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시려면 화끈하게 도와주시지

효자제일교회 목사:홍 순관

그러므로 다윗이 그곳을 떠나 아둘람 굴로 도망하매 그 형제와 아비의 온 집이 듣고는 그리로 내려가서 그에게 이르렀고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 그는 그 장관이 되었는데 그와 함께 한 자가 사백명 가량이었더라 다윗이 거기서 모압 미스베로 가서 모압 왕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어떻게 하실 것을 내가 알기까지 나의 부모로 나와서 당신들과 함께 있게 하기를 청하나이다 하고 부모를 인도하여 모압 왕 앞에 나아갔더니 그들이 다윗의 요새에 있을 동안에 모압 왕과 함께 있었더라 선지자 갓이 다윗에게 이르되 이 요새에 있지 말고 떠나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 다윗이 떠나 헤렛 수풀에 이르니라 사울이 다윗과 그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함을 들으니라 때에 사울이 기브아 높은 곳에서 손에 단창을 들고 에셀나무 아래 앉았고 모든 신하들은 그 곁에 섰더니 사울이 곁에 선 신하들에게 이르되 너희 베냐민 사람들아 들으라 이새의 아들이 너희에게 각기 밭과 포도원을 주며 너희로 천부장, 백부장을 삼겠느냐 너희가 다 공모하여 나를 대적하며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으되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고 나를 위하여 슬퍼하거나 내 아들이 내 신하를 선동하여 오늘이라도 매복하였다가 나를 치려 하는 것을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 때에 에돔 사람 도엑이 사울의 신하 중에 섰더니 대답하여 가로되 이새의 아들이 놉에 와서 아히둡의 아들 아히멜렉에게 이른 것을 내가 보았었는데 아히멜렉이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묻고 그에게 식물도 주고 블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도 주더이다 [개역, 사무엘상 22:1~10]

어떤 분이 자기가 기도하면 비가 오던 날씨도 개이고 없던 택시도 달려온답니다. 기도만 하면 바로 응답해 주시더랍니다. 그런 분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부럽기도 하고 샘이 나기도 하죠. ‘내 기도는 그렇게 안 들어 주시던데?’라는 생각 때문이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그런 소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를 즉시즉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우리에게 있죠. 또 그렇게 잘 들어주시는 분은 믿음이 좋은 분 같고 나는 믿음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성경을 유심히 보시면 어떤 기도는 참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덜 합니다만 ‘왜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빨리 안 들어 주시는가?’ 원망 비슷한 기도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깜짝 놀란 적이 더러 있습니다. 철없던 시절에 철없이 했던 그 기도를 이렇게 잘 들어 주셨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 순간에 ‘아이고, 하나님 죄송합니다. 제가 또 철없는 짓을 했습니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내 기도를 안 들으시나 하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하면 그 기도하는 순간에 다 들어주셔야 한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때가 언제가 됐든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신다는 것이 중요하지 ‘지금 당장 내 기도를 들어줘야 한다’는 것은 우리의 욕심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이든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든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듣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자식을 위해서 한평생 기도했던 어머니의 기도가 그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이루어졌던 적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울부짖었는데 하나님께서 그 기도를 들으시고 몇 년 만에 이끌어 내셨습니까? 백성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모세를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모세가 80세 때에 출애굽 사건이 일어납니다. 엘리야는 기도의 사람이요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도 비를 내려달라는 기도를 일곱 번이나 하지 않았습니까? 한번 만에 들어주시면 안되나요? 한번 만에 들어주신 기도도 있지만 어떤 기도는 참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에 들어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땅과 하늘의 별과 같은 후손들을 주겠다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의 후손이 언제 하늘의 별과 같이 많아졌습니까? 아브라함이 죽을 때까지 가졌던 자식은 어떻게 보면 어리숙해 보이는 이삭 하나, 그리고 땅은 바가지 쓰고 산 무덤가의 밭 한 떼기가 전부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셨는데 그게 뭡니까? 그러나 오늘날 아브라함의 후손이라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하나님의 약속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 갑니다.

우린 너무 조급합니다. 기도하면 당장 이루어져야지 죽고 난 다음에 이루어지면 뭐 합니까? 그렇습니까? 내 욕심이 너무 강하게 작용하는 겁니다. 기도하고 난 후에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셨고 가장 적절한 때에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믿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다운 태도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뿐입니다. 그것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순종할 뿐이고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안 들어주신다고 해도 적절한 때에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믿고 우리는 감사할 뿐입니다. 다윗의 삶에서 그런 예를 살펴보기를 원합니다.

