁내고 두려워 해야 합니까? 잘못 읽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왜 이런 글을 주셨는지를 잘 생각해 가면서 읽으면 엄청난 위로를 받고 환란과 핍박 속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 왜 안 읽죠? 어려워요? 어려우면 배워야지요. 이것도 안 하고 저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다가 고약한 사람들이 교묘하게 접근해오면 맥없이 넘어가 버리는 겁니다.

신천지 사람들이 그런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것을 가까운 분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수상하다. 공부하러 가는 것은 말리지 않을 테니까 가긴 가되 과정을 반드시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잘 다니더라구요. 장소도 워낙 비밀에 붙여서 그 지역의 목사님들께 물어도 잘 모르겠답니다.

그런데 계시록에 들어가더니 좀 이상하다고 하더니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그만 두면서 얘기를 해 주었기 때문에 신천지 수법을 알게 된 겁니다. 누가 계시록을 펴 놓고 겁을 주면서 유혹을 하거든 내용은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수상하게 생각하시면 별반 잘못이 없을 것입니다. 왜 그런지 본문을 보면서 생각해 보십시다.

1절, ‘또 하늘에 크고 이상한 다른 이적을 보매 일곱 천사가 일곱 재앙을 가졌으니 곧 마지막 재앙이라 하나님의 진노가 이것으로 마치리로다’ 일곱 천사가 일곱 재앙을 가졌는데 마지막 재앙이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이것으로 마친대요. 그러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재앙을 쏟아 부으셨을까요?

흔히 계시록은 하나님의 재앙이 임하는 책이라고 알고 있잖아요? 오늘 본문이 마지막 재앙입니다. 그러면 그 앞에 얼마나 많은 재앙이 있었습니까? 대충 알기로는 계시록에 세 가지 재앙이 있지요? 인 재앙이 있고 나팔 재앙이 있고 대접 재앙입니다. 여기 본문이 말하는 것은 대접 재앙입니다. 그런데 인 재앙은 6장에 나오고 나팔 재앙은 8장, 9장에 나옵니다. 마지막 재앙이라는 대접 재앙은 16장에 나옵니다.

계시록 전체 22장 중에 재앙에 관한 내용은 넉 장에 불과합니다. 22장에 4장이면 분량이 많은 겁니까? 작은 겁니다. 그 중에 특별히 세 가지 ‘화’가 있습니다. 첫째 ‘화’는 다섯째 나팔이고 둘째 ‘화’는 여섯째 나팔입니다. 그러니까 첫째 ‘화’, 둘째 ‘화’는 9장에 나오고 16장에 가서 세 번째 ‘화’라고 하는 대접 재앙이 나옵니다. ‘화’는 세 가지 뿐입니다.

본격적인 ‘화’라고 불리는 것은 세 가지인데 이것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장 중에서 2장밖에 안됩니다. 겨우 두 장입니다. 그런데 그걸 보고 계시록은 재앙에 관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계시록에서 기억해야 할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고 계시록은 온갖 재앙이 있고 기괴한 괴물이 나오는 책이라고 오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안 봤다는 이야기입니다. 재앙이나 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적은 분량입니다.

특히 16장에서 나와야 할 셋째 ‘화’에 대한 얘기는 여기가 처음이 아닙니다. 11장에서 셋째 화에 대한 얘기를 했고 15장에서도 셋째 화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또 이 본문에서 얘기를 하고 한참 있다가 16장에 나옵니다. 옛날 약장수 수법하고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길거리에서 약장수들이 북치고 꽹과리 치면서 아이들을 많이 불러 모읍니다. 뭔가를 보여준다고 하면서 사람들을 불러놓고 뭘 보여줍니까? 결국 아무 것도 안 보여줘요. 뭔가 있을 듯 있을 듯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약 파는 게 목적이잖아요?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리시는 것이 목적이라면 ‘셋째 화가 있다’ 그러면서 왜 자꾸 다른 얘기만 하시는 겁니까? 화 내리는 것이 주된 내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화가 임한다고 하시면서 다른 얘기를 자꾸 하시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셋만에 안 나오면 죽을 줄 알아라. 하나, 둘...’ 둘 다음에 뭡니까? ‘둘 반’ 아닙니까? 둘 반 다음에는 ‘둘하고 반의 반’ 왜 자꾸 그럽니까? 어쨌든지 셋으로 안 넘어가려고 그러죠?

