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만 아니니라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 다툼이 어디로 좇아 나느뇨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 좇아 난 것이 아니냐 너희가 욕심을 내어도 얻지 못하고 살인하며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나니 너희가 다투고 싸우는도다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함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함이니라 간음하는 여자들이여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의 원수임을 알지 못하느뇨 그런즉 누구든지 세상과 벗이 되고자 하는 자는 스스로 하나님과 원수되게 하는 것이니라 너희가 하나님이 우리 속에 거하게 하신 성령이 시기하기까지 사모한다 하신 말씀을 헛된 줄로 생각하느뇨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순복할지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 하나님을 가까이 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가까이 하시리라 죄인들아 손을 깨끗이 하라 두 마음을 품은 자들아 마음을 성결케 하라 슬퍼하며 애통하며 울지어다 너희 웃음을 애통으로, 너희 즐거움을 근심으로 바꿀지어다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 [개역, 야고보서 4:1~10]

아이들에게 ‘거짓말 하면 지옥간다’고 하면 맞습니까 틀립니까?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정확하게 가르친다면 이렇게 해야 할 겁니다. “거짓말 한다고 지옥 가는 것은 아니다. 예수만 믿으면 천국 간다. 그런데 예수 믿는 사람이 거짓말 하면 안된다.” 아이들은 이런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예수 믿으면서 나쁜 짓을 해도 괜찮다고 이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정서적인 혼란을 초래하거나 때로는 왜곡된 신앙을 갖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자세한 설명을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거짓말 하면 지옥간다’는 말이 오히려 더 옳을 수도 있습니다. 말이 맞느냐 틀리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말을 받아들이는 대상을 봐가면서 표현하는 것도 참 중요합니다.

며칠 전에 있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실패한 원인을 설명하는 가운데에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의 외교술을 칭찬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과테말라에 가서 IOC 위원들을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을 만났다고 그럽니다. 그런데 이 분이 고도의 외교술을 펼친 게 뭐냐 하면 IOC 위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면서도 아무에게도 표 부탁을 안 했다는 겁니다. 만나서 개인적인 관심사만 주고 받고는 투표하기 전에 과테말라를 떠나버렸답니다.

IOC 위원 치고 러시아 대통령이 거기 왜 왔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다 압니다. 그런데 그 앞에서 ‘이번에 우리에게 꼭 한 표 찍어달라.’ 이런 얘기는 일체 안 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서로의 관심사만 얘기하다가 가 버린 겁니다. 그나마 투표하기 전에요. 부담감을 전혀 주지 않기 위해서 하루 전에 떠나버렸다는 겁니다. 이것이 노련한 외교술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을 안 해도 다 알아먹을만한 사람에게 가서 ‘이번에 꼭 한 표 부탁합니다.’ 하고 손을 잡고 흔들어 봐야 역효과만 납니다. 어른은 어른답게 말을 해야 하고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해야 합니다.

서론이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마는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시편 23편에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그 다음이 뭐죠? ‘내게’ 입니까, ‘내가’ 입니까?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찬송가에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입니다. 성경 본문에는 ‘내가’라고 되어 있는데 그걸 ‘내게’라고 읽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내게’ 부족함이 없다는 것은 정말 나한테 아무 것도 부족함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내가’ 부족함이 없다는 건 실제로 없는 게 많음에도 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시편 23편을 자세히 보시면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내가 사망의 골짜기로 가잖습니까? 거기로 가면서 나를 해롭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그런 것을 부족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그런 의미에서 ‘내가 부족함이 없다’라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참 번역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부족함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성숙한 어른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런 구분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성경 본문은 분명히 ‘내가’로 되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왜 ‘내게’라고 읽는지 참 궁금했었는데 나중에 제가 내린 답은 아이들 찬송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에서 커 온 사람들은 그게 아예 입에 배어 있습니다. 누군가가 이 아름다운 시 한 편을 아이들의 말로 바꾼 겁니다. 정말 잘 바꾸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바꾸어서 가르치는 것이 맞습니다.

