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터오는 하나님의 나라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가서 잘 보지 못하는 그 때에 그가 자기 처소에 누웠고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으며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 있는 여호와의 전 안에 누웠더니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대답하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고 엘리에게로 달려가서 가로되 당신이 나를 부르셨기로 내가 여기 있나이다 가로되 나는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다시 누우라 그가 가서 누웠더니 여호와께서 다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사무엘이 일어나서 엘리에게로 가서 가로되 당신이 나를 부르셨기로 내가 여기 있나이다 대답하되 내 아들아 내가 부르지 아니하였으니 다시 누우라 하니라 사무엘이 아직 여호와를 알지 못하고 여호와의 말씀도 아직 그에게 나타나지 아니한 때라 여호와께서 세번째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일어나서 엘리에게로 가서 가로되 당신이 나를 부르셨기로 내가 여기 있나이다 엘리가 여호와께서 이 아이를 부르신 줄을 깨닫고 이에 사무엘에게 이르되 가서 누웠다가 그가 너를 부르시거든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라 이에 사무엘이 가서 자기 처소에 누우니라 여호와께서 임하여 서서 전과 같이 사무엘아 사무엘아 부르시는지라 사무엘이 가로되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이스라엘 중에 한 일을 행하리니 그것을 듣는 자마다 두 귀가 울리리라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하여 말한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 날에 그에게 다 이루리라 내가 그 집을 영영토록 심판하겠다고 그에게 이른 것은 그의 아는 죄악을 인함이니 이는 그가 자기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하여 맹세하기를 엘리 집의 죄악은 제물이나 예물로나 영영히 속함을 얻지 못하리라 하였노라 [개역, 사무엘상 3:1~14]

드라마 중에 ‘여명의 눈동자’라는 게 있었습니다. 여명이란 말은 동녘 하늘이 붉게 밝아오는 것을 가리킵니다. 어두운 시대가 지나가고 희망의 새 나라가 동터온다는 뜻에서 ‘여명’ 참 좋은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터오는 하나님의 나라! 오늘 본문이 마치 어두운 암흑시대를 벗어나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서서히 밝아오는 장면을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사무엘상 25장에 가면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사무엘이 죽습니다. 그러니까 25장을 지나면 사무엘이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무엘이 나타나지도 않는데 책 이름은 사무엘상하입니다. 주인공이 죽었는데 왜 사무엘상하죠? 드라마든 영화든 주인공이 초반에 죽으면 제목을 그렇게 안 붙입니다. 그런데 사무엘은 일찌기 죽었는데 그 뒤의 긴 이야기를 사무엘이라고 붙였느냐는 겁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일어나도록 길을 터준 인물이 사무엘입니다. 사울 왕이나 다윗 왕의 이야기가 사무엘이 기초를 놓아서 시작된 얘기라는 뜻에서 이 책이 사무엘상하죠! 위대한 다윗 왕도 사실은 사무엘이 열어준 시대를 완성한 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세우시려고 하는 나라를 사무엘을 불러서 이루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불러서 위대한 일을 이루시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특별히 하나님께서 간섭하셔서 세운 나라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나라이니 그 나라가 얼마나 강성하게 되었을까요? 여호수아가 죽은지 300년이 지났습니다. 나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셨지만 이방민족에게 온갖 압제와 고난을 다 당하면서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나라가 왜 그래요? 더군다나 이 본문에 나오는 엘리 시대는 가장 어두운 시대, 가장 고통스러운 시대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나라가 왜 이 모양이냐는 겁니다.

