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도 이렇게 어려운데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무릇 율법 행위에 속한 자들은 저주 아래 있나니 기록된 바 누구든지 율법 책에 기록된 대로 온갖 일을 항상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또 하나님 앞에서 아무나 율법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 이는 의인이 믿음으로 살리라 하였음이니라 율법은 믿음에서 난 것이 아니라 이를 행하는 자는 그 가운데서 살리라 하였느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 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고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니라 형제들아 사람의 예대로 말하노니 사람의 언약이라도 정한 후에는 아무나 폐하거나 더하거나 하지 못하느니라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하나를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내가 이것을 말하노니 하나님의 미리 정하신 언약을 사백 삼십년 후에 생긴 율법이 없이 하지 못하여 그 약속을 헛되게 하지 못하리라 만일 그 유업이 율법에서 난 것이면 약속에서 난 것이 아니리라 그러나 하나님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아브라함에게 은혜로 주신 것이라 [개역, 갈라디아서 3:10~18]

예전에 저희가 대학갈 때는 학교를 고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몇 군데 대학을 대강 알아보고 원서 한 장이면 끝나는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고려했던 중요한 사항 중의 하나는 입시 과목 중에 한문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한글전용 바람에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5년 동안 한자 구경을 못 하고 지냈는데 대학 입학 때는 한자를 치는 대학이 많았습니다. 지금 대학 원서 쓰는 것에 비하면 정말 쉽게 원서를 썼습니다.

최근에는 학생 1인당 많이 쓰면 대 여섯 장씩 쓰는 모양입니다. 한 반에 한 30명, 40명이 원서를 쓴다면 원서가 도대체 몇 장이 나옵니까? 고3 담임이 죽을 지경이라는 거죠. 혹시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되어서 원서 쓸 대학이 한두 군데밖에 없다면 굉장한 효자인줄 아세요. ‘우리 아들은 한 군데밖에 없네요. 서울대학, 정 안되면 연대 고대라도’ 엄청난 효자입니다.

성적이 좀 어중간한 학생은 갈 대학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세상에 듣도 보도 못한 대학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원서 언제 씁니까? 벌써 빈둥빈둥 노는 고3이 있는 반면에 아직 까마득한 고3도 있습니다. 도대체 원서를 언제 쓰는지 모릅니다. 1학기 수시도 있고 2학기 수시도 있고 2-1도 있고 2-2도 있다고 하네요. 수시도 종류가 여러가지입니다.

수시 다 끝나고 나면 나중에 정시가 따로 있답니다. 내신을 치중해서 원서를 쓸 것이냐 수능을 치중해서 원서를 쓸 것이냐? 내신이라도 전 과목이냐 아니면 특정한 과목만 보느냐? 가중치를 얼마나 주느냐 마느냐? 논술은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내신 반영비율은 어느 정도냐?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원서를 내는 방식이 두, 세 개 됩니다.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최대 몇 장까지 쓸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수시는 어디든지 다 낼 수 있답니다. 5내지 7배수를 뽑는답니다. 도대체 이 성적 갖고 어디에 넣어야 할지 답이 안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막 갖다 넣어야 된다네요. 대학 입장에서는 전형료가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전형료 받아서 건물 짓는다는 말이 나온다고 합니다.

원서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걸 뒤져서 찾아내야 하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머리 아프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공부 해 가면서 못 찾게 되어 있어요. 성적이 나온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성적 중에서도 어느 과목에 가중치를 주는지 학교마다 다 다르니까 결국은 집에서 엄마나 아빠가 밤을 세워가면서 찾아야 하는 이런 형국입니다. 그렇게 고생하면 갈만한 대학이 보이나요? 오만 대학 다 조사하고 내린 결론은 갈 데가 없답니다.

이미 대학을 갔거나 한참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분들은 복인줄 아세요. 지금 1학년 2학년 학부모들은 미리 공부하시는 게 좋습니다.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굳이 멀리 갈 것 있냐? 서울 찾고 부산 찾으면 되지? 뭐 복잡할 것 있냐? 옆에도 학교 있는데? 전에는 옆에 있는 학교를 만만히 봤지만 원서 쓸려고 보면 절대로 만만한 학교 아닙니다. 원서를 써 봐야 여기 다니는 학생들이 우러러 보이기도 합니다. 원서 쓰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닌데 대학 입시보다 더 어렵고 마음 아픈 시험이 취직 시험 아닐까요?