재앙이 있다고 하시면서 자꾸 다른 얘기를 하실 때는 그 사이 사이에 들어가 있는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재앙을 내리시는데 자기 백성을 이렇게 돌보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끼워 놓은 겁니다. 사람은 대체로 열 번 잘 해주다가 하나 잘못하면 잘 한 9가지는 잊어버리고 섭섭했던 것 하나만 기억하는 법입니다. 우리가 계시록을 대할 때 이런 식으로 오해하는 겁니다. 이건 확실히 오해입니다.

사도 요한이 우리에게 계시록을 전해준 것은 이런 재앙이나 심판을 기억하라는 게 아닙니다. 당장 우리가 읽은 15장도 재앙에 관한 이야기는 딱 1절 뿐입니다. 1절에서만 재앙을 이야기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뒷부분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 뒤에 두 가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선 2절부터 4절까지가 도대체 어떤 장면하고 비슷한지 생각해 보세요.

‘또 내가 보니 불이 섞인 유리바다 같은 것이 있고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유리바다 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곧 어린 양의 노래를 불러 가로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하시는 일이 크고 기이하시도다 만군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리로다 주여 누가 주의 이름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영화롭게 하지 아니하오리이까 오직 주만 거룩하시니이다 주의 의로우신 일이 나타났으매 만국이 와서 주께 경배하리이다 하더라’ 비슷한 장면이 하나 떠오르지 않습니까?

유리바다가 뭐예요? 유리로 된 바다라면 참 이상하지 않아요? ‘유리바다 같은’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 맑고 투명한 바다라는 의미입니다. 정말 맑고 투명해서 물속 저 깊은 곳까지 다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바다 속에 불이 섞여 있다는 겁니다. 그 맑디맑은 바다 속에 불이 섞여 있고 그 유리바다 가에서 많은 무리들이 거문고를 가지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겁니다. 어느 장면이 생각이 나세요?

애굽에 열 가지 재앙이 쏟아질 때 우박이 내리고 천둥이 치면서 땅에서는 불이 막 달려가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을 그렇게 심판을 하셨죠. 그런 다음에 이 백성들이 홍해를 마른 땅같이 걸어서 통과합니다. 바다를 건넌 다음 그 바닷가에서 얼마나 기뻤을지 생각해 보세요.

그 바닷가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자기들이 그렇게 두려워 했던 애굽 군대의 시체가 둥둥 떠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럽고 놀랬을지 억지로라도 상상을 해야 합니다. 거기에서 부른 노래가 바로 모세의 노래입니다. 그 모세의 노래 뒤에 소고 치며 미리암이 앞장 서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 이 장면은 바로 그 장면과 흡사합니다.

누가 유리바다 가에 서 있습니까? 2절에 보면,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이것은 초대교회가 당하던 모든 핍박을 이겨낸 자들이라는 말입니다. 그건 마치 애굽에서 바로의 압제를 견디다 못해서 탈출해 온 모습과 겹쳐지는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소고를 가지고 춤추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여기서는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노래를 부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기에서 불렀던 노래는 모세의 노래였습니다. 여기서는 모세의 노래라고 하면서 또 어린 양의 노래라고 합니다. 이 장면이 출애굽 사건과 겹친다는 가장 좋은 증거가 바로 모세의 노래라는 표현에 담겨져 있습니다.

구약에 기록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실제로 체험하고 나왔던 그 놀라운 사건이 먼 훗날 이 땅에 임할 마지막 때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라는 겁니다. 종말에 무서운 재앙이 내릴 때 한쪽에서는 이렇게 기뻐 즐거워하는 무리들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애굽 전역에 재앙이 내릴 때 고센 땅에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분이 어떠했을지 상상해 보세요. 저기는 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고센 땅에는 개도 혀를 놀리지 않았더라고 말합니다.