한 가지 이유는, 1절을 보세요.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는 하나님의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의 말씀이 없던 시대입니다. 말씀이 희귀한 세상이 된 겁니다. 모세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전해주신 말씀도 다 잊어버렸습니다. 여호수아가 이 백성들을 인도할 때 체험했던 놀라운 이적도 다 잊어버린 겁니다. 모세나 여호수아 때는 하나님께서 친히 나타나셔서 말씀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사사들에게 하나님의 사람이 찾아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끔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사시대 말기, 엘리 시대에는 아예 하나님의 말씀이 희귀하였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되었습니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아름다운 말씀을 주셨지만 순종하지 않고 그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씀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겁니다. 꿰지 않은 보석이요 뿌리지 않은 씨앗입니다. 이런 일들을 예측하고 하나님께서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아니하고 말씀대로 살지 않으니 하나님도 차츰차츰 말씀을 거두어 버린 겁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하지 않습니다. 선지자를 보내지도 않습니다. 계시도 내리지 않습니다. 하나님도 입을 다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더욱 하나님에 대해서 모르고 하나님은 버려두시고... 이런 세월이 흘러 흘러 가다보니까 이렇게 어두운 시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신 나라가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신 교회도 이런 식으로 허물어져 갈 수 있습니까?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 장사를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이런 장사를 시작하라’고 해서 했대요. 하나님께서 하라고 한 장사인데 손님이 안 올 수 있습니까? 제일 좋은 답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에덴동산도 저주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만드신 에덴동산도 우리 인간은 잃어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든 에덴동산이 왜 이렇게 됐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지 않는데도 하나님께서 모든 복을 다 주시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나라라고 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데도 이 나라가 번성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이 내 노력과 내 욕심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택한 백성마저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아니할 때 ‘내가 이 백성을 멸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소홀히 여기면 모든 걸 거두어 가실 수 있습니다. 아모스 8장 11절에,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고 합니다. 양식 없는 기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시죠? 그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물 없는 갈함입니다.

양식이 없어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물이 없으면요? 그러나 그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여호와의 말씀이 없는 기갈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부족한 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느끼십니까? 우린 잘 못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라리 양식이 없고 물이 없으면 낫지 하나님의 말씀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양식, 물, 이 땅에 잠깐 있을 동안에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한 삶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자 고통스러운 세월을 지낼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성경에 나타난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대가 사사시대인데 그런 고난을 겪게 된 주원인을 말씀의 기갈이라고 하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를 본문에서 찾는다면 13절을 보세요. ‘내가 그 집을 영영토록 심판하겠다고 이른 것은 그의 아는 죄악을 인함이니 이는 그가 자기 아들들이 저주를 자청하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이게 죄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제사장이 죄를 범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가 그 곳에 임하겠느냐는 말입니다.

엘리가 하나님을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계시를 세세히 말해주었을 때 엘리의 태도는 상당히 신앙적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고 자식이 제대로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는데 그걸 제대로 꾸중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자가 저지르는 죄야 당연지사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을 아는 자가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지 못하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못한다는 것은 더욱 위험하고 불행한 일입니다.

교회 출석한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마는 어중간하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차라리 나오지 못함만 못할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럴 바에 치울 거야’ 이러지 마세요. ‘공부 그것밖에 못하나? 그럴 바에야 때려 치워라’ 그런다고 가방 싸다가는 잘못하면 맞아 죽습니다. 정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하게 이루어가면서 살도록 노력하자는 뜻입니다. 엘리 제사장은 잘못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리 못했습니다.

백성들은 몰라서 그렇다 치더라도 제사장은 하나님을 잘 알았습니다. 무엇이 잘못인지 알면서도 하나님께 범죄했다는 겁니다. 자식 때문입니다. 하나님보다 자식을 더 귀하게 여겼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는 자식이 몇 번째 입니까? 일번이 되면 안됩니다. 일번 자리는 하나님께 돌려 드리고 2번 자리는 남편이거나 아내이고 3번쯤에 자기를 놓고 자녀는 4번째쯤에 놓으세요. 자녀를 위해서도 순서를 그렇게 정해 놓아야 합니다.

자식은 자식이지 집안의 어른이 아닙니다. 자녀를 위해서도 그것이 바람직합니다. 부모님들은 자녀 앞에서 당당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은 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으면 가족의 대표선수입니다. 아이들 시험 칠 때가 되면 어른도 교회 안 나옵니다. 이게 무슨 꼴이냐 말입니다. 대표선수 하나 내보내 놓고 온 가족이 거기 붙어서 그리 해야 됩니까?