그런데 천국을 시험 쳐서 들어가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학 입시보다 쉽겠습니까, 어렵겠습니까? 천국은 대학처럼 시험 안 치고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셔야 합니다. 이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만약에 천국을 시험 쳐서 들어간다고 하면 입시 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되겠습니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요? 이게 합격이 될 것인지 아닌지 언제 압니까? 죽을 때 되어서 알까 말까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평생을 어떻게 살아야 됩니까?

지난 주 어느 날 저녁에 텔레비전에 티베트에 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오체투지라고 하는 말을 기억하십니까? 최숙영 집사님이 티베트 갔다 와서 보여준 사진에 퍽 엎어져서 온 몸을 땅바닥에 대며 절하는 것 말입니다. 텔레비전에 그 장면이 언뜻 보이기에 봤습니다. 결국 끝날 때까지 텔레비전을 못 껐습니다. 이유는 하도 불쌍해서요.

저게 어떻게 끝이 나는가 보아야겠다 싶어서 보고 있는데 땅바닥에 손을 짚고 쭉 미니까 손바닥이 까지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나막신 같은 두꺼운 판자를 손에 장갑처럼 걸어가지고 땅바닥에 퍽 앉아서 쭉 밀고 온 몸을 땅 바닥에 갖다 댑니다. 이렇게 두 발짝 걷고 엎어지고 두 발짝 걷고 엎어지면서 성지순례를 갑니다. 거리가 2,100Km입니다. 서울 부산이 400Km 조금 넘습니다. 2,000Km면 서울 부산을 적어도 다섯 번을 왕복해야 하는 거리입니다.

그 먼 길을 며칠 만에 갔겠습니까? 약 180일 걸렸답니다. 다섯 명이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눈 팔다 보니 두 명이 어디 가고 없어요. 세 명이 가고 있습니다. 한참 뒤에 보니까 두 사람은 계속 엎어지면서 가는데 한 사람은 작대기를 짚고 느릿느릿 걸어갑니다. 가다가 병이 들었나 봐요. 죽으면 그 자리에서 장례를 치르고 계속 간대요.

아스팔트나 길로만 가는 것이 아니고 산도 넘고 강도 건너고 담도 넘어요. 담을 넘어갈 동안에 못 엎어질 것은 계산해서 미리 그 자리에서 몇 번 엎어지고 넘어가요. 제가 보기에 눈길이나 빙판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퍽 엎어지니까 주르륵 미끄러지더군요. 약 180일 가까이 걸려서 도착하는 것을 보며 카메라맨은 어떻게 했을까 궁금해요. 카메라맨이 카메라를 메고 그 사람을 따라서 180일을 갈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촬영했는지 모르겠어요. 하염없이 가는 겁니다.

전에 최숙영 집사님이 보여주었던 포탈라 궁까지 갔습니다. 도착하면 끝난 줄 알았는데 가서 십만 배를 해야 한답니다. 십만 배, 며칠 걸렸을 것 같습니까? 삼천 배도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던데 십만 배를 하는데 두 달 걸린답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는가 궁금해서 지켜보았습니다. 세 사람 중에 하나는 승려가 되기 위해서 사원으로 들어갔고 두 사람은 이제 보람 있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끝입니다.

티베트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이 구원을 얻는 길인 양 그렇게 하면 자기 죄가 씻어진다고 믿고 끝없이 끝없이 그런 고행을 하고 갑니다. 땅바닥에 얼마나 엎어졌는지 이마에 굳은 살 모양으로 흉터 같은 것이 생겨났더라구요. 한편으로는 한없이 불쌍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저 땅에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하니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받은 구원과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바로 그 사람들 그리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수고와 비교해 보면서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갈라디아서 3장 10절은 ‘무릇 율법 행위에 속한 자들은 저주 아래 있나니’라고 말합니다. ‘율법 행위에 속한 자’라는 말은 율법의 요구사항을 다 지켜 행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는 뜻인데 바로 그런 사람들이 저주 아래 있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말씀을 다 지켜 행함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언제까지 행해야 하는 겁니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것이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평생 시험을 쳐야 하는 것과 똑같은 현상 아닙니까? 행함으로 구원받는다고 한다면 언제 행함이 끝나죠? 죽을 때까지 그 고통 가운데 지내야 합니다. 얼마 전에 테레사 수녀가 신에 대한 번민과 고통으로 아주 힘들었다는 개인적인 글이 공개되었던 모양입니다. 그 분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연약한 인간이면서 이렇게 한평생 헌신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평을 해 놓았지만 또 한편으로 본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받을만한 헌신이었지만 구원에 대한 확신은 없는 겁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서 그렇게 희생적인 일을 하는 것은 또 한편으로는 평생의 아픔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는 일이라고 해도 행함으로 구원을 얻는다고 말하면 그것이 바로 저주 아래 있는 것입니다. 야고보서 2장 10절에 ‘누구든지 온 율법을 지키다가 그 하나에 거치면 모두 범한 자가 되나니’라고 합니다. 모든 율법을 다 지키다가도 하나를 범하면 모든 것을 다 범한 것이 된다는 겁니다.

