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를 기다리는 알곡들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또 내가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사람의 아들과 같은 이가 앉았는데 그 머리에는 금 면류관이 있고 그 손에는 이한 낫을 가졌더라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구름 위에 앉은 이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쳐 가로되 네 낫을 휘둘러 거두라 거둘 때가 이르러 땅에 곡식이 다 익었음이로다 하니 구름 위에 앉으신 이가 낫을 땅에 휘두르매 곡식이 거두어지니라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오는데 또한 이한 낫을 가졌더라 또 불을 다스리는 다른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와 이한 낫 가진 자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불러 가로되 네 이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송이를 거두라 그 포도가 익었느니라 하더라 천사가 낫을 땅에 휘둘러 땅의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굴레까지 닿았고 일천 육백 스다디온에 퍼졌더라 [개역, 요한계시록 14:14~20]

추석 지내고 오시느라 많이 피곤하시죠? 아무 것도 안 해도 피곤할 때입니다. 피곤을 무릅쓰고 예배시간을 지키러 나오신 분들께 하나님의 큰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본문을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계시록에는 가끔 좀 괴이스러운 장면들이 있지요? 그런데 이 장면에서는 혹시 구름타고 다니는 손오공이 생각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옛날에 농사지어 보신 분들은 ‘아, 추수 참 쉽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좌우간 여러분들이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 저로서는 참 궁금합니다.

혹시 ‘무슨 말인지 통 모르겠다?’ 그러지는 않습니까? 읽기는 읽었는데 도대체 뭔 말인지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 더러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이 글이 쓰여진 초대교회 성도들에게는 아마 쉬운 글이었을 겁니다. 그 분들은 읽으면서 이게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들었겠지만 근 2000년 가까이 시간차가 나고 또 문화가 다른 우리에게는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정상일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서울대 학생들에게 실험을 했대요. 100년 전 우리나라 사람이 쓴 소설, 아마 임꺽정이었던 것 같은데 그 소설을 읽어보라고 했는데 제대로 이해한 학생이 그리 많지 않았답니다. 공부를 제일 잘 한다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100년 전 우리글을 읽혔는데 잘 못 읽더라는 겁니다. 아무리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내용이 전해졌다고 하더라도 2000년 전, 히브리 사람들이 보던 글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을 그냥 읽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읽기도 많이 해야 합니다마는 읽으면서 설명을 해줄만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해야 합니다. 더구나 성경의 다른 부분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많이 알면 이해하기가 더 쉽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성경을 많이 읽고 묵상을 하고 공부를 해야 처음 보는 말씀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성경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도 모른 채 교회에 왔다갔다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교회만 다니면 되는 것 아니냐? 그럴는지 모르지만 성경을 잘 모르면 기도할 때 무슨 기도를 하겠습니까? 성경을 많이 안다는 것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그 분이 오늘 우리에게 뭘 요구하시는지를 잘 안다는 뜻입니다. 바로 그 분에게 기도한다는 것은 그 분과 대화를 하고 교제를 한다는 것인데 그 분의 생각이 무엇이며 뜻이 어떤지를 알아야 대화를 할 것 아니겠습니까?

부모 마음이 어떤지를 아는 자식이 부모와 대화가 잘 되는데 부모 마음이야 어디 있든지 간에 자기 말만 자꾸 해대는 자식이 더러 있죠? 철없는 자식입니다. 성경 말씀을 잘 알지 못하고 그 속의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 분이 어떤 일을 했는지 잘 모르면 우리가 평생을 교회에 다녀도 철부지같은 짓밖에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읽어야 하고 그 속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달아 알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성숙한 자녀가 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회 일도 하고 기도도 하고 열심히 봉사도 하면서 하나님을 알아가는 일에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서론이 좀 길어졌습니다마는 성경의 다른 부분을 잘 알고 있으면 이 부분도 이해하기가 쉬운데 이 본문을 읽으면서 다른 성경의 이런 저런 구절들이 떠오르지 않으면 한참 읽고 나도 진짜 손오공의 이야기인가 하고 허황하게 들릴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말씀을 더 잘 깨닫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시기를 부탁을 드립니다.