목동 시절, 어리다고 형님들도 다윗을 무시하던 때에 하나님께서 다윗을 불러서 왕이 될 것이라고 기름을 부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한다면 당장 왕으로 세워야 하나님다운 것 아닙니까? 우리 역사에 강화도령이라는 철종이 있죠? 강화도 촌놈이 어느 날 불려가서 왕이 되어버린 겁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삼겠다면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다윗이 왕이 된 것은 기름 부음을 받은지 몇 년 만의 일입니까? 골리앗과 싸우러 나갈 때도 정식으로 전쟁에 출전할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열다섯 살도 채 안되었을 것입니다.

형님들은 전쟁에 나갔고 다윗은 심부름이나 하던 때에 기름 부음을 받았습니다. 그가 유다 지파만의 왕이 된 것이 서른 살 때입니다. 이스라엘 전체 왕이 된 것은 그로부터 칠년 반이 지난 뒤니까 서른여덟 살 때입니다. 하나님께서 왕으로 세우겠다면 빨리빨리 세워야지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느냐는 말입니다. 왕이 되리라고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셨지만 순식간에 왕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절차를 다 밟아서 왕이 되는 겁니다.

혹시 우리 성도들 가운데 이런 과정을 다 밟아서 가는 것은 ‘답답해서 안된다. 우리 교회가 이래서 언제 크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복권 당첨되게 하셔서 건물을 크게 하면 안되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일을 그렇게 하시지 않아요. 아이도 그렇게 뻥튀기 하듯이 크지 않습니다. 속성재배가 불가능합니다. 성도가 자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차근차근 자라가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무슨 벼락부자가 되거나 아니면 복권 당첨이 되어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소원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그런 기도를 하지도 마시기를 바랍니다.

다윗이 골리앗과 싸워서 장군이 되고 왕의 사위가 됩니다. 승승장구하는 듯 싶었지만 가장 큰 장애는 사울 왕이었습니다. 사울에게 쫓겨 다니던 시절만 해도 적어도 십년은 넘는 것 같습니다. 죽을 고비를 얼마나 많이 넘겼는지 모릅니다. 블레셋에 건너갔다가 미치광이 행세를 하면서 빠져나오기도 했고 부하들에게 돌에 맞아 죽을 뻔도 했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면서도 다윗이 다윗다운 것은 철저하게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을 의지하고 힘을 냈다는 겁니다.

절망할 수밖에 없는 과정을 수없이 겪으면서도 하나님만 의지하고 힘을 냈다는 것이 다윗의 위대함인데 우리 눈에 의아스러운 것이 ‘다윗이 그렇게 고통 당할 때 하나님께서 왜 안 도와주시나?’ 말이에요. 사실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셨는데 우리 눈에는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는 것처럼 보이지가 않는 겁니다. 우리는 욕심이 참 많아서 하나님께서 도와주신다면 뭔가 펑 터져야 도와주시는 것 같은데 우리가 바라는 그런 것을 하나님은 하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한참 쫓겨 다닐 때에 블레셋 족속이 그일라 성을 침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다가 하나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가서 도와주라’고 했습니다. 가서 그 성을 구해냅니다. 그 일로 다윗이 그일라 성에 있다는 것을 사울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사울이 나를 잡으러 이리로 올까요?” 했더니 “올 거야” “그러면 그일라 백성이 나를 사울에게 내어줄까요?” 했더니 “내어줄 거야” 그 말을 듣고 다윗이 또 도망을 갑니다.

‘다윗이 황무지 요새에도 있었고 십 황무지 산골에도 유하였으므로 사울이 매일 찾되 하나님이 그를 사울의 손에 붙이지 아니하시니라’ 합니다. 다윗이 하나님께 물으니까 답변을 참 잘해 주십니다. 그럼 하나님께 ‘사울이 오지 않도록 막아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하면 될텐데 왜 이런 기도는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다윗의 위대함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든 그것을 따르겠다는 겁니다. 단지 도망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물어보았을 뿐입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잡히지 않도록 막아 주시기는 했지만 사울이 다윗을 쫓아오지 못하도록 막지는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도와주시려면 사울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하든지 아니면 사울이 일찍 죽게 해버리든지 해야 제대로 도와주시는 것 아니냐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도와주시는 것은 틀림이 없는데 다윗이 겪어야 하는 고난을 없애버리지는 않더라는 겁니다.

