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으로 가면 정말 괜찮을까?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십일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니 그가 가레아의 아들 요하난과 그와 함께 있는 모든 군대장관과 백성의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부르고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나를 보내어 너희의 간구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드리게 하지 아니하였느냐 그가 가라사대 너희가 이 땅에 여전히 거하면 내가 너희를 세우고 헐지 아니하며 너희를 심고 뽑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너희에게 내린 재앙에 대하여 뜻을 돌이킴이니라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는 그 두려워하는 바벨론 왕을 두려워 말라 내가 너희와 함께 하여 너희를 구원하며 그의 손에서 너희를 건지리니 두려워 말라 내가 너희를 긍휼히 여기리니 그로도 너희를 긍휼히 여기게 하여 너희를 너희 본향으로 돌려보내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그러나 만일 너희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복지 아니하고 말하기를 우리는 이 땅에 거하지 아니하리라 하며 또 말하기를 우리는 전쟁도 보이지 아니하며 나팔 소리도 들리지 아니하며 식물의 핍절도 당치 아니하는 애굽 땅으로 결단코 들어가 거하리라 하면 잘못되리라 너희 유다의 남은 자여 이제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만일 애굽에 들어가서 거기 거하기로 고집하면 너희의 두려워하는 칼이 애굽 땅으로 따라가서 너희에게 미칠 것이요 너희의 두려워하는 기근이 애굽으로 급히 따라가서 너희에게 임하리니 너희가 거기서 죽을 것이라 무릇 애굽으로 들어가서 거기 우거하기로 고집하는 모든 사람은 이같이 되리니 곧 칼과 기근과 염병에 죽을 것인즉 내가 그들에게 내리는 재앙을 벗어나서 남을 자 없으리라 [개역, 예레미야 42:7~17]

가끔 ‘옛날에 날 좋아하던 그 사람하고 결혼했으면 지금 공주처럼 잘 살 건데, 지금 남편을 잘못 만나 가지고 이렇게 부엌데기로 살다니?’ 하는 생각을 하시나요? 남자들은 ‘내가 마누라를 잘못 만나서 이 모양 이 꼴이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혹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꿈 깨시기를 바랍니다. 그 때 시집 잘 갔으면 공주처럼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자칫 잘못하면 무수리도 못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에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아마 친 아버지 어머니가 아닐 거야. 진짜 아버지 어머니는 이웃나라 아니 먼 나라 왕인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나를 이 집에 맡겨두었는데 언젠가 때가 되면 그 아버지가 나를 찾으러 올 거야’ 이런 생각을 더러 했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참 철없는 생각이고 웃기는 생각입니다. 그 생각이나 혹시 내가 결혼을 다른 사람과 했더라면 정말 공주처럼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그 생각이나 다 마찬가지로 헛된 생각입니다.

혹시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은 꿈, 달리 말하면 이루어질 수 없는 헛꿈에 취해서 사는 분이 계시나요?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보다 더 어리석어 보입니다. 고통 가운데 있는 유다 백성들이 애굽으로 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고 바보짓인지 모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행한 그 바보짓을 보면서 오늘 우리는 반대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41장 마지막에 보시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부 짐을 싸서 가나안 땅을 버리고 애굽으로 가는 중입니다. 가나안에서 산다는 것이 너무나 지긋지긋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서 늘 외적의 침입을 받았습니다. 사사시대에 메소보다미아, 모압, 블레셋, 미디안, 암몬 이런 족속들이 쳐들어 와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압제하고 그러다가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면 사사를 보내서 구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왕정시대에 들어와서는 앗수르에 당하고 이집트에 당하고 마지막에는 바벨론에 세 번이나 침입을 당해서 완전히 망해 버립니다.