계시록을 읽으면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재앙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서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많은 재앙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자녀된 성도들은 이런 재앙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 어떻게 보호받는지를 봐야 합니다. 그런 말씀이 바로 성도들에게 주시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14장의 앞부분에 짐승과 용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대단한 능력이 있는 짐승과 용입니다. 그 짐승과 용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능력있는 짐승이고 용이지만 결국은 실패하더라는 것입니다. 어려움 가운데 처해 있는 초대교회 성도들이 이런 기사들을 읽으면서 결국은 성도가 승리하고 성도는 이런 재앙에서 빠져 나가고 능력 있어 보이는 짐승과 용은 결국에는 이렇게 실패할 수밖에 없더라는 것을 보고 힘을 얻고 용기를 얻으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계시록을 읽으면서 그렇게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 이 본문에도 두 가지 추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는 알곡 추수고 하나는 포도 추수입니다. 이 두 가지 추수 장면이 성도들에게 어떤 위로를 주고 있는지를 잘 찾아보는 것이 성경을 바로, 특히 계시록을 바르게 읽는 방법입니다.

인자같은 이가 곡식을 추수하는 이야기와 천사들이 포도를 추수하는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는 사람의 아들같은 이가 곡식을 거두는 이야기입니다. 14절, ‘또 내가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사람의 아들같은 이가 앉았는데 그 머리에는 금면류관이 있고 그 손에는 이한 낫을 가졌더라’고 합니다. 구름 위에 사람의 아들같은 이가 있다니까 무슨 생각이 나십니까? 우리 아이들 같으면 손오공이 먼저 생각이 날런지 모릅니다.

여기에 사람의 아들같은, 이걸 다른 말로 ‘인자’라고 그러죠.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실 때 자신을 가리켜 인자라는 말을 많이 쓰셨습니다. 더군다나 계시록 1장 13절에 보시면 이 사람의 아들같은 이는 곧 예수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성도들은 ‘사람의 아들같은 이’ 그러면 금방 예수님이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구름 타고 오시리라’는 말이 금방 이해됩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실 때에 구름 타고 가신 것이 아닙니다. 그냥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그걸 쳐다보고 있었더니 구름이 그것을 가려버렸습니다. 그 때 곁에 섰던 천사들이 ‘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리라’ 했습니다. 그 말이 조금 변형되어서 주님께서 구름타고 오시리라는 말이 된 겁니다. ‘구름 위에 계신 분’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초월자, 우리와는 달리 ‘자연현상을 다 뛰어넘는 능력있는 분’이라는 의미로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분이 금 면류관을 쓰고 계십니다.

우리는 면류관이라고 해도 느낌이 금방 오지 않을는지 몰라도 옛날 이 사람들에게 면류관은 승리자가 쓰는 모자입니다. 월계수로 만든, 올림픽에서 승리한 사람들이 쓰는 모자입니다. 그런데 금면류관이니까 승리자 중에서도 최고의 승리자 아니겠습니까? 초대교회 성도들이 누구를 생각했겠습니까? 그 분이 이한 낫을 가졌다는데 예리한 낫을 가졌다는 것은 추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낫을 들고 추수하려는 이 분이 누군가요? 예수님께서 다시 이 땅에 오셔서 사랑하는 자기 백성을 하늘나라로 데려가실 그 재림의 때를 가리켜서 흔히 추수할 때가 되었다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마가복음 4장 29절,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니라’ 다 익었으면 당연히 추수하는 거죠. 그 추수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시는 마지막 때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14절 한 구절에만 해도 예수님이시라는 표를 얼마든지 해놓았는데 성경을 잘 모르면 이 분이 누구인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성도는 이런 구절들이 아주 익숙할 정도로 말씀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분을 예수님이라고 보려니 조금 문제가 되는 것이 15절입니다.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구름 위에 앉은 이를 향하여 큰 소리로 외쳐 가로되 네 낫을 휘둘러 거두라 거둘 때가 이르러 곡식이 다 익었음이라 하니’ 천사가 나타나서 구름 위에 앉은 분에게 반말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예수님이 아니라는 생각을 쉽게 하는 겁니다.