그 구절 조금 뒤에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언뜻 들으면 전혀 헷갈리지 않습니다.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아이들 말입니다. 아이들은 잔잔한 물가는 금방 이해하지만 쉴만한 물가가 뭐예요? 강물이 거세게 흘러가고 자칫하면 빠질 위험이 있는 곳은 쉴만한 곳이 아닙니다. 그래서 원문은 ‘쉴만한 물가’로 되어 있지만 아이들이 그걸 제대로 이해하도록 잔잔한 물가로 의역을 한 겁니다. 그 아름다운 시편 23편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언어로 가사를 바꾸어 놓은 겁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아이들의 말로 표현한 거죠.

비슷한 예를 하나 더 든다면, 어릴 때 할머니에게 많이 들었던 말이 커서 보니까 다 거짓말이었습니다. ‘숲에 가서 오줌 누면 뱀이 오줌 줄기를 타고 들어가서 뱃속에 알을 깐다.’ 우리 할머니들이 그렇게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숲속에서 뛰어놀다가도 오줌이 마려우면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철이 들어서 생각을 해 보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입니다. 옛날 우리 할머니들이 왜 그런 거짓말을 했겠습니까?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다 설명해 줄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다가 혼자 숲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위험합니다. 무서운 짐승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고 고약한 인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할머니의 그 말 때문에 혼자서 몰래 더 깊은 숲속으로 못 들어가는 겁니다. 그런 것이 할머니들의 지혜라는 거죠. 아이들에게 전해 준 지혜의 말을 어른이 되어서도 그 말을 그대로 믿으면 어리석은 겁니다.

‘공부보다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지!’ 이런 말이 공부를 소홀히 하라는 뜻입니까? 공부하기 싫어서 잔꾀부리는 아이에게는 ‘야, 공부가 전부냐?’ 이런 말 안 합니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성질이 고약한 아이들에게 그러는 겁니다. 공부 안하는 아이들에게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라고 공갈을 쳐야 됩니다. 그 말이 맞느냐 안 맞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느냐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믿음으로만 아니니라’는 이 말이 얼핏 들으면 행위를 무척 강조하는 말인 것 같지만 절대로 믿음을 소홀히 여기는 표현이 아닙니다. 2장 22절, ‘내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었느니라’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었다는 것은 온전한 믿음에 관심이 더 있다는 말이지 믿음을 소홀히 여기는 표현은 절대로 아닙니다. 이 말은 절대적인 명제가 아니라 오히려 책망하는 말입니다. 믿는 것만으로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책망하는 말입니다. 야고보가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무엇인지 살펴보십시다.

오늘 본문을 잘 보시면 이 사람들은 확실히 문제가 있었습니다. 1절에는 이 사람들의 문제가 싸움, 다툼, 정욕이죠? 2절에는 욕심, 살인, 시기, 4절에는 간음, 세상의 벗, 하나님의 원수, 6절에는 교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8절에는 죄인들, 더러운 손, 두 마음을 품은 자, 이런 자들에게 야고보가 편지를 쓰고 있는 겁니다. 야고보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고백과 삶이 일치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바라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그러는데 삶이 그렇지 못하니 야단을 치는 겁니다.

1, 2절을 다시 보십시다. ‘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 다툼이 어디로 좇아 나느뇨 너희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 좇아 난 것이 아니냐 너희가 욕심을 내어도 얻지 못하고 살인하며 시기하여도 능히 취하지 못하나니 너희가 다투고 싸우는도다 너희가 얻지 못함으로 구하지 아니함이요’ 여러분, 교회 안에 어떻게 싸움이 있고 어떻게 다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그런데 정욕 때문에,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욕심 때문에 성도들 간에 싸움이 있다는 겁니다. 하나님을 먼저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자기 욕심과 자기 주장이 앞서 있으니 교회 안에서 이런 싸움과 다툼이 있는 겁니다.