결국 바벨론에 의해서 땅은 완전히 황폐해지고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눈 똑바로 박힌 놈들은 다 바벨론으로 잡혀가 버렸습니다. 이제는 바벨론에 대항할 힘도 능력도 없는 사람들만 조금 남아 있는 상태인데 총독 암살 사건이 벌어진 거죠. ‘언제 바벨론이 쳐들어올지 모른다. 다시 쳐들어오면 우리마저 다시 살아남지 못한다. 이 지긋지긋한 땅을 떠나서 애굽으로 가자’ 하고 나선 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불러다가 이 땅에 심었는데 왜 이렇게 지긋지긋한 땅이 되었을까요? 에스겔서 20장 6절에, ‘그날에 내가 그들에게 맹세하기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어서 그들을 위하여 찾아 두었던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요 모든 땅 중의 아름다운 곳에 이르게 하리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해서 찾아 두었던 땅이니 얼마나 좋은 땅이었겠느냐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참으로 좋은 땅, 가장 좋은 땅을 골라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땅이 왜 그렇게 지긋지긋한 땅으로 변해 버렸습니까? 하나님께서 오래 전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명기 28장 15절에서 19절까지 찬찬히 읽어보십시다.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을 순종하지 아니하여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그 모든 명령과 규례를 지켜 행하지 아니하면 이 모든 저주가 네게 임하고 네게 미칠 것이니 네가 성읍에서도 저주를 받으며 들에서도 저주를 받을 것이며 또 네 광주리와 떡반죽 그릇이 저주를 받을 것이요 네 몸의 소생과 네 토지의 소산과 네 우양의 새끼가 저주를 받을 것이며 네가 들어와도 저주를 받고 나가도 저주를 받으리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황폐하여 쓸모없는 땅이 될 거라고 수도 없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누가 이렇게 망쳐놓았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치 않았기 때문에 저주를 받아서 자신들은 물론 땅마저 황폐화 되었습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복을 받아 이 땅에서 한없이 오래 살리라’는 약속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주셨던 그 아름다운 땅이 버리고 떠날 수밖에 없는 땅으로 변해버렸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그 어떤 것도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것도 복이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들로 가득 채웠다 해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치 아니하면 그 가정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정이 될 수 없습니다. 겉으로는 번듯하지만 속으로는 곪아터진 가정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에는 저 가정에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 싶지만 실제로 그 안은 남이 알지 못하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가정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치 아니하며 말씀 앞에 굴복치 아니하면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리 그럴듯한 가정이라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말씀이라면 내 고집, 내 생각 다 꺾어버리고 그대로 엎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주시는 복을 제대로 받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자기가 택한 백성을 버릴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다.

비유컨대 어떤 아버지가 아들을 끌고 경찰서에 가서 고발을 해 버렸습니다. 혹시 그런 소식을 듣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버지란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남의 사정을 잘 모를 때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아들이 어떠했는지 사정을 듣고 나면 ‘아,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거죠. 아들이 얼마나 못됐으면 아버지가 그랬겠느냐는 사람은 흔치 않지만 더러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 집 아이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자식을 가진 사람은 그런 반응을 쉽게 보일 수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깨끗이 멸망시켜 버렸다! 여러분,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이 오죽하면 자기 백성을 버리셨겠느냐?’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까? 아마 여러분들은 대체로 그렇게 말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라면서?’ ‘모든 능력을 다 갖춘 하나님께서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하는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한 마디로 성경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백성을 어떻게 사랑하셨고 이 백성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르는 사람은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 후손들이 애굽에서 번성했을 때 그들을 불러내시면서 얼마만한 이적과 얼마만한 노력을 동원해서 이 땅으로 인도해 내셨으며 이들에게 얼마나 좋은 말로 교육시키고 훈련시키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면 이런 이런 복을 받게 된다고 말씀하셨는지 생각해 보면, 그 하나님의 모든 노력과 이적과 약속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수도 없이 반역하고 배신했던 이들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우리가 조금이라도 안다면 하나님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라는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을 원망하기 전에 이스라엘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누가 그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이 지긋지긋한 땅으로 만들어 버렸느냐 말입니다. 참으로 불행하게도 여기 등장하는 이 유대인들은 그 이유를 모릅니다. 아니 나중에 예레미야가 가르쳐 줘도 듣지 않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이스라엘은 그 말씀을 잊어버렸거나 여기에 나오는 이 사람들은 아예 그런 말씀을 들은 적도 없는지 모릅니다.