신명기 27장 26절에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실행치 않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요’ 지키려면 모든 율법을 다 지켜야 합니다. 갈라디아서 2장 16절에 ‘율법의 행위로서는 의롭다 함을 받을 육체가 없느니라’ 율법의 행위로 그걸 아무리 잘 지킨다고 해도 의롭게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구원을 얻을 능력도 없는 이 율법을, 말하자면 지킬 수도 없는 이 율법을 왜 주셨느냐는 겁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율법은 폐지된 겁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지킬 수도 없고 지켜도 구원을 얻을 수 없는 율법을 왜 주셨을까요? 이것저것 모른다고 하더라도 구원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율법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오늘 우리에게 율법이 소용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5장 17절에서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고 하셨습니다. 율법은 예수님께서 소중하게 다듬어 갈만큼 귀한 것입니다. 그럼 그 율법을 왜 주셨습니까?

율법을 지킴으로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미 구원을 얻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도록 가르쳐 주는 것이 율법입니다. 이미 우린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 신분에 걸맞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율법입니다. 율법을 완벽하게 지켜야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바로 저주 아래 놓여 있는 인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미 하나님께 받은 구원의 은혜에 감격해서 이제 백성답게 살기 위해서 율법이 필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인 루터도 율법 아래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 높은 베드로 성당의 계단을 무릎으로 기어 올라가고 내려오는 고행을 했습니다.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입니까? 그러다가 어느 날 성경말씀이 그의 머리를 때린 겁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로마서 1:17)’ 믿음으로 사는 것이지 이런 고행을 통해서 의로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 자리에서 일어서서 왔다고 합니다.

오늘 말씀 중에 ‘의인이 믿음으로 살리라’ 하는 구절이 들어 있습니다. 믿음으로 천국 가는 것이지 그런 고행을 통해서 천국 간다면 다른 일은 아무 것도 못합니다. 먹고 사는 게 문제입니까? 당장 다 집어치우고 평생 그런 고행만 하고 살아야지요. 이런 고행이나 행위를 통해서 천국 가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간다고 말씀하시고 바로 그 일을 위해서 예수님께서 저주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것이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우리 믿음은 선물입니다. 은혜입니다.

18절 끝에, ‘하나님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약속으로 말미암는다는 것은 ‘여러분들의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라는 뜻입니다. ‘약속으로 말미암아 아브라함에게 은혜로 주신 것이라’ 은혜로 주신 것입니다. ‘네가 이 계명을 다 지켜야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이 아니고 은혜로 되는 것이고 믿음으로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대신 죽으셔야 했던 이유를 14절에서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우선, 너무 큰 빚은 갚는 게 아닙니다. 내 능력으로 갚을 수 있는 것은 갚아야 하지만 너무 큰 빚은 갚는 법이 아닙니다.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우리를 낳고 키우고 고생을 참 많이 하셨습니다. 어떻게 갚아야 합니까? 어떻게 갚습니까? 매달 안부 전화하고 생활비 잘 보내고 그러면 갚아지는 겁니까? 우리를 낳고 기른 부모님의 은혜는 갚으려고 해서 갚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결코 못 갚습니다. 받은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준 사랑의 빚은 자식이 아무리 애를 써도 갚을 수가 없습니다. 값으로 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큰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너무 귀하고 값진 선물은 원래 조건이 없습니다. 조건을 붙이면 얻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감동을 잘 안 받는 것 중에 공기가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공기 사용료를 받으시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조건을 걸면 우리는 물이고 공기고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봉이 김선달이 세상에 강물을 팔아먹었다고요? 강물을 팔아먹은 사람이 대단한 겁니까? 그걸 산 사람이 어리석은 겁니까? 그런데 요즘은 웃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만날 물을 사다 먹으니까요.

