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향, 소금, 꿀, 누룩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네가 화덕에 구운 것으로 소제의 예물을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든 무교병이나 기름을 바른 무교전병을 드릴 것이요 번철에 부친 것으로 소제의 예물을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지 말고 기름을 섞어 조각으로 나누고 그 위에 기름을 부을지니 이는 소제니라 네가 솥에 삶은 것으로 소제를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와 기름을 섞어 만들지니라 너는 이것들로 만든 소제물을 여호와께로 가져다가 제사장에게 줄 것이요 제사장은 그것을 단으로 가져다가 그 소제물 중에서 기념할 것을 취하여 단 위에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소제물의 남은 것은 아론과 그 자손에게 돌릴지니 이는 여호와의 화제 중에 지극히 거룩한 것이니라 무릇 너희가 여호와께 드리는 소제물에는 모두 누룩을 넣지 말지니 너희가 누룩이나 꿀을 여호와께 화제로 드려 사르지 못할지니라 처음 익은 것으로는 그것을 여호와께 드릴지나 향기로운 냄새를 위하여는 단에 올리지 말지며 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을 네 소제에 빼지 못할지니 네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지니라 너는 첫 이삭의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거든 첫 이삭을 볶아 찧은 것으로 너의 소제를 삼되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위에 유향을 더할지니 이는 소제니라 제사장은 찧은 곡식 얼마와 기름의 얼마와 모든 유향을 기념물로 불사를지니 이는 여호와께 드리는 화제니라 [개역, 레위기 2:4~16]

지난주에 소제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제사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 백성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계시는 점입니다. 한번 말씀하셨으면 그것으로 끝나야 하는데 어려운 가운데 있거나 능력없는 자기 백성들을 위하여 말을 자꾸 바꾸시는 것은 그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다 설명하지 못한 나머지 부분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소제는 곡식을 드리는 제사입니다. 곡식을 갈아서 고운 가루로 만들고 기름에 섞어 드리는 제사입니다. 그 소제와 관련된 것이 네 가지 있습니다. 유향과 소금과 꿀과 누룩입니다. 끝에 가서 이 질문을 다시 드리겠습니다마는 이 네 가지 중에서 제사를 드릴 때마다 반드시 드려야 하는 게 뭘까요? 반드시 드려야 하지만 없으면 못 드리는 대신에 다른 노력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또, 드려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네 가지 품목 중에서 유향은 반드시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2절에 보면,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로 가져 올 것이요 제사장은 그 고운 가루 기름 한 줌과 그 모든 유향을 취하여’라고 합니다. 다시 정리하는 말이 16절에 있습니다. ‘제사장은 찧은 곡식 얼마와 기름의 얼마와 모든 유향을 기념물로 불사를지니 이는 여호와께 드리는 화제니라’ 유향은 전부를 기념물로 불사르라고 합니다.

유향은 우유 빛깔이 나는 방향제입니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찾아와서 드린 세 가지 보물 중에도 유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유향은 왕에게 바칠만큼 귀한 것입니다. 소제를 드릴 때에 반드시 유향을 드려라는 것은 가장 귀한 것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것도 일부만 드리는 것이 아니고 전체로 드려야 합니다. 고운 가루는 하나님께 드릴 때 일부를 기념물로만 드립니다. 기름도 일부만 드립니다.

그러나 유향은 조금도 빼지 않고 그대로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가장 소중한 유향은 하나님께 통째로 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유향이 오늘 우리에게는 무엇이겠습니까? 우리의 가장 소중한 것을 통째로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이 향기나는 삶이어야 하고 우리의 삶 전부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 자신을 아무리 돌아봐도 우리의 삶이 향기롭지 못하다고 생각이 되면 어떻게 합니까?

소제의 필수품으로 들어가야 하는 이 유향은 비싼 겁니다. 유향을 드릴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다른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 비싼 것을 가난한 사람이 드릴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유향 대신 다른 것을 허용하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다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삶을 아무리 다 드려도 그게 하나님 앞에 유향으로 드려지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다른 방법을 열어주시지 않았더라면 아무도 하나님 앞에 나아올 수 없었습니다.