믿는 성도끼리 싸운다는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은 봉사를 했고 오래도록 교회를 섬겼다고 해도 성도간의 다툼이 일어난다면 올바른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책망을 들어야 할 사람입니다. 교회가 쪼개질 정도로 크게 싸우는 일도 작은 일에서 시작이 됩니다. 어떤 한 분의 체면이나 욕심이나 자존심 때문에 그런 큰 일이 벌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오랫동안 교회를 위해서 헌신했는데 왜 안 알아주느냐? 이래서 교회 안에 일이 크게 벌어지고 분란이 일어납니다.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입니다. 교회에 분쟁이 일어나서 법적으로 따지면 당연히 교회를 차지하고 있어야 됨에도 이런 분쟁 때문에 불신자들에게 하나님 욕 얻어먹게 하는 것이 두려워서 교회를 다 내어주고 나갔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이 교회를 그렇게 세웠습니다.

어떤 분이 빚에 쪼들려서 ‘야밤에 도망을 쳐 버릴까?’ 아니면 ‘약을 먹고 죽어버릴까?’ 그렇게 고민을 하면서도 ‘내가 예수 믿는다는 걸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데 내가 죽거나 그렇게 도망쳐 버리면 누가 욕을 먹을 거냐?’ 하나님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참 어려운 고비를 살아왔노라고 고백하더군요. ‘하나님 생각하면 이럴 수 없다!’ 이런 것이 그리스도인의 바른 자세가 아니겠습니까?

교회 안에서 싸우는 것이 왜 어리석은 일입니까? 1절에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라는 표현을 씁니다. 지체가 뭡니까? 한 몸이면서 서로 다른 부분이라는 거죠. 한 몸이면서 서로 다른 부분이 싸운다는 것은 결국 자기 살을 자기가 뜯어먹는 것 아니냐는 말입니다. 그런 일이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는 교회 안에서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하는 겁니다.

성도들이 하나님께 받아야 할 복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2절은 욕심내고 시기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욕심내고 시기하면서 기도를 할 수는 없습니다. 욕심내고 시기한다는 것은 사람을 의식하고 사람과의 관계만을 따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죠.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의식하고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하지 않고 욕심내고 시기만 하니까 교회 안에 분란이 일어나는 겁니다.

교회를 섬기면서 행하는 모든 봉사는 두말 할 것 없이 하나님 때문입니다. 교회 일 하나 맡아서 하려면 얼마나 힘듭니까? 주변에서 말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 힘든 일을 뭣 때문에 합니까? 안 믿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리면 교회에서 진급하려고요? 하나님만 바라보고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교회를 섬겨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아 누리는 것이지 다른 욕심이나 시기 때문에 충성한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상하지만 그런 분들이 있기는 있는 모양입니다.

교회 성장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 되는 듯 싶어도 그것은 되는 게 아닙니다. 결국은 실패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주셔야 얻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받아 누리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도하지 아니하고 내가 노력해서 뭔가를 얻었다? 결국은 허무하게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기도하는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의식하고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그런 분이 교회 안에서 다투며 싸움을 할 수는 없죠. 하나님께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을 얻지 못하는 이유를 3절에서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함이니라’ 그러죠? 기도는 열심히 하는데 잘못되었다는 겁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우리 조상들이 기도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 분들 기도의 핵심은 정성과 열심입니다. 누가 그 기도를 받는지는 모르지만 좌우간 정성과 열심은 대단했습니다.

열심만 따져본다면 바리새인들도 대단했습니다. 하루에 세 번씩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자랑스럽게 기도를 했습니다. 아니 그것보다 더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목이 터져라고 기도를 하면서 고함을 지르고 때로는 자기 몸을 상하게 하며 피를 흘려 가면서까지 기도했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열심과 정성만 갖다 바친다고 그 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성도들에게는 그런 열심과 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이 따로 있습니다.