우리말은 높임 말, 낮춤말이 아주 잘 발달되어 있지만 영어나 다른 언어는 높임말, 낮춤말이 잘 구분이 안됩니다. 번역을 할 때 이 말을 높임말로 할 것인지 낮춤말로 할 것인지는 우리의 문제이지 성경 원문이나 다른 외국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은 아버지 보고도 You, 대통령 보고도 You, 자기 집 강아지 보고도 You 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그 분들은 그게 전혀 문제가 안됩니다.

그러니까 번역을 반말처럼 했지만 내용은 높임말과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별 문제될 게 없습니다. 그래서 이 천사의 말 때문에 앞에 나와 있는 이 분이 예수님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네 낫을 휘둘러 거두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예수님은 오실 때가 되면 자기 뜻대로 오시는 것 아니에요? 이 땅에 다시 오시는 것도 반드시 성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오십니다. 예수님께서 그러셨습니다.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 설마 예수님께서 모르시겠습니까? 그것은 그만큼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서 이 땅에 오신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이 천사가 성전에서 나와서 메시지를 전하는 의미와 동일하다고 보시면 되겠지요!

예수님도 모른다고 했는데 그걸 알아내려고 용쓰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기분이 나쁩니다. 예수님도 모른다고 그랬으면 설령 알아도 모른 척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예수님이 언제 오신다고 특별 계시를 받았다고 그러거든 솔깃해 하지 마세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예수님께서 ‘나도 모른다’고 그랬으면 알더라도 모른다고 해야 하는 겁니다.

어쨌든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알곡을 추수하십니다. 낫을 휘둘러서 한 방에 다 거두어 버립니다. 16절에, ‘구름 위에 앉으신 이가 낫을 땅에 휘두르매 곡식이 거두어짐이라’ 그리고 그 거둔 곡식을 어떻게 했는지 말이 없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 때 거두어진 곡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건 말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추수한 알곡 이야기를 여러 번 하셨는데 그때마다 추수해서 알곡은 전부 곳간으로 가는 거죠. 알곡은 당연히 곳간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말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그 곳간이 어떤 곳입니까? 더 이상 비바람에 시달릴 일도 없고 참새에게 뜯길 일도 없는 곳입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있는 곳, 그 곳으로 들어가는 날을 기다리는 것이 우리 성도의 일입니다.

주님의 손에 들려 있는 이 예리한 낫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어떻게 본다면 우리의 모든 고생을 끝내 버리는 낫입니다. 비바람이 치는 들판 혹은 그 뜨거운 햇빛을 피해서 서늘한, 정말 안전한 곳간으로 들어가게 하는 도구입니다. 얼마나 감사한 도구인지 모릅니다. 주님께서 이 낫을 한번 휘두르시면 우리의 모든 고난이 끝나는 겁니다. 아주 귀한 낫입니다.

이 땅에 사는 것이 힘들고 짜증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닐 겁니다마는 성도들은 ‘아이고 죽겠다’ 이런 소리 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저런 아픔을 다 겪으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한번 휘두르시면 끝날 일입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참으시면 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위로하셨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오늘 우리와 비교하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모릅니다. 그 성도들이 목숨을 걸고 예수를 믿어야 했던 상황을 보면 오늘 우리가 이래서 못 살겠다 하는 것은 엄살 부리는 것이거나 일종의 호들갑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당하는 본인은 힘들잖아요? 그럴 때 ‘우리 주님이 오셔서 낫 한번 휘두르면 다 끝난다’ 그런 믿음으로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17절부터 두 번째 추수 이야기가 나옵니다. 천사가 포도를 추수하는데 두 명의 천사가 등장을 합니다. 17절에, ‘또 다른 천사가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오는데 또한 이한 낫을 가졌더라’고 합니다. 이 천사도 하늘에 있는 성전에서 나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명을 받들어서 추수를 합니다.