유향을 드릴 때는 고운 기름가루 한 줌에다 얹어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그런데 유향이 없으면 4절에 ‘화덕에 구운 것으로 소제의 예물을 드리려거든’이라고 하는데 구우면 된다는 뜻입니다. 기름 섞어 만든 고운 가루를 화덕에 구우면 무엇이 됩니까? 4절 끝에 무교전병이라고 나오죠? 누룩을 넣지 않고 고운 가루에 기름을 넣어서 화덕에 넣어 구우면 전병이 됩니다. 우리말로 하면 과자입니다. 고운 가루를 과자처럼 전병으로 만들어서 드리면 된다는 겁니다.

유향 대신에 또 다른 방법이 나옵니다. 5절, 6절에 보시면 ‘번철에 부친 것으로’ 하면 됩니다. 달아 있는 쇠, 번철에 붙이면 부침개가 됩니다. 누룩을 넣지 않은 가루를 번철에 부쳐 가지고 요리해서 드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7절에 하나 더 나옵니다. ‘솥에 삶은 것으로 소제를 드리려거든’ 이 말씀은 고운 가루에 기름 섞은 것을 삶아서 드릴 수 있다는 겁니다. 삶으면 뭐가 되나요? 수제비 비슷한 것 아닐까요?

유향이 없으면 이런 방식으로 노력을 조금 더 해서 하나님께 드리면 된다는 말입니다. 즉 비싼 유향 대신에 굽든지, 부치든지, 삶으면 된다는 겁니다. 당연히 하나님께 드려야 할 것은 유향인데 능력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다른 방법을 이렇게 열어두신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제사를 가르치면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이런 저런 다른 방법을 제시하게 되면 하나님의 권위에 손상이 되지 않을까요?

높은 사람은 아래 사람의 형편을 그렇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밑의 사람들이야 죽든지 살든지 밀어붙이는 것이 오히려 더 권위가 있어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한번 한 말을 그렇게 뒤집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요즘 많이 변해 버렸습니다마는 옛말에 ‘남아일언 중천금’이라고 무슨 말이든 한번 했으면 그걸 지켜야 권위가 섭니다.

유향을 드리라고 했으면 그 한 마디로 끝내야 권위가 설텐데, 유향을 드릴 형편이 어렵거든 이렇게 할 수도 있고 저렇게 할 수도 있으니 그렇게 해서라도 제사를 드리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우리의 사정을 보아주고 계신다는 말입니다. 한 번 봐주면 버릇이 나빠진다고 절대 양보를 안 하는 경우가 사람들 사이에 흔한 일인데 만물의 근원되신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을 위해서 이렇게 형편을 봐주십니다. 이게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한 일인지요!

부모가 자식 앞에서 원칙을 정해놓고 그대로 지켜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밖에서는 한 번 ‘한다’ 그러면 칼같이 하는 사람도 자식 앞에서는 그게 잘 안됩니다. 안된다고 해 놓고도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한 발씩 물러나기도 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셋 만에 안 나오면 죽을 줄 알아라’ 해 놓고도 ‘하나, 둘,’ 그 다음이 뭡니까? ‘둘 반,’ 그 다음에는 ‘둘 하고 반의 반 하고... 그래도 안 나오지?’ 그래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그러죠.

밖에 나가면 칼같은 사람이 왜 자식을 못 이겨요? 자식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반드시 유향을 드리라고 하면서도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약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끔찍하게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제사를 이렇게 드리라고 해 놓고 다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가난한 자라도 하나님께 반드시 나아오라는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입니다.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실 거라면 아예 제사를 싹 면제해 주시면 안되나요? 제물을 깎아주시면서도 꼭 제사를 받아야 합니까? 하나님의 답변은 ‘그래, 꼭 받아야 되겠다’는 겁니다. ‘제물이 없으면, 하다 못해 내가 제물을 다 준비해 줄테니까 빈손으로라도 나오라’는 것입니다. 죄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 인생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없으니 하나님 스스로 제물을 아예 준비하셔서 빈손으로라도 하나님께 나아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왜 오셨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속죄제물이 되기 위해서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죄를 용서하기 위해서 제물이 되신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 없으면 다른 걸로 대치할 수 있는 것이 유향입니다. 그러니까 유향이 없어도 하나님께 나아오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지 못하고, 행실이 도저히 하나님 앞에 나올만하지 못해도 오라는 겁니다.

우리는 ‘믿는다는 내가 이게 뭐야?’ 그럴 때가 참 많지 않습니까? 하나님 앞에 나아오라고 하시는데 ‘이런 내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할 때 하나님은 유향이 없어도 오라는 겁니다. 그게 없으면 이렇게라도 하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도 안되면 빈손으로라도 나오라고 부르십니다.