근본적으로 공기 사용료나 물값을 제대로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전망 좋은 집들이 요즘 값이 조금 더 나간다고 그럽니다. 앞에 강물도 보이고 산도 보이고 탁 트여 있으면 집값이 더 나간답니다. 보는 값이래요. 보는 값을 누가 받아야 됩니까? 하나님께서 ‘이거 내가 다 만든 것이니까 보는 관람료 내라’ 이러면 우리는 눈을 못 뜹니다. 그 모든 것이 우리에게는 거저 주어져 있는 겁니다. 내 눈 가지고 보고 내 코로 냄새 맡는데요? ‘그 눈은 누가 만들고 코는 누가 만들었는데? 사용료 내!’ 이러면 큰 일 납니다.

진짜 큰 선물은 조건없이 주어진 겁니다. 하나님께 범죄하여 쫓겨난 인생은 자기 스스로 하나님께 돌아갈 능력이 없습니다. 우리가 지은 죄를 변상하고 돌아갈 길이 있겠습니까? 무얼 가지고 변상하렵니까? 무엇이든지 ‘하나님 이것이면 안되겠습니까?’ 하고 하나님께 물으면 하나님께서 뭐라고 그러실 것 같아요? 창조주 하나님께서 ‘야, 그거 내가 만든 거잖아?’ 이러시면 우리에겐 변상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임금님이 신하에게 잘못하면 쉽게 용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임금님이 크게 잘못했어도 신하에게 ‘여보게 친구 내가 잘못했네’ 그러면 끝나버립니다. 임금님이 자기 보고 친구라고 했으면 어지간히 큰 잘못도 다 용서되는 겁니다. 간단하게 용서되는 겁니다. 문제는 신하가 임금에게 잘못하면 이건 쉽게 용서가 안됩니다. 비용이 엄청나게 들 수밖에 없는 겁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범죄하고 쫓겨난 우리가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려면 뭘 가지고 용서를 구하겠습니까? 불가능해집니다. 유일한 방법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희생하고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용서해 주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우리 대신 저주를 받으셔야 했다는 겁니다.

13절,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으니 기록된 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예수님께서 나무에 달리셨다는 것은 바로 저주를 받으셨다는 뜻인데 우리 대신 그렇게 달리셨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행하여야 할 율법의 모든 요구사항을 예수님께서 대신 행하셨다고 하시면서 우리에게 이것을 믿기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신 셈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대신 저주를 받은 이유를 14절이 두 가지로 설명을 합니다.

첫째는 14절 앞부분에,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고’ 합니다.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까지 가게 한다는 뜻입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해 준 말씀이 8절 마지막에 보면 ‘모든 이방이 너를 인하여 복을 받으리라’는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을 통해서 모든 이방인이 복을 받도록 하겠다는 뜻입니다. 이 아브라함의 자손이 누구입니까?

16절,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들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하나를 가리켜 내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그러니까 아브라함의 자손을 통해서 이방이 복을 받는다는 것은 결국은 그리스도를 통해서 온 이방 사람들이 복을 받게 하려고 그리스도 예수께서 저주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로 삼겠다고 약속하셨고 이 약속은 폐지될 수 없는 거라고 강조합니다. 아브라함에게 이 약속을 주셨는데 율법은 모세를 통해서 주어진 것이니 그러면 시간 간격이 약 430년 입니다.