그런데 18절에 또 다른 천사가 나와서 ‘또 불을 다스리는 다른 천사가 제단으로부터 나와 이한 낫 가진 자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불러 가로되 네 이한 낫을 휘둘러 땅의 포도송이를 거두라 그 포도가 익었느니라 하니라’ 이 천사는 제단에서 나오는 천사입니다. 불을 다스리는 천사입니다. 낫을 휘두르는 천사는 성전에서 나왔습니다. 하나님의 명을 받아서 일을 시행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낫을 휘두르라고 하는 또 다른 천사는 제단에서 나왔습니다. 제단에서 나오는 천사는 항상 성도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구약에서 하나님께 나아가는 성도는 제물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신약의 성도는 더 이상 그런 제물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대신 죽으셨으니 더 이상 이런 제물은 필요없습니다. 그냥 하나님께 나와서 열심히 기도합니다.

이 기도를 제단에 있는 천사가 모아서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이 제단에서 나오는 천사, 불을 다스리는 천사가 포도를 추수하라고 하는 것은 이 일이 하나님의 뜻을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도의 기도에 대한 응답의 표시임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한 낫이라는 말이 몇 번 나오는데 낫이 잘 들지 않으면 애를 먹습니다. 한번 치면 될 것을 여러 번 쳐야 되고 잘 베어지지도 않습니다. 예리한 낫은 한번 싹 휘두르면 끝입니다. 이 추수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간혹 어떤 분이 그러잖아요? 평소에는 이 세상 낙도 좀 즐기다가 예수님이 오신다 하면 교회로 뛰어오면 될 것 아니냐? 마누라 치맛자락이라도 붙들고 따라가면 되지 않느냐고 그러는데 예수님께서 낫을 휘두르는 것이 워낙 순식간의 일이라서 그 순간에 돌아서서 회개하고 뛸 겨를이 없습니다.

이 예리한 낫은 순식간에 모든 추수를 끝내버립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시는 사건을 가리켜서 도적이 오는 것처럼 설명하셨습니다. 아니 하필이면 도적에 비유를 하십니까? 언제 올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아니, 도둑놈이 신고하고 옵니까? 눈 떠 보면 이미 다 털고 도망가고 없습니다. 예수님 오시는 낌새만 보이면 그때 믿으면 안될까요? 오시는가보다 하는 순간에 다 끝나 버렸습니다.

그렇게 포도를 추수해서 19절, ‘천사가 낫을 휘둘러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라고 합니다. 포도주 틀에 던졌으면 그 다음에 밟습니다. 포도를 수확해서 포도주 틀에 넣고 밟으면 포도즙이 나와야 되는데 20절 보세요. ‘성 밖에서 포도주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그럽니다. 그러니까 이게 단순한 포도주 만드는 포도 추수가 아니라는 겁니다. 포도송이를 따서 포도주 틀에 넣어서 밟았는데 피가 나왔다는 얘깁니다.

우리나라 포도는 원형 그대로 팔잖아요? 그런데 유럽이나 저쪽에서는 포도주를 만드는 게 주목적입니다. 그러니까 따면 그대로 포도주 틀로 가서 그냥 밟아버립니다. 밟고 짜서 포도즙만 내는 거죠. 그래서 포도주 틀에 즙이 쌓이게 되는 겁니다. 이런 광경이 하나님께서 나중에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을 심판하는 모습으로는 적격입니다. 그러니까 짰는데 피가 흘러나오는 겁니다.