하나님께 제대로 된, 가장 소중한 우리의 삶, 정말 향기나는 우리의 삶을 통째로 드려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 않아서 감히 하나님 앞에 나오지 못할 때 빈손으로라도 나오라고 하십니다. 그 빈손에 하나님께서 선물을 얹어 주셨습니다. 그 빈손으로 나오는 것이 믿음입니다. 우리의 믿음도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빈손들고, 즉 믿음만 가지고 나오라는 겁니다. 믿기만 하고 나오라는 것은 아무 준비 없이도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유향이 없는 사람도 하나님께 나와서 제사를 드리라는 겁니다. 하나님께 드릴 것이 없는 연약한 우리를 하나님께서 오라고 하십니다. 자신 없고 힘이 없을 때 ‘하나님, 이것밖에 안됩니다’라면서도 하나님께 나오는 사람이 복된 사람입니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다가도 기름가루를 붓고, 전을 부치면서 이런 생각에 은혜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유향을 드려야 하는데 제가 형편이 어려워서 이렇게 굽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시죠? 정말 향내나는 삶을 드려야 하는데 제 형편이 이렇다는 걸 하나님 아시죠?’ 이런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와서 엎드리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꺼이 유향으로 여기시고 받으시겠다는 겁니다. 유향을 드리라고 하신 하나님께서 유향 대신에 이런 방법을 주셨습니다. 유향은 소제에 반드시 드려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없으면 다른 걸로 대치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드려야 하는 것 두 번째는 소금입니다. 3절에, ‘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도 간이 맞아야 되는 모양이죠? 13절이 그 소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해 줍니다. ‘네 하나님의 소제에 소금을 빼지 못할지니 언약의 소금’ 그러니까 이 소금은 하나님의 언약을 상징하는 겁니다. 소금은 부패를 막아줍니다. 변함없다는 뜻입니다. 소제에 소금을 뿌리면서 하나님의 언약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확신하라는 겁니다. 결국 하나님의 언약은 변함 없다는 것을 믿으라는 거죠.

성도는 어떠한 형편에 처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혹시 교회가 싫어지더라도, 아니면 목사가 미워서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다 싶더라도 믿음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세상이 뒤집히고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가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처음으로 교회 왔는데 참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어서 도저히 못 나가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믿음은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소제를 드릴 때 반드시 소금을 치라는 의미가 하나님의 변함없는 언약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언약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변하지 않는 것 아니겠습니까? 약속해 놓고 금방 어긴다면 그건 약속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한번 정하신 약속은 절대로 저버리지 않을 것이니 성도들도 이 약속을 믿고 굳게 지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 사이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결혼하기 전에 약속한 것을 결혼 후에 기억하고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결혼 전에 했던 약속을 결혼 후에도 기억하고 지키는 사람은 정말 훌륭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것보다 더 하신 분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절대로 변치 않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렇게 굳건하니 우리도 소금처럼 변하지 않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제사를 드릴 때마다 소금을 드리는 것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유향처럼 향기를 발하면서도 소금처럼 변치 않는 성도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누룩과 꿀은 한꺼번에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11절을 보시겠습니다. ‘무릇 너희가 여호와께 드리는 소제에는 모든 누룩을 넣지 말찌니 너희가 누룩이나 꿀을 여호와께 화제를 드려 사르지 못할지니라’ 그러니까 누룩과 꿀은 하나님께 드릴 수 없는 겁니다. 누룩은 성경에서 종종 죄의 빠른 전염성과 부패성을 상징합니다. 누룩이 들어있는 빵은 먹기가 좋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편안함과 안락함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꿀은 이 땅에서의 즐거움, 쾌락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소제에 드리지 말라고 합니다. 누룩이나 꿀은 하나님께 드려질 값어치가 없다는 겁니다.

죄는 말할 것도 없지만 즐거움이나 안락함, 편안함과 쾌락을 인생의 최대 목표로 삼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드려질 값어치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편안함이나 즐거움, 이런 것들을 다 갖다 버리고 평생을 고생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 성경에는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고 성도들과 함께 즐거워하라는 말씀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 즐겁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말씀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생각을 해 봅시다.