17절 중간에, ‘하나님이 미리 정하신 언약을 430년 후에 생긴 율법이 없이하지 못하며’라고 하죠? 그러니까 율법보다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약속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 바로 그 후손을 통해서 모든 이방이 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던 그 약속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달려서 저주를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14절 중간부터 봅시다.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니라’ 믿음으로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고, 그러니까 성령의 약속을 우리로 하여금 받게 하려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얘기입니다. 성령의 약속이라는 말이 조금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마는 여기에 ‘의’라는 말은 동격으로 보셔야 합니다. 즉 성령의 약속이라는 말은 성령이라는 약속, 표현을 조금 바꾸면 ‘약속된 성령을 받게 하시려고’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받게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던 성령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주시려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셨다고 하는 겁니다. 두 가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셔야 했던 것은 아브라함의 후손을 통해서 모든 이방인이 복을 받게 하려고 하는 것과 그 예수를 믿는 자들에게 성령을 주시려고 그렇게 하셨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2장 38절에,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으리니’ 그러죠? 사도행전 19장 2절에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라고 묻는 질문이 나옵니다.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믿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은 성령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리라고 약속하셨던 그 성령입니다. 성령을 주신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믿는 자에게 성령이 찾아오셔서 우리 속에 영원히 내주하신다고 합니다. 성령이 우리 속에 오셔서 머물러 계신다는 것은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교제가 계속된다는 의미입니다. 범죄함으로 인해서 쫓겨나서 단절되었던 교제를 회복시키려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으니 너희는 믿기만 하면 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길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쉽습니다. 믿기만 하면 됩니다. 이 쉬운 것을 거부하면 어떻게 됩니까? 12절, ‘율법은 믿음에서 난 것이 아니니라 이를 행하는 자는 그 가운데서 살리라 하였으니’ 율법을 행하는 자는 그 가운데서 살리라에 아멘하면 큰 일 납니다. 왜냐하면 율법으로, 즉 행함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사람은 ‘그렇게 해 보라’는 겁니다. 그걸 10절에서 저주 아래 거하는 것이라고 그랬습니다. 사도 바울이 보기에 이것은 저주입니다.

‘이거 먹으면 안된다’ 먹지 말라고 하는데도 꼭 한번이라도 먹어보고 먹든지 안 먹든지 결정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 같습니까? 술은 그렇게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담배도 한번 피워보고 나쁘면 안 피우면 될 것 아냐? 그게 나쁘다고 스스로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술 더 떠서 마약쯤 가면 어떻게 됩니까? 아예 근처에 얼씬도 안한 사람이 훨씬 복됩니다.

남자 아이들이 흔히 군에 가서, ‘내가 어릴 때부터 교회 다닌다고 그랬는데 드디어 아버지 어머니 손길 미치지 않는 군에 가서, 마음껏 타락해 보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보고, 그게 정말 나쁘구나 느끼면 그 다음에 정신 차려서 화끈하게 믿게 되지 않을까?’ 그러죠? 가끔 그런 친구들이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런 타락의 언저리에는 얼씬도 안 하는 사람이 참으로 복된 사람입니다.

사도 바울이 보기에는 율법 근처에는 얼씬도 할 필요가 없는데 굳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아보라는 겁니다. 이런 말을 딴 사람이 하면 신빙성이 떨어질는지 몰라도 바울은 철저하게 율법대로 산다고 살아본 사람 아닙니까? 율법에 정통하고 흠이 없도록 살아본 사람입니다. 그렇게 살아본 사람이 하는 말은 정확합니다. 평생에 술 담배 입에도 안 대어본 사람이 ‘술, 담배 나쁘다’ 그러면 사람들이 안 믿을지 몰라도 평생 술을 먹고 평생 담배 피다가 고생해 본 사람이 하는 얘기는 신빙성이 있습니다.

적어도 사도 바울의 다른 얘기는 몰라도 율법을 행하면서 사는 게 저주라는 말은 신빙성이 있는 말입니다. 쉽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길을 열어 놓았음에도 행함으로, 고행을 통해서 구원을 얻는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냐는 겁니다. 구원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는 행함이나 율법을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살펴본다면 무엇이겠습니까? 믿는 것과 교회에 출석하는 것의 차이를 모르는 불신자들에게는 ‘교회에 나와야 구원을 얻습니다’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천국에 가려면 교회에 나오셔야 합니다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미 믿음을 소유한 여러분들에게 ‘천국 가기 위해서는 예배출석을 꼭 해야 됩니다’라고 하면 정확한 말은 아닙니다. 천국 가기 위해서 전도해야 되고 천국 가기 위해서 헌금해야 됩니까? 천국 가기 위해서 예배 출석합니까? 오늘 저녁에 예배 안 나온 사람은 어떻게 하죠? 만약에 오늘 저녁 예배를 마치기 전에 예수님께서 재림하셔서 여기 오시면 오늘 예배에 안 온 장로님들, 집사님들 어떻게 됩니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천국은 믿음으로 갑니다.