이 땅에 사는 것이 복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고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는 것이 즐겁습니까? 고통스럽습니까? 혹시 사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하시면 하나님께 감사하십시오. 그러나 저는 궁금합니다. 무엇 때문에 즐거운지요? 고통스럽다고 생각하시면 무엇 때문에 고통스럽습니까?

혹시 여기서 서울로 전근이 되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어려운 점도 있겠다 싶어요. 여기 집 한 채 팔고 서울 가면 전세는 턱도 없죠? 사글세 방이나 제대로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형편에 처해보면 서울에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럽죠? 한 채만 해도 그런데 두 채를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돼요? 요즘 은행 신용카드 열심히 긁고 계시는 분 많이 계시죠? 통장에 얼마 남았느냐는 것이 행복의 기준입니까?

옛날 저의 아버님이 저더러 “통장에 돈 많네” 하시더라구요. “아버지 잘 보세요. 옆으로 누운 작대기를 보세요.” 옆으로 누운 작대기는 못 보셨나봐요. 통장이 늘 마이너스 상태인 분은 통장에 잔고가 많은 것을 보면 부럽습니다. 어떻게 통장에 돈을 넣어놓고 사느냐? 부럽죠? 마이너스 통장을 많이 긁고 사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서울에 집을 두 채 가지고 있어도 좋고 남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어도 좋고 은행에 잔고가 많이 남아 있어도 좋습니다. 다 행복하게 생각하세요. 복입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왜 이렇게 불행하냐? 내가 왜 이렇게 고통스럽게 사느냐? 내가 왜 이렇게 못났느냐? 그러지 마세요. 어저께 텔레비전 뉴스 보면서 한국 사람은 참 행복하게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밀입국 하다가 80여명이 붙잡힌 사건이 있었죠? 대충 들었는데 중국에서 엄청난 돈을 주고 배를 탔답니다. 그것도 네 번이나 갈아타고 들어오다가 해상에서 잡힌 겁니다. 한국 땅이 도대체 뭔데 여기 들어오려고 그렇게 돈을 주고 옵니까? 그 사람들과 비교하면 여기 사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껴야 하느냐 말입니다. 행복의 기준이 무엇인지, 우리가 누구를 부러워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하고 지나갑시다. 나보다 재산 많고 나보다 돈 많고 나보다 인물 잘 난 사람을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정말 별 것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도 없는 것보다는 있으면 나은 게 틀림 없습니다.

진짜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기꺼이 순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정말로 부러워하셔야 합니다. 돈 많은 사람도 부럽지 않아요. 정말 큰 집에 사는 사람도 부럽지 않아요.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그대로 거꾸러지는 사람,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고 헌신하는 사람을 우리는 정말 부러워해야 합니다. 왜 그러느냐 하면 정말 복을 누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그 말씀에 순종하고 사는 사람은 이 땅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든지 정말 복된 사람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우리의 삶이 정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냐 아니냐는 것은 우리가 무얼 얼마나 가졌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고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에 잘 순종하느냐에 달린 문제입니다.

‘하나님만 아니라면 성질대로 해버리겠는데 그래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니 참자’ 그래서 속으로 삼키고 할 말 묻어두고 참습니다. 고통입니까? 복입니까? 정말 복입니다. 성질대로 다 말하고 성질대로 다 힘쓸 수 있는 사람은 복된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 말씀 때문에 나를 죽일 수 있고 하나님 말씀 때문에 인내하고 참을 수 있다면 정말 복 있는 사람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벨론이 무서워서 가나안을 떠납니다. 왜 바벨론이 무섭습니까? 바벨론이 강성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이 제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굽으로 가다가 선지자를 찾아와서 말합니다, ‘어떤 말씀이라도 순종할테니 하나님께 물어봐 주십시오’라고 부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떠나지 말라고 하는 가나안 땅을 떠나면서도 선지자를 찾아와서 하나님의 뜻을 물은 것은 잘한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사람은 자기 뜻을 포기하든지 자기 뜻을 버릴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의 불행은 자기들의 생각을 절대 바꾸지 않습니다. 애굽으로 간다고 정해 놓고 하나님의 뜻을 물어봐 달라는 겁니다. 하나님의 뜻이 자기들의 뜻과 다르면 어떻게 하려고요? 그런데 이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답은 분명히 자기들의 의사와는 달랐습니다.

