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기쁨, 마리아의 기쁨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이 때에 마리아가 일어나 빨리 산중에 가서 유대 한 동네에 이르러 사가랴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문안하니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문안함을 들으매 아이가 복중에서 뛰노는지라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큰 소리로 불러 가로되 여자 중에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 내 주의 모친이 내게 나아오니 이 어찌 된 일인고 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 믿은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 주께서 그에게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리라 마리아가 가로되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 계집 종의 비천함을 돌아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능하신 이가 큰 일을 내게 행하셨으니 그 이름이 거룩하시며 긍휼하심이 두려워하는 자에게 대대로 이르는도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를 공수로 보내셨도다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및 그 자손에게 영원히 하시리로다 하니라 [개역, 누가복음 1:39~55]

여러 종류의 기쁨이 있을테지만 진짜 기쁨은 어떤 걸까요? 본문에 좋은 예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사는 게 기쁨은커녕 욕만 나오는 분도 계십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 나오는 요한의 기쁨과 마리아의 기쁨을 보면서 이것이 오늘 우리의 기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처녀 마리아에게 천사가 나타나서 네가 하나님의 아들을 가졌다고 말씀하십니다.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얼마나 충격적인 말씀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마리아를 위로합니다. ‘도무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던 사람이 아이를 가졌으니 하나님께서 그리 하신 것이다. 그 실례를 보라’고 하는 겁니다. 평생 아이를 못 낳았고 이미 아이 낳을 것을 포기한 늙은 엘리사벳이 아이를 가졌는데 하나님의 능력으로 된 것이니 가서 보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하나님께서 처녀인 네게 이런 일을 못 하겠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마리아가 유대 산지로 뛰어갑니다. 갔더니 나이 많은 엘리사벳이 임신한지 6개월이나 되었는데 뱃속에서 태아가 기뻐서 뛰놀더라는 겁니다. 뱃속에 있는 태아가 뭘 알아서 기뻐 뛰놀았겠습니까? 이것이 요한의 기쁨입니다. 우선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39절, ‘이 때 마리아가 일어나 빨리 산중에 가서’ 이스라엘 땅을 구별할 때 산지, 광야, 들로 구분합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이 사는 산지로 갔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뛰어갔더니 41절부터,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문안함을 들으매 아이가 복중에서 뛰어노는지라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큰소리로 불러 가로되 여자여 네가 복이 있으며 네 태중의 아이도 복이 있도다 내 주의 모친이 내게 나아오니 이 어찌된 일인고 보라 네 문안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에 아이가 내 복중에서 기쁨으로 뛰놀았도다’라고 말합니다.

6개월 된 태아가 마리아의 뱃속에 있는 태아, 방금 임신된 태아를 만나서 반갑다고 뛰논다는 게 말이 됩니까? 또 엘리사벳은 마리아가 자기에게 뛰어오는 것을 보고 마리아의 수태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임신한지 몇 달이 되어도 어떤 사람은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눈으로 보고 알았다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과 태아들의 만남은 일반적인 만남이 아니라는 얘기죠.

예수님과 요한의 첫 만남은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직접적인 만남은 아니고 엄마의 눈과 귀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으니까 지금 식으로 얘기하면 전화로 만난 정도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태동이 아니었습니다. 누가는 이것을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성령께서 가르쳐주시고 성령께서 알게 해 주셔서 이 기쁨을 함께 누리고 있다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에 그것을 가장 기뻐했던 사람이 바로 요한입니다. 오죽하면 엄마 뱃속에서 기뻐하며 펄쩍 펄쩍 뛰었을까요?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 기쁨은 성령이 주신 본능적인 기쁨입니다. 마리아의 태중에 있는 아이가 어떤 아이인줄 이해하고 깨달아서 기뻐하는 그런 기쁨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일시적인 기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기쁨이 이렇게 단순하게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기쁨이 되기 위해서는 저 아이가 누구인지 저 분이 행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나중에 그렇게 됩니다. 엄마 뱃속에서 예수를 만나서 뛰놀았던 이 기쁨은 어떻게 본다면 교회에 처음 나온 초신자들이 느끼는 그 기쁨,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교회가 어떤 곳인지를 알기 전에 우선 기쁘기부터 한 그런 기쁨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뱃속에서 그렇게 뛰놀았던 요한이 30년 후에 예수님을 직접 만나게 됩니다. 요한복음 1장과 3장에 그 부분이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30년 후에 다시 성령님이 가르쳐 주기까지는 요한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요한이 광야에서 세례를 베풀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요한의 제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예수님이 등장하셔서 세례를 주니까 사람들이 예수님께 많이 가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요한의 제자하고 논쟁이 붙은 겁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당신네 선생님의 세례가 새로 등장하신 저 분보다 못하다’는 거죠. 사람들이 저 분에게 다 가더라고 하니까 요한의 제자들이 뛰어와서 요한에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다 예수님께로 갑니다.” 그 말을 들은 요한의 생각이 어떠했을 것 같습니까? 지금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내게 와서 세례를 받고 내 말을 듣고 회개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사람들이 전부 새로 오신 예수님에게로 다 가더라는 겁니다. 요한의 마음이 어떠했을 것 같습니까?