개의 특징이 뭡니까? 여름날 혀를 쑥 내밀고 헥헥거리는 게 개 아닙니까? 그런 개가 혀도 안 놀리더라는 겁니다. 종말의 때에 이런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강가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했던 것보다 훨씬 더 완벽하고 훨씬 더 큰 기쁨이 그 날에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불렀던 노래는 모세의 노래입니다. 여기 이 사람들의 노래는 어린 양의 노래입니다. 어린 양의 노래라는 것은 아마도 어린 양으로 말미암아서 부를 수 있게 된 노래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모세의 노래는 깁니다. 원수들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셨는지를 길게 서술합니다. 그런데 여기 성도들의 노래에는 그런 원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자기들을 핍박하던 자에게 이제는 관심도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한 차원 더 성숙해진 성도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출애굽기에 나오는 그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리켜 ‘홍해를 건넌 사람들’이라고 하면 될 겁니다. 그 말 속에는 참 큰 감격이 들어 있습니다. 애굽에서 종살이 하면서 그렇게 고생스럽게 살다가 하나님께서 놀라운 능력으로 그들을 부르셨고 그 홍해를 마른 땅으로 건너갔던 사람들이란 의미를 담은 감격스러운 표현입니다.

오늘 본문에 찬송하는 사람들은 표현이 좀 길긴 합니다마는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 이걸 출애굽기 표현과 연결해서 본다면 ‘영적 홍해를 건넌 사람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홍해를 건넌 사람들이 그 홍해 가에서 얼마나 감격스러워 했을까요? 그와같이 이 땅에서 고통스러운 수고와 아픔을 다 딛고 그 어려움을 이기고 건넌 간 성도들이 유리 바닷가에서 기뻐할 날이 있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핍박 가운데에 있는 성도들이 이 말씀을 보면서 ‘우리에게 임하는 핍박, 이거 옛날 출애굽 때 우리 조상들이 당했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여기고 ‘우리가 이걸 이기면 놀라운 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겁니다. 그 감격을 보면서 현실적인 아픔을 이기라는 겁니다. 여러분, 이게 장차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믿음 안에서 믿음을 잘 지켜 나간 성도들의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바닷가에서 누렸던 그 감격보다 훨씬 더 큰 감격을 재앙이 내리는 그 마지막 날에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계시록의 말씀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이런 걸 기억하라는 겁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 바닷가에서 경험했던 그 감격은 맛배기에 지나지 않는 겁니다. 홍해 바닷가에서 그렇게 감격스러워 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감격과 놀라움이 우리 앞에 있을 겁니다. 초대교회가 당했던 박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마는 그 박해를 넘어서서 이 영광스러운 모습을 기억하라는 겁니다. 한 가지를 더 말씀하고 있죠? 5절에서 8절까지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당장 주어진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홍해 바닷가에서 그렇게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며칠 뒤에 뭐가 문제가 됩니까? 황량한 사막입니다. 아무 것도 없어요. 물도 없고 양식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평 불만하면서 하나님을 원망하게 된 겁니다. 그렇게 고생시키려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불러내셨겠습니까?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은 굶주림도 배고픔도 아니었습니다. 더 놀라운 복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그 놀라운 계획은 잘 알지를 못했고 그저 ‘배고픈데?’ ‘목마른데?’ 그래서 원망밖에 안 했죠. 홍해를 건넜다고 다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감격이 사라지기 전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40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다 조치를 취해 주셨습니다.

홍해를 건넌 다음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받은 복이 뭡니까? 두 가지를 말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십계명을 위시한 율법을 주셨습니다. 율법을 주신 이유는 너희는 내 백성이라는 뜻입니다. ‘내 백성이니 이젠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주셨습니다. 비록 광야생활이 고통스럽고 힘들었을는지 몰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참 감격은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이런 감격이 있었어야 하는데 이스라엘은 그걸 잘 누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는 성막을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계신다는 증거로 주신 것이 성막이었습니다.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너희들과 함께 머무르겠다는 의사표시입니다. 이스라엘이 진짜 감격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하나님 자신을 우리에게 주셨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거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이게 참 감격스러웠어야 옳은데 이스라엘이 그걸 잘 하지 못했습니다. 어쨌거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거하신다는 의미에서 그들에게 성막을 지으라고 하셨고 이스라엘은 성막을 중심으로 해서 살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솔로몬 시대에 와서 다윗과 솔로몬의 합작품으로 아름다운 성전을 짓게 됩니다. 이스라엘이 성전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모릅니다. 그 성전이 오랜 세월 후에 완전히 부서졌다가 다시 짓고 부서졌다가 다시 짓고 이래서 예수님 당시에 헤롯 성전이라고 불리는 아름답고 웅장한 성전이 들어섰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겼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계시록이 주어지기 얼마 전에 그 성전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유대인에게 있어서 성전이 무너지고 예루살렘이 폐허가 되었다는 것은 고향을 잃어버린, 구심점을 잃어버린 것같은 엄청난 허무감과 좌절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계시록이 뭐라고 그럽니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의 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하늘에 진짜 하나님의 전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잃어버린 성전, 사라져 버린 성전, 이젠 우리에게 희망이 없다고 여길 때에 하나님의 진짜 성전은 하늘에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5절, ‘또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하늘에 증거 장막에 성전이 열리며’라고 말합니다.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한 그 성전이 하늘에 여전히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유대인들이 이 장면을 보면서 얼마나 감격했을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죽은 지 오래된 아버지가 어느 날 살아서 돌아온 느낌에 비하면 될까요? 참된 성전은 하늘에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온통 금으로 만든 그 성막은 황금의 집이라고 불렸습니다. 완전히 금으로 만든 집이었지만 그것이 진짜 하나님의 집은 아닙니다. 그것마저도 귀하게 여겼건만 그것을 다 잃어버리고 난 후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진짜 하나님의 집은 하늘에 여전히 있다는 겁니다.