10절 보세요. ‘너희가 이 땅에 여전히 거하면 내가 너희를 세우고 헐지 아니하며’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답변은 ‘지금이라도 이 땅에 거하라’는 겁니다. 물론 ‘지금이라도’라는 말은 없지만 붙여서 이해하는 것이 옳을 줄로 압니다. 지금이라도 이 땅에 거하라는 겁니다. 이스라엘이 이 땅에 거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불러내실 때부터, 애굽에서 그렇게 번성할 때 그들을 불러내신 하나님의 뜻입니다. 후일 이들이 포로로 잡혀가서 다른 나라로 다 흩어져 버릴지라도 그들을 다시 불러서 이 땅으로 데려오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아들의 멱살을 거머쥐고 파출소에 집어넣는 아버지가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해라.’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건 일종의 절규입니다. 모든 백성이 다 잡혀가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웬만하면 하나님께서 포기해도 될 만한 이스라엘 백성입니다.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지금까지 천년이 넘었습니다. 지금까지 사랑을 쏟아부었습니다. 그 사랑을 배신하고 징계 받아서 다 흩어지고 남은 조그마한 무리가 하나님께 물었더니 ‘그러면 지금이라도 이 땅에 거하라’ 하나님께서 돌봐주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 것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10절에, ‘너희가 여전히 이 땅에 거하면 내가 너희를 세우고 헐지 아니하며 너희를 심고 뽑지 아니하며’라고 말씀하시는데 ‘세우고 헐지 않는다’는 것은 집을 세우는 사람이 집을 다 지어 가지고 그걸 헐어버리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에 심어두었는데 이들에게 징계를 가해서 다 흩어버리는 것이 마치 집을 지었다가 허는 것과 같은 아픔이 있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심고 뽑지 않겠다’는 표현은 농부가 농사지은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농부가 농사를 다 짓고 난 다음에 이것을 트랙터로 갈아엎는 장면을 가끔 보셨지요? 갈아엎고 새로 심으면 되잖습니까? 농부가 농사를 짓고 난 다음에 그것을 완전히 갈아엎는 그 아픔이 어떤 아픔일지 상상해 보세요.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에 데려와서 그렇게 돌보고 돌보다가 결국은 다 흩어버리는 아픔을 하나님은 역설적으로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얼마 남지 않은 무리들이 보따리를 싸고 가면서 ‘하나님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물었으니 하나님께서 마음이 참 기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용서할 건더기가 조금만 있어도 용서하겠다는 뜻입니다. 뜻을 돌이키겠다고 약속을 하시는 겁니다. 10절 뒷부분을 보세요. ‘이는 내가 너희에게 내린 재앙에 대하여 뜻을 돌이킴이니라’ 그 말이 진심이라면, 이 땅에 거하기만 한다면 재앙을 취소하겠다는 뜻입니다.

같은 내용이 11절에 반복됩니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는 그 두려워하는 바벨론 왕을 두려워 말라 내가 너희와 함께 하여 너희를 구원하며 그의 손에서 너희를 건지리니 두려워 말라’ 이스라엘 백성이 떠나는 이유는 바벨론이 두렵기 때문인데 하나님은 그를 두려워하지 말고 이 땅에 거하라고 하십니다. 바벨론을 두려워하지 말라 애굽에 소망을 두지 말라 이것은 새삼스러운 말씀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처음 듣는 말씀도 아닙니다.