사람마다 충격을 받는 항목이 좀 다르죠? 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다른 것은 다 잃어도 돈 좀 손해 보면 절대 못 견딥니다. 돈은 좀 잃어도 별로지만 책 잃어버리는 것을 굉장히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책을 빌려가서 떼먹는 것은 좀 험한 표현으로 말하면 죽일 놈입니다. 차라리 그 책 값을 떼먹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왜 그런고 하니까 어떤 책들은 절판이 되면 못 구합니다. 돈보다 더 소중할 수 있죠.

세례 요한에게는 무엇이 가장 소중했을 것 같습니까? 자기에게 와서 세례받고 회개했던 그 제자들이 얼마나 소중했겠습니까? 그런데 그 사람들이 자기에게로 안 오고 다 예수께로 간다는 거예요. 이 제자들을 포기한다는 것은 삶의 가장 큰 것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은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로 보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요!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제자들을 다 보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남긴 유명한 말이 요한복음 3장 29절에, ‘신부를 취하는 자는 신랑이나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는 친구가 크게 기뻐하나니 나는 이러한 기쁨이 충만하였노라’입니다. 잔칫날 신랑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나는 신랑의 친구로서 기뻐하고 있다는 겁니다. 자기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거죠.

요한은 ‘이거 내 것 아니다. 전부 예수님에게 넘겨주고 신랑의 친구로서 기쁨이 충만하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한술 더 뜨는 것은 30절,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세상에 어떤 분이 ‘나는 사라지고 저 분이 올라가야 내가 기쁘다’ 이럽니까? 친구의 기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기쁨이 충만하다고 말하는 이것이 어떻게 가능합니까?

세례 요한은 자신의 위치나 맡은 임무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결코 신랑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땅에 오시는 신랑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그 신랑이 잘 해 나가도록 돕는 것이 자기의 임무요 역할이었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시는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고 자기는 깨끗이 사라지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는 것을 알았기에 사라져 가면서도 그렇게 기뻐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부모님들이 자식을 키우면서 고생 많이 하시잖아요? 나중에 본전을 얼마나 뺄려고 그럽니까? 자식에게 그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고생 고생하면서 키웁니다. 나중에 뭘 바라고 그럽니까? 바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죠? 애들이 나중에 무엇을 해 주는지는 관심없고 그냥 이렇게 공부 잘 하고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가고 잘 커가면 그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만족하는 것 아닙니까? 이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희생하고 그렇게 쓰는 겁니다.

딸을 시집보내면서 모아 놓았던 돈을 펑펑 씁니다. 그 돈이 얼마나 아깝겠습니까? 그걸 아까워서 어떻게 써요? 제가 들은 말은 이렇습니다. 돈 쓰는 재미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답니다. 딸 시집보내면서 한 이천만원 썼는데 쓰는 재미가 그렇게 좋더랍니다. 돈 이천만원이 어디 애 이름입니까? 사정 따라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돈 액수가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돈을 쓰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더랍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다 주는데도 기쁠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 내 위치, 내 사명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때에 가능한 일입니다. 요한은 자기가 누구며 자기에게 오시는 그 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명확하게 알았기 때문에 그 분을 위해서 기꺼이 죽을 수 있었던 겁니다. 태중에서 예수를 만났을 때는 그 분이 어떤 분인지를 모르고 그냥 기뻐 뛰었지만 지금은 그 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정확하게 알고 그 분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서 진정으로 기뻐하면서 모든 것을 내어주면서까지 기뻐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잘 몰라도 처음 믿게 되면 참 기쁩니다. 그러나 그 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면 알수록 우리의 기쁨은 점점 더 커지고 지속적인 기쁨으로 변해 갑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서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비결입니다. 요한이 모든 것을 내어주면서도 그렇게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기쁨으로 넘어가 봅시다. 마리아의 기쁨이 잘 나타나 있는 것이 46절부터 55절, 흔히 마리아의 찬가라고 부르는 대목입니다. 이 마리아의 찬양은 대단히 유명합니다. 실제로 이 마리아의 찬가를 글자 하나도 고치지 않은 그대로 곡을 붙인 찬양곡이 우리나라에도 있고 유럽에도 있습니다. 그 곡을 라틴어의 첫 단어를 따서 마그니피카트라고 합니다. 그럴 정도로 이 마리아의 찬가는 유명한 노래입니다.