얼핏 보면 하나님께서 보이지 않는 듯싶어 보였지만 또 도와주시지 않는 듯싶어 보였지만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과 함께 하시며 자신을 돌봐주시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달리 말하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시는 그 기나긴 세월을 다윗은 불평 없이, 원망 없이 다 받아들인 겁니다. 하나님의 뜻에 기꺼이 순종하겠다는 겁니다. 오죽하면 다윗을 보고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불렀겠습니까? 다윗의 위대함이 여기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자기 자식이 죽는 것까지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난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인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부모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 많은 무리가 계속해서 도망 다니는 게 안되겠다 싶어서 3절에, ‘다윗이 거기서 모압 미스베로 가서 모압 왕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나를 어떻게 하실 것을 알기까지 나의 부모로 나와서 당신들과 함께 있기를 원하나이다’ 그래서 모압 왕이 준 요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전에 블레셋으로 갔다가 미치광이 행세를 하고 도망쳐 나왔습니다. 그런데 진작 모압으로 갔었더라면 그런 고난을 당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윗은 모압과 싸운 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모압과 거의 전쟁을 하지 않았습니다. 출애굽 때에도 하나님께서 모압 땅은 손대지 말라고 했습니다. 다윗에게 모압은 그의 증조모 룻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촌수로 따지면 그리 멀지 않은 사촌이나 육촌이나 팔촌이 거기 있을 수 있습니다. 촌수를 따져도 그리로 가는 것이 유리했을 것입니다. 어쨌든 모압으로 가서 잘 지냈습니다.

십 수년 정도 되는 세월동안 그 모진 고난을 당할 때 선지자가 찾아와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전한 때가 딱 한번 있습니다. 본문에 선지자 갓이 찾아온 것이 유일한 경우입니다. 모압으로 피신해서 마음 푹 놓고 쉴만한 때에 선지자가 찾아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했던 다윗이고, 장차 이스라엘 왕이 될 다윗에게 무슨 말씀을 전했을까요? 5절을 보세요. ‘선지자 갓이 다윗에게 이르되 이 요새에 있지 말고 떠나 유다 땅으로 들어가라’

유다 땅은 어떤 곳입니까? 다윗의 고향이라고 하지 마세요. 그의 대적 사울이 죽이려고 찾아다니는 땅입니다. 모압은 현재로서는 안전한 곳입니다. 여기, 안전한 곳에 머물러 있지 말고 죽을지 모르는 유다 땅으로 가라는 겁니다. 세상에! 겨우 안식처를 찾아서 숨 좀 돌리고 있는데 그 위험한 땅으로 가라고 합니다. ‘아니, 사울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데요?’ 이런 말을 한마디쯤 할만도 한데 다윗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시니 그 위험한 유다로 다시 갑니다. 5절 끝에, ‘다윗이 떠나 헤렛 수풀에 거하니’ 그러죠? 유다 땅으로 갔습니다. 갔더니 6절에, ‘사울이 다윗이 그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함을 들으니라’ ‘이놈들이 왔구나.’ 그러면 또 잡으러 나서야지요. 8절 보세요. ‘너희가 다 대적하여 나를 공모하며 내 아들이 이새의 아들과 맹약하였음에도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고 나를 위하여 슬퍼하거나 내 아들이 내 신하를 선동하여 오늘이라도 매복하였다가 나를 치려하는 것을 내게 고발하는 자가 하나도 없도다’ 무서운 말입니다.

왕이 신하들을 향하여서 ‘이놈들이 내 원수 다윗과 내통해서 나만 빼돌려 놓고?’ 이러면 피바람이 불 수도 있는 겁니다. 이 위급한 고비를 모면하기 위해서 고약한 사람이 나서는 바람에 결국은 다윗을 도와주었던 제사장이 희생을 당하게 됩니다. 다윗이 그 소식을 들었다면 얼마나 가슴 아파 했을는지 모릅니다. 어쨌든 다윗은 또 사울에게 쫓기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의 의도는 ‘아무리 위험하고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이 유다 땅을 떠나지 말라’는 겁니다. 권투시합에다 비유한다면 ‘이기게 해 줄 테니까 올라오라’고 해서 올라갔습니다. 한 대 때리지도 못하고 얻어맞기만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링 밖으로 도망갔더니 심판이 하는 말이 ‘내가 이기게 해준다고 했잖아? 올라와’ 그래서 또 올라간 겁니다. ‘이젠 도와 줄려나?’ 했더니 계속 두들겨 맞는 겁니다. 십 수년 동안 두들겨 맞은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이기게 해줄 테니 아무리 힘들어도 경기를 포기하지 말라, 링을 내려가지 말라’는 겁니다. 유다를 떠나지 말라. 쫓기고 위험을 당해도 이 속에서 하라는 겁니다.