바벨론에게 침략을 당하기 전에도 예레미야가 이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들이 듣지 않았습니다. 동일한 말씀을 여기서도 또 합니다. 그 말씀에 순종한다면 12절에, ‘내가 너희를 긍휼히 여기리니 그들도 너희를 긍휼히 여기게 하여 너희를 너희 본향으로 돌려보내게 하리라’ 지금 애굽으로 간다고 보따리 다 싸매고 찾아와서 이러는데 ‘평안히 거하게 해 줄 테니 이 땅을 떠나지 말라’고 합니다. 지금이라도 이 이스라엘 백성이 순종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사야 선지자가 말했습니다. 바벨론은 도끼다. 도끼가 두렵습니까? 도끼든 사람이 두렵습니까? 도끼가 아무리 무서워도 하나님께서 쥐고 있는데 도끼가 뭐 어쩌겠다는 겁니까? 도끼를 든 하나님께서 이 도끼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스라엘 사람들의 눈에 도끼가 아니라 그 도끼를 든 하나님이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도끼만 보이는 걸 어떻게 합니까? 그들의 눈에 바벨론만 보이고 애굽만 보여요. 그 뒤에 계신 하나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그들의 불행이요 비극입니다.

애굽은 그들에게 어떻게 보입니까? 14절, ‘우리는 전쟁도 보이지 아니하며 나팔소리도 들리지 아니하며 식물의 핍절도 당하지 않는 애굽 땅으로 결단코 들어가 거하리라 하면 잘못되리라’ 애굽이 전쟁이 없는 곳, 양식이 풍부한 곳으로 보이는 겁니다. 거기로 기어코 가야 한다면 잘못될 것이라고 합니다. 과연 애굽 땅이 전쟁도 없고 기근도 없는 땅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의 눈에 실제로 그렇게 보였고 실제로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나안 땅은 사방이 적으로 둘러 싸여 있는 땅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쪽저쪽 눈치를 다 봐야 하고 주변에 강한 나라들이 생겨나면 그 나라들에게 침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당하지 않으려면 그 적을 보는 게 아니고 사실은 하나님을 보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제대로 보았거나 하나님 말씀에 제대로 순종을 했더라면 이 적들이 그렇게 두렵지 않았을 텐데 하나님을 놓쳤기 때문에 그렇게 고난을 당한 겁니다.

그러니 ‘이런 적들을 피해서 애굽으로 가자 애굽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보입니다. 그러나 애굽으로 가는 것은 절대로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만약에 기어코 애굽으로 간다면 도끼든 하나님께서 거기까지 따라가겠다고 말합니다.

도끼가 문제가 아니라 16절에, ‘너희의 두려워하는 칼이 애굽 땅으로 따라가서 너희에게 미칠 것이요 너희의 두려워하는 기근이 애굽으로 급히 따라가서 너희가 거기에서 죽을 것이라’ 이들이 애굽으로 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만약에 그리 간다면 하나님께서 칼과 기근을 들고 거기까지 따라가겠다고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이런 사건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보세요.

아브라함도 잘못 생각해서 그 땅에 기근이 들었을 때 애굽으로 갔다가 어려움을 당했지요? 복의 근원인 아브라함을 떠나서 정말 좋아 보이는 소돔 고모라로 갔던 롯도 결국은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습니다. 가나안 땅에 기근이 들었을 때에 모압 땅으로 갔던 나오미도 모든 걸 잃어버리고 돌아왔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세상이 주는 평안과 위로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애굽이 우리에게 평화를 줄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 따라오셔서 징계하시면 애굽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애굽이 주는 평화 그것은 마치 마약이 주는 평화와 비슷하고, 설탕의 달콤함과도 비슷합니다. 입에 넣을 때는 달콤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빨을 썩게 하고 몸을 망치게 하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이 땅에 거하라는 겁니다. ‘힘들어도 이 땅에 거하라’ 이 말씀을 잘 순종한 사람이 다윗이었지 않습니까?