하나님께 누룩과 꿀은 절대로 못 드립니까? 누룩과 꿀은 절대로 하나님께 드리지 말라고 하면 누가 답답한지 아십니까? 제사장들이 제일 답답합니다. 만약에 백성들이 이 누룩과 꿀을 절대로 안 드리면 제사장은 평생에 누룩과 꿀은 맛도 못 봅니다. 12절을 보십시다. ‘처음 익은 것으로는 그것을 여호와께 드릴지라’ 여기에 그것은 꿀과 누룩입니다. ‘처음 익은 것으로는 여호와께 드릴지나 향기로운 냄새를 위하여는 단에 올리지 말지며’ 이렇게 되어 있죠. 소제에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이 본문이 보여 줍니다. 하나는 처음 익은 것이고 하나는 향기로운 냄새를 위한 것입니다.

처음 익은 것이란 곡식을 거두거나 수확을 한 후에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고 그 중에서 하나님께 제사용으로 따로 쓰는 것이 향기로운 냄새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꿀과 누룩은 하나님께 제사 드릴 때는 못 쓰는 겁니다. 그러나 처음 익은 것이라고 추수를 해서 가져 올 때는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 드리면 이것은 전부 제사장의 몫입니다. 제사장의 양식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꿀과 누룩은 하나님께는 전혀 소용이 없는 겁니다. 드리지 말라는 거예요. 그러나 제사장을 위해서는 가져오라고 하십니다. 다시 말하면 꿀과 누룩은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지만 하나님께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필요 없는 것이지만 제사장들을 위해서 가져 오라는 겁니다. 오늘 우리에게 적용을 한다면 이건 하나님께는 필요없는 것이지만 육체를 가진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니 쓰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제사를 드릴 때 소금과 유향만 드려라, 꿀과 누룩은 절대 안된다. 이렇게 되면 오늘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소금은 변치 않는 믿음이고 유향은 경건한 삶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앞에서 변함없는 믿음과 경건한 삶만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겁니다. ‘꿀과 누룩, 이생의 즐거움, 쾌락, 편안함, 안락함은 절대 안된다’ 이러면 우리가 오늘 어떻게 되겠습니까?

좋아하는 오락 다 포기해야죠? 축구 다 포기해야죠? 낚시 가면 안됩니다. 신문이나 방송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대부분 그것도 포기해야 될지 모릅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는 소용이 없는 것이지만 제사장을 위해서 가져오라고 하십니다. 그 말씀은 우리의 육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니 쓰라는 겁니다. 하나님께 꼭 필요한 것이 아닐는지 모르지만 우리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허용하시는 겁니다.

믿는 성도는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성경 읽고 전도하고... 그렇게만 살아야 합니까? 육체를 가진 우리는 그렇게만 살지 못합니다. 다른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의 기능이 뭡니까? 옛날부터 내려오는 중요한 답은 ‘정보교환’ 서로의 중요한 의견을 주고 받는 데 쓰는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었습니다마는 근래에 와서 하나 추가된 것이 교제의 기능입니다.

언어라는 것은 정보를 교환하는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고 엄밀히 말하면 교제를 위한 기능이 훨씬 더 큽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사람을 만났습니다. 무슨 대단한 정보교환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냥 “안녕하십니까?” 한 마디면 끝나죠? 별 의미있는 것 아닙니다. 그러나 그 한 마디를 주고받음으로 엘리베이터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말 한 마디 안 하고 15층까지 올라갈 동안 기다리고 서 있어 보세요. 상당히 힘들 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 좋죠?” 오늘 날씨 좋은 줄 누가 모릅니까? 그거 물어서 뭐 하는데요? 아무 것도 아니지만 이런 말 한마디가 사람과 사람사이를 굉장히 부드럽게 해줍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말만 하는 건 별로 좋은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언어가 지니고 있는 중요한 기능을 소홀히 여기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쓸데없는 소리를 주고 받으면서 부드러운 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성도는 모이면 기도하고 성경 읽고 대화하는 주제는 꼭 하나님이어야만 합니까? 주일 예배 마치고 마당에 나가서 커피 한잔 들고 무슨 이야기를 하십니까? 오늘 말씀은 레위기였으니까 레위기 얘기를 해야 합니까? 좋습니다. 그러나 거기 앉아서 “아이고, 집사님! 요즘 살 많이 빠졌네요?” 이러면 어때요? “살 빠졌는데 왜?” 그런 것 아니잖아요? 그러면서 그 사이에 친밀함이 왔다 갔다 하는 겁니다.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꼭 심각한 얘기, 중요한 얘기만 해야 합니까? 성도는 만나면 그렇게 중요한 얘기를 많이 나누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마는 항상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식당에 앉아서 무슨 얘기를 하세요? 보통 오늘은 무슨 국이고 시래기국이 맛있다. 이런 얘기 하면 안됩니까? 그런 얘기도 자연스럽게 많이 나눠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드려라고 한 것은 유향과 소금입니다. 누룩과 꿀은 하나님께서 원치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사장을 위해서 가져오라고 하시는 겁니다. 오늘 우리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 누룩과 꿀이 필요함을 아십니다. 제사장들을 위해서는 누룩과 꿀을 드려라는 그 말씀은 우리의 인간적인 필요를 하나님께서 알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에녹이 삼백년 동안 하나님과 동행을 했습니다. 주로 뭐했을까요? 하나님과 삼백년 동안 동행을 했으면 삼백년 내내 교회에 붙어살아야 안됩니까? 그러나 성경은 ‘에녹이 하나님과 삼백년 동안 동행하면서 자녀를 낳았으며’라고 말합니다.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이 오만 가지 궂은 일까지 다 해야 되는 일 아닙니까? 에녹이 하나님과 삼백년간을 동행하면서 자녀를 낳았다는 이 말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자녀를 낳으며 기르는 이런 일들을 하면서도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죠.