옛날에 이 부분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문제를 이렇게 냈습니다. “이 찬양을 간단하게 요약을 해 봐라. 그리고 거기에서 두 글자를 뽑아서 아이 이름을 지어봐라” 했더니 답이 여러 가지 나왔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하셨다” 그래서 이름을 하은이라 짓고,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조상들에게 함께 하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영원히 함께 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요약을 하고 두 글자 뽑으면 은영이 됩니다. 우리 딸애 이름이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겁니다. 이 부분이 그렇게 좋은 겁니다.

한 녀석이 이랬습니다. “하나님께서 메시야를 주셨습니다.” 이러잖아요! “이름을 뭐로 하면 되는데?” “메주요!” 한 20분 동안 구르면서 웃느라고 진도를 못 나갔습니다. 이 뚱딴지 같은 녀석이 지금 경동지방 청년회 회장을 하고 있습니다. 제게는 참 즐거운 추억이 남아 있는 이 본문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쁨을 잘 표현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지금 그렇게 기뻐할 처지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녀가 아이를 가졌습니다.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문제가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야 될텐데 그것은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기뻐하며 찬양하고 있는 겁니다. 2장에 보면 성전에서 기도하던 시므온이 갓난 아기를 안은 마리아를 보고 ‘또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라 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려 함이니라 하더라(누가복음 2:35)’고 합니다. 앞으로 이 아이로 인해서 많은 고난을 겪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지 마리아는 전혀 모르고 있을까요?

성령께서 이런 찬양을 부르게 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고난이, 어떤 고통이 있을지 전혀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겪게 될 그 많은 아픔을 능가할 기쁨이 마리아에게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무슨 일을 하셨길래 마리아가 그렇게 기뻐합니까? 47절을 보세요.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 계집종의 비천함을 돌아보셨음이라 보라 이제 후로는 만세에 나를 복이 있다 일컬으리로다’ 기뻐하는 이유가 뭡니까? 하나님께서 비천한 내게 관심을 보이셨다는 겁니다.

어떤 하나님이신지 51절 보겠습니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를 흩으셨고 권세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음이며 부자를 공수로 보내셨도다’ 이것이 마리아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교만한 자를 내리치셨고 권세있는 자를 내리치셨고 부자를 공수로 보낼 수 있는 하나님! 하나님은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라고 고백을 하는 겁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비천한 내게 관심을 보이셨으니 얼마나 기뻐할 일입니까?

아이들은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자기에게 좀 관심만 보여줘도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릅니다. 요즘은 안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좌우간 옛날 우리 때는 선생님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엉뚱한 짓을 얼마나 많이 했습니까?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곤 했습니다. 선생님이 나를?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직장에서 저 위에 있는 상사가 말단에 있는 나를 알아보고 한 마디 해 주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입니까?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그 하나님께서 비천한 나를 돌아보셨다는 것이 마리아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이것이 마리아만의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오늘 우리의 이야기입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런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나님께 돼지 이천마리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백성 한 사람은 천하보다 귀하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계시는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리아만 특별히 은혜를 받은 것이 아니고 세상의 수 많은 사람 중에 정말 보잘 것 없는 내게도 하나님께서 이런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바로 나 한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죽이셨다고 말합니다.

부모에게 자식이 하나 있을 때 쏟는 사랑과 너댓이 있을 때 쏟는 사랑이 다릅니까? 얼핏 생각할 때에 나눠지는 것 같습니까? 모든 자녀에게 동일하게 사랑이 가는 겁니다. 하나님께서는 수 많은 자기 백성들을 위해서 독생자를 희생하셨지만 나 한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희생시켰다고 생각하는 것도 틀린 게 아닙니다. 자식이 많으니까 하나쯤 없어져도 되나요? 그런 것 아닙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나 한 사람을 위해서 독생자를 희생시키셨다는 이 기쁨이 여러분들에게 항상 있기를 바랍니다.