성도의 기도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잘 알고 하나님께서 내게 뭘 원하시는지 알고 기도해야 그게 바른 기도입니다. 하나님을 잘 모르는 사람은 하나님께 기도할 수 없습니다. 해 보고 달 보고 열심히 빌던 할머니가 전도를 받아서 교회에 나오면 그 다음날부터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합니다. 뭐라고 하겠어요? 어제까지 해 보고 달 보고 빌던 그 분이 여기서 밤새도록 빌었으면 그것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마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모른 채 그렇게 열심히 한 기도는 하나님 마음에 쏙 드는 기도일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뭘 원하시는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나님께서 내게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그걸 들어야 제대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저 열심만 내고 정성만 드리면 된다는 것은 일종의 떼를 쓰는 것밖에 더 되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고 열심히 기도만 하면 대체로 자기중심적인 기도, 즉 자기의 유익만을 구하는 기도가 됩니다. 그렇게 되니까 기도하면서도 성도들과 질투하고 시기하는 일이 생겨나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도가 예수님의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였습니다.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그것이 예수님 기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닐까요? 아버지의 뜻이라면 나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하는 기도입니다. 우리의 기도도 아버지의 뜻이 나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도여야 됩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내 뜻, 내 생각, 내 욕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각 하나님의 뜻이 나를 통해서 이루어져 가도록 기도합니다. 그런 기도가 하나님께 응답이 되고 하나님께서 복 주시는 기도입니다.

그런데 야고보서를 받아 보고 있는 성도들은 그렇지 않고 자기 욕심에 이끌려서 기도는 안하고 다투고 싸우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서 4절에, ‘간음하는 여자들이여’ 음행하는 여자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기도하지 않고 자기 욕심 때문에 이리 저리 싸우는 성도를 보고 간음하는 여자들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곧 세상과 벗된 자라고 합니다. 결국은 하나님과 원수라고 말하는 겁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하나님의 뜻은 뒤로 제쳐놓고 자기 뜻, 자기 욕심대로 지체와 싸우면 하나님이 어떻게 하시죠? 5절, ‘너희가 하나님이 우리 속에 거하게 하신 성령이 시기하기까지 사모한다 하신 말씀을 헛된 줄로 생각하느뇨’ 누가 시기해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계시는데 우리가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딴짓 하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시기하신답니다. 십계명의 표현을 빌린다면 하나님께서 질투하시는 거죠.

성경에 질투하시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질투! 조심하셔야 합니다. 사람들도 질투가 심하면 자칫 큰 사고를 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질투하고 계시는데 그것도 모르고 계속 그렇게 나가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시기한다, 질투한다는 것은 정말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너희를 이렇게 사랑하고 계시는데, 질투하고 시기할 정도로 너희를 사랑하고 있는데 너희가 그럴 수 있느냐는 겁니다.

세상과 벗하고 사는 것이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간음입니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께서 시기하고 질투하시니까 7절에,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순복할지어다’ 8절에, ‘하나님을 가까이 하라’고 합니다. 하나님께 순복하고 하나님께 가까이 해야 되는데 하나님 말씀을 안 듣고 하나님을 멀리 하고 세상과 짝하고 있으니 얼마나 야단을 맞아야 되느냐 그런 뜻입니다.

야고보의 독자들은 확실히 문제가 많았습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바라는 야고보의 입장에서는 야단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믿기는 하지만 정말 행동에 문제가 많았으므로 ‘믿음만으로 아니라’고 책망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초대교회가 얼마나 아름다웠습니까? 그 아름다웠던 초대교회의 모습이 어디 가고 이렇게 책망을 들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살아계실 때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도 만날 생각하는 게 누가 크냐, 누가 높으냐,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할 거냐 이러면서 싸웠습니다. 그랬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완전히 변해버렸죠? 자기 재물을 한 사람도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서로 통용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었기에 두고두고 교회에서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자고 말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고린도전서 6장에 보면 성도들 간에 법정에 고소를 한 겁니다. 너희가 어떻게 해서 믿는 형제를 세상 법정에 고소를 다 했느냐고 책망을 합니다.

오늘 이 본문에서는 ‘도대체 믿는다고 하는 성도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책망을 하는 겁니다. 초대교회의 그 아름다웠던 모습이 어디 갔습니까?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30년 정도의 시간은 지나지 않았을까 추측을 해 봅니다. 초대교회의 그 아름다웠던 모습이 한 30년 지나는 동안에 이렇게 변해버린 겁니다.