어느 분이 아이들 공부 때만 되면 텔레비전을 못 튼대요. 그래서 제가 가르쳐 드렸지요. 아이들 시험 기간 중에 아버지가 텔레비전을 틀어놔도 괜찮은 프로가 하나는 바둑이고 하나는 낚시입니다. 두 개는 말이 필요 없는 것 아닙니까? 아이가 공부한다고 아버지가 몰래 텔레비전 틀어놓고 낚시나 바둑을 보느라고 쭈그리고 앉아있는 꼴이 이게 무슨 꼴입니까? 그런다고 아이들 공부하는데 아버지가 열심히 텔레비전을 보라는 뜻은 아닙니다.

문제는 아이를 대표선수처럼 세워 놓고 온 가족이 아이 눈치만 살피는 것은 자식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야, 학교 공부 좀 못해도 예배부터 드려!’ 이렇게 좀 당당하게 키울 수 없냐 말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주일을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용기를 내었는지 모릅니다. 멀리 갈 것 없이 경주에도 그런 분이 있었습니다.

경주중학교에서 경주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이 원서를 내 놓고 주일에 면접을 안 갔대요. ‘주일에 우리는 예배 드려야지 면접 볼 수 없습니다’ 하고 버티어 버린 겁니다. 그것도 학교에서는 수석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놈이 면접에 안 갔으니 어떻게 합니까? 원칙대로 하면 불합격이죠? 고등학교에서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합격을 시켜줬습니다. 그 때 수석할뻔했다는 아이가 경주교회 출신인 손봉호 교수(장로, 총장)입니다. 경주교회 50년사에 보면 그 얘기가 나옵니다.

말씀대로 살겠다고 한 번씩 버티어 보는 용기를 가진 자가 나중에 정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제대로 일하는 겁니다. 그저 오냐 오냐 하고 열심히 키웠는데 진짜 훌륭한 선수가 안되면 어떻게 합니까? 아이에게 투자를 하지 말라는 뜻도 아니고 가르치지 말라는 뜻도 아닙니다마는 정도를 지켜가면서 투자도 하고 가르치기도 하시기 바랍니다. 자식 때문에 엘리가 완전히 집안을 다 망쳐버렸습니다.

제가 정말 존경하던 어느 목사님이 아직 때가 안 되었는데 목회를 그만 두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돈 문제 때문이었다는군요. 자식 때문입니다. 자식을 전부 외국인학교에 보냈답니다. 그러니까 경비가 얼마나 많이 들겠어요? 돈은 많이 필요한데 목사가 어디서 돈을 구해 가지고 아이 공부시키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문제가 커져 버린 거죠. 가끔 돈 때문에 흔들리는 목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참 마음이 아픕니다. 돈 문제 때문에 시끄러운 교회 소식을 자꾸 들으면 속에서 열불이 납니다.

여러분, 말씀대로 삽시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사회가 평온하고 교회가 평온하고 장사도 제대로 되는 겁니다. 어른들이 먼저 말씀대로 살면서 자식 문제 때문에, 돈 때문에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꿈같은 얘기지만 훌륭한 목사님들을 교회가 키워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월이 지나서 여러분들이 어디 가서 목사님을 불러오렵니까? 이력서 보고 하실랍니까? 이력서 보면 그 분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습니까?

목사님 초빙하는 광고를 보면 답답합니다. 이래 가지고 어떻게 목사님을 알 수 있는지? 어떤 목사님을 구해서 교회가 어떻게 될지? 남의 일이지만 괜히 걱정이 됩니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교회가 목사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말 말씀대로만 목회를 할 수 있는 그런 목사를 교회가 키워야 합니다. 여러분들 중에서 목사가 되면 제일 좋겠다 싶은 사람을 여러분 손으로 밀어서 목사 만들면 되잖아요? 남들이 만들어 놓은 이런 저런 목사님 어디에 없나 하고 찾으러 다니지 말고요.