54절을 보십시다. ‘그 종 이스라엘을 도우사 긍휼히 여기시고 기억하시되 우리 조상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이 아브라함과 그 및 자손에게 영원히 하시리로다’ 우리 조상들에게 하나님께서 놀라운 약속을 하셨는데 그 놀라운 역사를 ‘나를 통해서 하시도다’라는 고백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에게 하셨던 그 약속은 정말 놀라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일을 이루어 가십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일을 나를 통해서 이루신다는 이 기쁨, 이것이 마리아가 누린 기쁨입니다. 내가 아니라도 이 일을 하나님께서 하시겠지만 특별히 나를 통해서 이 일을 이루신다는 기쁨입니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싸우는 것을 보셨죠? 정말 원수가 될만큼 험한 말을 주고 받습니다. 그런데 본인들이 직접 그러는 것보다 그 밑의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그 밑의 사람들이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상대방을 공격해 댑니다. 적어도 우리 후보님께서 당선되는데 내가 이만큼이라도 공헌했다는 말은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나중에 뭐 한 자리라도 하는 것 아닙니까?

마리아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겁니까? 하나님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이 놀라운 일을 하는데 그 일을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하신단다 이게 어떤 기쁨일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에 여러분들이 이만큼이라도 공헌할 수 있다면 그게 얼마나 감격스럽고 기쁜 일일지 생각해 보시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구원역사를 이루어 갈 때에 그 놀라운 일에서 마리아가 맡은 역할은 메시야의 어머니 아닙니까? 이러니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느냐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떨까요? 마리아는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그렇게 공헌을 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일이 없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갈 때 꼭 사람을 들어서 역사하셨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넓혀 가십니다. 그 일을 위해서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에게 사명을 주셨습니다. 내 작은 이 노력을 통해서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신다는 이 자부심과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이유로 마리아는 여기서 얼마나 큰 기쁨을 누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 기쁨 때문에 마리아가 얼마나 고난을 당하는지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날 밤에 이 핏덩이 아기를 안고 탈출해서 애굽으로 갑니다. 헤롯이 죽고 난 후에 고향으로 못 돌아옵니다. 혹시나 싶어서 그래서 그렇게 머나먼 촌구석으로 가서 아이를 키웠습니다. 그 아이가 나중에 자라나서 호강시켜 줍니까? 나이 서른에 우리식으로 말하면 집을 나간 겁니다. 그런 다음에 삼년 뒤에 처참하게 죽었습니다. 엄마로서 얼마나 큰 아픔을 겪었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쁨은 이런 아픔을 깨끗이 치워버리거나 없애버리거나 그러지 않고 그런 아픔을 이겨나갈 수 있는 기쁨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기쁨입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아들이 죽었지 않습니까? 자기 아들을 죽인 원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셨지 그런 고통을 깨끗이 없애버리고 막아주시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이런 저런 아픔을 겪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 내 앞에는 아무런 고통도 아픔도 없도록 막아주세요? 이 땅에서는 안됩니다. 그런 아픔 그런 고통들을 다 이겨나갈 수 있을만한 더 큰 기쁨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겁니다. 우리가 그런 기쁨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기쁨입니다. 이 땅의 모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진정한 기쁨은 하나님을 잘 아는 데서 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무슨 역사를 갖고 계시며 나를 통해서 무슨 일을 이루려 하시는지 그것을 잘 깨달아 아는 사람만이 이런 기쁨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이런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술에 빠지고 마약에 빠지는 거죠. 술이나 마약이 주는 기쁨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현실을 잊어버리게 하거나 못 보게 하는 것이죠. 일종의 속임수 아닐까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은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 아픔을 능가하는 기쁨을 주시는 겁니다. 이게 다른 점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도 종류가 참 많을 겁니다. 일시적인 것도 있고, 좀 오래가는 것도 있습니다. 아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기쁨도 있고, 수고를 많이 해야 얻을 수 있는 기쁨도 있죠.

마약이 주는 즐거움과 경기장에서 승리해서 얻는 기쁨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제가 보기에 마약이 주는 기쁨은 순 가짜입니다. 가짜 기쁨이기 때문에 깨어나면 너무너무 허무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점점 더 빠져들어가게 되는 거죠. 남자들이 기분 좋으려면 이발을 하라고 합니다. 이발을 하면 하루가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파마하면 며칠 좋나요? 가격이 비싸니까 좀 오래가지 않겠습니까?