오늘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참된 교회는 하늘에 있습니다. 우리가 힘을 합쳐서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지만 이 땅에 있는 교회는 완전한 교회가 될 수 없습니다. 교회들마다 문제가 참 많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여러분이나 저나 소망일 겁니다.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합니까? 사람이 그렇게 완전하지 못합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교회를 염려해서 날밤을 세우시고 교회를 생각하면 잠이 잘 오지 않는 분도 계실 겁니다. ‘이러다가 교회가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 참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 땅의 교회는 그런 아픔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지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긴 하겠지만 사람들이 모인 교회는 어쩔 수 없이 이런 부족함이 있게 마련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정 힘들고 어려울 때 진짜 우리의 교회, 진짜 하나님의 교회는 하늘에 건재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8절,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을 인하여 성전에 연기가 차게 되매’ 성전에 연기가 가득 차 있다고 말합니다. 불이 났나요? 왜 성전에 연기가 가득 차 있나요? 하나님은 친히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실 때에 늘 구름기둥, 불기둥 연기를 사용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여기 계시다는 증거로 성전이 구름으로 완전히 뒤덮이곤 했습니다.

구름이 떠오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동할 준비를 합니다. 천막을 걷어서 그 구름을 따라서 이동했습니다. 구름이 머무르면 그 곳에 머물렀습니다. 이 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여기 임하여 계신다는 뜻입니다.

7절, ‘네 생물 중에 하나가 이렇게 말하는데’ 이 성전에 네 생물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 네 생물은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하기도 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시록의 이 네 생물은 하나님의 대리 자격으로 등장합니다. 다른 말로 이 네 생물이 있는 곳이 바로 하나님이 계신 곳입니다. 여기에 이 네 생물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여기 계시다는 뜻입니다. 성전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 성전이 하늘에 있고 거기에 여전히 하나님께서 계시면서 천사들을 내려 보내고 계시더라는 겁니다.

6절, ‘일곱 재앙을 가진 일곱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맑고 빛난 세마포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재앙을 받은 천사가 성전에서 나왔습니다. 이게 최후 심판, 마지막 재앙입니다. 이 천사들이 성전에서 나왔다는 것은 이 최후의 심판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보여주는 겁니다. 계시록에 나오는 재앙이 전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겁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면 하나님의 자녀가 된 여러분들은 두려워 할 이유가 없잖아요?

아버지가 시퍼런 칼을 들고 서 있으면 무섭습니까? 무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혹시 아버지가 실수를 하면 어쩌나? 과도한 걱정이 아니겠습니까? 엄마가 시퍼런 칼을 들고 있어봐야 요리나 하시겠지요! 아무리 이 땅에 심각한 재앙이 떨어지고 험악한 심판이 임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아버지로부터 나왔다면 자녀된 우리는 겁낼 이유가 없는 겁니다. 계시록에 나오는 모든 재앙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겁니다. 절대 두려워하지 마시기 바라고 혹시 누가 그걸 가지고 여러분들을 두렵게 하면 수상하게 생각하세요.

주일학교 때 배운 아이들 부르는 찬양이 딱 정답입니다. ‘심판이 나에게 없네. 주의 피가 내 죄 가리네. 예수님 날 위해 돌아가셨으니 심판이 나에겐 없네.’ 심판이 없는데 겁낼 이유가 뭐 있어요? 8절 마지막에, ‘일곱 천사의 일곱 재앙이 마치기까지는 성전에 능히 들어갈 자가 없더라’ 이 재앙이 끝날 때까지는 성전에 아무도 못 들어갑니다. 하나님의 뜻을 돌이키게 할 자가 아무도 없다는 뜻입니다. 일단 심판이 시작되면 말릴 자가 없다는 뜻입니다.