본문을 좀 정리해 봅시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드려야 하는 것이 뭡니까? 유향과 소금입니다. 그런데 형편이 어려우면 다른 것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유향입니다. 대치도 안되고 빼는 것도 안되고 반드시 드려야 하는 것은 소금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드려서 안되는 것은 누룩과 꿀입니다. 그러나 제사장을 생각해서 하나님께 가져오기는 가져오라고 말씀하십니다.

반드시 드려야 할 것이 유향과 소금인데 인간적으로 생각해 보면 두 개 중에 하나를 면제 시킨다면 여러분은 어느 것을 면제시키겠습니까? 소금은 면제시키고 유향은 꼭 내라고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하나님은 그걸 거꾸로 하고 계십니다. 유향이 훨씬 비싸고 귀한 것이니 유향은 반드시 내고 소금은 형편이 어렵거든 알아서 하라고 하실 수 있는데 하나님은 반대로 비싼 유향은 다른 것으로 대신 할 수 있지만 소금은 반드시 드리라고 합니다.

인간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유전무죄라는 말이 다 나왔습니까? 돈이 있는 사람들은 잘 빠져나가더라는 겁니다.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로 감옥살이 한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했으니 그렇게 타당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말이 그렇게도 사회에 반영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경향이 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고아, 과부, 죄인들 세리들을 챙기셨습니다.

하나님을 믿기만 하면 아무런 능력도 없고 가진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기꺼이 받아주신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은 자기 백성의 형편을 잘 살피시고 여러모로 배려해 주시는 분입니다. 유향을 생각해 보면 형편이 안 되더라도 하나님께는 반드시 나아오라고 합니다. 소금을 생각해 보면 불변하는 하나님의 언약을 믿고 믿음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생각나야 합니다.

누룩과 꿀을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께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지만 우리의 필요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허용해 주신 것이라는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하나님께서 잘 아시고 우리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계시는 이 하나님께 부지런히 예물을 드려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예물이 뭡니까? 구약시대라면 하다 못해 이런 것이라도 들고 가서 제사를 드렸잖아요? 그런데 오늘 우리는 무엇을 드립니까?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예물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교회를 위해서 이런 저런 봉사도 하고 이런 저런 헌금도 하지만 그것이 하나님께 무슨 유익이 되겠습니까? 우리가 진정으로 하나님께 드려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 분이 우리의 제물이 되었다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제물이 되셨다는 것을 믿으라는 겁니다. 그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오면 사실은 우리로서는 빈손입니다. 빈손이지만 예수님께서 우리의 제물이 되었다는 것을 믿고 빈손 들고 나올 때 하나님이 그것을 받으시겠다는 뜻입니다.

이런 제사를 언제 드립니까? 보이지도 않는 예수님을 우리가 어떻게 제물로 바칩니까? 오늘 우리가 드리는 이 예배가 바로 그 제사입니다. 예배가 얼마나 우리에게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지 모릅니다. 부디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를 감사함으로, 기쁨으로 드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이 놀라운 사랑을 결코 잊지 말고 평생에 예배를 소중하게 여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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