새 옷 사 입었을 때의 기쁨, 새 구두 신었을 때의 기쁨, 아니면 처음 구두 신었을 때의 기쁨을 혹시 기억하고 계십니까? 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데 혼자 들떠서 모든 사람이 날 쳐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아무도 안 봤답니다. 새 구두, 새 옷, 참 기분이 좋지요? 며칠 갑니까? 그리 오래 가지 않습니다. 새 집에 들어가면 좀 오래 가겠지요? 그러나 오래 가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피아노 사 주면 그 기쁨이 얼마나 가나요? 여전히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학원 다니면서 피아노 열심히 친다 싶으면 피아노를 천천히 사주세요. 가급적이면 뒤로 미루세요. 피아노 없을 때는 학원에서 열심히 치고 집에 와서는 옆집에 가서 구박받아 가면서 치던 애가 피아노 사주면 처음에야 신난다고 밤새 두들겨 대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손을 안댑니다. 집집마다 피아노를 사놓고 손도 안대는 가정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가 이 땅에서 누리는 기쁨들은 대체로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조금 가다가 다 멎어 버리는 겁니다.

그런데 가장 크고 가장 오래가는 기쁨, 다시 말하면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다가 죽고 난 뒤에도 계속되는 기쁨은 뭡니까? 본문에서 요한이 누렸던 그 기쁨이나 마리아가 누렸던 그 기쁨은 하나님을 아는 데서 오는 기쁨입니다. 이 기쁨은 오래도록 유지됩니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하나님과 개인적인 교제를 나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그것을 믿고 그 분과 교제를 나누는 것을 가리키는 겁니다. 여기서 오는 기쁨이 정말 큰 기쁨입니다. 이 기쁨은 끊을 수 없는 기쁨입니다.

단어는 좀 다르지만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로마서 8:38-39)’ 같은 이야기 아닙니까?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내 기쁨을 끊을 수 없다는 고백과 동일합니다.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그 기쁨만이 우리 평생에 아니 하나님의 나라에서까지 끊어지지 않는 기쁨을 주는 겁니다. 이 기쁨을 잘 표현해 주는 말씀이 있어서 한 번 감상을 하고 마무리를 지읍시다.

이사야 11장 6절입니다. 여기에서 하나님께서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십니다.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거하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찐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 장난하며 젖뗀 어린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이사야 11:6~8)’ 이 세상이 오늘 우리가 아는 자연 세상과 어떻게 다릅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대자연은 멀리서 보니까 아름답지 실제로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끔찍합니다. 힘센 놈이 힘 없는 놈을 잡아먹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멀리서 볼 때, 우리와 별 관계 없을 때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으로 끔찍한 것이 이 자연세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그 아름다운 세상은 정반대입니다. 그것을 잘 요약한 것이 9절 앞부분, ‘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하나님께서 만들고 계시는 그 아름다운 세상은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이 오늘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저 자연과 비교할 때 얼마나 다른 세상인가요?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그런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갑니까? 어떻게 해서 그런 세상이 이루어집니까? 9절 방금 읽은 그 뒷부분을 보세요. ‘이는’이라고 시작하죠? 어떻게 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이루어지느냐 하면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이기 때문이니라’는 겁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하게 될 때에야 비로소 이런 세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 땅의 모든 불행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데서 발생합니다. 장차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온 세상에 가득할 때에 그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는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날이 오기 전에도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아느냐에 따라서 그 기쁨을 오늘 여기에서도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정말 아름다운 교제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이 내게 주시는 그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살면 하나님께서 주시는 그 기쁨을 이 땅에서 못 누릴 이유가 없습니다.

요한이 태중에서 그 어린 아기 예수, 아기도 아니죠? 태아 예수를 만나 기뻐 뛰놀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임무를 다 깨달아 알았던, 나이 서른에 예수를 만났을 때 얼마나 기뻐했습니까? 내 모든 것을 다 건네주고도 기뻐할 수 있는 기쁨이 오늘 우리 성도들에게도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마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큰 아픔을 겪게 될는지도 모르는데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내게 베풀어 주신 은혜가 정말 놀라운 것이다. 나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정말 위대한 일을 이루어가신다’는 것 때문에 이 아름다운 찬양을 부르고 있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저런 아픔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에는 불가능할 겁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아픔, 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는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기뻐할 수 있는 이런 기쁨은 하나님을 아는 데서만 가능한 일이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면서 그 하나님을 체험하는 데서 가능합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그 아픔을 다 바라보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기쁨을 누리시는 성도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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