우리가 예배 출석하고 헌금하고 전도하고 교회 봉사하는 것은 천국 가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간이 되면 감사하고 감격함으로 안 갈 수 없는 것입니다. 감사함으로 나오고 감사함으로 헌금하고 감사함으로 충성하는 것 아닙니까? 그것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적어도 천국 가서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상급을 타려면 열심히 충성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제일 좋은 답변은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 놀라운 구원을 베풀어 주셨으니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예배, 헌금, 봉사하는 것입니다.

믿는다는 말 한마디에 우리를 자녀 삼아주신 그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헌신을 하는 겁니다. 대학교 입학 시험도 그렇게 어려운데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평생 시험 쳐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하겠습니까? 그에 반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천국에 갈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감사해서 헌신도 하고 예배도 드리고 하나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행함이 아니라 믿음입니다. 이렇게 쉬운 길을 열어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해야 됩니다. 내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그 놀라운 사랑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으니 이제는 율법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아서 그 말씀대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로마 가톨릭 교인들은 우리보다 훨씬 선한 일을 많이 합니다. 그래야 구원을 얻기 때문입니다. 마치 입양해 온 아이가 그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려고 눈치 보면서 집안 일도 열심히 하고 양부모 말씀도 잘 들을려고 애를 쓰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속에는 또 쫓겨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는 겁니다. 구원에 들어갔다기보다는 구원의 언저리에서 두려워하면서 평생을 지냅니다.

그렇게 본다면 테레사 수녀의 최근 그 고백이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티베트에서 라마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오체투지 하면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는 오죽했으면 남의 일인데도 그게 그렇게 불쌍해서 늦게까지 봤겠습니까? 그것을 보고 난 다음에 최숙영 집사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걸 가서 보니까 느낌이 어떻습디까?’ 하고 물었더니 처절하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제가 텔레비전 보면서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거기 가서 봤더니 참으로 처절하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왜요? 그렇게 고생해 봐야 뭐가 남느냐 말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어떻습니까? 쫓겨날 걱정은 상상도 안 하고 부모 밑에서 말 안 듣고 피둥피둥 속 썩히는 자녀는 아닙니까? 죽이지도 못하고 살리지도 못하고……. 독하게 말 안 듣는 자식이 나가서 남의 말은 잘 듣는 답니다. 학교 가서는 모범생이고 교회 가면 집사님들 말씀 잘 듣는대요. 착하대요. 집에만 들어오면 그렇게 말을 안 들으면서도. 쫓겨날 걱정을 합니까? 하나도 안 해요. 엄마 아빠에게는 말을 탁탁 놓으면서 한 두 해 선배에게는 전화기를 들고 극존칭을 쓰는 것을 보면 웃깁니다.

자식은 부모 겁을 안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복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여러분들이 만약에 그러하다면 그것도 복입니다. 그래서 로마 가톨릭 교인들이 착하게 살려고 이것저것 애를 많이 쓰는데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그만큼 헌신적이지 못하고 이웃 섬기는데 좀 뒤떨어집니다. 확실한 자식이니까, 쫓겨날 걱정이 없으니까 간만 굵어져서 그런 경향이 좀 있는 겁니다. 누가 더 복인지 아십니까? 쫓겨날까 싶어서 부모님 눈치 살살 보는 데려온 자식보다는 쫓겨날 걱정 하나도 안 하고 가끔 말도 안 듣는 그 자식이 더 복이란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자식이라고 다 그렇게 부모 속을 썩이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쟤를 내가 낳았나?’ 그러더라구요. 어떻게 내게서 저런 자식이 나올 수 있느냐 하고 감격하는 부모도 있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그런 자식이 되면 안됩니까? 하나님께서 보실 때에 ‘어떻게 이런 자식이 다 있나?’ 누구 얘깁니까? 속으로 ‘내 얘긴데…….’ 이런 분이 많기를 바랍니다. 아무래도 내 얘기 같지 않으면 다른 데서 찾아봐야죠? 욥이 그런 인물이었을까요? 하나님께서 욥만 보면 입이 근질근질 합니다. 입이 근질근질 하니까 이걸 누구에게 얘기했습니까? 사탄에게 얘기하는 바람에 욥이 고생을 하긴 했죠.

하나님께서 자랑하고 싶은 자녀가 되면 안됩니까? 하나님께서 정말 자랑하고 싶은 그런 자녀가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이 큰 은혜를 베푸셨는데 이렇게 좋은 아버지에게 좋은 자식이 되어서 하나님도 우리를 보고 기뻐하시고 우리도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평생에 감격스러운 삶을 살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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