세상에! 무슨 하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런 세월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그러는 동안에 사울을 죽일 기회를 두 번이나 맞이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습니다. 거기서 사울을 죽이면 쫓겨 다니는 세월이 끝날 것이라는 사실을 자신도 알고 주변 사람들도 다 압니다. ‘죽입시다’ 하는 데도 안 죽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종이니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실 것이고 내가 손대지 않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고난을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말입니다. 다윗은 정말이지 기가 막히는 사람입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능력이 없어서 다윗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바로 다윗을 불러서 왕으로 세우실 능력이 있으신 분이면서도, 다윗을 지켜주신다고 하시면서도 다윗으로 하여금 이 험난한 고난의 길을 걷게 하고 계시는 겁니다. 왜 그러는 것일까요? 짐작으로 답이라고 할만한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만약에 다윗이 외국에서 사울이 죽기까지 기다리고 있기만 했다면 왕권이 다윗에게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울에게 박해 받으면서 유다 땅에 있었기 때문에 백성들의 마음이 다윗에게 쏠리는 겁니다. 이스라엘이 하나 되기가 어렵습니다. 솔로몬 사후에 나라가 둘로 쪼개지고 합쳐지지 않는 것을 보세요. 그런데 사울이 죽고 시간이 좀 지나서이긴 하지만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다윗을 찾아옵니다. 힘들지만 유다 땅에서 사울에게 쫓겨 다니면서 지낸 그 세월이 백성들을 모으는데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의 숨은 뜻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 채 하나님께서 하라시니 순종하고 고난을 받은 것입니다. 이런 다윗이 나중에 놀라운 복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다윗은 평생 전쟁을 해야 할 임무를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고 여호수아에게 싸워 점령하라고 한 그 땅을 이스라엘 역사에서 단 한번 외에는 차지해 본 적이 없습니다. 굉장히 넓은 땅이지만 이스라엘은 그 땅을 누려본 적이 없습니다. 다윗이 주변 땅을 다 정복해서 그 땅을 차지합니다. 광개토대왕 정도 되지 않겠습니까? 얼마나 많은 전쟁을 겪어야 가능한 일인지 모르는데 다윗은 그 임무를 맡았습니다. 그 일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훈련을 시키고 계시는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하나님께서 이 땅에 세우려고 했던 하나님 나라의 초석을 놓은 것입니다. 영적으로도 그러하지만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입장에서 볼 때 그 나라를 튼튼한 반석에 세운 왕이 다윗입니다. 그 일을 위해서 다윗이 이런 훈련을 받아야 했다는 말입니다.

말씀 한마디로 천지만물을 창조할 능력이 있는 하나님 아닙니까? 그런 하나님께서 나라 하나를 세우기 위해서 이런 과정을 밟아야 합니까? 하나님은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의 순종을 통해서 이루시지 하나님께서 단독으로 일하시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 혼자서 이루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고난이 따를지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순종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져 가는 것이지 하나님께서 홀로 그리고 말씀 한마디로 끝내버리는 일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과 다윗의 위대한 순종이 어우러져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탄생되는 겁니다.

사는 게 힘이 드세요? 행복한 사람도 있지만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인생이 힘든 것 맞습니다. 다행스럽게 우리에게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행복하게 사는 복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정말 사는 게 힘이 드신 분, 하나님께서 정말 나와 함께 하시는지 의심스러운 분, 하나님께서 정말 내 기도를 들어주시나 안 들어주시나 이래서 고민이 되는 분들은 이 말씀을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나에게 가장 적합한 그 때를 기다리시며 훈련시키고 계십니다.

바울이 하나님께서 꼭 들어주셔야 할 기도를 간절하게 세 번이나 기도했지만 하나님께서 안 들어주셨습니다. ‘내가 너 기도를 안 들어 주는 것이 너에게 유익하니까 그 문제 가지고 더 이상 기도하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이십니다. 때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을 수도 있는데 듣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이미 들은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뿐이고 그 기도를 듣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떻게 응답해 주실런지는 하나님의 소관입니다. 그래서 기도하고 평안하셔야 합니다. ‘하나님 내 기도 왜 안 들어주셔요?’ 철없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말을 할 수 있을는지 몰라도 하나님을 제대로 아는 성도라면 이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내 욕심, 내 소원을 퍼부어 놓고 가는 게 기도가 아닙니다. 기도는 내 소원을 하나님께 다 말씀드리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뭐라고 하시는지 생각도 하지 않고 내 생각만 막 퍼부어 놓는 기도는 철없을 때 하는 겁니다.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 만큼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제일 좋은 방법은 평소에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새겨두는 것입니다. 설교 말씀도 잘 새겨 들으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 말씀을 통해서 나에게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베드로가 하늘에서 큰 보자기에 부정한 짐승들이 내려오는 환상을 보면서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이방인이 찾아와서 ‘성령님이 당신을 불러오라고 합니다, 갑시다’ 하니까 가면서도 그 환상의 뜻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이방인에게 복음 전하라는 것 아니에요? 하나님께서 ‘더 이상 이방인이 부정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데도 베드로는 그것을 못 깨닫는 겁니다.