사무엘이 어릴 때 제사장이 무능했고 백성들이 하나님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말씀이 희귀하고 이상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목사가 얼마나 많습니까? 신앙서적도 얼마나 많습니까? 마음만 먹으면 설교도 얼마든지 골라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말씀이 여러분 가슴 속에 풍성합니까? 여러분 가슴이 말씀으로 넘쳐 납니까? 말씀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면서도 말씀에 허기질 수 있습니다. 세상에 웃기는 일이 바다에서 목말라 죽는 겁니다. 바닷물은 해갈이 안됩니다. 아무리 물이 많이 있어도 마실 수 있는 물이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는 먹는 것 입는 것 별로 걱정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이니 굶어죽는 사람 아무도 없죠? 그러나 이런 세상에서도 굶어죽는 사람이 있고 영양실조 걸린 사람이 많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어 있지만 그래도 이런 시대에 말씀에 영양실조 걸린 사람이 많습니다. 수요일 저녁에 오신 여러분들은 빼 놓고, 예배에 왜들 그렇게 간절하게 출석합니까? 하나님의 말씀듣기를 그렇게 사모합니까? 그러면서도 잘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도대체 하나님이 계시냐? 안 계시냐 그러고 있단 말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보지도 않고...

말씀이 희귀한 시대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캄캄한 밤에 빛이 비취듯이 음성이 들려온 겁니다. 2절부터 봅시다. ‘엘리의 눈이 점점 어두워가서 잘 보지 못하는 그 때에 그가 자기 처소에 누웠고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 하였으며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 있는 여호와의 전 안에 누웠더니 엘리가 자기 처소에 누웠고’ 요즘 식으로 말한다면 사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고’ 이 말은 이 때가 새벽이었다는 뜻입니다. 이 때 어린 사무엘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 겁니다. 하나님의 음성은 어떨까요? 이 본문을 보면 하나님의 음성과 엘리 제사장이 말하는 것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제사장이 부르는 줄 알고 뛰어갔잖아요? 그것도 세 번이나! 하나님의 음성이 천둥이나 벼락 치듯 했다면 쉽게 분간했을 텐데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시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 뭔가 선명하게 보여주시면 좋을 텐데 환상을 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것도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울은 예수님의 음성을 직접 들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못 들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냥 천둥소리처럼 들렸을 뿐입니다. 아브라함의 며느리를 구하러 간 아브라함의 종에게는 기도하는대로 이루어 주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셨습니다. 야곱이나 요셉은 꿈을 꾸었지만 바울이 3차 전도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네가 지금 예루살렘에 가면 이런 고난을 당한다’는 계시를 받았습니다. 그 계시를 바울만 받은 것이 아니고 주변의 다른 사람도 다 받았습니다. 그런데 해석이 다릅니다.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가겠다고 말하고 주변 사람들은 못 가게 말렸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는 본인에게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보았던 그 환상도 우리가 보기에는 의미가 분명한데 베드로는 그 의미를 못 알아듣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환상을 주시면서 그냥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라’ 이랬으면 베드로가 그렇게 고민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환상으로 계시를 주시는 모양이 각각 다릅니다. 그걸 보고 해석해 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하게 주어지지 않았던 시절에는 하나님께서 친히 말씀도 하시고 선지자를 보내서 전하기도 하시고 꿈과 환상을 통해서 주셨습니다마는 오늘 우리에게는 이미 주신 성경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내게 음성을 들려주세요’ 하고 열심히 버티면 특별한 경우에 하나님께서 이래라 저래라 하실 수도 있죠. 그러나 거의 대부분 ‘네가 뭘 해야 될는지 내가 이미 다 말했잖아’ 그러십니다. 성경책 펴지도 않고 하나님께 나가서 자꾸 하나님의 음성을 듣겠다고 기도하는 사람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한 때 어떤 아이들이 몇 년 몇 월 며칠에 예수님이 오신다며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을 한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우리교회 아이들이, 중고등부 아이들 몇 명이 밤에 기도를 하더니 ‘예수님께서 언제 오신다고 합디다’ 하고 나오면 여러분, 어떻게 해야 됩니까? 다미선교회가 그렇게 된 것 아닙니까? 여러분, 어떻게 하실랍니까? 제가 대학 다닐 때 제가 가르치던 여학생 하나가 어느 날 이런 겁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선생님과 결혼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는 겁니다.