피가 나서 말굴레까지 닿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피가 흘러나와서 차오르는 겁니다. 깊이가 말의 목까지 되었다는 뜻입니다. 또, 일천육백 스다디온에 퍼졌다는 것은 길이를 말하는 겁니다. 1스다디온은 약 200m입니다. 그러면 천육백 스다이온은 약 320Km에 해당합니다. 얼마나 큰 피의 호수가 생겼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320Km이면 포항에서 서울까지는 못 가도 그 근처 어디까지는 올라갈 겁니다. 상당히 큰 호수죠! 당시에 이스라엘의 남북을 길게 잡으면 이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전체 크기 정도 되는 피의 호수가 생긴 겁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으면 그렇게 되겠습니까? 심판의 끔찍함, 정말 끔찍한 심판이 있을 것에 대한 예고입니다.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그들에게 마지막에 이렇게 심판하실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20절 시작할 때 ‘성 밖에서’라고 합니다. 성 밖은 성도들이 고난을 받으며 죽임을 당해야 했던 곳입니다. 특별히 히브리서 13장 12절에 보시면 예수님께서도 자기 피로 백성을 거룩히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은 장소가 성문 밖입니다. 예루살렘을 거룩하게 여겼던 유대인들이 십자가 처형을 성내에서 안 합니다. 예수를 믿는 성도들이 핍박을 받을 때도 여전히 성 밖으로 끌려가서 받았습니다.

바로 그 성 밖에서 포도주 틀에 밟히고 피가 흘러 넘친다는 것은 성도들이 여기서 당한 고난을 기억하시고 그 고난을 갚아주신다는 의미가 강조되어 있는 겁니다. 아무런 고난도 어려움도 없는 우리에게는 이것이 잔인하거나 너무 심한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마는 초대교회 성도들, 죽음의 고통을 견뎌야 했고 사자밥이 되어야 했던 성도들에게는 이 말씀이 어떻게 위로가 되었을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바로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주신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두 종류의 추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가령 사도신경의 표현을 빌린다면 ‘거기로부터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주님께서 오시는 그 날에 분명히 구별이 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알곡추수와 포도추수를 말하지만 사도신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산 자와 죽은 자의 추수죠.

예수님의 비유를 말씀드리면 양과 염소로 반드시 구별될 날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바로 그 날을 위해서 우리 주님도 천사와 함께 예리한 낫을 들고 기다리시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알곡입니까, 포도송이입니까? 묻는 제가 어리석지만 여러분 모두는 곳간에 들어갈 알곡이라고 믿습니다. 이 교회 밖에는 모양은 그럴 듯하고 잘 익었지만 언젠가 포도주 틀에서 피를 흘리게 될 포도송이가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포도송이가 될 것이냐 알곡이 될 것이냐는 너무나 간단한 문제입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고백만 하면 하나님께서 다 자녀로 삼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우리 앞에 쉬운 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소식을 들어도 들은 척도 안 하는 무리들이 너무나 많고 그 소식을 듣지 못한 사람도 너무 너무 많습니다. 그것 때문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그렇게 애를 쓰고 기회를 노리는 것 아닙니까? 이게 복된 길이니까요. 예수를 믿고 하나님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를 이 두 비유를 보면서 절실히 깨달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초대교회 성도들이 당했던 고난에 비하면 정말 호강하면서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겁니다. 그들을 위로하려고 주셨던 이 말씀 속에서 우리가 정말 위로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볼 때에 참 호강스럽네 하는 그것도 우리에게는 참 힘들고 어렵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그들의 고난을 잘 모르고 우리에게 닥친 것만 아니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어렵게만 보이는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한 마디씩 하세요. 우리 주님이 오시거든 보자! 아무리 내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 주님 오셔서 한 칼 휘두르면 깨끗이 끝나는 겁니다. 그러면 사랑하는 성도들은 하나님이 마련하신 곳간에서 편히 쉬게 될 것입니다. 이런 소망을 품고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도 평안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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