베드로가 언제 그 환상의 의미를 깨닫게 되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더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살아 생전에 해 주신 말씀이 생각나는 순간에 그 환상의 의미가 이방인에게도 복음을 전하라고 하는 것이구나라고 깨달았다는 겁니다. 예수님의 그 말씀이 베드로에게 있었기 때문에 그 환상이 해석이 되는 겁니다. 머리 속에, 가슴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많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있는 겁니다.

꿈 잘 해석하시는 분이 계신가요? 여러분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있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꿈으로 계시를 줘도 헛일입니다. 틀림없이 하나님의 계시라고 생각이 되면 하나님의 말씀과 일치하는지 먼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일치 안 하면 개꿈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시는 유일한 방편이 성경 말씀입니다. 그래서 많이 읽어야 하고 이해가 잘 안되면 배워야 합니다. 그걸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 참 중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고 평안을 누리는 것입니다. 다윗이 그 긴 고통의 기간을 지나오면서도 기꺼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 보세요. 선지자라고 찾아와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전해 준 말씀이 겨우 ‘여기 머물러 있지 말고 위험한 유다 땅으로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선지자를 보내서 다윗을 도와주셨다고 하는 유일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도 기꺼이 순종했던 다윗의 모범을 우리는 닮아야 합니다.

산다는 것이 수고스럽고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너무 비관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수고를 참고 견디는 가운데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다윗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바울이 될 수는 없는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 내가 감당해야 할 작은 몫이 있을 겁니다. 그 일이 인내하고 순종할 때에 이루어져 가는 겁니다. 오늘 제목처럼 이왕에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거라면 한방에 화끈하게 도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하나님은 일을 그렇게 처리하지 않으십니다.

만약에 우리 기도를 하나님께서 그런 식으로 들어주신다면 여러분, 이 세상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여러분, 화가 나면 하나님께 뭐라고 기도하십니까? ‘하나님 저 자식 팍...’ 그런 기도 안 하실 것 같습니까? 그런 기도를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신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다윗이 다윗다운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그대로 순종해 버린 겁니다.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말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갔던 사람입니다. 이런 일을 통해서 어떤 일이 이루어질지 다윗은 아마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그와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고 따라가 버린 겁니다.

다윗의 아내 중에 아비가일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원래 나발의 아내였잖아요? 나발이라는 이름의 뜻이 어리석은 자입니다. 그 남편이 죽고 난 직후에 다윗이 그 아비가일을 불러서 아내를 삼았습니다. 다윗은 어쨌든 몇 백 명을 거느린 장군이고 장차 왕이 될 사람인데 시골의 부자이긴 했지만 어리석은 사람의 아내였던 아비가일이 뭐가 좋아서 그랬을까요? 하나님 때문입니다.

아비가일이 자기 남편을 해하려고 찾아오던 다윗을 만나서 말리는 과정을 유심히 보세요. 하나님의 계획과 하나님의 섭리를 줄줄이 엮어가는 것을 다윗이 수긍합니다. 그것이 다윗이 아마 나중에 아비가일을 불러서 아내를 삼은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물보다 아니 재력보다 그 속에 있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나 하나님의 대한 이해 그게 아름답게 보였던 겁니다. 저는 그 장면을 참으로 아름답게 봅니다.

열심히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기도하신 다음에 ‘하나님 왜 내 기도 안 들어 주셔요?’ 그러지 마세요. 하나님께서 들으셨으면 다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셨고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고 평안하셔야 합니다. 하나님도 여러분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내 기도를 들어주셔야지요? 그건 여러분들을 하나님께서 철없는 아이로 여기시는 것입니다.

철없는 아이가 아버지에게 요구한다고 해서 아버지가 다 들어주는 것은 아이를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무얼 주시고 어떤 복을 주시느냐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시고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 그리고 어떻게 하실지는 하나님께 맡기고 평안을 누리는 이것이 성숙한 하나님 자녀의 모습입니다. 나중에 다윗이 하나님과 누렸던 그 아름다운 교제를 우리 성도들도 다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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