야고보가 누구입니까? 이 야고보는 열두 제자 야고보가 아닙니다. 열두 사도 중에 들었던 야고보는 제일 먼저 순교해 버렸습니다. 여기 이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이면서 초대교회의 서열 1위입니다. 베드로가 수제자였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교회를 책임지고 맡아 있는 사람은 야고보였습니다. 교회의 가장 큰 어른입니다. 가장 큰 어른 야고보가 오죽했으면 편지를 보내면서 성도들을 이렇게까지 책망을 해야 했겠습니까?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되었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성령의 불같은 역사도 무조건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 번 그런 능력을 입었다고 해서 계속해서 그런 능력을 발휘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특별한 상황에서 주신 하나님의 은혜였지 그것이 그대로 계속 이어지는 은혜는 아니었습니다.

베드로가 처음 설교할 때 방언의 은사를 받았죠! 통역이 필요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가는 훗날 로마에서 베드로의 통역을 해준 사람입니다. 베드로가 왜 통역이 필요해진 겁니까? 한번 받은 성령의 능력으로 계속해서 세계 어느 곳에 가서 복음을 전해도 되지 않았을까요? 이방인들에게도 베드로가 나가서 전하면 안되나요? 오순절에 임했던 성령의 은사가 계속되지는 않았습니다.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도 없고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도 없던 시절에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시면서 특별하게 주신 은사였습니다.

성령의 역사가 지속되려면 야고보는 ‘너희가 행함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말씀대로 행해야 성령의 역사가 지속이 되는 것이지 말씀대로 지켜 행하지 않을 때 성령의 역사는 소멸되고 만다는 뜻입니다. 물론 우리를 구원케 하시는 그 성령은 우리 속에 영원토록 내주하십니다마는 충만하게 채우시는 능력은 우리가 말씀대로 행할 때에 지속되는 것이지 말씀대로 행하지 않을 때는 그 모든 능력들은 다 잃어버리지 않았느냐고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지상 최대의 명령은 말씀을 가르쳐서 그것을 지키고 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선교의 의미로만 국한하는 분이 많으나 ‘말씀을 가르쳐서 지켜 행하는데’ 초점이 있는 겁니다. 교회가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해 나가려면 말씀을 그대로 행하는 성도가 많아져야 합니다. 성도가 말씀을 지켜 행할 때에 그것이 성령이 역사하시는 방편이 되기 때문입니다.

말씀도 모르고 그저 계시만 바라고 엎드려 빈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크게 들어 쓰실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도 성령도 이미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높이며 자기 욕심을 따라 웃으며 사는 사람에게 주시는 말씀이 9절입니다. ‘슬퍼하며 애통하며 울찌어다 너희 웃음을 애통으로 너희 즐거움을 근심으로 바꿀지어다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

성도 간에 다투고 싸우고 이겼다고, 이만하면 내가 승리한 것 아니냐고 웃고 즐기는 그런 철딱서니 없는 성도들에게 야고보는 ‘울어라, 애통하라, 낮추라’고 합니다. 하나님 없이 욕심내고 시기하고 질투해서 얻은 것들은 영양가가 별로 없는 겁니다. 그게 진정한 즐거움이 아닙니다. 계속 그러다가는 영원한 죽음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돌아서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웃고 즐거워할 것이 아니고 오히려 애통하며 슬퍼하며 자신을 낮추라고 합니다.

여러분, 야고보가 성도들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가 뭘까요? 행함을 강조하는 이 거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야고보의 본심이 아닙니다. 사도행전 15장에 보시면 이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구원을 얻으려면 모세가 명한 할례를 행하고 모세가 전해준 율법을 다 행해야 한다는 사람이 교회 안에 많이 생긴 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예루살렘 총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갑론을박이 있고 난 다음에 마지막으로 야고보가 총 결론을 내립니다.