다윗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모압으로 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셔서 전해주신 유일한 한 마디가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유다 땅에서 도망 다니고 모압 땅에 거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의 위대함은 이런 하나님의 말씀에 기꺼이 순종한 것입니다. 그가 유다 땅에서 십년 이상을 사울에게 쫓겨 다녔습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결국 그는 유다의 왕이 되는 겁니다.

애굽이 아무리 좋아보여도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가야 하는 땅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리 가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왜 이런 고통이 찾아오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을 잊어버린 채 자기들 눈으로 찾아보려니 답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학생이 가방 바꾼다고 시험점수가 올라갑니까? 머리 크다고 공부 잘 합니까?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상 묘지 바꾸면 대통령 됩니까?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애굽 땅에 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스라엘이 꼭 그 짝입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많은 땅 중에 하나님께서 주신 땅이 가장 귀한 땅입니다. 세상에 있는 수 많은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나에게 가장 복인지 아십니까? 내가 함께 살고 있는, 지금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이 여자, 이 남자가 하나님께서 주신, 내게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믿는 사람은 정말 복된 사람입니다. 다른 집 아이들보다 공부도 잘 못하고 성질도 별로 좋아 보이지도 않지만 우리 집에 있는 이 아이가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가장 복된 아이라고 믿는 사람은 정말 복된 사람입니다.

세상에 많고 많은 땅 중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땅이 정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세상에 가장 예쁜 여자를 내게 붙여놓아도 될 만큼 내가 그렇게 잘 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어딜 쳐다봅니까? 하나님께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아내, 내게 가장 적합한 남편을 붙여주셨는데도 하나님을 생각 안 하는 겁니다. 내 생각만 하니까 나하고 안 맞는 겁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아닌, 옛날에 나 좋다고 그렇게 따라다니던 그 사람한테 갔더라면 지금쯤 공주가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게 헛꿈이라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뭐라고 그러시겠어요?

‘애굽으로 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스라엘 백성이나 지금 하는 그 생각이나 똑같은 것이라’고 하실 것입니다. 내게 맞지 않는 보약은 독약입니다. 나이 많이 드신 부모님에게 평소 안 하던 보약을 선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단히 위험하답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것을 잘 해드리는 것이 좋은 것이지 평소에 쫄쫄 굶기다가 모처럼 좋은 것을 왕창 들고 가시면 대단히 위험하답니다. 내게 맞지 않으면 보약도 독약입니다.

애굽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보약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배반하고 떠나지 말라는 가나안 땅을 떠나서 애굽에 가는 것이 복이 될 턱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질투도 끝이 없습니다. 이 땅이 싫다고 떠나면 가서 제멋대로 살도록 내버려두면 안되나요? 하나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칼과 기근을 들고 따라가서라도 혼을 내야 하는 게 하나님의 성품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끝없는 사랑도 지니셨지만 질투도 끝없는 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절대로 떠나지 말아야 할 가나안이 어디입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나안은 이 땅에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정말 귀한 땅, 떠나지 말라고 한 그 땅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예수를 떠나는 것은 사는 길이 아닙니다. 죽는 길입니다. 그것도 영원히 죽는 길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을 버렸기 때문에 이렇게 철저하게 징계를 당하고 망해버렸습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영원한 복을 누립시다. 하나님 나라에서 누릴 영원한 복뿐만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동안에도 귀한 복을 누리며 사십시다.

어떤 절망이나 어떤 고통이 찾아오더라도, 아무리 옆에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다 할지라도 교회를 떠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떠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말씀을 굳게 잡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이 땅에서도 복을 누리며 사는 비결입니다.

장차 하나님 나라에서 귀한 복을 누리며 사시겠지만 이 땅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귀한 복을 누리며 사시기를 바랍니다. 누가 “어떻게 삽니까?” “왜 사십니까?”라고 물으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살지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할 수 없는 행복에 젖어 살지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맨 위로

설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