군에서 제대할 때 어떤 목사님과 대판으로 싸웠습니다. 목사님과 싸운 유일한 경우입니다. 그 목사님은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그게 어떻게 하나님의 뜻입니까? 목사님 개인의 뜻이지요?’ 누군가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말할 때 그것이 정말 하나님의 계시인지 아닌지 어떻게 분간해 냅니까? 말씀에 근거한 묵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계시나 그 말씀이 성경말씀과 어떻게 일치하는지 분별해 낼 수 없으면 계시는 위험합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습니다. 엄마 아빠가 많은 말을 해도 자기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골라 듣습니다. 아이들만 그런가요?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고 말할 때 이럴 위험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씀만 듣는 겁니다. 개인의 간절한 소망이 하나님의 말씀처럼 때론 들려오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개인적인 계시나 환상보다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이 우선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어서 사무엘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사무엘에게 하시는 얘기가 사무엘에게 해야 할 말입니까? 엘리제사장에게 해야 할 말입니까? 12절, ‘내가 엘리의 집에 대해서 말한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 날에 그에게 다 이루리라 내가 그 집을 영영토록 심판하겠다고 그에게 이른 것은 그의 아는 죄악을 인함이니 이는 그가 자기 아들들이 저주를 자초하였으되 금하지 아니하였음이니라’ 이거 누구에게 해야 될 이야기입니까?

엘리에게 해야 할 이야기를 왜 그 밑에 있는 어린 사무엘에게 합니까? 하나님께서 사람을 잘못 부른 것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그만큼 엘리를 싫어하셨다는 겁니다. 엘리에게 해야 될 말이지만 엘리에게 직접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부부가 열심히 저녁에 싸웠습니다. 아침에 남편이 출근하려고 할 때 아침 해먹여서 보내야 됩니까, 말아야 됩니까? 요즘은 ‘말아야 된다’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아무리 그렇지만 어떻게 그냥 보낼 수 있습니까? 밥은 해야죠. 밥은 차려 놓고 ‘밥 먹으러 오세요’ 하는 소리는 싫잖아요! 그러면 어떻게 하죠? 애꿎은 애만 볶아대잖아요? 애한테 ‘밥 안 먹나?’ 하고 고함지르죠? 신랑 들으라고 그러는 것 아닙니까? 알아서 오라는 거 아닙니까? 밥은 차려 놓았지만 ‘식사하세요!’라는 말은 하기 싫으니까 그러는 거잖아요.

엘리에게 해야 될 이야기를 왜 사무엘에게 합니까? 엘리에게는 이런 말도 하기가 싫은 겁니다. 경상도 사람은 ‘교회 좀 나오세요’ 그러면 말을 잘 안 듣습니다. 그런데 한번 ‘오냐 그래 갈게’ 그러면 별로 신경 안 써도 옵니다. 말 한 마디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습니다. 혹시 여기 계셔도 용서하세요, 충청도 사람은 전도하기 싶습니다. 충청도 사람은 ‘교회 좀 나오세요’ 그러면 쉽게 ‘예 그러죠’ 합니다. 그런데 교회 잘 안 와요. 말은 그래 놓고 잘 안 오는 경향이 있답니다. 왜 그렇죠?

사람이 나쁜 게 아닙니다. 그 분들은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이 오라고 그러는데 어떻게 거기다가 맞대놓고 ‘안 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 그래서 ‘안 가’ 소리를 못하니까 ‘생각해 보고 가죠’ 이러면서 막상 가기는 어려운 거죠. 경상도 사람들이 말을 잘 안 한다고 탓하지 마세요. 한번 말한 것은 지키려고 애쓰기 때문에 말을 조심해서 하느라고 말이 적은 겁니다.