사도행전 15장 19절부터입니다. ‘그러므로 내 의견에는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말고 다만’ 여기 ‘괴롭게 말고’라고 하는 것은 모세의 율법을 다 지켜 행해야 된다고 말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은 것과 피를 멀리 하라고 편지하는 것이 가하니 이는 예로부터 각 성에 모세를 전하는 자가 있어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그 글을 읽음이니라 하더라’ ‘모세가 전해준 그 글을 다 지켜 행해야 구원받는 게 아니라고 전해주자’ 그렇게 결론을 낸 겁니다.

야고보가 율법을 행해야 구원받는다고 말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야고보가 믿는 성도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뭐겠느냐는 겁니다. 야고보도 율법을 지켜 행함으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니 결국 야고보가 하고 싶은 말이 뭐였겠어요?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하고 싶은 겁니다.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내가 노력하고 내가 애써서 구원받는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선물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거저 주셨다고 고백하는 것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얘깁니다. 이건 정말 감격스러운 얘깁니다. 야고보도 이 말이 하고 싶은 겁니다.

모세가 전해 준 율법을 다 지킴으로 구원받는 게 아니다. 최소한도로 믿는 이방인들에게 이 정도만 하라고 하자! 하나도 어려운 것이 아니잖아요? 그 얘기를 뒤집어서 표현하면 우리의 구원은 믿음으로 말미암는다는 말을 야고보도 하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왜 못합니까? 하도 철없는 성도들이 많아서 그 말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공부 잘 하면서 겸손한 아이 있지요? “야 너 잘 했구나” 했더니 “아버지께서 이리 저리 해 주셨고 선생님이 잘 가르쳐서 그렇게 된 거죠. 제가 뭐 한 게 있습니까?” 이렇게 말하면 얼마나 이뻐요? 아니 있는대로 다 해 주고 싶고 그런 애들의 부탁이라면 얼마나 들어주고 싶어요? 그런데 간혹, 공부는 잘 하는데 성질이 고약한 아이들 있죠? 삐쭉거리고 제멋대로 노는 아이들은 공부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가도 삐딱한 말 한 마디만 들으면 마음이 상해 버리는 겁니다. ‘공부 좀 잘 한다고 그러는 것 아니다’ 이러고 마는 거죠. 애가 말만 조금 잘 하면 아버지나 선생님이 엄청나게 기쁠 수 있는데 조금 잘못해서 심정을 팍팍 긁어 놓는 겁니다.

야고보에게 이와 비슷한 아픔이 있는 겁니다. 사랑하는 성도들을 향해서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다.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주님께서 다 해 놓으셨다. 그냥 믿기만 하면 된다.’ 이 말이 얼마나 하고 싶었겠습니까? 얼마나 감격스러운 말이겠습니까마는 야고보가 이 말을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하는 말이 ‘믿음으로만 아니니라.’ 이건 참으로 큰 책망이고 야고보 입장에서는 탄식입니다.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형제와 싸우며 욕을 먹으며 교회에 분란을 일으키느냔 말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말이죠. 우리가 받은 믿음이 그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말입니다. ‘형제를 더 뜨겁게 사랑하지 못하고 더 뜨겁게 교회를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믿는 자의 도리가 아니다. 차라리 울어라.’ 그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그 구원을 생각하면서 감격해야 될 야고보와 성도들이 감격 대신에 이렇게 책망하는 말을 해야 되고 이렇게 책망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모릅니다. 야고보가 믿음으로만 아니라고 말할 때 이것이 행위를 강조한 말이라고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정말 하고 싶은 감격스러운 말은 묻어놓고 책망하는 말입니다.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오직 믿음으로, 믿음 외에는 구원의 방법이 없다. 믿음만이 능력이다!’ 이런 감격스러운 말을 나누고 싶었던 겁니다.

‘믿기는 믿는데 어찌 저러나?’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모습일까요? 우리는 믿음으로 구원받았지 우리의 행위로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다. 정말 감격스러운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구원을 받아놓고 믿는 자답게 살지 못하고, 말씀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형제와 싸우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하나님 잊어버리고 살게 되면, 감격 대신 이런 끔찍한 책망을 들어야 합니다. ‘믿음으로만 아니니라!’ 이런 책망 대신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놀라운 은혜를 날마다 누리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