심판이 일단 시작되면 더 이상 방법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여러 번 말씀하셨고 노아의 방주도 이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문이 닫히기 전에 들어가야지 일단 문이 닫히면 아무리 두들겨도 소용이 없습니다. 노아가 만든 그 방주의 문을 누가 닫았습니까? 하나님께서 닫으셨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닫으신 것을 누가 열겠습니까? 아무리 발을 구르고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을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일이 오기 전에 믿으라는 얘기죠.

7절에, ‘세세에 계시는 하나님의 진노’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세세에 계신 분, 영원하신 분이라는 뜻이죠. 종교개혁을 일으켰던 루터가 낙심하고 있을 때 어느 날 부인이 상복을 입고 나타난 겁니다. 루터가 깜짝 놀라서 누가 돌아가셨느냐고 물었더니 ‘하나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랬다는 거예요. 하나님께서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왜 당신이 그렇게 낙심하고 주저앉아 있느냐 그런 얘기잖아요? 부인의 그 말을 듣고 루터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는 겁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이런 저런 어려운 일 가운데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영원하신 분이시고 이 모든 것을 주관하고 계신다면 우리가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성도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연기가 가득 들어차 있는 하늘 성전이 있다는 것입니다. 연기가 가득 들어차 있는 하늘 성전, 표현을 바꾸면 하나님께서 친히 임재해 계시는 성전이 있다는 겁니다. 이 성전에서 하나님께서 심판을 주관할 것이며 재앙을 내리십니다.

이 재앙이 성도에게는 재앙이 아닙니다. 성도에게는 이 땅에서 당한 모든 원한을 풀어주는 겁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 성도를 핍박하고 교회를 공격했던 자들에게 재앙이 임하는 것이지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에게는 오히려 찬양의 대상입니다. 유리바다 가에서 기쁨의 찬양을 부를 날이 있다는 것을 성도들로 하여금 기억하라고 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15장에서 재앙은 1절 한 절로 딱 그쳤습니다. 그런 다음에 유리바다 가에서 찬양 부르는 무리의 기쁨, 그리고 하늘 성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우리가 뭘 기억해야 합니까?

계시록에 기록된 여러 가지 재앙은 우리 아버지 손에 들린 칼입니다. 이 칼은 여러분을 향한 칼이 아닙니다. 두려워 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겁니다. 두려워 할 사람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 교회를 핍박하는 자들이죠. 그래도 이해가 잘 안되면 애굽에 재앙이 쏟아질 때에 고센 지방에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건 장차 있을 일에 대한 하나의 예시입니다. 이런 일이, 이것보다 더 확대된, 더 큰 심판이 훗날 이 땅에 있을 것임을 보여주는 겁니다.

반면에 예수 믿는 우리들은 유리 바닷가에서 모두가 다시 만날 것입니다. 예수 믿다가 우리보다 먼저 간 친구들, 그 옛날 그 어려운 때를 다 이겨내고 승리한 우리의 신앙 선배들 혹은 믿음의 부모님들을 그 유리 바닷가에서 다 다시 만날 겁니다. 만나서 뭐해요? ‘오랜만에 만났으니 반갑습니다.’ 이런 것 할까요? 말로만 듣던 위대한 선배들을 만나서 반가워하고 있을 것 같습니까?

거기에서 부르는 찬양은 오로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그 놀라운 감격일 겁니다. 모두 함께 모여서 승리의 기쁨을 노래하며 하나님만을 찬양하게 될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최고의 기쁨을 거기서 누리게 될 것입니다. 거기서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을 사랑으로 창조하셨지만 배신하는 바람에 하나님께서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으셨는지, 그 어려운 가운데서도 독생자를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뒤돌아 보면서 크게 감격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들이 죽음 앞에서도 이 감격을, 이 장면을 기억하면서 그 아픔들을 다 이겨내도록 이 말씀을 주셨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에 비하면 우리의 아픔이나 우리의 고통은 참 작은 겁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고통 가운데서도 이런 위로를 받으며 때로는 목숨까지 버려가며 교회를, 신앙을 지켜나갔던 것을 생각하면서 오늘 우리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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