어느 쪽이 나은 겁니까? 다 나름대로 중요하게 여기는 바가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낫다 아니다 이렇게 말할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거기에 빗대서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께서 오죽하셨으면 엘리를 책망하는 이야기를 엘리에게 직접 하지 않고 사무엘에게 했을까요? 하나님도 감성을 지니신 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몹시 기분이 안 좋으시면 하고 싶은 얘기도 안 하시는 반면에 기분이 좋으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쏟아부어 주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하나님은 단칼이래요. 예전에 대쪽이란 분도 있었죠. 한번 한다면 확실하게 하는 분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쪽이고 단칼이라도 자식 앞에서는 그게 잘 안되는 법입니다. 밖에 나가서는 대쪽이라도, 집에 들어오면 자식 앞에서는 대쪽같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한칼에 모든 것을 날릴 수 있는 분이시긴 하지만 하나님께서 사랑하셨던 그 백성 앞에서 얼마나 흔들리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내가 이 백성을 전부 멸하고 너를 통해서 새로운 민족을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마음먹었으면 그렇게 하시면 되지 그걸 모세에게 왜 말합니까? 의논한 겁니까? 아니면 모세의 허락을 구하는 겁니까? 하나님의 이 아픈 마음을 모세가 이해하고 ‘하나님 그러시면 안됩니다’ 하고 붙잡아 주기를 바라는 겁니다. ‘나, 간다’ 할 때 ‘예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해야 될 때도 있지만 붙잡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잘못하면 큰일 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에게 이런 감성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왜 엘리에게 해야 할 말을 사무엘에게 하셨는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이런 하나님을 기분 좋게 해 드리면 복이 쏟아질 겁니다. 사무엘에게 나타나셔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하나님을 여러분, 어떤 분이라고 느끼십니까? 무섭습니까?

이걸 보면 하나님이 참 무서운 분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하나님이 참 외로운 분 같아 보입니다. 쓸쓸해요. 하나님의 그 마음을 읽고 위로해 줄 수 있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무도 없는 겁니다. ‘오죽하면 어린 사무엘을 붙들고 하나님께서 이런 말씀을 다 하고 계실까?’ 하나님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다면 그런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던 하나님께서 드디어 사사기의 어두운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나라를 세워 가십니다. 19절을 보세요. ‘사무엘이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그 말로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니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의 온 이스라엘이 사무엘은 여호와의 선지자로 세우심을 입은 줄로 알았더라 여호와께서 실로에서 다시 나타나시되 여호와께서 실로에서 여호와의 말씀으로 사무엘에게 자기를 나타내시니 사무엘의 말이 온 이스라엘에 전파되니라’ 새로운 시대는 어떤 시대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살아나는 시대가 하나님께서 꿈꾸는 새로운 시대의 출발입니다. 말씀이 살아 역사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시대를 열어 가시면서 하필이면 사무엘을 찾으셨을까요? 사무엘을 통해서 드디어 하나님께서 온전한 나라를 세워갑니다. 그런데 왜 하필 사무엘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사무엘보다는 오히려 그 엄마의 공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머니 한나의 기도 그리고 서원한 대로 어린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쳐버린 그 헌신 말입니다. 사무엘은 성전에서 자라면서 못된 선배가 둘이 있었습니다. 제사장의 두 아들입니다. 그런데 그 못된 선배의 고약한 버릇을 배우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놀랍습니다. 어머니 한나의 기도와 헌신, 사무엘의 순종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 일을 이루어가시는 겁니다. 한나가 왜 그렇게 기도를 드려야 했습니까? 자식 문제 때문이었잖아요? 어떤 이유에서건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서 역사하십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습니까?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매달리세요! 그 문제 때문에 내가 하나님께 매달리고 눈물 뿌려 기도할 때에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됩니다. 기도해서 얻은 자식마저도 하나님께 바쳐버린 한나의 헌신을 통해서, 또 그렇게 자란 자녀는, 어머니의 그런 기도가 있는 자녀는 고약한 선배들의 버릇을 배우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 가서 뭘 배우고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압니까? 감시 감독이 가능합니까? 여러분 뜻대로 다 잘 키워질 수 있습니까? 잘 안됩니다. 내 뜻대로 잘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신다면 부모는 자녀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하는 집안이 어떻게 되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엘리 집안이 풍비박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을 때 어린 사무엘이 제사장에게 곧이곧대로 말하기가 쉽겠습니까마는 하나도 숨기지 않고 다 전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며 헌신하는 한나와 말씀에 순종하는 사무엘을 통해서 그 나라를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희귀했던 시대, 제사장이 아는 죄를 짓고 그 아들들이 하나님을 경홀히 여겼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어 가시는데 하나님께서 누구를 쓰셨는지 주목해서 보시면서 힘들고 어렵지만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에 더 열심을 품고 헌신하는 성도님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